최근 수정 시각 : 2024-10-29 23:50:09

삼성 X파일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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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상세
2.1. 경과
2.1.1. 사건의 시작2.1.2. 여야의 의견 차이2.1.3. X파일 사건의 결말2.1.4. 후일담
3. 형사 재판
3.1. 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6도8839 전원합의체 판결3.2. 대법원 2011. 5. 13. 선고 2009도14442 판결
4. 관련 문서

1. 개요

월간조선에서 공개한 홍석현-이학수 녹취록 전문

안기부 X파일 사건이라고도 불리는 사건이며 2005년 7월 22일 MBC 이상호 기자가 국가안전기획부의 도청 내용이 담긴 테이프를 입수하여 1990년대 중후반 삼성그룹과 정치권·검찰 사이의 관계를 폭로하는 과정에서 촉발되었다.

이 사건이 2000년대에 터진 과정은 다음과 같다. 90년대에 안기부내 비밀 도청팀인 미림팀이 불법 도청으로 수집한 정보로 만든 이른바 안기부 X파일이 있었는데 이게 미림팀의 두 차례에 걸친 해체 이후 실업자가 된 미림팀 정보원들에 의해 퍼져나간 것이다.

미림팀의 활동 기간이 대략 1992~1998년이다. 노태우 정부 말기부터 가동되다가 김영삼 집권 1년차에 해체했는데 1994년에 재건해 김대중 집권기 전까지 유지되었다. 여담으로 1차 미림팀 해체를 지휘했던 사람이 김덕 안기부장이다. 사실 문민정부를 표방한 김영삼 정권에서 광범위한 불법 도청이 이뤄졌다는 것도 충격적이긴 한데 민주화 이후에도 정계개편과 이합집산으로 인해 당시 정권에서 한 목소리 하던 실세들 중에 군부 정권 출신 인사들도 꽤 있었던 데다 특히 이런 안보 쪽 분야는 탈권위주의나 준법성에 관한 개념 자체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았던 측면도 있고 고위 장성들도 도청 대상에 포함된 걸 보면 문민정부 자체가 쿠데타 경력이 있는 군부를 믿지 못했던 것 같기도 하다.

이 실업자들이 X파일로 삼성을 협박해 안정을 꾀하려다가 기자가 이를 포착하면서 일이 커졌다. 그래서 사실 이 사건의 이름은 삼성 X파일이 아니라 안기부 X파일이라고 불러야 된다는 의견도 있다.

법리적으로 따지면 공소시효 만료, 불법 수집 자료라는 이유로 수사가 불가능한 게 맞지만 정치적으로 보면 정재계 여야가 얽힌 핵폭탄급 사안이었다 보니 당시 진보정당·언론 계열에서는 이 시기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이 특검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2. 상세

안기부도청 녹취록인 이 X파일에는 1997년 15대 대선을 앞두고 이학수 당시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장과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사장이 불법 대선 자금 제공, 고위 검사들에 대한 금품로비 등을 논의하는 대화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해당 대화록에는 삼성과 중앙일보가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데 대해 당시 여야 유력 대선후보인 이회창김대중이 직접적으로 고마움을 표시했다거나 최고위급 검찰청 간부들에게 명절 때마다 떡값 명목으로 500만~1,000만원의 금품을 제공하면서 검찰 인맥 관리를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MBC는 간부의 이름들을 비실명 처리했지만 원본을 입수한 노회찬 의원이 2005년 8월 18일 떡값 받은 검사들, 이른바 떡검의 실명을 공개했다.

X파일에 이름을 올린 검사들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그러나 공소시효가 완료됐다는 이유와 증거자료 자체가 불법 도청에 의해 작성된 것이라는 독수독과이론에 의해 증거능력 자체가 부인됐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이상호 기자는 징역 6개월,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으며 검사들의 실명을 공개한 노회찬 의원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징역 6개월,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고 2013년 2월 14일 대법원에서 원심이 확정되어 의원직을 상실했다.

여담으로 이 사건이 1997년 외환 위기, 일명 IMF 사태의 원인과도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 있다. 해당 녹취록에는 기아자동차의 인수와 관련한 정치권과 삼성간의 뒷공작이 있었다는 내용이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뒷공작으로 인해서 기아자동차가 급격한 부채상환 요구를 받고 파산했고 이후 한국 기업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인해서 외환위기가 발발했다고 지적하였다. 그러나 삼성과 정치권의 뒷공작에 관한 내용은 당시 정치권과 주류 언론의 외면 속에 잘 알려지지 않고 묻혀 버렸다. 과도한 레버리지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위험한 상태였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었지만 일부 경제학자들은 IMF자금을 고작 2년만에 상환 완료하고 GDP 성장률 등이 원래 추세로 돌아온 점 등이 다른 나라의 외환위기 이후와 다르다는 점을 들면서 다른 나라의 구조적 문제와 달리 한국은 투자 심리의 악화로 인해 외환위기가 왔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물론 설 중 하나.

2.1. 경과

2.1.1. 사건의 시작

X파일 사건은 2005년 7월 22일 MBC 이상호 기자가 안기부의 도청 녹취록을 보도하면서 촉발됐다.

예컨대 1997년 9월 9일 X파일 녹취록엔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사장이 이학수 당시 삼성구조조정본부장에게 “(이회창 후보의 동생인) 이회성이가 왔는데, 내가 돈을 줬는데, 차를 우리 집이 아니라 길에 세웠어. 이번에 준 30억 원도 다 썼대요.”라고 말한 것으로 나와 있다.

이 외 떡값 검사들, 즉 삼성 장학생들에 대한 금품 로비 정황이 구체적인 금액을 포함해 자세하게 드러나 있었다. 즉, 삼성-검찰-정권-언론 등 한국 권력 주체의 검은 커넥션을 보여주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국가적 상황이었다.

월간조선에서 보도한 삼성X파일 녹취록 전문

2.1.2. 여야의 의견 차이

당시 여당인 열린 우리당은 X파일 공개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고, 야당인 한나라당은 X파일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를 제안했다.

열린우리당은 현행법 상으로는 불법도청으로 만들어진 테이프를 공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중립 기구를 통한 내용 공개가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검찰 수사를 일단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여당의 주장은 한나라당이 제안한 특별검사제 도입을 물타기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 두 개는 양자택일해야 하는 대립적 사안이 아니라 X파일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선 어차피 두 개 모두 국회를 통과해야 할 필수 사안이었다는 시각이 있다. 왜냐하면 X파일의 내용을 공개하는 특별법 도입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삼성-정권-검찰-언론의 비리 유착을 드러내 진상을 규명하는 작업이고, 특검은 X파일에서 거론된 검찰, 삼성, 정권, 언론을 수사하는 것으로, 실정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묻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당인 열린 우리당과 야당인 한나라당은 그 둘을 하나씩 나눠가진 후 정략적인 시간 끌기에 들어갔다는 비판론도 제기됐다. 여야가 특별법/특검을 서로 주장하는 가운데 시간이 지나며 X파일 사건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이다.

2.1.3. X파일 사건의 결말

여당의 특별법과 야당의 특검 모두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둘 다 흐지부지 폐기되었다.

그 사이 X파일 사건은 검찰에 의해 수사가 진행되었는데, 결국 이건희 회장, 이학수 부회장, 홍석현 회장 등이 1997년 대선 직전 여야 대통령 후보에게 정치자금을 건넨 것과 검찰 간부에게 '떡값'을 건넨 것은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하여 불기소 결정을 내렸고#, X파일 테이프 내용을 보도한 MBC 기자와 월간조선 관계자는 통신비밀 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리고 기소한 결과는 이렇다.
  • X파일을 보도한 김연광 월간조선 편집장: 1심 유죄-2심 유죄-대법원 유죄(징역 6월에 자격정지 1년, 선고유예)
  • X파일을 보도한 이상호 기자: 1심 무죄-2심 유죄-대법원 유죄(징역 6월에 자격정지 1년, 선고유예)
  • 인터넷과 보도 자료로 X파일의 일부 내용을 공개한 노회찬 의원: 1심 유죄-2심 무죄-대법원 유죄(징역 4월, 집행유예 1년)[4]

쉽게 말해 삼성과 떡값 받은 검사엔 면죄부, X파일을 보도한 3인, 즉 김연광 월간조선 편집장, 이상호 기자, 노회찬 전 의원은 모두 유죄를 받은 형국이 되고 만다. 그리고 2000년대 국정원 시절 도청에 가담한 직원들은 처벌받았지만, 1990년대 안기부 시절 도청에 가담한 직원들도 공소시효 만료로 인해 처벌되지 않았다.

한편, 삼성x파일 건의 기소 결정 내용에 대해 옹호하는 의견도 있긴 한데, 공소시효가 이미 지난 일이라 도덕적 비난은 할 수 있을지언정 법리적으론 기소를 못하는게 맞고, 결국 수사는 불법 도청과 자료 유출에 맞춰질 수 밖에 없었다는 것.[5] 또 검찰 수사가 먼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특검이 출범하면, 특검의 수사 명분과 운신의 폭이 줄어들게 되므로 당시 정부와 정치권에서 주장한 선 검찰수사 후 특검 주장을 '특검 저지'라고 일방적으로 해석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당시 비판의 방향이 1990년대 삼성과 긴밀하게 유착했던 그 당시 정치권보다 이를 수사해야 하는 노무현 정부에 더 집중되었던 것도 아이러니한 측면이 있다. X파일에 묘사된 비리들은 노무현 정부 시기 벌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 오히려 노무현 정부는 직전까지도 차떼기로 대표되는 이런 만행하던 정치자금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2002년 대선자금 수사와 선거법·선거제도 개선 노력을 통해 대선 때마다 불법 정치자금, 불법 대선자금을 모집하는 고리를 끊어내려고 노력했다.

다만 노 대통령 본인부터가 불법 도청이 인권 측면에서 봐도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하는 등 정치적으로 덮으려 한 측면은 분명히 있는데[6], 이는 결국 위의 법적인 한계를 무시하고 X파일의 내용을 수사하더라도 무죄가 뜰 가능성이 높을 뿐더러[7], 되레 정치적 부담은 크게 발생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X파일에 거론된 내용을 조사하면 1997년 대선자금 수사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데, 그렇다면 당장 이와 관련된 야당의 정치보복 프레임과 국정운영 비협조에 시달릴 뿐만 아니라, 여당과도 직결되는 이전 정권에 대한 수사까지 나아갈 수 있기 때문. 대북송금특검 문제가 겨우 잦아들어 동교동계와 관계 회복을 시도하던 노무현 입장에선 무엇 하나 만만찮은 선택이긴 했다. 게다가 홍석현은 당시 주미대사였다. 결국 평가는 각자의 몫.

2.1.4. 후일담

사건이 검찰의 소극적인 태도 등으로 그렇게 점차 잊혀질 무렵 갑자기 김용철 변호사가 등장하였다. 삼성그룹 법무팀장을 지냈던 그는 2007년 10월 29일 기자회견에서 "내가 직접 고위직 검사들에 대한 떡값 로비를 관리했으며, 직접 전달한 적도 있었다. 설, 추석, 여름 휴가 등 1년에 3회, 500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정기적으로 뇌물을 돌렸다"고 양심 선언을 하면서 다시 이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로비 대상이 된 인물들은 검사뿐만 아니라 공무원, 언론인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여담으로 김용철 변호사는 2010년 초 '삼성을 생각한다' 는 책을 써서 출판했다.

실제로 11월 19일에는 "삼성으로부터 돈을 받을 뻔 했다"는 사람도 나타났는데 대통령 법무비서관을 지낸 이용철 변호사가 "청와대 재직 시절 삼성이 추석선물로 500만원을 보낸 적이 있다"고 양심고백을 했다. 이하는 이용철 씨의 양심고백 자술서다.
'….2004년 1월 26일 변호사 사무실로부터 선물이 집으로 전달이 되어 퇴근 후 뜯어보고서야 책으로 위장된 현금다발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대선자금 수사 중이었고 차떼기가 밝혀져 온 나라가 분노하던 와중에 차떼기 당사자 중 하나인 삼성이 그것도 청와대에서 반부패제도개혁을 담당하는 비서관에게 버젓이 뇌물을 주려는 행태에 분노가 치밀어 함께 선물을 뜯어본 집사람에게 “삼성이 간이 부은 모양”이라고 말하고 이 사실을 폭로할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민감한 시기에도 불구하고 자신 있게 떡값을 돌릴 수 있는 거대조직의 위력 앞에 사건의 일각에 불과한 뇌물꼬리를 밝혀봐야, 중간 전달자인 이경훈 변호사만 쳐내버리는 꼬리자르기로 끝날 것이 자명할 것으로 판단되어 후일을 대비하여 증거로 사진을 찍어두고 전달명의자인 이경훈 변호사에게 되돌려 주고 끝내기로 작정했습니다. …”

상기된 김 변호사의 말에 따르면 삼성은 현금다발을 처럼 포장한 뒤 쇼핑백에 넣어 전달했다고 했는데 이 변호사가 공개한 사진 역시 책같이 위장된 포장 그대로였다고 한다. 뇌물사과상자에 담는 게 대중들이 흔히 생각하는 모습이었는데 삼성은 책같이 포장된 뇌물을 쇼핑백에 넣어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 릭턴스타인의 행복한 눈물이 비자금 조성에 사용되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3. 형사 재판

3.1. 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6도8839 전원합의체 판결

방송사 기자인 피고인의 판시사항 및 판결요지는 다음과 같다.
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6도8839 전원합의체 판결
[통신비밀보호법위반]〈불법 감청·녹음 사건〉[공2011상,846]
【판시사항】
[1] 불법 감청·녹음 등에 관여하지 아니한 언론기관이 그 사정을 알면서 이를 보도하여 공개하는 행위가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로 인정되기 위한 요건

[2] 방송사 기자인 피고인이, 구 국가안전기획부 정보수집팀이 타인 간의 사적 대화를 불법 녹음하여 생성한 도청자료인 녹음테이프와 녹취보고서를 입수한 후 이를 자사의 방송프로그램을 통하여 공개한 사안에서, 위 행위가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판결요지】
[1] [다수의견] (가) 통신비밀보호법은 같은 법 및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한 우편물의 검열 또는 전기통신의 감청,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의 녹음 또는 청취행위 등 통신비밀에 속하는 내용을 수집하는 행위(이하 이러한 행위들을 ‘불법 감청·녹음 등’이라고 한다)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행위를 처벌하는 한편( 제3조 제1항, 제16조 제1항 제1호), 불법 감청·녹음 등에 의하여 수집된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을 공개하거나 누설하는 행위를 동일한 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16조 제1항 제2호). 이와 같이 통신비밀보호법이 통신비밀의 공개·누설행위를 불법 감청·녹음 등의 행위와 똑같이 처벌대상으로 하고 법정형도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는 것은, 통신비밀의 침해로 수집된 정보의 내용에 관계없이 정보 자체의 사용을 금지함으로써 당초 존재하지 아니하였어야 할 불법의 결과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취지이고, 이는 불법의 결과를 이용하여 이익을 얻는 것을 금지함과 아울러 그러한 행위의 유인마저 없애겠다는 정책적 고려에 기인한 것이다.

(나) 불법 감청·녹음 등에 관여하지 아니한 언론기관이, 그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이 불법 감청·녹음 등에 의하여 수집된 것이라는 사정을 알면서도 이를 보도하여 공개하는 행위가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하기 위해서는, 첫째 보도의 목적이 불법 감청·녹음 등의 범죄가 저질러졌다는 사실 자체를 고발하기 위한 것으로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을 공개할 수밖에 없는 경우이거나, 불법 감청·녹음 등에 의하여 수집된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이 이를 공개하지 아니하면 공중의 생명·신체·재산 기타 공익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 등과 같이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하고, 둘째 언론기관이 불법 감청·녹음 등의 결과물을 취득할 때 위법한 방법을 사용하거나 적극적·주도적으로 관여하여서는 아니 되며, 셋째 보도가 불법 감청·녹음 등의 사실을 고발하거나 비상한 공적 관심사항을 알리기 위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부분에 한정되는 등 통신비밀의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넷째 언론이 그 내용을 보도함으로써 얻어지는 이익 및 가치가 통신비밀의 보호에 의하여 달성되는 이익 및 가치를 초과하여야 한다. 여기서 이익의 비교·형량은, 불법 감청·녹음된 타인 간의 통신 또는 대화가 이루어진 경위와 목적,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 통신 또는 대화 당사자의 지위 내지 공적 인물로서의 성격, 불법 감청·녹음 등의 주체와 그러한 행위의 동기 및 경위, 언론기관이 불법 감청·녹음 등의 결과물을 취득하게 된 경위와 보도의 목적, 보도의 내용 및 보도로 인하여 침해되는 이익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하여야 한다.

[대법관 박시환, 대법관 김지형, 대법관 이홍훈, 대법관 전수안, 대법관 이인복의 반대의견] (가) 언론의 자유는 개인이 언론활동을 통하여 자기의 인격을 형성하는 개인적 가치인 자기실현의 수단임과 동시에 사회구성원으로서 평등한 배려와 존중을 기본원리로 공생·공존관계를 유지하고 정치적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사회적 가치인 자기통치를 실현하는 수단이 되는 핵심적 기본권이다. 언론기관의 통신비밀 보도행위의 위법성 여부를 둘러싸고 우열관계를 가리기 어려운 기본권인 통신의 비밀 보호와 언론의 자유가 서로 충돌하는 경우에는 추상적인 이익형량에 의하여 양자택일식으로 어느 하나의 기본권만을 쉽게 선택하고 나머지를 희생시켜서는 안 되며, 충돌하는 기본권이 모두 최대한 실현될 수 있는 조화점을 찾도록 노력하되 개별 사안에서 언론의 자유로 얻어지는 이익 및 가치와 통신의 비밀 보호에 의하여 달성되는 이익 및 가치를 형량하여 규제의 폭과 방법을 정하고 그에 따라 최종적으로 보도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이익형량을 함에 있어서는 통신비밀의 취득과정, 보도의 목적과 경위, 보도에 의하여 공개되는 통신비밀의 내용, 보도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나) 불법 감청·녹음 등에 관여하지 아니한 언론기관이 이를 보도하여 공개하는 경우에, 그 보도를 통하여 공개되는 통신비밀의 내용이 중대한 공공의 이익과 관련되어 공중의 정당한 관심과 여론의 형성을 요구할 만한 중요성을 갖고 있고, 언론기관이 범죄행위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위법한 방법에 의하여 통신비밀을 취득한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며, 보도의 방법에서도 공적 관심사항의 범위에 한정함으로써 그 상당성을 잃지 않는 등 그 내용을 보도하여 얻어지는 이익 및 가치가 통신비밀의 보호에 의하여 달성되는 이익 및 가치를 초과한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는 형법 제20조 소정의 정당행위로서 이를 처벌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여기서 어떠한 경우에 통신비밀의 내용이 그 공개가 허용되어야 하는 중대한 공공의 이익과 관련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지는 일률적으로 정할 수 없고, 그 내용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과 파급효과, 통신 또는 대화 당사자의 사회적 지위·활동 내지 공적 인물로서의 성격 여부, 그 공개로 인하여 얻게 되는 공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하여야 할 것이다.

[2] [다수의견] 방송사 기자인 피고인이, 구 국가안전기획부 내 정보수집팀이 대기업 고위관계자와 모 중앙일간지 사주 간의 사적 대화를 불법 녹음하여 생성한 녹음테이프와 녹취보고서로서, 1997년 제15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위 대기업의 여야 후보 진영에 대한 정치자금 지원 문제 및 정치인과 검찰 고위관계자에 대한 이른바 추석 떡값 지원 문제 등을 논의한 대화가 담겨 있는 도청자료를 입수한 후 그 내용을 자사의 방송프로그램을 통하여 공개한 사안에서, 피고인이 국가기관의 불법 녹음을 고발하기 위하여 불가피하게 위 도청자료에 담겨있던 대화 내용을 공개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위 대화가 보도 시점으로부터 약 8년 전에 이루어져 그 내용이 보도 당시의 정치질서 전개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려운 사정 등을 고려할 때 위 대화 내용이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피고인이 위 도청자료의 취득에 적극적·주도적으로 관여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이를 보도하면서 대화 당사자들의 실명과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그대로 공개함으로써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을 결여하였으며, 위 보도와 관련된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위 보도에 의하여 얻어지는 이익 및 가치가 통신비밀이 유지됨으로써 얻어지는 이익 및 가치보다 우월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위 공개행위가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대법관 박시환, 대법관 김지형, 대법관 이홍훈, 대법관 전수안, 대법관 이인복의 반대의견] 위 사안에서, 도청자료에 담겨 있던 대화 내용은 1997년 대통령 선거 당시 여야 대통령후보 진영에 대한 대기업의 정치자금 지원 문제와 정치인 및 검찰 고위관계자에 대한 이른바 추석 떡값 등의 지원 문제로서 매우 중대한 공공의 이익과 관련되어 있고, 위 대화가 보도 시점으로부터 약 8년 전에 이루어졌으나 재계와 정치권 등의 유착관계를 근절할 법적·제도적 장치가 확립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정치 환경 등을 고려할 때 시의성이 없다고 할 수 없으며, 피고인이 위 도청자료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위법한 방법을 사용하지 아니하였고, 보도 내용도 중대한 공공의 이익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만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보도 과정에서 대화 당사자 등의 실명이 공개되기는 하였으나 대화 내용의 중대성이나 대화 당사자 등의 공적 인물로서의 성격상 전체적으로 보도 방법이 상당성을 결여하였다고 볼 수 없고, 위 불법 녹음의 주체 및 경위, 피고인이 위 도청자료를 취득하게 된 과정, 보도에 이르게 된 경위와 보도의 목적·방법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위 보도에 의하여 얻어지는 이익이 통신의 비밀이 유지됨으로써 얻어지는 이익보다 우월하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위 보도행위는 형법 제20조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에 해당하고,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정당행위의 의미와 한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이 판례는 불법 감청 및 녹음에 관여하지 않은 언론기관이 해당 내용을 보도한 경우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요건을 판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 판례의 주문과 이유 부분에 대해서는 판결문 전문을 참조 바람. 판결문 전문(2006도8839)

3.2. 대법원 2011. 5. 13. 선고 2009도1444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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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인 피고인의 판시사항 및 판결요지는 다음과 같다.
대법원 2011. 5. 13. 선고 2009도14442 판결
[통신비밀보호법위반·명예훼손][공2011상,1237]
【판시사항】
[1] 국회의원 면책특권의 취지 및 면책특권의 대상이 되는 행위의 범위와 판단 기준

[2] 국회의원인 피고인이, 구 국가안전기획부 내 정보수집팀이 대기업 고위관계자와 중앙일간지 사주 간의 사적 대화를 불법 녹음한 자료를 입수한 후 그 대화 내용과, 전직 검찰간부인 피해자가 위 대기업으로부터 이른바 떡값 명목의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내용이 게재된 보도자료를 작성하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개의 당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에게 배포한 사안에서, 위 행위가 국회의원 면책특권의 대상이 되는 직무부수행위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3] 불법 감청·녹음 등에 관여하지 아니한 언론기관이 그 통신 또는 대화 내용을 보도하여 공개하는 행위가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 및 공개행위의 주체가 언론기관이나 그 종사자 아닌 사람인 경우에도 동일한 법리가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4] 국회의원인 피고인이, 구 국가안전기획부 내 정보수집팀이 대기업 고위관계자와 중앙일간지 사주 간의 사적 대화를 불법 녹음한 자료를 입수한 후 그 대화내용과, 위 대기업으로부터 이른바 떡값 명목의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검사들의 실명이 게재된 보도자료를 작성하여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하였다고 하여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위 행위가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헌법 제45조는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국회 외에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인정하고 있다. 그 취지는 국회의원이 국민의 대표자로서 국회 내에서 자유롭게 발언하고 표결할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국회가 입법 및 국정통제 등 헌법에 의하여 부여된 권한을 적정하게 행사하고 그 기능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데에 있다. 따라서 면책특권의 대상이 되는 행위는 국회의 직무수행에 필수적인 국회의원의 국회 내에서의 직무상 발언과 표결이라는 의사표현행위 자체에만 국한되지 아니하고 이에 통상적으로 부수하여 행하여지는 행위까지 포함하며, 그와 같은 부수행위인지 여부는 구체적인 행위의 목적·장소·태양 등을 종합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국회의원인 피고인이, 구 국가안전기획부 내 정보수집팀이 대기업 고위관계자와 중앙일간지 사주 간의 사적 대화를 불법 녹음한 자료를 입수한 후 그 대화 내용과, 전직 검찰간부인 피해자가 위 대기업으로부터 이른바 떡값 명목의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내용이 게재된 보도자료를 작성하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개의 당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에게 배포한 사안에서, 피고인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발언할 내용이 담긴 위 보도자료를 사전에 배포한 행위는 국회의원 면책특권의 대상이 되는 직무부수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에 대한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및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여야 한다고 한 사례.

[3] 불법 감청·녹음 등에 관여하지 아니한 언론기관이 그 통신 또는 대화 내용을 보도하여 공개하는 행위가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첫째, 그 보도의 목적이 불법 감청·녹음 등의 범죄가 저질러졌다는 사실 자체를 고발하기 위한 것으로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을 공개할 수밖에 없는 경우이거나, 불법 감청·녹음 등에 의하여 수집된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이 이를 공개하지 아니하면 공중의 생명·신체·재산 기타 공익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 등과 같이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하고, 둘째, 언론기관이 불법 감청·녹음 등의 결과물을 취득함에 있어 위법한 방법을 사용하거나 적극적·주도적으로 관여하여서는 아니되며, 셋째, 그 보도가 불법 감청·녹음 등의 사실을 고발하거나 비상한 공적 관심사항을 알리기 위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부분에 한정되는 등 통신비밀의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넷째, 그 내용을 보도함으로써 얻어지는 이익 및 가치가 통신비밀의 보호에 의하여 달성되는 이익 및 가치를 초과하여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불법 감청·녹음 등에 의하여 수집된 통신 또는 대화 내용의 공개가 관계되는 한, 그 공개행위의 주체가 언론기관이나 그 종사자 아닌 사람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4] 국회의원인 피고인이, 구 국가안전기획부 내 정보수집팀이 대기업 고위관계자와 중앙일간지 사주 간의 사적 대화를 불법 녹음한 자료를 입수한 후 그 대화내용과, 위 대기업으로부터 이른바 떡값 명목의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검사들의 실명이 게재된 보도자료를 작성하여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하였다고 하여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국가기관의 불법 녹음 자체를 고발하기 위하여 불가피하게 위 녹음 자료에 담겨 있던 대화 내용을 공개한 것이 아니고, 위 대화가 피고인의 공개행위시로부터 8년 전에 이루어져 이를 공개하지 아니하면 공익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로서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며, 전파성이 강한 인터넷 매체를 이용하여 불법 녹음된 대화의 상세한 내용과 관련 당사자의 실명을 그대로 공개하여 방법의 상당성을 결여하였고, 위 게재행위와 관련된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위 게재에 의하여 얻어지는 이익 및 가치가 통신비밀이 유지됨으로써 얻어지는 이익 및 가치를 초월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이 위 녹음 자료를 취득하는 과정에 위법이 없었더라도 위 행위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이 판례는 면책 특권을 가진 국회의원이 국회 내에서 직무부수행위로서 한 행위는 처벌되지 아니하지만 국회와 무관한 장소에서 한 행위는 처벌조각사유에 해당되지 않을 뿐더러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도 해당되지 않다고 판시한 사례다. 이 판례의 주문과 이유 부분에 대해서는 판결문 전문을 참조 바람. 판결문 전문(2009도14442)

이 판결로 인해 노회찬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었고 재보궐선거가 열리면서 안철수국회에 입성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4. 관련 문서



[1] 중앙일보 사장인 홍석현의 친동생.[2] 안강민으로 추정.[3] 김진환으로 추정.[4] 노회찬 의원은 2013년 떡값검사들의 실명을 공개한 혐의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유죄를 선고받고 국회의원 직을 상실했다.[5] 초원복집 사건과 비교하는 사람도 있는데, 초원복집 사건은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았었다.[6] 2017년 대선 무렵쯤엔 이상호 기자가 "참여정부에서 삼성X파일 수사를 막은 장본인이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때 이상호 기자는 “저는 그때 특검을 간절히 바랐다. 목숨을 걸고 보도했다. 하지만 며칠 뒤에 노 대통령이 이것은 뇌물보다는 도청이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씀하시면서 수사 기류가 바뀌었다”라면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쪽이 특검을 요구했을 때 아직 시기상조라며 검찰 조사를 지켜보자고 한 분이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문재인은 "검찰이 수사를 하는 시기에 특검으로 가자고 하면 검찰 수사가 중단될 수 밖에 없어서 그 점을 반대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7] 이미 대다수 행위가 공소시효가 지난데다, 관련자들도 모두 부인하고 있어 여죄를 추궁할 여지도 적고, 유일한 증거물은 녹취록 뿐인데 이건 형사소송법상 불법으로 취득한 증거는 증거 능력을 상실하기에 법정에서 쓸 수가 없다. 다만 그 X파일을 통해 다른 증거를 따로 수집할 수는 있기에 그렇게 드러난 새로운 증거를 통해 비리 검사를 기소할 수 있다는 주장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