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4 18:36:16

데스티니 가디언즈/지식/사자들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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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쉬지 못하는 의체3. 포장 속도4. 툼 라이더5. 쥐라기 초록색6. 머리 없는 마력7. 메카브레8. 소생 불가9. 무우주론

1. 개요

사자들의 축제 이벤트에서 얻을 수 있는 아이템들의 지식을 모아둔 것이다.

2. 쉬지 못하는 의체

무덤에서 뜯겨져 나온 고스트에게 적합합니다.

"이것 좀 도와줘요." 사기라가 오시리스의 우주선 조종석으로 들어서며 말했다. "어서요."

오시리스는 투덜거리면서도 길게 늘어진 붕대의 한쪽 끝을 성실하게 잡아주었다. 사기라가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며 늘어진 붕대를 정갈하게 자신의 의체에 감았다.

"이 세상엔 이런 악취 나는 유령 말고도 모방할 만한 다른 생명체가 많아." 사기라가 우주선의 어두운 창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의체를 띄우자 오시리스가 업신여기며 말했다. "이 세상은 이미 괴물들로 넘쳐난다고."

"하지만 어떤 것도 이 잔학한 미라만큼 무서운 건 없다고요." 사기라가 목소리를 떨어 무섭게 보이려 하며 말했다. "검은 모래에서 깨어난 막을 수 없는 존재가 복수를 위해 찾아온다!"

사기라는 붕대 자락을 펄럭이며 무섭다는 듯이 꺅꺅 소리를 지르며 공중을 날아다녔다. 오시리스는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그녀의 장식이 자신의 머리에 부딪히는 걸 그냥 두었다.

"터무니없군." 오시리스는 단호하게 말했지만, 애정이 담긴 목소리였다. "고문을 당한 자가 죽어서도 증오에 사로잡혀 있는 게 뭐가 흥미롭다는 거냐?"

"우리에게 귀중한 교훈을 주잖아요." 사기라가 말했다. "자신의 과거를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미래가 없다."

오시리스가 사기라의 말을 주의 깊게 듣더니 말을 이어갔다. "그것참 현명한 말이군. 지금 막 생각해 낸 거냐?"

하지만 사기라는 기분 나쁘게 낄낄 웃더니 날아가 버렸다.

3. 포장 속도

별들 사이를 떠도는 당신의 석관입니다.

"난 해골 같은 건 좋아하지 않아. 이미 너무 많은 뼈를 봤거든." 세인트-14이 길게 늘어뜨린 붕대를 소총에 감으면서 말했다. 그리곤 사탕을 한 움큼 쥐어 총열 안에 넣다가,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자신의 손바닥으로 사탕들을 다시 꺼냈다. "하지만 박쥐는 좋아하지! 일 년 내내 박쥐 장식을 해놓으면 좋겠어."

사기라는 격납고 구석으로 날아가 반짝이는 거미줄 한 가닥을 천장에 달았다. "저는 당신이 사자들의 축제를 처음으로 맞이한다는 사실을 자꾸 잊어버려요." 사기라가 말했다. "당신과 더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낸 것 같은 기분인데 말이에요."

"아직 일 년도 안 됐어." 세인트-14은 사기라가 작은 박쥐 장식을 달 수 있도록 그녀에게 테이프로 장식을 붙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오시리스는 격납고에 둘만 내버려 두고 아이코라와 피라미드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었다. 그 피라미드는 절대 축제 장식을 위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처음 탑에 왔을 때 수호자가 막 구워낸 라벤더 쿠키를 한 접시 가득 가져왔지." 세인트-14이 말했다. "'날 이렇게 환영해 주다니!'라고 생각했다고."

세인트-14이 한숨을 쉬자 사기라가 깔깔거리며 웃었다. "너도 이 이야기가 어떻게 끝났는지 알잖아. 그건 그냥 도시에서 여명을 기념하기 위한 거였어. 여명이 끝나자, 쿠키도 더 이상 가져다주지 않더라고."

"그 당시엔 몰랐었어. 쿠키를 더이상 가져다 주지 않으니깐, 난 내가 뭘 잘못한 줄 알았어. 그래서 더 잘하려고 노력했어, 아주 열심히!" 그는 사탕을 한 움큼 으깨고 그 안에서 땅콩만 골라 어깨를 으쓱거리며 비둘기들에게 던졌다.

"그래서 당신은 이렇게 멋진 일을 해냈잖아요!" 사기라가 말했다. "당신 덕분에 탑은 또 한해를 버틸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계획했던 대로 잘 해냈어요."

"바로 그거야!" 세인트-14이 말했다. "그것은 내게 희망을 가르쳐 줬어.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격납고를 둘러보다가 장식을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 "저 조롱박 같은 것도 누군가에게 내일을 살 수 있는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거야. 그래서 우리는 매일매일을 미래를 위해 소중히 보내야 해."

사기라는 또 다른 박쥐 장식을 가지고 날아가며 말했다. "재미있군요. 가끔은 말하는 게 오시리스 같아요."

세인트-14은 웃다가 갑자기 쇳소리를 내며 말했다. "아니." 그는 그르렁거리며 말을 이어갔다. "오시리스가 말하는 게 나 같은 거야."

사기라의 큰 웃음소리에 비둘기들은 깜짝 놀라 날아갔다.

4. 툼 라이더

"붕대를 감으면… 더 빨라지나요?" —고스트

오시리스가 거미줄 장식 한 가닥을 걷어내며 격납고로 들어섰다. 세인트-14이 웅크리고 앉아 오래된 참새를 긴 붕대로 분주하게 감싸고 있었다.

"이 참새는 정말 무서울 거야." 세인트-14이 자랑스럽게 말하다 오시리스의 얼굴에 나타난 표정을 보고 말을 멈췄다. "나쁜 소식이야?"

오시리스는 신경질적으로 작업대 가장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선봉대는 위기에 처한 행성에 대피 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피라미드가 쫓아오지 않을 거라는 가정하에 대피하는 거야. 만약에 피라미드가 쫓아온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잃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잃게 될 거다."

아무 생각을 하지 않은 채 오시리스는 장갑을 벗었다. 금속 건틀릿에서 벗어난 그의 손은 늙어 보였다. 그가 두 손을 꽉 움켜잡았다. 우둘투둘한 손톱 가장자리가 안쓰러워 보였다. "만약 어둠이 화성을 점령한다면… 수성을 점령한다면—"

"그만해." 세인트-14이 말하자 오시리스가 말을 멈췄다.

세인트-14이 오시리스 쪽으로 두 걸음 다가와 워록의 어깨를 잡고 일으켜 세웠다. 그러고는 오시리스의 손을 자신의 손 쪽으로 가져와 말없이 세모난 오렌지 사탕을 쥐여줬다.

오시리스는 고분고분하게 몇 개를 입에 넣어 묵묵히 씹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가 입을 열었다.

"끔찍한 맛이군." 오시리스는 이렇게 말했지만, 목소리엔 고마움이 묻어있었다.

"그래, 더 먹어." 세인트-14이 대답했다.

5. 쥐라기 초록색

"'괴물'은 상대적인 표현이죠. 방랑자를 보세요." —글린트

"잊혀진 자의 서" 서문

태양계에는 괴물이 가득해요. 하나의 행성계에 존재할 거라고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아요. 지금까지 제가 확인한 괴물들의 목록이에요.

시간을 구부리고, 태양을 뒤덮고, 사람들을 광기로 내모는 외계 로봇.

기생충에 이끌려 살육을 일삼는 공중의 마녀들과 그들이 낳는 식인종 무리.

행성을 점령하고 그곳의 인종 전체를 노예로 지배하는 중장갑 바다코끼리들.

암흑 에테르에 의해 되살아난, 썩어가는 외계 사체의 언데드 무리.

미행성의 에너지 신호를 훔치려 하는 성간 벌레 부족들.

그리고 가장 최근에 만났던, 미지의 장소에서 나타나 으스스한 텔레파시 메시지를 전송하는 음산한 삼각형 우주선들.

하지만 제 생각에 태양계 전체에서 가장 기이한 괴물은 자그마한 인공 지능 피조물(개중 일부는 전래 동화를 매우 좋아하기도 해요)에 의해 영원한 생명을 얻고 되살아난 후 각종 장비로 중무장한 좀비 갱단일 거예요.

태양계는 워낙 기묘하고 북적거리는 장소이긴 하지만, 다음에 누군가 기이한 새 괴물(호박 머리를 한 어슴푸레한 무리)이 나타났다고 하면, 헛소리 하지 말라고 무시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보세요. 그 괴물이 당신의 새로운 이웃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즐거운 사자들의 축제 보내세요!

—가장 작은 괴물, 글린트

6. 머리 없는 마력

"신화가 우리에게 총을 쏘기 시작하면, 신화와 현실 사이의 경계 따위는 모두 사라져 버리는 거죠!" —글린트

카이아틀의 깃발이 드리운 거대한 금속 통로를 지나가는 까마귀 옆으로 글린트가 나타났다.

그들은 기갑단 기함에 있는 방으로 안내를 받았다. 손님들을 위한 가구가 준비된 소박한 공간이었다. 문이 닫히고 마침내 둘만 남자, 글린트는 까마귀가 평상시처럼 솔직한 감상을 늘어놓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저기," 한참이 지난 후 글린트가 입을 열었다. "좀 어때요?"

까마귀는 기갑단의 체형에 맞춘 거대한 의자에 올라 앉아 곁눈질로 글린트를 살폈다. "비로소 눈을 뜬 것 같아. 조금 좌절하기도 했고, 조금 화가 나기도 하고. 이건 마치… 살라딘이 우글거리는 방에 들어간 것 같은데."

글린트는 머뭇거리며 까마귀의 얼굴 앞으로 다가갔다. "카이아틀을 만나는 것 때문에 긴장돼서 그래요? 그럴 필요 없어요."

"왜 갑자기… 이상하게 구는 거야?" 까마귀가 조금 언짢은 내색을 감추지 않고 말했다.

"그냥 여기서는 제가 필요 없을 것 같아서요. 이건 기갑단 전함이에요. 여기서 당신을 해칠 수 있는 건 음식 말고는 없어요."

까마귀는 콧방귀를 뀌었다. "사실 조심스러운 접근 방식을 택할 수만 있다면, 그것도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아."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글린트의 입장을 곰곰이 생각했다. "어쨌든 네 말이 맞아. 카이아틀이 내게 문제가 생기도록 내버려 두진 않을 거야. 내게 문제가 생긴다면… 외교적 갈등이 초래될 테니까."

"그래서 제 생각엔," 글린트가 말을 받았다. "당신이 여기에서 편안하게 지내는 동안 전 잠깐 조사 활동을 하러 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수집한 전설과 믿을 수 없는 야사에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려고요."

"그 호박 인간 교단에 관한 이야기 말이야?"

"머리 없는 자라고 했잖아요!" 글린트가 재잘거렸다. 그리고 조금 다급한 목소리로 덧붙였다. "태양계 전역에서 수백 년 동안 그와 비슷한 현상이 발생했다는 믿을 만한 보고가 존재해요. 명확한 원인이나 연결 고리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까마귀가 손을 들어 올렸다. "머리 없는 자라고." 그가 불쑥 말하며 글린트의 말을 잘랐다. 글린트는 조금 뒤로 물러나 고개를 끄덕였다.

"혼자서 가려는 건 아니지?" 까마귀가 물었다.

"아니에요. 수호자가 같이 가 주기로 했어요."

까마귀는 생각에 잠겼다. 둘 모두에게 아주 오랫동안 계속되는 것 같은 침묵이 지나가고, 그는 작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한 가지만 약속해 줘."

"뭐든 말씀만 하세요."

"총격전이 시작되면… 반드시 몸을 숨겨."

끙, 하는 글린트의 신음 소리가 전함의 통로에 울려 퍼졌다.

모험의 소리였다.

7. 메카브레

살인 로봇 킬러입니다.

"전혀 복잡하지 않아. 난 그냥 거대한 기계 슈트를 입고 적을 콱콱 짓밟고 싶은 거라고." 타이탄이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굳이 그래야 할 이유가 있나?" 헌터 동료가 대답했다.

둘은 협곡 가장자리에 자리 잡고, 아래쪽의 워록 팀원이 벡스 융합체의 수치를 읽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타이탄은 정교한 저격총의 조준경을 통해 협곡을 조사했고, 헌터는 다가오는 적이 있는지 보기 위해 레이더를 스캔했다.

"기분 나쁘게 듣지는 마." 헌터가 말을 이었다. "그렇지만 자네는 이미 엑소잖아."

타이탄은 조준경에서 눈을 떼고 팀원을 노려보았다. "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

"아, 왜 이래. 무슨 말인지 알잖아." 헌터가 눈을 굴리며 대답했다.

"뭐, 엑소라서 뭐? 나는 이미 텅 빈 기계 껍데기다, 그런 말이야?" 타이탄이 불쾌해하며 으르렁거렸다.

"그런 말 한 적 없어. 그냥… 넌 이미 기계 몸에다 초능력까지 가지고 있다는 거지. 기계 슈트를 사 봤자 의미가 있겠어?"

"오, 그러니까 내가 엑소라서 기계 슈트도 필요 없다?" 타이탄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봐. 우선, 기계 슈트는 존재하지도 않아. 그리고—"

"클로비스 브레이한테도 똑같이 말해 보시지."

"그리고." 헌터가 이를 악물고 말을 이었다. "네가 못 하는 건 기계 슈트도 못 해. 내 말은, 실제로는 벡스에게 그게 필요한 이유가—"

"이제 나를 벡스라고 하는겨?!" 타이탄은 손을 높이 치켜들며 고함을 질렀다.

"그런 말 안 했거든!"

"그러니까 내가 역겨운 전기 우유로 가득 찬 기계 껍데기다 이 말이지—!!!!"

그때 크게 우두둑하는 소리가 타이탄의 분노를 방해했다. 타이탄과 헌터는 계곡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거대한 벡스 미노타우르가 큰 금속 발굽을 들어 올려 워록 팀원의 몸을 납작하게 짓밟고 있었다.

수호자들은 움찔했다.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좋아, 인정할게," 헌터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나름 재미있어 보이긴 하네."

8. 소생 불가

더 단단하고 두 배 더 날카롭습니다.

워록은 손을 허리에 얹으며 타이탄의 새로운 우주선을 올려다보았다.

"그래서, 계획을 한 번 더 말해 주겠어?" 그녀가 말했다.

"물론이지." 타이탄이 대답했다. "저 유령 동굴에 들어가서 머리 없는 자 한 놈을 낚아챈 후, 화물칸에 집어넣어서 여기로 가져오면 되는 거야."

"산 채로 말이지." 워록이 덧붙였다.

"맞아." 타이탄이 동조하며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녀석을 팔면 미광체를 산더미만큼 벌 수 있을걸."

"불타는 거대한 호박 괴물을 누가 사겠어?!"

"에리스 몬! 그녀는 항상 기괴한 걸 연구하잖아. 아니면 방랑자가 살지도 몰라. 그가 버려진 지역에 쌓아 놓은 물건들 보면 놀랄 걸?"

"물론 불가능하겠지만, 만에 하나 사겠다는 사람을 찾더라도, 이 작은 우주선에 머리 없는 자를 어떻게 쑤셔 넣겠다는 거야?" 엘릭스니가 제작한 우아한 도약선을 가리키며 그녀가 말했다. "화물칸이 더 큰 걸 가져오라고 내가 말했잖아."

"우선, 난 이걸 엄청 저렴한 가격에 건졌다고." 타이탄이 쏘아붙였다. "게다가, 만약 안에다가 넣을 수 없다면, 그냥 저… 삐쭉한… 앞부분에다가 매달고 가지 뭐." 그는 자신의 새 우주선 앞에 튀어나온 뾰족한 돌출부를 가리키며 말했다.

워록의 다음 반박은 격납고 입구에서 들려오는 묵직한 목소리에 의해 끊겼다.

"진정제는 다 준비됐어!" 헌터가 거대한 탄약 상자를 들고 오며 말했다. "오우거도 잠재울 만큼 충분하다고." 그가 상자를 워록 발치에 떨궜다. "그래서, 다들 준비된 거야, 뭐야?"

열광적인 동료들을 바라보며 워록은 한숨을 쉬었다. "그래, 가서 죽기밖에 더 하겠어."

"조오오오았어!" 타이탄이 환호했다. "사탕은 내가 찜했다!"

9. 무우주론

절대적인 적막을 어떻게 견뎌내야 할까요?

시장의 소음이 잡음처럼 배경을 가득 채웠다. 가면 축제 상인들 사이를 돌아다니는 슬론을 전기 에너지가 둘러싸고 맥동하는 듯했다. 엘릭스니 직공들이 정교한 직물을 선보이는 옆에서 인간이 섬세한 도자기를 팔고 있었다. 속을 채운 무화과 음식과 에테르 피즈잔도 있었다. 브라커스는 쇠꼬챙이 아래 불을 조절하고 있었다. 불 위 고기는 뒤집을 때마다 지글거렸고, 전쟁 야수들은 바닥으로 흘러 떨어지는 기름을 핥았다. 두 각성자 해적은 붉은 꽃잎처럼 부풀어 달아오른 석탄에 손을 녹이며 구운 아티초크를 나눠 먹고 있었다. 인간과 엘릭스니 아이들이 달음박질치며 내는 웃음소리와 재잘거림이 바람을 타고 퍼졌다.

이 모든 것들은 슬론의 감각에 슬플 정도로 낯설고 이상한 불협화음으로 와 닿았다. 이 모든 것이 얼마나 그리웠던가. 그러나 군체 고스트의 가시 돋은 의체가 눈에 들어오자 그녀의 슬픔이 목구멍에 턱 메였다. 슬론이 입을 떡 벌렸다. 자발라에게 물어볼 것이 더 많아졌다.

렌페어의 술 취한 국수 가게라고 쓰인 다행스럽게도 친숙한 간판이 눈에 들어오자, 그녀는 잠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이샤와 샤유라가 테이블 너머로 손을 흔들었다. "여기야." 샤유라의 목소리에 반가움이 듬뿍 묻어났다.

"이렇게 다시 보니 반갑군." 슬론이 말했다. "너희 둘 다 말이야." 아이샤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그릇을 슬론에게 건네고, 다른 그릇 하나는 빈 의자 앞에 놓았다.

슬론이 쳐다보자 아이샤도 그 시선을 따라갔다. "우리 테이블엔 항상 리드 자리를 만들어 두려고." 아이샤의 말에 샤유라도 고개를 끄덕이며, 상냥하지만 조금은 부자연스러운 미소를 보냈다. 아이샤는 샤유라의 손을 꽉 쥐며 안심시켰다.

슬론은 눈앞에 놓인 그릇을 다시 내려다보았다. 돌돌 말린 면발과 편육이 미색 국물에 담겨 있었고, 한쪽에 놓인 청경채 옆에는 황금빛 달걀노른자가 얹혀 있었다. 그녀는 국수의 모든 부분을 기억에 남기려는 듯, 식사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먹을 건가, 아니면 고사라도 지내는 건가?" 뒤에서 놀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슬론이 고개를 돌리자, 자발라가 옆에 서 있었다. 그녀의 입술에서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전 그냥… 이 순간을 너무나— 너무나 오래 기다렸습니다. 현실이 되고 나니… 이 순간이 끝나는 것이 싫을 정도입니다."

"어떤 기분일지 알아." 아이샤가 끄덕였다.

"다행히, 좋은 소식이 있다네." 자발라가 덧붙였다.

"뭡니까?"

"다음에 또 맛볼 수 있다는 거지."

슬론은 씩 웃으며 국수를 한 젓가락 입으로 가져갔다. 그녀는 온갖 맛이 뒤섞인 감칠맛에 놀라며 국수를 음미했다.

"어떤가?" 자발라가 물었다.

"달라졌군요. 그래도… 여전히 맛있습니다."

그들 사이에 이해한다는 표정이 오갔다. 자발라는 안심한 듯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