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22 23:47:12

환원 불능

Casus irreducibilis에서 넘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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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상세

1. 개요

환원 불능( , casus irreducibilis[1])은 대수적인 방식으로 해를 구했을 때 어떤 무리수허수단위 [math(i)]를 포함하는 꼴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후술하겠지만, 실제로는 환원 불능이 아니지만 식의 형태는 환원 불능인 경우도 존재한다.

복소수 위의 수식이라면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2. 상세

환원 불능을 가장 처음 접하게 되는 것은 삼차방정식으로, 역사적으로도 지롤라모 카르다노가 삼차방정식에서 이런 꼴의 해가 있음을 발견해서 붙인 명칭이다.

모든 삼차방정식은 다음과 같이 2차항을 제거한 꼴
[math(x^3 + px + q = 0)]
로 나타낼 수 있고[2] 이 방정식의 해는
[math(x = \left(\dfrac{-1+\sqrt3i}2\right)^k\sqrt[3]{-\dfrac q2+\sqrt{\left(\dfrac q2\right)^2 + \left(\dfrac p3\right)^3}}+\left(\dfrac{-1+\sqrt3i}2\right)^{3-k}\sqrt[3]{-\dfrac q2-\sqrt{\left(\dfrac q2\right)^2 + \left(\dfrac p3\right)^3}} \quad (k=0,\,1,\,2))]
으로 구할 수 있다.[3] 이때 위 식에서 판별식에 해당하는 [math(D = \left(\dfrac q2\right)^2 + \left(\dfrac p3\right)^3)]가 [math(D<0)]이면 [math(i)]를 포함한 환원 불능 꼴이 된다.

단, 모든 환원 불능이 이런 허수단위를 포함하는 식으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다음 삼차방정식
[math(x^3 - 15x - 4 = 0)]
은 [math(x = 4)]를 해로 가지므로 [math((x-4)(x + 2+\sqrt3)(x + 2-\sqrt3) = 0)]으로 세 실근을 해로 갖는 형태로 인수분해할 수 있지만 카르다노의 공식을 사용하면 [math(D = (-2)^2 + (-5)^3 = -121)]이 되므로 해가 [math(x = \left(\dfrac{-1+\sqrt3i}2\right)^k\sqrt[3]{2+11i} + \left(\dfrac{-1+\sqrt3i}2\right)^{3-k}\sqrt[3]{2-11i})]로 나온다. 이 식에서 [math(k=0)]이면 [math(\left(\dfrac{-1+\sqrt3i}2\right)^3 = 1)]이 되어 두 세제곱근의 합으로 표현되므로, 사실은 두 세제곱근이 복소켤레근의 관계에 있다고 가정, 즉 [math((a\pm bi)^3 = 2\pm11i)]라고 놓으면 앞서 [math(x = 4)]가 근임을 알고 있으므로 [math(a = 2)], [math(b = 1)]임을 알 수 있다. [math(\sqrt[3]{2\pm11i} = 2\pm i)]의 관계를 이용하면 나머지 두 무리수 역시 [math(\dfrac{-1+\sqrt3i}2(2+i)+\dfrac{-1-\sqrt3i}2(2-i) = -2 - \sqrt3)], [math(\dfrac{-1-\sqrt3i}2(2+i)+\dfrac{-1+\sqrt3i}2(2-i) = -2 + \sqrt3)]로 구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세제곱근을 풀기 위해서는 최소한 실근 하나가 무엇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르며 그렇지 않으면 식 하나에 미지수가 2개인 삼차 연립방정식을 또 다시 풀어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환원 불능'인 해라고 하는 것이다.

초월수와는 다르다. 초월수는 정수 계수로만 이루어진 유한 차수 방정식의 해가 되지 못하지만, 환원 불능은 어찌 되었건 정수 계수로만 이루어진 유한 차수 방정식의 해로 나타나는 대수적 수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4] 즉 환원 불능은 [math(0.dot9 = 1)]의 사례처럼 여러 꼴로 나타나는 해[5]를 하나의 식으로 표현하거나 실수의 범주를 넘어선 수 체계를 이용한 방법을 동원하여 대수적으로 표현하려다 벌어진 불상사에 가깝다.

다른 환원 불능인 예로 삼각함수가 있는데, 복소수 체계에서 모든 삼각함수는 복소지수함수를 이용하여 표현할 수 있다. 물론 삼각함수에서 정의역이 실수면 결과값도 실수였던 것처럼, 복소지수함수로 표현했다 하더라도 복소수가 대입되어 실수 결과값이 튀어나오고, 개중에 [math(i)]를 소거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아래와 같이 천문학에서 쓰이는 단위인 파섹([math(\rm pc)])은 연주시차의 기준이 되는 단위로, 본디 천문단위 [math(\rm au)]와 1각초코탄젠트 값을 곱한 것으로 주어지는데
[math(\begin{aligned}1\,{\rm pc} &= \cot {(1'')}{\rm\,au} \\ &= \cot \!\left(\frac\pi{648000}\right){\rm\,au} \\&= {\left(i + \frac{2i}{e^{i\pi/324000}-1}\right)}\,{\rm au} \end{aligned})]
가 되어 식의 형태가 닫힌 꼴이 되지 않는다.

환원 불능한 수의 구체적인 값이 필요한 경우 수치해석학을 이용해 근삿값을 구해서 이용한다. 가령 위의 파섹의 경우 [math(\cot x)]가 [math(\displaystyle \cot x = \dfrac1x - \dfrac x3 - \dfrac{x^3}{45} - \dfrac{2x^5}{945} - \cdots)]로 전개된다는 점을 이용하여 [math(x)]가 매우 작으면 [math(\cot x \approx \dfrac1x)]로 근사할 수 있으며, 실제로 [math(\begin{aligned}\dfrac\pi{648000}\end{aligned})]은 [math(\dfrac\pi{648000} = 0.000\,004\,848\,136\cdots)]로 매우 작기 때문에 [math(\cot{\left(\dfrac\pi{648000}\right)} \approx \dfrac{648000}\pi = {\color{red}206\,264.806\,24}7\,096\cdots)]의 근삿값을 주로 쓴다. 참값은 [math({\color{red}206\,264.806\,24}5\,480\cdots)]이며 유효숫자 11자리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6] 도로 등의 경사도각도환산할 때도 같은 방법을 쓴다.

환원 불능한 수는 모두 작도가 불가능한 무리수이다. 모든 유리수는 (정수)/(0이 아닌 정수)의 분수형태로 나타낼 수 있으므로 당연히 환원 불능이 될 수 없고, 무리수이더라도 작도가 가능한 수들은 모두 정수의 사칙연산과 제곱근만을 유한 번 사용하여 나타낼 수 있으므로 허수단위 [math(i)] 없이 표기할 수 있다.


[1] irreducible case(단순화할 수 없는 경우)를 라틴어식으로 표현한 것. 수학 용어로서 irreducible에는 '약분할 수 없는'이라는 뜻도 있으며 대표적으로 기약분수를 irreducible fraction(단순화할 수 없는 분수)이라고 한다. 실제로는 실수이지만 복소수로 표현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수화 불능'이 좀 더 명료한 번역일 것이다.[2] [math(ax^3 + bx^2 + cx + d = 0)]에서 식 전체를 [math(a)]로 나누고 [math(x = t - \dfrac b{3a})]를 대입해서 [math(t)]에 관한 식으로 바꿔주면 2차항이 사라진다.[3] [math(x = u+v)]로 치환하면 식의 형태는 [math(u^3 + v^3 + q + (u+v)(3uv + p) = 0)]가 되는데 [math(u+v = x \ne 0)]이므로 이 방정식을 풀기 위한 조건은 [math(u^3 + v^3 = -q)], [math(3uv = -p)]가 된다. 제2식을 제1식에 대입하면 [math(u^3)] 또는 [math(v^3)]에 대한 이차방정식이 되고, [math(u^3)]에 대한 해 [math(\alpha)]에 관하여 [math(u^3 = \alpha)]는 [math(u^3 - \alpha = (u - \sqrt[3]\alpha)(u^2 + \sqrt[3]\alpha u + {\sqrt[3]\alpha}^2) = 0)]이므로 방정식 [math(x^3 - 1 = 0)]의 허근 [math(omega = dfrac{-1pmsqrt3i}2)]를 이용하여 위와 같이 나타낼 수 있다.[4] 환원 불능인데 대수적 수가 아닌 예로 프레넬 적분 함수의 최댓값/최솟값이 있다. 이 수를 표기하려면 특수함수인 오차함수를 이용해야 한다.[5] [math(0.\dot9 = 1)]은 [math(9\div9)]를 세로셈법으로 계산함으로써 간단하게 보일 수 있다. 해당 문서 참조.[6] 이 때문에 2015년 이후로는 아예 [math(1\,{\rm pc} = \dfrac{648000}\pi \, {\rm au})]로 정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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