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19-09-20 01:10:10

화강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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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특성3. 국내 분포4. 기타

1. 개요

화강암(花崗岩, granite)은 규장질 마그마가 천천히 식으면서 만들어지는 화성암을 가리킨다. 순우리말로는 '쑥돌'이라고 하는데, 1970년대만 해도 자주 쓰는 말이었지만 요즘은 화강암이란 표기에 밀려서 거의 사어가 되었다. 분홍색이나 흰색 계열 색을 띄는 경우가 보통이며, 흑운모나 각섬석이 조금씩 들어가 검은 점이 보인다. 학술적으로는 다음 조건을 만족하는 암석을 지시한다.

1) 조립질(coarse-grained): 구성 광물의 크기가 크다. 보통 눈으로 광물 구별이 가능할 정도를 말한다.
2) 화성암(igneous rock): 마그마가 굳어서 만들어진 것.
3) 필수광물(essential mineral): 석영, 사장석, 알칼리 장석(K-장석)으로 되어야 하고, 알칼리 장석의 함량이 사장석의 함량보다 많아야 한다.

3번 조건의 정량적인 제한조건은 QAP(Quartz-Alkali feldspar-Plagioclase) 삼각도표로 정의할 수 있다.

화강암 혹은 이에 준하는 암석의 생성은 (1) 마그마의 분별결정작용 및 동화작용을 통한 진화 산물 (2) 규장질 암석(지각 암석)의 부분용융(anatexis)을 통한 생성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문제는 변성암석학과 화성암석학의 접점에 있으며 이를 어떻게 구별해낼 것인가는 지질학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문제이다.

2. 특성

화강암의 장점은 암석이 균질(homogeneous)하고 내부구조가 없어 잔류응력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화강암 소재 자체의 뒤틀림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초 정밀성을 요구하는 반도체 장비 혹은 측정장비에는 화강암을 주춧대로 많이 사용한다. 석정반을 만들기도 하며 컬링에 사용되는 스톤 재료로도 쓰인다. 도마의 재료로도 쓰이는데, 특히 초콜릿이 들러붙지 않아 최고의 조리대로 쓸 수 있다.

아무튼 아주 단단한 덕에 오래 전부터 건축에 이용했다. 우리나라 옛 건물의 주춧돌은 거의 전부 화강암이며, 일부 토성과 벽돌로 지은 누각을 제외하면 성벽과 성문 또한 화강암을 다듬어 만들었다. 궁궐 안의 다리나 석축도 대부분 화강암이다. 무거워서 가공과 운반이 힘들기는 하지만, 자체의 강도와 무게 덕분에 쌓기만 하여도 따로 기둥이나 구조재를 만들 필요가 없음이 장점. 돌 가공기술이 발전한 1990년대 이후 지어지는 건물 외장에도 연마한 화강암판을 사용한다.[1] 가장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석재라는 이유도 있지만, 강우와 일광에 의한 변질이 적으면서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는 덕이 크다. 이런 특징 때문에 2010년대 기준으로도 커튼 월 공법(일명 유리궁전)과 함께 대한민국 현대건축 외장의 대다수를 양분한다. 반대로 1980년대까지 유행했던 일본식, 서양식 외장을 한 건물들은 관리가 불편하여 철거나 리모델링 등으로 도태되어 가는 중이다.

다만 단단하고 방향성이 없는[2] 특성 탓에 쪼개기가 어렵다. 현지에 풍부한 대리석으로 만든 고대 그리스 조각상에 비해 고대 한반도 불상들이 투박한 것도 이 탓이다.[3] 석굴암과 같은 문화재는 가공하기 어려운 단단한 돌을 말 그대로 깡으로 깎아 만들어 전문가들도 찬탄한다. 물론 가공하기 힘든 단단함은 반대로 수명이 영구적이라는 점도 되므로 결과적으로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어도 현대까지 보존되어 올 수 있었지만.

구성광물 중 석영 등 의 풍화에 강한 광물이 많은 것도 건축에서 선호되는 점이다.[4] 아주 단단하여 막대한 하중을 받는 피라미드 슬라브 등의 건축재료로 사용되었다. 물이 침투할 수 없고, 공기오염에 잘 견뎌 도시건축에 이상적이며, 방수 덕에 등대 건축에 적합하다. 화강암이 풍화되면 화강암을 구성하는 광물들이 따로따로 떨어진다. 사장석은 고령토처럼 부드럽게 바뀌고 운모는 결결이 흩어져서 쪼개진다. 석영은 가장 단단한 덕에 풍화는 잘 안 되지만, 나머지 광물들이 흩어지면 결속력이 사라져 모래가 되어 부스러지고 씻겨서 하류로 흘러내려간다. 그래서 우리나라 강 하구와 바다에서 보는 희고 고운 모래의 대부분은 화강암에서 유래한 석영질이다. 그대로 퍼서 유리 제품 제조에 써도 될 만큼.

방사성 동위원소가 다른 암석에 비해서 많다.[5] 이는 아르곤으로 붕괴되는 포타슘의 함량이 높고, 우라늄이나 토륨의 함량도 같이 높기 때문이다. 화강암 지대의 방사능 수치가 다른 곳보다 높은 이유. 그래서 국토의 대부분이 화강암과 변성암으로 구성된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자연 방사능 수치가 높은 편이다. 상부 대륙지각의 주 구성암석이기도 하다.

3. 국내 분포

한반도에는 중생대의 긴 시간에 걸쳐 다량의 화강암질 마그마가 관입했다. 이 때문에 한반도에는 화강암이 매우 풍부하다. 익산 황등[6] 지역은 널리 알려진 화강암 산지이다.

우리나라의 화강암은 대보화강암과 불국사화강암으로 분류된다. 시기와 지역이 다른데, 대보화강암이 먼저 생성되었고 한반도 중남부에 널리 분포하는 반면, 불국사화강암이 나중이고 남부지방에 분포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은 웬만한 지역에서 화강암이 나올 정도로 흔하여 보도블록, 공용계단 등 길거리에도 흔하게 쓰이는 암석인 반면, 유럽은 사암과 석회암, 대리석이 풍부한 대신 화강암은 페노스칸디아 일부 지역이나 알프스 산맥 주변부에만 분포하여 희소성이 높다.[7] 특히 기후와 풍화에 강한 특성상 건물의 외장마무리나, 부엌싱크대, 정원 장식에 인기가 많아, 한국의 풍부한 고품질의 화강암이 유럽과 미국에 수출되고 있다.

큰 분지나 골짜기를 이루는 경우도 있지만, 풍화에 강하다 보니 산 정상부에 노출되는 경우에는 수려한 경관을 이룬다. 금강산이나 설악산, 북한산 등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노출된 암석으로 된 산체(山體)을 준평원상의 잔구라고 부르며, 노년기 지형의 하나이다. 보통 이렇게 풍화된 상태는 기기묘묘한 형상을 하기 때문에 기암괴석(奇巖怪石)이라 부른다. 설악산 공룡능선, 금강산 만물상이 대표적.

서울에도 북한산을 비롯해 곳곳의 지역에서 화강암괴가 지하에 널려있다. 특히 성북구의 돈암역, 안암역, 종암역은 일대에 화강암이 매우 많아서 뒤에 암이 붙은 동네의 역이다. [8] 특히 보문-안암-고려대 구간은 6호선의 최대 난구간이었다고 한다. 그 때문에 인근 고려대도 역과 학교를 잇는 지하 통로를 만들려고 했으나, 계획 단계에서 실패했다. [9]

4. 기타

  • 색조를 살짝 바꿔보면 왠지 그럴싸한 위장패턴이 된다. 영어로도 granite camo pattern이며 여기서 따왔는지 대한민국 국군의 신형 위장패턴 이름도 화강암 패턴.
  • 다공질은 아닌데 여러 가지가 합쳐진 암석이라 물을 잘 빨아들이는 편이다. 이 때문에 풍화도 빨리 돼서 우리나라의 오래된 마애불이나 돌부처는 얼굴이 제대로 남은 것이 드물다. [10]
  • 컬링에 쓰이는 컬링 스톤도 화강암으로 만드는데, 아무 화강암이나 재료가 될 수는 없고 특수한 조건[11]을 만족해야 한다.

[1] 초록색 유리창+화강암 외장은 사실상 한국 현대 건축의 스테레오타입이라고 봐도 좋다. 실제로도 원룸 건물 등에서 흔하게 보이는 스타일.[2] 완전히 없진 않다. 석공들은 거의 균일해 보이는 화강암에서도 결을 찾아내어 그에 맞게 정으로 쪼고 깎는다. 잘못 찾으면 어이없이 쪼개져 작품을 망친다.[3] 역사적으로 철, 금동, 금 등 금속유물들은 하나같이 매우 정교하고 입체적으로 묘사된 반면, 유독 돌로 가공한 유물들은 그렇지 못한 것이 그 예이다.[4] 화강암뿐만 아니라 편마암도 한반도의 주요 기반암이지만, 화강암에 비해 풍화에 약한 편이라 하천의 침식에 따라 춘천을 비롯한 분지들이 형성되며 그릇꼴을 이루게 한다.[5] 이런 방사성 동위원소가 붕괴하면 라돈이 나오는데.... 자세한 것은 문서 참조.[6] 이 지역에서 나오는 돌은 '황등석'이라고 불린다. 황등석은 국회의사당과 독립기념관, 그리고 청와대 영빈관, 노무현 대통령 묘역에도 사용되었다.[7] 유럽의 보도블록은 대부분 콘크리트나 사암을 사용한다.[8] 서울의 중심지를 북서쪽으로 감싸면서 종로구-성북구-도봉구-노원구-남양주시로 이어지는 인왕산-삼각산-북한산-도봉산-불암산은 하나의 화강암 덩어리라고 봐도 된다.[9] 고려대학교는 성북구 정릉동의 아리랑-미아리고개를 지나 동쪽으로 뻗어 있는 삼각산의 지류인 개운산 동남쪽 기슭에 있다. 기반은 전부 화강암이니 파기가 너무 어렵다.[10] 경도에 비해서는 풍화가 빠른 편이지만 강우에 노출되었을 경우로 한정된다. 비바람이 잘 안 들이치는 곳에 있으면 이천 년 이상 멀쩡하다. 석굴암이 그 예.[11] 물기를 잘 빨아들이지 않고, 얼음 위에서 오랫동안 서로 부딪혀도 갈라져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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