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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 등장 작품
- 은하영웅전설 7권 『노도편』 9장
- 은하영웅전설 OVA 75화 ~ 76화
- 시기: 우주력 800년, 신제국력 2년 2월 27일 ~ 3월 19일
은하영웅전설의 사건. 훗날 벌어질 노이에란트 전역의 전주곡이 된 사건이다.
2. 배경
우주력 799년, 오스카 폰 로이엔탈은 제국원수로 승진하면서 통수본부총장에 임명된다. 로이엔탈은 불과 30대에 제국군 3대 장관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 되었다.그러나 로이엔탈에게는 적이 많았다. 군무상서 파울 폰 오베르슈타인 원수는 2인자 유해론을 내세워 로이엔탈을 견제했으며, 양 웬리 원수 모살미수사건 당시 자격도 없이 회의에 참석했다가 로이엔탈에게 호통을 들은 하이드리히 랑은 언젠가 확고한 증거를 찾아내 로이엔탈을 끌어내리려고 했다. 여기에 라인하르트와 로이엔탈 사이를 이간질하여 은하제국의 내분을 촉진하려는 아드리안 루빈스키의 공작까지 겹치면서 보이지 않는 음모가 로이엔탈을 점점 옭아매기 시작했다.
한편, 로이엔탈은 통수본부총장에 오르고 얼마 뒤 자신을 살해하려 한 리히텐라데 공작가의 여식 엘프리데 폰 콜라우슈를 역으로 붙잡아 강간한 뒤 계속 자택에 두고 있었다. 엘프리데는 로이엔탈이 몰락하는 꼴을 직접 보고 싶다며 로이엔탈의 페잔행에 동행했고, 라인하르트 암살미수 혐의로 멸문당한 리히텐라데 공작가 일족을 로이엔탈이 보호하고 있다는 사실은 정적의 좋은 공격거리가 되었다.
3. 전개
3.1. 발단
우주력 800년, 신제국력 2년 2월. 겨울장미원의 칙령이 선포되어 자유행성동맹은 273년의 역사를 마치고 역사 속으로 들어갔다. 동맹 멸망 직전에 독립한 엘 파실 성계와 양 웬리에게 탈취당한 이제르론 요새를 제외한 모든 인류의 생활권은 전부 신 은하제국의 영토가 되었다. 라인하르트는 하이네센을 장악한 뒤 최후의 적수 양 웬리와 싸우기 위해 이제르론 방면 친정을 계획했다. 그러나 며칠 뒤 하이네센에서 로이엔탈을 탄핵하는 사법상서 브룩도르프의 보고서가 라인하르트에게 올라오면서 친정은 일시 중단된다.라인하르트가 동맹을 정복할 때쯤, 동맹정부 특사로 라인하르트에게 면회를 청했다가 거절당했던 윌리엄 오데츠가 아드리안 루빈스키와 손을 잡고[1] 로이엔탈이 역모를 꾸미고 있다고 페잔 시내에 큰 소리로 떠들고 다녔다. 그리고 로이엔탈을 끌어내리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증거를 찾던 하이드리히 랑은 여기에 달려들었다.
로엔그람 왕조 초대 사법상서 브룩도르프는 불과 40대에 사법상서에 발탁된 인재였다. 브룩도르프는 정부 고관의 기강을 다잡고 싶어했으며 더 나아가 군부에 대한 사법성의 지위를 유리하게 만들고 싶었는데, 그 일환으로 군부의 고관인 로이엔탈을 탄핵하고자 했다. 그러나 로이엔탈과 교제했던 여성들은 하나같이 일방적으로 접근하다가 일방적으로 버려졌고, 로이엔탈은 사실 바람둥이가 아니라 여성혐오자라는 소문까지 돌 정도여서 브룩도르프가 로이엔탈을 엽색행각으로 탄핵하기에는 쉽지 않았다.
브룩도르프는 오베르슈타인의 양해와 랑의 협조를 얻어 페잔에 임시 집무실을 차리고 로이엔탈의 신변을 조사했다. 그리고 너무나도 쉽게 로이엔탈의 사저에서 엘프리데 폰 콜라우슈를 발견했다. 랑은 이를 두고 "로이엔탈 원수가 고 리히텐라데 일족을 보호하고 있는 것은 황제의 뜻을 저버린 것이므로 대역죄에 해당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흥분했다. 그러나 브룩도르프는 이 사건이 로이엔탈에 반감을 품은 자가 벌인 공작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당장 탄핵하지 않고 엘프리데를 심문했다.
엘프리데는 심문에서 로이엔탈의 아기를 가졌으며, 로이엔탈이 임신 소식을 알았을 때 엘프리데의 임신을 축복하면서 그 아이를 위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겠다고 증언했다. 랑은 이 사실에 크게 기뻐하며, "로이엔탈이 황제의 뜻을 저버린 것은 사실이지만 성문법을 어긴 건 아니므로 사법성이 로이엔탈을 탄핵할 권한이 없다."는 논리로 브룩도르프가 로이엔탈을 탄핵할 권한을 빼앗았다. 그렇게 보고서는 랑의 의견대로 쓰였으면서 브룩도르프의 이름으로 올라갔고, 브룩도르프는 뒤늦게 자신이 사기당했다는 걸 깨닫고 분노했지만 법률 지상주의에 발이 묶인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묵묵히 물러났다.
3.2. 심문
우주력 800년 2월 27일, 나이트하르트 뮐러 상급대장이 로이엔탈의 숙소로 찾아가 제국군 총본영에 출두하라고 요청했다. 같은 날 9시 일어난 볼프강 미터마이어 원수는 로이엔탈이 구금되었다는 사실을 듣고 바로 집무실을 뛰쳐나가려고 했지만 칼 에두아르트 바이어라인 대장, 폴커 악셀 폰 부로 대장이 지금 만났다가는 쓸데없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필사적으로 말렸다. 미터마이어는 "제국원수니 우주함대 사령장관이니 해도 벗조차 마음대로 못 만나면 서민보다 못하다"고 한탄하며 "라인하르트가 리히텐라데 일족 중 남성은 모두 처형하고 여성은 귀양을 보냈지만 유배지로 끌려간 여자들이 영원히 다른 곳으로 옮겨서는 안 된다는 명은 없었으니 로이엔탈은 결코 라인하르트의 뜻을 어긴 게 아니다"고 궤변에 가까운 변호를 했다.총본영에 출두한 로이엔탈은 즉시 뮐러의 심문을 받았다. 그러나 뮐러는 비록 지금은 피심문자지만 상급자인 로이엔탈에게 예의를 지키고, 비밀재판이라는 인상을 지우고 로이엔탈 휘하 장병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로이엔탈의 심복 한스 에두아르트 베르겐그륀 대장의 배석을 허가했다. 로이엔탈은 뮐러의 질문에 "내가 무력과 권력으로 약탈과 폭행을 저지르고 민중에게 해를 끼쳤다면 이는 큰 치욕이겠지만, 반역하여 지존의 자리를 노린다는 소문이 돌면 난세의 무인으로 긍지로 여기겠다"고 답해 베르겐그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그리고 "라인하르트가 원수부를 개설한 이래 나는 라인하르트가 패업을 이루도록 협력을 아끼지 않았으며 이에 대해 마음에 걸리는 점은 없다"고 답했다. 그리고 자신을 고발한 랑이 지난해 참석자격도 없으면서 회의에 참석할 뿐만 아니라 원수들의 토론에 주제넘게 끼어든 점을 강조하며 자신을 번호했다.
문답을 마친 뮐러는 황제를 알현하여 해명하지 않겠냐고 권유했고, 로이엔탈은 해명이라는 말이 좀 걸리지만 황제를 만나서 의혹을 해명한다면 자신을 참소한 자들이 발붙일 곳이 없어질테니 수속을 밟아달라고 부탁했다. 뮐러는 그에 따라 라인하르트에게 통달을 보내 알현이 이루어지도록 했다.
3.3. 해명
그날 점심시간이 지나고, 라인하르트는 옛 동맹의 국립미술관의 대형 홀에서 로이엔탈을 직접 심문했다. 미터마이어를 비롯한 군 고관들 역시 배석을 허락받고 접의식 의자를 들고 와 자리에 앉았다. 라인하르트는 로이엔탈을 심문하면서 가장 중대한 의혹, 리히텐라데 일족을 사저에서 보호하고 있는 게 사실이냐고 물었고 로이엔탈은 그렇다고 답했다.로이엔탈의 답변이 끝나자 이번에는 미터마이어가 에른스트 폰 아이제나흐 상급대장의 제지도 뿌리치고 로이엔탈을 변호했다. 미터마이어는 로이엔탈이 엘프리데에게 죽을 뻔한 적을 언급하며 로이엔탈을 용서해 줄 것과 양 웬리와 결전을 앞두고 있을 때 로이엔탈을 탄핵한 랑과 오베르슈타인을 탄핵했다. 그러나 라인하르트는 "경의 입은 대군을 질타하기 위한 것이지, 타인을 비방하는 데는 어울리지 않아."라고 미터마이어의 열변을 제지했고, 미터마이어는 얼굴을 붉힌 채로 다시 착석했다.
미터마이어의 열변이 끝나자 이번에는 로이엔탈이 자신을 변호했다. 로이엔탈은 리히텐라데 공작 일족을 사저에 보호한 것은 자신의 경솔함 때문에 벌어진 불찰이지만, 역모의 의도는 절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엘프리데의 증언 또한 허위이며, 만약 엘프리데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즉시 낙태케 했을 거라고 말했다. 라인하르트가 어째서 단언할 수 있는지 묻자 로이엔탈은 자신은 남의 부모가 될 자격이 없다고 대답했다. 라인하르트도 로이엔탈의 엽색행각은 잘 알고 있었지만 원래 부하의 사생활에 참견하지 않는 걸 원칙으로 해서 로이엔탈의 엽색행각은 그저 덮어두었다.
라인하르트는 로이엔탈의 해명을 들은 뒤 뜬금없이 5년 전, 클롭슈톡 사건 때 미터마이어를 구명하고자 자신을 찾아온 로이엔탈의 일을 거론했다. 로이엔탈 역시 그 날을 기억하고 있었고, 라인하르트는 조만간 처분을 내릴 테니 그동안 숙소에 돌아가서 지시를 기다릴 것을 명한 뒤 뮐러 상급대장에게 그동안 로이엔탈의 직무를 대행하도록 했다.
제독들이 물러나자 라인하르트는 옛 국립미술관의 관장실로 쓰였던 집무실로 들어가 아르투르 폰 슈트라이트 중장과 힐데가르트 폰 마린도르프 백작영애에게 로이엔탈의 처분에 대해 논의했다. 슈트라이트는 유언비어를 근거로 국가 공신을 소홀히 대한다면 인심이 동요할 것이니 현명하게 판단하여 공정한 판결을 내려달라고 요청했지만 힐데가르트는 1년 전 버밀리온 성역 회전에서 동맹 수도 하이네센을 급습할 때 로이엔탈에게 느낀 불안감으로 즉답을 하지 못했다.
한편 통수본부총장 집무실에서는 에밀 폰 레켄도르프 소령과 한스 에두아르트 베르겐그륀 대장 등 로이엔탈의 부하들이 앞으로의 대책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 레켄도르프는 엘프리데와 로이엔탈 원수를 대면해야 엘프리데가 로이엔탈을 함정에 빠트리려고 했다는 사실이 판명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베르겐그륀은 오베르슈타인 원수를 경계하고, 더 나아가 아직 로이엔탈이 확실이 안전하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낙관론을 경계했다. 그때 베르겐그륀의 친구 폴커 악셀 폰 부로 대장이 집무실을 방문하여 카이저는 관대한 처분을 내릴 것이고 미터마이어 원수가 전면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혀 베르겐그륀을 고무했지만 베르겐그륀은 3년 전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1차 암살미수사건로 경애하는 상관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를 잃은 뒤로 오베르슈타인을 증오했기에 도리어 군무상서에 대한 증오를 드러냈다.
로이엔탈이 심문을 받을 무렵, 페잔에서는 랑이 오베르슈타인에게 로이엔탈이 황제의 심문을 받았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오베르슈타인은 랑에게 삿된 악감정으로 건국공신을 무고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3.4. 처분
우주력 800년 3월 1일 오후 10시, 동맹 멸망 이후 방치되었던 제플 입자 발생장치가 어느 작업장에서 튄 불꽃 때문에 인화하여 폭발하여 시가지가 불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른바 하이네센 대화재로 불리는 이 사건은 무려 1800만 평방미터의 면적을 불태우고 5천 명이 넘는 사상자를 발생했지만 제국군은 로이엔탈이 짜놓은 긴급사태 처리 교본 덕에 효율적으로 진압할 수 있었다. 이 건으로 사람들 사이에는 로이엔탈이 대화재로 발생한 혼란을 최소한도로 막았으니 가벼운 처분이 내려지리라는 예상이 돌았다.그러나 라인하르트는 3월 19일 겨울장미원에서 열린 회의에서 로이엔탈을 통수본부총장에 해임한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참석자들 사이에는 술렁임이 일었지만, 라인하르트는 다음 한 마디로 참석자들의 불안을 잠재웠다. 라인하르트는 로이엔탈은 구 동맹령 전역을 총괄하는 노이에란트 총독부의 초대 총독으로 임명하여 정치-군사 전권을 위임했다. 거기에 노이에란트 총독은 각 행정성의 상서(장관)과 대등한 지위를 가지며 황제에게서나 책임을 진다고 명시했다. 이는 사실상 로이엔탈을 제국의 2인자로 공인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로이엔탈의 처분을 공표한 라인하르트는 뒤이어 군 조직 개편을 선언했다. 우선 통수본부총장을 폐지하고 황제가 직접 통수본부를 통괄하며, 이를 보좌할 총본영 참모총감으로 칼 로베르트 슈타인메츠 상급대장을 임명했다.[2] 하지만 이 모든 인사는 이제르론에 있는 양 웬리 일당을 친 다음에 발효할 것이며, 자신은 양 웬리를 무릎꿇리기 전에는 오딘은 물론 페잔에도 돌아가지 않겠다고 선포했다. 그러자 누군가의 외침을 시작으로 사람들은 "지크 카이저 라인하르트!"라고 외쳤다. 라인하르트는 코르넬리우스 루츠 상급대장을 최전선에서 경질하고 페잔 방위사령관으로 임명한 뒤, 오딘에 있는 아우구스트 자무엘 바렌 상급대장을 호출하고 회의를 끝냈다.
라인하르트는 회의가 끝나자 숙소 응접실로 돌아와 에밀 폰 젤레가 타온 커피를 즐겼다. 그때 힐다가 엘프리데 폰 콜라우슈의 처분에 대해 묻자 라인하르트는 뒤늦게 그 여성의 존재를 깨달았다. 라인하르트는 낙태를 제안했지만 힐다는 이미 임신 7개월이 지나서 중절하면 산모가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라인하르트가 힐다의 해결책을 묻자 힐다는 엘프리데를 로이엔탈의 사저에서 다른 시설로 옮기고, 태어날 아기는 양자로 보내자고 제안했다.
라인하르트는 지금 페잔에서 원래 유배지로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물었지만 힐다는 지금 우주선을 타면 워프가 태아에 악영향을 미쳐 유산 또는 사산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반대했다. 양 웬리와 싸울 생각으로 가득차 있던 라인하르트는 깊게 고민하지 않고 힐다에게 모든 처리를 위임했다.
4. 결말
이렇게 하여 로이엔탈 원수 탄핵사건은 마무리되었다. 로이엔탈은 우주력 800년 6월까지 통수본부총장을 수행하다가 6월 20일 정식으로 노이에란트 총독에 취임했다.그러나 루빈스키의 말처럼 로이엔탈의 지위와 권한은 일개 신하에게는 지나치게 거대한 것이었고, 오베르슈타인과 랑 역시 건재했다. 결국 균열은 임시로 봉합되었을 뿐 결코 사라지지 않았고, 랑과 루빈스키, 지구교 등 모략가들이 이 균열을 확대하기 위해 각종 모략을 벌인 결과 로이엔탈은 반란을 일으켜 스스로를 몰락의 구렁텅이로 떨어뜨렸다. 라인하르트도 우르바시 사건 이전까지는 로이엔탈을 믿었지만, 우르바시 사건에서 루츠가 죽으면서 로이엔탈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하지만 랑 역시 로이엔탈에 대한 증오에 눈이 멀어 루빈스키와 손을 잡는 이적행위를 벌였다가 그동안의 오점이 들통나 사형당한다.
한편 엘프리데 폰 콜라우슈는 우주력 800년 5월 2일 사내아이를 출산한 뒤 그대로 지하로 잠적하여 아드리안 루빈스키에 의탁했다. 그리고 로이엔탈이 죽기 직전에 다시 그 앞에 나타나 자신의 아이를 로이엔탈에게 맡기고 사라졌다. 그리고 이 아이는 미터마이어 가문에 입양되어 펠릭스 미터마이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1] 원작에서는 단순히 암시하는 수준이지만 OVA에서는 오데츠와 루빈스키가 만나는 장면을 추가하여 루빈스키와 오데츠가 손잡았음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2] 사실 원래 라인하르트는 힐데가르트를 임명하려고 했지만 병사를 지휘한 경력이 없었기에 제독들이 거북해할 수 있어서 힐다가 사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