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29 20:33:06

정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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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정책학의 필요성3. 정체성
3.1. 난잡함3.2. 정책과학
4. 역사
4.1. 라스웰의 선도적 연구4.2. 후기 행태주의의 등장과 정책학의 부활4.3. 오늘날의 정책학
5. 한국의 정책학 교육6. 구성7. 관련 문서

1. 개요

우리가 직면한 각종 사회 문제들은 정부가 의도한 대로 해결되거나 완화되지 않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왜 정부의 문제 해결을 위한 일련의 노력들이 충분한 시간, 재원 및 진지한 태도 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의도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는가?"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정책학은 바로 이러한 의문에서 시작한다.
《정책학》(6/e), 류지성, 대영문화사, 2010, 서울, p.17
/ Policy Studies, Public Policy

행정학에서 파생된, 정책을 연구하는 학문.

2. 정책학의 필요성

"왜 나랏님이 하시는 일들은 죄다 폭★망 하는 걸까요?"(…)에 대답하기 위한 학문이다.[1] 만약 당신들이 이 주제로 개탄해 본 적이 있다면 당신들도 모르게 스스로 정책학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셈. 이와 관련하여 정책학에서는 (물론 행정학도 그러하지만) 효과성(effectiveness)이라는 개념을 동원한다. 기존의 경제성(economy)이나 효율성(efficiency)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당초 의도했던 목표의 달성여부를 따지는 개념. 결국 정책학은 올바른 정책을 세우고, 올바른 방법을 통해 올바르게 집행하여, 그것이 당초의 목표를 달성하였는지를 확인해서 정책을 종결하든 정책을 수정해서 재집행하든 피드백을 하는 학문이다.

예를 들자면 애론 윌다브스키(A.Wildavsky)와 제프리 프레스만(J.Pressman)이 1973년에 실업자 정책에 대한 연구를 한 적이 있다. 연구의 이름은 「정책집행」(Implementation). 정책학의 본격적인 시작이자 기념비적인 업적으로 평가되는 바로 그 연구다. 미국 오클랜드 지역에서는 3,000명의 실업자들을 구제해 주기 위해 도합 2,400만 달러(!)라는 거금을 쏟아붓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이 어마어마한 세금이 투입된 정책은 그야말로 시원하게 망했다.(…) [2] 이렇게 실패한 정책들은 연구거리들을 매의 눈으로 노리는 정책학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곤 한다.

3. 정체성

3.1. 난잡함

학문의 정체성 자체가 논란이 끊이질 않는 행정학에서 다시 갈라져나온 것으로 이해되곤 하는 만큼, 그 정체성 논란은 행정학보다도 더하면 더했지 못하진 않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비슷하게 의사결정을 다루는 경영학의 경영전략 파트와 유사하다.

경제, 지리, 부동산, 도시, 지역, 환경, 에너지, 인사관리 등 여러 분야의 정책을 세울 때 필요한 다양한 분석기법을 다룬다. 세부적으로는 정책의 필요성을 따지는 방법, 정책을 계획하는 방법, 의견을 모으는 방법, 정책을 집행하는 방법, 정책의 결과물을 평가하는 방법을 다룬다. 즉, 정책학은 경영전략이나 오퍼레이션 리서치와 비슷한 의사결정의 과학이다. 여기에 동원되는 분석기법은 요인 분석, 회귀 분석, 교차분석, 분산 분석, 네트워크 분석, 시스템 분석, 게임이론, 시뮬레이션 등 통계학수학, 전산학이다.

시사문제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 정책학을 배우면 여러 사회문제들의 해결에 대해 더 깊이있는 안목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흔히 "행정을 공부중입니다" 라고 하면 말단 공무원들 업무 느낌을 주는 반면 "정책을 공부중입니다" 라고 하면 또 느낌이 다를 정도로 좀 더 거시적이고 스케일이 크다. 이 말은 한편으로는 사례 연구할 건덕지가 엄청 많으며 또 사례연구가 정책학 공부에 있어 상당히 중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3.2. 정책과학

1950년대 라스웰은 정책과학이란 말을 처음 언급하여 "사회에서의 정책작성과정을 해명해, 정책문제에의 합리적 판단의 작성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과학"으로서 정의하였다. 즉, 양차 세계대전과 냉전대립 등으로 촉발된 국가적, 인류적 위기와 끝간데 없는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국가정책을 연구대상으로 삼아 좀 더 체계화되고 객관화된 인식의 틀을 통해 당면한 정책문제를 신중하게 통찰해 봄으로써 정책의 방향성을 모두에게 이로운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책결과를 이끌고자 하였던 것이 라스웰의 의도였다.

이후 60년대 정치학자인 D. 이스턴은 흑인폭동과 월남전 등 사회적 가치충돌 상황으로 말미암아 당시 사회과학 분야의 주류 분야였던 '행태주의(Behavioralism)'의 가치중립적이고 지나치게 과학지향적인 방법론이 당면한 사회문제에 적합한 대안을 제공해 주지 못한다는 한계점을 비판하면서 '적실성의 신조(credo relevance)'와 처방적이고 실천적인 방법론을 강조한 '후기 행태주의(Post Behavioralism)' 를 주창한다.

이 후기 행태주의는 단순히 이전의 행태주의 사조를 벗어남에 있어서 과학적 방법론을 완전히 배제하자는 것이 아닌 사회,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바람직한 방향 제시를 위한 가치판단적 지향에 더해 과학적 방법론과 기법을 사용할 것을 주장하며 이른바 정책지향(policy orientation)을 도모하자는 것으로[3], 이러한 후기 행태주의 사조가 사회과학 분야에 널리 퍼지면서 본격적인 '정책과학'으로서의 정책학 연구의 폭발적인 발전을 가져오는 계기를 마련하였으며 70년대 들어서야 Y. 드로어에 의해 정책과학의 학문적 틀을 마련하게 되었다.

문제는 일반적으로 Policy Studies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분야임에도, 구태여 그것을 Policy Science 라고 부르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하여 논쟁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몇몇 학자들은 정책학이 아니라 정책과학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과학'이라는 명칭을 달고 있는 학문으로서 과학이론의 방법론적 엄격성을 놓고 따져봤을 때 과연 정책과학이 다루는 분야와 그 연구물들이 과학적 엄격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냐는 다툼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작 공공문제에 대한 대중의 가치판단을 다룰 수밖에 없는 학문이 과연 과학적 방법론을 도입하여 나름의 과학적 틀을 마련한다 하더라도 이를 통해 도출된 결과가 보편적인 과학이론으로서의 타당성을 갖출 수 있겠느냐의 문제를 안고 있다.

방법론 상 이는 여타 다른 자연과학 분야의 학문과는 달리 정책분야는 연구윤리상 정립된 가설을 실험할 만한 영역이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일부 계량화가 가능하다거나 인과관계가 뚜렷한 몇몇 분야들을 제외한다면 단편적인 정책 사례 몇 가지만을 토대로 과학적 이론을 적립한다거나 그 이론을 입증하기 위한 가설을 토대로 변화무쌍한 사회현상의 결과를 예측하기가 곤란하거나 극히 어려운 분야가 대부분이다. 현실이 이러한데 이를 다루는 학문이 유난히 스스로 과학임을 강조하는 것이 다른 사회과학 학문과 비교해서도 과연 형평에 맞고 적합한 것인지 일부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4]

다만, 통계적 방법을 통해 실증연구를 수행하는 것을 과학으로 정의한다면, 정치학이나 정책학은 분명 과학이다. 비록 부분적이고 수단적이기는 하나 어쨌건 그렇게 부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속사정을 알 리 없는 외부에서는 "정치학이나 정책학을 표현하는 Science 는 '학문' 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고만 이해하고 있는 수준.

한양대학교에서 법학전문대학원 개원 때문에 법과대학을 폐과하면서 잔여 정원으로 정책학과를 개설했는데, 이 정책학과가 소속된 단과대학을 '정책과학대학'으로 명명했다.[5]

4. 역사

4.1. 라스웰의 선도적 연구

학문으로서의 정책학은 정치학자 해롤드 라스웰에 의해 정립되었다. 라스웰은 제2차 세계 대전원자폭탄의 개발이라는 사건의 목격을 통해, 정책 결정이 인류 전체의 위기를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정책 연구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그의 논문 「정책지향」(The Policy Orientation)은 정책연구를 1)정책과정에 대한 경험적, 실증적 지식의 탐구와 2)정책과정에 필요한 지식의 탐구로 규정하였고, 이러한 연구를 통해 정책과정의 합리성을 제고하여 궁극적으로 이것이 인간의 존엄성을 실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가치연구를 필연적으로 내포할 수밖에 없는 정책연구를 정치과학이 중시해야 한다는 라스웰의 주장은, 당시 정치학계를 뒤휩쓴 행태주의 혁명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4.2. 후기 행태주의의 등장과 정책학의 부활

1950년대를 풍미한 행태주의 정치학은 60년대 들어 미국 사회의 변화로 쇠퇴하기 시작한다. 1960년대 미국은 흑백갈등, 베트남 전쟁과 반전운동 등으로 사회혼란이 심각했다. 가치중립적인 연구를 중시한 행태주의 정치학 연구는 이러한 사회혼란에 대한 적절한 처방이 되지 못했다. 이러한 행태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데이비드 이스턴[6]은 행태주의 정치학에서 사용된 과학적 방법을 실제 정치문제에 적용해야 한다는 후기 행태주의(Post-Behavioralism)를 제창하였다. 정치학의 패러다임 전환과 더불어, 미국 존슨 행정부의 '위대한 사회' 슬로건에 기반을 둔 사회개혁 정책의 도입도 정책연구의 활성화에 기여하였다.

이 시기, 수요의 증가로 정책연구는 발전을 거듭했으나 체계적인 틀이 마련되어 있지는 않았다. 이스라엘의 정치학자 Y. 드로의 정책학의 패러다임 제시 등과 같은 연구가 정책학의 불분명한 학문적 경계를 획정하는 데 기여하였다.

4.3. 오늘날의 정책학

1960년대 정책연구의 수요 급증은 정책연구의 양적 팽창을 유발했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 정책결정에 치중한 종전의 정책연구가 제대로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제프리 프레스맨과 애론 윌다브스키는 연구 「Implementation」을 통해 미 연방정부의 정책실패를 정책집행 차원에 주목하여 분석하여 정책집행 연구의 장을 열었다.

1980년대 들어서는 정책실패 사례에 대한 신공공관리 개혁에 기반을 둔 정책평가 연구 역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신제도주의, 게임이론, 사회적 자본 이론 등 다양한 사회과학 이론이 정책연구에 접목하여 발전 중이다.

5. 한국의 정책학 교육

한국의 정책학 교육은 70년대 미국에서 교육받은 학자들이 국내 대학 강단에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국내 대학의 행정학과에서 정책학을 교수하고 있으며, 행정대학원 또는 공공정책대학원 등에서 활발한 정책학 교육 및 정책연구가 행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학부과정에서도 점차 행정학과와 독립된 정책학과, 정책학전공이 개설되고 있는 추세이다. 대표적인 예로 성균관대학교 글로벌리더학부 정책트랙, 한양대학교 정책학과, 중앙대학교 공공인재학부, 부산대학교 공공정책학부 등이 있다. 그러나 진짜 정책학을 다루기 위한 곳이라기 보단 고시 및 법학전문대학원 입시반의 성격이 강하다. 실제로도 이 학과들은 모두 로스쿨 개원으로 학부 과정의 법과대학이 폐과되면서 생긴 잔여 정원으로 만든 학과이다. 고로 커리큘럼 역시 고시 시험과목을 그대로 빼다박은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도 특히 중대와 성대의 경우는 정책학 자체보단 로스쿨 준비를 위한 법학 커리큘럼으로 짜여져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PSAT이나 행정학, 정책학, 조사방법론, 정보체계론 등의 수업이 있기는 하다.

6. 구성

  • 정책유형: 유형론적 접근.
  • 정책환경
  • 정책참여: 정책의 참여자에 대한 논의. SNA(사회 네트워크 분석) 등의 신생 네트워크 이론들로 무장하고 있다.
  • 정책결정
  • 정책집행
  • 정책분석: 뜻밖의 복병인 통계학이 나타나는 분야. 굉장히 건조하고 실증적인 파트이다.
  • 정책평가: 뜻밖의 복병인 연구방법론이 나타나는 분야. 굉장히 실험적이고 통계적 방법이 나오는 파트이다.[7]
  • 정책종결

7. 관련 문서



[1] 라스웰의 정의이기도 하지만, 이하에 다시 언급되듯이 윌다브스키의 실업자정책 연구에서도 이런 성향이 다시 드러났다. 물론 오늘날에는 여기서 더 나아가 "애초에 실패하지 않을 정책" 을 준비하는 역할도 하거나, 그 포커스가 굳이 치유적 정책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2] 해당 연구에서는 원인을 다음의 4가지로 지목했다. 1) 정책집행의 참여자가 너무 많았다. 2) 높으신 분들이 너무 자주 교체되었다. 3) 정책집행의 수단을 고려하지 않았다. 4) 해당 정책은 사회복지 정책인데, 정작 집행부처는 경제성장을 담당하는 경제개발처(EDA)였다.[3] Isaak, Allan C., Scope and Methods of Political Science (Homewood, Ill.: Dorsey Press, 1981)[4] 이러한 논쟁은 경제학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데, 2013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예일대학의 로버스 쉴러 교수와 시카고 대학의 유진 파마 교수는 금융 시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완전히 상반되는 의견을 놓고 논쟁을 벌이게 되는데, 일각에서 노벨상 까지 수상한 두 인물 사이에서도 하나의 경제현상을 두고 서로 대립되는 의견을 제시하는 상황에서 과연 경제학이 사회적 현상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과학이라고 볼 수 있는가에 대한 논쟁이 촉발된 바 있었다. 해당 링크 에서는 이 두 사람의 논쟁 뿐만 아니라 경제학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과학인가에 대한 하버드대학 경제학과 라즈 체티 교수의 주장도 정리되어 있으니 관심있는 이들이면 참고해 볼 것.[5] 정책학과 소속 교수들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를 겸하고 있다.[6] 정치를 '가치의 권위적 배분'으로 정의한 정치학자이다. 2014년 97세로 별세.[7] 실험집단, 통제집단, 종속변수, 독립변수, 신뢰도와 타당도(내적/외적/구성적/통계적 타당도), 표준 편차, 분산 분석, 회귀 분석, 확률론, 진실험&준실험, 외적 타당도, 내적 타당도, 동질성 확보 등등의 전문용어가 죄다 튀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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