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포의 분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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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떠올리게 되는 이미지[1]
육군 야포로 쓰이던 전장식 그리보발 12파운드 평사포(Cannon)(앵발리드 소재)
공성용으로 쓰였던 곡사포(Howitzer).
Cannon(직사식), Howitzer(곡사식), Mortar(구포), Culverin(대형 전장식 대포)
1. 개요
화포의 장전 방식별 분류 중 포구에 직접 장약과 포탄을 넣고 발사시키는 화포의 분류.흑색화약과 거의 동일한 시기에 등장하고, 마찬가지로 같은 전래 루트를 타고 중동과 유럽으로도 전파되었다. 19세기 후반 무연화약과 후장포(영국산 암스트롱포 같은 것)가 나오면서 전장식은 빠르게 도태되었으며 현재는 박격포를 제외하면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도 포탑식의 자주박격포 같은 경우는 후장식으로 장전을 하는 편.
전반적인 발전사는 화포의 역사 항목을 참조하라.
2. 특징
2.1. 장점
사실 장점이랄 것이 별로 없다. 장점도 거의 무의미한 것들뿐이라서 후장식 화포가 나오자마자 광속으로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다. 사실 당시에도 후장식 대포를 만들 수는 있었으나, 기술력이 딸려서 폐쇄기 가스가 새어 나가는 등 어쩔 수 없이 전장식 대포를 사용했다.- 구조가 매우 간단하다. 그냥 속이 빈 원기둥형 금속 덩어리에다 한쪽에 구멍만 뚫어 주고 안에 장약과 포탄을 쑤셔넣은 뒤, 부싯돌이나 심지로 불을 붙여주면 끝.
때문에 적의 포병 진지에 침입한 기병들은 이 원통 금속덩어리를 쉽게 고장 내기가 어려웠다. 포가는 그나마 파손시키기 쉬웠지만 그깟 포가는 숙련된 포병이나 공병이라면 임시로나마 금세 복구할 수 있었다. 그래서 휴대한 것이 이 작은 점화구를 막는 작은 못과 망치. 야전에서는 수리하기가 어려워서 하루 정도 포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동영상의 6분 47초를 참고하자. 하지만 그 못과 망치를 가진 병사가 전원 전사하여 눈앞에 있는 대포를 아무 것도 못하고 다시 적의 반격에 내줘 불과 한시간도 채 안되어 점령했었던 포대에서 다시 포탄이 날아오는 눈물나는 경우도 있었다.[2]
2.2. 단점
전장식 대포는 다음과 같은 단점을 가진다.- 발사 시마다 자동으로 뒤로 튕겨나가는 대포를 장전 후 포병들이 억지로 앞으로 밀어야 했다. 반동을 흡수하는 장치가 없었기 때문. 수 톤의 금속 덩어리를 다시 앞으로 미는 것은 고역이었을 것이다. 때문에 발사 지반이 무른 곳에서는 사용하는 게 힘들었다.(선박에서 사용할때는 밧줄로 고정을 했다.)[3]
- 위에 서술한 단점 때문에 장전 속도가 매우 느렸다. 또한 장전 할 때마다 조준을 다시 해야 했고 강선이 없었기 때문에 탄도도 불안정했다. 그러다보니 기병과 보병한테 털리는 것도 흔했다. 이건 사실 주퇴복좌기 유무의 문제이지만, 전장식 주퇴복좌기 탑재 대포가 존재하기 않기에…. 주퇴복좌기가 등장할 때면 진작에 후장식 대포로 넘어간 후였다. (박격포 제외)
- 가장 심각한 단점으로 이중 장전의 위험성이 너무 컸다. 화살과 포탄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누가 포탄 장전되었는지를 일일이 카운트해주는 것도 아니고, 장전한 것을 모르거나 깜박하고 한번더 포탄과 장약을 쑤셔박고 도화선을 당기면 그대로 포가 터져버리면서 그 일대는 쑥대밭이 되고 주변에 있던 아군은 죽거나 크게 다치게 된다. 후장식 대포는 포미를 개방하고 탄을 삽입하기 때문에 포탄이 육안으로 보이지만 전장식 대포는 그냥 포신 앞에서 포탄을 밀어넣기 때문에 뒤에 들은 포탄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중 장전의 위험성은 구조적으로 극복하기가 쉽지 않았다.
2.2.1. 전장식 박격포의 경우
다만,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박격포에 한해서는 현대에도 잘 살아남아 있는데 이유는 다음과 같다.- 박격포는 70도의 고각으로 발사하기에 대부분의 충격이 바닥으로 향한다. 따라서 뒤로 밀리지도 않고 포판이라는 것으로 바닥에 단단히 고정시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뒤로 밀리지 않기에 조준점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자주화 시키더라도 차량 바닥면에 고정되어 있다면 마찬가지로 주퇴복좌기가 필요없다. 구경 120mm 이상의 대형 박격포는 반동이 너무 심해서 바닥 자체가 꺼지므로 예외.
- 현대의 박격포는 일부 제외하고 거의 예외없이 스토크스 방식을 사용하므로 장약과 포탄이 일체화 되어있어서 그냥 포탄만 넣어주면 그만이다. 장약의 양을 조절하는 경우에도 모듈화되어 있어서 장전 시간이 매우 빠르다. 그리고 포탄을 장전하는 즉시 격발되므로 불발탄이 아닌 이상 이중 장전의 위험성이 사실상 없다.
- 고각으로 발사하므로 후장식으로 만들려면 대포를 다시 내리거나 기계의 힘으로 억지로 위로 올리는 방법 말고는 없다. 전자의 경우 무조건 재방열을 실시해야하므로 속도 면에서 매우 불리해지고, 후자의 경우 장전을 위해서 박격포가 위로 올라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전장식을 만들면 이렇게 할 이유가 없어진다.
즉, 현대에 살아남은 전장식 대포는 전장식의 단점이 사실상 무의미했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간단한 구조는 작은 부피과 가벼운 무게, 신뢰성, 가성비로 직결되는데 이는 보병용 무기로서 최적화된 특징이었다. 따라서 전장식 대포는 보병의 대포인 박격포로서 현대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 오랜 시간 박격포가 대형화 됨에 따라 박격포가 사람의 힘으로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자주화되며 사용하기 좋은 후장식 박격포도 존재함에도 이러한 이유로 사용되어지고 있다.
3. 장전
전장식 화포(총을 포함해서)의 장전 방식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거의 비슷하다. 워낙 구조가 간단한 만큼 동서양간 별로 차이가 없기 때문. 물론 플린트락 머스킷을 대규모로 운용하지 않았던 동양이기에 그걸 포함시키면 조금 달라지긴 한다.- (발사 후) 후퇴한 포를 원 위치로 전진시킨다.
- 물로 적신 스펀지로 포열 안쪽을 한번 스윽 닦아준다. 남아있는 화약 찌꺼기를 밀어내고 새 장약이 달궈진 포열에 의해 폭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장약 주머니와 화약의 덜 탄 찌꺼기가 많이 남는 경우, 웜(worm)이라 불리는 코르크마개 따개처럼 생긴 나선형 꼬챙이로 먼저 쑤시고 후벼서 긁어낸 후에 스펀지질을 하기도 한다. 웜은 불발난 장약 주머니를 끌어낼 때도 쓴다.
스펀지질/웜 쑤시기를 할 때는 가죽 골무를 낀 엄지손가락으로 점화구를 막아 포열 안쪽에 남은 화약이 스펀지에 밀린 공기에 의해 폭발하여 부상 및 점화구가 손상되는 것을 막는다.
또한 스펀지봉이나 장약 장전봉을 쥘 때는 반드시 봉의 측면만 쥐어야 하고, 쎄게 밀어넣는다고 봉 끝단에 손바닥을 대선 안 된다. 만약 닦거나 재장전하는 와중에 유폭이 일어날 경우 봉이 초고속으로 튀어나가는데, 봉의 옆면을 잡고 있다면 손바닥이 좀 쓸리고 말지만 봉 끝단에 손을 대고 밀어넣고 있었다면 손이 꿰뚫리기 때문이다.
- 캔버스 천 주머니에 미리 적정량 포장된 장약[4]을 넣고, 폭압이 포탄과 포열 사이로 새지 않고 제 위력으로 포탄을 밀어낼 수 있게 하는 섬유질로 된 마개(Wadding)를 집어넣은 다음, 포탄을 밀어 넣는다. 포가 하방으로 사격하는 경우에는 포탄이 굴러나오지 않도록 포탄 위에도 다시 와딩을 집어넣을 수도 있다.
- 점화구 안쪽으로 보이는 종이로 싼 장약을 송곳으로 구멍을 뚫고, 점화구에 도화선을 꽂거나 점화용 흑색화약을 조금 붓고 불을 붙인다. 발포시에 점화구로 폭음과 고온의 가스가 새어나가서 손을 가까이 대고 불을 붙이면 위험했기 때문에 횃불이나 긴 점화봉(린스톡)에 불붙은 심지를 감은 것으로 붙을 붙였다. 나중에는 플린트락 격발기구를 달아 현대 야포처럼 방아끈을 당겨 쏘기도 했다.
- 발사.
4. 포탄
이 시대에는 현대의 포병이 주로 사용하는 고폭탄 대신 그냥 통짜 쇠공 포탄(Roundshot)을 주로 사용했다. 초기에는 야금 기술이 낮아서 그냥 돌을 발사하기도 했다(사석포). 폭발탄이 있긴 했지만 현대의 충격신관이 아닌 도화선에 불 붙이고 발사하는 물건이라 시간을 잘 예측해야 했다. 그 이외에는 산탄 효과를 내는 포도탄과 캐니스터 등이 있다.- 원형탄(Roundshot)
공성포를 위한 대형 포탄. 딱히 한국말로 번역하기 어렵다. 일단 포탄은 shot과 shell로 크게 나누는데 샷은 단탄, 셸은 산탄(또는 파편을 여럿 지닌 탄)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리고 둥근 구형 탄을 쓰니까 라운드샷. 솔리드 샷, 캐논 볼, 그냥 볼이란 표현도 곧잘 쓴다. 둥그런 구형인 것은 당시의 강선이 없는 활강포신에서는 그나마 구체형 탄환이 가장 비행안정성이 높고 명중률이 잘 나왔기 때문이다.
초창기 사석포의 돌 포탄(일명 gunstone)은 석공들이 일일이 깎아서 만든 것이었으나, 17세기 정도부터 철제 탄이 주류로 바뀐다. 돌 포탄은 동네에 한 명쯤은 있는 석공을 동원해서 야전 재보급도 어느 정도 가능했으나, 관통력은 역시 철제가 우월했다. 그냥 통짜 쇳덩어리일 뿐이라 아무 파편도 내지 못하지만 인마살상용으로 쓰지 않은 것은 아닌데, 당시 서양의 보병 체계가 전열보병이었기 때문에 땅에 튕기면서 볼링공처럼 사람을 후두둑 치고 갔다. 그런데 영국 레드코트들은 2열 횡대로 싸웠기 때문에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한다. 물론 성벽이나 구조물을 질량빨로 깨부수는 데에 제법 우수해서, 재래식 성벽 구조를 도태시키는 데에 한몫 했다. 하지만 라운드샷으로도 별 효과를 볼 수 없는 축성 구조가 등장해 공성용으로 유용성이 떨어지고, 대인용으로든 대구조물용으로든 쓸만한 작렬탄이 등장하면서 결국 도태된다.
# 조선시대에도 단석(團石)이라 하는, 돌을 둥글게 깎아 만든 포탄을 사용했다.
- 가열탄(Heated shot, hot shot)
라운드 샷을 발사 전에 화로에서 뻘겋게 달아 오를때까지 가열한 후 넣고 쏘는 것. 추진 장약은 포신 중간에 화약가루 한 톨이라도 새지 않게 부대를 두 겹으로 감싸 넣고, 젖은 찰흙과 격목을 넣어 직접 화약에 닿지 않게 조치한 후 탄을 넣는 등 장전 중에 멋대로 유폭하지 않게 굉장히 조심해야 했다. 나무로 된 배, 건축물 등에 방화 효과가 아주 좋고 라운드샷과 마찬가지로 장거리에 발사가 가능해서, 폭발탄의 효과가 시원찮던 시대에는 굉장히 쓸만했다. 특히 화약을 싣고 다니는 목제 전투선 상대로 탄약고를 맞추면 유폭하는 로또샷이 가능하고, 실전 성공 사례도 여럿 있다. 그래서 해안포 포대와 해안 요새의 핵심적 공격 수단이기도 했다. 선박은 불이 나기 쉬워 가열탄을 쓰지 않는 편이지만, 배에 전용 가열로를 싣고 다니며 써먹은 사례가 없진 않다.
탄은 "체리 레드"로 굽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그보다 높으면 포와 녹아 붙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는 모닥불에 집어넣고 달아오를 때까지 굽지만 시간이 꽤 걸렸다. 18세기 말에 프랑스가 가열용 전용 화로를 해안포 부대에 건설하여 효율을 개선한다. 대개 석제 화로라 건설에 시간도 걸리고 크기도 컸으나, 한 번에 수십발을 구울 수 있었고, 일종의 레일로 라운드샷을 화로 안에 굴려넣고 뺄 수 있는 편의 기능도 있다. 탄 넣는 사람, 탄 빼는 사람, 탄 닦는 사람 3인으로 운용하여 연속적인 가열탄 보급이 가능했다. 허나 야전에서 임의로 설치 가능한 모닥불 방식은 그 후에도 여전히 쓰였다. 19세기에는 작은 수레 크기의 이동 가능한 화로도 만들어지고, 코크스를 연료로 사용하고 증기기관으로 공기를 과급해 화력을 키우기도 했다.
일종의 개량형으로, 강선포에 넣을 수 있게 강선과 맞물리는 돌기를 지닌 가열탄, 탄체 껍질 내부에 녹은 쇳물을 부어넣어 쏘는 쇳물탄 등도 존재한다. 쇳물탄은 나름 효과적이고 취급이 쉬운 면도 있지만 쇳물 용량이 좀 커야 해서 대구경 포에 더 적합했다.
다만 주 목표이던 선박이 목제가 아닌 철판을 입힌 아이언클래드만 돼도 쓸모가 없어지고, 미리 준비할 필요 없이 바로 쏠 수 있는 좀 제대로 된 폭발탄이 나오면서 19세기 중반 도태되어 사라진다. 하지만 좌충우돌 말썽꾸러기라 취급이 곤란한 인물을 가리키는 "핫샷"이란 관용구를 영어에 남겼다.
- 방화탄(Carcass)
carcass란 이름은 시체라는 뜻인데, 중세 투석기에 탄환 대신 사체를 던져 날리기도 했기 때문에 붙은 이름. 주철제로 만든 속이 비고 구멍이 여럿 있는 탄체 내부에, 적당히 끈적하게 만든 각종 가연성 물질을 넣고 쏜다. 발사 시의 화염으로 점화되어, 적진에 떨어져 깨지면서 불타는 가연성 물질을 쏟아놓는다.
속재료는 주로 흑색화약, 초석, 유황, 피치(원유의 끈적한 물질), 송진, 테레빈유 따위의 혼합물이며, 불 뿐만 아니라 유독 가스도 냈기에 원시적인 화학공격 효과도 있었다. 투석기로 시체를 날리는 것 자체가 원시적 생화학 공격이기도 했으니 이름값 하는 셈.
직사포로도 쏠 수 있으나 주로 곡사포나 박격포로 쏘는 일이 잦았으며, 맞으면 수 분동안 불타기 때문에 건물 공격에도 좋았고, 야간 공격에도 많이 썼으며, 대보병 상대로도 일정 지역에 불을 질러 접근 거부 효과를 낼 수 있어 꽤 쓸만했다.
- 산탄(Canister, case shot)
캐니스터, 캐니스터 샷, 케이스 샷 등으로 부른다. 케이스 샷은 캐니스터 탄과 동의어지만, 산탄을 담는 통의 형태가 약간 다른 변종을 케이스 샷이라 부를 때도 있다.
현대의 산탄과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거의 비슷하다. 원래 머스킷볼을 산탄으로 사용하고, 탄 사이에 톱밥을 채워 탄이 한 군데에 뭉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정석. 그러나 사실 전장포의 특성 상 굳이 포탄으로 준비한 것 말고 아무거나 넣어도 발사된다. 보급이 딸릴 때는 돌덩어리, 쇳조각, 녹슨 쇠부스러기, 못, 플린트 쪼가리, 밧줄을 풀어헤친 섬유질 등 각종 파편을 집어넣어 발사했다. 해적선에서는 급할 때는 나름 귀중품인 약탈품, 즉 귀금속으로 된 포크나 스푼, 도자기도 쑤셔박았다고. (와딩으로는 약탈한 책을 찢어서 사용했다.) 이런 잡동사니탄은 스크랩탄 또는 랭그리지(랭그렐)로 불렀다. 다만 아무 조치 없이 그냥 넣으면 날카로운 모서리가 포신 내부를 긁고, 거기가 취약점이 돼서 포 내구성에 타격을 입힌다. 이걸 방지하기 위해 양철 깡통(canister)이나 가죽과 나무로 만든 통에 담아서 쐈고, 그래서 캐니스터 탄이라 불리는 것.
대인 살상력이 좋았으나 포구에서부터 부채꼴로 퍼지듯이 파편이 형성되기에 사거리가 최대 300m 정도로 짧았다. 사거리 문제는 영국이 나중에 하술하듯이 작열탄과 섞은 구조의 슈라프넬 탄을 만들어 해결. 캐니스터 탄은 나폴레옹 전쟁과 미국 남북전쟁에서 포병의 필살기 역할을 하는 장면이 많았다. 당시의 특수한 용법으로 더블 캐니스터 샷이 있는데, 화약은 하나만 넣지만 캐니스터 2개를 장전해서 쏘는 것이다. 근접거리에서 끔찍한 위력을 발휘했다고. 숙련된 포병은 적 대열 바로 앞 지면을 노려 쐈는데, 산탄이 땅에 맞고 튕기며 넓은 범위에 퍼져서 살상 반경을 키우는 효과가 있었다. 게티스버그 전투에서 실제로 쓴 기술이다.
순수한 캐니스터 샷은 전장포와 함께 사라지지만, 사실 후장포 시대에도 슈라프넬이나 캐니스터, 비하이브(벌집탄), 플레셰트 등의 이름이 붙은 대포용 근거리 대보병 산탄 자체는 만들어진다.
- 작열탄(Shell)[5]
전장포에 쓰던 작열탄은 겉보기에는 원형탄과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심지를 넣기 위한 입구가 있다. 비격진천뢰처럼 미리 시간에 맞춘 길이의 심지를 불 붙여서 넣고 장전해 쏘거나, 발사 시의 화염으로 점화되는 구조를 썼다. 하지만 당시 기술로는 정확하게 시간 조절하는 것이 불가능했고, 착발 신관도 없었다(어느 부위로 맞을지 알 수 없는 구체형 탄으로는 퍼커션 캡을 이용한 충격신관을 넣는 것도 불가능했다). 현대처럼 고폭약을 쓰는 게 아니라 흑색화약을 쓰다보니 폭발력이 적고 파편도 매우 적었다. 그 결과 생각보다 살상력이 떨어지는 등 여러 단점이 있었다. 그나마 발사 시의 화염으로 스스로 점화되고, 심지의 타는 시간이 비교적 일정해진 것이 18세기 쯤. 이 시기에는 점화 퓨즈가 추진약 쪽이 아니라 포구 방향을 향해 있어도 포신과 포탄 사이의 틈새로 새어나온 화염으로 심지에 불이 붙는다는 것을 체득하게 된다. 그래서 심지 위치를 고정하기 위해 포탄 뒤에 새보(sabot)라는 고정판을 넣게 된다.
19세기 쯤 되면 작약 넣은 포탄도 비교적 흔히 쓰이게 되고, 19세기 중반 쯤에 실용적으로 쓸만한 후장식 강선포와 강선포에 넣을 수 있는 긴 원통형 탄이 채용되며, 원시적 심지가 아닌 퍼커션 캡을 이용한 충격신관을 채용한 현대적 포탄 구조가 가능해지게 된다.
프랑스의 멕시코 침공 전쟁에서 펙상 장군이 도입한 작열탄이 대활약하며[6]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했다.
- 파편탄(Shrapnel)
1784년, 영국군의 포병장교 헨리 슈라프넬의 아이디어(+스스로 댄 초기 개발 자금)로, 작열탄처럼 내부가 빈 구형 탄체 안에 흑색화약과 원시적 시한 신관, 그리고 다량의 파편 역할을 할 돌덩어리나 머스킷 총탄을 넣어 살상력을 월등히 키운 대인 포탄이 개발된다. 슈라프넬은 이 탄을 '구체형 케이스 샷(spherical case shot)'이라 불렀으나, 제작자의 이름을 딴 슈라프넬으로 불리게 된다. (위 사진) 그래서인지 영어에서 슈라프넬(Shrapnel)은 지금까지도 폭발물의 파편을 뜻하는 일반명사로 쓰이고 있다.
처음에는 탄체 안에 파편과 화약을 마구 섞어 넣었다. (위 사진의 좌측) 사실상 작열탄에 파편이 될 머스킷볼을 추가해 넣는다는 발상이었던 듯하다. 하지만 이 구조는 발사 시의 충격으로 포신 내에서 머스킷탄이 흑색화약을 마찰점화시켜 유폭하는 위험이 컸다. 여러가지 개선 시도가 있었으나 효과는 미묘하다가, 1852년 이걸 에드워드 박서 대령(박서형 뇌관을 만든 사람)이 화약과 탄을 분리해서 넣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 성공적이었다. (위 사진의 우측) 1870년대에 윌리엄 암스트롱(암스트롱 포를 만든 사람)이 탄체를 주철이 아닌 강철로 얇게 만들어 파편량을 늘리는 개선을 한다. 19세기 말에서 1차대전 사이에 더 긴 탄 속에 더 많은 파편을 넣고 파편이 포탄 케이싱 전방으로 쏟아지는 구조로 만든 것이 슈라프넬 탄의 완성형. 라운드샷과 포도탄은 전장포와 함께 사라졌지만, 슈라프넬은 후장식 대포로도 쓸 수 있는 탄종이며 높은 살상력 덕에 계속 오랜 기간 애용되었다. 순수한 슈라프넬탄이 대체되는 것은 1차대전 말 폭약의 폭발력으로도 넓은 범위에 강력한 살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고폭약이 나오고 얇은 파편으로도 충분한 살상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 후의 일이다.
슈라프넬 탄이 등장하기 전에는 포병은 근거리 대보병/포병대 자체 방어용으로는 캐니스터 탄을, 원거리에서는 라운드샷과 작렬탄을 쓰고 있었다. 앞서 설명했듯이 캐니스터 탄은 대보병용으로 효과적이지만 사거리가 짧고, 작렬탄은 파편도 적고 흑색화약이라 화력도 약하던 시절이었다. 슈라프넬 탄은 기존에 쓰던 캐니스터 탄의 짧은 사거리를 극복할 수 있게 해 주어 포병의 중장거리 대보병 화력에 획기적인 개선을 이뤄냈다. 다만 사실 슈라프넬 탄 안에 넣는 장약의 양은 그저 내부 파편이 흩어질 수 있게 외부 케이싱(보통 주철제)을 깨트려 주는 정도일 뿐, 폭발력으로 파편을 날리는 건 아니다. 슈라프넬 파편의 에너지는 대부분 포탄을 날린 최초의 발사의 탄속과 관성에서 나온다. 현대의 고폭탄과 다른 점이 이 부분. 그래서 엄밀히 말해 현대 고폭탄 파편에 슈라프넬이라 말하는 것은 어원을 따지만 틀린 것이긴 하다. 물론 일반명사화 했으니 상관은 없지만.
영국 포병대에서는 19세기 초부터 꽤 열정적으로 사용했다.
- 포도탄(Grapeshot)
캐니스터 탄보다 강력한 대인, 대함 겸용탄. 중앙에 기둥형 탄을 넣고 주변에 포도탄으로 빼곡히 둘러싸는 형태가 흔했고, 마치 포도가 매달린 것 같다 하여 이름붙는다. 한데 모아서 캔버스 자루로 감싸고 끈으로 귀갑묶기 하듯 전체를 잘 묶어 고정해서 새보 받침대와 함께 넣고 쏜다. 새보 자체가 중앙 기둥과 일체화 된 철제 새보를 쓴 것도 많았다.
캐니스터 탄은 상대적으로 파편이 작다보니 사거리가 짧고, 함선 갑판과 나무벽으로 보호받는데다 해먹과 캔버스 이불 따위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상황에서는 별로 관통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포도탄은 캐니스터탄보다 좀 더 멀리 날릴 수 있고, 쪼만한 돌덩어리가 아닌 Roundshot을 축소시켜 놓은 듯한 작은 쇳덩어리 여러 개를 발사하기 때문에 훨씬 파괴력이 높았다. 육군에서는 대인살상용으로 썼지만, 해군에서는 대인 뿐만 아니라 적 함선의 파괴를 주 용도로 했다. 라운드볼만큼의 단일 파괴력은 없어도 판자를 뚫고 리깅(돛과 돛줄)을 망치는 데는 충분했다.
포도탄으로 유명한 사건이라면 역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프랑스 혁명 중 왕당파 시위대/반란군에게 포도탄을 쏴서 과격 진압했던 방데미에르 13일 사건.
- 사슬탄(Chain Shot)
해군에서만 사용했다. 포탄을 반으로 갈라지게 만들고, 둘을 사슬로 엮어서 날아가면서 돛대를 지탱하는 밧줄을 끊고 돛을 찢어서 돛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제작되었다. 다만 돛줄 절단용이지만 무거운 쇳덩이에 매달린 쇠사슬이 고속으로 날아오는 것이므로 포탄의 경로에 있던 불운한 수병들은 무사하기 힘들다. 흔히들 사슬로 돛대를 직접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서양식 범선의 주 마스트는 비상식적으로 두꺼운 통나무이기 때문에 사실 거의 불가능하다. 원형탄에 맞아도 바로 부서지는 물건이 아니었으니….
어쌔신 크리드 3에서의 발사장면. 이렇게 날아가며 가운데의 사슬로 선박의 장비를 파손시켰다. 이 점은 대항해시대 온라인에서도 제한적으로나마 구현되어, 사슬탄을 사용하면 돛 손상이 일반탄보다 심하게 일어난다.
여러 가닥의 사슬을 엮은 탄은 거미탄이라고 부른다. 반 가른 라운드샷 중간을 사슬이 아닌 막대기를 용접해서 연결한 것도 사슬탄의 변종. 사슬탄 비슷한 변종은 형태가 굉장히 다양하다. 범선 시대에 쓰던 탄이라 선박의 발전과 함께 자연스레 도태된다.
- 화살
조선이나 명에서 쓰던 방식으로, 대장군전처럼 대형 화살을 미사일처럼 쏘는 방식과, 피령전 등 소형 화살을 여러 개 장전해서 산탄처럼 쏘는 방식이 있었다.
5. 종류
5.1. 발사 방식별
5.2. 용도별
5.3. 기타
[1] 이건 나폴레옹 전쟁 시기 즈음에 사용된 해군용 대포다. 포가에 바퀴 4개를 단 것은 함상에서의 재장전을 쉽게 하기위해서다. 육군용 대포와는 달리 반동 제어를 위한 포 꼬리는 없으며 밧줄로 선체에 묶어서 반동을 제어했다. 포가 뒤쪽과 옆에 달린 쇠고리가 이 줄을 묶어두는 곳이다.[2] 주로 기병들이 나무못과 망치를 들고 다녔는데 프랑스가 지라고 신이 점지라도 해줬는지 하필 미셸 네가 충동적인 기병돌격으로 영국군 포대를 일시적으로 점거한 시점에서 못과 망치를 가진 기병대원이 전부 전사하고 없었다. 포병이라도 다 죽였으면 됐겠지만 대부분의 포병들은 이미 인근 전열보병들의 대기병 방진 속에 숨은 뒤였고 당시 기병은 대기병 방진에 돌격하는 건 자살 행위여서 눈물을 머금고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가끔 기병들이 오히려 그 야포들을 이용해 횡대가 아니라서 포격에 취약해진 영국군 방진에 산탄을 퍼부었더라면 결과가 달랐을 수도 있지 않았겠느냐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기병들은 전문적인 포병 훈련을 받지도 않았고 기병이 교전 중 명령 없이 함부로 말에서 내릴 수는 없었다. 결국 포기 후 철수 크리. 그리고 포병들은 다시 방진에서 나와 예상 외로 멀쩡했던 야포를 다시 장전해 퇴각하는 기병들 머리 위로 포탄을 선사했다.[3] 당대의 기록을 보면 "포병들이 진창에서 기를 쓰고 포를 밀어 재장전하는 것이 그렇게 힘들어 보였는데 그들이 발사한 포탄은 맞은 편 진창에서 물 한 번 튀기고 말더라"는 내용도 있다.[4] 추진제라고 보면 된다. 일반인들이 자주 하는 오해가 포탄만 넣고 포를 발사한다는 것.[5] 앞서 말했듯 셸이란 단어 자체가 파편탄의 의미가 있다. 다만 라운드샷이 표준이던 시기에는 분명히 파편을 쏘는 탄임에도 아무 탄에나 샷을 붙이는 일이 많았던 듯. 샷과 셸을 좀 더 강조하는 것은 작열탄이 표준탄이 된 후에 생기는 기조인 듯하다. 그래서 작열탄이 표준탄이 된 현대 군대에서는 셸을 모든 포탄을 통칭하는 데에도 쓰며 탄피, 또는 탄두를 포함한 포탄 한 발 전체를 가리키는 데도 쓰인다.[6] 해안요새의 화약고를 날려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