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4 13:09:29

오리지널 스코어


호빗 실사영화 시리즈의 오리지널 스코어 작업기 영상. 애비 로드 스튜디오에서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았다. 많은 할리우드 영화 오리지널 스코어가 애비 로드 스튜디오에서 녹음 되었다.

1. 개요2. 상세
2.1. 창작 과정
3. 오리지널 스코어를 만드는 사람들
3.1. 음악감독 호칭
4. 여러가지 재밌는 사실들5. 영화 음악가
5.1. 한국의 영화음악가
6. 관련 항목

1. 개요

Original Score

OST의 하위 범주로, 영화드라마, 게임, 연극 등의 작품을 위해 작곡되는 배경음악을 뜻한다.

오직 해당 작품만을 위해 작곡되는 부수음악이며, 음악이 실리게 될 작품이 어떤 작품이냐에 따라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만들어지는데, 주로 오케스트라와 같은 기악음악으로 작곡된다. 일반적으로 한 작품 내의 오리지널 스코어는 수많은 곡들로 구성되며, 각각의 곡은 큐(cue)라고 부른다.[1][2]

단어의 유래는 오케스트라 총보를 뜻하는 Score에서 왔다. 지금도 어느 정도 그런 편이지만 영화 산업 초창기엔 영화음악이 오케스트라 악곡으로 작곡되었기 때문이다. 그 후 자연스럽게 TV드라마나 게임을 위한 연주곡들도 스코어라고 불리게 되었다. 또한 스코어 음악을 작곡하는 것에서부터 녹음하기까지 스코어 제작을 둘러싼 전반적인 작업을 스코어링(Scoring)이라고 칭한다.[3]

한국에서는 일반인들에게 'Score' 자체가 알려지지 않다 보니[4] 그냥 브금으로 칭되거나[5] OST로 통칭되어서 불린다. 그 때문에 단어에 많은 혼동과 혼선이 빚어지고 있기도 하다.

일본에서는 '극반(劇伴)'이라고 하며, 영미권에선 영화(film) 음악을 필름 스코어(film score)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2. 상세

오리지널 스코어는 맞춤 제작 음악이므로, 작품의 성격과 정서를 반영하며 감독의 의도를 투영한다. 스코어 작곡가는 감독이나 프로듀서와 수많은 토론과 설계과정을 거치며 작품에 접근한다. 영상음악의 효과로는 크게 세 가지로 통합하여 설명할 수 있다.
  • 첫째론 시각영상의 정서적 경험을 강화한다. 정서적으로 슬픈 장면에 감성적인 음악을 깔아 관객들로 하여금 더욱 절절한 느낌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그 예시이다.
  • 둘째로 상상력과 율동감을 자극한다. 평범한 장면에 무서운 음악을 삽입하면 관객은 평범한 전경 이면의 무언가를 상상하게 된다. 또한 긴박한 음악을 주입하면 음악의 리듬을 통해 장면 내에서도 리듬감이 형성된다.
  • 셋째로 영상으로는 전달할 수 없는 정서를 표현하고 암시한다. 영화나 드라마는 시각예술이기에 등장인물의 내면 심리 따위를 소설처럼 상세하게 묘사하기 힘들다. 그러나 음악을 사용하면 그 정서를 암시하고 표현할 수 있게 된다.

『The Art of Watching Films』의 저자 조셉 보그스는 위와 같은 영화음악의 일반적 기능을 설명하며 영화음악의 두 가지 유형을 예시로 들었다.
  • 첫째로, '미키 마우싱'은 미키 마우스에서 유래된 방법으로, 음악과 영상 내의 동작을 정확하게 맞추는 것을 말한다. 즉 톰과 제리처럼 인물의 동작이나 쇼트가 넘어가는 싱크에 맞춰서 음악을 작곡하는 것이다.
  • 둘째로, '일반화'란 화면 속 움직임에 정확히 싱크를 맞추기보다, 장면이나 영화 전체의 전반적인 정서적 분위기에 주안점을 두어 작곡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영화음악은 미키마우싱 작법과 일반화 작법 사이에 위치한다. 즉 미키마우싱과 일반화 중 어느 작법이 더 효과적인지에 따라, 장면마다 그 정도를 달리하여 접근한다는 것이다.

때론 멜로디 같은 음악적 요소가 특정 등장인물을 상징하기도 하는데 이를 라이트모티프라고 한다. 리하르트 바그너의 악극에서 따온 작법으로 특히 상업영화 음악에서 이러한 방법이 자주 사용된다. 예컨대, 영화 아이언맨에서는 아이언맨이 활약을 할 시 그를 상징하는 테마 멜로디가 강력하게 울려퍼지고, 그가 위기에 빠질 땐 그 테마 멜로디가 긴박하게 변주되어서 흐른다.

예산이 최소요건 이상으로 주어진다는 조건 하에, 오리지널 스코어는 일반적으로 섭외된 실제 연주자들의 연주로 녹음된다. 기술의 발달로 컴퓨터 MIDI를 이용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지만, 실제 연주만큼 리얼한 사운드를 구현하기 어렵고, 연주에 담긴 연주자의 감정을 따라하는건 거의 불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할리우드 영화는 LA의 'Hollywood Film Orchestra'나 영국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뛰어난 기량을 가진 연주자들과 작업을 하게 되지만, 한국의 경우엔 시스템이 열악하고 음악에 할당되는 예산이 적은 경우가 부지기수기에 컴퓨터로 만든 MIDI 사운드와 소규모 인원의 연주를 섞거나 더블링하여 녹음하는 경우가 많다. 안타깝게도 아예 모든 악기를 MIDI 처리 하는 경우도 잦다는게 현실이다.
오리지널 스코어를 논할 때 '언더 스코어(Under Score)'라는 단어가 종종 사용된다. 사전적으로는 오리지널 스코어와 비슷한 의미이지만 차이점이 있다. 예시로 엔딩 크레딧에 흐르는 음악과 전투 장면에 흐르는 음악을 들어보겠다. 엔딩크레딧의 경우 작품의 서사가 끝난 뒤 까만 화면에 하얀 글자만 올라가기 때문에 음악이 화면 상에 나타나는 무언가를 묘사하거나 표현할 필요가 없다. 반면 전투 장면의 음악은 극 중 상황과 분위기, 인물의 감정을 표현하며, 앞에서 언급된 '미키마우싱' 기법이 중요하게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6] 등장인물들이 대사를 읊을 때는 음악이 뒤로 확 빠져서 대사와 소리가 겹치지 않도록 하며, 중요한 대사가 나올 경우 음악이 전면적으로 나오거나 아예 뮤트가 되어서 그 대사를 강조한다.

즉 언더 스코어는 장면을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기능적인 음악이며, 극의 분위기와 감정 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유추할 수 있다시피 오리지널 스코어의 대다수 곡들은 언더 스코어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언더 스코어는 '의도적으로' 관객이 음악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하도록 작곡되곤 한다.[7] 때문에 BGM이라고 단순화시켜서 볼 수도 있지만 작품의 내러티브적 요소를 강화하기 위해 치밀한 구성과 편곡, 미키마우싱 등 복잡한 기법이 사용되기에 단순히 '배경에 깔리는 음악'으로 치부하기는 어렵기에 어느 정도 구분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

‘오버 스코어(Over Score)’란 단어도 드물게 사용된다. 스코어가 극 중에서 전면적으로 나서는 경우를 의미한다.[8] 앞서 언급된 엔딩 크레딧 음악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그 외에 '극 중에서 등장하는' 오버 스코어의 경우 다른 효과음은 거의 제거된 채 음악이 크게 대두되어 나타나기에 극적인 연출을 하는 데에 있어 탁월한 역할을 한다. 한스 짐머가 작곡한 《인터스텔라》에서 주인공 쿠퍼가 딸을 지구에 두고 우주선에 오르는 장면이 오버 스코어 음악이 사용된 대표적인 예시이다.

2.1. 창작 과정

스포팅(Spotting)
일반적으로 영화 작곡가는 촬영이 끝나고 편집이 시작될 때 창작 과정에 들어간다. 작곡가는 편집이 완료된 컷을 보고 영화에 어떤 종류의 음악이 필요한지 감독이나 제작자와 상세한 논의를 하면서 콘셉트를 잡아간다. 그리고 영화의 어떤 부분에 음악이 들어가야할지 정하게 되는데 이를 '스포팅'이라고 한다.[9]

물론 촬영이 시작되기 전에 작곡가가 캐스팅 되곤 한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많은 작곡가들은 이때부터 작업을 시작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마르코 벨트라미정키 XL은 "어차피 각본을 보고 작곡을 시작해도, 최종 편집본은 각본과 많이 달라지기에 결국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반면 한스 짐머제임스 뉴턴 하워드는 감독과 논의한 내용과 각본의 인상을 바탕으로 콘셉트를 잡기 위한 곡을 만들기 시작한다고 한다.


작곡(Writing)
스포팅도 완료되고 다른 사항들도 준비되면 작곡가는 스코어 작곡을 시작한다. 작곡 방식은 작곡가마다 다르다. 노장 존 윌리엄스는 옛날 방식을 고수하기로 유명하다. 그는 피아노 앞에 앉아 연필로 악보를 그려서 작업한다. 엔니오 모리꼬네는 아예 피아노도 없이 악보와 연필만 사용하는데 둘다 정통 클래식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라 그러한 작법이 익숙한 반면 한스 짐머와 같은 작곡가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작곡을 한다. 《아이언맨 2》의 작곡가 존 데브니는 '피아노 앞에서 곡을 쓰는 과거의 방식과 컴퓨터로 작곡하는 지금의 방식 모두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로 작곡하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오케스트라 녹음을 하기 전에 음악의 완성본을 대략 가늠할 수 있는 데모곡[10]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감독과 제작자가 오케스트라 녹음 현장에 와서야 곡의 수정을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소프트웨어를 주로 사용하는 지금은 그런 상황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게 되었다.
<rowcolor=#fff> "Buck Takes the Lead"
존 파월이 작곡한 《콜 오브 와일드》 데모곡과 최종 완성본 비교

음악의 스타일은 영화마다 달라진다. 영화의 내용, 스타일, 주제의식 등에 따라 음악이 표현해야할 것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영화음악은 대규모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이 될 수 있고, 피아노 독주 음악이 될 수 있으며, 록 밴드, 일렉트로닉, 재즈, 민속 음악 등 말 그대로 수천 가지의 다양한 악기 조합이 가능해진다. 그렇기에 영화음악 작곡가는 작품에 맞는 스코어를 만들기 위해 특정 장르의 음악을 새로 연구하는 경우도 많다.

작곡가가 스코어를 작곡하는 기간도 작품마다 다르다. 일반적으로 6주에서 2달 정도의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 평균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때때론 2주 안에 작업을 완료해야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제임스 호너는 감독 제임스 카메론에 의해 《에이리언 2》의 음악을 보름만에 완성해야했다. 제임스 뉴턴 하워드는 3시간의 러닝타임을 가진 《킹콩》의 음악을 5주 만에 만들어야했는데 원래 음악을 맡은 작곡가 하워드 쇼어가 감독과의 창작적 견해 차이로 도중 하차하고 개봉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영입되었기 때문이다.


동기화(Synchronizing)
수많은 영화음악은 화면 속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에 싱크를 맞추어 작곡된다. 가령 갑작스레 괴물이 나타나는 상황이나 중요한 컷으로 전환되는 순간이라면, 음악이 그 순간의 타이밍에 맞춰 변하도록 작곡하는 것이다. 영화음악의 이러한 특성은 20세기 고전 영화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위에서 전술되었듯이, 만화영화에 주로 사용된 작법이기에 '미키마우싱'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지금의 일반적인 영화음악은 중요한 부분에는 싱크를 맞추되, 과거처럼 모든 움직임과 컷 전환에 음악을 동기화시키려고는 하지 않는 편이다.
<rowcolor=#fff> "The Flying Circus"
제임스 호너가 작곡한 《인간 로켓티어》의 한 장면.

과거에는 작곡가가 직접 계산하여 맞추거나, 무비올라와 SMPTE 타임코드를 사용해서 동기화 작업을 했다. 지금은 DAW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타이밍을 계산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3. 오리지널 스코어를 만드는 사람들

  • 작곡가 (Film Composer)
    오리지널 스코어 부문의 총 책임자는 당연하겠지만, 바로 영화의 담당 작곡가이다. 영화나 드라마의 크레딧에 뜨는 'Music By OOO'은 바로 해당 영화의 스코어를 만든 작곡가를 가리킨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음악감독'이라는 독자적인 직책이 총책임자이다. 자세한 내용은 후술.
  • 추가 음악 작곡가 (Additional Music Composer)
    작곡가 혼자서(혹은 여러명) 1시간이 넘는 분량의 음악을 작곡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추가 음악 작곡가를 따로 기용하는 경우도 잦다. 특히 21세기 들어서 영화 산업에 변화가 생김에 따라, 작곡가들은 과중해진 업무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팀을 꾸리는 일이 많아졌다. 이들은 때때로 전체 스코어의 50% 이상을 작곡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 때문에 다크 나이트아카데미 음악상 후보에서 탈락되었다.[11] 사실 추가 음악 작곡가들의 기여도에 대해선 크고 작게 논란이 생기는 편이다. 한스 짐머의 경우 크레딧에 수많은 추가 음악 작곡가들의 이름이 기재되다 보니 실제 작곡은 다른 사람이 하고 자신은 이름만 올리는 수준 아니냐는 의혹이 생기곤 한다.[12] 그러나 베니티 페어의 기사에서 알 수 있듯이 대필 작곡가 문제가 심한 할리우드에선, 추가 음악 작곡가라는 직책으로 크레딧에 기재해주고 정당한 페이를 주는 것은 비교적 매우 양호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 오케스트레이터 (Orchestrator)
    스코어를 오케스트라편곡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작곡가가 직접 오케스트레이션하는 경우도 있지만 시간이 많이 드는 작업이라 전문 편곡자를 구하는 일이 많다. 오케스트레이터가 음악 작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때그때 마다 다르다. 작곡가가 바이올린 한 음까지 전부 구성한 경우라면, 오케스트레이터의 업무는 음악을 다듬는 작업 정도에 그친다. 작곡가가 대강의 코드 진행과 멜로디 정도만 스케치하고 넘긴 경우라면, 사실상 오케스트레이터가 작곡가의 역할을 하여 곡을 완성한다. 물론 후자의 작업방식에는 논란이 꽤 있다.
    엔리오 모리코네카터 버웰 등의 작곡가는 자신이 쓴 음악을 직접 오케스트레이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13] 존 윌리엄스제리 골드스미스는 직접 오케스트레이션을 하진 않으나 사실상 오케스트레이션을 한다고 해도 될 만큼 상세한 스케치를 만든다고 한다. 또한 컴퓨터 음악 기술이 발달한 지금은 오케스트라 소리를 구현한 가상악기로 작곡을 하는 방식이 표준화되었기에, 최소한 작곡가가 코드진행과 멜로디만 적은 뒤 오케스트레이터에게 나머지를 완성하라고 넘겨주는 상황은 많이 줄어든 편이다.
  • 지휘자 (Conductor)
    스코어를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역할이다. 작곡가가 직접 지휘하는 경우도 많다.
    영화음악 쪽에서 지휘자이자 오케스트레이터로 유명한 사람이 한 명 있는데 바로 피트 앤서니(Pete Anthony)다. 그는 무려 300편이나 되는 영화의 음악들을 오케스트레이션하고 지휘하였다. 그는 대니 엘프먼제임스 뉴턴 하워드, 마르코 벨트라미와 같은 유명 영화음악 작곡가들과 협업을 해왔다.
  • 뮤직 슈퍼바이저 (Music Supervisor)
    스코어를 감독하거나 기존에 있는 곡들을 선곡하는 작업을 한다.[14]
  • 뮤직 에디터 (Music Editor)
    음악을 편집하고, 음악 작업에 참고가 될 만한 템프 트랙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요즘에는 이 템프 트랙의 사용이 너무 남발되어 오리지널 스코어 작곡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감독과 제작자가 작곡가에게 템프 트랙으로 사용된 음악을 표절하라고 지시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기 때문.

3.1. 음악감독 호칭

<rowcolor=#fff> 우리나라에만 있는 영화음악감독이라는 호칭, 영화음악가들이 이 호칭을 거부하는 이유는?

국내에서는 영화의 오리지널 스코어를 작곡하고 총책임을 맡는 직책을 '영화 음악감독'이라고 한다. 그러나 씨네21에서 5인의 국내 영화음악가를 모아 진행한 인터뷰에 의하면 이러한 영화 음악감독이란 호칭은 국내에서만 있는 것이다.[15] 전세계에서 사실상 유일무이하게 '영화 음악감독'이란 호칭이 대중적으로 공식화 되어버렸기 때문에 영화음악가의 업무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거나 저평가를 하는 경우가 많다.[16]

영미권에서는 음악감독이란 호칭 대신 'Composer' 혹은 'Film Composer'라는 명칭이 사용된다. 음악'감독'이란 호칭과 가장 비슷한 직책은 뮤직 슈퍼바이저(Music Supervisor)일 것이다. 그러나 이 직책은 삽입곡을 선곡하고 저작권을 해결하는 직무를 수행하는 직책으로, 스코어를 작곡하는 것과는 관련이 없다. 이들은 작곡가를 캐스팅하고 연주자 계약을 검토하는 등 스코어 작업 과정에 관여를 하긴 하지만, 이들의 관여도가 스코어를 만드는 작곡가보다 높은 것은 아니다. 간혹 유럽에서 사용되는 Musical Director라는 직책은 음악을 녹음하는 과정에서 오케스트라를 감독하는 '지휘자'를 나타내는 것에 가깝다.

국내의 음악감독 호칭 사용은 단순히 문화적 차이로 볼 수도 있지만, 이로 인해 야기된 일부 문제들은 분명 무시하지 못할 병폐이다.
일단 첫째는 음악감독이라는 호칭 때문에 작업의 세분화나 분업에 지장이 간다. [17] 둘째는 음표 한줄 쓰지 않는 음악감독이 계약을 악용하여 실질적으로 음악을 작곡한 작곡가에게서 음악에 대한 권리와 명성을 빼앗아 가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부조리가 극명하게 드러났던 사례가 JTBC TV드라마 송곳을 둘러싼 논란이었다.#

해외에도 '유령 작곡가' 문제가 만연한 것 역시 사실이지만, 국내의 '음악감독'이란 호칭은 이러한 문제를 쉽게 합리화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내포한다는 점에서 한번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4. 여러가지 재밌는 사실들

  • 에일리언 2》의 작곡가 제임스 호너는 음악을 무려 열흘 만에 완성했다고 한다. 이유는 감독 제임스 카메론과 제작사의 갈등으로 인한 재촬영 및 편집 지연 때문. 결국 호너는 작곡도 끝내지 못한 상황에서 오케스트라 녹음을 시작했다고 한다.[18] 더군다나 카메론 특유의 완벽주의 기질과 폭군 기질 때문에 가뜩이나 기간이 촉박한 상황 속에서 엄청난 압박감을 겪었다고. 그 와중에 애써 작곡한 음악이 영화에서 다량 삭제되기도 한 것은 덤. 이 일로 둘은 사이가 급격하게 나빠져 호너는 다시는 카메론 같은 인간과 작업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공언하고 다녔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둘의 악감정도 희미해지면서 화해하게 된다. 그리고 카메론의 제의를 받고 호너는 카메론의 새 영화 음악을 담당하게 되는데, 그 작품이 바로 타이타닉. 호너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음악상과 주제가상을 수상한다. 《에일리언 2》의 음악이 열흘 만에 만들어졌다는 건 과장되었다는 얘기도 있으나 제임스 호너는 아무리 복잡한 관현악곡이더라도 빠른 시간 내에 작곡할 수 있는 작곡 속도로 꽤 유명하긴 했다. 《트로이》의 경우도 매우 짧은 시간에 음악을 완성했고[19] 커리어 초창기에 맡은 공포영화나 TV 영화들의 경우엔 대부분 보름 만에 음악을 완성했다.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음악이 없기로 유명한데 사실 이건 잘못된 말이다. 음악을 담당한 카터 버웰은 일반적인 선율과 박자, 화음이 있는 음악이 아닌, 효과 음향 같은 앰비언트 사운드를 이용하여 음악을 완성했다고 한다. 때문에 사람들이 음악이 없다고 착각한 것. 사실 크레딧에 대놓고 'Music by Carter Burwell'이라고 나온다.
  •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의 음악은 원래 대니 엘프먼이 작곡하기로 내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엘프먼은 《레스트리스》와 《쓰리 데이즈》의 음악 작업으로 인해 스케줄이 맞지 않아 프로젝트를 나갔고 대신 제임스 뉴튼 하워드가 들어왔다. 비슷한 해에 개봉된 《그린 호넷》도 동일하게 대니 엘프만의 대타로 하워드가 작곡을 맡은 케이스이다. 그리고 그 해 하워드는 《그린 랜턴》의 음악도 맡았다. 그리고 《그린 호넷》과 《그린 랜턴》 모두 비평가들에게 악평을 받았고 하워드의 커리어에서 흑역사 격으로 취급된다. 《그린 호넷》의 경우 하워드의 음악이 담긴 스코어 앨범은 발매되지도 않았고 《그린 랜턴》은 발매는 됐으나 음악도 영화처럼 혹평받았다.
  • 또한 제임스 뉴튼 하워드는 영화 《킹콩》에서 작곡가 하워드 쇼어가 감독 피터 잭슨과의 의견차로 하차하자 대타로 기용되어 음악을 작업했다. 그는 한 달 만에 3시간 분량이나 되는 오케스트라 스코어를 작곡해냈다고 한다.[20] 하워드의 음악은 골든 글로브 음악상에도 노미네이트 되는 등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워드도 작곡 속도가 빠른 편이기에, 개봉 일정이 얼마 안 남은 영화에서 다른 작곡가의 대타로 들어와 한 달여 만에 한 시간 분량의 오케스트라 스코어를 뚝딱 만드는 일이 종종 있었다.
  • 한국의 경우 시스템이 열악하기 때문에 위 사례 이상으로 촉박한 일정에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 90년대나 2000년대 초반의 경우엔 2주 만에 모든 음악작업을 마쳐야 하는 경우가 흔했다고. 그마저도 나아진 것이고 90년대 이전에는 상황이 더욱 열악했다. 지금도 여전히 국내 영화음악가들 사이에서 부족한 작업기간과 음악예산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김태성인터뷰에 따르면 《최종병기 활》의 음악을 맡았을 때 주어진 기간이 보름밖에 안 되었다고 하며, 《퍼펙트 게임》은 단 열흘이었다고. 그래서 이병우의 경우 작업 기간이 적으면 아예 계약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코로나 이후엔 개봉이 밀려 있는 영화들이 많아지면서 후반작업에 여유가 생겨 작업 기간이 길어졌다고 한다. 늘어난 작업 기간이 업계의 표준이 될지, 일시적인 현상이 될지는 미지수.
  • 한스 짐머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스코어를 매우 특이하고 실험적이게 구상했다. 그는 자신의 악상을 실험하기 위해 대형 오케스트라 연주단을 섭외하여 이틀간의 음악실험을 하였는데 결과는 매우 좋았다.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의 반응도 매우 좋았는데 수개월 뒤의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의 음악을 작업할 때도 그는 쉬는 시간마다 연주자들과 함께 음악 실험에 대해서 끊임없이 토론하였다고 한다.
  • 라이언 존슨 감독의 《루퍼》의 음악을 담당한 네이선 존슨은 감독의 사촌동생이다. 네이선 존슨은 루퍼의 스코어를 위해 길거리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소리들을 녹음하고 이를 오케스트라와 결합하여 색다른 사운드를 만들어 내었다.
  • 엔니오 모리코네는 《황야의 무법자》를 작곡할 때, 음악 예산이 너무 적어 오케스트라를 섭외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오케스트라는 표현력이 매우 풍부하기에 영화음악에 요구되는 표현들을 이루는 데 더없이 적합한 도구. 때문에 오케스트라를 포기하고 절약 정신을 발휘해 다른 방법으로 영화 속 황량한 사막의 이미지와 그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표현해야 했다. 그래서 채찍 소리를 녹음해 리듬 악기처럼 사용하고, 휘파람과 하모니카, 리코더, 소프라노의 합창을 사용해 영화 속 배경을 연상시키는 음악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스타일의 음악은 스파게티 웨스턴 장르의 상징이 되어 오늘날까지도 널리 회자되고 오마주되는 음악이 되었다.

5. 영화 음악가

5.1. 한국의 영화음악가

6. 관련 항목



[1] 많은 경우, 곡을 미리 만들어놓고 적절한 장면에 갖다 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음악이 들어갈 장면마다 그에 적절한 음악을 만들어 넣는 식인데, 특정 지점에서 시작하고 끝나는 시간에 맞춘다고 Cue(신호)라고 불린 것이 기원으로 여겨진다.[2] '이 영화에는 30 여 곡의 큐가 실려있다', '이 액션 장면의 액션 큐는 긴박하게 작곡되어 있다'라고 부르는 식이다.[3] 마찬가지로 악보를 작성하는 Scoring에서 유래된 말이다.[4] score를 알아도 오케스트라 총보로 해석한다.[5] 스코어를 bgm으로 부르는 건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오리지널 스코어는 단순히 bgm 처럼 오디오를 채우는 용도가 아닌, 연출을 강화하는 장치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투입되는 음악이기에 BGM으로 퉁치기 보다 엄밀히 구분될 필요가 있다.[6] 다만 국내 TV드라마나 일본 TV용 애니메이션 업계처럼 예산과 기간이 적은 경우 잘 사용되지 않는다. 이런 경우엔 작곡가가 시나리오만 보고 곡을 먼저 만든 다음 나중에 음악을 붙인다. 여러 장면에도 하나의 음악이 재사용되는 경우도 부지기수이다.[7] 그렇지 않은 경우 관객의 몰입이 깨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8] 박신영, 『영화음악: 불멸의 사운드트랙 이야기』, 살림지식총서, 2005[9] 또한 이를 표나 글로 정리한 문서를 큐 시트(Cue Sheet)라고 한다. Cue는 스코어 음악의 기본적인 단위이다. 쉽게 말해, 우리는 스코어 음악이 아닌 보통의 음악의 경우 '트랙'(track)이란 단어를 주로 사용한다. "이 앨범은 총 10개의 트랙이 수록되어 있다."하는 식으로 말이다. 영화 스코어의 경우 트랙 대신 Cue라는 단어를 쓴다고 이해하면 편하다.[10] MIDI mockup이라고도 함[11] 크레딧에는 한스 짐머와 제임스 뉴턴 하워드가 작곡가로 기재되었지만 론 발프등 수 많은 작곡가들이 추가 음악 작곡가로 참여했다.[12] 그러나 한스 짐머 본인과 동료 음악가들은 이에 대해서 부정해왔다. 오히려 그동안 경시되어 왔던 보조 작곡가들과 편곡자들의 크레딧을 명확히 해왔다고 말한다.[13] 엔니오 모리코네는 작곡가가 직접 오케스트레이션을 하지 않는 것을 화가가 밑그림만 그리고 채색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과 다름 없다고 비유했다. 또한 할리우드에 그런 작곡가들이 많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간접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14] 대표적으로 박찬욱 감독 영화의 음악을 담당하는 조영욱 음악 감독이 있다.[15] 위키 피디아에 의하면 인도에서도 음악감독이란 용어가 사용된다.# 인도영화에는 뮤지컬 영화가 절대적인 지분을 차지한다는 걸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일이다.[16] 장기하가 음악감독 데뷔를 한 영화 《밀수》를 예로 들 수 있다. 장기하가 음악감독으로서 한 역할은 스코어를 작곡한 것이었고, 삽입곡들을 선곡하고 영화의 적재적소에 배치한 것은 류승완 감독이 직접 한 것이었는데, 일반 관객은 물론이고 언론까지 장기하가 직접 선곡을 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이에 대해 장기하 본인도 라디오 방송에서 불만을 표하기도. 정작 장기하가 작곡한 스코어는 청룡영화상 음악상까지 수상했으나 언급이 잘 되지 않고 있다.[17] 할리우드에선 명확하게 직책이 세분화가 되어있어서 작곡가는 오로지 스코어링에만 집중할 수 있으나, 국내에선 작곡가가 선곡과 삽입곡 사용 계약 뿐만 아니라 연주자 섭외 문제 등의 제반사항까지도 해결해야 되는 경우가 많다.[18] 하지만 재밌게도 이 열흘 만에 완성한 스코어는 아카데미 음악상 후보에 오르게 된다. 제임스 호너의 첫 번째 오스카 지명이었다.[19] 제임스 호너 본인은 9일 만에 완성했다고 주장한다. 편곡이나 연주, 녹음에 걸린 시간을 제외한 순수 작곡만 한 시간이거나 이것도 과장된 얘기인 듯. 음악 작업 착수부터 최종 완성까지 걸린 시간은 최소 보름에서 한 달 정도로 추정된다.[20] 영화 러닝타임이 3시간인데, 그 3시간 내내 음악이 거의 끊임없이 나온다. 부틀렉으로 소량 발매된 킹콩의 완전판 사운드트랙의 러닝타임은 3시간이 훌쩍 넘는다...[21]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가로, 리모트컨트롤이란 영화음악 회사를 설립해 많은 무명 작곡가들에게 대규모 상업영화 시장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었다고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리모트컨트롤 출신 작곡가를 '한스 짐머 사단'이라고 부른다.[22] 라디오헤드 멤버이지만 영화음악가로서도 많이 인정하고 있다.[23] 20세기 폭스사의 팡파르를 작곡하기도 했다.[24] 영화음악의 기틀을 마련한, 영화음악사에 매우 중대한 인물.[25] 유명 주제가들로도 유명하다. 대표적인 곡으로는 "Moon River"[26] 대부의 음악을 작곡했다.[A] 한스 짐머 사단.[28] 네오 클래시컬 뮤지션이지만 <시카리오>를 비롯한 일련의 작업으로 영화음악계 내에서도 상당한 입지를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2018년 2월 9일 타계.[A] [A] [31] 한스 짐머와 가장 절친한 작곡가.[A] [A] [A] [A] [A] [37] 어어부밴드의 베이시스트로도 유명하며, 현재는 이날치에서 활동하고 있다.[38] 레전드급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하기에 스코어 뿐만 아니라 주제가 같은 가창곡도 작곡하곤 했다.[39] 한국 뮤지컬의 개척자로도 여겨지는 입지적인 인물. 뮤지컬 뿐만 아니라 많은 영화음악도 남겼다.[40] 같은 영화음악가이자 드라마 음악감독인 정세린의 남편이다[41] 대중음악가지만 영화음악가로도 종종 활동했다. 다만 그가 영화음악가로 참여한 영화의 평은 그닥 좋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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