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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Beaujolais nouveau프랑스 부르고뉴의 보졸레(Beaujolais) 지방에서 가메이(Gamey) 품종으로 생산된 누보 와인. 누보 와인은 그 해에 수확한 포도로 만들어 가장 처음 생산해서 마시는 햇 와인을 의미한다. 누보 와인은 일반적인 와인과 다른 방법을 이용해 만들어 진다. 세포는 산소가 충분한 환경에서는 산소를 이용한 호흡을 하여 에너지를 생산하지만 산소가 불충분한 환경에서는 다른 방법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데[1] 보졸레 누보는 이를 이용해 효모를 이용하지 않고 포도의 세포가 무산소 환경에서 자체 효소를 사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면서 부산물로 알코올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용해 발효하여 만들어 진다.
2. 기원
보졸레 지방은 프랑스의 부르고뉴 지방에 위치한 곳인데, 1375년 Philippe Le Hardi의 칙령인 '부르고뉴의 전 지방에서는 오직 피노 누아 품종으로만 와인을 만들 수 있도록 강제하는 것'의 예외 지역으로 지정되었다. 보졸레 지방이 유독 피노 누아가 잘 자라지 못했기 때문. 그러다보니 보졸레 지방은 피노 누아 대신 가메 품종으로 와인을 빚게 되었고, 그러면서 농민들이 그냥 편하게 마시는 정도의 테이블 와인 정도의 위상을 가지게 되었다.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파리 등의 도시에서 피난을 오게 된 피난민들이 이 보졸레 누보를 마시면서 한 때 잠깐 전성기를 맞은 적이 있었지만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사람들의 입맛이 다시 보르도나 부르고뉴 와인 쪽으로 돌아가게 되면서 판매량이 감소하게 된다.
3. 전성기
보졸레 지역에서는 그 해에 갓 생산된 포도주를 포도주 통에서 바로 부어 마시는 전통이 있었는데, 이러한 전통을 지역 축제로 승화시키면서 1951년 11월 13일, 처음으로 보졸레 누보 축제가 개최되었다.보졸레 누보가 지금과 같이 전성기를 누리게 된 계기는 1970년에 등장한 와인 네고시앙 조르쥐 뒤베프가 배경에 있었다. 조르쥐 뒤베프는 보졸레 누보의 약점인 '빨리 생산해서 빨리 마셔야 하는 와인' 이라는 점에서 역발상을 가지게 되었고, 그 역발상인 '그 해에 수확한 포도로 바로 생산해서 가장 먼저 마시는 신선한 햇와인' 이라는 이미지로 보졸레 누보에 대한 마케팅을 펼치게 된다. 이 마케팅은 대성공을 거두게 되었고, 이전까지 보르도 지방이나 부르고뉴의 타 지역에 비해 밀리는 이미지였던 보졸레 누보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다. 보졸레 누보가 이렇게 성공적으로 정착하게 되자 프랑스 정부는 1985년부터 매년 11월 셋째 주 목요일[2] 자정을 보졸레 누보 판매 개시일로 지정하게 된다.
일본에서는 1990년대 초반부터 보졸레 누보가 알려지기 시작하며 많은 사람들이 보졸레 누보를 즐기기 시작하였고, 한국에 처음 보졸레 누보가 들어오게 된 때는 1999년으로 알려져 있다.
보졸레 누보가 동아시아에서 최전성기를 달리던 시기는 2000년대 초중반인데, 한국의 경우에는 수많은 호텔들이 와인 시음 축제를 열기도 하였고, 마트나 GS25와 같은 편의점들도 11월 초부터 보졸레 누보 예약을 받으면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특히 이 시기에는 와인을 잘 즐기지 않는 20~30대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연인들을 상대로 한 마케팅에 많은 공을 들여서 이전까지 와인에 대해 관심이 적었던 세대들에게 와인을전파하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일본의 경우에는 신의 물방울 작가와 콜라보레이션을 해서 와인 라벨을 붙이기도 했고, 한국의 경우에도 허영만 화백의 그림이 보졸레 누보의 와인 라벨을 장식하기도 했다. 전성기 시절의 보졸레 누보는 생산량의 25% 가량이 일본 한 곳에서 소모될 정도로 열기가 엄청났다. 관련문서
4. 쇠락
마케팅으로 살아남은 와인이다보니 한국을 기준으로 해서 2000년대 후반이 되면서 보졸레 누보의 열기는 빠르게 식어갔다.그 원인으로 제시되는 것들은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제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으로 아래의 2개가 있다.
- 과대포장된 이미지가 벗겨짐
2000년대 초반의 경우에는 와인 자체가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컸고, 그러다보니 언론에서 많이 밀어주면서 '프랑스 와인인데 쉽게 접할 수 있는 가격의 와인'이라는 이미지가 사람들에게 충분히 잘 먹혀들어갔다.[3] 그러나 와인 애호자가 늘어가면서 보졸레 누보의 가벼운 맛에 대한 거부감이 늘어갔고, 프랑스에서는 여전히 가볍게 마시는 테이블 와인인데 동아시아에서 유독 프리미엄 이미지를 붙여서 비싸게 팔아먹는다는 이미지가 박히면서 보졸레 누보의 이미지가 나빠지게 되었다.
특히 와인 애호자들이 늘다보니 국내에도 다양한 신대륙 와인이 들어왔고, 비슷한 느낌의 테이블 와인을 선택하고 싶으면 마트에서 보졸레 와인의 반값이나 그 이하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으며 비슷한 값에 더 좋은 평을 받는 와인을 마실 수 있다보니 가성비에서 밀리는 보졸레 누보의 인기는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마케팅으로 밀어붙여도 그 돈을 내고 꾸준히 찾을 수 있는 매력이 보이지 않는 와인이다보니 초반 마케팅으로 밀어붙인 매출은 곧 바닥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 와인 자체에 맞지 않는 위치 설정
보졸레 누보는 엄연히 테이블와인에 가깝게 편하게 마시는 와인이고, 타닌의 맛이나 오크향 등이 약하다 보니 흔히 사람들이 아는 '고급진' 와인과는 잘 맞지 않는 편이다. 그런 와인을 매우 고급스러운 와인인 것처럼 묘사하다 보니 처음에는 잘 마시던 사람들도 와인의 경력이 쌓이면서 진짜 제대로 된 와인쪽을 찾아가는 성향이 강해졌다.
그리고 한국 내의 와인 취향에서도 보졸레의 맛이 잘 맞지 않았다. 한국에서 잘 팔리는 레드와인들은 대체로 타닌이 강하고 바디감이 단단한 와인이고 화이트 와인들은 빌라 M으로 대표되는 가볍고 스위트한 느낌의 와인인지라 보졸레는 이 양 쪽에 해당하는 맛이라고 보기에는 좀 어렵다.
요즘에는 예전보다 많이 잊혀진 모습이다. 2000년대 중반에 비하면 마케팅이 확실히 줄어들었고 그만큼 찾는 이도 줄어들었다.
5. 특징
보졸레 누보는 그 해의 9월 초에 수확한 포도를 4~6주 숙성시킨 뒤[4], 11월 셋째 주 목요일에 전세계에 동시에 출하하여 판매한다. 보졸레 누보가 도착하면 상점에서는 보졸레 누보가 도착했습니다!(Le Beaujolais Nouveau est arrivé)[5]라는 슬로건을 문앞에 내건다.[6] 전세계 동시 판매가 원칙이다보니 생산된 햇 와인들은 빠르게 전 세계로 운송되어야 하고, 그러다보니 비행기로 운송되는 보졸레 누보가 많다.보졸레 누보는 숙성기간이 짧다 보니 그만큼 가격이 저렴하지만, 그만큼 오크통 숙성의 기회를 받지 못하는 와인이다. 또한 저가형 보졸레 누보의 경우에는 오크통 대신 스테인리스 통을 이용해서 양조하는 경우도 많기에 오크통에서 나오는 깊은 향을 잘 내지는 못한다. 또한 가메 품종의 포도는 타닌 성분이 강하지 않아서 바디감이 약한 편이며 특유의 과일향이 매력적인 레드 와인이 나오게 된다. 게다가 몇몇 와이너리의 경우에는 ‘보당’이라고 해서 포도의 부족한 당분을 설탕으로 보충하는 경우가 있다보니, ‘가장 좋은 포도를 모아서 와이너리의 양조 실력으로 승부를 보는 와인’과는 조금 거리가 떨어진 와인을 먹을 수도 있다. 보졸레 누보 관련 소개
보졸레 누보는 일반 와인보다 타닌이 적다보니 오랜 시간 보관해서 마시기에는 무리가 크며, 신선한 맛으로 마시는 와인이므로 구입하고 6개월 이내로 최대한 빠르게 마시는 것을 추천하는 편이다.
향미가 살짝 있고 바디감이 약하다보니 소스가 들어간 고기요리와 잘 어울리는 편이며, 향신료 향이 적당히 강한 요리들도 나쁘지 않게 잘 어울리는 편이다. 체다치즈류, 버팔로 윙, 프랑스 코스요리에 나오던 안심 구이 요리가 잘 어울리며, 의외로 제육볶음이나 비빔밥 등 한식과도 잘 어울린다. 단독으로 마시기에는 와인의 복잡한 맛을 느끼기에는 약한 느낌이지만 식사의 반주로 곁들이는 테이블 와인으로서 마시기에는 적당한 편인 와인이다.
보졸레 누보는 보졸레, 보졸레 빌라주, 보졸레 크뤼 등급 중 가장 낮은 등급인 보졸레 등급의 와인으로 분류된다. 프랑스 와인의 분류 기준 중 가장 낮은 단위에 해당하는 마을단위 와인 등급 정도로 받아들이면 거의 비슷하게 이해할 수 있을 듯 하다.
6. 관련 문서
[1] 비슷한 경우가 젖산 발효[2] 한국에서는 수능일과 겹친다.[3] 마트에서 파는 와인은 15,000원 정도였으며, 호텔급으로 갈 경우 100,000원 정도까지 하는 와인이었다.[4] 빠른 숙성을 위해 압축 탄산가스를 불어넣는다고 한다.[5] 르 보죨레누보 에 따히베[6] 꽤 유명한 문구로, 프랑스에서는 관용구로도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