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2-03-04 16:02:21

데스티니 가디언즈/지식/되살아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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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티니 가디언즈의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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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사망한 전령3. 웅장한 서곡4. 시즌 무기
4.1. 정신의 세편4.2. 달콤한 슬픔4.3. 되풀이 충격
5. 무모한 위태로움6. 경이 방어구
6.1. 로렐라이의 영예 투구6.2. 흰서리-Z6.3. 어둠그림자 돌격대6.4. 갱생 손아귀6.5. 오스뮴화 장갑6.6. 시컨트 필라멘트
7. 시즌 방어구
7.1. 머리7.2. 팔7.3. 가슴7.4. 다리7.5. 직업
8. 연합 의체9. 군주의 명령10. 상아 여제11. 정신 조각12. 신경접속 창

1. 개요

되살아난 자 시즌 아이템들의 지식을 모은 것이다.

2. 사망한 전령

모든 것을 가진 여제에게 줄 선물입니다.

카이아틀과 자발라는 나란히 서서 아만다 홀리데이의 선회 전투기가 중계하는 수호자의 사이온 송신 시설 공격 장면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수호자는 엄폐물 뒤로 몸을 숨긴 후, 지난번 기지를 습격했을 때 회수한 광택이 나는 유탄 발사기를 꺼내 들었다. 전쟁 야수 무리를 향해 발사된 유탄은 폭발하며 산산조각난 파편을 공중으로 흩뿌렸다.

무기를 보며 감탄한 기갑단 여제는 낮은 소리로 으르렁거렸다. 자발라는 눈썹을 추켜올리며 거대한 지배자를 올려다보았다. 총격전을 응시하는 그녀의 눈에는 격렬한 열정이 일렁였다.

선봉대 사령관은 통신을 종료한 후 목을 가다듬었다. "저 유탄 발사기가 마음에 드는가 보군. 그대가 원한다면 밴시에게 기갑단 크기로 맞춰 제작해 달라고 부탁해 보겠네."

마음속 탐욕이 겉으로 드러났다는 걸 깨달은 카이아틀은 각성자 대장을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어금니를 내렸고, 사령관은 그 모습을 얼굴을 붉히는 것과 동일한 표현으로 이해했다.

"그렇게 해준다면 정말 고맙겠군, 사령관." 카이아틀이 대답했다. "시부 아라스의 복부에 유탄을 처넣고 그녀의 영혼불꽃이 타들어 가는 걸 보고 싶군."

자발라가 다시 화면 쪽으로 몸을 틀며 말했다. "그대는… 열정적인 정신을 지녔군, 여제."

그는 마스크에 가려진 카이아틀의 미소를 볼 수 없었다.

아주 섬뜩한 모습이었다.

3. 웅장한 서곡

거대하고 붉은 인공 지능이 노래를 시작하기 전까진 끝난 게 아닙니다.

"그래, 네가 그 신입이구나?" 아나 브레이가 반쪽 미소를 지었다. "최근 레드와 내가 상대했던 사이온들보다는 낫겠지." 사이온이 그녀의 머리 주변에 달린 신경 결합 장치의 연결과 노드를 서둘러 확인하는 동안 그녀는 작업대를 손으로 두드리며 성급함을 표출했다.

목소리와 심상이 빠르게 아나의 정신을 스쳐 지나갔다. '진정해. 너가 무방비라 할지라도, 지금 나에게는 우주선이 없다고.' 그 후 웃음 같은 소리가 들려 왔다.

"참 웃기네." 아나는 참지 못하고 낄낄거렸다. "이봐! 이렇게 앉아만 있는지 벌써 몇 달은 지난 것 같은데, 안전 점검은 도대체 언제 끝나는 거야?"

진주가 아나 곁으로 날아와 엔그램을 스캔하기 시작했다. "진정해요."

그녀의 마음이 사이온에 대한 의심으로 가득 채워지는 동안, 디지털시계의 수치는 0을 향해 줄어들고 있었다.

"내 빛, 융합자 기술, 뇌관. 잘 알겠어." 아나가 말했다. "어서 내 뇌를 레드에 꽂아. 해 보자고." 그녀의 목소리는 흥분으로 빨라졌다. 라스푸틴의 엔그램을 담은 융합자 기술 소켓에 전선 연결을 마친 사이온이 어색하게 엄지를 세워 들며 아나에게 신호를 주었다.

사이온은 그녀의 정신 속 뒤엉킨 전선처럼 서로 연결된 심상을 형상화시켰다. 그녀의 관점이 그 사이를 통과하며 빛나는 중심을 향해 천천히 나아갔다. 그녀는 목소리를 들었다. '기억나도록 만들어진 잊혀진 흔적.'

"좋아, 사이온!" 아나가 소리쳤다 "어서 보내줘. 벌써 차이콥스키 음악이 들리는데." 그녀는 초시계를 응시했다… 3… 2… 1…

아나는 눈을 깜빡였다. 그녀는 가시와 부패로 가득한 광활한 덤불 속에 서 있었다.

아나는 눈을 깜빡였다. 그녀는 온몸을 찔리며 가시덤불을 헤쳐나갔다. 자의식이 흔들렸다. 그녀는 뜨겁게 달궈진 뾰족한 것을 움켜쥐었고,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듯 의식이 돌아왔다.

아나는 눈을 깜빡였다. 그녀는 무릎을 꿇고 바닥에 박힌 뾰족한 것을 뽑아냈다. 발키리 창이 그녀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아나는 눈을 깜빡였다. 그녀를 감싸던 가시덩굴이 뿜어진 열기에 밀쳐지며 시들었다. 아나는 창 안에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다. 그건 약하고 희미하지만, 살아 있었다.

4. 시즌 무기

4.1. 정신의 세편

말이든 무기든, 정확하지 않으면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미스락스는 좁은 시장 골목길을 이리저리 지나갔다. 탑을 방문하니 왠지 못 올 곳에 온 것 같았다. 더 작은 존재들을 위해 만들어진 세계를 통과하려는 거대 생물이 된 듯한 느낌. 한편으로는, 그게 사실이기도 했다.

그가 손을 뒤로 뻗어 삐죽삐죽한 벽돌에 걸린 자기 에테르 관을 빼내려는 찰나, 뭔가 그의 팔꿈치에 부딪히는 날카로운 충격이 느껴졌다.

갑자기 뜨겁고 씁쓸한 감정이 눈부신 섬광처럼 그의 머릿속을 채웠다. 칼날처럼 솟구친 분노였다.

미스락스가 고개를 숙여 보니 거기에는 카이아틀 여제의 제국군 제복을 입은 사이온이 아픔에 얼굴을 찌푸리며 눈두덩을 문지르고 있었다.

"용서해라." 미스락스는 우아하게 말했다. "네가 군체에 맞서 수호자들을 지원하는 사이온이겠지."

사이온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본 후 사과하듯 고개를 숙였다. 그 즉시 미스락스의 머릿속을 채운 환영이 사라졌다.

"나는 빛의 가문의 켈, 미스라악스다." 그는 가슴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사이온은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는 손으로 자기 가슴을 가리킨 후 다시 미스락스의 머리를 가리켰다. 활짝 편 손바닥이 그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했다.

미스락스는 고개를 끄덕여 동의했고, 그러자 그의 정신에 뿔뿔이 흩어진 주황색 육면체와 새까만 지느러미의 소용돌이치는 나선, 그리고 설익은 과일을 깨무는 감각이 밀려들었다.

잠시 후 그 환영은 사라졌다. "그게 네 진짜 이름인가?" 미스락스는 물었다. 사이온은 짧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미스락스는 미소를 지었다. "수호자들이 널 그냥 '사이온'이라 부르는 이유를 알 것도 같군." 그가 말했다.

매끈한 노란색 평원이 파르르 떨리며 미스락스의 정신으로 밀려들었다. 웃음.

미스락스는 옆으로 비켜섰고, 사이온이 그의 곁을 지나갔다. 마지막 환영이 흘러들었다. 따뜻한 윙크와 쾌활한 빛이 서서히 스러지면서 다시 만날 날을 약속했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군." 미스락스는 그렇게 말했고, 사이온은 모퉁이를 돌아 사라졌다.

4.2. 달콤한 슬픔

이 총열에는 긁어 지워진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생일은 그냥 숫자에 불과해. 그냥 이걸 고르는 게 어때?"

아만다 홀리데이는 벽을 향해 렌치를 던졌다. 끙, 하며 힘을 주는 소리를 금속에 금속이 부딪히는 날카로운 쨍강 소리가 깨뜨렸다. 뒤따라온 침묵 속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는 그녀의 어깨가 들썩거렸다.

그녀는 헐떡이며 앞으로 달렸다. 두 눈으로는 렌치 표면을 훑어보며 갈라진 곳이 없는지 살폈고, 손가락은 미친 듯이 소켓을 향해 뻗고 있었다. 그녀는 래칫을 돌리며 마음을 가라앉혀 줄 찰칵 소리가 들리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양쪽 방향에서 아무런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았다.

"젠장." 아만다는 칫, 숨을 내뱉으며 손바닥으로 눈을 문질렀다. "젠장!"

그리고 발치에 놓인 경주 헬멧을 걷어차 차고 건너편으로 날려 버렸다.

주위의 모든 것이 그녀의 무지함을 고통스럽게 상기시켰다. 파란색과 하얀색이 뒤섞인 기갑단 디자인의 자동 소총 총열에는 알 수 없는 메시지가 각인되어 있었다. 그녀가 좋아하는 라면 가게와 주요 관광지가 최후의 도시 지도 위에 동그라미로 표시되어 있었다. 데이터 패드에는 옛 하콘 벼랑 경주로의 좌표가 나와 있었다. 그녀와 니크가 함께 만들고 있던, 거의 완성된 참새는 에어브러시로 그린 검은색과 흰색 깃털로 장식되어 있었다.

"젠장." 아만다가 속삭였다. 그녀의 벽이 등에 닿고, 그녀는 벽에 기대며 서서히 주저앉았다. 고개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옆에 놓인 참새의 차가운 엔진에 얹혔다. 그녀는 다리를 가슴에 끌어안고, 얼굴을 무릎에 묻으며 울분을 토했다. 그녀의 어깨가 불안하게 흔들리며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그녀와 친구가 될 수 있던 모든 사람들 중에, 그녀의 삶에서 중요한 존재가 될 수 있던 모든 사람들 중에, 그녀가 견뎌내야 할 모든 끔찍한 운명의 장난 중에서…

…왜 하필 모든 것이 그여야만 했던 걸까?

4.3. 되풀이 충격

누군가를 미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작동 중인 사이소리움에 손을 댄 까마귀는 불안한 기분을 느꼈다. 두개골 안쪽에서 묵직하게 두근거리는 맥동이 느껴졌다. 처음에는 뒤통수에서 시작된 그 기분이 서서히 앞쪽으로 이동했다. 억압적인 오라가 사이소리움에서 흘러나와, 까마귀의 마음속 깊은 곳에 묻혀 있는 기억을 정신의 표면으로 밀어냈다.

울드렌 소프는 어둠의 조각에 손을 대고 서서 불안한 기분을 느꼈다. 모든 게 잘못되어 있었지만, 그는 전부 무시했다. 두개골 안쪽에서 묵직하게 두근거리는 맥동이 느껴졌다. 그 감각이 더 깊은 곳으로 파고들고, 뱀처럼 미끄러져 척추 사이로 스며들었다. 거부할 수 없는 충동이 그의 신경을 휘감았다. 저항할 수 없는 속삭임이 들려왔다. "그녀를 구해라."

장갑을 끼지 않은 손끝에 맞닿아 있는 사이소리움이 진동했다. 정신 수색에 이용되고 있는 빛의 군체 육체가 무감각한 반응을 보이며 뒤틀렸다. 리드미컬하게 흔들리는 외계의 생각이 오랜 세월이 만들어 낸 바위 위 홈과 균열을 감싸고 흐르는 바람처럼 까마귀를 뒤덮었다. 그는 수단을 정당화하는 결과의 반향을 언뜻 엿보았다.

하나의 목소리가 울드렌 소프의 정신을 뒤흔들었다. 누이를 닮은 서늘한 목소리가 섬세하게 엮인 리듬에 스며들고, 그는 꿈이 현실에 새겨지는 것을 보았다. 얇은 얼음 아래에서 헐떡이는 자의 공포심처럼 정신이 명료해졌다. 그의 욕망이 자리 잡았다. 그가 입을 열고 말하자 시큼한 소원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더는 약속의 맛이 아닌, 후회의 맛이 느껴질 뿐이었다.

5. 무모한 위태로움

성급하고 근시안적입니다.

EDZ-224107

군체를 폭력으로 굴복시키거나, 고통으로 위협할 수는 없다. 그들은 고통으로 살아가고, 고통으로 대화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자만심에 취약하다.

글린트는 웅웅 소리와 함께 각도를 바꿨다. "대검이 당신을 반으로 자르지 않은 게 다행이에요."

까마귀도 위험성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글린트가 이미 여러 번 얘기했던 일이었다. 하지만 그의 정보가 화력팀을 매복 공격으로부터 구출하고 빛의 군체 위치를 밝혀냈다는 것도 사실이었다. 자살 공격이든 뭐든, 그 결과를 부정할 수는 없었다.

"제가 당신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해서, 자신을 보호할 필요가 없는 건 아니라고요." 글린트가 웅얼거렸다. 비가 까마귀의 방어구 곳곳에 뚫린 구멍에서 피를 씻어내 주었다. 번개가 내리쳤지만 그는 섬광을 볼 수가 없었다.

발사기지-224112

까마귀는 빛의 마법사와 공격을 교환했고, 결국 마법사가 전기 창으로 그를 쓰러뜨렸다. 그는 흙바닥에 누워 버둥거렸다. 마법사는 그의 빛을 지옥문에 있는 저장고에 제물로 바치겠다고 했다. 그는 애원하는 시늉을 했다. 마법사는 기쁜 듯 깔깔 웃다가 실수로 달의 사령관 이름을 흘리고 말았다. 까마귀는 태양 칼날을 마법사의 급소에 찔러 넣는 것으로 감사 인사를 대신했다. 까마귀가 맹금을 불러내고, 글린트도 나타났다.

"이게 살라딘이 택할 방법이 아니라는 건 알아."
글린트가 빛의 실로 목에 난 상처를 꿰매자, 까마귀는 아픔에 얼굴을 찌푸렸다.

"군체가 이기고 있다고 생각하게 해야 해." 까마귀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적은 말로 고문을 하려는 듯 독백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완전히 패배했다고 느껴지는 순간 그를 조롱하듯 각자가 알고 있는 미미한 사실을 흘렸다. 그가 그걸 유도했다. 그는 그 일말의 진실을 하나로 모아 유용한 정보로 바꾸었다.

달-224120

까마귀는 지옥문의 입구에서 쏟아져 나오는 서른 마리가 넘는 군체를 바라봤다. 빛의 운반자인 기사 두 마리가 무리를 이끌고 있었다. 그들은 새로 빛을 빼앗긴 수호자의 사체 앞에서 괴성을 내지르며 거들먹거리고 있었다.

"넌 좀 피해 있어." 까마귀가 헬멧을 벗어 발치에 놓으며 글린트에게 말했다. 달의 희박한 공기는 미립자 오염 물질 때문에 매우 탁했다. 그는 이를 갈아대는 군체 무리를 향해 돌진했다.

"헬멧은 쓰고 가요!" 글린트가 그의 등을 향해 힘없이 외쳤다. "…제가 지원을 요청할게요!"

태양의 빛이 까마귀를 통해 흘러나왔다. "덤벼라! 날 원하나? 여기 있다!"

그의 손이 핸드 캐논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실린더를 덮은 손가락 끝에서 불길이 솟아올랐다. 까마귀가 새롭게 불을 붙인 황금 총에서 불화살이 연이어 발사되었다. 그는 군체가 다가오기 전까지 최대한 많은 탄약을 쏟아냈다. 기사와 그들의 고스트까지는 소각할 수 있었지만, 밀려드는 노예를 모두 제압할 수는 없었다. 까마귀는 함정지뢰 수류탄을 떨어뜨렸고, 쏟아지는 노예들의 발톱이 그를 갈가리 찢었다.

*****

까마귀는 눈을 떴다. 글린트가 묘한 여성과 함께 그의 위쪽에 떠 있었다.

"목숨을 지독하게 낭비하더군, 리프의 대공." 그녀는 비난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날 그렇게 부르지 마." 그가 몸을 일으켜 앉자 월진이 흩날렸다. 그녀가 그의 사체를 지옥문에서부터 여기까지 끌고 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별명을 싫어해요." 글린트가 여자에게 귓속말을 했다.

"좋아. 난 에리스 몬이다." 여자는 손을 뻗으며 흥얼흥얼 말했다.

"그렇군." 까마귀는 그 손을 잡으며 일어섰다. "그런 것 같았어… 그걸 보니…" 까마귀는 자기 눈을 향해 손짓했지만 에리스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어색하게 헛기침을 했다. "아이코라가 당신 얘기를 했었다… 유로파와 화성에 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군체가 지구를 공격하려 한다. 무언가 다가오고 있고, 난 그 항로를 해독하려 하는 중이야. 사바툰의 계획과 여왕의 생각은 아직 알 수 없지만, 우리 목표는 그리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

까마귀는 한숨을 쉬었다. "그래, 나도 계획이 있는 사람들에게 끌려다니는 건 이제 진절머리가 난다."

"강한 자들이 우리 모두를 위한 계획을 준비해 두었다. 그런 거라면 직접 확인하는 게 낫지 않겠나." 에리스가 말했다.

까마귀가 자기 고스트를 노려봤다. "글린트가 또 괜한 얘기를 하고 다녔군…"

"난 처음부터 널 알고 있었고, 네가 어떤 사람인지도 충분히 잘 알고 있다." 에리스는 그의 소매를 붙잡아 불편하리만큼 가까이 끌어당겼다. "언젠가 네 복수와 자기 연민의 불길이 모두 소진되고 나면, 네 기억에서도 가르침을 얻을 수 있을 거야. 믿어라."

6. 경이 방어구

6.1. 로렐라이의 영예 투구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어
내가 이렇게 슬픈 게
지나간 나날의 전설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 없네" —로렐라이, 하인리히 하이네

"위대한 전사 아이코라 레이가… 영광스러운 사서라니." 오퓨커스는 콧방귀를 뀌었다.

아이코라는 해진 소총에서 먼지를 털어낸 후 신중하게 자세히 살폈다. "이 유물을 분류하는 건 영광스러운 작업이야. 어차피 너도 이런 게 좋지 않아? 늘 나한테 모험은 줄이고 연구에 매진하라고 했잖아."

"아니요, 전 당신의 진짜 모습을 찾으라고 했죠." 고스트가 정정해 주었다. "영웅을 숭배하느라 당신의 진짜 모습이 달라져서는 안 되죠."

"오시리스는 전설이었어."

"그도 그냥 사람일 뿐이에요." 오퓨커스는 총을 스캔했다. "자기 실력을 극한까지 연마한 사람인 건 맞죠. 하지만 당신도 언제든 그와 동등한, 아니 그 이상의 존재가 될 수 있어요."

"내가? 워록 선봉대를 능가하라고?" 이번에는 아이코라가 콧방귀를 뀌었다. "너 정말 꿈도 야무지구나, 오퓨커스."

"당신은 감각이 있어요! 조금만 천천히 여유를 갖는 법을 배우면— 잠깐만요!" 고스트가 갑자기 옆쪽 플라스틱 상자를 쓰러뜨리고 마구잡이로 뒤섞인 물품 사이에서 투구를 앞으로 밀어냈다. "자요. 이 투구 좀 보세요. 그 착용자에 대해 뭘 알 수 있죠?"

"상자에 적힌 걸 보면, 이건 EDZ의 전쟁군주 카눈타의 무덤에서 회수한 거라고 하네. 빛의 운반자였다고."

"읽지 마세요. 추론을 하라고요."

그녀는 어색하게 웃었다. "프랑스풍 디자인."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 어딘가 가려운 구석이 있는 듯 불완전한 각인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미안하지만 아니에요. 여기 세 번째 눈 보여요? 볼의 관은요? 그는 분명히 군체에서 영감을 얻은 헬멧을 만들어 적을 공포에 질리게 하고 싶었던 거예요."

"아니야, 이건 우리가 군체를 만나기 수 세기 전에 만들어진 거야." 그녀는 투구를 뒤집고는 조심스럽게 냄새를 맡았다. 모래. 땀. 아마씨. 유향 냄새였다. "부패의 냄새는 없어. 기름이 발라져 있고. 전사는 방어구를 착용하고 묻히는데, 이건 그의 머리 위가 아니라 옆에 묻혀 있었어."

그녀는 손에 든 투구의 무게를 가늠했다. "가벼워. 그리고…" 그녀의 두 눈이 투구 표면을 조심스럽게 훑었다. "아니야. 이 각인의 선 두께가 일정하지 않아… 직접 손으로 만든 거야. 그리고 스캔 결과를 보면 이음매에 그의 DNA 흔적이 남아 있어. 그가 직접 만들었지만, 그의 것은 아니었어. 깃털에는 빛이 주입되어 있어. 전장에서 눈에 잘 띄게 가시성을 높여 주는 역할을 하고 있지. 누군가를 위해 이걸 만들어 줬어. 그 사람은 카눈타가 죽은 이후에 차마 이걸 쓰지 못했고."

그녀는 조심스럽게 투구를 똑바로 들고 면갑을 들여다보았다. "연인을 위해 만들어 준 거야."

오퓨커스는 잠시 윙윙 소리를 냈다. "그럼 군체처럼 보이진 않는다는 거죠?"

"조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6.2. 흰서리-Z

"아무리 위대한 경이라도 거짓 위에 구축되었다면 영원히 남겨질 수 없다." —알렉세이

최후의 도시, 지구

GX-818 실험 기록:
회수한 군체 고스트는 작동하지 않지만, 여전히 전기 충격에 반응을 보인다. 다양한 테스트를 실시하여 유용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새로운 가슴 방어구 조작 설비가 실험 및 관찰에 꽤 도움이 되었다. 고스트가 움직임을 보일 때마다 손가락 하나만 들어서 다시 정지시킬 수 있다. 이 기법은 향후 다른 시험에도 도입해야 한다…

물리적 분석을 통해 이 유기된 생물의 구조는 변형이 가능한 연성이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구체적인 형태를 염두에 두고 제작된 게 아닌 건 분명하며, 습득 후 빛의 운반자에 맞춰 구성이 변경될 수 있었을 것이다. 결속에 그런 과정이 필요한 걸까? 동지애라는 감정을 조성하기 위해? 고스트가 그런 재구축 과정을 거치지 않고 빛의 운반자와 결속하는 것도 가능할까?

지금까지의 행동 연구를 통해 고스트가 자신과 결속할 상대를 아주 까다롭게 고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지침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제 고스트가 부활시킬 대상을 의식적으로 선택한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물리적 증거를 보면 고스트는 언제나 군체를 부활시킬 수 있었다. 어쩌면 예전부터 그럴 의도가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거미를 위한 추가 사항:
내가 왜 배달하기 전에 "당신 장난감을 갖고 노는" 걸 좋아하는 거냐고 물어봤었지. 자, 이제 알겠지. 이게 바로 내가 지금껏 했던 얘기의 증거다.

우리는 많은 이들을 희생해서 극소수 존재들을 축복하는 신의 변덕에 빌붙어 살고 있다. 우리는 이 말 없는 구체를 이해한다고 주장하는 지도자들을 따르며, 스스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 신의 의지에 따라 행동할 것을 요구받는다.

너무나도 많은 사람에게 사형 선고가 내려지는데, 이 신은 멋대로 죽음의 교단에 불멸성을 부여했다. 그것도 이… 자동 장치들을 통해 아주 간편하게 그러고 있지. 자, 내게도 의지가 있기에, 나 자신의 의지에 따라 이토록 끔찍한 악을 자행하는 존재를 추종하지는 않겠다.

늘 회의적인 당신의 해케 추방자,
알렉세이

6.3. 어둠그림자 돌격대

아무리 추악한 것이라도, 보이는 것이라면 뭐든 반사합니다.

나는 이 가면에 대해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신에게 감사 인사를 드렸어. 이건 모든 것을 반영하고 있어. 날 노리는 위험으로부터 지켜 주니까. 대부분의 경우…

모래 폭풍이 밀려와 난 의지할 곳이 없었어. 그러다 지금은 묻혀 버린 자유요새의 작은 피난민 야영지에 흘러들게 됐지. 그곳 주민은 대부분 옛 브레이테크 시설의 작업자들이라, 엑소를 반기지 않았어. 하지만 그중 한 명이 얼기설기 만든 현악기로 슬픈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어. 지금도 그의 노래가 잊혀지지 않아.

내 얘기 들어 봐
악마가 우리 집 문으로 들어오던 때 얘기야
그래, 내 얘기 들어 봐
악마가 저 문으로 들어오던 때 얘기를
그 무엇도, 어느 누구도
날 막을 수 없었어

그건 내 거였어, 전부 내 거였어
악마는 내게 황금 반지를 주었어
그건 내 거였어, 전부 내 거였어
악마는 나를 웃으며 노래하게 만들었어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악마는 모든 걸 가져갔어

그저 울부짖고 이를 갈았지
악마가 더러운 짓을 할 때면
그저 울부짖고 이를 갈았지
악마가 더러운 짓을 할 때면
아, 나는 정말 바보였어
나는 땅 위에 살아남았다고 생각했지만

그들은 땅속에 묻혔어
그 붉은빛에 난 창백해졌지
그들은 땅속에 묻혔어
그 붉은빛에 난 창백해졌지
악마에게 연민 따위는 없었고
내겐 머리 뉠 곳 하나 없었지

신이여, 악마를 도와주소서
어찌 그토록 잔인할 수 있습니까
신이여, 저 악마를 도와주소서
어찌 그토록 잔인할 수 있습니까
그 못된 악마는
그저 다른 악마의 광대였을 뿐

이 가면에는 생존자들의 수척한 얼굴이 비쳤고, 내 얼굴은 감춰지지 않았어. 나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지. 그들은 내게서 자신들의 고통을 보았어. 그러자 날 비난하던 시선이 사라졌고, 그 뒤로는 슬픈 이해심이 남겨졌지. 우리 모두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이곳은 영원히 달라졌던 거야.

6.4. 갱생 손아귀

냉기의 의지가 새로워지고 되살아납니다.

"유감스럽게도, 벡스의 공격에 락슈미가 살해당했네…"

아이코라의 말이 요란한 종소리처럼 머리를 울렸다. 에이다-1은 잠시 비틀거리며 뒤꿈치에 체중을 실었다. 그녀는 락슈미-2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를 참아내야 했다고 하는 편이 더 어울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동료 엑소는 아주 흥미로운 새 계획을 함께할 파트너였다. 락슈미가 죽었으니, 이제 요새 프로젝트 역시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어떤 공격에도 도시의 지도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벙커는 이제 흐릿한 기억일 뿐이었다. 요새 프로젝트의 규모는 에이다가 관여한 것보다 훨씬 컸다. 사실 그녀는 락슈미의 설득으로 이 일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처음 락슈미가 벙커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 했을 때, 그것들은 모두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도시는 지도자들 없이 살아남을 수 없었다. 하지만 에이다는 그 공격을 유발할 자가 락슈미일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에이다-1은 이용당했던 것이었다. 그 사실에 분하기도 했지만, 그 애써 준비하던 계획이 또 하나 붕괴되고 말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려니 입맛이 무척이나 썼다. 그녀는 위대한 성취를 이룩할 사람이 아니었던가?

손의 서보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움켜쥐고 있었다. 그럴 생각은 없었지만… 사실 지금의 어떤 것도 그녀의 생각은 아니었다. 매일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그녀가 이룩하는 모든 혁신이, 그저 막을 수 없는 해일에 휩쓸려 사라져 갈 모래성의 모래알 하나에 불과했다.

그녀는 이 행성계와 그 안의 사람들을 지켜내기 위해 오랫동안 애써 왔지만, 지금 남아 있는 결과물은 잘난 물렛가락 하나뿐이었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그녀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데 집중했고, 이제 지푸라기로 황금도 뽑아낼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그녀가 디자인한 새로운 건틀릿의 어깨 부위 선을 손가락으로 따라갔다. 완성된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그게 이 행성계를 구원해 주지는 못하겠지만, 검은 무기고의 본질을 충분히 보여줄 수는 있었다. 가끔은 그녀에게도 그런 것이 필요했다.

6.5. 오스뮴화 장갑

오스뮴은 초신성의 생성과 같은 신적 존재의 개입이 있어야 벼려질 수 있습니다.

망자의 수를 세고 회복 계획을 수립하면서, 나는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재구축하는 복잡한 과정 속에서 내 최근 연구 결과 및 가설이 뒤죽박죽되거나 아예 잊혀지는 일이 없도록 잠깐 시간을 들여 지금까지 확인된 내용을 기록해 두고자 한다.
가능성. 그건 모든 생명체 내에 존재하는 것으로, 선택과 자유 의지로 구성되는 철학적 집합체를 통해 공공연히 탐험할 수 있는 광대하고 무수히 많은 복잡성이다. 생명이 끝날 때에도, 가능성은 해당 개체가 접촉한 생명과 생성한 프로젝트를 통해 계속해서 이어진다. 다른 생명체의 행동에 의해 생명이 끝나는 경우를 인간은 살해 또는 "생명을 빼앗는" 행위라고 지칭한다. 하지만 살해라는 행위가 한 가지 결과를 초래하는 반면, 오릭스가 "빼앗은", 혹은 굴복시킨 행위는 정반대의 결과를 유도했다. 그는 단 하나의 기원과 그 이후의 모든 결정을 강요했다. 그리고 의지의 힘으로 다른 존재의 역사, 인과성을 형성하고, 그걸 광적인 충성심으로 재구성했다. 다시 말하면, 가능성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아이코라와 마찬가지로, 내 역할은 위협을 예측하는 것이다. 이들 굴복자와 그들의 왕은 우리가 지금껏 맞서 싸운 세력 중에서 가장 위험한 상대일 수 있겠지만, 앞으로 직면해야 할 적들까지 고려하면 가장 약한 상대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릭스보다 더 섬세한 정신이 이와 같이 "빼앗는" 행위를 이용할 경우 훨씬 더 끔찍한 위력이 발휘될 수 있다. 빼앗는 행위는 물질을 독립적인 현실에서 재구축하는 과정이 포함되어 있으며, 창조자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정의하여 새로운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대상의 의지를 굴복시키는 행위는 대량의 에너지를 소모할 것이다. 현실을 더 크게 이전시키는 것에 그런 에너지를 사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일개 부대 전체를 군체 모함으로 순간이동시키고… 시공간 너머로 함대를 이동시키고… 심지어는 달의 궤도를 조정하여 그 아래의 행성을 파멸시킬 수도 있다. 단순히 군대를 만들어 내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군사적 활용 방안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기술한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겠지만, 이 문제는 시급한 연구가 필요하다. 굴복자는 짜증스러울 만큼 보존이 어렵다. 그래서 그 대신 오릭스의 기함에서 다양한 오스뮴 광물 샘플을 회수했다. 이것들이 굴복자와 공명하며 그들 이면의 부정한 과학을 이해하는 과정을 이끌어 줄 수 있을 것이다.

—개인 기록, 오퓨커스

6.6. 시컨트 필라멘트

시컨트는 본질적으로 곡선과 교차합니다. 모든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로 그 역할을 충족해야 합니다.

본 논문에서 나는 초기의 수학적 원리를 다시 검토하고, 새롭게 빛과 어둠, 그리고 이 능력이 부여된 생명체를 관찰한 결과에 기반하여 수정하고자 한다. 하지만 그에 앞서, 개인적인 기록으로 서문을 갈음하려 한다.

고매한 여느 가정들과는 달리, 수학은 우주의 본질적인 언어가 아니며, 그저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우주의 일부를 설명하는 방법일 뿐이다. 숫자는 관념을 추적하고 혼돈 속에서 패턴을 찾아낼 수 있지만, 연민이나 정의와 같은 현실의 근본적 측면은 설명하지 못한다. 빛의 군체, 그중에서도 특히 군체 고스트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인과성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크게 확장될 수 있지만, 그들 자체가 "새로운"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새로운 건 우리가 그들을 인지하고 관찰하게 되었다는 사실뿐이다. 이들 고스트는 이미 우리 사이에 존재하고 있었다. 우리와 함께 여행했고, 우리와 함께 견뎌냈다.

말하자면 우리가 보는 버섯은 균류의 과실이다. 하지만 균류 그 자체는 광대한 균뿌리 필라멘트의 그물망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땅속에서 오랫동안 성장하며 활동하면서도, 실제로 눈에 보이는 과실이 맺힐 줄기에는 연결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와 유사하게, 우리는 지금껏 (군체 고스트를 포함하는) 고스트 일체를 관찰해 왔지만, 우리를 진실로 인도할 수도 있었을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필라멘트의 본질은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우주를 이해하고자 하는 열망을 앞세워, 우리는 우리가 관찰하는 것이 완전하거나 객관적이라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눈이 멀어서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지 못할 수 있다…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눈에 띄지 않는 진영이 단 한순간에 배신의 유혹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나, 우리의 창조자를 움직이는 동인이 모든 생물과 동일한 기본적인 생존 본능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아채지 못할 수 있다.

—시컨트 개론, 서문, 오퓨커스

7. 시즌 방어구

7.1. 머리

다시.

다섯 번째 빛 소크톨은 불길이 온몸을 관통하는 감각을 느끼며 부활했다.

그는 한 번에 많은 것을 인지했다. 아래쪽에 있는 제단, 시종들의 포효, 어깨를 붙잡은 강인한 손아귀, 그 압박에 못 이겨 부서지려 하는 어깨의 고통까지.

그의 위쪽으로 마법사 삼인조가 그의 고스트를 단단히 붙잡고 있었다. 빛바랜 의체가 지배의 주문이 만들어 낸 상아색 촉수에 붙들려 있었다. 고스트는 구속을 벗어나려고 버둥거렸지만, 무력하게 그를 내려다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녀의 거짓을 노래하라. 그녀의 진실을 말하라.

그 목소리가 주위를 가득 채웠다. 소크톨은 몸을 일으키려고 애를 썼지만, 무언가 그를 짓누르고 그의 키틴질 머리를 거듭 돌바닥에 내리찍었다. 그는 외마디 비명을 질렀고, 얼굴을 감싼 외골격이 갈라지다가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턱이 분리되는 것이 느껴졌다. 자기 치아가 얼굴에 부딪혀 부러지는 게 느껴졌다. 자신이 깨어지고 산산이 조각나는 게 느껴졌다.

검은 어둠이 내렸다. 그리고—

다시.

그의 껍질이 다시 엮이고, 복원된 영혼불꽃이 새롭게 흐르자, 다섯 번째 빛 소크톨은 부르르 떨며 깨어났다.

시종들은 다시 포효했다. 그들은 지금 제단에 모여, 초록색 연무에 둘러싸여 있었다. 소크톨은 고개를 들어 자신을 제단에 짓누르고 있는 오우거를 바라봤다.

오우거는 그의 어깨를 더 세게 붙잡았고, 그 발톱이 분노의 에너지로 지글거렸다. 그것은 에메랄드빛 광환으로 감싸인 커다란 머리를 가로저으며, 자신의 것이 아닌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네 힘이 내 것이 된다. 그녀의 것도 마찬가지다. 말해라.

소크톨이 장갑을 낀 손에 빛을 집중하고 수류탄을 형성하기 시작했지만, 포효하는 시종들이 달려들어 그의 손가락을 뜯어냈다.

소크톨은 이를 드러내며 오우거를 향해 쉬익 소리를 냈다. 오우거의 눈이 분노로 타올랐고, 그 입에서 영혼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소크톨은 입을 크게 벌리며 소멸했다.

검은 어둠이 내렸다. 그리고—

다시.

7.2.

까마귀는 기이한 군체의 생명을 잃은 육체가 숲의 지면에 떨어지기도 전에 재장전을 시작했다.

글린트는 말없이 사체를 향해 날아갔다. 까마귀는 못 본 체하며 계속 숲을 가로질러 걸었다.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않아 보인다고, 글린트는 정전기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지금은 잠깐 혼자 있게 해주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군체에게 도달한 글린트는 반사적으로 사체를 스캔하여 호환성을 확인해 보고 싶은 묘한 충동을 애써 억눌렀다. 하지만 그는 간단하게 사체를 분석하기만 했다. 중화기 반동을 억제할 수 있는 강인한 팔. 모든 종류의 화력을 흡수할 수 있는 두꺼운 외피. 그 옆에서 지글거리는 뼈 방패는 충분히 강해서—

글린트 옆의 공간이 흔들리고, 뼈처럼 하얀 군체 고스트가 나타났다.

둘은 서로를 경계하며 공중에서 얼어붙었다.

"저기," 잠시 후 군체 고스트가 속삭였다. "괜찮아요." 그의 목소리는 놀랍도록 부드러웠다.

그 초록색 눈이 상대를 안심시키려는 듯 깜빡이고, 군체 고스트는 빛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글린트가 불안한 표정으로 둥실 떠올랐다. 까마귀는 50미터 떨어진 곳에서 나무들 사이를 조심스럽게 걷고 있었다. "그러면 안—"

"다 괜찮을 거예요." 군체 고스트는 그렇게 말하며 아래쪽으로 내려갔고, 쓰러진 군체에게 빛을 쏟아부었다. 주위 이끼들이 갑작스럽게 쏟아진 에너지에 부르르 떨렸다.

"잠깐만요." 글린트가 거듭 말했다. 하지만 고스트는 그를 무시했고, 아래쪽에서 군체의 두꺼운 방어구가 재형성되기 시작했다.

"까마귀!" 글린트가 비명을 질렀다. "까마귀, 여기예요!" 그리고 돌아보지도 않고 그를 향해 날아갔다.

7.3. 가슴

"난 빛이 선했다고 믿지는 않지만, 그걸 수호하려 한 이들은 선하다고 믿는다. 지금도 그렇다." —살라딘 경

미스락스는 낮은 커튼을 조심스럽게 옆으로 밀어내며 침실에 들어섰다.

높다란 선반이 그를 둘러싸고 있었고, 그 위에는 수성과 그 너머에서 가져온 성물이 가득했다. 복잡한 두루마리 더미와 스스로 회전하는 은 모래시계, 유리 돔으로 덮인 도자기 화분 속 붉은 흙에서 싹을 틔운 섬세한 금속성 덩굴. 깃털 달린 커다란 외투가 나무 옷걸이에 걸려 있고, 새를 닮은 두건이 왕관처럼 그 위에 놓여 있었다.

거대한 체구의 세인트-14이 나무 의자에 앉아 침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침대 위에서 담요를 덮고 누워 있는, 어딘가 어색해 보일 정도로 작은 형체는 오시리스로 알려졌던 남자였다.

미스락스가 정중하게 문틀을 두드렸다.

"내 친구." 세인트-14이 말했다. "이렇게 와 줘서 고맙다."

미스락스가 세인트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였다. "이렇게 올 수 있어 영광이었다." 그는 말했다. "여길 찾아오는 건 내게도 기쁜 일이야."

그는 아래쪽 팔로 들고 있던, 덮개를 덮은 음식을 내밀었지만, 세인트의 눈은 오시리스를 떠나지 않았다.

타이탄은 거친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어느새 쉬어 버린 목소리로 속삭였다. "사이온의 기계가… 내 정신을 그의 것과 연결해 줄 수 있을까? 그의 꿈을 나도 볼 수 있게?"

미스락스는 무력감을 느꼈다. 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사이온은 연결 대상에게 읽어낼 수 있는 잔류 활동이 남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시리스는 너무 오랫동안 잠들어 있었지. 게다가 네가 원하는 연결은 두 사람의 빛을 결합하는 것인데, 오시리스는—"

"빛을 잃었지, 그래." 세인트가 단호한 목소리로 대신 말을 맺었다. 그는 의자에 앉은 채로 몸을 기울여 팔꿈치를 무릎에 얹고 두 손은 깍지를 끼었다. 그리고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혼자서 잠잘 수 있게 해줘야겠어." 세인트는 그렇게 말하고는 한없는 부드러움으로 오시리스의 손을 쓰다듬었다. "그가 깨어나면, 우리는 다시 함께 꿈을 꿀 거다."

그는 담요를 정돈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미스락스가 어색하게 들고 있는 음식을 향해 고개를 까딱였다.

"이번엔 가지가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그는 말했다.

미스락스는 콜록거리며 에테르를 뱉었다. "가지는 정말로 영양이 풍부한 재료다." 그는 미약한 목소리로 말했고, 세인트는 끙, 소리를 냈다.

7.4. 다리

바스크가 낮은 벽 근처에서 실체화되어 졸루가 쓰러진 곳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고스트가 빛을 집중하기 시작할 때, 총알이 날아와 그를 땅으로 떨어뜨렸다.

"사방이 훤히 보이는 곳에서 죽지 말라고 얘기하지 않았나요?" 작은 고스트는 답답한 마음에 소리쳤다. 그리고 마침내 결심한 듯 공중으로 날아올랐지만, 군체 기사가 이미 트로스트랜드의 자갈을 밟으며 돌진해 오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공허 에너지의 폭발이 급습했지만, 기사는 어렵지 않게 소용돌이 수류탄의 충격파를 피했다. 초록색 로브를 입고 키가 훤칠한 워록이 나무 위에서 뛰어내리더니, 슬라이딩하여 바스크 앞에 멈춰 섰다. 그녀는 재빨리 손바닥 위에 빛의 구체를 생성한 후 그걸 지면에 꽂아 넣었다. 섬세한 에너지 줄기가 땅에서 피어올랐다.

"그거론 안 돼요!" 바스크가 화가 난 듯 윙윙거렸다.

워록은 일어서서 자기 몸으로 바스크를 가로막았고, 고스트는 다시 졸루에게 집중했다. 기사는 꽥 소리를 지르며 사격을 재개했다. 파쇄기 화살이 워록에게 쏟아졌지만, 균열에서 새어 나오는 에너지가 버티고 서 있을 힘을 주었다.

"고마워요." 바스크가 소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 그녀는 이를 악물고 대응 사격을 계속했다.

눈부신 에너지가 방출되고, 온몸이 빛으로 아른거리는 졸루가 일어섰다. 그는 몸을 추스른 후 불안정한 에너지 구체를 던졌고, 그 충격으로 기사는 울부짖는 잿더미로 변했다.

"도와줘서 고마워." 졸루는 바스크와 워록에게 말하며 낡은 장화에 묻은 모래를 털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강한 녀석들이지만, 신성 폭탄이 처리하지 못할 건 없지."

워록은 로브의 손상된 부분을 살폈다. "군체 녀석들이 왜 이러는 거야?"

"나도 모르겠어." 졸루가 말했다. "살라딘 경이 상황을 파악해 보라고 했는데—"

근처에서 다시 눈부신 에너지가 방출되었다. 온몸이 빛으로 아른거리는 기사가 일어섰다.

수호자들은 공포에 질려 제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저 녀석들이 언제부터 저런 걸 할 수 있었죠?" 바스크가 꽥 소리를 질렀고,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되었다.

7.5. 직업

옹기종기 모여 앉은 수호자들은 자발라 사령관의 검은 윤곽이 테이블을 뒤덮자 깜짝 놀라 입을 다물었다.

두건을 쓴 사람이 갑자기 자신을 뒤덮은 그림자를 느끼고는 의자에 등을 기대며 몸을 뒤로 기울였다. 머리가 자발라의 흉갑에 닿자, 그는 턱을 추켜올리며 고개를 뒤로 잔뜩 뺐고, 뒤집어진 미소와 함께 자발라를 바라봤다.

그의 두건이 뒤로 떨어졌다. "커다랗고 시퍼런 대장이잖아? 표정이 왜 그래?" 방랑자가 말했다. "이 친구들도 공격 방법 정도는 배워 둬야지."

"그딴 건 지금 당장 내 탑에서 없애라." 타이탄은 무뚝뚝한 목소리로 말했다.

옛 공포가 방랑자의 얼굴을 뒤덮었다. 그는 몸을 앞으로 기울여 뒤엉킨 케이블과 빨간색 렌즈, 뼛조각, 미친 듯 회전하는 초록색 눈이 걸쭉한 액체 속여 담겨 있는 유리병까지, 탁자 위에 있던 물품을 배낭에 쓸어 담았다. 그리고 아무 말없이 그곳을 떠났다.

8. 연합 의체

기갑단 조직 안에서 분명한 의사를 표명하려 하는 고스트에게 적합합니다.

[고스트 링크 기록 장치를 통해 기록 번역됨… 업링크 종료—16:29… 파일 보관됨: [비공개]]

자: 여제, 환영하네. 이쪽에는 아이코라 레이도 함께하고 있네.

아: 카이아틀 여제. 우리 은신자가 실종된 당신 호위함을 찾았다.

카: 그래?

아: 달의 어두운 면에 버려져 있었다. 그걸 훔쳐간 사이온은 칼루스의 황실군과 접촉하는 것이 목격되었고, 차후에도 그럴 계획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카: 배신자들! 나는 놈들에게 자유를 주었는데, 놈들은 내 등 뒤에서 칼을 꽂는구나.

아: 그들이 당신 아버지에게 충성하는 이유로 짐작 가는 게 있나? 우리가 칼루스의 움직임을 놓친 게 아닌가 걱정되는데.

카: 많은 사이온들은 나의 아버지 아래에서 군역 또는 지적 능력으로 인해 상당한 사회적 지위를 점유했다. 이제 모든 사이온이 해방되었으니, 옛 경비대 중 일부는 상대적으로 자신들의 지위가 격하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터무니없이 근시안적인 관점이지만, 그런 게 늘 위험한 선택으로 이어지게 마련이지.

자: 근시안적이지만 설득력이 있지. 살라딘의 강철 군주와 함께할 때, 우리는 자신의 권위를 버릴 수 없다며 우리 세력에 합류하는 걸 거부하던 전쟁군주도 여럿 만나 보았네. 어느 때든, 이 세상에는 다른 무엇보다 자신을 중요시하는 이들이 존재하는 법이지.

아: 저도 동의합니다. 빛의 가문이 도시에 합류했을 때 미래 전쟁 교단과 그 지지자들도 그랬죠. 그런 사고방식이 그토록 빨리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불쾌할 뿐입니다.

자: 어쨌든, 우리는 계속해서 이 상황을 주시해야 하네. 예상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는 건 피하고 싶으니까.

카: 기갑단은 한 줌의 겁쟁이를 잃는 것 정도는 거뜬히 견딜 수 있다. 이 배신자들의 동기를 알아내게 되면 연락하겠다. 너희도 그렇게 해 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으마.

자: 물론 그러겠네.

카: 앞으로의 전투에서는 행운이 우리를 따를 것이다, 사령관, 선봉대 레이.

[교신 종료]

9. 군주의 명령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을 정도로 멀리 날아가지는 마세요.

우주선 세 척이 밀집 대형을 이루고 머리 위로 지나갔다.

그 그림자가 깜빡이며 그루투크의 홍채를 지나가고, 그녀는 예상되는 우주선들의 착륙 지점을 계산했다. 그리고 만족한 듯 숨어 있던 블랙베리 덩굴에서 일어났다. 가시가 그녀의 상아색 의체를 긁었지만 별다른 영향은 없었다.

자볼은 아무 말 없이 앉아서 검은 손톱으로 흙바닥을 긁고 있었다. 그는 한때 헌금을 상징했던 옛 룬을 그렸다. 물론 지금 거기엔 얕은 흔적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그루투크가 그를 쿡 찔렀다. "일할 시간이에요." 그녀는 말했다.

자볼은 천천히 일어선 후, 앞서 그린 그림을 발로 차 지웠다. 그는 쉬잇 소리를 내고는 입을 딸깍 다물었다.

"늘 그러네요." 그녀는 한숨을 쉬었고, 둘은 수호자들을 기다리는 동안 매복해 있을 나무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10. 상아 여제

이 차량에 올라타면 당신 앞의 군중이 좌우로 갈라져 길을 내줄 겁니다. 필요하다면 힘으로 밀어붙여도 됩니다.

아만다는 착륙장을 향해 진입하는 까마귀를 보며 눈썹을 추켜세웠다. 그는 금색과 상아색으로 장식되어 반짝반짝 빛나는 새 참새에 앉아 있었다.

"꽤 멋진 녀석이지?" 그가 물었다.

"그래, 대공에게 딱 어울리네." 아만다는 뚱하게 대꾸했다.

까마귀는 힘없이 미소를 지으며 빈정거리는 말을 무시했다. "내 건 아니야. 지구에 와 있는 동안만 빌려 타는 거지."

아만다는 못마땅하다는 듯 작게 헛기침을 했다. "기갑단에게 빌린 건가?"

까마귀는 둥글게 굽은 상아색 뿔을 주먹으로 툭툭 쳤다. "어떻게 알았어?"

"이제 새 친구들이 좀 생겼나 봐?" 그녀가 쏘아붙였다. 의도한 것보다 더 모난 목소리였다.

까마귀는 앞발로 지면을 문질렀다. "꼭 그렇지는 않아. 친구라고 할 만한 이는 없어. 물론 글린트만 빼고. 하지만 그 녀석은 내 몸의 일부에 가깝지."

"뭐, 예전엔 친구가 잔뜩 있었잖아." 그녀는 말했다. "지난 생에서의 일이지만."

까마귀는 입을 벌리며 뭐라고 반박하려 했지만, 끝내 말을 잇지 않았다. 침묵이 길어졌다.

"그건 내가 돌아오기 전까지 내 착륙장에서 치워 줘." 아만다는 팔짱을 끼며 끝내 그렇게 말했다. "여긴 공용 주차장이 아니야."

까마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앞을 바라보며 천천히 그녀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 떠나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던 아만다에게 희미한 디지털 음성이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절 당신 몸의 일부라고 했어요?"

우주선 제작자는 희미한 미소를 짓다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미소는 어느새 씁쓸한 찌푸림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녀는 언짢은 마음에 주먹을 움켜쥐었다.

"왜 그러는 거야, 홀리데이?"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격납고를 향해 쿵쿵 걸었다. "매번 이러기만 하잖아. 매번."

11. 정신 조각

생각보다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프라임-40는 작은 카페 옆에 기대어 서서 도시 아이들이 깔깔대며 아르테미스를 쫓아 달리는 모습을 지켜봤다.

아르테미스도 아이들만큼 추적을 즐기는 듯했다. 개는 즐거운 모습으로 컹컹 짖으며 자기를 잡아 보라는 듯 꼬리를 달랑달랑 흔들었고, 아이들이 달려오면 잽싸게 피하며 웃음을 터뜨리는 추적자들 주위로 마당을 빠르게 빙빙 돌았다. 한참을 뛰놀던 아르테미스가 낮은 나무 탁자의 그늘에 털썩 주저앉으면, 달려든 아이들이 마구 손을 내밀어 머리를 쓰다듬고 배를 문질러 댔다.

참새의 굉음이 고요한 분위기를 깨뜨렸다. 프라임-40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서자 차량이 곁을 스쳐 지나갔고, 자욱하게 피어나는 모래바람에 날려 망토가 그를 휘감았다.

수호자가 또 하나 탑을 향해 가고 있구나, 프라임-40는 생각했다. 눈을 가늘게 뜨고 멀리 시선을 옮기자 줄지어 격납고를 떠나 동쪽으로 향하는 우주선들의 모습이 보였다.

"발사 기지에 뭔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그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르테미스가 종종거리며 그에게 다가와 낑낑거렸다. 프라임-40는 무릎을 꿇고 앉아 개의 귀 뒤쪽을 긁어 주었다.

"가자." 그는 말했다.

엑소와 그의 개는 함께 도시 외곽의 낮은 벽을 따라 걸었다. 프라임-40는 장갑 낀 손으로 거칠고 무너져 내리는 벽면을 문질렀다. 그의 손가락이 멍하니 오랜 전쟁이 남겨 놓은 흠과 균열을 훑었다.

동쪽 끝 지점의 갈라진 틈에 도착한 프라임-40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밖으로 빠져나갔고, 잠시 먼 산맥까지 뻗어 있는 건조한 목초지를 바라봤다. 그는 벽돌 하나를 발로 차서 세운 후 그 위에 앉아 도시의 장벽에 등을 기댔다.

아르테미스가 고분고분하게 그의 발치에 앉았다.

"문제가 발생한다면," 프라임-40는 꽃을 피운 메스키트 관목숲 너머를 가리키며 말했다. "역시 저쪽이겠지."

아르테미스가 동의하듯 컹컹 짖었다.

"뭐가 됐든, 함께 처리하자." 프라임-40가 말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아르테미스는 만족스러운 듯 흥흥 숨을 내쉰 후 엎드렸고, 프라임-40를 지키려는 듯 앞발 두 개를 가로질러 그의 장화 위에 얹었다.

둘은 평원 건너편을 함께 바라봤다.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일을 기다렸다.

12. 신경접속 창

심령 차원에 정렬된 창으로, 빛을 분산시킬 수 있습니다.

사령관님,

유감이지만 소위 "신경접속 창"에 대한 해독단의 다음 보고서는 통탄할 정도로 내용이 미흡하다는 말씀부터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솔직히 해당 보고서는 현재 사바툰의 왕좌 세계에 대한 연구 임무를 맡지 않은 신출내기 해독가들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지금은 사이소리움의 건축을 감독하고 있고요. 사이소리움이라는 건 이론적으로는 사이오닉 능력을 보유한 개인이 기억의 망을 스캔하여 보존된 정신을 찾아내도록 하는 장비입니다만… 아, 논점을 벗어났군요…

아시다시피 신경접속 창은 붉은 전쟁에서 도미누스 가울이 여행자를 구속하는 데 사용했던 빛 억제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이 창은 빛의 운반자가 사용하는 경우에 한해 빛의 단일한 발현을 중단시키거나 해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배제 효과는 너무나도 미약하여, 물리적 차원에서는 실질적인 활용이 불가능합니다. 이 창은 사이오닉 에너지로 채워진 환경 내에서만 빛을 중단시킬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 환경이라 해도, 대상 또한 빛의 운반자여야 하며(괜한 생각은 하지 마세요!), 그 대상이 자기가 극도로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생각하며 사이오닉 환경 내에 빛의 상을 발현시켜야만 합니다. 이론상으로는, 그다음에 창을 이용하여 그 상을 처치하면, 물리적 차원에서 대상을 빛 없는 개체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령관님, 즉 신경접속 창의 활용성이라는 것은 상당히 비현실적인 일련의 가설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실현 가능한 활용 범위가 이토록 좁은 상황에서, 앞으로의 전투에 이 창이 우리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 지금으로서는 짐작이 되지 않습니다.

—마스터 라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