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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베를린 구상 |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으로, 2017년 7월에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베를린 구상’에서 기초하여 구축된 정책 기조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목표는 남북간 적대적 긴장과 전쟁 위협을 없애고, 한반도에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과거 이명박 정부가 비핵/개방 3000[1]을 통해 일종의 자본시장적 거래를 통한 유도를 추진하려 했던 것이나, 박근혜 정부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통해 남북한 사이에서의 신뢰 구축을 기도했던 것과는 또 다르게 남북관계와 함께 북미관계의 진전에도 방점을 둔다는 점이 과거와 다른 특징 중 하나다.
그리고 앞선 민주당계 정부인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시행했던 햇볕정책과의 차이도 존재하는데, 당시와는 다르게 본격적인 남북 사이의 교류가 부족하여, 자연스레 인도적 지원을 비롯한 모든 대북 지원 사업들 자체가 문민정부 이래로 앞선 모든 정부 중에 역대 최소치를 기록하고 있다.[2]
2. 경과
2017년은 새해부터 대통령의 권한 정지와 탄핵으로 남북관계를 이끌 수 없는 혼란한 상황이었다. 북미 정상은 서로를 “늙다리”, “로켓맨”으로 비방하고, 북미 간에 갈등이 격화되는 국면에 있었다. 그 해 5월에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7월 베를린 구상을 발표하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입안하게 되었다.이후 2018년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북측 대표단이 방남하면서 본격적인 대화 국면에 들어가게 되었다. 4월에 남북정상이 11년만에 만나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으며, 이로 인해 평양시간의 폐기가 결정되었다. 5월에도 만나 상시적 대화를 강조했다. 그리고 6월에는 사상 최초로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만나 센토사 합의를 체결했으며, 그 해 9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방북하여, 9월 평양공동선언을 맺었다.
다만, 훈풍이 가득했던 2018년을 지나, 2019년부터는 점차 미묘한 분위기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2월에 많은 기대를 받았던 북미정상회담이 하노이에서 결렬되면서, 무난히 이어지던 평화 국면이 틀어지게 되었다. 6월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를 깜짝 방문하면서, 남북미 정상이 최초로 만나며, 실무 협상의 재개를 시작했으나 신통치 않았다.
이후 2020년에는 코로나19의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방역 체계가 미비한 북한은 매우 극단적이고 배타적인 방역 정책으로 사실상의 국가 전체의 폐쇄 정책을 시작함에 따라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 모두 접촉이 일어나기 어려워졌다. 그러면서 경제적 고립 상태가 지속된 것에 불만을 가진 북한은 판문점 선언 당시 상호 간에 삐라를 보내지 않기로 했던 조항을 통해 남한의 민간단체가 보내는 대북전단을 도발로 규정하고,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이로 인해 2016년 끊겼다가, 판문점 선언 이후 복구되었던 남북 연락선이 다시 중단되었고, 경색 국면에 진입하게 되었다.
2021년 초에도 앞선 경색 국면이 이어지다가, 7월에 남북정상 간 친서 교환으로 남북연락선이 다시 복원되었다.[3] 9월 UN 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경색 국면의 돌파를 위해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의 3자 내지 4자가 모인 종전선언을 제안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을 지원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기도 했다. 이후 북한은 종전선언에 대해서 흥미로운 발상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자신들에게 오는 이중 기준[4]의 철폐를 선결 조건으로 삼았고, 이후 별 다른 표면적 입장 발표가 없었다.
2022년에는 1월부터 북한이 7차례에 걸친 미사일 시험 발사로 경색 국면이 유지되었고, 3월 제20대 대선에서 강경한 대북정책을 표방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서, 윤석열 정부로 이양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4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관계의 안정적 인계를 기대하면서, 북측에 친서를 보냈고, 이후 김정은의 명의로 화답 친서를 받았다.[5] 남북 정상은 친서를 통해 그간 합의되었던 선언들[6]에 대한 존중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2022년 5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였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윤석열 정부 출범에 따라 자연스레 종료되었다.
3. 평가
- 문재인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자신의 자서전 ‘변방에서 중심으로’를 통해 재임 기간 행했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자평했다. 그러면서 남북합의 무용론에 대한 비판적인 자신의 견해를 남겼다. 비록 하노이 회담 결렬로 최종적 수확을 내지는 못한 것은 아쉬웠으나 역대 최다 남북정상회담과 최초의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견인하는 등 “우리가 여기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경험과 가능성, 그리고 보다 진전된 합의를 다음 정부들에 남긴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기본합의서나 6.15, 10.4 공동선언 등 앞선 남북 합의에 기초해 더 큰 합의로 나아갈 수 있었듯 추후 대화 국면이 열려 남북의 협상이 이어지게 된다면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이 더 진전된 합의를 만들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이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과 유사해보이지만, 주변국의 이해를 구하는 치밀한 외교술을 생략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문 정부가 충분한 사전 정지 작업 없이 남북 교류를 중심으로 추진한 것이 미·북 회담의 결렬 등으로 이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
- 중앙일보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던 종전선언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지하던 상황이었지만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 아베 총리가 직접 백악관에 찾아가 '북한에게 양보하지 말라'는 등의 설득했고 종전선언은 결국 무산됐다면서, 이처럼 미국의 대북정책 결정 과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일본을 제대로 설득하지 않고 패싱(passing)한다면 한국 주도의 대북 정책이 힘을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
4. 관련 문서
[1]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면 국민소득 3000달러가 될수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대북정책. 북한의 확실한 비핵화 이전에는 지원이나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先비핵화 後개방 기조.[2] 이러한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국방비를 매우 증가시켰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우스개소리로 화전양면적 대북정책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3] 다만 이후 한미군사훈련을 이유로 8월에 다시 중단되었으나, 10월에 복구되었다.[4] 한미의 군사훈련은 안보로 취급하고, 자신들의 군사 개발을 도발로 취급한다면서 북한은 이를 이중 기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5] 경색 국면을 거쳤지만, 남북 정상 간의 핫라인이 유지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6] 판문점 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