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10-01 02:27:33

극과 극은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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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상세3. 용어의 문제점4. 심리학적 연구5. 관련 문서6. 둘러보기

1. 개요

파일:attachment/geuggwageuguntonghanda.jpg
노동 8호의 그림.
빠가 까를 만든다까가 빠를 만든다가 본질적으로는 동일한 것임을 나타낸다.
남극북극은 지구의 반대 쪽에 있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내일 어느 한 쪽 극에서 잠을 깬다면 당신은 어느 쪽 극인지 알 수 없을 것이다. 아마도 한 쪽에는 펭귄이 더 많고, 다른 한 쪽에는 곰들이 더 많겠지만 결국 주변에는 온통 얼음과 눈, 그리고 매섭게 부는 바람만 있을 것이다.
윈스턴 처칠, 파시즘공산주의를 동시에 비판하며.
Extremes Meet. / Opposites Attract. / Horseshoe Theory[1]

서양 속담/격언 중의 하나. 다른 표현은 '양극단은 일치한다.'

한국어 문장을 영어 문장으로 직역하면 'Opposite extremes have much in common'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극단주의와 그에 따른 폐단을 적절하게 표현했다고도 볼 수도 있다. 한국 속담 '흉보면서 닮는다'와 어울릴 수도 있다.

2. 상세

토머스 모어유토피아에서도 비슷한 구절이 나온다. '극단적인 정의는 실제로는 부정의이다.' 동양철학에서도 물극필반(物極必反)이라는 말로 표현하는데 이 말은 겉으로는 '어떤 것이 끝에 달하면 반드시 반대가 된다.'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음양(陰陽)을 표현할 때 쓰는 말로, 음이 극한에 달하면 마치 양과 같이 되고, 양이 극에 달하면 음과 같이 된다는 뜻이다. 조악하게 비유하자면 빛이 없으면 사물을 볼 수 없지만 빛이 너무 많으면 눈이 부셔 아무 것도 볼 수 없어 결국 완전한 어둠이나 다를 바가 없게 된다.

비슷한 개념이 서로 통하는 유유상종과는 달리 이 표현은 정반대의 개념이 서로 통하는 부분이 있을 때 사용되는 표현이다.

주로 정치적인 비판을 할 때 이 표현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 외에도 부정적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전문가가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은 극과 극이 통하는 일종의 긍정적인 예로 볼 수 있다.

한편 이 말은 정치적으로 그 사회에 존재하는 정치집단 중에서 중간에 있는 집단이 양쪽을 모두 비판하기 위해 흔히 하는 수사이기도 하다. 정치적으로 사용될 때는 보통 좌우를 불문하고 극단주의 성향의 정당이나 정치인들이 보이는 과격함이나 특징을 비판하기 위해 사용된다. 사실 중도 집단이 아니어도 도를 넘는 극단주의에 질려서 같은 진영 내에서도 비판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의견을 내는 순간 그 집단 내에서 양비론 혹은 첩자 등으로 여론몰이를 당하기 때문에 이성적인 대화 자체가 불가능하다. 애당초 논리적인 대화가 가능한 사람들은 극단주의가 되지 않는다.

그 외에도 스포츠, 아이돌, 게임 등 팬덤의 개념이 적용되는 영역에서 폭넓게 쓰이는 표현이다. 어떤 두 팬덤이 대립하게 되면, 상대쪽은 까내리고 자기쪽은 옹호하는 과정에서 결국 방향만 다를 뿐 서로 하는 짓은 똑같은 내로남불식 행태로 고착화되기 때문이다.

창작물에서도 은근히 많이 보이는데 주로 주인공 보정의 힘으로 엄청나게 강해진 주인공을 비롯한 선역들을 처리하기 위해서 서로 원수지간의 악역들이 억지로 임시로 동맹하기도 한다.

3. 용어의 문제점

'극과 극은 통한다'의 '극'은 '극단'에서 따온 말인데 극단적 선택, 극단주의처럼 한국어에서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말이다. 따라서 '극과 극은 통한다'는 두 대상을 어느 정도 비판하거나 비난하는 표현이다. 그러나 극단적이라고 지칭되는 특징이 반드시 문제되지는 않기 때문에 이 표현은 지칭하는 특징에 대해 편견이 담긴 표현이다. 중립이나 중도주의, 양비론이 정당성이나 공정성을 보장해 주는 것도 아니며 양극단에서 까이는 대상이라고 해서 그것이 옳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극단'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임의로 극단을 정한다는 점도 문제이다.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은 양 극단을 단지 하나의 관점으로만 본 것일 뿐이며 다른 관점에서 봤을 때는 유유상종이었을 수도 있다. 극과 극이 통하는 사례의 대부분은 성향만 다를 뿐 논리 전개 방식, 행동법, 현상 인식 구조는 비슷하다.

이 용어는 끼워맞추기가 가능하다. 두 대상 사이에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모두 있기 마련인데, 차이점을 극단적인 특징으로 간주하고, 공통점을 서로 통하는 특징으로 간주하면 거의 모든 두 대상에 대해 '극과 극은 통한다'라는 말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용어는 정보성이 없는 수식어구에 지나지 않아서 위키에 서술하기에는 부적절하다.

'극과 극은 통한다'와 같은 비교 표현 관련 문서를 하이퍼링크에 추가하여 대상의 문제점을 강조하는 서술은 나무위키를 비롯한 엔하계 위키의 특징인데 이러한 서술은 비판하고자 하는 대상을 극단적인 대상에 비유하여 비판, 비난하고자하는 목적이 크다. 이는 내용의 중립성, 객관성을 훼손하기 때문에 나무위키 서술의 문제점이기도 하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극과 극은 통한다'와 같은 표현처럼 다른 대상에 빗대어 비판, 비난하는 서술 표현 대신 대상이 갖는 구체적인 문제점에 대한 비판 내용을 서술해야 한다.

4. 심리학적 연구

2025년 9월에 영향력 있는 중견 사회심리학자들이 수행한 정치심리학 연구(전문 공개)가 바로 이 '극과 극은 통한다' 가설을 작심하고 검증한 사례이다. 이 문헌에서는 우파 경직성(rigidity-of-the-right) 가설과 대칭 가설, 그리고 본 문서의 '극과 극은 통한다' 를 의미하는 극단 경직성(rigidity-of-the-extremes) 가설을 검증했다. 여기서 '경직성' 개념은 흔히 말하는 "꼰대스러움" 내지는 꽉 막혀서 말이 안 통하는 독불장군식 사고방식을 의미하는데,[2] 종래에는 "보수주의 성향이 강할수록 권위주의적이고 반지성주의적이며 편견고정관념차별혐오가 심하다 (그리고 리버럴 성향이 강할수록 그 반대이다)" 논리, 다시 말해 우파 경직성 가설이 상아탑에서 오랫동안 상식처럼 통하고 있었다. 문제는 이게 보수주의 그 자체를 손가락질하면서도 정작 과학적인 검증을 거친 정설은 아니라는 것. 이 와중에 학계 일각에서는 "아니다, 보수주의가 원래 그렇게 경직된 것이 아니라 극우이기 때문에 경직된 것이고 보수주의 자체는 경직성을 유발하지 않는다 (그리고 리버럴들도 극좌 성향이 강하다면 똑같이 경직되어 있을 것이다)" 논리, 다시 말해 극단 경직성 가설을 제기하여 엄청난 논쟁이 벌어졌다. 이 와중에 "경직성 자체가 원래 인간의 진화적 본성이라서 이쪽이 저쪽보다 딱히 더 높다거나 그런 거 없다" 논리, 다시 말해 대칭 가설을 지지하는 학자들도 나타났다.

학자들은 이 싸움나기 딱 좋은(?) 해묵은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고, 연구의 설득력을 보장하기 위해 두 가지 연구윤리적 조치를 취했다. 첫째는 사전 등록(pre-registering)으로,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미리 자신의 연구 설계(research design)의 전체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나중에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당초의 설계 일부를 슬쩍 숨기거나 더하여 발표하는, 소위 파일 서랍장 문제(file-drawer problem)를 막을 수 있다. 둘째는 적대적 협업(adversarial collaboration)이다. 이것은 연구의 결과에 대해서 상반된 기대를 갖고 있는 연구자들이 의도적으로 함께 손을 잡고 같은 연구에 참여하는 것이다. 만약 연구진 전체가 '보수주의자들 전부 꼴통들이야' 라고 생각하면서 연구한다면, 연구설계 과정에서 실제 보수주의적 성향을 가진 연구자가 보았더라면 대번에 지적할 수 있었을 결함이나 편향이 미처 걸러지지 못하고 반영될 수 있고, 결국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역시 보수주의자들이 제일 문제였네' 식의 결과를 얻게 될 위험이 있다. 그러나 위의 연구에서는 우파 경직성을 지지하는 연구자와 극단 경직성을 지지하는 연구자가 연구내용을 설계하는 전체 과정에 함께 참여하면서 때로는 서로 피드백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서로 브레이크를 걸면서 연구를 진행했다.

과연 어느 가설이 정답일까? 수천 명의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는, 안타깝게도 딱 떨어지는 답을 주지는 못했다. 연구자들 본인들도 논의 섹션에서 인정하듯이, 우파 경직성의 지지자들은 통계분석 결과를 놓고 '역시 보수주의자들이 문제였다' 고 받아들이고, 극단 경직성의 지지자들은 '역시 극단주의가 문제였다' 고 받아들일 만한 결과가 나와버린 것. 이리하니 자연히 대칭 가설이 옳다고도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파가 좌파보다 더 경직적이긴 했으나 그 통계 수치의 크기는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너무 작았고, 극단주의자가 중도주의자보다 더 경직적이었지만 모든 분야와 모든 주제에서의 극단주의가 항상 그런 것도 아니었다. 결과적으로는 비록 극우파가 가장 완고하게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고수하는 경향을 보이는 건 맞지만, 이것만으로는 이들이 우파여서 그런 건지 (즉 극과 극이 통하는 게 아니어서인지) 아니면 극단적이어서 그런 건지 (즉 극과 극은 통해서인지) 밝히기엔 너무 통계적 수치가 작아서 알 수가 없었다. 여기서 연구진이 내린 결론은, '일반적으로', '언제나', '무조건' 같은 막연한 수준에서 극과 극이 통하거나 통하지 않는다기보다는, 이슈의 주제별로 또는 개개의 사안별로 극과 극이 통하기도 하고 통하지 않기도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금까지 "어느 한쪽이 항상 문제더라!" 하는 연구들과 "그게 아니고 극과 극이 항상 통하는 거더라!" 하는 연구들이 쏟아져나왔는데, 이런 기존의 연구 보고들에 대해서도 의심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하였다.

5.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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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편자 이론,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된다.[2] 이 연구에서는 경직성을 '증거에 기초한 신념의 갱신'(evidence-based belief updating), 쉽게 말해 '자신의 생각을 바꿀 만한 증거를 발견했다면 과감하게 자신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심리적 힘' 이 결여된 것으로 조작적으로 정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