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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 등장 작품
- 은하영웅전설 2권 『야망편』 1장 『폭풍전야』
- 은하영웅전설 외전 3권 『율리안의 이제르론 일기』 4장 『제국의 제안』 ~ 5장 『옛 주민 vs. 새 주민』
- 미치하라 카츠미 코믹스 은하영웅전설 36화
- 은하영웅전설 OVA 17화 『폭풍전야』
- 은하영웅전설 Die Neue These 15화 『폭풍전야』
- 시기: 우주력 797년, 제국력 488년 표준력 2월 19일
은하영웅전설의 사건. 우주력 797년, 제국력 488년 2월 19일에 이루어진 은하제국과 자유행성동맹이 서로 억류중인 포로를 교환한 행사이다. 소설에서는 본편 2권 초반에 짤막하게 다루고 넘어가지만, 외전 <율리안의 이제르론 일기>에는 그 과정까지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2. 배경
2.1. 포로교환식
은하제국에서 탄압받아 변방 성계에서 강제노역에 고통받던 공화주의자와 그 친족들이 유배지를 탈출하여 장정 1만 광년 끝에 민주국가의 재건을 기치로 내세워 건국한 자유행성동맹은 태생부터 은하제국과 양립할 수가 없었다.제국측이 동맹의 존재를 알아차린 직후 벌어진 은하제국의 첫 대규모 원정을 시작으로, 서로는 서로를 멸망시키기 위해 끝없는 전쟁을 벌였다. 크고 작은 전투가 계속되자 엄청난 숫자의 포로가 발생하게 되었고, 서로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험악한 관계 속에서 양측은 억류된 '포로'들의 법적 지위와 대우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길고 긴 논의를 벌이기 시작했다.
전제주의의 압제에서 인류를 해방한다는 기치를 주장하는 자유행성동맹은 포로로 붙잡은 제국 신민들에 대해 동맹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기 위해 포로들을 극진히 대접하였다. 전쟁이 길어져 포로를 극진히 대접할 여유가 사리진 지금도 포로를 "일반사회와 형무소의 중간" 정도로 대우하여, 외출 허용, 취직 허용 등 한도 내에서 최대한 자유를 허용하고 있다.
반면 은하제국은 자유행성동맹의 존재 자체를 '반역자 집단'으로 규정하고 있고, 동맹 시민들을 공화주의라는 불온한 사상에 물들어 일반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불순물이라 보고 있다. 따라서 동맹군 포로들을 포로가 아니라 악질 사상범으로 간주하여 변경성구에 교정구를 조성하여 포로들에게 '사상 및 도덕 교정'을 실시하였다. 그러나 말이 교정이지 인원과 예산 부족 문제로 제국군은 외부 경계와 가끔씩 물자를 보급해 줄 뿐 포로들을 방치하고 있기에 포로들은 광대한 교정구 시설에서 알아서 살아가야 했다.
초창기에는 포로 수가 적어 포로를 교환한다는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쟁이 길어지며 포로 숫자가 십 만, 백 만 단위로 치솟게 되자 양국 모두 사회적 여론이나 손실을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고, 결국 동맹 정부와 제국 정부 사이에 비공식적인 물밑 협의를 거쳐[1] 주기적으로 포로교환을 실시하게 된다.
2.2. 제국의 사정
우주력 797년, 자유행성동맹군의 제국령 침공작전에서 기적적인 대승을 거둔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원수는 외부의 적을 막아낸데 이어 이번에는 내부의 적을 상대하는게 모든 신경을 집중시켜야했다. 제국군의 승리가 확정되어가던 시점에 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4세가 급사하였는데 황위를 이를 마땅한 후계자가 없어 제국 정계가 차기 제위를 두고 계승 경쟁에 돌입했기 때문이다.그런데 라인하르트의 세력은 문벌귀족을 상대하고 있는 동안 동맹이 다시 군사행동을 벌인다면 라인하르트로서는 골치아플 수 밖에 없었다. 비록 암릿처 회전에서 동맹군이 대부분 섬멸당했다고는 하나 라인하르트는 휘하 병력을 모두 동원해야 귀족연합군을 이길 수 있기에 동맹군 소수부대가 준동한다 해도 라인하르트로서는 신경쓰일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라인하르트는 동맹군 내 불평분자들을 선동하여 반란을 일으켜 동맹을 뒤흔드는 계획을 짰다. 그리고 이 계획을 실행할 인물로 8년 전 엘 파실 전투에서 패배해 포로가 된 아서 린치 소장을 석방하여 소장 자리를 주는 대가로 잠입을 명령했다. 린치 소장이 제안을 수락하자 라인하르트는 린치를 아무도 모르게 동맹령으로 잠입시키기 위해 우주의 이목을 집중시킬 거대한 쇼를 계획했고, 그것이 바로 포로교환이었다.
그렇게 5년 만에 다시, 규모로 따지자면 50년 만에 대규모 포로교환식이 치러지게 되었다.
3. 전개
3.1. 발단
포로 교환을 요청하러 율리시스와 접선한 브로켄 |
그러나 사령관 양 웬리 대장은 라인하르트와 리히텐라데의 추축파, 브라운슈바이크와 리텐하임의 연합파의 권력다툼이 표면화된 상황에서 제국군이 이제르론 요새를 공격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판단했고 그 말대로 전함 브로켄에서 은하제국 우주함대 사령장관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원수의 명의로 자유행성동맹측에 정식 포로교환 제의문이 발송되었다.
제의문이 발송되자 양 웬리는 간부들을 집합시켜 한 시간 가량 토의한 다음 동맹정부에 제국의 제안을 보고하였다.
양 웬리가 보낸 상황보고를 받아든 자유행성동맹 최고평의회의 반응은 간단하였다. 당시 동맹은 제국령 침공작전의 여파로 로열 샌포드 평의회가 총사퇴하고 욥 트뤼니히트 국방위원장이 임시 국가원수가 되어 정부를 이끌고 있었는데, 원래 예정되어 있던 통합선거 날짜가 다가오고 있었다. 당연히 선거에서 승리하여 '임시' 딱지를 떼고 싶어하던 트뤼니히트에게 이번 제안은 매우 반가운 것이었다. 귀환포로 200만 명에 가족들까지 합치면 500만 표는 끌어모을 수 있고, 여기에 인도주의라는 치장까지 할 수 있으니 여론몰이로는 제격이었다. 따라서 동맹정부는 제국의 제안을 승낙했고, 단 2주만에 포로교환 일정을 잡았다. 이제르론에서 하이네센까지 4주가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트뤼니히트 정권은 이례적일 정도로 속도에 박차를 가한 것이다.
3.2. 준비 과정
아군 포로 200만 명을 받아들이고, 적군 포로 200만 명을 넘겨줘야하는 대규모 계획은 당연히 충분한 준비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정치적인 이유로 포로 교환 제의가 성급하게 받아들여지고, 기초적인 계획조차 마련돼있지 않은 상황에서 엄청난 분량의 포로 교환 업무가 이제르론 요새에 하달되었다.포로교환식 장소가 이제르론 요새로 결정되었으므로 포로교환 업무도 이제르론 요새가 부담하게 되었다. 양 웬리는 알렉스 카젤느를 불러 포로교환사무총장에 임명, 포로교환 사무와 책임을 떠넘겼다. 카젤느는 제국에서 오는 동맹군 포로 200만 명과 동맹 포로수용소에서 보내는 제국군 포로 200만 명이 이제르론에서 식사와 잠 잘 공간을 확보하고, 이들을 실어나르는 거대수송선 500척을 요새 내외부에 정박하는 준비에 착수했다. 덕분에 카젤느 소장은 과중한 업무에 짓눌렸지만 이 모든 걸 떠넘긴 양 웬리는 카젤느가 고생하는 만큼 편히 쉬겠다며 책상에 다리를 얹고 잠들었다(...).
한편 양 함대 참모들은 제국군 포로들이 민간인에게 위해를 끼치거나, 폭동을 일으킨다거나, 민간인을 인질로 잡아 요새를 통제권을 요구하는 사태를 우려하였다. 올리비에 포플랭은 차라리 로엔그람 후작에게 부탁해서 동맹군과 신뢰관계를 훼손하는 자는 엄벌에 처하겠다는 포고를 내리자고 제안했지만 하필 발언자가 포플랭이라서 사람들이 죄다 무시해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양은 지금 잔꾀를 부려 이제르론을 함락해봤자 동맹군의 적의만 살 뿐 이제르론을 유지할 여력이 없으며, 라인하르트는 이제르론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고 그다지 걱정하지 않았다.
포로 200만 명을 이제르론에 모두 수용하는 것은 무리였기 때문에 계획이 변경되었다. 국방위원회는 포로들을 태운 수송선단을 토르 하머 사거리 내에 배치하고, 요새 내부에 수용된 포로가 폭동을 일으키면 인질로 삼으라고 통달을 내렸다. 이 지시를 본 포플랭은 '쩨쩨한 생각', '소인배 책사' 운운하며 국방위원들을 비난했고 양 웬리는 까먹었다는 핑계로 카젤느에게 당초 계획대로 포로들을 요새 내부에 수용하라고 지시했다.
2월 7일 1진으로 제국군 포로 10만 명이 이제르론 요새에 도착한 것을 시작으로 200만에 달하는 제국군 포로들이 차츰차츰 이제르론 요새로 왔다. 그런데 포로들 중 여러 사유로[2] 귀환을 원하지 않는 포로가 1천 명 정도 있었고, 이들은 다시 송환 조치되었다. 그리고 이제르론으로 온 포로들로부터 독감이 유행하기도 했다.
졸속 행정의 결과로 실무자들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국방위원회는 10가지도 넘는 포로교환 증명서 문건을 보냈지만 양 웬리는 이 원고를 받아든 즉시 쓰레기통에 넣어버리고 부관 프레데리카 그린힐에게 과감하게 형식을 생략한 간단한 연설문을 부탁하였다.
3.3. 정치가들
본격적인 포로교환식이 시작되기 전에 양국의 정치가들이 자국으로 귀환하는 포로들에게 이런저런 연설이나 홍보 활동들도 활발하게 벌어졌다.우선 2월 5일 은하제국 우주함대 사령장관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원수의 메세지가 이제르론 요새에 도착했다.
『용전하였으나 적진에 사로잡힌 충실한 병사들에게 제국군은 명예를 걸고 다음과 같은 내용을 서약한다. 첫째, 경들 전원을 명예로운 빈객으로 환영한다. 포로가 되었던 죄를 책망하는 잔학하고도 우열(愚劣)한 관행은 전면적으로 폐지함을 밝힌다. 둘째, 귀국한 병사 전원에게 금일봉과 휴가를 내리겠다. 고향에 돌아가 가족과 재회한 후, 희망자는 자신의 의사에 따라 군에 복귀하라. 셋째, 군에 복귀하기를 희망하는 자는 전원 1계급 승진시키겠다.[3] 우리 병사, 영웅 제군. 경들에게는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다. 가슴을 펴고 귀국하라. 부끄러워할 것은 경들을 전선으로 밀어내 항복할 수밖에 없는 궁지로 몰아넣었던, 무능하고도 비열한 지난 시대의 군 지도자들이다. 나 로엔그람 원수 또한 경들에게 감사하며, 아울러 사죄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인도주의에 따라 그들의 귀국에 협조한 '자유행성동맹'의 대응에도 감사의 뜻을 표하는 바이다. 은하제국 우주함대 사령장관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원수.』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외전 3권 <율리안의 이제르론 일기>, 김완, 이타카(2011), p.150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외전 3권 <율리안의 이제르론 일기>, 김완, 이타카(2011), p.150
새파랗게 어리고 오만한데다가 무능하기까지 한 귀족들이 제독 계급을 부여받고 장병들을 도구처럼 부리는 악폐습 때문에 제국 포로들은 라인하르트의 모습이 화면에 비치자 어디서 멍청한 귀족 도련님이 또 나왔다며 험악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라인하르트의 한 마디, 그리고 다음 한 마디가 이어질 때마다 이들의 표정이 점차 풀어졌고 라인하르트의 연설이 끝날때 즈음에는 모두가 로엔그람 원수를 칭송하며 엄청난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리고 포로를 환대하는 라인하르트의 메시지에 양 웬리는 인도주의는 물론 정치적으로도 완벽한 메시지라며 귀환포로들은 라인하르트에게 충성을 바치겠다고 감탄했다. 카젤느도 트뤼니히트 정권은 지지자 200만 명을 얻는 동시에 적에게 정예 200만 명을 보강해 주었다고 한탄했다.
한편 이런 제국의 모습과는 달리 동맹 정치가들은 가히 추접스러운 자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이른바 '국방족'이라고 불리는 동맹정부 위원들은 2월 14일 제국군 포로 30만 명과 함께 이제르론 요새를 방문했는데, 포로교환은 양측 정부가 아니라 군부 사이에서 이뤄지는 만큼 민간 정치가가 올 명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포로들을 마중하러 왔다는 둥 이런저런 명목으로 이제르론을 방문하였다. 그런데 이들은 놀러온 것도 아니면서 배정된 숙사의 설비가 나쁘다거나 장교용 식당의 식사가 맛이 없다고 불평을 늘어놓으며 양 웬리가 마중나오지 않았고 병사들이 경례를 하지 않는다고 화를 냈다. 그리고 이들은 위원 또는 정치단체의 이름을 기입한 만년필, 양말, 타월, 시계 등을 산더미처럼 가져와 포로들에게 선물이랍시고 나눠주면서 선거운동을 하려고 했다. 그 뿐만 아니라 양 함대가 환영 파티를 열자 그 자리에서 불쾌한 말들을 함대 간부들에게 늘어놓았다.
이렇게 되자 동맹군 내부는 부글부글 끓어올랐고, 끝내 격분한 더스티 아텐보로 소장이 14시 경 환영회장에서 나와 부하들을 불러모으고 위원들이 가져온 선물들을 동맹 정부가 여러분들에게 드리는 우호의 상징이라는 말을 덧붙여 제국 포로들에게 모두 나눠주고 말았다.16시 경이 되자 뒤늦게 자신들의 선물이 도둑맞았다는 것을 깨달은 정부 위원들이 길길이 날뛰었지만 아텐보로는 그들의 선거법 위반 행위를 조목조목 읊어주고, 헌병대를 불러서 영창에 처넣어버릴 수 있다는 일침을 날리자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4] 양 웬리 대장은 아텐보로의 행위가 통쾌한 한 방을 먹여준 것이나 다름 없었으나 이대로는 분노한 정치가들이 어떤 식으로든 보복을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제국군 포로 대표를 통해 정치인들에게 줄 감사장을 작성하도록 주선한 뒤 제국군 포로 대표 명의로 작성된 감사장을 받아든 정치가들은 준 것을 빼앗을 수는 없으니 울며 겨자먹기로 물러나야만 했다. 아텐보로는 비장의 위스키를 양 웬리에게 선물하며 원만한 사태 수습에 감사를 표했다.
이 한심한 촌극 사이에서 제국군 공병 포로들이 동맹군에게 강탈당했어도 자신들이 수십 년간 관리한 요새인 만큼 나름 애착이 있고, 동맹군이 요새를 손본 구획 일부가 잘못되어 있어 자신들이 바로잡아주고 싶다는 요청을 해왔다. 이 요청이 받아들여지자 공병 포로 대표단은 자신들의 요청을 수락해 준 동맹군 이제르론 요새 사령부에 정중한 감사를 표하며 성심성의껏 요새를 수리하고 돌아갔다. 자국 포로들과 정치가들의 추태로 갖은 스트레스를 받던 이제르론 사령부는 더욱 씁쓸함을 집어삼켰다.
그 이후에도 100명이 넘는 정치가와 저널리스트들이 이제르론을 방문했는데, 저널리스트들도 정치가들과 하나도 다를 것 없는 족속이었다. 취재라고는 하루에 두 번 사무국의 공식 발표를 요구하는 것밖에 안 하고, 장교 클럽에 쳐들어가서 정부에게 술값을 떠넘기고 술을 즐기며 장교용 숙사에 머물면서 군에게 침대가 딱딱하다느니, 전용 당번병을 붙여주라느니 등 온갖 요구사항만 늘어놓았다. 심지어 율리안과 양이 저녁을 먹고 있을 때 찾아와서 식사 내용까지 촬영하려 들자 율리안이 소금을 뿌려 내쫓는 일이 있었다. 이들의 작태를 보고 아텐보로는 "속 보이는 쇼를 정부의 돈으로 관광 겸 취재하러 오는 놈"이라고 비난했고 율리안은 그렇게 남의 사생활을 파헤치고 싶으면 자기 언론사 CEO의 사생활도 공개해보라고 일기에 썼다.
3.4. 포로교환
포로교환식 |
2월 19일, 은하제국군 우주함대 부사령장관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 상급대장이 직접 자유행성동맹군 포로들을 이끌고 찾아와 교환식이 거행되었으나 의식 자체는 최대한 간략하게 진행했다. 교환식은 양과 키르히아이스가 서로 포로명단을 교환하여 하자가 없음을 확인하고, 상대에게 전달할 포로교환증서와 상대에게서 받아야 되는 포로교환증서에 날인한 다음 악수를 교환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그리고 양과 키르히아이스는 짤막한 대화를 주고 받았다.
"형식이란 것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군요. 양 제독님."
"동감입니다."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2권 <야망편>, 김완, 이타카(2011), p.30~31
나중에 이를 전해들은 율리안 민츠는 별로 대단하지 않은 내용이라 실망하는 반응을 보였으나 양은 이 포로교환 행사의 숨겨진 저의를 파악하고 이를 함축한 표현이라 평가했다."동감입니다."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2권 <야망편>, 김완, 이타카(2011), p.30~31
키르히아이스와 율리안의 첫만남 |
"당신은 몇 살입니까?"
(중략)
"올해 열다섯 살이 됩니다, 키르히아이스 각하."
"그렇군요. 제가 유년학교를 나와 처음으로 출전한 것도 열다섯 때였지요. 열심히 하라는 말씀을 드릴 처지는 아닙니다만, 건강하십시오."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외전 3권 <율리안의 이제르론 일기>, 김완, 이타카(2011), p.180
그 직후 율리안은 잠시동안 정신줄을 놓고 있었는데 옆에 있던 아텐보로가 어깨를 툭 치면서 아무리 감동받았어도 제국으로 넘어가진 말라고 농담을 했다. 어쨌든 키르히아이스가 바쁘다는 이유로 식후 파티 역시 서로 축배를 드는 것으로만 마무리되었고 이후 제국군 포로들을 수용하여 제국으로 돌아갔다. (중략)
"올해 열다섯 살이 됩니다, 키르히아이스 각하."
"그렇군요. 제가 유년학교를 나와 처음으로 출전한 것도 열다섯 때였지요. 열심히 하라는 말씀을 드릴 처지는 아닙니다만, 건강하십시오."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외전 3권 <율리안의 이제르론 일기>, 김완, 이타카(2011), p.180
정말 찰나의 시간이었지만 키르히아이스는 동맹군 인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여군들의 호평이 줄을 이었다고 하며, 프레데리카도 호남이라 평가했다. 다만 포플랭은 라인하르트(보다는 자신)에게 못미친다는 평을 내렸다. 쇤코프 역시 비슷한 말은 했지만 10년 후면 자신의 라이벌이 될 만큼 총명한 인물이라 평했다.
4. 뒷 이야기
4.1. 돌튼 사건
자세한 내용은 돌튼 사건 문서 참고하십시오.포로교환식이 끝나자 동맹으로 돌아온 포로들은 해방되었다는 기쁨에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요새에서 부릴 수 있는 모든 종류의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 약 200만 명이 과음, 주사, 폭력사건, 노상방뇨에 기물파손까지 골고루 사건을 벌여대니 요새 헌병대가 전부 출동하고도 진정은커녕 사건에 말려든 헌병대원들의 곡소리만 커져갔고 이 포로 교환 전에 터진 이제르론 헌병대장 인질사건 같은 일도 벌어졌다. 결국 쇤코프 요새 방어사령관이 로젠리터 연대를 출격시켜 눈에 띄는 난동 포로들을 친히 족치고 수용시설에 처넣고 나서야 조용해졌다.
이제르론 교환사무국은 200만 귀환병을 하이네센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색스 소장이 통솔하는 수송선단을 준비하였다. 귀환병과 정치가, 그리고 라인하르트의 다음 수에 대비하기 위한 양 웬리 일행이 수송선단에 탑승하였고 수송선단은 3월 10일 도착 예정으로 2월 22일 이제르론을 출발하였다. 그런데 귀환병과 엮인 원한 문제로 이블린 돌튼 대위가 주도한 돌튼 사건이 발발, 수송선단은 항성 마즈닥에 돌입할 뻔 했다가 간신히 구사일생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시간을 지체한 탓에 하이네센에는 3월 18일에 도착했다.
4.2. 벤치 회의
우여곡절 끝에 하이네센에 도착한 양 웬리는 군국주의적 미사여구로 점철된 귀환포로 환영식과 각종 연회에 참석하느라 바쁘게 돌아다녔다. 그리고 3월 19일, 알렉산드르 뷰코크 제독과 약속한 대로 귀환병 환영 파티에서 슬쩍 빠져나와 코트웰 공원에서 뷰코크 제독과 접선하였다. 두 사람은 미하일로프 식당에서 구입한 간식을 먹으면서 향후 대책을 논의했는데, 양은 여기서 자신도 모르게 로엔그람 후작에게 조종당한 이들로 인해 쿠데타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뷰코크에게 쿠데타를 미연에 방지해 둘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만약 쿠데타가 일어날 경우를 대비하여 진압을 명령하는 뷰코크의 명령서 또한 요구해서 받아냈는데, 이것은 훗날 도리아 성역 회전에서 유용하게 쓰였다.뷰코크와 헤어진 양 웬리는 구축함 칼데아 66호를 타고 급히 이제르론으로 돌아갔지만, 미처 도착하기도 전에 암약하던 쿠데타파가 행동을 개시하였다. 이후 역사는 쿠브르슬리 대장 암살미수사건으로 이어진다.
5. 기타
- 키르히아이스는 제국으로 돌아가서 나이트하르트 뮐러에게 양 웬리에 대한 자신의 평가를 들려주었다. 용맹한 군인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지만 바로 그것이 양 웬리가 무서운 점이라는 것. 이 평가는 훗날 제8차 이제르론 공방전에서 칼 구스타프 켐프와 회랑에 군함을 풀어두냐 마느냐를 두고 싸울 때 뮐러가 써먹었다.
- 한편으로 상단의 사진에서 양 웬리와 키르히아이스가 악수를 하는 모습은 이후에 일어나는 일을 감안하면 좀 무섭게 보인다. 키르히아이스 역시 라인하르트가 린치를 설득하는 자리에 동석했던만큼, 포로교환 이후 동맹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전부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뒤에서는 동맹을 찌를 비수를 손에 들고 앞에서는 웃으며 악수도 하고 덕담도 한 것.(...) 물론 상대인 양 웬리도 제국이 비수를 준비해뒀고, 대략적인 계획까지 파악했지만 상세히 알지는 못했다.
[1] 공식 기록은 존재하지 않지만 최소 우주력 730년대부터 양국은 포로교환을 시작했다.[2] 동맹 여성과 사랑에 빠져 귀화를 바라는 극소수의 경우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제국으로 돌아가봤자 빚과 괴로운 생활만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귀환을 거부하였다. 그 중에 제국에서 범죄를 저지른 형사범으로 귀국하면 형무소행이 예약된 자들도 많았다.[3] 미치하라 카즈미 코믹스 판에서는 영상 메세지로 나와 라인하르트가 손수 영상에 나와 연설하면서 "복귀를 희망하지 않는 장병도 똑같이 1계급 승진시키고 제대하며 그에 해당하는 연금을 지급한다."라는 대사가 추가되었다.[4] 발터 폰 쇤코프 소장은 아텐보로가 소극적이라며 "그런 말은 영창에 처넣고 나서 해야지"라고 깠으며, 카젤느는 그딴 놈들의 권력을 지켜주기 위해 전선과 교정구에서 고생한 포로들을 동정하며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