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20 06:40:16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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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기쁨과의 차이3. 죄악 논란4. 기타5. 창작물에서6. 언어별 명칭7. 어록8. 관련 문서

1. 개요

파일:attachment/즐거움/Example.jpg

快樂 / pleasure

인간의 감정 상태 중 재미만족을 느끼는 상태 혹은 그 감정 그 자체를 일컫는 단어.

2. 기쁨과의 차이

기쁨과 비슷하지만 묘하게 다르다. 즐겁다는 것은 정신적인 만족감을 좀 더 강조하는 편으로, 예컨대 친구들과 재미나게 논 후에 '즐겁다'는 감상을 말할 수는 있지만 '기쁘다'고 표현하지는 않는다. 만난 순간이나 만날 약속을 잡을 때 즐거울 수는 있을 것이다. 단, 둘이 상관관계는 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기쁨'은 정신적, 물질적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 또는 그것을 예상하거나 상상할 때 행복한 마음이나 느낌을 뜻하며 즐거움은 그렇게 충족된 상태에서 마음의 거슬림이 없이 흐뭇하고 행복한 느낌이나 마음을 뜻한다.

더 쉽게 말하자면 기쁨은 행위의 결과로 인한 행복이고 즐거움은 행위 그 자체, 또는 상태로 인한 행복을 뜻한다. 예를 들면 을 해서 월급을 받는 것은 기쁜 것이라고 할 순 있지만 즐거운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반대로 도박은 하는 순간은 즐겁지만 그 결과는 기쁘다고 할 수 없다.

3. 죄악 논란

중세 서유럽에서는 쾌락을 누리는 것을 죄악이라고 여겼고 쾌락이 허용되지 않는 문화가 있었다는 말이 있는데 그냥 낭설이다. 중세인들도 엄연히 사람이고 인간은 즐거움을 추구하기 마련이며 중세 교회는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유연한 조직이었다. 물론 중세 내내 금욕주의가 존재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이 모든 헤게모니를 쥐고 금욕을 누구에게나 강요했던 것은 아니다. 반대로 의학적, 심리적, 도덕적 이유로 쾌락의 추구를 정당화하는 이론가들도 중세 내내 드물지 않았다.(Olson, 1986) 중세사학자들이 중세의 쾌락에 대한 연구를 집대성한 최근 저작에서도 중세 문화는 욕구와 도덕, 천상과 지상 간의 끊임없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이루어졌다. (Hanegby and Nagay, 2018) 그리고 중세 내내 지역별로 다양한 종류의 축제와 민중문화가 활발하게 꽃피웠는데 쾌락을 사회 전체가 죄악시하고 법으로 금지했다면 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와는 별개로 과도한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이건 그런 특수한 구조적인 조건 하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라 어리석은 판단의 결과다.

미국에서는 '술이 모든 것을 망친다!'면서 금주법을 만들어 을 금지시켰으나 오히려 술이 있을 때보다 더 무서운 세상이 도래하고 말았다. 조상 대대로 먹던 술을 못 먹게 하니 사람들이 이에 반발해 몰래 술을 사먹거나 직접 담가 먹는 상황이 벌어졌으며 이런 '위법' 행위들을 하다 보니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고 시민들이 법을 어긴 경험을 갖게 되어 점차 법과 정부를 무시하는 풍토가 퍼지면서 사회가 한층 무질서해졌다. 이런 무질서한 사회에서 등장한 마피아는 직접 술을 수입하거나 만들어 팔면서 많은 이득을 남겨 그 돈으로 정치인들을 매수해 정치판을 자기 마음대로 좌지우지하게 되면서 손 쓸 도리가 없게 폭주했다. 오죽하면 금주법에 강하게 찬성했던 사람들도 '아 이건 좀 아닌 듯'하고 지지를 철회했으며 일부는 역으로 반 금주법 운동을 하기도 했고 이 법을 만든 공화당이 '그래도 우리가 만든 법인데 우리가 내치면 우리 위신이 뭐가 되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으니까 뿔이 난 기업들이 민주당[1]을 밀어주었고 그렇게 당선된 프랭클린 D. 루스벨트에 의해 결국 금주법이 폐지되고 나서야 지금의 안정된 사회로 돌아갔다.

대한민국에서도 '만화나 게임을 접하면 버릇이 없어진다'며 만화와 게임을 찍어눌렀으며 그 결과 한국의 만화와 게임은 퇴보되었고 한국의 만화, 게임 시장에서는 외국산 만화와 게임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4. 기타

즐거움의 정도는 행복도와 정신건강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삶이 즐거우면 활력이 생기고 긍정적이 되며, 즐겁지 않으면 무기력해지고 부정적이 되기 때문이다.

성격과 관련이 깊다. 같은 환경에서도 외향성이 높고 신경성이 낮은 사람일수록 즐거움을 많이 느끼는 편이다. 우울증에 걸리면 즐거움을 느끼는 정도가 현저히 낮아진다.

한자로는 쾌락(快樂)이다. 중화권에서는 쾌락(콰이러)이라는 말이 축하말로 쓰이지만[2] 한국어에서 쾌락은 성적인 쾌락(오르가슴)을 연상시키는 경우가 많다 보니 직역하면 매우 어색해진다.

사람이 느끼는 쾌락지수를 수치화했다는 이미지가 한국 인터넷에 퍼졌는데 근거 없는 낭설이다.

5. 창작물에서

WarhammerWarhammer 40,000에 등장하는 카오스 신 중 하나인 슬라네쉬는 탐욕과 쾌락의 신이다. 카오스 신은 구조상 자기 자신을 만들어낸 지성체가 특정 행위를 하면 거기서 힘을 얻는데[3] 슬라네쉬는 인간이 쾌락을 느끼면 거기서 힘을 얻는다. 문제는 이게 종류를 가리지 않아서 단순히 클래식 음악을 듣고 기분이 좋아지거나, 참치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물고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사소한 경우에도 힘을 얻는다는 점이다. 물론 그 영향은 실제론 굉장히 미미하기 때문에 일상적 행복에서 슬라네쉬의 영향력을 따질 가치는 없으며 이는 작중 인물들도 언급한다.

정확히는 슬라네쉬가 '과잉'의 신이기 때문인데 모든 종류의 과잉으로 힘을 얻지만 그 중 가장 손쉬운 것이 탐욕과 쾌락이기 때문. 즉, 쾌락을 즐기는 것 자체가 아니라 끝도 없는 쾌락을 추구한 끝에 인간성까지 모조리 내던지고 쾌락에 매달리게 하는 것이 슬라네쉬의 방식이다. 슬라네쉬의 추종자들은 이 프로세스를 그대로 따르는데, 처음엔 적은 쾌락과 탐욕부터 시작하지만 점차 점점 기존의 쾌락으로는 만족감을 느끼지 못해 더 큰 쾌락과 색다른 쾌락에 집착하게 되면서 과식과 낭비가 마약과 강간, 살인과 고문으로 점차 끝도없이 부풀어가며 넘쳐흐르는 것에서 슬라네쉬는 힘을 얻고 이는 예술과 전투 등을 포함한 모든 것에 구분이 없다. 심지어는 금욕조차 과잉되면 슬라네쉬의 유혹에 빠지고 그 힘이 된다.

폴아웃: 뉴 베가스에서 모든 종류의 쾌락을 금지당한 사람들의 행태가 어떠한지 묘사되는데 카이사르의 군단은 인간의 나약함을 증오하여 나약함을 불러일으키는 쾌락 행위들을 엄히 금지했다. 그 결과 군단원들은 본성을 극복한 자신들은 매우 특별한 존재라고 여겨 자신들을 제외한 모든 인간들을 낮잡아보게 되었고, 그들에게 가차없는 고문을 행하거나 노예로 만들어 사정없이 굴리는 등 온갖 폭력 행위들을 행사하게 되었다. 그 결과 군단은 폴아웃 내 모든 조직들에게 공공의 적으로 찍혔다.

다만 해당 작품이 쾌락을 반드시 긍정적으로만 묘사하는 건 또 아니다. 작중 등장하는 도시 뉴 베가스(설정상 라스베가스대전쟁 이후 새롭게 재건한 버전)에서는 반대로 쾌락에만 지나치게 탐닉한 나머지 끝없이 몰락해버린 사람들이 다수 등장한다. 게임의 주제 중 하나인 '다시 시작하되, 놓아줄 때를 알아라'는 이렇듯 특정 물건이나 행위를 통한 쾌락에만 집착한 나머지 자신을 망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만화 페어리 테일알바레스 제국 황제를 보필하는 스프리건 12 중 하나인 라케이드 드래그닐이 있는데, 쾌락을 아는 자들을 기분좋게 만든 다음에 안락사시키는 '쾌락 마법'이라는 마법을 구사한다.

소울워커어윈 아크라이트는 이명이 쾌락의 건재즈다.

6. 언어별 명칭

<colbgcolor=#f5f5f5,#2d2f34> 언어별 명칭
한국어 즐거움, 쾌락()
한자 (/), 樂(쾌락)
그리스어 ευτυχία(ef-tee-hee-a), γούστο, ψυχαγωγία
εὐδοκία(ĕudŏkia, 에우도키아), ἱλαρότης(hilarŏtēs), Σαπφείρη(sapphĕirē), προθυμία(prŏthümia)(고전 그리스어)
독일어 Freude(프로이데),[4] Unterhaltung, Vergnügen
라틴어 dēlícĭa, gáudĭum/gaudium(가우디움), fructus, lĕpor, libéntĭa(리벤티아)
러시아어 веселье(비쏄례), радость(라도스찌), наслаждение
몽골어 баяр хөөр, баяр баясгалан
산스크리트어 सुख(sukhā, 수카)
스페인어 alegría
아랍어 صَفْو , مُتْعَة , كَيْف
영어 pleasure(플레저), joy(조이), enjoyment(인조이먼트), happiness(해피니스), delight(딜라이트), gladness
이탈리아어 gioia, felicità, contentezza, piacere, allegrezza
일본어 [ruby(楽, ruby=たの)]しみ(타노시미), [ruby(楽, ruby=たの)]しさ(타노시사)
중국어 欢乐(huānlè), 愉快(yúkuài), 快乐(kuàilè), 欢喜(huānxǐ), 高兴(gāoxìng), 喜悦(xǐyuè)
포르투갈어 alegria, gozo, prazer
프랑스어 plaisir, agrément, jouissance

기쁨, 행복과 겹치는 단어가 많다.

7. 어록

소크라테스: 프로타르코스여! 자네는 평생을 최대의 쾌락들을 누리면서 사는 것을 받아들이겠는가?
프로타르코스: 왜 그리하지 않겠습니까?
플라톤, 《필레보스》[5], 21a
[ruby(子曰,ruby=자왈)], [ruby(學而時習之,ruby=학이시습지)], [ruby(不亦說乎?,ruby=불역열호)] [ruby(有朋,ruby=유붕)], [ruby(自遠方來,ruby=자원방래)], [ruby(不亦樂乎?,ruby=불역락호)] [ruby(人不知而不慍,ruby=인부지이불온)], [ruby(不亦君子乎?,ruby=불역군자호)]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배우고 때 맞춰 익히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벗이 먼 곳에서 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으니,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논어
[ruby(知之者不如好之者,ruby=지지자불여호지자)], [ruby(好之者不如樂之者,ruby=호지자불여락지자)].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논어
나는 여자의 보지에서 느끼는 쾌락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허나 역시 나에게 보다 영원한 쾌락을 주는 것은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읽고 있을 때, 화이트헤드의 <과정과 실재>를 읽고 있을 때, 뭇사람과 땀흘리는 노동을 했을 때, 내 강의에 감동받은 어린 생령들의 화창한 얼굴을 바라보며 교실을 나설 때, 이 사회의 부정의에 분노를 느끼며 정의로운 붓을 들었을 때, 학생들과 스크람을 짜고 거리에 나섰을 때, 스치는 아낙의 눈매에서 공감의 눈물이 아롱질 때,...... 이러한 때의 삶의 충동입니다. 물론 섹스도 이러한 영원한 가치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김용옥, 《건강하세요 1》

8. 관련 문서



[1] 참고로 남북전쟁 이후 시장경제가 발달하게 되면서 1920년대 이후로 공화당은 보수, 민주당은 진보 쪽인데 원래 기업가들은 보수적인 편이다. (진보 세력의 편을 들어주면 자기 재산이 손해를 볼 수 있으니까.) 따라서 당시 미국 기업들도 당연히 보수파인 공화당 파였으나 금주법의 부작용이 너무나 극심해 결국 금주법을 없앨 수 있는 것이 민주당뿐이라 민주당 편을 들어줬다.[2] 예를 들면 新年快樂(신년쾌락) 聖誕快樂(성탄쾌락) 生日快樂(생일쾌락)등[3] 예: 분노의 신 코른은 인간 중 하나가 분노를 품으면 거기서 힘을 얻는다.[4] 샤덴프로이데가 여기에서 왔다.[5] 플라톤이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를 분석한 책이다. 프로타르코스는 고르기아스의 제자로, "즐거운 것이 좋은 것이다"라는 쾌락주의적 견해를 피력한다. 소크라테스는 안티테제로 "지성과 분별이 있는 삶"을 우선 내세운 다음 논의를 통해 "즐거움과 지성이 잘 섞인 삶"이 좋은 삶이라는 결론을 끌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