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2-11 16:37:40

문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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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문용문체
1.1. 의고체(擬古體)1.2. 여담
2. 전근대 일본의 서면어 형식
2.1.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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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문용문체

문어체()란 일상생활에서 사용되지 않고 문서에 한정되어 쓰이는 문체를 말한다. 반대말은 구어체이다.

간혹 20세기 초반 한문의 영향을 깊게 받은 문체와 일본의 ‘분고(文語)’를 현대 한국어의 문어체라 여겨 보통 에 사용되는 문체를 '격식을 갖춘 구어체'로 단정키도 한다. 한국어의 문어체는 '일상적인 대화에서 쓰는 말투가 아닌, 글에서 주로 쓰는 말투'에 해당하는 문체를 문어체라 하므로, 대화가 아닌 글에서 주로 쓰이는 문체를 문어체라 할 수 있다. 고로, 국립국어원에서는 구어체 문장을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문어체 문장을 제시하였다. # 이곳 나무위키도 기본적으로 문어체를 사용한다.
구어체 지금은 정말 힘들어요. 그렇지만 저는 꼭 가수가 될 거예요.
문어체 지금은 정말 힘듭니다. 그렇지만 저는 꼭 가수가 될 것입니다.

해요체하십시오체로 바꾸고 명사 '거'를 원말 '것'으로 바꾸어 구어와 문어를 구분하였다. 이외의 조사낱말 따위도 구분하건대 이리 나타낼 수 있다.
구어체 걘 오랜만에 고향 사람하고 만난 게 기뻐서 그 사람한테 얼른 다가가서 반갑다고 했어.
문어체 그 아이는 오래간만에 향인과 만남이 기뻐, 그이에게 선뜻 다가가 반가움을 표하였다.

동양 한자 문화권, 특히 중국 문학에서는 구어보다 문어를 중시했는데, 이것이 문언문으로 발전하고 명청대에는 팔고문이 되어 구어체와 구별되었다. 현대 중국어과거논어, 혹은 명심보감 문장들의 상이성을 연상하면 된다.[1] 여차한 문어체 표현이 같은 한자문화권에도 유입되면서 식자층에서 구어를 구사할 때도 사용했다. 옛날의 양반이 어렵고 낯선 한자어를 써서 말한 것이 그러한 예이다. 비슷하게 기미독립선언서의 "오등(우리)은 자(이)에 아(我, 우리) 조선이 독립국임과 조선인이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만 봐도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아래와 같이 의도적으로 고유어를 배제한 근대의 한문 투 문체 또한 문어체의 범주에 들어갈 수는 있지만, 오늘날 문장에서 쓰이는 일상생활의 구어와 괴리가 있는 문체를 두고 이것이 근대에 만들어진 '문어'라는 의미에 맞지 않고 결국 가까운 과거의 구어에서 기원한다는 이유만으로 오늘날 현대 한국어의 문어체가 아니라고 볼 근거는 없다.
  1. 이건 내 거야.→ 차(此)는 아소유(我所有)다.
  2. 제 일이 아니니까 안 할 거예요.→소관(所管) 외(外)이므로 불이행(不履行)함

경고문, 안내문 등지에 많이 쓴다. 구어체처럼 유연한 말투로 쓴 안내문도 종종 보이지만 여전히 건조한 느낌의 안내문이 더 많다. 대체로 예상할 수 있는 내용이라 한자어로 축약하기 쉽고, 공간을 덜 차지하여 명시성을 높이기에도 좋기 때문이다. 즉, 한정된 공간에 요점을 나타내기에 매우 쉽다. 낱말로만 문장을 이룸이 흡사 개조식을 닮았다.
  1. 폐기물(廢棄物) 무단투기(無斷投棄) 금지(禁止)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마세요.)
  2. 관계자(關係者) 외(外) 출입금지(出入禁止) (관계가 있는 사람 말고는 들어올 수 없습니다.)
  3. 작업장(作業場) 내(內) 입수보행(入手步行) 금지(禁止) (작업장 안에서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지 마세요.)
  4. 입수(入水) 금지(禁止) (물에 들어가지 마세요.)
  5. 관계자(關係者) 외(外) 촉수엄금(觸手嚴禁) (관계자가 아닌 사람은 절대로 만지지 마세요.)
  6. 코로나 확진자(確診者) 동선(動線) 조사(調査) 요망(要望) (코로나 19에 확실히 걸린 사람이 어디를 돌아다녔는지 알아봐 주길 바랍니다.)
  7. 화기엄금(火氣嚴禁) (을 절대로 가까이하지 마세요.)
  8. 취사(炊事) 및 야영(野營) 금지(禁止) (음식을 만들거나 천막 따위를 치지 마세요.)
  9. 열람(閱覽)시(時) 주의(注意) (자료를 살펴볼 때 주의해주세요.)

1.1. 의고체(擬古體)[2]

발화와 동시에 증발하는 구어체와 달리 기록으로 남는 문어체의 특성상, 여러 세대 전의 오래된 단어와 어법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전통적으로 한국 식자층의 저작 활동은 한문으로 행하였으므로, 이른바 의고적인 문체라 함은 대체로 (대개 한문에서 유래한) 한자어를 적극 활용하는 문장을 의미한다. , 스승처럼 순우리말이 한자어보다 문어체다운 표현인 예외도 있지만, 대부분은 한자어가 문어체 역할을 한다.

이러한 한문 투의 문장도 여느 문체처럼 시대에 따라 다소 변화가 있었으나, 80~90년대의 언어순화 운동 사례에서 지적된 대표적인 경우를 거론해 보면
  • 순수 한국어 단어를 배제하고 한문 단어를 사용하는 사례
  • [예시]
    • 따르다 → 추종(追從)하다
    • 갖추다 → 구비(具備)하다
    • 내리다 → 하달(下達)하다
    • 거치다 → 경유(經由)하다
    • 녹이다 → 용해(溶解)하다
  • 한문 명사에 적(的), 화(化) 등의 접사를 첨가해 관형어로 사용하는 사례
  • [예시]
    • 당연히[3]→ 필연적(必然的)
    • 마땅히 → 당위적(當爲的)
    • 사어화 (死語 + 化)
    • 결정화 (結晶 + 化)
    • 고립화 (孤立 + 化)
  • 동사에 한문을 삽입하는 사례
  • [예시]
    • 해도 좋다 → 가(可)하다
    • 안 된다 → 불가(不可)하다
    • 할 수 있다 → 가능(可能)하다

정도를 거론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쉼표를 일부러 적게 활용하거나 같은 단어를 최대한 길게 써 문어체와 유사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20세기 들어 한국의 국어가 크게 바뀌었기 때문에 21세기 기준으로는 불과 반세기 전인 1960년대의 구어체도 문어체처럼 보일 수 있다. 이하는 1960년 출간된 소설 젊은 느티나무에서 일부 예시를 발췌한 글이다.
「에에, 성화라니깐, 영작 숙제가 막 멋지게 씌어져 나가는 판인데------」
나는 그렇게 투덜거려 보이면서 책상 앞에서 물러난다.
「어디 구경 좀 해. 여류 작가가 될 가망이 있는가 없는가 보아줄게.」
그는 손을 내밀며 몸까지 앞으로 썩하니 기울인다.
「어머나, 싫어!」

이 예시문은 1960년대 당시의 구어체로 쓰여있어서 오늘날 보자면 상당히 어색하지만, 이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언중이 일반적으로 쓰는 말이 바뀌어서 그런 것일 뿐. 문어체와는 관계가 없다. 이와 비슷하게 대화보다 문자를 많이 사용하는 작가 등의 직업군이나 애서가들의 말투가 청자에게 독특하게 들릴 수는 있으나 이건 그 사람들이 오늘날 흔히 쓰이는 말 내지는 유행어를 쓰지 않을 뿐. 문어체를 사용한다고 간주할 수는 없다.

1.2. 여담

문어체와 구어체가 엄격히 분리된 채로 시간이 오래 흐르면 언어가 분리되기도 한다. 한문백화문, 라틴어로망스어군언어들이 이에 해당한다. 북경 방언의 백화문을 표준화한 것이 표준 중국어이다.

2. 전근대 일본의 서면어 형식

ナムウヰキ、[ruby(共, ruby=トモ)]ニ[ruby(育, ruby=ソダ)]テシ[ruby(知識, ruby=チシキ)]ノ[ruby(木, ruby=キ)]。
ナムウヰキ、[ruby(共, ruby=とも)]に[ruby(育, ruby=そだ)]てし[ruby(知識, ruby=ちしき)]の[ruby(木, ruby=き)]。
나무위키, 여러분이 가꾸어 나가는 지식의 나무.
일본이 고유의 서사 형식 가나 문자를 확립하고 어느 정도 고유한 문자 문화가 정착하자 《겐지모노가타리》를 필두로 교범 역할을 하는 작품들이 등장했다. 이러한 헤이안 시대 작품들을 토대로 서면어격식을 표준화하려는 노력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는데, 그렇게 고정된 서면어 형식을 오늘날 일본에서는 문어체, 또는 고문이라 부른다.

본격적으로 이러한 노력을 시작한 사람은 12~13세기 후지와라노 사다이에(藤原定家)이고, 그가 제정한 가나 형식을 테이카 가나 표기법(定家仮名遣い)이라 부른다. 그러나 사다이에 시대에는 음운의 변화로 헤이안 시대에 생긴 가나가 혼란에 빠졌기 때문에, 그가 의도한 헤이안 시대 표기와는 괴리가 있었다. 17세기 에도시대 승려 케이추(契沖)는 사다이에의 가나 형식을 수정하여 케이추 가나 표기법(契沖仮名遣い)을 만들었다. 이것이 오늘날 말하는 역사적 가나 표기법의 기본이 되었다.

고문은 어법으로나 표기로나 사다이에나 케이추가 살던 시대가 아닌, 헤이안 시대를 모방했기 때문에 (마치 현대 중국어와 고전 한문이 상당히 차이나듯) 현대 일본어와는 꽤 다르다. 또한, 때에 따라서는 어조사나 기능어까지 한자를 사용해서 표기하는 일이 많아서 현대 일본인도 별도로 교육을 받지 않으면 바로 이해할 수가 없다. 메이지 유신 무렵부터 패전 전까지 일본인이 문어 생활에 사용한 문체는 한문에 토를 붙여 훈독하던 말투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만요슈 등에 등장하는 화문체(和文體)와 섞인 형태를 띠고 있었다. 이렇게 성립된 어투를 보통문(普通文, 후츠분)이라고 한다. 보통문은 같은 공문서투였으나 일본어의 어순을 따른 변체한문에 가까웠던 소로분(候文)[4]과는 형태 면에서도, 용도 면에서도 달랐다.

메이지 유신 이후로는 문학가들을 중심으로 입말 그대로 쓰자는 언문일치운동이 일어나 점차 문어체가 구어체 기반의 글말로 변해갔지만, 여전히 공문서와 일부 지식인들은 상당히 폭넓게 문어체(보통문)를 사용했다. 일제강점기의 각종 공문서 및 전보도 문어체로 작성되었으며 1945년 히로히토옥음방송도 대본을 문어체로 작성했다.

1946년에 현대 가나 쓰기(現代仮名遣い)를 공포하고 마지막까지 문어체였던 공문서인 법령이 현대 구어체 일본어로 바뀌면서[5] 현실의 일상적 어문생활에서는 더는 보기 어려운 서면어 형식이 되었다. 외국인을 위한 일본어 교육에서도 별도로 가르치지 않는다.

오늘날에는 종교 관련 종사자[6]들이 자주 쓰는 문체란 인식이 있으며 나이가 있거나 보수적인 문인들의 작품에서도 이 문체를 간혹 찾아볼 수 있다.

2.1. 예시

  • なり - 어미 '~이다'. 한자로 也로 표기하기도 한다. 구어체 서면어로는 ~だ, ~である에 해당한다. '~인 것이다'를 뜻하는 者也/物也(ものなり)의 형태로도 자주 등장한다.[7]
  • すべし - 어미 '~할 것' 또는 '~해야 함'. 옛 일본어 문헌 중 ~す可し나 可로 끝나는 글이 있다면 이렇게 읽어야 한다. 동사 す[爲]('하다'의 문어형)+조동사 べし[可](~ㄹ 것)으로 분석한다.
  • せり - 어미 '~했다'. 동작의 완료를 나타낸다.
  • おる - いる(있다)의 문어형.
  • 오타쿠들에게는 진삼국무쌍 시리즈천지를 먹다 시리즈의 짧은 다리로 유명한 敵将、打ち取ったり。(테키쇼, 우치톳타리 / 적장, 해치웠다!)가 가장 친숙할 듯하다.
  • 자세한 내용은 일본어/고전문법 문서를 참고할 것

[1] 구어로 기술된 글들도 있었는데 이를 백화문이라고 한다. 사대부층은 이러한 문체를 천시했지만, 명조대에 신분이 낮았던 주원장의 영향으로 점차 문언문에서도 사용되다가 청나라중화민국 시대를 지나며 문어체 역시 북경어 백화문으로 전환되었다.[2] 사전적 의미로는 고풍스러운 단어나 표현을 사용해서 우아함과 무게감을 가진 문체를 의미한다.[3] 사실 '당연(當然)히' 라는 단어 자체에도 한자가 포함되어 있기는 하다.[4] 말끝이 겸양어인 候(そうろう)로 끝난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5] 법을 고칠 일이 있을 때 고치면서 겸사겸사 현대 일본어로 바꾸는 식이라 모든 법이 한꺼번에 현대 일본어로 바뀐 것은 아니다. 최종적으로 이 작업이 완료된 때는 2004년이다.[6] 주로 전통 종교(불교, 신토)에서 자주 접할 수 있고, 기독교에서도 성공회와 루터회를 제외한 대다수 개신교단(찬송가와 주기도문 한정)과 정교회는 문어체를 아직도 적극 사용한다.[7] 이 문체(なり)를 입말로 사용하는 대표적인 캐릭터가 바로 키테레츠 대백과코로스케다. 에도 시대 사람인 키테레츠 사이의 설계도를 기반으로 제작되어 자연히 옛날식 문어체를 말로 쓰게 된 것이다. 다만 현대 들어서는 なり체를 평상시에 쓰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코로스케가 이 문체의 대명사격 캐릭터가 되었기 때문에 코로스케만의 특별한 문체라는 의미를 강조하고자 히라가나가 아니라 카타카나인 ナリ로 자막 처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