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선임병 계급으로서 부사관 부재시 다른 병들을 통솔할 수 있는 병 계급을 가리키는 말이다. 대표적으로 영어권의 "Lance Corporal"이 있다.2. 어형 및 개념
언어별 명칭 | |
한국어 | 준부사관(準副士官) |
영어 | Corporal |
프랑스어 | Caporal |
스페인어 | Cabo |
독일어 | Gefreiter Korporal |
러시아어 | [ruby(Ефрейтор, ruby=Yefreytor)] [ruby(Младший, ruby=Mladshiy)] [ruby(сержант, ruby=serzhant)] |
계급체계 내 각 신분의 개념 해설과 비교·대조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군사 계급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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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하십시오.사실 일반적으로 통용되거나 정의되는 개념은 아니다. 준부사관은 병과 부사관이 신분상 상호 분리되어 있는 한국군의 특수한 환경에서 비롯한 표현이며, 서구 군사계급 체계를 설명할 때 편의상 쓰일 뿐, 국내에서도 규정되거나 통용되는 공식명칭은 아니다. 그래서 여타 언어들에서, 특히 현대 군사전통의 발원지인 유럽권에서는 이에 해당하는 개념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한국인 관점에서 그에 해당하는 계급들이 곧 준부사관 그 자체와 대응되어 언급될 뿐이다.
영어권의 경우, 일반적으로 이에 상응한다고 거론되는 계급은 Lance Corporal(L.CPL) 혹은 Corporal(CPL)이다. Lance Corporal은 영연방 육군에서 3년 이상 복무한 Private(병사)이 진급할 수 있는 계급으로, 분대장=부사관으로 볼 경우 영국에서 부분대장 업무를 수행하는 L.CPL이 이 준부사관이라는 뜻에 가장 딱 맞는 단어가 된다. Corporal의 경우 영어권 육군에서 폭넓게 나타나는 말단 부사관이지만, 한국군은 이를 상등병에 대응시키고 있다.
준부사관이라는 개념 그 자체를 영어로 번역할 때는 "Junior NCO"나 "Warrant NCO"라고 적당히 의역하는 편이고, 이때 이 말에는 L. CPL과 CPL을 묶어서 포함시킨다. 그러나 이는 영어에서는 잘못된 용법으로, Junior NCO란 해군에서 주로 쓰이는 "Petty officer"(PO)와 마찬가지로 CPO 및 Sergeant급 중 선임/상급 부사관들과는 구분되는 "하급 부사관"이라는 의미이며, L. CPL이나 CPL은 물론이고 Sergeant급 중에서도 국군의 하사나 중사에 해당하는 계급들까지 아우른다. Warrant NCO는 아예 의미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데, Warrant Officer 자체가 NCO 중 영장(Warrant; Writ) 형태의 정식 위임장을 받아서 장교에 준하는 지위가 된 것이기 때문이다.[1] 즉, WO는 같은 사병 신분으로서 연속적이지만 그 안에서 NCO와는 구분된다. WO의 "Warrant"는 "Guarantee"(보증하다.)와 같은 말에서 파생한 동원어로, "보장한다.", "보호한다."라는 의미를 내포할 뿐 무엇에 준한다는 뜻을 지니지는 않는다. 이를 "준사관"이라고 번역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해당 신분이 장교에 버금간다는 점에서 의역되었을 뿐 Warrant의 원래 의미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2]
독일어의 경우 "Gefreiter" 계급이 많이 거론되는데, 이 또한 "면제 받은 병사"라는 뜻으로서 별도 신분체계를 구성하지는 않는다. 여기서의 면제는 초병근무 및 기타 잡무들을 면제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러시아어 쪽으로는 흔히 "[ruby(Ефрейтор, ruby=Yefreytor)]"와 "[ruby(Младший, ruby=Mladshiy)] [ruby(сержант, ruby=serzhant)]" 두 계급이 거론된다. 전자는 독일어 "Gefreiter"의 차용어로서 해당 계급 및 영어권의 Corporal과 상응하는 계급이고, 후자는 영어와 한국어로 각각 번역시 "Junior sergeant"와 "하사관"이라는 뜻으로서 국내에서는 북한의 번역을 참고하여 "하사"로 번역한다. 이들은 주로 부분대장 업무를 수행하는 계급이지만, 러시아도 그렇고 다른 동구권 군대에서도 그렇고 자국 내에서는 엄연한 부사관으로 취급한다.
상기 계급들에 대해서 한국어 화자들이 느끼는 혼란은 대한민국 국군 특유의 계급체계에서 비롯한다. 세계적으로 부사관은 병과 함께 사병 신분을 이루고 장교가 별도 체계로 분리되지만, 한국에서는 부사관이 장교와 함께 묶여 간부 신분을 이루고 병 계급이 의무복무자로만 채워진다. 즉, 대다수 국가에서는 병이 직업군인으로서 장기복무를 하고 진급을 하여 자연스럽게 권한을 부여받고 부사관이 되므로 둘을 특별히 나눠서 바라볼 이유가 없으나, 한국에서는 병이 부사관으로 신분전환하여 권한을 받는 것이 부자연스럽고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물론 준부사관에 해당하는 계급들 자체는 분명히 존재한다. 예컨대 프랑스군의 Caporal(Corporal)계열 계급들은 부사관으로 취급하지는 않지만 부분적으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는다. 그러나 어차피 법적으로 이들 사병계급은 위임장(Commission)이든 영장(Warrant)든 간에 임관되어 결정권을 지니고 스스로 결심하는 장교와 준사관과는 달리 시키는 일을 하면서 그 경중에 따라서 필요한만큼의 권한도 함께 받아서 쓰는 것이다.[3] 상급병과 하급부사관의 차이는 업무 중요성뿐이다. 부사관 신분 자체가 선임병들에게 책무를 부여하고 그에 필요한 권한을 주는 개념에서 비롯한 것이므로, 구미권 관점에서는 분대장이나 부분대장 역할 정도만 부여받는 이들에게 따로 준부사관이라는 신분을 부여하거나 그 개념을 구체화할 필요가 없다. 준부사관에 해당하는 상급병과 하급부사관을 가르는 구분은 얼마나 더 전문적인 업무를 맡아 더 큰 권한과 책임을 승인받는지 여부이다. 보통 부사관은 아무리 말단이라도 선임자 및 숙련자로서 지휘자 역할을 우선적으로 맡거나 특히 참모 역할을 맡는다.[4]
준부사관이라는 개념은 이렇게 간부는 아니지만 권한과 책임을 일정부분 부여받는 국군의 선임병들을 그와 비슷한 권한과 책임을 지니는 타군 선임병 및 말단 부사관들과 어떻게든 일치시켜 이해하려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어디까지나 일반 대원(Private)과 분대장(Sergeant) 사이에 놓인 Corporal이라는 계급의 역사와 역할에 대해 설명할 때, 혹은 국군 한정으로 임기제부사관, 현역부사관, 민간부사관과 달리 부사관으로써의 대우가 구분되는 일반하사를 설명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사용되는 개념 정도라고 알아두는 것이 좋다.[5]
가끔 임기제부사관을 준부사관으로 오해하고는 하는데, 이는 완벽하게 잘못된 것이다. 대다수의 국가에서의 부사관 임관은 이 임기제부사관 임관과 비슷하게 이루어진다. 오히려 임기제부사관제도는 가장 세계적이면서도 전통적인 방법의 부사관 임관 경로인 셈이다.
임기제부사관은 부사관의 부재 여부와 상관 없이 지원자 본인의 의지와 지휘관의 검토, 그리고 높으신 분들의 허가를 통해 정식으로 임관이 이루어진다. 무엇보다 임기제부사관도 다른 부사관들과 마찬가지로 각군 참모총장명의의 부사관 임명사령장을 받으며, 아예 군법적으로도 부사관임을 인정받고 있다. 부사관단 내에서 같은 간부로 대우 받을지 병장장으로 취급 받을지는 본인에게 달렸지만, 법적으로 병으로 못 박았던 일반하사와 달리, 임기제부사관은 법적으로 부사관의 신분을 보장 받는다.
3. 역사
유럽의 사병 계급은 크게 Private, Corporal, Sergeant로 구분 된다. Private는 말 그대로 아무 권한이 없는 일개인으로서 병사를 의미하고, Sergeant는 군주로부터 직접 서임 받지 않았으나 부분적으로 임무와 책임, 그에 필요한 명령권한을 부여받아 병사들의 통솔과 관리는 물론이고 장교를 보좌하여 업무의 일정부분을 대신 맡아주기도 하는 계급(Non-commissioned officer)이다.Corporal은 이탈리아어 "Capo corporale"라는 명칭에서 기원한 계급으로, '몸체의 머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었으며, 여기서 몸체란 부대 구성원 대다수를 차지하는 병사들을 가리키는 표현이었다. 즉, 본격적인 보좌역인 Sergeant의 부재 시 Private들 중 최선임에게 지휘권을 쥐어주어 그 역할을 대신하게 하거나, 최선임 병사가 평소부터 Sergeant를 보조할 수 있게 편제한 것에서 유래한 계급이다.
이렇듯 Corporal은 부사관 중에서도 최말단이었으므로, 나름 대접을 해주는 곳이 있는가 하면 명령권을 조금 나눠줬을 뿐 병사에 더 가깝게 취급하는 곳도 있는 등 그 대우가 천차만별이다. 그래도 '지휘권을 행사한다.'라는 점은 확실했기에 대체로 부사관이나 그에 준하여 언제든지 전환될 수 있는 상급병으로 자리잡았으며, 국가나 군종에 따라 "Lance Corporal"이나 "Master Corporal", "Chief Corporal"(Caporal-chef), "Corporal 1st class"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며 둘 이상의 별개 계급으로 세분화되기도 한다.
4. 사례
4.1. 해외
영국군은 이 Corporal을 부사관으로 보고 밑에서 Corporal을 보좌하는 Lance Corporal도 부사관으로로 구분하고 있다. 이 중 "Lance Corporal"이라는 특이한 계급의 유례는 불명확하지만, 이탈리아어 "lancia spezzata"(broken lance)에서 비롯한 것으로, 쓰던 창(Lance)을 여럿 부러뜨려먹었을만큼 다년간의 복무로 숙련된 병사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이것이 "Capo corporale" 및 그 파생어인 "Corporal"과 결합하면서 숙련병으로서 부사관이 된 자를 가리키는 표현으로 정착한 것이다. #Corporal의 기원반면 프랑스군은 Caporal-chef de première classe,[6] Caporal-chef, Caporal 3종류의 Caporal을 모두 병사로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영화나 소설, 게임 등등 이들 국가의 계급을 번역할 필요가 있을 때 영국의 Corporal은 부사관 분대장이므로 하사 번역하고 그 밑의 부분대장인 Lance Corporal은 병장으로 번역하지만, 프랑스의 Caporal은 모두 병 신분이니 Caporal-chef와 Caporal은 각각 병장 분대장과 상등병으로 번역해 관객이나 독자 혹은 플레이어의 이해를 돕는다.
국내에서 상등병으로 번역되는 미합중국 육군의 스페셜리스트(Specialist, E-4)와 코퍼럴(Corporal, E-4)이 준부사관과 비슷하다면 비슷하다고도 볼 수 있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다. 미 육군에서 둘은 동일 서열이지만 SPC는 병으로 구분하고 CPL은 NCO로 구분함으로 일단은 명백히 다른 계급임을 표방하고 있다.[7] 그렇다고 병으로 구분되는 SPC로 남아있다고 해서 CPL에 비해 서전트(Sergeant, E-5)로 진급하는데 불리한 건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부분대장으로써 책임소재만 늘어나는 CPL가 되기보단 그냥 병사인 SPC로 복무하다가 근평, 근속을 바탕으로 부사관인 SGT로 진급하는 게 일반적이고 더 흔한 케이스이다.
특히 단기복무만 하고 나갈 생각인 인원들은 SPC로 남아 그대로 전역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 때문인지 몰라도 미 육군 내에서는 CPL이 NCO가 필요한데 돈주기 싫은 경우 쓰이는 일종의 편법 계급이라는 인식이 있다.[8][9] 대한민국 국군으로 치면 부사관 분대장이 모자라니 성실한 선임병들 중에서 분대장을 선발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병장으로 번역되는 SGT보다는 SPC와 CPL이 대한민국 육군 병장에 가깝기는 하다. 전자는 일반 병장 후자는 분대장/부분대장을 맡는 병장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2차 세계대전 직전까지도 영국식 영어가 표준 영어로 대우 받았기에, 한자문화권 국가들이 자국군의 군대 계급을 영문으로 표기할 때에는 영국군의 계급구조를 참고해 하사를 Corporal로 번역하는 일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구 일본군이 있으며 현재에도 대만군, 중국군은 자국 군대의 하사를 Corporal로 영문 표기 한다. 싱가포르군에서도 자국군의 Lance Corporal, Corporal, Corporal 1st class를 두고 한자로 각각 준하사(准下士), 하사, 일등하사로 표기한다. 다른 한자문화권의 군대와 차이점이 있다면 싱가포르군의 하사는 병사신분이라는 점이다. 직책도 부분대장을 맡는 위치라 초창기의 한국군과 비슷한 면이 있다.[10]
아예 Corporal을 세분화하여 단계별로 병/부사관으로 구분짓는 케이스도 있다. 스페인 육군은[11] Cabo는 병사, Cabo Primero는 부사관으로 구분한다. 미 해병대도 Lance Corporal은 병으로 구분하지만 Corporal부터는 NCO 취급을 해준다.[12]
특별히 준부사관 개념을 의식하지 않는 군대도 많다. 당장 한국군이 그러하고[13] 일본의 자위대나 러시아군을 비롯한 상당수의 동유럽 국가의 군대들도 그렇다. 하지만 결국 군대는 다 비슷했던지라 부사관 부재시 고참급 선임병이 대신해서 후임병들을 통솔하고 교육 및 선도하게 되는 건 어딜가나 똑같다.
Corporal이라는 말을 직접 들여오지 않은 곳에서도 자생적으로 발생하여, 그에 상응하는 병사 계급이 그 역할을 한다. 현 독일군과 동구권의 유럽 군대에서 사용되는 Gefreiter, Ефрейтор라는 고참병 계급을 예시로 들 수 있는데, 이 계급은 원래 병사 신분이지만 군법적으로 각종 작업과 초병 근무를 면제받는 특권을 쥐어주고, 대신 후임병들을 교육하고 통솔하게 하는 등 실질적으로 Corporal과 크게 다르지 않은 역할을 수행해야 했던 계급이었다. 현재 독일 연방군에는 Korporal 계급이 신설되어 있지만 징병제 시절만 하더라도 Soldat(훈련병, 이등병) 의무복무를 마치고 연장복무 해야지만 얻을 수 있는 선임병 계급이 바로 Gefreiter였다.[14]
그래서 소련군과 유사한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불가리아군의 NATO 계급 대응 체계를 보면, 부분대장인 Младши сержант(Junior Sergeant)는 OR-5로 명백한 부사관 계급으로 분류하고 병 계급인 이 Ефрейтор는 OR-4로 미군의 Corporal과 동급의 위치로 분류하는 등 동구권 군대에서의 Ефрейтор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지 엿볼 수 있다.
4.2. 대한민국 국군
원래 하사관[15]/병으로 통합된 사병계급체제를 가지고 있었다. 물론 6.25 전쟁 전후 당시 부족한 인력확보를 위해 현재의 민간부사관과 비슷한 을종간부후보생제도가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부족한 인력을 채우고, 전시상황에 빠르게 소비되던, 그리고 당시에는 나름의 고학력자였던 중졸인력을 잘 써먹기 위해 있던 제도였다. 과거 그리고 현재의 징병제 국가들이 그러하듯 당시의 한국군도 직업군인이란 계급에 상관 없이 의무복무기간을 넘겨 복무하는 모든 군인을 직업군인으로 여겼었다.일반하사제도가 등장하기 전에는 병장이 준부사관에 가까웠다. 실제로 병장 계급은 구 일본군이 하사관 업무를 대리하는 상등병에게 '오장근무상병'이라는 직책을 준 것에서 시작된 것이다. 당시 국제 언어는 영국 영어였고 하사로 번역되는 Corporal[16]의 바로 밑 Lance Corpral이라는 계급을 염두에 두고 '오장근무상병'이라는 명칭을 만들어낸 것. 국군의 경우에도 이병-일병-하사-이등중사-일등중사-상사로 이어지던 계급체계를 보다 세분화하여 상등병과 병장이라는 병 계급을 새로이 추가시켰을 때에, 병장 계급장은 지금처럼 작대기4개가 아니라 부사관 계급장처럼 V 형태를 하고 있었다.[17]
그러나 1961년에 하사관은 직업군인으로, 병은 의무복무자로 구분하도록 계급제도가 개정되었는데 이 때문에 의무복무자가 직업군인으로 남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신분전환이 이루어져야만 했다. 거기에다가 전후에도 부족했던 하사관 인력을 충당하기 위해 을종간부후보생제도 역시 유지가 되어야한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민간인과 현역병 양측에서 하사관을 양성하는 단기하사 제도가 등장하게 된다. 이들은 하사 임용날짜를 기준으로 5년간의 단기복무를 원칙으로 하되 장기복무에 합격할 경우에 확실한 직업군인이 되어 군대에 남을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하사관의 처우가 좋지 않은 탓에 지원율은 시원찮았다. 설상가상으로 베트남 전쟁의 여파로 분대장(=하사)들의 전사율이 높아지자 분대장을 맡을 하급 하사관의 수요는 반대로 크게 솟구쳤다.
베트남에서의 철수 이후로도 하사관의 공급이 딸린 국군은 결국 일반하사란 제도를 만들기에 이른다. 당시에는 병장계급에도 T/O가 있어서 아무나 병장으로 진급하지 못하고 대다수는 상등병으로 전역하고는 했다. 당시 병장들도 지금의 병장들 처럼 분대장, 부분대장, 내무반장 같은 직책을 수행했었다. 그러나 분대장은 부사관의 가장 전통적인 직급이었기에, 당시에도 '아무리 그래도 병 계급장 달고 분대장 노릇시킬 수 있겠느냐'라는 의식이 깔려있었다.[18] 그러니까 일반하사는 당장의 하사관의 수요를 채우지는 못하니 일단 의무복무 중인 병사들 중 한명에게 그 업무를 전담시킴으로써 일종의 땜빵시키고자 한 제도였던 것이다.
이 일반하사는 크게 현역병 일반하사와 징집형 일반하사로 나뉘었다.
먼저 현역병 일반하사는 병 가운데 분대장으로 쓸만한 자원을 골라 하사관학교에서 분대장 교육을 시킨 뒤에 하사로 임용하는 것이었다. 비용문제에서 일반하사는 저렴했고 어디까지나 복무기간 내에 근무시키는 것이었기 때문에 지휘관들도 별 부담 없이 상병에서 적당한 인원을 골라 하사관학교 혹은 분대장(일반하사)교육대로 보냈다. 병사 본인의 의사는 크게 고려되지 않았지만, 하고자하는 사람은 우선적으로 받아줬다. 복무기간 연장 따위의 부담도 없었을 뿐더러 비록 정규 하사들에겐 못미치지만 당시 병장의 두 배 월급을 받았기 때문에 의외로 지원자는 좀 있었다고 한다.
징집형 일반하사는 지금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정말 이상하기 짝이 없는 제도였는데, 일단 징집되어 입소하는 훈련병들 중 일부를 골라내어 현재의 부사관교육과 동일한 하사관기초교육훈련과 군사특기 교육을 받게 한 다음 하사로 임용시켜 자대로 보내는 제도였다. 사실상 강제로 부사관을 양성하는 제도였던 셈이다. 이에 육군에서는 1981년 폐지된다.
그러나 이들은 군법적으로 부사관이 아닌 병었으며 특히 현역병 일반하사의 경우 하사 임관 날짜와 관계 없이 남은 병 복무기간을 보내면 집에 가는 의무복무자들이었다. 당연히 예비군도 40세까지 편성되는 정규 하사와 달리 병 전역자와 동일한 기간 동안만 예비군 훈련을 받았고, 부사관단이나 부사관 전우회에서도 인정해주지 않았다. 어찌보면 그만큼 당시 국군에 하사관이 얼마나 부족했고 절실했는지를, 그리고 대우가 개차반이었는지를 보여주는 제도이기도 하다.
현역병 일반하사 제도는 여러 부작용을 낳으며 1994년에 폐지되었지만 사관학교 중퇴자가 병으로 입대할 시, 혹은 전시나 평시 공비소탕 같은 걸로 공을 세운 병장을 특진시켜 주기 위한 '지원에 의하지 않고 임용된 하사'라는 계급으로 그 유산이 일부 남아 현재에 이르게 된다.
전투경찰에는 이와 유사한 특경이라는 계급이 존재했다. 전역이 임박한 수경들 중 지원 혹은 차출된 이들이 인근 육군 부대에서 일반하사 과정 위탁교육을 받고 돌아와, 소초장 등 하급 직원들이 맡는 지휘자 직책을 수행했다. 1994년에 폐지되었다. 수경 계급장 맨 위 작대기 위에 꺾인 막대가 들어가고 그 파인 사이로 무궁화 봉오리가 들어간, 구형 하사 계급장에 전경 계급장을 합친 듯한 형태의 계급장을 달았다. 특경 계급장을 볼 수 있는, 특경 출신 예비역의 블로그.
[1] 흔히 체포영장 등 사법 관련으로 주로 언급되는 그 영장이다. 원래 영장 자체가 행정기관이나 사법기관이 업무행위를 법적으로 보증하고자 정식 발부하는 공문서이다.[2] 참고로 준사관을 부사관과 신분상 완전히 혹은 부분적으로 분리시켜 보는 것은 영미권 군사전통이다. 유럽대륙권 군사전통에서는 준사관이라는 개념이 따로 존재하지 않으며, 영미권 준사관에 상응하는 계급은 상급부사관을 이룬다. NATO 계급 비교표에서도 세분화가 많이 된 미군의 준사관만 별도로 빠졌을 뿐, 영국군 준사관과 유럽대륙 상급부사관들이 서로 같은 등급으로 책정되어 있다.[3] 그래서 서구권 군대에서는 장교와 부사관을 흔히 "의뢰인"과 "실행인"으로 요약한다.[4] "sergeant"의 어원을 따져보면 "종사", "보좌관"의 의미를 갖고 있는데, 그 업무가 바로 오늘날의 참모가 맡는 것들이었다. 특히 영국 육군의 상사, 미군 육군 하사를 가리키는 "Staff sergeant"는 그 이름부터가 "참모 부사관"이다. 영국 육군은 지휘관(중대장, 중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면 영주)에 대한 참모역을 하는 부사관이라서, 미 육군은 지휘'관'은 아니지만 일단은 장교인 소대장에 대한 참모역할을 하는 부사관이라서 저렇게 명칭이 붙은 것이다.[5] 일반하사는 일단 부사관의 부재로 인해 (정확하게는 공급이 적어서) 병사가 부사관을 대행했다는 점에서 준부사관으로 볼 수 있다.[6] 보통 상급 병장으로 번역된다. 일반적으로 Caporal-chef 중에서 부사관으로 임용하지 않고 11년 이상 복무 중인 이들에게 주어지는 계급이다. 서열에서는 Caporal-chef보다 위지만 권한 자체는 Caporal-chef와 동일하므로 나토 코드 OR-4로 규정된다.[7] CPL이 되면 미군 버전 부사관단인 NCO 클럽에 들어갈 수 있다. 이는 미군 내에서 CPL은 정규 부사관으로 인정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8] 전세계를 통틀어 병사들에 대한 복지와 월급이 제일 월등하다고 알려진 미군인데, 그 미군 안에서도 부사관이 되면 이런저런 책임수당이 붙게 되면서 실수령액이 뛰어오른다.[9] 다만 SPC/CPL 전환 체계가 미 육군 내 평판과 별개로 개인에게도 그리 부정적이기만 한 체계인 것은 아니다. 미군의 진급은 부사관 문턱에서 걸리기 마련인데 아무래도 부분대장, 분대장 직책을 받으며 올라가는지라 그 T.O 제한이 뚜렷할 수 밖에 없다. 한개의 분대에 분대원이 1명일 수는 있어도 분대장이 2명이 될 수는 없으니까. 때문에 미해병대도 NCO로 사격조장을 맡는 CPL부터 진급이 턱 막혀 단기 복무자들은 대개 L.CPL까지가 사실상의 진급상한선이다. 그런데 미해병대의 L.CPL은 육군의 PFC와 동일한 페이그레드에 머무는 계급이다. 반면 미 육군의 SPC는 CPL과 같은 페이그레이드에 위치한다. 이는 굳이 NCO가 되지 않더라도 미 육군의 병사는 미해병대원보다 근속진급 기회가 한 차례 더 주어짐을 의미하며 그에 따라 페이그레이드도 NCO에 맞추어 올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10] 한국전쟁 당시 국군의 부사관이 이등중사부터였던 것처럼 싱가포르군에서 부사관은 삼등중사(Sergeant 3rd class)부터이다.[11] 스페인과 포루투갈에서는 Capo corporale의 Capo에서 따온 Cabo를 계급명으로 사용한다.[12] 단, 미 해병대의 Lance Corporal은 비교적 근래인 2차대전 이후에 신설된 계급이다.[13] 현재와 같은 체계의 병 계급 개정이 이루어질 당시 병장은 준부사관을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지기는 했다.[14] 같은 독일어권 군대이지만 민병제를 시행하는 오스트리아 연방군 Rekurt(훈련병)에서 곧바로 Gefreiter로 넘어가는 구조라 고참병이라는 의미는 많이 퇴색되고 정예병사라는 의미만 남았다. 후임병 선도나 부분대장으로써 임무를 수행하던 기존의 Gefreiter 역할은 독일과 마찬가지로 현재 Korporal(Corporal)이 맡고 있다.[15] 1990년대 이전 부사관의 옛 명칭[16] 미군식이 아니라 영국군식이다. 병으로 취급하는지, 간부로 취급하는지 각양각색이지만 중국, 대만, 베트남, 싱가포르등 대다수의 한자문화권 국가에서는 이 때의 번역이 굳어져 자국의 하사를 Corporal로 번역한다. 참고로 미군에서도 미해병대의 경우에는 영국군 계급의 흔적이 많다.[17] 하사관으로 취급되는 하사는 V가 2개이고 중사는 V가 3개였다. 상사는 V3개에 호(지붕)가 얹어진 형태. 그리고 병이 아닌 하사관이라는 의미로써 V 위에 별(육군), 닻(해군, 해병은 쌍닻), 날개(공군)을 달았다. 이후로 주임상사, 주임일등상사만 별을 달도록 개정했지만 일등상사를 원사로, 하사관에서 부사관이라는 명칭으로 바꾸면서 아예 원사 계급장 자체에 별을 넣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계급장/목록/과거를 참고 바람.[18] 재밌는건 정작 병장이란 계급은 일본군이 하사관이 부족하자 당시 병 최고 계급이었던 상등병들 중에 하사관 업무를 맡겨 오장(하사)근무상등병이라는 직책을 준 것에서 시작된 계급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국군도 1970년대까지는 병장 계급장이 병보다는 하사관 계급장과 더 유사하게 생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