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11 21:19:59

큄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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큄멜 사건
キュンメル事件·The Kümmel Incident
날짜
우주력 799년, 신제국력 1년 표준력 7월 6일
장소
은하제국령 발할라 성계 제3행성 오딘 큄멜 저택, 카셀 가 19번지
교전 당사자파일:lion02_s.png 은하제국 로엔그람 왕조 파일:lion02_s.png 지구교
지휘관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울리히 케슬러
라프트
파우만
고드윈
하인리히 폰 큄멜
병력 은하제국군 헌병대
라프트 부대
무장헌병 1,600명
파우만 부대
무장헌병 2,400명
지구교도
191명 이상[1]
피해 규모 라프트 부대 18명 전사, 42명 부상
파우만 부대 피해규모불명
139명 이상 사망,[2] 52명 체포[3]
결과
지구교 오딘지부 붕괴

1. 개요2. 배경3. 전개
3.1. 황제의 방문3.2. 큄멜 저택의 상황3.3. 제국의 반격
4. 사건의 마무리5. 미디어 믹스
5.1. OVA5.2. 후지사키 류 코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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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영웅전설의 에피소드
시리우스 전역 큄멜 사건 양 웬리 원수 모살미수사건

1. 개요

  • 등장 작품
    • 은하영웅전설 6권 <비상편> 1장
    • 은하영웅전설 OVA 57화
    • 후지사키 류 코믹스 은하영웅전설 185화
  • 시기 : 우주력 799년, 신제국력 1년 표준력 7월 6일

은하영웅전설의 사건. 소설 6권 1장 제목이기도 하며, 을지서적판에서는 퀸멜로 표기하였다.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로엔그람 왕조 은하제국황제에 즉위한 직후 처음으로 한 황궁 외출에서 발생하는 사건이다. 더불어 작중 중반부부터 본격 인간 말종 포스를 보여주는 지구교테러활동이 본격화되면서 대외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하는 시발점이었다.

2. 배경

900년 전 지구통일정부식민성 연합군에 의해 몰락하고, 지구에 남은 소수의 사람들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지구를 다시 우주의 중심으로 되돌리고자 하는 종교 '지구교'를 창시했다. 이들은 900년에 걸쳐 지구를 우주의 중심으로 되돌리기 위한 장대한 계획을 구상하고 겉으로는 평범한 종교단체로 위장하면서 서서히 자신들의 영향력을 키워나갔다.

우주력 799년, 은하제국 재상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공작은 페잔 자치령을 무력으로 병탄하고 나아가 동맹마저 무릎꿇리는 데 성공했다. 이제 그의 길을 막을 수 있는 자는 없었고 수도 오딘으로 돌아간 라인하르트는 여제 카타린 케트헨 1세의 아버지 위르겐 오퍼 폰 페크니츠 공작으로부터 퇴위선언서와 양위선언서를 받아내었고, 6월 22일 정식으로 신 은하제국 로엔그람 왕조의 초대 황제로 즉위하였다.

페잔 자치령을 움직여 비밀리에 라인하르트의 우주통일을 돕던 지구교는 이때야 말로 라인하르트를 제거하고 그가 이룩한 통일의 열매를 가로챌 기회라고 생각했다. 지구교는 라인하르트가 즉위하기 1년도 더 전에 하인리히 폰 큄멜 남작을 꼬드겨 라인하르트 암살을 준비했다.

지구교가 포섭한 하인리히 폰 큄멜 남작은 큄멜 남작가의 당주이자 립슈타트 전역에서 라인하르트 편을 들면서 제국의 명문가로 거듭난 마린도르프 백작가와 친척관계였다. 하인리히는 태어날 때부터 선천성 대사이상이라는 병에 걸려 평생 저택에서 누워있어야 했으며, 자신의 재능을 펼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그런데 또 다른 누군가는 20대에 불과한 젊은 나이에도 제국원수, 제국재상을 거쳐 황제까지 나아가자 큄멜 남작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큄멜 남작은 죽기 전에 자신이 살아있었다는 증거를 역사에 남기기 위해 지구교와 접촉하여 황제 암살을 계획했다.

3. 전개

3.1. 황제의 방문

라인하르트가 수도로 돌아와 즉위식을 열 때쯤, 하인리히는 마린도르프 백작 부녀를 통해 라인하르트를 큄멜 저택에 초대했다. 라인하르트는 2주 동안 업무에 매진하다가 7월 6일 큄멜 저택을 방문했다. 황제가 다른 데를 제쳐두고 가장 먼저 큄멜 저택에 방문한 것을 두고 힐다는 라인하르트가 구 왕조의 선례에 비호의적이었고 얼굴도 모르고 총신, 공신도 아닌 하인리히를 만나는 데 흥미가 생겼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저택에 방문한 라인하르트는 자신과 동행할 수행원들을 단 16명만 데려갔다. 수석비서관 힐데가르트 폰 마린도르프 백작영애, 수석부관 아르투르 폰 슈트라이트 준장, 친위대장 귄터 키슬링 준장, 차석부관 테오도르 폰 뤼케 대위, 시종 4명과 친위대원 8명이었다. 40년에 걸쳐 골덴바움 왕조를 섬긴 늙은 의전관은 선례를 들어 수행원이 100명은 되어야 한다고 진언했지만 라인하르트는 골덴바움 왕조의 선례를 모조리 답습할 생각이 없다며 기각했다.

3.2. 큄멜 저택의 상황

큄멜이 전동 휠체어를 타고나와 라인하르트를 맞이하고 정원으로 안내할 때까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4] 하지만 식사준비를 마치고 하인리히가 자신의 초청 목적을 밝히면서 분위기가 급냉각되었다. 처음에는 수행원들이 상황을 제압하려 하였으나 하인리히가 제플입자 기폭장치를 가지고 있었고 뭔가 목적이 있다고 판단한 아르투르 폰 슈트라이트가 귓속말로 지시를 내리면서 수행원들 모두 별다른 움직임 없이 하인리히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다.

큄멜 남작은 잠시나마 황제 위에서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을 즐기면서 희롱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지만 정작 희롱당하고 있는 라인하르트는 쿨하고 시크하게 침착한 반응을 보였다. 되려 남작은 카이저가 구걸하는 꼴을 보고 싶어하던 목적을 이루지 못하자 분노로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 사이 힐다가 말로 설득을 하려 했지만 남작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귄터 키슬링이 잠시 무력행사를 하려 했지만 하인리히에게 걸리고, 힐다가 동의하지 않았기에 곧 포기했다.

이 급박한 상황은 주범 하인리히가 라인하르트와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의 유품이 들어간 펜던트에 관심을 보이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였다. 라인하르트가 계속 만지작거린 까닭에 하인리히의 시선을 끌게 된 것인데 펜던트를 건네 달라는 하인리히와 그럴 수 없다고 맞서는 라인하르트 사이에 막간의 희극이 벌어졌다. 그 펜던트가 무엇인지 몰랐던 힐다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은 사색이 되어 대체 저게 뭐길래 어린애처럼 거부하냐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5] 결국 하인리히가 펜던트를 강제로 뺏어가려 했고 여기에 욱한 라인하르트가 앞뒤 안가리고 병약한 하인리히의 뺨을 때려 쓰러뜨리면서 상황이 마무리됐다.

하인리히가 기폭장치를 놓치자 키슬링은 잽싸게 달려가 하인리히를 제압했고 하인리히는 질책하는 힐다의 품 속에서 숨을 거두었다. 테오도르 폰 뤼케는 밖에 대기중이던 헌병들[6]에게 황제가 무사하다는 사실을 알렸지만 사건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지구교도 한 사내가 뛰쳐나왔다. 헌병들에게 쫓기던 오딘 지구교 지부 생존자같았는데 그는 라인하르트를 보자 증오에 찬 얼굴로 쏘려고 했으나,차석부관인 뤼케 중위가 사살함으로써 큄멜 저택에서의 사건은 마무리됐다.

3.3. 제국의 반격

사실 헌병대가 시의적절한 타이밍에 큄멜 저택에 도착할 수 있었던 것은 밀고가 있었던 덕분이다. 밀고자는 전 자유행성동맹의 국가원수 욥 트뤼니히트였는데 바라트 화약을 체결한 뒤 동맹을 버리고 제국 본토로 이주하여 오딘에서 머무르고 있었다. 어쨌든 이 남자가 불쑥 헌병총감 울리히 케슬러를 찾아와 지구교가 황제 시해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을 알렸고 자신은 충심에 따라 이를 신고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아예 지구교 오딘 지부의 위치까지 죄다 불었다. 이야기를 들은 케슬러는 트뤼니히트가 어떤 속셈을 가졌다는 점은 인식하여 밀고자 보호를 빙자해 트뤼니히트를 연금시켰다.[7]

상황을 분석한 케슬러는 우선 큄멜 저택과 가까운 곳에 주둔 중인 헌병대에 연락을 넣어 황제를 구하도록 지시하였다. 2,400명의 무장헌병이 집결했고 이 부대의 지휘관인 파우만 준장은 실전 경험이 풍부한 장갑척탄병 출신의 베테랑이라 매우 믿음직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파우만도 황제의 목숨이 위협받는 비상사태에 극히 긴장하여 휘하 부대원들에 현장까지 장갑차 이용도 금지하고 군화도 벗고 신속하게 이동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이 덕분에 한 무리의 헌병대원들이 한 손에는 총을, 한 손에는 군화를 들고 거리를 내달리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8] 훗날 헌병대원들은 웃으며 그 때 일을 회고했지만 그 당시만큼은 모두가 긴장하여 웃지 않았다고 한다.

큄멜 저택의 상황이 마무리되자 케슬러는 바로 라프트 준장을 호출하여 지구교 오딘 지부 습격을 지시하였다. 지구교 신도들은 때마침 예배를 보고 있었는데 헌병대가 들이닥치자 총을 들고 헌병대를 공격하였다. OVA에서도 상세하게 묘사된 총격전은 치열하게 전개됐지만 10분만에 지부 건물로 진입하였고 곧 6층짜리 지구교 오딘지부를 제압했다. 96명의 신도들이 저항하다 사살되었고, 52명이 부상을 입은채로 생포됐다. 반면 헌병대는 18명이 전사하고 42명이 부상을 입는 피해를 입었다. 지부장인 고드윈 대주교는 생포될 위기에 처하자 독약을 마시고 자살하려 하였지만 적절한 타이밍에 나타난 헌병에게 잡히는 바람에 좌절하였다.

4. 사건의 마무리

대다수 신도들이 저항 중 사살되거나 자살하여 헌병대로써는 사건의 전모를 밝혀내는데 어려움을 겪어야했으나 다행스럽게도 책임자 고드윈 대주교와 몇몇 신도들을 체포할 수 있었다.

가장 많은 것을 알고 있을 책임자라는 지위와 몇 안되는 생존자라는 위치가 겹치며 고드윈 대주교는 제국 헌병대의 폭언, 폭행, 대량의 자백제 투여 등 강도 높은 심문을 받으며 현장에서 죽은 사람들 부러워할만한 융숭한 대접을 받게 되었다. 자백제 투여를 위해 심문에 참여한 의사가 더 이상의 약물 투여는 피심문자의 건강에 지장을 준다며 추가 투여를 거부하자 경애하는 황제를 암살하려 들고 수많은 전우들을 살상한 이교도들에 격분한 헌병들은 "이미 정상이 아닌 놈들이니 당장 약을 놓아서 정상으로 돌려놓으라고!" 소리를 질렀다. 고드윈 대사교는 극심한 고문과 자백제 투여에 견디지 못하고 큄멜 사건의 동기와 정보 일부를 자백하였다.
"......시간이 지나면 금발 애송이의 권력기반은 강화될 것이다. 지금이야 패자로서 허식을 배재하고 간소함을 중시하면서 가급적 담장을 쌓지 않은 채 신하나 민중들을 대하려 하지만, 언젠가는 분명히 권위와 영광을 내세워 호위를 강화할 것이다. 지금이 아니면 기회는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 이유가 아니겠는가......."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6권 <비상편>, 김완, 이타카(2011), p.77

하지만 그 이상의 정보를 자백하지는 않았다. 헌병대는 당연히 자백제를 더 투여하였고 고드윈은 여섯번째 자백제가 투여되자 얼마 못 가서 큰 소리로 뜻을 알 수 없는 주문을 외치곤, 이내 입과 코, 귀를 통해 피를 쏟으며 죽었다.

지구교가 노린 것은 전 우주를 통일하려 하지만 아직 그 후계자가 없는 라인하르트의 약점이었다.[9] 이를 노리고 테러공작을 펼쳤는데 공대 내부의 적 트뤼니히트가 밀고하는 바람에 물거품이 됐다.

그런데 큄멜 남작은 라인하르트를 죽이려고 한 것이 아니다. 큄멜은 단지 죽어가는 자신의 마지막 생명의 불꽃을 태워 자기만족을 충족[10]시키려 했을 뿐이었다. 지구교의 의도와는 달리 트뤼니히트가 밀고하지 않았어도 이 암살은 실패했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훗날의 추측이었고 당장 일개 광신적 종교집단 따위가 황제를 시해하려는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제국정부의 분노를 샀고, 어전회의를 거쳐 지구교 본거지 토벌 작전이 결정되었다.

결국 지구교의 총본산이 집중공격을 당하고 지구교의 세력이 크게 깎이는 계기가 된다. 그러나 간접적으로는 오스카 폰 로이엔탈이 찬탈의 의사를 품게 하는 등 지구교의 음모가 소극적으로는 성공했다고 볼 수도 있다.

더불어 라인하르트를 큄멜 저택으로 초청한 마린도르프 부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라인하르트 본인이 책임을 물을 일이 아니라고 일갈하였다.
"......마린도르프 백작 부녀는 아직까지 근신하고 있나?"
"대역죄인의 친척인 만큼 어쩔 수 없사옵니다. 원래는 일족을 모조리 사형 내지는 유배형에 처하는 것이 골덴바움 왕조의 관행이 아니었사옵니까?"
라인하르트는 가슴의 팬던트를 손가락으로 꼬았다.
"다시 말해 지구교는 짐의 생명을 노린 데서 그치지 않고, 짐의 소중한 국무상서와 수석비서관마저 빼앗아가려는 것이로군."
라인하르트는 개인으로서는 감정에, 공인으로서는 권위에 큰 상처를 입었다.
"더 이상의 근신은 필요 없다! 마린도르프 부녀에게 내일부터 출사,出仕,하라 전하라."
"......존명."
"한 가지 더. 마린도르프 부녀에게 이 같잖은 사건의 책임을 묻는 것을 금하겠다. 이를 어기는 자는 짐의 명령에 불복한 것으로 간주하여 상응하는 처단을 받을 터이니 이 점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6권 <비상편>, 김완, 이타카(2011), p.150~151

큄멜 본인은 암살 음모의 당사자이므로 응당 죄를 물어야 했지만, 라인하르트는 큄멜을 "범인이 들고 있던 흉기"로 비유하며 죄를 묻지 않았다. 당연히 죄인의 친족인 마린도르프 가문도 불문에 부쳐졌고, 대신 배후인 지구교가 모든 죄를 뒤집어썼다.

5. 미디어 믹스

5.1. OVA

  • 제국군의 지구교 오딘지부 습격 장면이 상세하게 묘사되었는데 장갑차의 기관포에 맞아 무너져내리는 건물 잔해에 박살난 사람 머리가 섞여 있는가 하면, 헌병들 사격에 머리를 맞아 죽은 신도의 머리에서 뇌수가 주르르륵 쏟아져나오는 등 상당히 잔인하게 묘사되었다.
  • 원작 소설에선 언급하지 않았던 지구교도들의 집단 자살 장면을 묘사하였으며 고드윈 대주교의 사망 과정 묘사가 바뀌었다. 작중에선 평신도들은 자살 명령을 받고 독약으로 집단 자살했는데 정작 대주교인 고드윈은 그 모습을 보고 자살을 주저하다 현병대가 문을 박차고 들어오자 놀라 독약을 떨어뜨렸고 고드윈 대주교는 바닥에 흘린 약이라도 어떻게 마셔보겠다고 손을 뻗었으나 달려든 헌병대에 의해 체포되는 것으로 묘사되었다. 그리고 고드윈 대주교의 사망은 헌병들에게 조사를 받던 중 헌병대를 뿌리치고 심문실 벽에 머리를 박아 자살하는 것으로 바꿨다.

5.2. 후지사키 류 코믹스

제1차 라그나뢰크 작전의 결과로 자유행성동맹이 제국의 보호령으로 전락하고, 로엔그람 왕조가 탄생하자 지구교는 지나치게 강대해진 라인하르트를 암살하려 들었다. 그들은 병약한 하인리히 폰 큄멜 남작을 이용하여 황제 암살 음모를 꾸몄다.

병약한 큄멜 남작은 힐데가르트 폰 마린도르프 백작영애의 도움을 받아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라인하르트를 만났다. 큄멜 남작이 라인하르트를 동경한다는 힐데가르트의 설명을 들은 라인하르트는 언젠가 저택에 한 번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베르슈타인이 역대 황제들은 먼저 힘 있는 중신의 저택을 방문했다고 견제를 놓았고 라인하르트는 골덴바움 왕조의 관습을 답습할 생각이 없다고 일갈하면서도 큄멜 남작을 정치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다고 방문 약속을 취소했다. 그러나 큄멜 남작이 큰 소리로 간절히 요청하자 마음을 바꿨다.

그날 밤 라인하르트의 방문을 두고 들뜬 큄멜 남작에게 지구교의 사제들이 몰려와 사이옥신 마약을 이용해 황제를 암살하여 역사에 이름을 남기라고 암시를 걸고, 황제를 암살하는 데 필요한 초소형 제플 입자 발생장치를 건네주었다. 약속된 날짜가 오자 큄멜 남작은 죽음이 임박했음에도 몸소 밖으로 나와 황제를 맞이했다. 그러나 라인하르트는 무인의 감으로 무언가 불안감을 느낀다.

한편 헌병본부에는 욥 트뤼니히트가 방문하여 지구교가 누군가에게 폭발물을 맡겨 황제 암살을 꾀하고 있다고 밀고했다. 놀란 케슬러가 폭발로 황제를 암살하려는 누군가의 이름을 묻자 트뤼니히트는 안전 보장과 직책을 요구했고, 케슬러가 수락하자 큄멜 남작이라고 알려주었다. 케슬러는 급히 부하들을 두 패로 나누어 한쪽은 은밀하게 큄멜 저택에 접근하고 나머지 한쪽은 지구교단 본부를 급습하라고 명령했다.

저택 안뜰에서 만찬을 함께하던 큄멜 남작은 지하에 지하실이 있고, 헌병들이 안전을 확인한 직후 몰래 제플 입자 발생장치를 설치했으며 기폭하면 반경 100m가 통째로 날아간다고 알려주었다. 경호원들은 급히 총을 뽑으려 들었지만 큄멜 남작이 기폭 스위치를 들어올리자 모두 얼어붙었다. 그러나 라인하르트는 이러한 상황에도 담담한 반응을 보여주었다. 큄멜 남작은 악화된 병세에도 기폭 스위치를 내려놓지 않았고, 그 사이 무장헌병들이 몰래 큄멜 저택에 접근하였다.

큄멜 남작은 라인하르트가 만지고 있는 팬던트에 흥미를 느끼고 달라고 명령했지만 라인하르트는 몇 번이고 거부했다. 그러자 큄멜 남작은 공중부양 휠체어에서 뛰어내려 강제로 팬던트를 빼앗으려 들었지만 라인하르트는 간단히 회피한 뒤 따귀를 날렸다. 그 때문에 기폭 스위치가 큄멜 남작의 손에서 떨어졌고 곧바로 경호원들이 달려들어 테이블에 나자빠진 큄멜 남작을 구속했다. 힐다가 난폭하게 대하지 말라고 호소하자 경호원은 급히 떨어졌고, 용태가 악화된 큄멜 남작은 힐다의 품에서 숨을 거둔다.

한편 지구교 오딘지부를 급습한 무장헌병들은 투항과 도주를 거부하고 레이저 라이플과 블래스터로 마지막까지 응전하는 지구교 사제들의 발악에 경악했다. 하지만 오딘지부는 제압했고 고드윈 대주교를 비롯한 신도 52명이 체포된다. 케슬러는 어전회의에서 지구교의 음모를 사전에 알아차리지 못한 점을 사죄했지만 라인하르트는 케슬러와 큄멜 남작의 죄를 모두 불문에 부쳤다. 내국안전보장국장 하이드리히 랑은 군무상서의 허락을 얻어 고드윈 대주교에게 자백제를 투여한 결과 지구교의 목적은 지구를 다시 우주의 중심으로 되돌리는 것이라는 결과를 얻었다고 보고하였다. 비텐펠트가 출병을 자처했지만 라인하르트는 변경 행성 하나를 제압하는 데 흑색창기병을 움직일 수 없다고 대신 바렌에게 임무를 맡겼다.


[1] 오딘지부에 남아 있던 190명 + 큄멜 저택에 있던 지구교도 1명 이상.[2] 사살당한 자 97명(오딘지부에서 죽은 96명+큄멜 저택에서 죽은 1명), 부상으로 죽은 자 14명, 자살 28명 + α[3] 이 52명도 심문 과정에서 고문자백제 투여 때문에 상당수가 죽었다.[4] 물론 라인하르트는 아이러니하게도 이때부터 뭔가 불길한 느낌을 감지했다. 해설에는 오랫동안 숱한 전장을 헤쳐온 이들이 갖는 감각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있다.[5] 당연하게도 이건 라인하르트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 중 하나이기에 다른 하나의 보물인 안네로제는 물론이고 다른 그 누구에게도 보인 적이 없고, 보통 아무도 안 보는 공간에서 잠깐 꺼내는 정도였기에 펜던트가 무엇이었는지 그 누구도 알 턱이 없었다.[6] 수행원에 군인들이 많았던 까닭에 밖에 헌병대가 도착했다는 사실을 분위기를 통해 눈치채고 있었다. 다만 하인리히는 이것을 모른 듯 하지만 OVA를 보면 헌병들이 움직이는 게 워낙 티나게 움직여서 아예 몰랐을지는 의문.[7] 트뤼니히트도 이 점은 예상한 것인지 헌병대원들에게 '보호를 위해' 끌려나가는 와중에도 자신은 이 음모와 관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8] 오딘의 거리는 중세 유럽식의 돌이 깔려있는 도로라 장갑차는 말할 것도 없고 군화를 신고 달리면 소리가 크게 들릴 수 밖에 없다.[9] 일전에 양 웬리도 이를 이용하여 버밀리온에서 라인하르트가 발할라로 주소 이전할 뻔 하였다. 지구교도들도, 양 웬리도, 이런 약점을 이용해대니 제국 신하들은 라인하르트에게 후사를 얻으라고 지속적으로 건의하였다.[10] 만약 라인하르트가 큄멜에게 살려달라고 하면서 비굴하게 빌었다면 큄멜 남작은 기폭장치를 버렸을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