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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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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통수권(統帥權)은 한 나라의 병력을 지휘할 수 있는 권한으로, 대개 일국의 국가원수나 그에 준하는 국권(國權) 최고기관의 장이 보유하는 핵심적인 권한이다.

군대군정권군령권은 권한의 성격을 나타내는 말로 국군 통수권은 국군 전체에 대한 군정권과 군령권을 포함한다. 군정권과 군령권은 각각 행정상 혹은 작전상 명령할 권한의 성격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사단장이 인사 관련 명령을 내리면 법률 혹은 상관의 명령에 근거하여 휘하 병력에 대한 군정권을 행사한 것이고, 통수권자가 공격 명령을 내리면 법률상의 통수권에 근거하여 휘하 병력에 대한 군령권을 행사한 것이다. 통수권자가 장교를 임명하는 것은 통수권에 근거하여 군정권을 행사한 것이다. 국방장관이 군수물자 도입 관련 지시를 내리면 정부조직법에 근거하여 군정권을 행사한 것이다.

통수권은 상술하였듯이 한 나라의 모든 병력에 대한 최고 지휘권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국가원수[1]의 고유 권한으로 국가원수에게만 부여된다. 통수권을 지닌 이를 통수권자(統帥權者, Commander-in-Chief)라고 한다. 지휘(指揮) 통솔(統率)로 표기하는 경우도 있다.

많은 경우 일국의 통수권이 어디에 속하는가는 헌법 혹은 법률에 명시되어 있으며, 평시와 전시로 나누어 통수권자를 이원화하거나 다수의 협의체 기관인 위원회에 부여하는 경우도 있다. 통수권자는 통수권을 이양받은 경우 자국군에 대한 작전점검을 하는 것이 관례이다.

2. 체제별 양상

2.1. 대통령제

국가원수와 정부수반을 겸하는 대통령에게 통수권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국가에서는 국군 통수권이야말로 대통령의 핵심 제1권한으로 여겨진다. 대한민국에서는 임기 개시일 자정합참과의 지휘통화로 이루어진다.

2.1.1.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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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의회공화제

의회공화제(의원내각제이면서 공화정인 제도)에서는 대통령을 '상징적인 국가원수'로 두기 때문에 명목상으로는 대통령에게 통수권이 있지만 실질적인 통수권은 총리 혹은 국방장관에게 있다. 이탈리아, 인도, 싱가포르 등이 이에 해당한다.[2]

몇몇 나라는 아예 대놓고 헌법에 총리 또는 정부를 통수권자로 명시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독일을 포함하여 이스라엘, 에티오피아, 아르메니아 등이 있다. 독일은 나치 독일 시절에 대한 반성과 독재자의 재탄생 방지를 목적으로, 평시에는 국방장관이 통수권을 가지며 전시에만 연방총리에게 통수권이 위임된다.

2.3. 입헌군주제

일반적으로 국가원수인 군주에게 통수권이 귀속되지만 실질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 영국[3]이나 캐나다와 같은 영연방 왕국[4], 벨기에, 덴마크, 노르웨이 등에서는 총리가 통수권을 행사한다. 다만 평상시에 총리에게 통수권을 위임한다고 할지라도 전시 상황에는 군주 역시 엄연한 통수권자로서 정복을 입고 작전회의에 참여하기도 한다.

그러나 군주국이라고 할지라도 앞에서 본 것처럼 일부 국가는 헌법에 통수권자가 정부(혹은 총리)로 되어 있다. 그래도 의전서열은 군주가 높아서 군주가 군 사열을 우선적으로 받으며 군 행사에 참여하기도 한다. 네덜란드, 스웨덴이 그 예시이다.

예외적으로 모로코는 국왕이 참모총장을 겸임하고, 국방차관을 직접 임명하기 때문에 국왕에게 실제로도 통수권이 있다.

명목상으로는 준군사조직자위대국방을 담당하는 일본에서는 '최고지휘감독권'이라고 칭하고 있으며 헌법이 아닌 법률자위대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일본의 천황에게는 통수권(최고지휘감독권)이 없다. 일본 제국 시기에는 천황에게 통수권이 있었기 때문에 문민통제를 달성하지 못했고[5] 제2차 세계 대전에서 패전한 후 자위대가 창설되면서 통수권을 내각총리대신이 가져갔다.

캄보디아, 태국, 말레이시아에서는 국왕이 통수권을 행사한다.

2.4. 전제군주제

군주에게 통수권이 있다. 현존 국가 중 대표적인 전제군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국왕에게 통수권이 있다. 이것은 브루나이오만, 카타르도 마찬가지이다.

과거 대한제국도 황제에게 통수권이 있었으며 대한제국 황제대한제국군의 대원수를 겸임했다. 일본 제국 역시 천황에게 통수권이 있었으며 천황일본군 육해군 대원수를 겸임했다.

2.5. 공산권 국가

중국 인민해방군중국이라는 국가의 국군(國軍)이 아니라 중국공산당당군(黨軍)이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국가원수인 중국 주석에게 군 통수권이 없다. 그럼 중국 공산당의 수장인 당 총서기에게 있냐고 묻는다면 그것도 아니다. 중국공산당에는 당 중앙군사위라는 조직이 있으며[6] 중앙군사위 주석이 군 통수권을 갖고 있다. 이러한 문제로 덩샤오핑마오쩌둥 사후 후계자인 화궈펑(华国锋)을 이 자리에서 밀어내고 나서 중국 제1의 실력자로 자리잡았다. 이후 천안문 6.4 항쟁 당시 당 총서기였던 자오쯔양(赵紫阳)을 숙청하였다. 장쩌민도 이를 본받아서 후진타오에게 권력 이양을 하면서 중군사위 주석자리를 꽤 오랜기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당 중앙군사위 역대 주석들의 명단을 보면 역대 중국 최고 권력자들의 명단이라고 부를 만하다.

중국의 사례는 공산 국가에서도 상당히 특이한 것이고, 많은 공산 국가는 당군이 국군의 역할을 대신하므로 공산당 당수(총서기 등)가 통수권을 가진다.

2.6. 신정 국가

종교지도자가 국가원수 겸 국군 최고통수권자를 모두 가진다.

3. 군령권과의 차이

간혹 통수권을 군령권[7] 혹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과 혼동하는 경우가 눈에 띈다. 특히 대한민국의 경우 6.25 전쟁 이래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 국군전시작전통제권미군장성급 장교, 즉 주한미군사령관[8]에게 맡기면서[9] 정치적, 외교적 논쟁거리가 되면서 이런 경향이 더욱 심한 편이다.[10]

그러나 통수권은 해당 국가의 국가원수정부수반에게 주어지는 고유 권한이며, 마땅히 국가 주권에 해당하는 사안이다. 대한민국 역시 1948년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대통령의 군 통수권을 외국에 위임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으며, 심지어 오늘날까지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대한민국 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 위임도 통수권과는 전혀 무관하다. 그 예로 이승만 대통령은 9.28 서울 수복 직후 더글러스 맥아더 유엔군사령관의 명령이 내려지기 전인 10월 1일에 일찌감치 대한민국 육군제3보병사단삼팔선 돌파를 지시했고 휴전 협상 과정에서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을 미국에 요구하며 "단독 북진도 불사할 것"을 수차례 공언하기도 했다. 물론 이는 대부분 미국에 대한 정치적 시위의 성격이 강했지만 대한민국이 통수권마저 미국에 넘겼다면 절대 불가능했을 일들이었다. 게다가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작전권은 통수권자인 내가 위임했으니, 나중에 내가 다시 가져올 수 있다"고 공언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승만이 독단으로 북진할 것을 우려한 미국의 요구에 따라 휴전 후에도 주한미군사령관이 유엔군사령관 자격으로 대한민국 국군의 작전권을 갖게 되었다.

반면 작전통제권은 제복군인이나 국방부에게 주어지는 권한으로 통수권의 하위 권한이다. 아무리 작전통제권을 갖는 사령관이 날고 기어봐야 통수권자의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 신분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 거역할 경우 해임하면 그만이다. 6.25 전쟁 당시 더글러스 맥아더 원수가 미국의 해리 S. 트루먼 대통령의 전쟁 지도 방침에 반기를 들자 곧바로 해임되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기업에 비유하자면 군령권은 고용된 전문 경영인의 권한인 반면 통수권은 고용-인사권을 가진 기업의 소유주(오너) 내지 최대주주의 권한인 셈이다. 향후 대한민국 국군이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할 경우에도 이를 행사할 주체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닌 국군 최고 군령기관인 대한민국 합동참모본부가 될 것이다.


[1] 혹은 국가원수와 유사한 위치의 개인 혹은 동격의 단체[2] 대한민국 제2공화국 시기에도 통수권은 대통령에게 있었기 때문에 박정희 소장이 5.16 군사정변 이후 쿠데타를 승인받기 위해 간 곳도 청와대였다.[3] 1689년의 병변법은 국왕의 군대에 대한 통제권을 상당히 크게 박탈하였다.[4] 이쪽은 군주의 대리인인 총독도 포함된다.[5] 일본군대일본제국 헌법에 따라 군주인 천황이 통수하여 내각 말은 안 듣는데 천황은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일본의 전통이다 보니 실제로는 일본군이 정부를 뒤흔들고 전횡했다.[6] 중화인민공화국 중앙군사위원회라는 조직도 별도로 있지만 구성원이 당 중앙군사위와 정확하게 일치해서 사실상 같은 조직이다.[7] 작전지휘권. 작전통제권과 처벌권을 합친 상위권한이다.[8] 한미연합군사령관유엔군사령관 겸직[9] 6.25 전쟁 당시와 휴전 후 한동안은 유엔군사령관 자격으로, 1978년 이후에는 한미연합군사령관 자격으로 행사하고 있다. 이들 직책을 주한미군사령관이 겸직하고 있기 때문이다.[10] 작전통제권은 자위권보다 하위 권한이기 때문에 북한대남 도발 시 반격하는 것은 작전통제권과 상관없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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