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1-20 00:04:40

보병포

화포의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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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cm sIG 33
1. 개요2. 유사품3. 역사
3.1. 두 갈래의 조상3.2. 눈부신 발전3.3. 대규모 보급3.4. 쇠퇴3.5. 말로
4. 평가

1. 개요

步兵砲. Infantry support gun / Battalion gun

최전선에서 보병을 직접 화력지원하는 소구경 및 중~대구경 화포.

2. 유사품

보병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인해 사단에서 운용하는 사단포. 대대에서 운용하는 대대포와 혼동되기도 한다.

물론 사단포나 대대포는 일반적인 포병이 운용하는 야포에 비해 작고 가벼우며 위력도 낮고, 보병에 근접하여 그들을 직접 지원한다는 것까지 비슷하며 일부의 경우에는 보유 화기로 보병포를 사용하기도 하므로 유사점이 높다. 그래도 사단포나 대대포는 전문적인 포병이 직접 운용하는 소형 야포부대이므로 보병이 직접 운용하는 보병포와 100% 일치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사단포나 대대포 같은 것은 보병포와 비슷한 임무를 담당하는 포병부대라고 보면 된다.

3. 역사

3.1. 두 갈래의 조상

보병포의 조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번째는 보병이 운용하는 머스킷의 대구경 버전이다.

핸드 캐논에서 보듯이 당시의 소총은 대포의 축소형에 가까웠으며,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화승총처럼 병사 1인이 혼자서 사용이 가능한 수준까지 발전한다. 일단 이 시기의 총알은 조준이 힘들고 탄도가 개판이라 명중률이 떨어져서 문제지 위력 자체는 갑옷을 관통하므로 쓸만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언제나 존재하는 경우인 은엄폐를 하고 총탄으로 관통되지 않는 엄폐물을 방패삼아서 항전하는 경우를 손쉽게 처리하기 위해 좀 더 큰 위력의 탄환이 필요했기에 대구경의 머스킷같은 것이 만들어진 것이다.

두번째는 초기 야포중 소형 버전이다.

초기 대포는 공성포와 이에 대응한 요새포의 싸움이었는데, 평원에서 병력을 지원할 화포가 필요했기에 견인포의 구조가 탄생하자, 최초의 야포가 공성포에서 갈라져나왔고, 이 중 구경이 작고 가벼운 야포가 보병들을 따라다니게 된 것이다.

보병포는 이렇게 두 가지 조상을 가지게 되었으나, 이 중 주력이 된 것은 두 번째였다. 머스킷의 대구경화 버전은 위력에 비해 휴대하기에는 무겁고 불편했으며, 지속적인 사격이 곤란하고 제대로 된 완충장치가 없이 모든 것을 병사 1인의 체력에 의존해야 했으므로 효용성이 낮았다. 이에 반해 야포의 소형 버전은 제대로 된 대포기 때문에 지속발사와 조준에서 유리했으며, 원래 대포이므로 병력도 여러 명이 배치되고, 대포를 끌고 다닐 소나 말도 1-2마리 배치되므로 오히려 운반이 쉽고 간편했다.

하지만 이 때까지의 보병포는 전장의 주역이라기보다는 그냥 보조전력에 불과했다. 적군이 대포를 보유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통 싸움이 크게 전개되면 제대로 된 야포의 지원이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대로 된 요새는 일반적인 야포탄도 씹어버리는데, 소구경 통솔리드탄의 사격을 받아봤자 맞은 흔적도 나지 않았다. 그래서 보병포는 전투 초기에 집중적으로 사용되거나, 성벽 위에 배치된 화기를 운용하는 병력을 노리고 근접해서 기습적인 사격을 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3.2. 눈부신 발전

이렇게 운영되던 보병포는 산업혁명의 혜택을 받고 포탄이 구형 통솔리드 탄에서 안에 화약이 들어간 작렬탄이 채용되면서 급격한 발전을 이룩하게 된다. 일단 후장식으로 장전방식이 변경되었기 때문에 장전속도가 크게 향상되었으며, 구경에 비해서는 더 가벼워지고 견인도 쉽게 되었다. 물론 사정거리와 명중률도 크게 향상되었다.

우선 세계 각지에서 서양 열강에 맞서서 항전하던 원주민 세력을 결정적으로 몰락시켰다. 그 전까지만 해도 지형의 유리함과 사격술의 배양으로 인해 소총 간의 사격전에서는 우세했던 원주민 세력이 존재했고, 여러 번 서구 열강의 공격을 격퇴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사격전이 벌어지면 기관총이 총알을 뿜어대고, 은엄폐하면 보병포가 포탄을 날려대니 한마디로 말해서 더 이상 버틸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 활약했던 소위 정복자들은 항상 기관총과 보병포를 대동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기관포의 초기 모델인 37mm 호치키스 기관포가 보병포의 이름으로 여러 곳에 사용되기도 했다. 이에 더해서 초기의 산포가 보병포에서 분화된다.

다음으로 보병을 근접지원하는 임무를 더 많이 담당하게 된다. 과거의 구식 야포는 대구경 야포라도 소구경 평사포처럼 소총의 유효 사정거리 근방까지 진출하여 적을 육안으로 발견한 다음, 직접 사격(Direct fire)을 퍼붓는 형식으로 운영되었으므로 보병을 근접 지원하는 것에 가까웠다. 하지만 사정거리 증대와 포격술의 발전으로 인해 점점 야포는 후방으로 물러나기 시작했으며, 곡사포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포병은 이제 전장이 보이지 않는 원거리에서 관측원의 연락이나 사전 계획에 따라 포격을 퍼붓는 방식으로 전환하게 된다. 당연히 그 당시의 연락 수단으로는 연락하더라도 신속한 사격 지원을 받기 곤란하므로, 사소한 목표는 보병들이 보병포로 직접 처리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평사포 방식의 속사포인 M1897 75mm 야포가 전장의 변화로 인해 보병포로 쓰이기도 했다.[1]

3.3. 대규모 보급

보병포가 대규모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제1차 세계 대전부터다. 전쟁이 총력전으로 바뀌고, 참호전이 전개됨에 따라서 후방에서 포격 지원을 하는 포병 외에도 보병이 직접 기관총 진지 등 근접한 목표물을 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겼으며, 당연하게도 보병포가 전장에 쫙 깔리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박격포의 초기 모델도 보병포 취급을 받았으며, 참호를 돌파하는 최초의 전차를 격파하기 위해 보병포로 직사를 가하면서 대전차포의 최초 모델도 보병포가 되었다. 그리고 전선을 정찰하는 비행선등을 상대하기 위해 대공포 중 전선에서 사용해야 하는 소형 부류가 보병포의 설계를 참고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앞서 언급한 보병포의 조상 중 하나인 대구경 머스킷의 역할을 담당하는 총류탄이나 대전차 소총이 등장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양차 세계 대전 사이의 전간기에는 보병포란 이름을 단 화포들이 많아지게 된다. 군축과 대공황의 여파로 인해 제대로 된 대형 화포를 육군용으로 대량 보급하기 힘들어지자, 상대적으로 싸고 작으며 운영이 쉬운 보병포가 우선 보급 대상이 된 것이다. 그래서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보병포가 등장하게 된다.

3.4. 쇠퇴

하지만 보병포는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면서 급격하게 위상이 추락해서 사라지게 된다. 그나마 사용량 자체는 매우 많았지만, 전쟁이 진행될수록 능력부족에 시달리며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만다. 이는 아래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 빈약한 공격력 - 보병이 쉽게 운영하려고 하니 작고 가벼운 관계로 구경이 75mm 이하인 경우가 많고, 이에 따라 포탄도 작고 가볍기 때문에 제대로 된 콘크리트 벙커 같은 구조물에는 직격해도 별로 손상이 가지 않는 일이 많다. 그나마 75mm 급이라면 알보병과 급조한 진지에는 유효한 화력이 있었지만, 37~57mm의 소구경 보병포는 고폭탄의 위력이 수류탄 수준인지라 알보병 제압도 힘든 상황이었다.
  • 짧은 사정거리 - 보병과 같이 행동할 수 있도록 작고 가볍게 만들다 보니 포신도 대부분 단포신이고, 포신 자체의 내구성도 떨어지며, 주퇴복좌기의 성능도 뛰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장약이 다소 적게 사용된 포탄을 사용해야 하므로 유효사정거리 자체가 짧았다. 그리고 목표물을 육안으로 보고 직사하는 방식으로 사용되다보니 그 짧은 유효 사거리를 제대로 활용할 수조차 없게 된다. 따라서 적의 총기 사정거리 내에서 사용해야 하는 약점이 추가된다. 그리고 포탄의 초속이 느리다보니 경사장갑을 장착한 전차의 경우 운동애너지로 장갑을 관통하는 것이 어렵다.
  • 포각의 한계 - 직사포의 특성상 포각을 크게 올리는 데도 한계점이 많고, 설령 그렇게 했다고 해도 보병포에게 제대로 된 간접사격 조준경이 있을 턱이 없으므로 명중률이 급락한다. 따라서 참호나 엄폐물 뒤에 숨은 적을 제대로 포격하지 못한다.
  • 빈약한 방어력과 기동력 - 앞서 말한 짧은 사정거리 덕분에 적의 대응사격을 뒤집어쓰게 되는데, 포방패 정도로는 그런 공격을 막기 어렵다. 그런 마당에 보병포는 야포에 비해 가볍다곤 해도 백수십kg 이상의 쇳덩어리이니, 전장의 거친 지형에서 보병이 포탄까지 짊어지고 보병포를 낑낑대며 밀고 나가는 것 자체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정작 보병포가 필요한 특화점 같은 곳은 보병포가 근처에도 접근하지 못하는 난황이 펼쳐진다. 이 때문에 많은 국가들은 보병포를 자주화하거나 장갑 차량을 임무에 투입하게 되었다. 그중 특히 독일의 돌격포, 소련의 중전차와 직사 자주포, 미국과 영국의 유탄포 탑재 전차들은 보병포보다 훨씬 강력한 주포와 튼튼한 장갑, 빠른 속력과 육중한 무게를 가졌기에 보병포와 비교해 전술상 훨씬 우위에 있었다.
  • 대체품의 약진 - 보병포로 분류되었던 적이 있거나, 보병포에서 분화/발전된 대전차포, 박격포, 산포들은 제1차 세계대전 때보다 명중률이 증가하였고 단가가 감소하였으며 대구경/고탄속 포탄을 사용하게 되었기에 보병포를 대체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공수부대나 산악 부대, 해병대용으로 만들어진 경량 화포까지 등장하였다. 따라서 각자 장점(대전차포: 포구 초속과 관통력, 박격포: 가격과 휴대성, 발사 속도, 높은 탄 낙각) 을 가진 이들과 다르게 특별한 장점이 없는 보병포는 주요 전장에서는 대부분 대전차포와 박격보로 대체되었으며, 산악 부대와 공수부대 등은 더 가벼운 신형 화포들을 사용하였다.[2]
  • 무선 통신 및 야포 견인 수단의 발달 - 보병포는 결국 포병의 간접 사격이 보병이 필요할 때 즉각 지원되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에 존재 의의가 있었다. 만약 보병이 필요할 때 포병의 간접 사격이 100% 즉시 지원될 수 있다면, 보병이 굳이 보병포라는 최소 백수십kg의 쇳덩이를 아득바득 밀고 끌며 다닐 필요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야포의 견인 수단이 말과 소에서 자동차로 바뀌면서 험준한 지형에서도 야포의 진지 변환 속도가 보병의 진격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게 되었고, 보병이 야포 지원 범위 밖으로 돌출되는 일이 크게 줄어들었다. 여기에 무선 통신과 이를 활용한 화력 통제 체계의 발달로 보병이 야포 지원 범위 안에만 있다면 무선 통신을 통해 즉시 화력 지원을 요청할 수 있게 되었다. 주요 참전국 중 독일/영국/미국은 이 측면에서 이전 시대 대비 매우 인상적인 발전을 보여 줬으며, 특히 태평양의 미 해병대는 함포/야포/항공 화력을 입체적으로 운용하는 화력지원협조소(Fire Support Coordination Center)및 앵글리코(ANGLICO)와 같은 개념까지 개발해내기에 이른다.
  • 보완품의 등장 - 이미 총류탄의 등장으로 보병 1인이 어찌되었건 운영이 가능한 지원화기가 등장한 후, 제2차 세계대전부터는 전차를 잡기 위해 바주카, PIAT, 판처파우스트, 라케텐판처뷕세, 무반동총같은 각종 무기들이 등장한다. 이들 무기는 지속 사격 능력과 사정거리에서는 보병포보다 떨어지지만, 보병포보다는 훨씬 간편하게 사용이 가능하고, 위력면에서도 보병포 이상의 위력을 자랑하므로 충분히 보병포를 보완할 수 있었다.
  • 공군의 등장 - 2차대전 초기부터 Ju 87 슈투카와 같은 급강하폭격기 들이 전선의 병력을 폭격으로 지원했으며, 전쟁이 진행되면서 적 항공기를 상대함과 동시에 제한적인 근접항공지원을 실행할 수 있고 항속거리마저 긴 대형 전투기(Yak-9, P-51 머스탱) 등이 전선에 배치되었다. 물론 종전될 때까지 공군의 폭격 명중률은 포병의 포격에 비해서는 떨어지는 편이었고, 지속 지원 능력이 떨어진다[3]는 단점은 있었다. 지원 가능 범위가 크고, 화력 집중이 편하며 한발 한발의 위력이 강력했기 때문에 연합군을 중심으로 해서 공군 지원을 요청하는 사례가 엄청나게 증가한다. 이는 모든 대포에 불리하게 작용했지만 특히 보병포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대전차포 등 다른 대포들이야 고유의 임무가 있고, 야포는 지속적인 지원 사격 임무가 있기 때문에 존재 가치가 있지만, 보병포같이 무거운 대포를 억지로 험준한 곳까지 끌고 가지 않더라도 공군 지원을 받으면 되기 때문이다.

3.5. 말로

결국 보병포는 제2차 세계대전이 종전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21세기의 시점에서는 과거에 생산되었던 물건들만 제3세계에서 종종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그 숫자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보병포의 임무는 다른 화기들로 넘어갔으며, 주로 유탄발사기박격포, 대전차 로켓, 대전차미사일 등이 보병포를 대신해서 보병을 직접 지원하고 있다.

4. 평가

전장의 변화와 기술 발전에 의해 사라졌지만, 약방의 감초처럼 보병을 직접 지원했으므로 보병 입장에서는 매우 소중한 존재였던 대포다. 사실 포병이 운용하는 제대로 된 대포는 일개 보병이 마음대로 포격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고, 포병이 해야 할 다른 임무가 많았기에 보병이 강력한 목표물을 향해 돌격할 때 그나마 의지할 수 있는 것이 보병포였다.

따라서 앞서 설명한 것처럼 보병포는 사라졌지만, 보병포의 임무는 그대로 남아서 다른 공용화기가 분담하고 있다. 그리고 전차와 같은 기갑차량도 보병을 지원할 때는 보병포의 임무를 떠맡는다고 보면 된다.


[1] 보다 후대의 ZiS-3도 이와 비슷하게 운용되곤 했다. 2차 대전 당시 소련군은 무전기와 숙련된 초급/중견 장교의 부족으로 실시간 통신을 활용한 간접 사격(Indirect fire) 통제 역량이 떨어져서, 직접 사격과 기계획 사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2] 단, 이들 경야포의 운용 형태가 사실상 보병포의 그것과 비슷했던 사례는 2차 대전 중에도 자주 보인다. 미군의 M3 105mm 경량 곡사포는 공수부대 뿐 아니라 육군 보병 연대에도 편제되어 보병을 직접 지원하였고, 미 해병대에선 M116 75mm 경량 곡사포가 기갑과 포병이 전개되기 전 상륙 초기 화력 지원을 담당하였다. 소련군에선 ZiS-3가 보병 연대에 배속되어 보병을 직접 지원하곤 했다.[3] 이 부분은 탄약값이 넘사벽으로 비싼 탄도탄 포병과 비교하지 않는 한, 현대에도 항공 전력이 재래식 포병 대비 갖는 단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