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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a68a58,#08082a> 사냥, 궁술, 낚시, 그물의 여신 | |
이름 표기 | |
그리스어 | Βριτόμαρτις |
라틴 문자 | Britomartis |
동일시되는 신 | |
그리스 신화 | 아르테미스(Artemis), 셀레네(Selene) |
로마 신화 | 디아나(Diana), 루나(Luna) |
별칭 | |
그리스 신화 | 딕틴나(Dictynna), 아파이아(Aphaia) |
1. 개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님프, 여신. 제우스와 카르메의 딸로 후에 신이 되었다. 크레타 출신의 젊고 용맹한 사냥꾼이자 낚시꾼으로 그물 제작자다. 신으로 승격된 이후 관장하게 된 영역은 그물, 낚시, 사냥이다.아르테미스, 아테나, 에일레이튀이아와 더불어서 제우스의 여신 자녀들 중 결혼하지 않은 처녀신으로 남은 신이다.
2. 미노아 문명의 여신
브리토마르티스는 기원전 3,000년에 존재한 크레타의 고대 미노아 문명의 신이었지만 그리스 신화로 편입되었다. 처음부터 제우스의 딸이 아니었다.[4] 미케네인들이 크레타를 정복하기 전 크레타인들의 수호신 역할을 맡은 여신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초기 크레타에는 여성적인 자연의 원리와 정교하고 부유한 문화에 기반을 하여 브리토마르티스를 숭배한 문화가 있었는데, 미케네 중심의 남성 우월주의와 가부장제가 들어서면서 브리토마르티스도 크레타의 주신에서 그리스 신화의 하급 신으로 강등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현재 전해져 내려오는 신화로는 브리토마르티스가 아르테미스의 하위 신격이거나 그 시녀인 듯이 묘사되어 있지만, 역사를 보면 사실 아르테미스의 원형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그저 비슷한 영역의 신이라고 최소한으로 잡아도 아르테미스 신앙보다 역사가 오래되었다.3. 특징
제우스와 카르메(Karme)의 사생아 딸로 반인반신들 중 한 명이다. 이복 언니이자 달과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 휘하의 사냥꾼들 중 한 명이다. 카르메는 크레타 섬의 사제 카르마노르의 아들이자 쟁기질의 신 에우불로스의 딸이며 곡식과 수확을 관장하는 님프이자 토속 여신이기도 하다. 브리토마르티스는 에우불로스의 외손녀인 셈.아름다운 미모와 혼자서 수제 그물을 제작할 만큼 천재적인 손재주, 특출난 신체 능력과 궁술을 겸비한 처녀 사냥꾼. 낚시의 달인이라 산 속에서 사냥만 하지 않고 직접 제작한 그물로 강이나 바다에 나가 물고기 등의 식량을 채집하기도 했다. 성차별이 매우 극심하고 여성의 인권이라는 게 없었던 그리스 신화에 이름을 널리 떨친 용맹하고 뛰어난 여성 영웅, 즉 여걸 혹은 여전사들 중 한 명이다. 또한 정신력과 의지력도 매우 굳건해서 미노스와 쫓고 쫓기는 9개월 동안 절망에 몰리고도 누구도 원망하기는커녕 끝까지 미노스에 맞서 싸워 자신을 지켜냈다. 상징은 '처녀 기사' 혹은 '처녀 사냥꾼'이며 이름의 어원은 '온화한 처녀.' 또한 아파이아(Aphaia, 보이지 않는 여인)와 딕틴나(Dictynna, 그물의 여주인)라는 별칭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아르테미스의 은총을 받아 여신으로 승격된 이후에는 인간 시절의 본명보다 '딕틴나' 혹은 '아파이아'로 불렸다고 전해진다.
페르세우스, 말만 이복 남매이지 자신을 강간하려 한 불구대천의 원수인 미노스, 사르페돈, 라다만티스, 암피온과 제토스 형제, 헬레네, 페르세포네, 디오스쿠로이, 탄탈로스[5] 등과 더불어 헤라에게 핍박받지 않은 제우스의 사생아들 중 한 명이다.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미인이고 제우스의 딸이라는 고귀한 혈통도 있었지만, 미노스 외에 어떤 남자나 신도 그녀를 넘봤다는 일화가 없다. 어렸을 적부터 절세의 미모로 유년 시절에 테세우스에게 납치당하고 성인이 되고 스파르타 왕 메넬라오스와 결혼한 이후에는 의도치 않게 트로이 전쟁의 불씨가 되어 온갖 마음고생을 다한 이복 여동생 헬레네와 대비된다. 이복 언니 겸 큰어머니인 페르세포네와 달리 운 좋게도 아버지 제우스나 큰아버지 하데스와 포세이돈 등 다른 악랄하고 음탕한 신들의 마수를 피해갔다.[6] 똑같이 사냥을 주관하는 이복언니 아르테미스가 유년 시절 어머니 레토와 쌍둥이 오빠 아폴론[7]과 함께 아버지 제우스의 적극적인 개입이 있기 전까지 헤라에게 핍박을 당하며 올림포스 산에 올라가지 못하고 지상에서 잠깐 떠돌이 생활을 했던 것과 대조적.
나우시카[8], 라비니아[9], 알케스티스[10], 페넬로페[11], 메데이아[12], 알키페[13], 엘렉트라[14], 프시케[15] 등등과 더불어 비참하고 슬픈 운명에 엮이지 않고 행복한 결말을 누린 여인이다. 또한 선을 넘을 만한 죄나 악행, 그리스 신화 최악의 금기인 휴브리스도 저지르지 않았고, 아홉 달 넘게 미노스의 협박과 강간 위협에 시달린 무고하고 불쌍한 스토킹 피해자이다. 험난한 노력 끝에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신에 의해 신으로 승격되는 아주 드물게 완벽한 해피엔딩을 맞이한 몇 안 되는 인물이다. 대부분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아르테미스의 네임드 신도들 중 가장 대우가 좋고 유일하게 몰락하지 않았으며, 히폴리토스나 아탈란테처럼 아르테미스 이외에 본인의 자의나 실수로 적으로 돌린 신도 없었다. 이런 면에서는 페르세우스와 유사하다.
또한 고대에서는 여성이 시련과 고난을 극복하고 출세하는 방법이 '결혼', '일국의 왕비가 되는 것', '신에 의한 강간 혹은 불륜', '영웅이 될 사생아 아들 출산', '고생 끝에 여신으로 승격'으로만 한정되었다. 앞선 사례인 여성들도 모두 결혼과 사랑으로 행복을 쟁취한 데 반해, 브리토마르티스는 누구와도 결혼하거나 강간당하지 않고 비혼과 순결을 유지하며 오직 스스로의 활약과 극복으로 신이 되었다는 차이점이 있어 더욱 두드러진다. 또한 몇번이고 자신을 괴롭히고 스토킹해온 미노스에게 복수했다는 명확한 일화가 없으며 9개월 내내 정당방위도 없이 닥치고 도망다니기만 했다. 현대인의 관점으로 볼 때 미노스를 활 쏴서 죽이는 게 지극히 떳떳하고 정당한 복수임에도 굳이 그러지 않았다.[16] 그렇다고 미노스의 악행을 용서하지 않았으며 신이 되어서도 자신의 업보에 알아서 파멸하도록 냅둘 만큼 아르테미스에 비하면 인품이 온건하고 유순한 여신이 아닐까 하는 추측도 있다. 한 마디로 뛰어난 궁술과 지체, 손재주, 인품을 다 갖추고 서사마저 확실하게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 지은 완벽한 여성 영웅. 그리스 신화의 거의 유일하다시피한 여성 전사이자 아르테미스의 추종자였던 아탈란테도 아르고 호 원정에도 출정했고, 칼리돈의 멧돼지 사냥과 이올코스의 레슬링 대회에서 수많은 남자들을 짓누르고 연이어 우승을 차지한 늠름하고 강력한 여성 영웅이었지만 최후는 매우 억울하고 비참했다. 심지어 그리스 신화의 대표적인 여걸 민족인 아마조네스도 신화 내에서는 대우가 최악이거나 비중이 짧거나 둘 중 하나인데 히폴리테, 안티오페, 펜테실레이아 모두 남자들에게 죽임당하거나 전리품으로 끌려가 약탈혼을 당하는 최후를 면치 못했다. 아버지가 제우스고 어머니가 크레타의 토착신이니 처음부터 여신임에도 불구하고 첫 소개부터 인간으로 서술된다. 미노스를 상대로도 아무 것도 못한 채 아홉 달 넘게 도망만 다닌 걸 보아 출신은 반인반신이지만, 신의 권능이나 불사의 몸을 갖추지 않은 평범한 인간이었던 모양.
아버지가 그리스 신화 최강의 신이자 신들의 왕인 제우스이고, 이복언니인 아르테미스와 똑같이 아버지는 같고 어머니가 다른 이복자매가 사냥과 궁술을 주관하고 있는 신이라는 점에서 마치 같은 전쟁과 군사를 관장하는 신이자 또 다른 이복언니와 이복오빠인 아테나와 아레스 남매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아테나와 아레스는 누나와 남동생 모두 올림포스 12신이 되어 높은 지위를 차지했지만 정작 아르테미스와 브리토마르티스는 언니 아르테미스의 경우 올림포스 12신이 된 것에 비해 여동생인 브리토마르티스는 아르테미스처럼 올림포스 12신이 아니라 일반 신의 지위에 머물렀다. 이러한 배경에는 브리토마르티스는 남매 둘 모두 올림포스의 주신이 된 이복언니 아테나와 이복오빠 아레스처럼 올림포스 12신이 완전히 세상을 지배하기 이전 세대 출신이 아니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지며 똑같이 제우스 슬하의 또 다른 이복 언니들인 헤베와 에일레이티이아도 12신에 등극하지 못했다.
4. 행적
4.1. 크레타의 처녀 사냥꾼
신들의 왕 제우스와 크레타 출신의 뉨페이자 곡식과 수확의 토착신인 카르메[17]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다. 브리토마르티스는 어려서부터 크레타의 산과 숲, 계곡과 하천을 질주하며 산짐승들을 사냥하는 걸 무척 사랑하고 생활력도 뛰어난 자유분방하고 강인한 처녀 사냥꾼이었다.또한 혼자만의 힘으로 수렵용 그물을 능숙하게 짜낼 만큼 뛰어난 손재주와 탁월한 궁술과 창술을 자랑하는 다재다능한 여걸이기도 했다. 이런 면모에 걸맞게 올림포스 12신 중의 하나로 사냥과 달의 여신이자 이복 언니인 아르테미스의 열렬한 추종자였고, 자신도 올림포스 12신들인 이복언니 아르테미스와 아테나, 큰고모 헤스티아처럼 평생 순결을 지키며 결혼하지 않겠다고 맹세했고, 크레타를 찾아온 아르테미스 여신에게 자신이 잡은 염소와 오소리, 삵, 독수리, 자고새 같은 산짐승들과 직접 짠 수렵용 그물을 봉헌하기도 했다.
어느 날 여느 때처럼 혼자서 숲에서 사냥하던 중 똑같이 제우스 소생의 이복 남매이자 아버지처럼 음탕한 호색한인 크레타의 미노스 왕과 눈이 마주치고 만다.
4.2. 미노스의 추적
브리토마르티스의 미모에 홀딱 반해버린 미노스는 당장 내 여자가 되라고 강요했다.[18] 당연히 애초에 이복형제이며 멀쩡한 아내 파시파에를 내버려 두고 불륜과 겁탈을 벌이는 호색한인데다가, 손을 대는 여자마다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저주에 걸린[19] 희대의 악한에게 죽고 싶지 않았던 브리토마르티스는 바로 거부하였다.4.3. 9개월 간의 추격전
하지만 미노스는 브리토마르티스의 뒤를 쫓으며 집요하게 청혼을 했고 두 사람은 크레타의 온 산과 계곡을 누비며 장장 9개월에 이르는 격렬한 추격전을 펼쳤다. 달리 말하면 9개월에 이르는 그 어마어마한 시간 동안 미노스의 추적을 간신히 피하고 남아돌 만큼 그녀의 비범한 신체 능력을 엿볼 수 있다.결국 4면이 지중해에 갖힌 크레타 섬을 돌며 그 어떤 신의 도움도 없이 9개월 간의 도주를 이어간 브리토마르티스는 절벽에 다다른다.
4.4. 바다로 투신
브리토마르티스는 미노스에 의해 강간당해 목숨을 잃을 바에야 차라리 자살하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의 생명과 순결을 지키는 게 낫다며 스스로 크레타의 바다에 투신했다. 미노스는 경악했고, 이때 델로스 섬[20]에서 제사를 마치고 올림포스 신궁으로 돌아가던[21] 아르테미스는 이 모습을 목격하고, 브리토마르티스가 몸을 던진 바다에 그녀가 직접 짠 그물을 바다에 던져 브리토마르티스를 구해주었다.4.5. 여신이 되다
4.5.1. 딕틴나
그리고 구출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끝까지 미노스의 유혹과 구애를 뿌리친 브리토마르티스에게 축복을 내려 그물과 수렵의 여신인 딕틴나(Dictynna)로 만들어주었다.[22] 구출 이후 자신의 생명과 순결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바친 브리토마르티스의 정절을 높이 산 아르테미스는 그녀에게 불로와 영생의 삶을 부여하여 신으로 승격시켰다. 이로써 브리토마르티스는 그물과 사냥의 여신인 동시에 크레타의 산 딕티(Dikti) 산의 수호신이 되었다. 미노스는 이제 신이 된 브리토마르티스와 그 브리토마르티스를 여신을 만들어준 아르테미스의 천벌을 두려워하는 입장으로 전락했고 브리토마르티스를 포기한다.위를 봐도 브리토마르티스는 칼리스토와 다프네, 아레투사와 카밀라, 시링크스와 히폴리토스, 아탈란테의 예시만 봐도 남녀 불문하고 하나 같이 말로가 처참한 아르테미스의 네임드 추종자들 중 드물게 성폭행 피해를 당하거나 스토킹 끝에 동물이나 식물, 강물로 변신당하지 않고 비참하게 신의 저주를 받아 몰락하거나 죽지도 않았으며, 끝까지 온전한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남았다.
당당하게 불로불사의 몸이 되고 여신의 지위로까지 출세하는 해피엔딩을 맞이한 인물이며 전승마다 다르지만 1세대 달의 여신 셀레네처럼 언니 아르테미스와 동일시되기도 한다. 네 가지 시련을 모두 통과하고 아프로디테의 며느리이자 에로스의 정실부인으로 인정 받고 당당히 영혼과 마음의 여신이 된 프시케와 비슷하게 불행 끝 행복시작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산 증인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오디세이아[23]와 아레스의 재판[24]과 더불어서 대부분의 그리스 신화 이야기에서 무고한 인간을 해치고 죽이는 잔인한 여신으로 자주 등장하는 아르테미스가 드물게 완전한 선역으로 출연하는 유의미한 에피소드로 볼 수 있다.
4.5.2. 아파이아
안토니우스의 설명에 따르면 그녀의 어머니 카르메는 포이닉스와 카시에페이아의 딸이며 사실 크레타 출신이 아니라 아르고스에서 케팔레니아로 갔다가 크레타로 거처를 옮겼다고 한다. 크레타 섬에서 사냥을 즐기던 중 구애를 받아줄 것을 강요하는 미노스에게 9개월 간 추적당하고 고군분투한 끝에 절벽에서 뛰어내려 안드로메데스라는 어부가 이끄는 어선으로 도망치는 데 성공한다.안드로메데스와 다른 어부들의 구출을 받은 브리토마르티스는 곧장 아이기나 섬[25]으로 피난을 갔지만, 미노스는 악랄하게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채 국왕의 의무까지 저버리고 쫓아오는 뒤끝을 보였다. 브리토마르티스는 그럼에도 미노스의 추적을 따돌리는 데 성공하고 아이기나 섬에 자신만의 성소를 세워 여신이 된다. 이렇게 해서 브리토마르티스는 '사라진 여인'이라는 뜻으로 '아파이아'(Aphaia)라고 불렸다 한다.
4.6. 여신이 된 이후
어느 전승을 택하든 브리토마르티스는 미노스의 마수에서 마침내 해방되어 자유를 되찾고 신이 되었으며, 여신이 된 브리토마르티스의 보복에 공포를 떤 미노스는 곧바로 포기한 뒤 크레타의 궁전으로 돌아갔다.한때 크레타를 부흥시킨 훌륭한 명군이었던 미노스는 젊은 시절 브리토마르티스를 비롯한 수많은 여성들을 강간하고 겁탈하려 한 악행과 백부 포세이돈과 장인 헬리오스[26], 누나 아르테미스 등 신 가족들을 상대로 신성모독하거나 역린을 건드린 업보로 서서히 파멸과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자신을 비롯한 크레타 왕가의 일원들 거의 모두가 비참한 운명을 맞아 죽고 말았다.[27][28][29] 이후에 크레타는 쇠퇴를 거듭하면서 테베와 리디아, 트라키아처럼 현지 세력이 다스리는 국가 자체가 멸망하여 이후 그리스 타 지방에서 이주해온 이주민들이 세운 폴리스 소국들이 드문드문 할거하거나 산적과 해적들이 들끓는 저주받은 섬으로 변해버렸다.
재밌게도 브리토마르티스는 미노스에게 아홉 달 동안 강간미수와 스토킹을 당한 성폭행 피해자임에도 9개월 내내 그에게 화살을 쏴 죽이는 식으로 앙갚음이나 복수를 했다는 일화가 없다. 신이 되고 나서도 그녀는 끝내 미노스에게 복수하지 않고 용서하지도 않았으며, 철저히 관심을 끊었다. 즉, 브리토마르티스 본인이 손에 피를 묻혀 복수의 고리를 이어가기보다 미노스 스스로의 업보로 인해 알아서 자멸하게 냅두는 게 가장 통쾌한 복수일지도 모른다.
5. 대중매체
이복언니인 아르테미스와 비슷하게 사냥을 주관하는 여신에 아버지가 같은 배다른 자매이고, 이야기 서사도 행복한 해피엔딩으로 끝난 주인공인데 대부분 국내에서 발간하고 있는 그리스 신화 만화 서적에서는 이복언니 아르테미스의 옛 부하였던 칼리스토의 이야기에 밀려 도통 등장하지 않는다.5.1.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홍은영이 집필한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1권~18권 중 단 한 권에서도 등장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리스 신화에서 등장하는 제우스의 여신 딸들 중 인지도가 가장 낮고 브리토마르티스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허다하다. 당시 만화 본편에서 올림포스 12신의 이야기만을 메인으로 다뤘고 브리토마르티스와 같은 이름이 마이너한 기타 신들에 대한 설정은 자세하게 다루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신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건 당연하다.[30]가나출판사가 홍은영과의 계약을 멋대로 해지하고 새로 고용한 서영수 작가가 새로 그린 만화로 보는 그리스 신화 특별편에서 미노스의 여인들 중 한 명으로 소개된다. 당연히 미노스의 연인도 아니고 그의 마수를 벗어나려고 누구의 도움도 없이 아홉 달 동안 고생한 순수한 성폭행 피해자인 브리토마르티스의 입장에서는 이 만화의 대사를 보는 순간 격분하여 출판사와 작가 측에 신벌을 내리거나 이복언니 아르테미스랑 함께 화살 세례를 퍼붓고도 남을 모욕적인 망언이다.[31] 그나마 다행인 건 원전에서 분명히 강간당했지만, '사랑을 나누었다'고 왜곡된 다른 여성들처럼 브리토마르티스를 미노스에게 추적당하다가 끝내 그에게 붙잡혀 조련되고 사랑에 빠지는(...) 전형적인 역할로 왜곡시키지 않았다. 여기서도 원전 내용에 따라 제우스의 딸이자 아르테미스의 추종자이며 저 멧돼지는 내가 꼭 잡고 말 거라고 호언할 만큼 사냥에 열광하고 수렵용 그물도 손쉽게 만드는 아름답고 호쾌한 여걸로 나온다. 활과 화살통을 들고 다니는 연두색 튜닉을 입은 금발의 미녀로 디자인되었다.
크레타의 숲속에서 사냥하던 중 우연히 마주치고 자신에게 한눈에 반한 미노스의 추적과 유혹을 뿌리치고 바다에 투신했다가 어부들이 던진 그물에 낚여 간신히 구출받고, 그물의 여신 '딕틴나'로 널리 추앙 받았다는 전승을 소개했다.
5.2. 홍은영의 그리스 로마 신화
마므레북 출판사에서 새로 그린 홍은영의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 중 한 권에서라도 등장을 안 한다.5.3. 만화로 읽는 초등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홍은영의 그리스 로마 신화 못지않게 현재 어린이 층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아울북 출판사에서 발간한 만화로 읽는 초등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의 13권 '도도한 여신 아르테미스의 원칙'에서도 브리토마르티스는 역시 등장하지 않는다. 차라리 칼리스토 이야기를 빼거나[32] 책 페이지 분량을 더 넓혀서 아르테미스가 미노스에게 위협을 당하던 이복여동생 브리토마르티스를 구출하여 여신으로 만든 이야기를 수록했으면 브리토마르티스의 존재와 미노스의 악랄한 행적이 이 만화를 통해서 국내 독자들에게 더 알려졌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5.4. 서사시: 요정 여왕
월터 크레인(Watler Crane)이 그린 브리토마르트의 삽화 (1900) |
여기서는 원전처럼 순결한 처녀 기사에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한 용맹스럽고 아름다운 여걸로 등장한다. 에드워드 스펜서는 브리토마르티스의 이름 중 브리토(Brito)는 영국(Britain), 마르티스(Martis)는 로마의 전쟁의 신 마르스(Mars) 혹은 '전쟁의 여신'으로 해석하여 '영국을 수호하는 전쟁의 여신'이라는 해석을 덧붙였다. 몇몇 비평가들은 스펜서가 영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성 군주들 중 한 명인 엘리자베스 1세를 브리토마르티스에 비유했다고 이해하고 있다.
여성의 정신적, 육체적 순결과 처녀성은 중세 르네상스 시대 카톨릭 전통에서 결혼보다 가장 중요시한 덕목이었다. 브리토마르트는 순결을 수호하는 기사이자 남장 여자인데 제3권 <브리토마르트와 정결의 전설>의 주인공이다. 요정여왕 글로리아나(Gloriana)의 명령에 따라 아서 왕과 힘을 합쳐 폭군 그랑도트를 쓰러뜨린 전설적인 영웅이다. 우연히 아버지의 서재로 들어갔다가 마법 거울을 통해 미래의 남편이 되는 아르테갈(Artegall)과 만나 사춘기 소녀처럼 가슴앓이를 한 끝에 사랑하는 남자 아르테갈을 찾아 모험을 떠나며 주인공 브리토마르트의 모험담을 다루고 있다.
5.4.1. Fate/Grand Order
자세한 내용은 브리토마트(Fate 시리즈) 문서 참고하십시오.5.5. 룬의 아이들 윈터러
"월넛과 이실더에 이어 나우플리온이란 말이죠. 그것 참, 한 인간의 이름을 세 개째 외워야 하다니 이만저만 불공평한 게 아닌데요."
"적당히 줄여서 불러. 나우플이라든가, 리온이라든가, 나우라든가."
"전부 다 어감이 웃기잖아요."
"너도 남의 일 말하듯 그럴 게 아니야. 이제부터 너도 새 이름이 생길 참인데, 줄이기도 곤란한 기나긴 이름이 난데없이 붙여지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하겠냐."
"예를 들면?"
"테스모폴로스라든가."
소년은 쿡, 하고 웃음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이름의 주인공이 마침 그들 앞을 지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우플리온도 방금 그를 발견하고 그렇게 말한 것이 분명했다. 이어 나우플리온은 반가워 죽겠다는 태도로 손을 흔들며 말을 걸었다.
"메달의 사제님! 좋은 아침입니다!"
테스모폴로스 쪽에서도 어물어물 손을 흔들며 답을 했다. 그가 다시 제 갈 길을 가자 나우플리온은 짓궂게 웃으며 말했다.
"저 정도면 그래도 양호한 거야. 브리토마르티스라든가, 테르크시에페이아라든가 하는 이름이 걸리면 남은 생애 동안 제대로 이름이 걸릴 기대 따위는 조용히 접고 사는 편이 좋지."
"그런 이름을 누가 기억하겠어요. 자기 자신이나 안 잊어버리면 다행일 텐데."
"날 봐. 방금 정확히 발음하는 거 못 들었어?"
"오호라, 그 두 아가씨는 도대체 누구죠?"
제대로 된 대사와 서사, 비중을 가진 등장인물이 아니라 테르크시에페이아[33]와 함께 언급한다. 고대 그리스식 명명법을 따르는 달의 섬 혹은 달의 섬의 시초인 가나폴리에 브리토마르티스라는 이름을 가진 동명이인 캐릭터가 존재하는 모양. "적당히 줄여서 불러. 나우플이라든가, 리온이라든가, 나우라든가."
"전부 다 어감이 웃기잖아요."
"너도 남의 일 말하듯 그럴 게 아니야. 이제부터 너도 새 이름이 생길 참인데, 줄이기도 곤란한 기나긴 이름이 난데없이 붙여지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하겠냐."
"예를 들면?"
"테스모폴로스라든가."
소년은 쿡, 하고 웃음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이름의 주인공이 마침 그들 앞을 지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우플리온도 방금 그를 발견하고 그렇게 말한 것이 분명했다. 이어 나우플리온은 반가워 죽겠다는 태도로 손을 흔들며 말을 걸었다.
"메달의 사제님! 좋은 아침입니다!"
테스모폴로스 쪽에서도 어물어물 손을 흔들며 답을 했다. 그가 다시 제 갈 길을 가자 나우플리온은 짓궂게 웃으며 말했다.
"저 정도면 그래도 양호한 거야. 브리토마르티스라든가, 테르크시에페이아라든가 하는 이름이 걸리면 남은 생애 동안 제대로 이름이 걸릴 기대 따위는 조용히 접고 사는 편이 좋지."
"그런 이름을 누가 기억하겠어요. 자기 자신이나 안 잊어버리면 다행일 텐데."
"날 봐. 방금 정확히 발음하는 거 못 들었어?"
"오호라, 그 두 아가씨는 도대체 누구죠?"
전민희가 집필한 1세대 판타지 소설 룬의 아이들 윈터러에서 달의 섬의 검의 사제 나우플리온이 다프넨의 이름을 받는 의식을 앞두기 전 제자이자 주인공 보리스 진네만과의 대화에서 언급된다. 보리스가 대륙식 가명인 월넛과 이실더에 이어 달의 섬식 이름이자 본명인 나우플리온까지 이름을 세 개째 외워야 하는 게 불공평하다고 까자 나우플리온은 네가 사돈 남말할 일이 아니라고 받아친다. 방금 옆을 지나가던 메달의 사제 테스모폴로스 정도는 양반이고 브리토마르티스, 테르크시에페이아처럼 길고 어려운 이름이 붙으면 앞으로 평생 제대로 된 이름으로 불릴 기대 따윈 접으라고 받아친다.[34] 이에 보리스는 브리토마르티스와 테르크시에페이아 같은 이름을 누가 기억하겠냐고 어이없어한다. 자기 이름 까먹지 않는 것만으로 다행이라고 그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자기 이름도 기억 못할 거라고 브리토마르티스와 테르크시에페이아를 함부로 뒷담까자 방금 내가 정확하게 발음하는 거 못 들었냐고 나우플리온이 대답한다. 그러니까 이름의 길이와 발음과 상관 없이 타인에 불과한 나도 정확하게 기억하는데 그 이름의 주인들인 브리토마르티스와 테르크시에페이아는 자기 이름을 정확히 기억할 것이라고 보리스에게 일갈한 것. 이에 보리스는 신기해하며 대체 그 두 아가씨들은 누구냐고 관심을 보인다.
아프리카에서는 그리스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나긴 길이를 가진 이름을 가진 사람들도 자기 이름을 기본적으로 다 기억하기 때문에 브리토마르티스든, 텔크시에페이아든, 긴 이름을 가진 이들도 당연히 자기 이름을 기억할 것이다.
5.6. 반쪽 피 캠프 연대기
Britomartis |
[1] 앙리 4세의 애첩이었던 디안 드 푸아티에에게 봉헌된 태피스트리이다. 태피스트리에서 디아나(아르테미스)로 묘사된 실제 인물은 디안이며 아르테미스처럼 초승달의 티아라와 하얀 튜닉을 입은 그녀의 신격화된 태피스트리를 짜서 아네 성에 전시했다고 전해진다.[2] 영문 위키피디아에서는 프랑스의 화가 장 쿠생 1세가 그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3] 태피스트리 상단에 프랑스어로 그림에 대해 설명하는 문장이 그려져 있다.
"자신을 강제로 취하려는 미노스 왕을 피해 브리토마르티스는 차라리 바다로 몸을 던져 생을 마감하려 한다. 이를 가엾게 여긴 디아나(아르테미스)는 그물을 만들어 그녀를 건져내어 성지로 옮겨주었다. 그때부터 그리스인들은 그녀를 딕틴나라 불렀다. 오 신성한 죽음이여, 큰 불행을 통해 세상에 고귀한 것을 선사하나니."[4] 웃기게도 제우스의 자녀로 알려진 올림포스의 12신인 아르테미스와 아테나, 아폴론, 아레스도 초기에 그리스의 올림포스 신앙이 정립되기 전까지만 해도 제우스의 딸, 아들이 아니었다.[5] 그러나 이 인간은 올림포스 12신들의 역린을 다른 쪽으로 건드려버리면서 몰락하고 말았다.[6] 하지만 제우스는 그렇다고 딸 브리토마르티스에게 일말의 부성애를 보이지 않았으며 딸이 위기에 처했을 때 제대로 도와주지도 않았다. 또다른 아들 미노스에게 9개월 넘게 끈질기게 추격당했을 때도 없어도 그만인 순결의 여신이자 올림포스 12신 중 서열이 낮은 아르테미스를 섬기는 사냥꾼인 딸 브리토마르티스보다는 크레타의 왕인 아들을 우선시하는 주의인지 할리로티오스를 죽이고 알키페를 구한 아들 아레스마냥 친히 강림해서 구해주거나 아들 미노스를 적극적으로 제지하지도 않고 그냥 방관하기만 했다. 아르테미스 역시 아홉 달 넘게 이복 여동생을 방치한 건 마찬가지였지만, 그나마 뒤늦게 제정신을 차리고 9개월 간 고생한 브리토마르티스를 구해주고 불로불사의 신으로 만들어주었기 때문에 제우스보다 훨씬 낫다.[7] 아폴론도 브리토마르티스에게는 이복 오빠이다. 대체적으로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의 남매 관계가 아폴론은 오빠, 아르테미스는 여동생으로 대중매체에서 자주 등장하지만, 전승에 따라 아폴론이 남동생, 아르테미스가 누나로 등장하기도 한다.[8] 스케리아의 공주였을 적 스케리아 섬에 표류한 오디세우스를 구해준 이후에 오디세우스의 아들인 텔레마코스와 결혼하여 이타카의 왕세자비가 되었다.[9] 트로이 왕국의 생존자들 중 한 명이자 후일 로마의 시조가 되는 로물루스와 레무스의 조상이 되는 아이네이아스와 결혼하여 라비니움의 왕비가 된다.[10] 알케스티스는 남편이자 테살리아의 왕 아드메토스의 병을 대신 짊어져 죽으려고 했지만, 때마침 테살리아를 방문한 헤라클레스가 그녀의 목숨을 거두려고 찾아온 죽음의 신 타나토스를 내쫓아준 덕분에 운명을 거슬러 되살아나고 남편과 행복한 여생을 살게 되었다.[11] 남편 오디세우스가 포세이돈의 저주와 증오 속에 20년을 지중해에서 방랑할 때 이타카 궁 안에서 구혼자들에게 시달리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오디세우스만을 기다리다가, 마침내 돌아온 남편과 재회하여 남은 여생을 행복하게 살았다.[12] 메데이아는 자길 이용하고 버린 이아손과의 두 아들과 그의 새로운 약혼녀 글라우케와 장인 크레온까지 다 죽이고 난 후 아이게우스의 왕후가 되어 살다가 테세우스의 귀환으로 버림 받은 이후 콜키스로 돌아가 왕위를 장악한 페르세스를 무찌르고 아버지의 복위를 도왔다. 그리고 아이게우스와의 아들 메도스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필요 없어졌다는 이유로 버리거나 죽이지 않고 왕태자로 키워서 나름대로 속죄도 하고 왕대비로서 호강을 누렸다. 그리고 엘리시온으로 가서 아킬레우스와 결혼을 하여 부부 관계가 되었다는 전승도 있다.[13] 열에 아홉은 강간과 성폭행 피해자로 등장하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그리스 여인들 중 아버지 아레스로부터 구출을 받고 무죄 판결까지 받은 유일한 여인이다.[14] 남동생 오레스테스가 클리타임네스트라와 아이기스토스의 살해 위협을 피해 망명을 받아준 포키스 왕국의 왕자 필라데스와 결혼하여 왕자비가 되었고, 부군인 필라데스가 왕이 되자 왕비가 되어 왕위를 이을 아들인 메돈과 스트로피오스 형제를 낳아 왕후로서 행복하게 살았다.[15] 본래는 인간 공주였으나 브리토마르티스와 마찬가지로 여신이 되었다.[16] 브리토마르티스가 나약하고 힘 없는 호구라서 도망만 다닌 건 아니고 미노스의 신분 때문에 죽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제우스와 에우로페의 장남에다가 개인적으로는 음탕하고 흉악한 쓰레기지만 공적으로는 제우스에게 가장 총애 받는 인간 아들 중 한 명에 크레타 문명을 크게 부흥시킨 명군을 함부로 죽였다간 오히려 브리토마르티스 본인의 신변이 위험해질 수 있었다. 거기다 몇몇 예외를 빼면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영웅이나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리지 않고 십중팔구 사랑이나 히스테리에 미친 나약하고 어리석은 부정적인 평면적인 장치로 그리기 일쑤였던 고대 그리스의 남성우월주의와 성차별 문화를 생각하면 더더욱.[17] 크레타 섬의 사제 카르마노르의 아들이자 쟁기질의 수호신이기도 한 에우불로스의 딸이다.[18] 브리토마르티스와 미노스 둘 다 크레타 섬 출신이며 제우스가 인간 여자와 관계를 맺어 낳은 사생아들이니 이복 남매 지간이다. 즉, 근친상간하자는 망언을 퍼부은 것인데 남매건 남이건 간에 미노스는 브리토마르티스의 의사를 싹 무시하고 강간하려 든 희대의 악인이자 극악무도한 개쓰레기란 사실은 변함없다. 참고로 미노스는 자신의 딸 아카칼리스가 아폴론과의 사이에서 낳은 외손자인 밀레토스에게도 구애한 전적이 있다.[19] 남편 미노스의 바람기와 엽색 행각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분노한 파시파에는 미리 익혀둔 주술과 마법을 써서 미노스가 자신 이외의 여성과 관계할 때마다 정액이 아니라 독사, 전갈, 지네를 싸게 만들어 동침하던 여성의 자궁을 망가뜨려 죽음에 이르는 저주를 걸었다. 파시파에 본인은 태양신 헬리오스의 딸인 어엿한 반신에 불사신이라 저주에 해당되지 않는다.[20] 당시 델로스 섬은 아폴론과 아르테미스 남매와 레토를 모시던 종교적 성지였다. 어머니였던 레토가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를 출산한 장소였기 때문.[21] 아티카 지역의 브라우론(Brauron)에 있는 아르테미스 신전으로 가려고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22] 다만 다른 전승에 의하면 안드로메데스를 비롯한 어부들이 이끄는 어선에서 던진 그물에 우연히 낚여 구출되었고, 그물에 걸려 어부들과 마주친 브리토마르티스는 엄청 큰 물고기가 아닌 웬 아름다운 여신이 나타났다고 환호성을 지르는 어부들에게 둘러싸이며 '딕틴나'로 칭송 받았다고 한다.[23] 주인공이자 이타카의 국왕이던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 당시 아르테미스가 지지했던 트로이와 싸운 그리스 연합군의 지휘관이었지만 전쟁 초기 자신이 아끼는 사슴을 쏴 죽이고 신성모독까지 저지른 그리스 연합군의 최고 사령관 아가멤논과 달리 전쟁 기간 내내 아르테미스를 모욕한 적이 없었기에 트로이가 멸망하고 포세이돈의 진노로 부하 군사와 군선들을 모두 잃고 칼립소에게 억류당해 고국 이타카에 돌아가지 못하던 오디세우스의 귀향을 지지할 것을 아버지 제우스한테 호소한 이복언니 아테나의 탄원에 아르테미스는 동의를 표하며 오디세우스에게 힘을 실어줬다.[24] 이복오빠였던 아레스가 딸 알키페를 겁탈하려던 포세이돈의 아들 할리로티오스를 검으로 참수해 죽이고 포세이돈과 재판까지 가게 되자 재판 당시 아르테미스는 딸의 순결을 지키기 위해서 정당방위적인 행동을 했다며 적극적으로 아레스를 변호했다.[25] 강의 신 아소포스의 딸이자 아킬레우스의 증조할머니인 님프 아이기나가 제우스에게 강간당하고 아들 아이아코스를 낳은 곳이다. 아이기나는 사생아 아이아코스를 낳고 섬을 떠났으며, 아이아코스는 자신이 태어난 고국의 이름을 '아이기나'로 바꿔 통치했다.[26] 헬리오스는 자신에게 항상 훌륭한 제물을 바치는 미노스를 기특하게 여겨 자신과 페르세이스 사이에 태어난 예쁜 딸이자 여신 파시파에를 아내로 맞이하게 해줬다. 미노스는 처음에는 헬리오스에게 감사해하며 파시파에를 자신의 정실부인이자 본처로 여기며 사랑했지만 곧 이걸로 만족하지 않고 수많은 여자들과 바람을 피우거나 강간과 불륜을 저질러 아내와 장인을 한꺼번에 모욕했기 때문이다. 거기다 미노스 본인이 포세이돈이 제물로 바치라고 만들어준 흰 소에 대한 소유욕을 못 버리고 평범한 소를 제물로 바친 탓에 약속을 어긴 것에 분노한 포세이돈이 파시파에에게 잔혹한 저주를 내렸고, 이는 파시파에가 수간을 저지르고 미노타우로스라는 끔찍한 괴물을 낳은 어머니라는 오명을 짊어지게 만들었다. 남편을 잘못 만나 인생이 불행해진 불쌍한 파시파에는 결국 병에 걸려 죽거나 자살했다. 외삼촌이자 테베의 시조 카드모스가 이후 불행에 빠졌지만 운 좋게 아레스와 아프로디테의 딸이자 조화의 여신 하르모니아와 결혼한 후로도 바람을 피우지 않고 오직 그녀에게 충실하게 살았으며, 결국 신들의 인정을 받아 하르모니아와 함께 엘리시온에 들어간 것과 대조적이다.[27] 파시파에 왕비는 포세이돈의 저주를 받아 흰 소와 수간하여 미노타우로스를 낳았고, 크레타의 백성들을 잡아먹는 괴물로 성장했다. 황소와의 불륜으로 괴물을 낳은 부정한 여자라는 오명을 받으며 병을 얻고 죽었다. 아들인 안드로게오스는 아테네의 왕 아이게우스가 개최한 운동 경기에 참가해 우승했지만, 황소와 맞붙다가 죽었고, 큰딸 아리아드네는 아테네의 왕자 테세우스를 따라 아버지를 배신하다 테세우스에게 배신당하고 우여곡절 끝에 낙소스 섬의 주신 디오니소스의 부인이 되었다. 작은딸 파이드라는 크레타와 아테네의 화해의 상징으로서 아테네에 시집을 가 테세우스의 계비로 살다가 의붓아들 히폴리토스에게 앙심을 품은 아프로디테에게 이용당해 비참하게 자살하였다. 미노스 본인은 테세우스와 아리아드네를 도운 혐의로 다이달로스를 미로 속에 가뒀지만 그가 탈출하자 시칠리아 섬까지 찾아가서 복수하려 했지만, 결국 치밀한 복수를 준비한 다이달로스의 계략으로 부글부글 끓어오르기 시작한 온천물에 전신 화상을 입고 죽었다.[28] 그나마 끝까지 살아남은 아들 카트레우스가 미노스의 왕위를 이었지만, 그 역시 자식들 중 한 명에게 죽임당할 거라는 신탁에 평생 두려움 속에 살았다. 이 중 딸 아에로페는 저주로 가득 찬 아트레이드 왕가의 시조 아트레우스와 결혼해 아가멤논과 메넬라오스, 아낙시비아를 낳았지만, 시동생 티에스테스와 불륜을 저지르고 남편이 숨긴 황금 양을 티에스테스에게 넘겨줬다가 이를 들켜서 아트레우스의 손에 비참하게 죽었다. 클리메네는 나우플리오스 2세와 결혼해 팔라메데스를 비롯한 아들들을 낳지만, 팔라메데스는 오디세우스 때문에 내통자 누명을 쓰고 아가멤논과 병사들에게 살해당했다. 오빠 알타이메네스를 따라 로도스 섬에 살게 된 공주 아페모시네는 헤르메스에게 강간당해 순결을 잃었다는 이유로 오빠 알타이메네스에게 처참하게 압사당했다. 이렇게 자식들을 노예 상인 나우플리오스 2세에게 팔아치우거나 먼 곳으로 추방시키면서 외롭게 살다가 아들 알타이메네스에게 왕위를 물려주려고 로도스 섬으로 갔다가 적인 줄 알고 창을 던진 알타이메네스에게 죽임당하고 만다. 그제야 자기가 아버지를 죽였음을 확인한 알타이메네스는 절망한 나머지 삶을 포기하고 명계로 떨어진다.[29] 아에로페의 아들 아가멤논도 탄탈로스 2세를 죽이고 클리타임네스트라를 강제로 부인으로 삼고, 이피게네이아를 아르테미스에게 제물로 바친 대가로 클리타임네스트라와 아이기스토스에게 살해당했다. 미노스의 손자이자 데우칼리온의 아들 이도메네우스는 포세이돈에게 험한 풍랑을 잠재워준 대가로 처음 보는 생물을 제물로 바치겠다고 약속하는 바람에 자기 친아들을 제물로 바치고 추방당한다. 온 집안에 얽힌 크레타 왕가의 저주는 미노스의 고손주들인 이피게네이아, 엘렉트라, 오레스테스 삼남매의 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종지부를 찍을 수 있었다. 크레타 왕가도 테베 왕가와 아트레이드 왕가와 비교해도 꿀릴 것 없는 막장성과 비극성을 자랑하는 가문인 셈.[30] 사실 제우스의 여신 딸은 올림포스의 12신의 일원인 전쟁의 여신 아테나와 달의 여신인 아르테미스를 제외하면 다른 나머지 딸들인 사냥의 여신 브리토마르티스나 청춘의 여신 헤베, 출산의 여신 에일레이튀이아는 그리스 신화를 오타쿠 수준으로 아는 사람들 제외하면 대부분은 모르거나 생소해하는 이들이 많다.[31] 실제로 아르테미스는 어머니 레토가 니오베라는 인간 여성으로부터 모욕당하자 오빠 아폴론과 함께 지상계로 내려가서 니오베의 자식들을 활로 쏴서 학살하며 자신의 가족이 모욕당하는 걸 혐오했던 여신이었다.[32] 대체적으로 그리스 신화 매니아들 사이에서도 굉장히 어둡고 욕을 먹는 에피소드인지라 누락되어도 상관이 없다.[33] Thelxiepeia. 세이렌 중 한 명으로 이름의 뜻은 '매혹적인 여인'. 아글라오페, 피시오네와 셋이서 자매지간이다. 혹은 테르크시에페이아가 아니라 텔크시오페(매혹적인 목소리, Thelxiope), 파르테노페(처녀의 목소리, Parthenope), 리기아, 레우코시아와 더불어 넷으로 구성된 자매라는 전승도 있다.[34] 그런데 나우플리온이 예시로 든 이름들 중 브리토마르티스와 테르크시에페이아는 여자 이름이다. 차라리 아스클레피오스나 네오프톨레모스, 페이시스트라토스를 언급하는 게 나았을 것이다.
"자신을 강제로 취하려는 미노스 왕을 피해 브리토마르티스는 차라리 바다로 몸을 던져 생을 마감하려 한다. 이를 가엾게 여긴 디아나(아르테미스)는 그물을 만들어 그녀를 건져내어 성지로 옮겨주었다. 그때부터 그리스인들은 그녀를 딕틴나라 불렀다. 오 신성한 죽음이여, 큰 불행을 통해 세상에 고귀한 것을 선사하나니."[4] 웃기게도 제우스의 자녀로 알려진 올림포스의 12신인 아르테미스와 아테나, 아폴론, 아레스도 초기에 그리스의 올림포스 신앙이 정립되기 전까지만 해도 제우스의 딸, 아들이 아니었다.[5] 그러나 이 인간은 올림포스 12신들의 역린을 다른 쪽으로 건드려버리면서 몰락하고 말았다.[6] 하지만 제우스는 그렇다고 딸 브리토마르티스에게 일말의 부성애를 보이지 않았으며 딸이 위기에 처했을 때 제대로 도와주지도 않았다. 또다른 아들 미노스에게 9개월 넘게 끈질기게 추격당했을 때도 없어도 그만인 순결의 여신이자 올림포스 12신 중 서열이 낮은 아르테미스를 섬기는 사냥꾼인 딸 브리토마르티스보다는 크레타의 왕인 아들을 우선시하는 주의인지 할리로티오스를 죽이고 알키페를 구한 아들 아레스마냥 친히 강림해서 구해주거나 아들 미노스를 적극적으로 제지하지도 않고 그냥 방관하기만 했다. 아르테미스 역시 아홉 달 넘게 이복 여동생을 방치한 건 마찬가지였지만, 그나마 뒤늦게 제정신을 차리고 9개월 간 고생한 브리토마르티스를 구해주고 불로불사의 신으로 만들어주었기 때문에 제우스보다 훨씬 낫다.[7] 아폴론도 브리토마르티스에게는 이복 오빠이다. 대체적으로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의 남매 관계가 아폴론은 오빠, 아르테미스는 여동생으로 대중매체에서 자주 등장하지만, 전승에 따라 아폴론이 남동생, 아르테미스가 누나로 등장하기도 한다.[8] 스케리아의 공주였을 적 스케리아 섬에 표류한 오디세우스를 구해준 이후에 오디세우스의 아들인 텔레마코스와 결혼하여 이타카의 왕세자비가 되었다.[9] 트로이 왕국의 생존자들 중 한 명이자 후일 로마의 시조가 되는 로물루스와 레무스의 조상이 되는 아이네이아스와 결혼하여 라비니움의 왕비가 된다.[10] 알케스티스는 남편이자 테살리아의 왕 아드메토스의 병을 대신 짊어져 죽으려고 했지만, 때마침 테살리아를 방문한 헤라클레스가 그녀의 목숨을 거두려고 찾아온 죽음의 신 타나토스를 내쫓아준 덕분에 운명을 거슬러 되살아나고 남편과 행복한 여생을 살게 되었다.[11] 남편 오디세우스가 포세이돈의 저주와 증오 속에 20년을 지중해에서 방랑할 때 이타카 궁 안에서 구혼자들에게 시달리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오디세우스만을 기다리다가, 마침내 돌아온 남편과 재회하여 남은 여생을 행복하게 살았다.[12] 메데이아는 자길 이용하고 버린 이아손과의 두 아들과 그의 새로운 약혼녀 글라우케와 장인 크레온까지 다 죽이고 난 후 아이게우스의 왕후가 되어 살다가 테세우스의 귀환으로 버림 받은 이후 콜키스로 돌아가 왕위를 장악한 페르세스를 무찌르고 아버지의 복위를 도왔다. 그리고 아이게우스와의 아들 메도스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필요 없어졌다는 이유로 버리거나 죽이지 않고 왕태자로 키워서 나름대로 속죄도 하고 왕대비로서 호강을 누렸다. 그리고 엘리시온으로 가서 아킬레우스와 결혼을 하여 부부 관계가 되었다는 전승도 있다.[13] 열에 아홉은 강간과 성폭행 피해자로 등장하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그리스 여인들 중 아버지 아레스로부터 구출을 받고 무죄 판결까지 받은 유일한 여인이다.[14] 남동생 오레스테스가 클리타임네스트라와 아이기스토스의 살해 위협을 피해 망명을 받아준 포키스 왕국의 왕자 필라데스와 결혼하여 왕자비가 되었고, 부군인 필라데스가 왕이 되자 왕비가 되어 왕위를 이을 아들인 메돈과 스트로피오스 형제를 낳아 왕후로서 행복하게 살았다.[15] 본래는 인간 공주였으나 브리토마르티스와 마찬가지로 여신이 되었다.[16] 브리토마르티스가 나약하고 힘 없는 호구라서 도망만 다닌 건 아니고 미노스의 신분 때문에 죽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제우스와 에우로페의 장남에다가 개인적으로는 음탕하고 흉악한 쓰레기지만 공적으로는 제우스에게 가장 총애 받는 인간 아들 중 한 명에 크레타 문명을 크게 부흥시킨 명군을 함부로 죽였다간 오히려 브리토마르티스 본인의 신변이 위험해질 수 있었다. 거기다 몇몇 예외를 빼면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영웅이나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리지 않고 십중팔구 사랑이나 히스테리에 미친 나약하고 어리석은 부정적인 평면적인 장치로 그리기 일쑤였던 고대 그리스의 남성우월주의와 성차별 문화를 생각하면 더더욱.[17] 크레타 섬의 사제 카르마노르의 아들이자 쟁기질의 수호신이기도 한 에우불로스의 딸이다.[18] 브리토마르티스와 미노스 둘 다 크레타 섬 출신이며 제우스가 인간 여자와 관계를 맺어 낳은 사생아들이니 이복 남매 지간이다. 즉, 근친상간하자는 망언을 퍼부은 것인데 남매건 남이건 간에 미노스는 브리토마르티스의 의사를 싹 무시하고 강간하려 든 희대의 악인이자 극악무도한 개쓰레기란 사실은 변함없다. 참고로 미노스는 자신의 딸 아카칼리스가 아폴론과의 사이에서 낳은 외손자인 밀레토스에게도 구애한 전적이 있다.[19] 남편 미노스의 바람기와 엽색 행각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분노한 파시파에는 미리 익혀둔 주술과 마법을 써서 미노스가 자신 이외의 여성과 관계할 때마다 정액이 아니라 독사, 전갈, 지네를 싸게 만들어 동침하던 여성의 자궁을 망가뜨려 죽음에 이르는 저주를 걸었다. 파시파에 본인은 태양신 헬리오스의 딸인 어엿한 반신에 불사신이라 저주에 해당되지 않는다.[20] 당시 델로스 섬은 아폴론과 아르테미스 남매와 레토를 모시던 종교적 성지였다. 어머니였던 레토가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를 출산한 장소였기 때문.[21] 아티카 지역의 브라우론(Brauron)에 있는 아르테미스 신전으로 가려고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22] 다만 다른 전승에 의하면 안드로메데스를 비롯한 어부들이 이끄는 어선에서 던진 그물에 우연히 낚여 구출되었고, 그물에 걸려 어부들과 마주친 브리토마르티스는 엄청 큰 물고기가 아닌 웬 아름다운 여신이 나타났다고 환호성을 지르는 어부들에게 둘러싸이며 '딕틴나'로 칭송 받았다고 한다.[23] 주인공이자 이타카의 국왕이던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 당시 아르테미스가 지지했던 트로이와 싸운 그리스 연합군의 지휘관이었지만 전쟁 초기 자신이 아끼는 사슴을 쏴 죽이고 신성모독까지 저지른 그리스 연합군의 최고 사령관 아가멤논과 달리 전쟁 기간 내내 아르테미스를 모욕한 적이 없었기에 트로이가 멸망하고 포세이돈의 진노로 부하 군사와 군선들을 모두 잃고 칼립소에게 억류당해 고국 이타카에 돌아가지 못하던 오디세우스의 귀향을 지지할 것을 아버지 제우스한테 호소한 이복언니 아테나의 탄원에 아르테미스는 동의를 표하며 오디세우스에게 힘을 실어줬다.[24] 이복오빠였던 아레스가 딸 알키페를 겁탈하려던 포세이돈의 아들 할리로티오스를 검으로 참수해 죽이고 포세이돈과 재판까지 가게 되자 재판 당시 아르테미스는 딸의 순결을 지키기 위해서 정당방위적인 행동을 했다며 적극적으로 아레스를 변호했다.[25] 강의 신 아소포스의 딸이자 아킬레우스의 증조할머니인 님프 아이기나가 제우스에게 강간당하고 아들 아이아코스를 낳은 곳이다. 아이기나는 사생아 아이아코스를 낳고 섬을 떠났으며, 아이아코스는 자신이 태어난 고국의 이름을 '아이기나'로 바꿔 통치했다.[26] 헬리오스는 자신에게 항상 훌륭한 제물을 바치는 미노스를 기특하게 여겨 자신과 페르세이스 사이에 태어난 예쁜 딸이자 여신 파시파에를 아내로 맞이하게 해줬다. 미노스는 처음에는 헬리오스에게 감사해하며 파시파에를 자신의 정실부인이자 본처로 여기며 사랑했지만 곧 이걸로 만족하지 않고 수많은 여자들과 바람을 피우거나 강간과 불륜을 저질러 아내와 장인을 한꺼번에 모욕했기 때문이다. 거기다 미노스 본인이 포세이돈이 제물로 바치라고 만들어준 흰 소에 대한 소유욕을 못 버리고 평범한 소를 제물로 바친 탓에 약속을 어긴 것에 분노한 포세이돈이 파시파에에게 잔혹한 저주를 내렸고, 이는 파시파에가 수간을 저지르고 미노타우로스라는 끔찍한 괴물을 낳은 어머니라는 오명을 짊어지게 만들었다. 남편을 잘못 만나 인생이 불행해진 불쌍한 파시파에는 결국 병에 걸려 죽거나 자살했다. 외삼촌이자 테베의 시조 카드모스가 이후 불행에 빠졌지만 운 좋게 아레스와 아프로디테의 딸이자 조화의 여신 하르모니아와 결혼한 후로도 바람을 피우지 않고 오직 그녀에게 충실하게 살았으며, 결국 신들의 인정을 받아 하르모니아와 함께 엘리시온에 들어간 것과 대조적이다.[27] 파시파에 왕비는 포세이돈의 저주를 받아 흰 소와 수간하여 미노타우로스를 낳았고, 크레타의 백성들을 잡아먹는 괴물로 성장했다. 황소와의 불륜으로 괴물을 낳은 부정한 여자라는 오명을 받으며 병을 얻고 죽었다. 아들인 안드로게오스는 아테네의 왕 아이게우스가 개최한 운동 경기에 참가해 우승했지만, 황소와 맞붙다가 죽었고, 큰딸 아리아드네는 아테네의 왕자 테세우스를 따라 아버지를 배신하다 테세우스에게 배신당하고 우여곡절 끝에 낙소스 섬의 주신 디오니소스의 부인이 되었다. 작은딸 파이드라는 크레타와 아테네의 화해의 상징으로서 아테네에 시집을 가 테세우스의 계비로 살다가 의붓아들 히폴리토스에게 앙심을 품은 아프로디테에게 이용당해 비참하게 자살하였다. 미노스 본인은 테세우스와 아리아드네를 도운 혐의로 다이달로스를 미로 속에 가뒀지만 그가 탈출하자 시칠리아 섬까지 찾아가서 복수하려 했지만, 결국 치밀한 복수를 준비한 다이달로스의 계략으로 부글부글 끓어오르기 시작한 온천물에 전신 화상을 입고 죽었다.[28] 그나마 끝까지 살아남은 아들 카트레우스가 미노스의 왕위를 이었지만, 그 역시 자식들 중 한 명에게 죽임당할 거라는 신탁에 평생 두려움 속에 살았다. 이 중 딸 아에로페는 저주로 가득 찬 아트레이드 왕가의 시조 아트레우스와 결혼해 아가멤논과 메넬라오스, 아낙시비아를 낳았지만, 시동생 티에스테스와 불륜을 저지르고 남편이 숨긴 황금 양을 티에스테스에게 넘겨줬다가 이를 들켜서 아트레우스의 손에 비참하게 죽었다. 클리메네는 나우플리오스 2세와 결혼해 팔라메데스를 비롯한 아들들을 낳지만, 팔라메데스는 오디세우스 때문에 내통자 누명을 쓰고 아가멤논과 병사들에게 살해당했다. 오빠 알타이메네스를 따라 로도스 섬에 살게 된 공주 아페모시네는 헤르메스에게 강간당해 순결을 잃었다는 이유로 오빠 알타이메네스에게 처참하게 압사당했다. 이렇게 자식들을 노예 상인 나우플리오스 2세에게 팔아치우거나 먼 곳으로 추방시키면서 외롭게 살다가 아들 알타이메네스에게 왕위를 물려주려고 로도스 섬으로 갔다가 적인 줄 알고 창을 던진 알타이메네스에게 죽임당하고 만다. 그제야 자기가 아버지를 죽였음을 확인한 알타이메네스는 절망한 나머지 삶을 포기하고 명계로 떨어진다.[29] 아에로페의 아들 아가멤논도 탄탈로스 2세를 죽이고 클리타임네스트라를 강제로 부인으로 삼고, 이피게네이아를 아르테미스에게 제물로 바친 대가로 클리타임네스트라와 아이기스토스에게 살해당했다. 미노스의 손자이자 데우칼리온의 아들 이도메네우스는 포세이돈에게 험한 풍랑을 잠재워준 대가로 처음 보는 생물을 제물로 바치겠다고 약속하는 바람에 자기 친아들을 제물로 바치고 추방당한다. 온 집안에 얽힌 크레타 왕가의 저주는 미노스의 고손주들인 이피게네이아, 엘렉트라, 오레스테스 삼남매의 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종지부를 찍을 수 있었다. 크레타 왕가도 테베 왕가와 아트레이드 왕가와 비교해도 꿀릴 것 없는 막장성과 비극성을 자랑하는 가문인 셈.[30] 사실 제우스의 여신 딸은 올림포스의 12신의 일원인 전쟁의 여신 아테나와 달의 여신인 아르테미스를 제외하면 다른 나머지 딸들인 사냥의 여신 브리토마르티스나 청춘의 여신 헤베, 출산의 여신 에일레이튀이아는 그리스 신화를 오타쿠 수준으로 아는 사람들 제외하면 대부분은 모르거나 생소해하는 이들이 많다.[31] 실제로 아르테미스는 어머니 레토가 니오베라는 인간 여성으로부터 모욕당하자 오빠 아폴론과 함께 지상계로 내려가서 니오베의 자식들을 활로 쏴서 학살하며 자신의 가족이 모욕당하는 걸 혐오했던 여신이었다.[32] 대체적으로 그리스 신화 매니아들 사이에서도 굉장히 어둡고 욕을 먹는 에피소드인지라 누락되어도 상관이 없다.[33] Thelxiepeia. 세이렌 중 한 명으로 이름의 뜻은 '매혹적인 여인'. 아글라오페, 피시오네와 셋이서 자매지간이다. 혹은 테르크시에페이아가 아니라 텔크시오페(매혹적인 목소리, Thelxiope), 파르테노페(처녀의 목소리, Parthenope), 리기아, 레우코시아와 더불어 넷으로 구성된 자매라는 전승도 있다.[34] 그런데 나우플리온이 예시로 든 이름들 중 브리토마르티스와 테르크시에페이아는 여자 이름이다. 차라리 아스클레피오스나 네오프톨레모스, 페이시스트라토스를 언급하는 게 나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