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3-24 09:47:49

데스티니 가디언즈/지식/씨실과 날실


파일:상위 문서 아이콘.svg   상위 문서: 데스티니 가디언즈/지식
파일:DestinyLegends.png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지식
{{{#!wiki style="margin: 0 -10px;"
{{{#!folding [ 펼치기 · 닫기 ]
선봉대 업적 지식
빛 업적 지식
황혼과 새벽 업적 지식
어둠 업적 지식
}}}}}} ||

1. 개요

초월을 배우면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이다.

2. 초월 기록 I

…하지만 최전선에서 활약하면서도 내 제약으로 머뭇거린다면 의미가 없다. 나는 수호자가 우연히 발견한 이 기이한 힘을 이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곳 지역민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힘이었기에, 도움을 받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접근 가능한 선봉대 데이터베이스에서 녹색 에너지에 대한 정보를 몇 가지 발견했다. 물론 슬픔의 무기에 대한 제한적인 정보도 일부 발견했다. 군체 마법도 독특한 황록색을 띠지만 가시 효과의 품질은 다르다. 군체 마법은 효과일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것은 빛의 힘은 아니다. 고스트도 그 부분에선 확신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 힘은 특정 기호의 집합으로 나타난다. 녹색, 가닥 또는 끈, 매듭 등이다. 실이 한 가닥으로 존재하기보다는 다발로, 병렬 또는 타래로 얽혀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힘은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고 있지만 일종의 반동이나 피로를 유발하며, 그 힘의 성질이 아직 불분명하다. 사용자에게 치명적인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완전히 힘을 부여받은 수호자는 힘을 휘두를 수 있다. 여기에서 치명성이란 고스트에게도 해를 입히지 않으므로 큰 의미가 없다.

수호자는 현재까지 이 힘을 휘두른 유일한 사람이다. 표본 하나로는 힘을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지 완전히 결론을 내리기에 충분하지 않다. 이제 우리는 어둠의 힘을 사용하는 데 기존의 빛의 힘이 필요하지 않다. 오로지 필요한 의식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수호자는 연결되는 감각과 더 큰 힘에 대한 통찰을 느꼈다고 보고했다. 이것도 여러 줄의 끈 개념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아직 이 힘에 대해 충분히 알지는 못한다.

이곳 해왕성의 적들은 초인과적 힘으로 알려진 힘을 억제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 새로운 힘이야말로 우위를 점하고 그 우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힘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제어되지 않고 온전히 알려지지 않은, 그 본질이 완전히 이해되지 않은 힘을 무분별하게 휘두르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이 에너지의 근원이 보고된 곳으로 돌아가 직접 만져볼 수도 있겠지만… 잘 모르겠다. 이유는 모르지만 망설여진다.

먼저 수호자를 통해 실질 연구를 해 보고, 현재의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존재론적 및 초인과적 연구를 해 볼 예정이다.

3. 소모

그림자 군단이 거리를 이동하고 있었다. 사각 대형으로 몇 명의 정찰군을 앞세워 움직이고 있었다. 강력한 거물들인 거상도 둘이나 있었다. 네오무나의 밝은 빛과 대조되는 실루엣 속에서도, 범상치 않은 대포 모양이 뚜렷했다. 그 때문에 전진이 더뎌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타이탄은 그들을 막기 위해 한 걸음 나섰다. 이곳에는 힘이 있었다. 새롭고 활기찬 힘이 세상의 표면을 바짝 뒤쫓고 있는 곳이었다. 너무 가까워서 손을 뻗으면 만질 수도 있는 그런 힘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손을 뻗었다.

찬란한 도시가 깨어났다. 잠재력과 연결은 도시의 거리를 따라 이해의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그녀는 모든 것을 이해했다. 다음 교차로에서 기다리고 있던 정찰병이 어떻게 튀어나와 그녀의 측면을 공격할지, 그림자 군단의 대형이 어떻게 움직일지, 한 병사와 다음 병사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도 보였다. 떼려야 뗄 수 없이 연결된 것들이 아름답게 춤을 췄다.

그녀는 그 연결고리를 주먹 속에 감싸고 싸움으로 돌진했다. 적들은 핀처럼, 고양이를 발견한 쥐처럼 흩어졌다. 완벽했다. 그녀는 군단병을 찢고 또 찢으며, 그녀에게 움직이라는 신호를 주는 끈의 움직임을 읽어냈다. 180도를 회전하고 등을 활처럼 젖히고, 다시 힘을 휘두르고, 거의 본능적이며 발레를 추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거상 하나가 쓰러졌다.

그리고 그녀는 생각했다. '어떻게 그렇게 움직인 거지?'

이제 그녀는 위험을 예측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사방에서 다가오는 경고와 움직임을 느끼고 반응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떻게 움직일지 너무 지나치게 생각하느라 그녀의 움직임은 계속하여 조금씩 늦어졌다. 여기를 디디고 저기에 주먹을 날리고 끈을 휘두르고… 그러다 그녀가 어느 쪽으로 뛰어야 할지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자 균형은 경고로 변하고, 경고는 불협화음을 만들어냈다.

불이 그녀를 향해 기어 왔지만, 무거운 방어막이 주변을 감싸자 모든 끈이 사라졌다.

망각으로 그녀는 잠시 정신을 잃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고스트는 근처에 몸을 숨겼고, 빛의 생생한 손길은 그녀의 온몸과 강인한 정신을 끌어당기고 있었다. 표면 아래의 심장 박동이, 전쟁의 그물에 대한 가능성이, 그 잠재된 감각이 여전히 박동하고 있었다.

타이탄은 필사적으로 허우적거리며 힘을 찾아 헤맸지만, 초월은 그녀의 손아귀에서 뚝 끊어졌다. 그림자 군단은 너무 가까이 있었고, 그녀는 너무 짧은 시간 안에 지나치게 많은 것을 원했다. 다시 숨을 가다듬고 완벽한 감정의 균형을 찾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터였다. 빛에 도달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불안감에 몸이 덜덜 떨리고,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거상이 대포를 장전했다. 고스트가 그녀의 투구에 쿵 부딪치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유일한 방법을 취하기로 했다. 고스트를 손에 움켜쥐고, 쏜살같이 달아났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던 검이 그들 뒤편의 거리에서 속절없이 녹아내리고 있었다.

4. 초월 기록 II

우리는 이 힘을 '초월'이라 부른다. 우리가 지각하는 우주가 융단이라면, 짜인 세계를 구성하는 실 가닥이 바로 초월이다. 추가 분석 및 데이터에 따르면 초월을 휘두르는 자는 말 그대로 연결을 보기 시작한다. 아군 사이에서도, 적군 사이에서도 말이다. 이는 항상 존재하는 힘이지만, 특정 위치의 표면에서 더 강하게 솟구치곤 한다.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곳, 또는 많은 존재가 지나갔던 곳일 것이다(참고: 구름 질주자와 협력하여 이 '근원'을 분석한다면, 더 많은 위치 조건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초월의 진정한 힘은 연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연결을 조종하는 힘에 있다. 물리적으로 구현한 다음 당기거나, 부수거나, 매듭으로 묶을 수도 있으며, 완전히 흩어지게 할 수도 있다.

초월을 사용하는 데에는 위험이 병존하지만, 수호자들에게 이미 그 정도의 위험은 익숙할 것이다. 폭풍소환사의 깃발을 집은 자들은 폭풍에 대해 할 말이 많을 것이고, 선봉대는 오랫동안 일방적으로 공허를 위험으로 간주하곤 했다. 초월의 위험은 끈을 쥐는 바로 그 행위에서 온다. 많은 힘과 마찬가지로, 근원에 가까운 힘일수록 사용자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이 위험은 어둠의 산물이 아니다. 오히려 산불도 빛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는 것처럼, 자연적인 힘에 가깝다. 권력 추구를 위해 쉬운 엔트로피를 부추기고 파괴를 즐기는 어둠의 상은 이 힘에서 찾아볼 수 없다. 진정한 어둠의 힘과는 관련이 없을지도 모른다…

나는 초월을 직접 만져 보았다. 조심스럽게. 위험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어차피 수호자를 가르치려면 힘을 더 잘 이해해야 한다. 내가 힘을 시험해보는 동안 수호자는 피뢰침 역할을 해 주었고, 그로 인해 반동이 그에게 달라붙었다.

존재의 스펙트럼 안에서 자신의 크기를 인식한다는 것은 얼마나 이상한 느낌인가! 그 힘이 얼마나 세든, 조종하고 통제하려고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본능이다. 거대하고 모든 것을 아우르는 그 힘 속에서, 표류하고 있지도, 길을 잃지도 않았다고 느끼기 위한 행동이다.

그러나 제어를 위해 붙잡으려는 바로 그 순간, 그 짜임은 집어삼키는 으르렁거림으로 변한다.

5. 조방

네오무나는 헌터들이 활동하기에 완벽한 장소이다. 특히 이 헌터에게는 더욱 그랬다.

이곳에서의 삶의 활동은 표면 가까이에서 일어났다. 보이지 않는 강처럼, 새들의 이동처럼, 번개가 치기 직전 숨 막히는 움직임이 발생하는 순간처럼. 여기에서 초월은 손가락 사이로 휘감겨 들며, 밧줄처럼 강하고 유연하여 계속 힘이 흐르게 유지만 하면 됐다. 애초에 힘을 멈추고 싶어 할 이유는 없었다.

발 구르는 소리. 자유낙하의 짜릿함. 존재 자체의 짜임을 붙드는 순간 끈은 끊어지고 그가 뛰어들 때의 탄력으로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는 방향을 틀어 움직이면서, 활기찬 도시의 불빛을 반사하는 황동빛과 금빛의 어른거림을 보고, 거리에 벡스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들도 같은 흐름의 일부일까? 그러나 흐르는 강물 표면에서 떠내려가는 꽃처럼 그들은 짜임 속에서 메아리쳤다. 헌터는 멈추지 않고 한 건물에서 다음 건물로 이동하며, 벡스들이 모두 모여드는 장소를 손쉽게 찾아 한가운데 소용돌이치는 매듭을 떨어트리고 길을 떠났다.

얼마나 멋진가. 그저 움직이고, 절대 멈추지 않는다니.

얼마 후, 흥분이 적당히 가시자 과학을 위해 약간의 수고를 감수하는 데 동의한 그는 우뚝 솟은 네소스의 착륙 지점, 유물의 경계 꼭대기에 올라앉았다. 안전하게 내려갈 방법이 있긴 했지만, 그가 아는 어떤 헌터도 굳이 그 방법을 활용하기보다는 자유낙하나 무모한 방식을 택하곤 했다.

어둠의 유물이 도시 자체의 기반을 받치고 있는 해왕성의 네오무나에서는, 짜임의 흔적을 찾는 일이 쉬웠다. 이곳…

이곳 네소스는 표면에 그처럼 가깝지 않긴 하나, 이제 그는 어둠으로, 무엇에 가 닿는지 알고 있으며, 그 힘 또한 그를 잘 알고 있었다. 헌터는 세상의 베틀이 지은 아름다운 줄로 손을 감고 공허 속으로 뛰어들었다. 웃음과 초월의 힘이 대번에 그를 들뜨게 하며, 기쁨과 자유, 광활한 존재에 대해 경이로움을 선사했다.

베일이 가까이 있고 감싸고 있는 곳에서는 기술을 배우기가 더 쉬웠다. 물론 초월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어떻게 그러지 않을 수 있겠는가?

6. 초월 기록 III

나는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님부스가 우리에게 이야기해 준 "아이들 동화" 속에 나오는 영혼의 강에 대한 것을 연구하고 있다. 다른 버전의 이야기나, 더 제대로 기록된 유래가 있는 이야기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연구에 참여하려는 이유도 연구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다양했다. 종교적 신념이라기보다는 풍토적인 개념 같았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이야기해주었다는 점 외에는 아무도 그 이야기가 어디에서 왔는지 알지 못했다. 일부 응답자들은 별의 강(아마도 은하수를 말하는 듯했다)을 언급했으며, 일부는 대기의 흐름이나 날씨의 형성 등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대다수의 응답자는 "영혼의 강"이라는 의견을 고수했다.

만물은 강에서 왔다가 강으로 돌아간다. 강은 갈라지기도 하고 다시 만나기도 한다. 다른 무언가가 강을 막아 강의 흐름을 바꿀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강은 계속 흐른다. 시간이 지나면 산조차도 강의 흐름에 점차 깎여 나간다.

자연적으로, 이 이야기는 삶을 어떻게 주관할 것인지에 대한 우화로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 강의 흐름은 제어할 수 없다. 사람은 수영하거나 배를 탈 수는 있겠지만, 강을 마음대로 제어하여 물의 흐름 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 또한 사람이 너무 꽉 쥐려고 하는 순간 손아귀를 빠져나가는 초월과의 관계와도 유사하다는 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초월의 힘이 궁금하고, 그 힘의 모습이 궁금하다. 우리는 유로파에서 시공의 힘의 기원을 볼 수 있었다. 별의 화염에 반대되는 우주 얼음의 개념은 일종의 패러다임에 아주 깔끔하게 들어맞는다. 고요함과 제어라는 개념 또한, 그것이 실제로 "얼음"의 힘이든 아니든, 원자가 느려지는, 얼어붙는 현상에 잘 들어맞는다. "원소"에 대한 인식은 항상 어느 정도 무게감이 있다.

만약 초월이 네오무나라는 매개를 통해 형성되었다면, 분명히 흘러가고 허물어지며 다시 돌아오는 우주의 물이 되었을 것이다. 오래된 기록에서 이와 관련된 전투 방식도 발견되었다.

그러나 이 수호자에게 먼저 나타나기 전에는, 초월의 힘은 이런 식으로 사용된 적이 한 번도 없다. 추측건대 수호자가 무의식적으로 형태를 부여한 것은 아닐까 싶다. 내가 봤다면 어땠을까! 어떤 방식으로 "연결"이 나타났을까? 물론, 이제 우리는 이 힘의 형태를 안다. 초록색이고, 끈 모양을 만들어낸다. 다른 수호자들 또한 초월의 힘을 배울 때, 이런 형태를 이미 마음에 담고 시작한다. 그들이 얼마나 힘을 잘 사용할 수 있게 되든 간에, 이미 녹빛 매듭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래도 역시, 우리가 손을 뻗어 닿기 전, 기억을 돌이켜보기 전의 원초적이고 형태가 없었을 힘의 형태가 너무나도 궁금하다.

7. 방적

워록은 물에 손을 담그고 앉아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자 이 지역의 야생 포카 몇 마리가 주변을 맴돌며 손가락에 부딪히기도 하고, 물 밖으로 튀어 올라 공중을 떠다니거나, 호기심 가득하게 사방으로 물을 튀기기도 했다. 워록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수십 마리의 생물이 움직이고 있는 곳에서는 외롭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어쩌면 명상은 고독해야 하는지도 몰랐지만, 지금은 아주 편안했다.

1년 전에는 서로 믿을 수 있고 유대가 깊었던 여섯 명으로 구성된 화력팀에 소속되어 있었다. 별들이 죽을 때까지 함께 할 것이라 팀원들은 막연히 생각하곤 했다. 언제까지나 이럴 것이라고.

그러나 이제, 경이로운 행성의 믿기지 않는 정착지에는 워록 하나만이 남아 포카 무리 속에 앉아 있었다. 동료들을 간절히 그리워하며—

물속에는 손 말고도 무언가가 있었다. 워록은 의아해하며 조심스럽게 손을 물에서 빼냈고, 초록색 무언가를 발견했다. 초월과 같은 초록빛, 끈으로 된 나선형 모양이었다. 그러나 생명이 있는 존재처럼 보이기도 했다.

초록빛 생물은 손 위로 빠르게 뛰어 팔에서 어깨까지 파닥이며 올라 따뜻함을 남겼다. 워록은 그 작은 초월 생물이 뺨에 닿으며 스르륵 사라지는 동안 고요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생물은 마치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초록빛과 동반감의 여운을 남겼다.

잠시 후 포카들이 재잘거리고 파닥거리며 그의 주변에 모여들었다. 워록은 몇 마리를 손짓으로 휘휘 쫓아내면서도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명상을 해야 했지만 쉽지 않았다.

하지만 홀로 있기 위해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었다. 살아있는 생물이 그 옆에서 돌아다니는 망에 연결되어 있으면서 혼자일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었다. 워록은 깊게 심호흡하고 물에 다시 손을 담갔다. 포카와 작은 초록빛이 연결되며 순간 워록을 휘감았다.

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이대로라면 꽤 좋았다. 혼자가 아니었다. 모든 것이 하나로 묶여 있는 이 넓은 세상에서 결코 혼자가 아니었다.

8. 초월 기록 IV

손을 느슨하게 풀고, 제어할 수 있다는 개념을 놓아버리는 것과 같이 초월을 연습하는 올바른 방법을 알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떤 부분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예를 들면, 모든 것을 내려놓는 의지 같은 것이었다.

물론, 이 하나를 제어해야겠다는 생각을 내려놓는 것만으로 내 삶의 모든 영역이 확장될 것이라 생각한다면 정말이지 어리석은 일이다. 체스 게임에서 통제권을 넘기는 것과 철학에서 통제권을 넘기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인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연결되지 않은 별개의 조직이 아니라 서로 수없이 연결된 조직이다. 한 면이 다른 면과 잇닿아 있듯이 말이다.

나는 방적에 대해 생각해본다. 원료 섬유를 건드려 본 지가 너무 오래되긴 했으나, 암흑기에는 천이 필요하면 처음부터 만들어야 했던 적이 있었다. 양털을 깎은 뒤 소모 공정을 통해 흠 있는 부분은 제거하고 섬유를 가지런히 펼친다. 그다음은 어떻게 해야 할까? 단일 섬유는 짧고 약하며, 가볍게 잡아당겨도 툭 끊어지기 일쑤이다. 즉, 쓸모가 없다.

그러나 짧은 섬유를 많이 모아 함께 꼬면 유용해진다. 무언가를 직조할 수도, 편직할 수도, 하고자 하는 것을 할 수 있다. 이렇게, 가장 나약한 것들이 모여 튼튼한 천이 만들어진다.

방적을 생각하면 뭉쳐 있던 섬유 조직이 손가락 사이를 지나 물레가락에 감기던 느낌이 기억난다. 너무 세게 죄면 안 되며, 방향을 잡아 감을 수 있을 정도로만 잡아야 한다. 너무 죄면 섬유가 부드럽게 지나지 못해 실을 자을 수 없다.

이 은유는 명백하다. 당연히 초월에 관한 것이다. 초월은 오래전 내가 알고 있던 방직 기술과 같다. 초보자가 하는 실수는 실수의 형태를 학습하면 해결할 수 있지만, 실을 자을 때에는 한 번 실수하면 방적기에 실이 꼬여버리게 된다.

그리고 나는 두렵다. 죽음만이 아니라, 사기라가 내 생명을 지키기 위해 치른 마지막 희생을 낭비할까 봐 두렵다. 그러나 손을 펼치면 오랫동안 손에 박혀 있다고 생각했던 가시는 사라진 지 오래고, 더 이상 아프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

결국 다 똑같은 것이다. 초월로 어떤 중요한 능력을 달성하려면, 한동안 물 아래로 가라앉더라도 모든 것을 기꺼이 내려놓을 의지가 있어야 한다. 고통마저 보물처럼 생각하여 온 힘을 다해 보호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그럴 필요가 없다.

초월을 통해 어둠을 알게 되는 것은 정말 매혹적이다.

9. 직조

오시리스는 우주에 대해 숙고했다.

초월의 힘이 손가락 사이로 파고들었다. 그 부드러운 존재감, 모양은 바뀌지만 변하지는 않는 힘. 마치 예술 작품에 쓰인 것처럼 세심한 매듭의 나선 모양 꼬임. 언제나 초월은, 연약함 속에서 힘을 만들어 내는 구조였다.

자신의 심장 박동이 너무나 생생하게 느껴졌다.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아리면서도 꿋꿋하게 가슴 속을 전율시키는 심장 같았다.

그는 가까운 사람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었다. 수호자는 당연히 시야 안에서 오시리스가 미끄러질 경우를 대비하여 조바심을 내며 맴돌고 있었다. 님부스는 약간 멀리 있지만 분명히 도시 바깥을 둘러보고 있을 터였다. 그리고 그의 정확히 보이지 않는 뒤쪽 어딘가의 포카 하나는, 초월의 흐름으로 물이나 공기처럼 뛰어들 수 있을 것만 같은 소용돌이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손을 오므려 건드린 것을 쥐는 일은 매우 쉬울 것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는 손가락을 부드럽게 말아, 세상의 베틀이 주변을 전율시키며 아름다운 소리를 자아내는 줄을 쥐고 생각했다.

존재는 흐른다. 존재는 정체되는 것이 아니라, 순간 멈춘 것처럼 보이는 것일 뿐이다. 이러한 연결에는 언제나 움직임이 있으며, 좋든 나쁘든 모든 것이 시간에 휩쓸려 흘러가곤 했다. 절반이라도 그럴 기회가 생기면 초월의 힘이 흩어지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초월의 힘에 어떤 지각력이 있다면, 초월에 관한 모든 것은 그저 강의 일부이자, 순간적인 굴곡 또는 첨벙임일 뿐이었다.

오시리스는 무한의 숲이 얼마나 광대한지, 태양계가 얼마나 넓은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곳에서 우주의 씨실이 만들어내는 자그마한 신생 나선을 손에 쥐고서야, 그는 자신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느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 또한 알고 있다. 몇백 가닥의 안정적인 실은 이리저리 잡아당겨지고, 흐르고 비틀리며 짜임을 만들어 더 큰 전체 중 일부를 구성하고 있었다.

그는 이것들을 적어두어야 했다. 어둠에 대한 선봉대의 이해를 확장하고, 초인과를 처음 접하는 수호자들을 위하여 초월의 학습 단계를 단순하게 정리해야 했다.

그러나 잠시, 오시리스는 그저 평화 속에 머무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