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시타니아 전쟁 영어: The Lusitanian War | ||
| 시기 | 기원전 155년 ~ 기원전 139년 | |
| 장소 | 루시타니아, 히스파니아 | |
| 교전국 | ||
| 지휘관 | ||
| 결과 | 로마 공화국의 승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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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기원전 155년 ~ 기원전 139년, 루시타니아 부족들이 비리아투스의 지휘하에 로마에 반기를 들면서 발발한 전쟁.
2. 배경
기원전 206년, 로마 공화국은 푸블리우스 코르넬리우스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의 활약으로 카르타고의 지배하에 있었던 히스파니아를 손아귀에 넣었다. 그러나 원주민인 이베리아인들은 로마의 지배에 맞서 끈질기게 항쟁했다. 오늘날의 포르투갈에 거주하고 있었던 루시타니아인들도 로마의 지속적인 팽창에 위협을 느끼고 기원전 194년부터 로마와 전쟁을 벌였다. 전쟁은 기원전 179년 대 그라쿠스에 의해 종식되었고, 루시타니아인들은 평화협약을 맺고 로마의 종주권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라쿠스의 뒤를 이어 총독으로 부임한 로마인들은 대체로 사욕을 채우는 데 혈안이었고, 부족민들은 로마 원로원에 불만을 제기했지만 상황이 개선되지 않았다. 이에 분노한 루시타니아인들이 반란을 일으키면서, 16년 동안 벌어질 루시타니아 전쟁의 막이 올랐다.3. 경과
3.1. 초기
기원전 155년, 푸니쿠스가 이끄는 루시타니아인들의 반란이 일어났다. 그들은 먼 히스파니아 속주를 침공했고, 기원전 154년 바이티카에서 총독 마니우스 마닐리우스와 루키우스 칼푸르니우스 피소 카이소니누스를 격파하고 5,000명의 로마군을 전사시켰다. 이후 루시타니아인들은 베토네스족과 동맹을 맺고, 로마의 지배하에 있었던 페니키아인 정착지인 블라스토포에니키아를 포위했다. 푸니쿠스는 이 공성전 도중에 전사했고, 카이사루스가 뒤를 이었다.로마는 루키우스 뭄미우스 아카이쿠스를 파견해 반란을 제압하도록 했다. 카이사루스는 처음엔 패배했지만, 철수하는 과정에서 로마군을 산맥으로 유인한 뒤 매복 공격을 가해 9,000명의 로마군을 전사시켰다. 하지만 뭄미우스는 남은 5,000명을 수습한 뒤 루시타니아인들을 기습 공격하여 큰 타격을 입혔다. 한편 타구스 강 건녀편의 루시타니아인들은 카우케누스의 지휘하에 로마의 동맹 부족인 쿠네이족을 공격하여 코니스토키스를 점령했다. 심지어 일부 부족은 북아프리카로 건너가 오킬레 시를 포위했다. 뭄미우스는 북아프리카로 이동하여 루시타니아인들을 물리치고 오킬레를 해방시켰다.
그 후 뭄미우스는 로마로 귀환하여 개선식을 거행했고, 마르쿠스 아틸리우스가 뒤를 이어 루시타니아인들과 격돌해 루시타니아의 가장 큰 도시인 옥스트라카에를 공략했다. 이에 베토네스족은 루시타니아인과 손을 끊고 로마에 귀순했다. 하지만 루시타니아인들은 항전을 이어갔고, 기원전 152년 겨울 루시타니아에 거주하는 로마인들의 정착지를 포위했다. 아틸리우스의 뒤를 이어 먼 히스파니아 총독을 맡은 세르비우스 술피키우스 갈바는 그들을 구하기 위해 달려갔으나, 초전에 승리한 후 후퇴하는 루시타니아군을 추격하다가 매복 공격을 받고 7,000명의 병력을 잃은 뒤 카르모네로 후퇴했다. 한편 가까운 히스파니아 속주 총독이었던 루키우스 리키니우스 루쿨루스는 갈바를 도우러 이동하다가 투르디타니아에서 겨울 숙영하던 중 투시타니족을 발견하고 즉시 공격해 4,000명을 죽였다. 이후 하데스 근처 혀협을 건너 1,500명을 죽이고 루시타니아로 진군했다. 갈바 역시 장병들을 수습한 뒤 재차 루시타니아를 침공했다.
루쿨루스와 갈바가 동시에 쳐들어오자, 루시타니아인들은 더 이상 항전하는 건 가망이 없다고 판단한 후 갈바에게 사절을 보내 평화협약을 맺자고 호소했다. 갈바는 그들이 전쟁을 일으켜야 했던 사정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땅이 척박하고 극도로 가난하기에 이런 일을 해야 했을 것이다. 그대들이 항복한다면, 나는 그대들에게 좋은 땅을 주고, 세 구역으로 나눠서 정착시킬 것이다."
기원전 150년, 루시타니아인들은 갈바의 제안을 기꺼이 받아들여 짐을 수레에 싣고, 가족과 가축을 대동한 채 로마에 귀순했다. 로마 병사들이 족장들에게 루시타니아인들을 세 그룹으로 나뉘게 한 뒤 서로 보이지 않는 곳으로 인도했다. 갈바는 루시타니아인들에게 무기를 반납하도록 한 뒤 병사들을 시켜 그들 주변에 참호를 파게 한 후 싸울 수 있는 남자들을 모두 죽이고 어린이, 여자, 노인은 노예로 삼게 했다. 이후 거의 모든 전리품을 자기 것으로 삼고 병사들에겐 적은 양만 주었다. 그 후 로마로 귀환한 갈바는 개선식을 거행했고, 원로원 의원들은 그의 행위를 경멸스럽게 여겼지만 막대한 영향력과 부를 가지고 있는 그를 감히 질책하지 못했다. 이때 로마인들은 루시타니아가 평정되었다고 여겼지만, 가까스로 대학살에서 살아남은 비리아투스가 로마에 대한 처절한 복수를 맹세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3.2. 비리아투스의 맹활약
기원전 148년, 비리아투스는 10,000명의 부족민들과 함께 투르데타니아를 침공해 약탈을 자행했다. 가이우스 베틸리우스가 이끄는 로마군은 매복해있다가 그들을 덮쳐서 강가로 밀어붙였다. 이에 전의를 상실한 루시타니아인들이 올리브 가지를 든 사절을 보내 비옥한 땅에 정착시켜달라고 간청하자, 베틸리우스는 요구를 받아들이겠다고 하면서도 무기를 넘기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비리아투스는 갈바가 과거에 어떤 짓을 했는지 부족민들에게 상기시키며, 로마인들은 이번에도 똑같은 짓을 할 거라고 주장했다. 부족민들은 그 말에 깊은 감명을 받고 비리아투스에게 지휘권을 맡겼다.그는 루시타니아 기병대를 집결시킨 뒤 로마군 전열을 상대로 거짓 돌격을 가했다. 로마군이 이 돌격에 혼란에 빠지자, 루시타니아 보병대는 그 틈을 타 전장을 빠져나갔다. 이윽고 밤이 되자, 비리아투스와 기병대는 보병대와 합류하기 위해 전장을 탈출했다. 베틸리우스가 추격에 나섰지만, 중무장한 로마 군단병들은 가벼운 무장을 한 루시타니아군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그렇게 보병대와 합류한 비리아투스는 뒤를 쫓는 로마군을 바르베술라 강 계곡으로 유인했다. 이 계곡의 한쪽은 덤불에 덮여 있었고, 다른 한쪽은 절벽이 있는 좁은 고갯길을 따라 뻗어나갔다. 그는 여기에 매복한 뒤 로마군이 들어오자 기병대를 이끌고 적군의 전면을 공격하는 한편 수풀 속에 숨어있던 보병대가 비탈길을 내려와 적의 측면을 치도록 했다. 로마군은 루시타니아군을 피해 달아나다가 자기들끼리 밟혀 죽이거나 절벽에서 떨어졌다. 로마군 4,000명 이상이 이 바르베술라 전투에서 전사했는데, 그 중에는 가이우스 베틸리우스도 있었다. 늙고 뚱뚱한 그를 본 루시타니아인이 쓸모없는 포로라 여기고 죽여버렸다고 한다.
가까스로 생존한 로마군은 동맹 부족인 벨리족과 티티족에게 증원을 요청했다. 두 종족은 5,000명의 증원군을 보냈으나 비리아투스의 급습으로 전멸했다. 로마군을 격파한 비리아투스의 명성이 높아지면서 점점 더 많은 부족민들이 그의 편에 섰다. 비리아투스는 여세를 몰아 기원전 146년 카르페타니를 급습했다. 가이우스 플라우티우스 힙사이우스가 보병 10,000명, 기병 1,300명을 이끌고 다가오자, 그는 후퇴하면서 추격해오는 로마군의 종대가 길게 늘어뜨리도록 유도한 뒤, 도중에 급습하여 막심한 타격을 입혔다. 같은 해 베네리스 산 근처에서 추격해온 또다른 로마군을 격파하고, 히스파니아 중부의 세고브리가를 공략했다. 비리아투스는 승리를 기념하여 언덕에 로마군의 군단기를 전시했다. 파울루스 오로시우스가 전하는 로마군 사령관 클라우디우스 우니마누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 전투에서 300명의 루시타니아인이 1,000명의 로마군과 격돌했는데 루시타니아인은 70명만 죽고, 로마인은 320명이나 전사했다고 한다.
기원전 145년, 퀸투스 파비우스 막시무스 아이밀리아누스가 15,000명의 보병, 2,000명의 기병대를 이끌고 히스파니아에 도착했다. 그는 오르소에 군대를 집결시킨 뒤 적의 유격전술에 대항하기 위한 훈련을 실시하면서 루시타니아인과 소규모 접전을 벌였다. 기원전 144년, 막시무스 아이밀리아누스는 비리아투스와 맞붙어 승리를 거두고 그의 두 도시를 점령했다. 막시무스는 베코르에서 비리아투스를 추격해 많은 적군을 사살했으나 그를 붙잡지 못했다. 막시무스는 코르도바에서 겨울을 보낸 후 로마로 떠났고, 퀸투스 폼필리우스 아울루스가 그를 대신하여 지휘권을 맡았다. 기원전 143년, 비리아투스는 아레바키족, 티티족, 벨리족 등 몇몇 켈트 부족을 설득해 로마인에 저항하도록 했다. 폼필리우스가 추격하자, 그는 베누스 산으로 후퇴했다가 추격해온 로마군을 습격해 1,000명을 전사시켰다. 비리아투스는 뒤이어 이투카 수비대를 몰아내고 바스테타니를 습격했다. 폼필리우스는 코르도바에서 겨울을 보내면서 이탈리카에서 온 히스파니아인 가이우스 마르키우스를 파견해 비리아투스에 대항하도록 했다.
기원전 142년, 퀸투스 파비우스 막시무스 세르빌리아누스가 새로운 2개 군단과 더 많은 동맹군을 이끌고 코르도바에 합류했다. 여기에 북아프리카에서 데려온 10마리의 코끼리도 가세했다. 하지만 비리아투스는 크게 불어난 로마군을 상대로도 분전하여 3,000명의 사상자를 입혔고, 숙영지에 틀어박힌 로마군을 끈질기게 공격했다. 로마군은 처음에는 진영을 사수했지만, 거듭된 공격에 지쳐 이투카로 퇴각했다. 비리아투스가 루시타니아로 돌아가자, 세르빌리아누스는 그를 추격하는 대신 바이투리아로 가서 5개 마을을 급습하여 약탈과 방화를 자행했다. 이후 비리아투스의 행방을 추적하던 중 쿠리우스와 아풀레우스가 이끄는 10,000명의 루시타니아군의 습격을 받았으나 격파했고, 쿠리우스는 전사했다. 세르빌리아누스는 루시타니아의 도시들인 에스카디아, 게멜라, 오볼콜라를 연이어 공략하여 10,000명의 병력을 포로로 잡고 500명을 참수한 뒤 나머지는 노예로 팔았다.
기원전 142년 말 세르빌리아누스가 에리사나 마을에서 숙영하자, 비리아투스가 습격하여 로마군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 하지만 그는 일련의 전쟁으로 루시타니아인들의 피해가 너무 크다고 여기고 세르빌리아누스에게 사절을 보내 평화협약을 맺자고 제안했다. 비리아투스는 로마가 루시타니아인의 주권을 존중하고, 루시타니아인이 로마인의 친구로 인정받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세르빌리아누스는 이를 수락하고, 원로원 역시 받아들였다.
그렇게 전쟁이 마무리되는 듯했으나, 로마 민중은 수많은 로마군을 살육한 비리아투스와 협약을 맺은 것에 분개했고, 신임 집정관 퀸투스 세르빌리우스 카이피오 역시 원로원에 비리아투스와 맺은 조약은 로마인의 존엄에 합당하지 않다고 불평하는 편지를 보냈다. 이에 원로원은 카이피오에게 루시타니아인들을 도발하여 전쟁을 일으키도록 했다.
3.3. 비리아투스의 최후와 전쟁 종결
기원전 140년, 카이피오는 몇몇 루시타니아인이 로마군의 도발 행위에 분노하여 인근 마을을 공격한 걸 빌미로 삼아 전쟁을 선포했다. 그는 아르사 마을을 점령하고 카르펜타니아에서 비리아투스와 교전하여 승리했다. 비리아투스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지며 도주했고, 카이피오는 루시타니아인과 동맹을 맺은 베토네스족과 칼라이키족의 영지를 파괴했다. 이후 마르쿠스 포필리우스 라이나스가 이끄는 로마군이 추가로 합류하면서 로마군의 기세가 한층 더 오르자, 비리아투스는 더 이상 전쟁을 벌이는 건 무리라고 여기고 평화협약을 맺자고 제안했다. 카이피오가 로마군의 탈영병과 모든 무기를 넘겨야만 평화협약을 맺을 용의가 있다고 하자, 비리아투스는 무기를 넘기는 것만은 불가하다고 여기고 친구들인 아우닥스, 디탈코, 미누로스를 로마군 진영으로 보내 요구 조건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그러나 세 친구는 카이피오로부터 비리아투스를 암살하면 막대한 돈을 주겠다는 제안에 혹했다. 그들은 선불금을 받은 뒤 밤에 돌아와서 비리아투스의 막사로 향했다. 위병에게 비리아투스와 급히 상의할 일이 있다고 말해 안으로 들어간 뒤, 두 사람이 잠든 비리아투스를 붙잡고 세 번째 사람이 등에 칼을 꽂아 죽였다. 날이 밝자 비리아투스가 시신으로 발견되었고, 추종자들은 슬픔과 분노에 휩싸였다. 그들은 시신에 화려한 옷을 입히고 장작더미에 올려서 불태웠으며 제물을 바쳤다. 한편 3명의 공모자는 로마군 진영으로 돌아와서 남은 금액을 달라고 했다. 티투스 리비우스 파타비누스에 따르면, 카이피오는
"로마는 반역자들에게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
는 말과 함께 그들을 쫓아냈다고 한다. 반면 아피아노스는 카이피오가 그들을 로마로 보내 남은 돈을 지불받게 했다고 기술했다.비리아투스의 뒤를 이어 루시타니아 부족 연합군의 지휘관을 맡은 타우탈루스는 기원전 139년 사군툼을 기습 공격했으나 수비대에게 격퇴되었고, 베티스 강을 따라 내려가다가 퀸투스 세르빌리우스 카이피오의 군대와 맞닥뜨렸다. 타우탈루스는 로마군에 맞섰으나 패배를 면치 못하게 되자 결국 모든 무기를 버리고 항복했다. 카이피오는 갈바가 약속을 어기고 대량 학살을 자행하는 바람에 비리아투스가 등장했다는 걸 잘 알았기에, 이번에는 약속을 지켜 그들에게 땅을 할당했다. 루시타니아인들은 데키무스 유니우스 브루투스 칼라이쿠스에 의해 발렌티아 식민도시에 정착했다. 그리하여 루시타니아 전쟁은 16년만에 종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