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02 17:11:17

우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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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우박 01.jpg
적층구조가 발달한 우박의 단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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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박이 내리는 숲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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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원리3. 특징4. 재해5.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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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우박(, hail)이란 빙정(氷晶) 주변에 차가운 물방울이 얼어붙어 지상에 떨어지는 얼음덩어리 가운데 지름 5mm 이상의, 확연히 구별할 수 있는 것을 가리킨다. 또한, 그러한 얼음덩어리가 내리는 기상 현상 자체나 자연재해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고유어로는 '누리'라고 한다.

2. 원리

가 만들어지는 높은 하늘은 기온이 매우 낮기 때문에 공기 중에 빙정이라는 아주 작은 얼음 결정이 떠다닌다. 이 얼음 결정은 근처의 수증기 또는 과냉각 물방울을 흡수하면서 점점 크기가 커지는데, 일정 크기 이상이 되면 이들은 자신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지상으로 떨어지게 된다. 평소대로라면 이 얼음 조각은 매우 작으므로 떨어지면서 녹아 가 되는데, 지상의 기온이 낮아 미처 녹지 못하면 이 된다. 애매한 경우 진눈깨비가 된다.

문제는 이 얼음 결정이 강한 상승기류를 만났을 때이다.[1] 이 경우 이 얼음 결정은 떨어지다 말고 상승기류에 떠밀려 올라가서 계속 수증기를 흡수하며 점점 더 굵어진다. 하지만 얼음 조각이 계속 몸집을 불려 나가면 나중에는 떨어지는 법이다. 그러다 상승기류가 약해지거나 상승기류로도 더 이상 올릴 수 없을 정도로 무거워지면 그제서야 이 얼음 덩어리는 녹지도 않고 지상으로 덩어리째 떨어지는데, 이것이 바로 우박이다.

한 마디로 말해, 땅으로 내려가야 할 얼음조각이 내려가지 않고 상승기류를 타고 공중에서 오르락 내리락 하며 뻗대다가 지나치게 커지게 되어 생긴 얼음덩어리가 바로 우박인 것이다. 실제로 우박을 반으로 잘라보면 불투명한 핵을 중심으로 투명한 얼음층과 불투명한 얼음층이 교대로 나타나서 마치 자른 나무나이테와 비슷한 무늬를 이루는 것이 보이는데 이것은 곧 우박이 공중에서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크기를 키우는 특성에서 기인한다. 그 오르락내리락하는 과정에서 우박끼리 서로 충돌하기도 하고 엉겨붙기도 하는데, 결과적으로 이런 우박들은 비정형적이고 울퉁불퉁한 아메바 같은 모양을 띠게 된다.

3. 특징

얼음이지만 눈과는 달리 늦~초여름이나 가을에 잦다. 왜냐하면 윗 문단에서 밝혔듯이 우박이 만들어질 조건은 얼음 조각을 공중에 붙잡을 수 있을 만한 강한 '상승 기류'이지, '낮은 기온'과는 별로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어차피 이런 게 생성되는 높은 하늘은 해발고도 수천 미터 높이라 계절에 관계없이 기온이 낮기도 하고, 상승기류는 서로 다른 성격의 공기가 만나서 생긴 다툼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겨울에는 차가운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만나지 않고 차가운 공기만 계속 머물러 있으므로 상승기류가 생길 이유가 없어서 우박이 생길 조건이 형성되지 못한다. 반면 초여름이나 가을에는 원래 있던 공기가 물러가고 새로운 공기가 다가오면서 차가운 공기와 뜨거운 공기가 만나는 경우가 많아진다. 따라서 계절의 중간보다는 환절기에, 특히 초여름에 우박이 많이 생긴다.

보통 한 번 소나기처럼 확 떨어지고, 그치면 순식간에 녹아 없어져버린다. 여름 기온에 얼음 덩어리들이 오래 버틸 리가 없으니까. 그래서 우박이 떨어진 게 신기해서 좀 챙겨놓으려 해도 조금만 시간을 지체하면 감쪽같이 사라져버린다.

4. 재해

농사를 망치고 사람들을 다치게 하거나 죽음에까지 몰아넣는 최악의 자연재해로 꼽힌다. 초여름에 우박이 내리는 것은 농가에 극심한 피해를 유발하는데, 왜냐하면 이때는 작물들이 한창 영글어갈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우박이 내리게 되면 농작물이 물리적인 충격을 받고 손상되며, 보다 직경이 큰 우박의 경우 비닐하우스, 유리온실에까지 손상을 입힐 수 있다. 한 해 농사는 그냥 망치게 되니 그야말로 농민들에게는 공공의 적인데, 가벼운 우박이라도 과실수에 떨어지면 상품성을 크게 떨어뜨려 수확해봐야 인건비도 안 나오는 상황이 돼서 수확을 포기하게도 만든다. 그래서 대한민국 기상청에서도 따로 우박 예보를 하고 있다. 기상레이더 영상을 보면 환절기에 적당히 소나기만 오고 지나가는 듯해도 4~5km 상공에서는 우박이 탐지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대부분의 경우엔 떨어지면서 녹아 비로 변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우박이 한번 지나가고 나면 풀이고 나무고 간에 아주 초토화가 되기 때문에, 자연현상 중에서는 사실상 백해무익한 취급을 받는 흔치 않은 현상이다.[2]

충분히 커진 우박은 하늘에서 돌이 떨어지는 것과 같아서, 사람이 맞으면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 조선왕조실록만 봐도 피해가 여럿 나온다. 태종 1년(1401년) 3월 25일 전라도 완산에 내린 우박은 크기가 포탄만큼 커서 보리농사에 큰 피해를 입혔고, 중종 11년(1516년) 4월 27일엔 충청도 아산평택에 주먹만 한 우박이 내려 벼와 가축, 그리고 사람이 다쳤다. 현종 즉위년(1659년) 6월 20일 함경도 길주에 계란만한 우박이 내려 어린아이가 맞아 사망하였다.
파괴적인 크기의 우박에 의한 피해를 촬영한 영상.

쌀알이나 땅콩만한 크기의 우박이라면 그나마 괜찮지만, 어느 정도 이상 규모있는 우박이 쏟아지면 자동차도 멀쩡하지 못하다. 겉표면이 곰보처럼 우툴두툴하게 상처를 입게 되고, 전후면 유리에 금이 가거나 심지어는 아예 박살이 난다. 그 외에도 여러 건물이나 시설 따위에 피해를 입히며, 들판에 풀어놓은 가축들도 큰 부상을 당하고, 심하게는 인명 사고까지 발생할 수 있다. 이착륙을 준비중인 비행기에게도 극도로 위협적인 존재이다.

한국에서 흔한 빈도로 떨어지는 작은 우박은 지름이 0.1~3cm 정도이며, 1cm가 넘는 것을 맞으면 마치 회초리에 맞은 듯이 아프다. 우박 소나기에 맞으면 마치 회초리에 난타 당하는 느낌이 들 정도. 1~2cm만 되어도 우산이 찢어지므로 우산으로 막을 수 없으며, 지름이 5~10cm인 대형 우박을 맞으면 중상이나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야외나 자동차에 있을 때 큰 우박이 떨어지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하며, 대피할 수 없다면 손이나 물건으로 머리를 보호해야 한다. 지름이 10cm 이상인 초대형 우박이 떨어지는 것은 드물긴 하지만, 당연히 매우 심각한 재난이다.

5. 여담

적절한 대기 조건에서는 우박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우박과 비슷한 거대한 얼음덩어리인 메가크라이오미티어라는 것이 떨어질 수도 있다.

현재 발견된 가장 큰 우박덩어리는 미국 네브래스카에 떨어진 직경 1.8m짜리. 가장 무거운 우박은 방글라데시에서 내린 972kg짜리, 가장 깊이 파고 들어간 우박은 브라질에서 33m 아래로 뚫고 들어갔다고 한다. 실제로는 테니스공~야구공 정도 되는 중~대형 사이즈의 경우 잔디밭에 떨어지면 1~2m 정도는 가볍게 튀어오를 만큼 탄성(?)이 좋다. 우박이 땅 속으로 파고드는 건 상당히 진귀한 일이다.

파일:external/3.bp.blogspot.com/05.png
영화 투모로우를 보면 기상이변으로 거대한 우박이 도쿄를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장면이 나온다.[3][4]

우박으로 인한 사망자만 미국에서 매해 평균 24명 정도가 나오고 있다고 하며, 인류 역사에 기록된 가장 많은 수의 사망자는 1888년 4월 30일에 인도에서 불어닥쳤던 우박 폭풍으로 인한 246명이다.

2017년 5월 31일 전남에 떨어진 우박으로 차 유리에 구멍이 뚫리기도 했다. 최대 야구공 크기의 거대한 우박이었는데, 이때는 전국적으로 극심한 가뭄이 기승을 부리던 중이어서 "비 좀 오라고 빌었더니 비가 아니라 웬 돌덩이를 떨구네" 같은 한숨 섞인 자조도 나왔다. 직캠 영상 YTN 보도자료 다음 날인 6월 1일에도 서울 강남구에도 이보다는 못하지만 우박이 떨어지기도 했다.

가끔 비행기의 날개나 동체에 매달려 있던 얼음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굉장히 드문 일이지만, 이런 경우 엄청나게 큰 얼음덩이가 떨어지기 때문에 매우 위험. 1m가 넘는 얼음이 떨어지기도 한다.

러시아에서는 우박 억제기술을 개발하여 라이센스를 따 냈다.


2019년 6월 30일, 멕시코 과달라하라(Guadalajara) 지역에서는 밤새 우박 폭풍이 하도 극심하게 몰아쳐서 도심지 저지대를 우박더미가 무려 1m 50cm 높이로 뒤덮어 버리는 희귀한 사건이 벌어졌다. #BBC 어마어마한 양의 우박이 빗물과 함께 저지대로 흘러들어서 마치 화쇄류마냥 길가의 가로수건 자동차건 전부 휩쓸어버리며 수많은 가옥들을 파손시켰고, 아침이 되자 그 상태 그대로 빗물과 함께 얼어붙었다. 참고로 이날의 날씨는 낮 최고기온이 영상 30도였다. 결과적으로 도심 교통이 전면 마비된 탓에 군인들과 구조대원들이 다름 아닌 여름날에 제설(?)작업을 해야 했다고. #불도저와 삽으로 우박더미를 제설하듯이 치우는 모습. 천만 다행히도 사상자는 없었다고 한다.

지나치게 많은 양의 우박이 떨어지게 되면, 지면에 쌓인 우박의 냉기로 인하여 대기 온도가 함께 이슬점 아래로 떨어져서 자욱한 우박 안개가 끼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신세기 GPX 사이버 포뮬러에서는 제 10회 대회 5차전 영국 그랑프리에서 카자미 하야토슈퍼 아스라다를 몰고 나와 폴 포지션[5]을 따지만, 결승 중간에 오프로드 구간에서 한랭기단의 영향을 받아 내리는 우박에 의해 유압 실린더가 파손되어 모드 체인지를 못하게 되어 위기를 겪는데[6], 이때 하야토의 부스트 가속을 통해 유압을 끌어 올려서 모드 체인지를 한다는 목숨까지 건 무모한 작전을 벌여 역전 1위를 차지한다.[7] 물론 경주가 끝났을 때 아스라다의 상태는 그야말로 만신창이...

10가지 재앙 중 우박이 엄청나게 내리는 재앙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판타지 소설 등에서는 아이스 메테오 등의 거창한 이름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결국 글 쓰는 사람 하기 나름이라 강력한 마법이 될 수도 있고, 견제기가 될 수도 있다. 그 외는 물의 정령과 관련된 일인 경우이다.

싸라기눈을 우박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1] 강한 연직시어도 우박의 발달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2] 그 강력한 태풍조차도 고위도와 저위도 사이의 온도차를 해소하는 등 조금이라도 좋은 일을 한다. 우박만큼 백해무익한 자연현상은 매우 드물다.[3] 2017년 7월, 이케부쿠로에서 저 장면과 비슷한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유튜브 2013~2014년 한파 당시의 미국 쪽 반응과 유사했다.[4] 비슷한 예로 2017년 개봉한 지오스톰에서도 인공위성 '더치 보이'의 오작동으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거대한 우박이 도쿄를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장면이 있다.[5] 서킷의 레이스카 대기구역(그리드) 중 맨 앞자리. 예선전 1위가 이 자리를 차지한다.[6] 정확히는 랠리 모드 상태일 때 우박 한 알갱이가 타이어에 튀어 왼쪽 헤드 램프 카울 내부로 들어가 이리저리 튀다가 유압 실린더에 금을 냈고, 그 금이 간 부분을 통해 오일이 새면서 모드 체인지가 불가능해졌다. 거기에 아스라다도 뉴 머신에 대한 전체적인 분석이 완벽하지 않은 것 때문에 그 문제를 체크하지 못했다.[7] 죠노우치 미키가 유압 실린더 파츠 자체를 교체해야 하나 수리 시간이 빨라야 20분 정도 걸린다고 하자, 이 말을 들은 하야토가 이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지는 건 싫다면서 나가겠다고 하자, 미키가 금이 간 유압 실린더에 테이프를 감는 응급 수리로 누유를 어떻게든 막아 보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