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등작(五等爵) | ||||
| 公 공작 | 侯 후작 | 伯 백작 | 子 자작 | 男 남작 |
1. 개요
| 언어별 명칭 | |
| <colbgcolor=#dcdcdc,#222222> 한자 | 子爵 |
| 영어 | Viscount |
| 라틴어 | Vicecomes |
| 독일어 | Vizegraf[1] |
| 프랑스어 | Viscomte |
자작은 귀족의 작위 중 하나이다. 동양에서는 서양의 VIcecomes에 대응하는 작위들에 대한 번역으로 사용하나, 이것은 부(副, vice) + 백작(伯爵, comes)이라는 뜻으로, 백작의 보좌직일 뿐 제대로 된 작위라기엔 애매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역사
2.1. 중국
원래 자(子)라는 호칭은 다른 집안의 웃어른을 높여 부르는 극존칭의 일종이었다.[2] 춘추시대 이전의 고대 중국의 국가체계는 일종의 도시 연맹체에 가까운 개념이었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도시 단위를 당시엔 읍(邑)이라 하였고, 읍의 주인을 가리켜 군(君)으로 호칭했다. 읍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집단은 읍 주변의 공백지에 새로운 읍을 건설해나가는 방식으로 점차 그 영역을 확장해나갔는데, 이 과정은 보통 기존 읍의 주인과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이 새로운 읍의 군으로 분봉(分封)되는 형태로 이뤄졌다. 이런 방식으로 여러 읍으로 구성된 일정한 지역을 차지한 가문의 대표자를 가리켜 '자(子)'라는 호칭이 사용되었다. 이보다 더 큰 규모로써 씨족 단위의 연맹체 수장은 보통 '후(侯 또는 后)'라는 칭호를 사용했다.상주혁명으로 주나라가 중원 지역의 패권을 장악하여 천자(天子)를 자칭하며 중원 전역에 대한 지배권을 주장했는데, 상주혁명에 동참한 씨족 공동체들만 후(侯)로 인정하고 주나라에 복속되지 않은 지역들에는 왕족이나 공신의 후예들을 새로 후(侯)로 책봉해 파견보내면서 그 지역을 복속시키는 임무를 맡겼다. 이로 인하여 상주혁명에 동참하지 못한 씨족 공동체들이 천자나 새로 책봉된 제후의 신하 신분으로 주나라의 통치질서에 편입되는 부용국 처지가 되었고, 자(子)라는 칭호를 강요받게 되었다. 또한 기존의 관례대로 천자나 제후의 신하들 가운데 여러 읍(邑)을 보유하고 있는 유력 가문들의 수장들도 여전히 자(子)라는 칭호를 사용했다. 천자 직속의 신하가 아닐 경우에, 이들은 왕이 주관하는 조회에는 단독으로 입조할 수 없어 자신의 주군들인 후(侯)·백(伯) 등과 동행해야 했다.
정리하자면 주나라 시대에는 자(子)는 부용국의 수장이나 유력가의 칭호로 사용된 것이다. 당시 다른 제후들이 초나라의 왕호를 인정하지 않고 초장왕을 '초자(楚子)'로 부른 사례 때문에 흔히 이민족 등을 얕잡아 부르는 멸칭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디까지나 왕을 임의로 격하시켜 부른 경우이기에 비하의 의미가 되는 것이다.[3]
전국시대에 제후들이 왕(王)을 자칭하고 왕족과 공신들을 후(侯)로 책봉하게 되면서, 소멸된 칭호가 되었다. 유학자들이 주나라 때 사용된 여러 칭호들을 작위와 그 서열로 정의하면서 자(子)를 남(男)과 동급의 작위로 설정해 최하 등급의 오등작으로 기록한 덕으로 후세에는 작위로 인식되었고, 주나라 이전의 제도를 이상적으로 여기는 유교의 복고주의 성향에 의해 오등작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이어져서, 결국 신나라 때와 위진남북조시대부터 청나라시대까지 남작보다는 1계급 높은 작위 등급으로 쓰이게 되었다.[4]
위영공의 부인인 '남자(南子)'가 '남(南)이란 땅의 자작'으로 오인되기도 하지만, 사실 이 경우는 선진시대 여성의 이름 체계를 잘못 이해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당시 여성은 성을 뒤에 붙이고 별칭이나 모국 혹은 시집 간 나라 이름 등을 성 앞에 두어 호칭되었는데, 위영공의 부인은 송나라 출신으로 그 국성은 자(子)였으며, 아마도 궁궐 남쪽에서 태어났거나 기거했기에 남자로 불린 듯하다. 남지의 자작이라서 남자라기엔 남이란 지역이 어디인지 불분명하고, 선진시대에 남편이나 적장자가 생존 중인 여성이 별도의 식읍과 칭호를 가지는 사례도 없기 때문.
2.2. 한국
고대 삼국은 왕·공·후·백작까지는 보이지만 자작·남작위는 보이지 않는다. 발해와 고려에서 현존하는 기록이나 금석문 상에서 자작으로 책봉된 사례가 보인다.발해는 매우 단편적인 사용례만 보이며 아마 당제를 수용했을 거라 추측만 한다.
고려의 자작위는 중국식 관제가 도입되면서 쓰인 것이다. 주나라의 공·후·백·자·남 오등작 체계를 도입해 왕족과 신하들에게 봉했는데, 서진에서 유래된 관례를 따라 개국(開國) 두글자가 붙었다. 문종 때 봉작제가 고려의 작위 제도로 확립되었는데, 오직 신하만이 자작 및 남작위에 봉해졌다. 왕족은 공·후·백 작위만 봉해졌다. 그래서 고려사상 자작위에 봉해진 경우는 모두 공신 뿐이다.
2.3. 유럽
중세 말까지 사실 유럽지역에선 '자작'이라는 공식 작위는 없었다. 바이카운트(Viscount)는 "대리[副]"를 뜻하는 "vice(vis-)"와 "백작"을 의미하는 "카운트(Count)"가 결합한 것으로, "부백작(副伯爵)"으로 번역하는 것이 어원상의 뜻에 가깝다.[5] 원래는 백작의 궁재(宮宰), 즉 백작령 총리 정도 되는 일개 관리(...)를 가리키는 것이었다.이들은 백작이 영지에 주재할 때는 주로 사무를 맡아보거나 시찰을 다니며 전반적인 영지관리나 궁성관리를 맡아했고, 백작이 출타할 때는 백작 대리로서 사실상 백작 행세를 하였다. 이러한 자작들 중에서 출세한 케이스가 바로 밀라노의 비스콘티(Visconti) 가문. 이름에서부터 드러나듯 원래는 밀라노의 자작가문이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사실상 밀라노를 비롯한 롬바르디아의 지배자로 등극하였고, 나중에는 교황의 승인을 받아 밀라노의 공작가문이 되었다.
한마디로 중세 유럽의 자작(= 부백작)은 군주가 임명하는 작위 개념이 아니었고, 따라서 '자작령'으로 부를 수 있는 영지가 거의 없었다. 중세 초기부터 보이는 '자작령'은 군주가 아니라 실제로는 백작이 자의적으로 설정한 영역인데, 일례로 9세기부터 '자작령'이 등장했던 카탈루냐 지방의 경우, 기존의 에스파냐 변경주를 바르셀로나 백작이 차지하면서 그 광활한 영토를 여러 부백작들을 임명하여 나눠 관리하면서 '자작령'이 등장했다. 10~14세기 사이 프랑스 지역에서 등장한 자작령들은 대외적으로는 백작령을 자칭했는데, 대체로 그 백작령에서 모종의 이유로 백작이 부재하게 되자, 자작이 그 섭정으로서 다스린 것이 그 원인이다. 즉, 말이 자작령이지, 그냥 백작없는 백작령인 셈이다.[6] 혹은 산하 구역을 관리하던 부백작이 주군인 백작에게서 독립하여 국왕과 직접 봉건 계약을 맺은 베안 자작 같은 경우가 있었고, 그 중에는 앙주 백작처럼 아예 새로운 백작으로 승격되는 경우가 있었다.
서유럽에 '바이카운트'가 군주가 수여하는 공식적인 칭호로 도입된 것은 중앙집권이 가속화 되는 중세 말기~근세의 일이었다. 보통 영국처럼 다른 남작들과는 구분할 필요성이 있지만 정식으로 백작까지 하사하기는 애매하여 바이카운트를 임시 작위로 수여하다보니 그것이 정식 작위로 굳어져 버린 경우였다. 스페인에선 17세기에 백작 이상의 작위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취득해야할 자격조건으로 바이카운트 칭호를 취득할 것을 제정하여 왕실의 재정을 충당하기도 했는데, 이를
근대 서유럽에선 어느 귀족의 후계자를 호칭할 때는 그가 상속받을 작위보다 한 단계 낮춘 작위로 부르기도 했는데, 이러한 관용적 칭호를 '커트시 타이틀(Courtesy title)'이라고 부른다. 즉, 백작 작위를 상속받을 후계자는 예의상 자작으로 불러줬다는 뜻이다.[7]
이렇듯 작위라기보다는 "역직"에 가까운 것이 유럽의 자작이어서 독일, 헝가리, 러시아 등 중동부 유럽에서는 자작 작위가 없었다.[8] 영국에서도 그 첫 기록이 1440년이었고,[9] 커트시 타이틀 제외한 현존하는 112개의 자작위 중 둘만 빼고는 모두 17세기 이후의 것이다. 빅토리아 여왕이 즉위식 때 자작이 다른 작위보다 별로 없는 걸 보고 멜버른 경에게[10] 이유를 물었더니 멜버른 경이 그 유래를 들면서 원래 자작 자체가 영국 전통이 아니었다고 설명하는 것이 여왕의 일기에 나온다.[11]포클랜드 전쟁의 빌미가 된 포클랜드 섬도 영국의 포클랜드 자작에서 따온 것이다. 당시 이 섬을 발견한 사람들의 항해 비용을 댔던 사람이 5대 포클랜드 자작 앤서니 캐리 해군 재무대신이었기 때문.
본래 정식 작위가 아니었던 바이카운트가 동양의 오등작으로서 '자작'으로 번역되고 있는 것은 일본 제국이 서유럽식 작위체계를 받아들이면서, 작위 명칭들을 그 어원이나 의미에 맞게 번역해 도입한 것이 아니라, 근대에는 상설작위화 되어버린 바이카운트를 독립된 계급으로 인식해 오등작 체계의 자작 등급으로 끼워맞춰서 옮겼기 때문(...). 후작과 변경백의 혼선이나 프린스와 공작의 혼동도 일본이 각각 마르키(= 변경백)를 후작으로 옮기고 Prince와 Duke를 모두 공작으로 번역하면서 시작되었다.
또한 한국의 경우 대여점 양판소에서 상술한 일본 제국의 실수를 그대로 옮겨 오면서 널리 퍼진것이다.
3. 자작 칭호를 가진 인물
| 가상 인물은 작위/창작물 참조 |
[1] 독일 내에서는 존재하지 않고, 영국이나 프랑스 등 외국의 것을 지칭하고 번역할 때 사용하였다.[2] 때문에 작위의 의미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제자백가의 주요 사상가들을 높여 부를 때도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3] 춘추시대까지 왕(王)은 천자의 전용 칭호였고, 공(公)은 천자가 다른 사람을 특별히 높여 부를 때 사용되는 호칭이었으며, 후(侯)는 천자에게 책봉을 받아야 하는 특수 칭호였다. 백(伯) 또한 천자나 제후의 종친들이 사용하는 전용 칭호였으니, 초나라 왕을 자(子)로 호칭한 것이 사실 주나라 세계관에선 의도적으로 아주 낮춰부른 경우는 아니긴(...) 하다. 특히 초장왕의 입장에선 중원 지역과의 교류와 세력투사를 위하여 이런 모욕도 일정정도 감내한 것이다. 흔히 오왕 부차도 자(子)로 낮춰불렸다는 이야기도 보이나, 부차는 진정공과 회맹을 주관하는 역할인 희성(姬姓)의 '맏이(伯)' 지위를 다퉜다가 실패했을 뿐 자(子)로 불리진 않았다. 아마도 여기서 '맏이'를 '백작'으로 오독하면서 발생한 낭설로 보인다.[4] 명나라 때 남작과 함께 폐지되었다가 청나라 중엽에 다시 도입되었다.[5] 합성어인지라 철자는 그대로 viscount로 쓰는데, 'S'는 묵음이다. 가령 대통령 다음인 부통령은 영어로 Vice President, 해군이나 해안경비대에서 대장인 Admiral 다음인 중장은 Vice Admiral이다.[6] 1919년부터 1945년까지 왕없이 섭정이 다스린 헝가리 왕국이나, 반지의 제왕에서 왕실이 단절된 이래로 세습 섭정이 다스린 곤도르를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7] 대표적으로 소설 몽테크리스토 백작에 등장하는 모르세르 백작의 아들 알베르 드 모르세르 자작이나, 오페라의 유령에 등장하는 샤니 백작의 동생 라울 드 샤니 자작 등이 있다.[8] 공작(Duke)이나 백작(Count)도 그 기원은 관직 혹은 역직이었지만, 이들은 황제나 국왕 등 군주가 친히 임명하고 그에 걸맞는 막대한 권한을 행사하는 고위 관료라는 차이점이 있다.[9] 그나마도 세습작위가 아니라 국왕이 임명하는 지방관(Sheriff) 개념으로 시작되었다. 다만 말이 그렇단거지 곧 바로 세습 작위로 변경되었다.[10] 제2대 멜버른 자작 윌리엄 램. 훗날 제27대 총리가 된다.[11] 멜버른 경의 설명에 따르면 영국 고유 작위는 공작(Duke)과 남작(Baron) 뿐이다. 백작(Earl)은 북유럽의 야를(Jarl)에서 비롯하였고, 자작은 백작이나 왕의 따까리로서 파생한 것이며, 후작(Marquis)은 독일의 변경백(Markgraf)에서 비롯한 것이다.[12] 발해 시대 인물. 어느 지역에 분봉됐는지 알 수 없다.[13] 남작에서 진작됨.[14] 기자조선설과는 별개로 고대 중국에서 실존한 사람은 맞다.[15] 손자인 이종찬은 자작 습작을 거부하였고, 광복 후 대한민국 제8대 국방부장관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