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동해에 발생한 적조의 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위성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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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일반적으로 플랑크톤[1]이 갑작스레 엄청난 수로 번식해 바다, 강 등의 색깔이 붉은빛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주로 바다에서 적조현상이 나타나며, 양식업 어민들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
흔히들 '물고기 먹이가 늘어나면 물고기는 좋은 것 아니냐'하고 얕게 생각하기 쉽지만, 진짜 문제는 플랑크톤 자체가 아니라 플랑크톤의 시체다. 쉽게 말하자면 음식물 쓰레기장에 파묻히는 것과 같다. 적조가 발생하면 1차적으로 물고기의 아가미에 플랑크톤이 끼어 물고기가 질식사하거나, 독성을 가진 플랑크톤이 번식해 주변 생물을 죽이기도 한다.[2] 이런 어류 및 주변 생물(수명이 다한 식물성 플랑크톤 포함)의 사체를 미생물이 분해하면서 용존산소량이 떨어진다. 적조발생 수역의 어패류가 산소를 대량으로 소비하기 때문에 결국 용존 산소의 부족으로 인한 질식으로 폐사하게 된다. 인간 입장에서 설명하자면 황사와 미세먼지가 함께 덮쳐오는데, 그 입자들이 산소까지 빨아먹는 공포스러운 상황으로 생각하면 된다.
기온 변화로 수온이 상승해 미생물이 왕성하게 번식하는 경우나 바람이 적게 불어 바닷물이 섞이지 않을 때에도 적조 현상이 발생한다. 적조 현상을 일으키는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3]이 활동하기에 알맞은 수온인 24.5~28 ℃를 유지한다면 적조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적조에 대한 대처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황토를 살포하여 적조를 구성하는 플랑크톤들을 가라앉히는 것이 대표적으로, 이 때문에 바다에 뿌린 붉은 황토의 사진이 마치 적조의 사진인 것처럼 보도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외에 바닷물을 전기분해해 산성수를 만들어서 적조를 방제하는 것, 양식장에 산소 발생기를 설치하여 양식 어패류의 폐사를 방지하는 것 등이 있다. 또한 소극적인 방법으로 적조 피해가 예상되는 경우 사전에 어패류를 방류하여 미리 조류를 먹어치우게 해 폐사하는 것을 막는 방법도 있다. 극단적이라면 태풍이 오길 기다린다든지.
2. 발생 기록 및 사례
화석상으로 기록은 호주 퀸즐랜드 주에 있는 로마(Roma)마을에 있는 1억 4,800만 년 전인 쥐라기 후기 암석에서 오늘날의 적조를 구성하는 코클로디니움과 적조와 관련 미생물 미세화석이 발견된 것이 최초이다.탈출기(출애굽기) 7장 14~25절까지의 내용(#)이 인류사에 기록된 최초의 적조라고 학자들이 인정하고 있다. 후대 기후환경의 역사를 연구한 학자들은 나일 강이 피로 물든 이 적조가 이후 이집트 파라오의 멸망을 이끈 10가지 재앙의 시발점일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한국의 역사 기록에도 적조 현상이 많이 기록되어 있다. 최초의 기록은 선덕여왕 8년(639년)의 기록인데, 동해의 바닷물이 붉게 변하고 또한 뜨거워져서 물고기와 자라가 죽었다고 삼국사기에 나와 있다. 이외에도 백제가 멸망하기 전 660년 2월, 사비(부여)의 우물이 핏빛으로 변했으며 서해에 조그만 물고기들이 나와 죽었는데 백성들이 모두 먹을 수 없이 많았다거나 사비천(금강) 물이 핏빛처럼 붉었다라는 기록이 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많이 등장한다. 기록을 보면 바닷물의 색깔이 변하고 물고기들이 죽어서 떠올랐다는 기록이 여러 개가 있다. 이는 적조의 전형적인 현상. 한 연구에 따르면 조선시대 기록에는 바다에서 약 41회, 담수에서 약 28회의 적조 발생 기록이 있다고 한다. 드라마 용의 눈물에서도 적조 현상이 언급되었다.
1961년 진해만 부근의 진동만(鎭東灣)에서 적조가 목격된 이래 1970년대에는 104건의 적조가 진해만 일대에서 발생했다. 이들 적조는 대부분 규조류에 의한 것으로서 그다지 큰 피해가 없었으므로 큰 관심거리는 되지 못했다.
그러나 1978년 와편모조류에 의한 적조가 발생하였고, 1981년 진해만에서 와편모조류의 한종인 Karenia mikimotoi의 대발생으로 어패류가 대량 폐사하여 17억원의 피해를 준 후, 적조에 대한 관심은 한층 고조되었다.[4] 1981년 이후에는 발생 범위가 남해안 인근 해역에서 인천, 울산, 여수 등 전 연안으로 확대되었다.
1980년대 후반부터 경제성장이 가속화되면서 육지에서 배출되는 생활하수, 공장폐수량이 계속 증가하는데 반해, 하수처리장의 하수처리능력이 따라가지 못해 1995년 8월 코클로디니움 적조가 남해와 동해 전 연안에 대량 발생하고 어패류가 대량 폐사하여 764억원의 최대 피해를 준 바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2001년 8월 여름에도 대규모 적조가 발생해 동해안까지 북상하면서 어류 폐사 610여만 마리에 80억여원 가량의 피해가 발생했다. 2013년 여름에는 남해안 및 동해안 일부 지역에 적조가 대규모로 발생하여 사상 최악의 피해를 냈다.
3. 관련 문서
[1] 특히, 동물성 플랑크톤.[2] 이러한 독성 물질이 축적된 물고기를 사람이 먹으면 중독 증세가 나타난다. 한마디로 생물농축 현상이 일어나는 것.[3] 홍조류가 아닌 와편모충류에 속한다.[4] 진해만 적조는 도시하수가 주인|한·중 해양과학 세미나서 허형택 박사 팀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