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漢文學科 / Department of Classical Chinese한문학과는 한문으로 쓰인 문학인 한문학에 관한 것을 배우는 학과이다. 인문대학 또는 문과대학에 속한다.
2. 설명
일반적으로 어문계열 학과의 교육과정에 실려 있는 문학, 문학사, 문학비평론 뿐만 아니라 경전, 역사서, 그리고 수필, 민담이나 야사와 같은 신변잡기류, 실용문을 아우르는 장르 분류인 교술 갈래나 고문서 등 한문으로 기록된 모든 작품을 다루고, 그 작품들의 문체, 한문을 해석하기 위한 문법도 다룬다. 문자학의 일종인 한자학 또한 일반적으로 이 학과 내의 세부 전공이다.[1] 또한 서예와 관례 등을 비롯한 고전 예법 등을 가르치기도 하며, 학교에 따라서는 이와 관련된 실습이 전공과목으로 포함되거나 심지어 전공필수인 경우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인문학부 내에서 한문학과의 정의는 한문을 기반으로 하는 한자문화권의 문화에 대해 전반적으로 다루는 학과 정도의 무게를 갖는다.그렇다고 학부에서 한문학을 전공하면 동양철학이나 동양사학도 부담없이 접할 수 있냐고 하면 그건 절대로 아니다. 특히 연구자로서 철학이나 사학을 연구하는 것은 한문학 연구와는 매우 다르다. 한문학 전공자가 한문을 해석할 수는 있어도 철학이나 사학 전공자에 비해 차이가 날 수밖에 없고, 게다가 서양철학이나 서양사학과의 비교학문은 결코 한문학 전공자가 쉽게 손댈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한문학은 다른 동아시아 문학, 사학, 철학 연구자들에게 최대한 정확한 현대 한국어로 번역된 1차 자료를 제공하는 역할을 지닌다. 그리고 그 자료를 재해석하고 연구하는 것이 다른 동양학자들이다. 그래서 한문학과에서는 학부 과정 동안 최대한 많은 장르를 접하며 기초적인 한문 해석능력을 함양하는 데에 치중한다.
이에 따라 현재 한문학과 학부과정 내에서 문학이 차지하는 비율은 다른 어문계열 전공에 비해 상당히 낮다. 그저 한문으로 쓰인 문학 작품을 다루는 학과라기에는 조금 애매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시각은 학부에서 다루는 과목들을 찬찬히 살펴본다면 사실과 괴리된 주장임을 알 수 있다. 일단 기본적으로 논어 맹자와 같은 문학과 구별되는 것 같은 유가의 경전들 역시 한문학 작품에서 인용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이것은 마치 성경에 등장하는 은유와 구절이 영문학 작품에서 지대한 역할 수행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는 부분이다.
대학원에서는 학부에서 접한 문학을 깊이 연구하거나, 한문 자료의 정확한 번역법을 익힌다. 둘의 성격이 다르다 보니 고려대, 성균관대, 안동대, 전남대, 조선대에서는 아예 고전번역협동과정을 따로 둬서 문학 전공과 번역 전공을 따로 나눠 놨다. 충남대의 경우는 한문학과 대학원 안에 한문학 전공과 고전번역 전공으로 세부전공이 따로 있다. 물론 학위는 전부 문학석사/문학박사.
사람들이 한문학과라는 단어를 보고 흔히 하는 오해는 대략 이런 것들이 있다.
- 한문학과는 한자를 공부하는 학과다.
맞기는 한데 이 말은 대략 "영어영문학과는 ABC을 공부하는 학과다."라는 말과 같다. 한자는 글자고, 한문은 언어이기 때문이다. 한문학은 그 언어로 쓰인 작품을 다루는 문학이기 때문에 번역에 시달리는 한문학과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하면 복잡한 기분에 빠지게 할 수 있다. 한문학과에선 한문저술을 해석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따라서 기본적인 한자는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고[2], 워낙 다룰 게 많기 때문에 한자까지 전부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고대의 저술이기 때문에 별의 별 뜻을 가진 생전 처음 보는 글자들이 넘쳐날 수밖에 없어서 결국 자기가 다 찾아서 공부하게 된다.[3] 한자의 기원과 자체의 변천, 한자의 뜻 등을 연구하는 한자학이라는 세부전공은 있다.[4] 다만 이러한 전공은 한국에는 사실상 없다시피 할 정도로 매우 드물고 중국이나 대만에는 세부전공으로 있는 곳이 여러 곳 있다.
- 한문학과 학생들은 중국어를 할 수 있다.
한문과 현대중국어는 다른 언어이다. 따라서 한문학과 학생들이 중국어를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당연히 따로 배워야 한다. 또한 중국어를 할 줄 아는 학생들이 많지 않다. 사실 이는 한문이 곧 고전중국어임을 생각해볼때 한문을 배우면서 중국어를 접할 기회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마치 고전 일본어를 배우기 위해 일본어를 접해야 하는 것처럼 물론 중국에도 왕력이나 양백준 등과 같이 한문 문법을 체계적으로 정비한 뛰어난 학자들이 있고 많은 중국의 저명한 고문학자들이 이러한 학자들이 저술한 책들을 통해 기초를 다져갔다. 하지만 이러한 분석적 관점을 다소 등한시하고 경전 암기 위주의 전통한학을 유독 강조해 온 한국의 한문교육환경 특성상 중국에서 하는 방식대로 고문을 배울 기회가 없기 때문에 더욱이 중국어를 접할 일이 없게 된 것이다. 거꾸로 한문을 먼저 익힌 뒤 현대 중국어인 백화문을 해석하는 법을 배우는 경우도 수두룩하다(물론 발음에는 약하다). 과거에는 있었다고 전해지지만 2017년 기준 전공기초과목에 중국어 관련 과목이 있는 학교는 찾아볼 수 없다.[5] 여담으로, 대학원 과정에서 중국어를 할 수 있다면 발상지인 중국의 학술자료를 참조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유리해진다. 특히 학부과정이라면 한국 내에서는 찾기 힘들거나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정보들이 중국의 학술자료에서 나오는 경우가 꽤 있으므로 레포트나 수업을 심화시켜 나감에 있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다만 그만큼 가짜 정보도 넘쳐나는 곳 역시 중국이기에 신중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또한 번역학 전공과정으로 진학할 경우 중국 고문에 대한 각종 자료들을 보게 될 일이 많아지게 될 수도 있으므로 중국어를 배워둔다고 해서 나쁠 건 없다.
2017년 기준 한문학과 교수들 중 사학박사 학위를 가진 교수는 일절 존재하지 않으며 거의 대다수가 문학박사이다.
한문학과는 원래는 국어국문학과의 일부에 해당했지만 1970~1980년대에 한문학은 국어국문학에 포함되지 않는, 다른 학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여러 학교에서 별도의 한문학과가 생겨났다.[6]
한자문화권, 동아시아에서 오래 전에 사용한 소통수단이 한문이기 때문에 중어중문학과 외에 일어일문학과도 연관이 있다.
3. 커리큘럼
중국어나 일본어 등을 제외한 여타의 제2외국어 관련 학과와 마찬가지로 신입생들은 대체로 한문, 한자에 관한 공부를 전혀 안 한 경우가 많아서[7] 1학년은 아주 기초적인 한문을 배우거나 거의 교양과목 같은 느낌을 주는 한문학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에 관한 것들을 배운다.(예를 들어 기초한자 읽기 및 짧은 한문문장 해석과 한시와 산문 이론 등 한문학을 공부하기 위해 기초적인 내용을 다룬다.) 물론 학년을 거듭할 수록 상당히 긴 한문원문을 직접 번역하여 강독을 하는 수업이 많아지고 졸업 막바지에는 한문학사에 관해 아주 상세히 다룬다.4. 한문교육과
자세한 내용은 외국어교육과 문서 참고하십시오.5. 진로
전공을 살려서 취업하는 게 힘들다.- 한문 교사
- 고전 번역가[8]
- 한문학 연구원(번역 병행 연구원, 학술 연구원, 한문학과 시간강사, 전임강사, 교수)
- 출판사 입사(한문, 한자 교육 관련 교재 연구, 발행 등)
한문 교사의 경우 한문학과에서 교직이수를 받아 중등교원임용경쟁시험(임용시험)를 보아야 한다. 한문 교사 임용시험은 원전에 대한 번역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다른 과목 교직이수자에 비해 교직이수자가 임용할 수 있는 확률이 굉장히 높다.[9] 원전의 전체 내용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기만 하면 대부분 풀 수 있는 문제들이기 때문에, 처음보는 백문을 7~80% 이상 보고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문법적 안목이 길러지면 한문교육과 학생들과 경쟁하더라도 뒤지지 않는다.
6. 위상
비록 한문은 라틴어와 같이 현재는 거의 쓰이지 않는 사어(死語)에 해당하기 때문에 오늘날에 있어 쓰임은 전혀 없지만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동아시아(중국, 한국, 일본, 베트남 등)에서 전반적인 분야에서 상류층을 중심으로 사용되던 언어였기 때문에 한문학에 능통하다면, 특히 고전 번역에 능하다면 과거를 통해 오늘날의 문제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인문학의 목적에 아주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즉 동양의 전근대의 역사서와 철학서, 문학 작품 등은 대부분 한문으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동양의 문학, 사학, 철학과 같은 인문학 계통의 연구를 더욱 풍부하게 할 수 있다.그 외에도 한의학 관련 연구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한의학 임상 서적(동의보감, 상한론 등)은 한의학 용어를 써서 한방병리·생리·처방·본초에 대해 서술하므로 한의학 전공자들이 해석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는 편이지만, 한의학 중 원전학(原典學)·의사학(醫史學)과 같은 분야는 동아시아 고전에 대한 폭넓고 깊은 이해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7. 설치 대학
7.1. 학부
- 경북대학교 인문대학 한문학과 (1988년 설치)
- 경상국립대학교 인문대학 한문학과 (1988년 설치)
-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한문학과 (1987년 설치)
- 국립안동대학교 인문예술대학 한문학과 (1979년 설치)
- 부산대학교 인문대학 한문학과 (1989년 설치)
- 성균관대학교 문과대학 한문학과 (1988년 야간 설치, 1989년 주간으로 개편)
- 충남대학교 인문대학 한문학과 (1987년 설치)
7.2. 대학원
- 경북대학교 대학원 한문학과
- 경상국립대학교 대학원 한문학과
-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한문학전공
- 국립공주대학교 대학원 한문학과
- 국립안동대학교 대학원 한문학과
- 단국대학교 대학원 한문학과
- 동국대학교 대학원 한문학과
- 부산대학교 대학원 한문학과
-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한문학과
-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한문학과
- 영남대학교 대학원 한문학과
- 충남대학교 대학원 한문학과
- 청주대학교 대학원 한문학과
8. 출신 인물
- 권광택: 안동대학교
- 김정덕 - 단국대학교 대학원 석사
- 김홍규(게임 개발자): 고려대학교 학사
- 김효정 - 성균관대학교 학사 /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석사
- 다카하시 토오루 - 도쿄제국대학
- 박희준 - 경성대학교 학사
- 이원준 - 경북대학교 학사
- 임수민 - 성균관대학교 인문대 학사
9. 관련 문서
- 국어국문학과 - 한문학과와 문예창작학과를 국문과의 일부로 볼지 별도의 학과로 볼지에 대한 논쟁이 있다.
- 중어중문학과 - 중어중문학과는 고전부터 현대 문학까지 모두 다루기에 한문학과와 커리큘럼이 일부 겹친다.
- 일어일문학과
- 인문대학
- 인문학
- 한문
- 한문학
[1] 한문학과 이외에 간혹 중문과에서 개설되는 경우도 있다.[2] 대략 2급 한자에 해당하는 2000~2300자[3] 이 때는 자전과 허사사전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4] 충남대 한문학과에서 한자학에 대한 강의는 2학년 과목인 한자학강의가 전부다.[5] 중국인들은 한문을 고문(古文) 혹은 문언문(文言文)이라고 부른다. 의외로 중국 내에서 이 문언문을 제대로 해석할 수 있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한국의 전통한학자 분들을 위주로 스카우트 요청이 많이 온다고 모 전통한학자 분께서 밝힌 바 있다.[6] 그래서 한문학과의 교수진들 중 국어국문학과 출신이 많은 편이다. 고려대 한문학과의 경우 국어국문학과 출신으로 같은 학과 교수였던 이동환 교수가 학과 창설을 주도하였다. 이전 문서에는 충남대 정만호 교수가 한문학과 출신으로 처음 정교수에 임용되었다고 적혀 있었으나 그 이전에도 한문학과 출신으로 교수가 된 사람은 많다.[7] 그래서 졸업요건 중 높은 급수의 한자 자격증을 요구하거나 한문 원전 독해 능력을 평가하기도 한다. 그 범위는 대체로 사서(四書)와 고문진보가 포함된다.[8] 이 역시 전망이 좋지는 않다. 2019년부터 국립중앙도서관과 한국고전번역원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고문 번역에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갈수록 채용은 줄어들 것이고 소수의 윤문 교정 연구원만 남게 될 것이다. 2021년 1월 12일, 한국고전번역원에서 ICT기반 한문고전 자동번역 서비스가 오픈 되었다. 아직까지는 완벽한 단계가 아닌 승정원일기, 천문고전 외에 문헌들은 번역 정확도가 떨어지지만 추후 계속되는 개발로 향상되리라 보여진다고 한다.[9] 반면에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등의 주요 과목은 교과교육론이 굉장히 잘 발달되어 있고, 해당 과목 임용시험에서도 전공에 대한 지식을 묻기 보다는 주로 교과교육론과 연계해 해당 전공지식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하는 쪽으로 중요도가 치우쳐져 있다. 그만큼 해당 과목 교육과에서도 4년 내내 '어떻게 가르칠까?'를 위주로 가르치기 때문에, 그런 수업을 듣지 못한 주요 과목 교직이수자들은 사범대생들과의 경쟁에서 출발점 자체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