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0-03-12 06:58:03

커브볼

야구의 구종
패스트볼 커브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너클볼 스크류볼 포크볼 자이로 볼

1. 소개2. 종류
2.1. 너클 커브2.2. 파워 커브2.3. 슬로 커브2.4. 12-to-6 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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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브를 처음 배울 때 많이 쓰는 그립. 초심자 커브, 혹은 리틀리그 커브라고 불린다. 세운 검지손가락을 원하는 방향으로 가리킨다는 느낌으로 릴리즈한다.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저 그립으로 커브를 던지는 선수들은 많다. 스토브리그에서 장진우가 가르쳐준 그립이라 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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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커브볼 그립.

1.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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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크 스넬의 81마일 커브

역사가 오래된 구종으로 1860~1870년대에 시작되었다고 알려져있다. 보통은 Candy Cummings이라는 투수가 바닷가에서 조개 껍질을 던지면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보지만, 대중적으로 커브볼을 널리 알린 투수는 모데카이 브라운이다. 그는 어릴 적 일을 하다가 검지가 절단되었는데 세개의 손가락으로 던지는 커브볼이 다른 투수들과 달라서 타자 입장에서는 상대하기 어려웠다고 한다.[1] 역사가 오래 되었기 때문에 curveball은 영어의 관용구로 '(상대를 속이기 위한) 예상치 못한 책략'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2]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변화구인데, 정확히는 평범하게 스리쿼터로 던졌을 경우 바깥쪽으로 60도 정도의 각도로 휘어들어감에 가깝다. 그리고 모든 브레이킹 볼 중 유일한 탑스핀 구질이다.[3] 동체시력이 좋은 사람이라면 타석에서 보았을 때 확연한 탑스핀 움직임을 볼 수 있고, 붉은 실밥때문에 연한 분홍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너클볼, 이퓨스 같은 특이구종을 제외한다면) 모든 변화구 중 각이 가장 크고, 구속이 가장 느리다. 보통 패스트볼보다 시속 20~30km/h 정도 느린데, 다른 변화구와 패스트볼은 손등에서 손바닥 방향으로 손목 관절의 힘이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반면, 커브는 손목 관절을 아예 사용하지 않거나 손날 방향으로 움직이는 일부 손목 관절의 힘만을 공에 전달하기 때문이다.[4]

그래서 타자에게 간파당하기 쉬운 구종이다. 앞서 언급한 느린 구속에 더해, 던지는 폼이 다른 구종들과 매우 달라서 읽히기 쉽다. 던지는 순간 공에 패스트볼과 정반대의 회전을 줘야 하기 때문에 투수의 손목과 팔이 둥글게 돌아 나오는 폼을 보인다. 게다가 추신수의 언급에 따르면, 투수가 공을 손에서 놓는 순간, 살짝 솟아오르는듯한 특유의 궤적을 눈으로 확인하며 '아, 커브구나' 하고 간파할 수도 있다고 한다. 결국 커브는 타자가 던지는 순간 알아채면서 구속까지 느려 타자가 대비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많은 구종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변화구보다도 제구가 매우 중요하다. 최소한 커브를 스트라이크 존으로 넣을 수 있는 능력, 유인구로 존 한참 밑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능력, 이 두 가지는 갖춰야 비로소 위력을 가지게 된다.[5] 그래야만 타자가 '지금 커브라는 건 알겠는데 존으로 들어오는 커브일까 아니면 유인구일까?'를 고민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게 가능하려면 일단 낙폭은 기본으로 따라와줘야 한다. 커브란 걸 타자가 알고 있는 상황에서 헛스윙이 나오기 위해서는 무조건 '타자의 예상보다 더 떨어져야' 가능하기 때문.[6][7]

이렇듯 커브는 낙폭과 제구가 모두 뒷받침이 되어야 비로소 위력을 갖는 구종이다. 때문에 야구의 기본적인 클래식한 변화구이고 던지기도 쉽지만, 완벽하게 익히기는 어려운 구종이기도 하다. 야구계에서 커브는 학습이 아니라 투수의 타고난 자질에 의해 결정된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도 하다. LA 다저스의 릭 허니컷 투수 코치는 "체인지업은 기술이고 커브는 감각이다" 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런 단점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왜 커브를 익히는가? 커브의 장점이라면 단연 종으로 가장 크게 떨어지는 구종이라는 점이다. 별거 아닌 거 같아 보이지만 이건 엄청난 장점이다. 횡으로 휘는 슬라이더는 타자의 히팅 포인트가 '선'으로 형성되지만 커브는 '점'으로 형성된다. 타자가 타이밍과 히팅포인트를 놓치더라도 슬라이더는 타격 기술로 어느 정도 대처할 여지가 있지만 커브는 딱 거기에 맞춰야 정타를 칠 수 있다.[8] 그래서 장타가 적고, 슬라이더에 비해 안전한 변화구일 수 있다. 물론 커브도 잘못 던지거나 게스히팅에 걸리면 홈런을 맞곤 하지만,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카운트 잡기 쉬운 구종이라는 것. 또한 슬라이더는 반대손 타자를 상대로는 위력이 급감하게 된다. 오른손(왼손) 투수가 던지면 좌타자(우타자)의 몸쪽으로 휘어들어가기에 눈에 점점 가까워지는 구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횡 변화가 적은 커브가 반대손 타자를 상대할때도 유용하다. 선발 투수들이 커브를 중시하는 이유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정리하자면, 커브는 은근히 단점이 많은 구질이며 이를 보충하기 위해 연마에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구종이기도 하다. 그립이나 투구폼을 통해 타자에게 읽히기 쉽다는 단점은 디셉션(숨김 동작, 기만 동작)의 연마를 통해 극복할 수 있으며, 릴리즈 순간 솟아오는 궤적때문에 읽히기 쉽다는 단점 역시 꾸준한 연마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9] 제구 문제 역시 꾸준한 학습과 연마로 해결할 수 있다. 문제는 그에 걸리는 시간과 재능의 여부다.

아시아, 특히 대한민국 야구계에서 커브를 잘 던지는 투수를 보기가 힘든 것도 사실 이러한 문제 때문이다. 선수풀이 좁은 데다 메이저리그처럼 신인을 3~4년 공 들여가며 키울 여건이 안 되어 커브를 오랫동안 학습하고 연마시키기는 힘들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중고등학교 야구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감독 입장에서는 눈에 보이는 성과를 빠르게 내야 하는데 어느 세월에 잘 던지는 선수에게 커브를 가르치고 있을까.[10]

게다가 한국 커브와 미국 커브는 성질이 다르다. 미국에서는 평범한 커브도 한국에서는 결정구로 쓸 수 있는 것. 그래서 '미국식 커브'를 잘 던지는 외국인 투수가 한국 무대에서 오래 살아 남는다.

MLB에서도 수준급으로 익히고 사용하는 선수는 적다. 팬그래프의 피치 밸류(구종 가치)[11]에는 리그 총합 수치도 있어서 리그에서 어떤 공이 가장 많은 실점을 유발했는지 알 수 있는데, 매년 커브의 구종가치는 패스트볼 바로 다음에 위치한다. 또한 2018년 커브의 피치 밸류가 10점 이상인(커브를 이용하여 팀의 실점을 10점 이상 방지한) 투수는 5명 뿐이다. 패스트볼은 35명, 슬라이더는 18명, 체인지업은 7명인 것에 비해 나쁜 결과다. 하지만 그렇다고 커브가 중요하지 않은 구종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가장 공략을 많이 당하고 가치가 떨어지는 구종이 패스트볼이라지만 패스트볼은 모든 투수들에게 있어 투구의 뼈대를 이루는 구종이듯, 커브 역시 마찬가지로 헛스윙을 유도하고 싶지만 장타의 위험 역시 피해가고 싶은, 카운트를 잡고 싶은 경우에 안전하게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다.

때문에 선수풀이 방대하고 신인 선수를 오랜 시간 들여 육성할 수 있는 데다가 리그 수준이 높은 메이저리그에서는 선발투수의 기본 레퍼토리 중 하나에 꼭 들어간다. 물론 선수마다 특성이 다르니 무조건 '이 구종을 던져야만 한다' 라는 구종은 없지만, 대한민국 야구판과 달리 커브는 변화구의 기본 중의 기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비록 그것이 정통파 커브볼이 아니라 슬러브, 너클 커브, 파워커브 이런 무시무시한 배리에이션에 속하는 공일지라도 빅리그 선발 투수로 살아남기 위한 3대 구종으로 패스트볼, 체인지업과 함께 꼽히는 볼이다.

이는 타국에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투수들을 통해서도 드러나는데, 2018년 기준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6명의 투수, 다르빗슈 유, 다나카 마사히로, 류현진, 천웨인, 마에다 겐타, 오타니 쇼헤이 중 커브를 던질 줄 모르는 투수는 없다. 비록 6명 모두 강점을 나타내는 구종은 다른 것이기에[12] 가려지는 감이 있지만, 공통적으로 일정 비율 이상으로 커브볼을 던질 수 있다.

다만 마무리 투수들에겐 선호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아무래도 단 1점의 실점도 허용해선 안 되며 뽀록의 출루마저 제한해야하는 보직인데, 느리다는 것 자체에서 오는 불안감 때문이 큰 듯. 게다가 탈삼진을 잡아내는능력이 더 좋은 커터-슬라이더 같은 횡적 무브먼트가 괜찮은 변화구가 클로저에겐 더 적합하기 때문인듯 하다. 2018년 현재 커브를 던지는 마무리 투수는 크레이그 킴브럴, 코디 앨런, 마크 멜란슨, 키오니 켈라, 아로디스 비스카이노 정도.[13]

빠른 패스트볼과 커브의 조합은 이론상 최강, 올드스쿨 정통파 파워피처의 상징과 같은 레퍼토리이다. 메이저리그의 전설 샌디 쿠팩스놀란 라이언이 그 대표적인 투수들이다. 하지만 배리 지토데이비드 웰스처럼 속구의 위력이 별로지만 커브만 특급인 투수도 많다.

최근 MLB에서 커브 마스터로 각광받는 투수는 리치 힐이다. 독립리그를 전전하던 투수가 늦깍이 나이에 각성을 했는데, 커브인줄 알고도 못 치는 만화 같은 커브가 중심에 있었다. 이후 패스트볼보다 커브를 더 많이 던지는 발상의 전환으로 특급 활약을 펼치며 37살 유리몸임에도 LA 다저스로부터 3년 4800만 달러의 계약을 따냈다.

KBO 리그에서 21세기 기준 윤성환정현욱, 김진우, 임정우, 류제국, 박종훈, 유희관 등이 커브를 가장 잘 던지는 선수로 손꼽힌다.

피칭 이론이 워낙 다양해서 의견이 제각각이지만, 메이저리그에서 각광받는 NPA의 이론은 다르다. 기본적으로 NPA에서는 자신만의 팔각도에서 모든 볼을 뿌려야 한다고 주장하며, 커브라고 팔각도나 폼이 달라질 이유가 없다. 커브 자체가 손날이 타석쪽으로 가게 세워서 수도 내려치기식으로 뿌려주며 탑스핀을 먹여서 꺾이게 만드는 공이다. 반대로 손바닥이 타석을 바라보게 하고 백스핀을 먹이는 게 패스트볼. 슬라이더나 커터는 그 중간. 즉 변화구는 손목이 아니라 상박 각도와 그립이 만든다. 그 과정에서 아시아 야구에선 손목회전을 중시하는데, NPA에서는 무리한 손목회전은 금기시한다. 커브볼러였던 데이빗 웰스배리 지토(!)도 손목회전은 안 준다고 한다.


2. 종류

2.1. 너클 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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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그 킴브렐의 86마일 너클 커브

너클 커브는 위 사진처럼 검지 관절을 구부려 공을 찍은 채 던지는 커브이다. 일반 커브는 엄지와 검지로 던지는데, 너클 커브는 엄지와 (검지를 건너뛰고) 중지로 던진다. 너클볼이 손가락의 관절(Knuckle)을 구부려 공을 찍어 던져 회전을 안 주는 볼인데, 너클커브는 너클볼과 일부 닮은 그립으로 던져서 붙은 이름이다. 그렇다고 너클볼같은 움직임을 갖는건 아니니 헷갈리지 말자.

그런데 단지 구사하기 편해서 이 그립을 선택하는것만은 아닌게, 일반 커브와 구질이 다르다. 각은 더 작지만 더 빠르고(마치 위의 슬러브와 비슷한 효과) 브레이킹이 강하게 걸려서 회전을 더 많이 걸 수 있다. 게다가 커브의 단점이라는 공을 손에서 놓는 순간 위로 솟구치는 움직임을 없앨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최근들어 메이저리그에서 유행을 타고 있다.

이 항목에 구분된 다른 커브들은 그냥 하나의 별칭 정도로 봐도 되지만, 너클커브는 일반 커브와 어느 정도 차별화가 있는 구종으로 볼 수 있다. 베이스볼 서번트에서는 아예 커브와 다른 구종으로 분류된다.

명칭 때문에 오는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스파이크 커브(spike(d) curve ball)라 부르자는 추세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너클커브 투수로는 국내의 경우 봉중근, 정찬헌, 채병용, 장민재[14], 에릭 해커, 크리스 옥스프링, 키버스 샘슨을 들 수 있고, 메이저리그의 경우 (과거의) 마이크 무시나, 댄 해런, 클리프 리, 조나단 산체스, 필 휴즈, A.J. 버넷, 크레이그 킴브럴, 코리 크네블 등이 있다.[15]

최근 너클커브로 화제를 모은 투수는 2017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7차전에서 너클커브만 던져대며 양키스의 강력 타선을 4이닝 무실점으로 잠재웠던 휴스턴의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이다.

2.2. 파워 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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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린 베탄시스의 88마일 파워 커브

파워커브는 일반적인 커브보다 구속이 빠른 대신 낙차가 좀 덜한 구질을 일컫는다. '슬라이더의 구속대를 가진 커브'라고 보면 될 듯. 종으로 떨어지는 폭은 작지만 횡 방향 변화는 더 크기 때문에 실제로 타자에게 슬라이더처럼 보인다. 그립이나 공의 회전을 보면 커브가 아니라고 할 수도 없어 슬러브 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박찬호의 슬러브를 파워커브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다.

던지는 법은 간단하다. 다른 투수들의 커브보다 세게 던지면 된다(...) 한마디로, 던지고 싶다고 배워서 던질 수 있는 구종이 아니다. 그냥 강속구처럼 타고난 어깨 좋은 투수들이 커브를 세게 던지면 파워 커브.

사실은 팔 각도와 관련이 된다. 이렇게 횡 방향 변화도 심한 커브를 던지는 투수들이 오버핸드인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스리쿼터로 던지기 때문에 커브 그립으로 잡지만 횡 방향 변화가 두드러지면서 슬라이더와 닮은 변화를 띄게 되는 것이다.

제대로 던질 수만 있다면 굉장히 위력적인 구종. 메이저리그에서도 헛스윙률이 가장 높은 구종인 슬라이더와 커브의 특징을 모두 가진 구종이라 타자가 제대로 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는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였던 김상엽과 기아 타이거즈 김진우의 120km/h 초중반대의 파워커브가 유명하다. 임정우의 120km/h 중후반대의 파워커브도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편. 외국인 선수 데니 바티스타가 2011~13년 한화에서 뛰면서 최고 156km/h의 강속구와 135 km/h의 파워커브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SK 와이번스의 앙헬 산체스도 130km/h 대의 파워 커브를 구사한다.

2.3. 슬로 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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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그레인키의 69마일 슬로 커브

구속이 매우 느린 커브. 메이저리그는 일반적인 커브의 구속이 70mph(120km/h) 초중반에서 형성되는데 이보다 더 느린 60mph(100km/h) 대 구속을 기록하는 커브들을 말한다. 아주 느린 경우 50mph(80km/h) 대까지 간다. 느린 만큼 변화 폭도 커서, 강속구만 던지다가 이 공을 던지게 되면 타자가 맥을 못춘다. 공을 보고 스윙을 하던 시간을 0.4초에 잡아놨다가 0.8초에 온다고 상상해보자. 워렌 스판의 말대로 "히팅은 타이밍" 이니까. 이걸 극한까지 연마하면 자신의 최고 구속과 50km/h 가까이 차이가 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유희관의 슬로커브는 74km/h, 패스트볼 약 130km/h (무려 60km/h가 넘는 차이!)

유명한 선수는 주니치의 이마나카 신지, SK 와이번스의 이승호가 있다. 과거 현대 유니콘스의 에이스였던 정민태도 가끔씩 구사했으며, 투수 코치가 된 이후 고원준 등 여러 선수에게 이 구종을 가르쳤다.

단점이라면 타자가 게스히팅으로 타이밍을 맞출 경우, 장타가 나오는 건 일도 아니다. 다르빗슈 유가 평범한 커브 사이사이에 저런 저속 커브를 간간이 섞어 던지기도 했는데, 그에 대한 정보가 적던 2012년에는 이런 피칭이 어느 정도 먹혔으나 타자들이 '쟤 가끔 저속 커브 던져' 라고 인식한 2013년, 다르빗슈의 커브 피순장타율은 .400 을 넘어간다(...) 한마디로 맞으면 홈런이나 2루타였다는 이야기. 그 때문인지 다르빗슈는 후반기부터 커브의 비율을 줄였고, 그 중에서도 저속 커브는 거의 던지지 않고 평범한 70마일 초중반대의 커브만 간간이 던졌다.

현역 선수 중 슬로 커브의 달인으로 잭 그레인키가 있다. 그렇게 자주 던지는 건 아니지만, 그야말로 아무도 예상 못할 타이밍에 60마일대의 커브가 갑자기 툭 튀어나와서 타자들을 벙찌게 만든다.

동네야구에서 아리랑볼을 우스갯소리로 슬로커브라 부르기도 한다.

2.4. 12-to-6 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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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튼 커쇼의 73마일 12-to-6 커브

12-to-6 커브는 앞선 슬로커브, 파워커브와 달리 속도가 아닌 궤적에 대한 구분이다. 오버핸드 스로 투수가 제대로 커브를 던질 경우에는 횡적인 변화가 줄고 시계의 12시에서 6시 방향으로 수직으로, 말 그대로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움직임이 생기는데 이를 12-to-6 커브라 부른다. 당연히 커브의 낙차도 커야 가능하다. 이러면 타자로선 히팅 포인트가 말 그대로 점 하나로만 형성이 돼서 굉장히 위력적이다.

과거 샌디 쿠팩스가 경지에 이르렀었고, 현역으로는 클레이튼 커쇼, 크리스 틸먼 등이 있으며, 전성기적 배리 지토의 폭포수 커브나 조시 베켓, 케리 우드, 김원형의 12-to-6 커브도 유명하다.

박찬호가 전성기 시절 빠른 패스트볼과 12 to 6 커브의 조합으로 타자들을 잡아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사실 일반적인 커브에 비해 횡 변화가 크고 80마일대로 구속이 좋았기 때문에, 슬러브/파워커브로 분류하는게 더 맞아보인다. 이후 허리 부상, 햄스트링과 노쇠가 겹치고 텍사스 시절 오렐 허샤이저의 지도 아래 투심의 위력을 높이는 과정에서는 전형적인 스리쿼터 투수가 되었고, 이 공을 던지기도 어렵게 되었다.[16] 최근에는 류현진이 어깨 부상 이후 복귀 이후에 이 12 to 6 커브볼을 던지는 편인데 제구가 좋아서 대부분 스트라이크가 나오며 타자들도 꼼짝 못하면서 쏠쏠히 맛을 보고 있다.

12-to-6 커브에 관한 유명한 일화.
놀란 라이언: 오랫동안 부상 없이 공을 던지고 싶은데, 나의 투구동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솔직하게 말해달라.
톰 하우스: 지금 투구 동작도 괜찮지만 좀 더 오랫동안 부상 없이 투구를 하려면 사이드암으로 던져봐라.
놀란 라이언: 놀라며 그럼 12시에서 6시 방향으로 떨어지는 나의 커브볼은 어떻게 던지나?
톰 하우스: 똑같이 사이드암으로 던진다는 느낌으로 던져라. 이뭐병
팔각도만을 중시하던 당시 투수들의 생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인데, 힘이나 팔의 각도보다 중요한 것은 릴리즈 포인트라는 것을 일깨워주기 위해 톰 하우스가 레전드 놀란 라이언에게 해준 조언이다. 실제로 놀란 라이언은 놀랍게도 12-to-6 커브를 포기하는 대신 팔의 각도를 좀 낮췄고 그 결과 탈삼진의 갯수는 조금 떨어졌지만 볼넷의 갯수는 더 많이 줄었다고 한다. 또한 12-to-6 커브는 단지 커브를 던지는 투수의 팔 각도가 지면과 수직에 가까울 때 나타나는 것일 뿐, 특별한 비법이 따로 존재하는 구종이 아니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1] 참고로 모데카이 브라운이 구사한 세 손가락 커브를 손가락 멀쩡한 선수들이 따라하려고 갖가지 그립을 잡았지만 실패했다고도 한다.[2] 스포츠를 전혀 모르는 AVGN같은 미국인도 쓰는 대중적인 표현이다.[3] 포크볼도 탑스핀 구질이긴 한데, 현재는 던지는 투수를 찾기 힘들다. 현재 포크볼을 던진다는 투수들이 실제로는 백스핀이 걸리는 스플리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4] 바이오메카닉 피칭이론에서는 손목을 뒤틀지 않는다고 하나 그게 손목 관절 힘을 공에 전달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필요 이상의 무리한 힘을 공에 전하려다가 팔에 과부하를 일으키지 말라는 것. 오히려 손목 관절을 움직이지 않음으로써 온전히 손목의 힘을 공에 전달하는 것이다.[5] 다른 변화구들은 제대로 던질 수 있게된 시점에서 패스트볼과 혼용함으로써 실전에서 사용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변화구로 의도적으로 볼과 스트라이크를 구분해서 60% 이상 원하는 대로 던질 수 있다면, 그건 해당 변화구의 스페셜리스트일 것이다. 즉, 커브는 다른 변화구라면 마스터했다고 할 정도로 장착을 해야지만 비로소 실전에서의 사용이 가능해진다는 것.[6] 예를 들어 클레이튼 커쇼의 경우 2012년 이전에는 커브라는 무기가 있음에도 제구가 좋지 않아 봉인하고 슬라이더를 익혔고, 2012년에 연마한 커브를 다시 들고 나오면서 주무기로 활용할 정도였다.[7] 커브에 통달한 투수들은 낙폭을 조절하게 되는 경지에 이르기도 한다. 여기까지 오게 되면 타자의 눈높이로 오다가 떨어지며 존에 들어가는 커브를 보여준 뒤, 똑같이 눈높이로 오다가 그보다도 더 아래, 존 아래로 떨어지는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하거, 타자의 머리 높이 이상으로 오다가 존에 들어가며 루킹 삼진을 잡아내거나, 타자를 농락하는 위력을 보여준다. 물론 이런 투수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8] 횡이라면 타자가 조금의 타이밍 불일치가 있더라도 유효하게 칠수가 있지만, 종은 딱 정확한 한 타이밍만 그것이 가능하다는 뜻. 슬라이더의 경우 '행잉 슬라이더' 라는 말이 일반명사화 되었을 정도로 잘못 들어가면 쉽게 장타가 나오는 구종이라는 걸 생각해보자.[9] 실제로 류현진의 2014년 커브를 두고 포수인 AJ 엘리스는 "2013년에는 릴리즈 순간 솟아오르는 궤적을 보였기 때문에 타자가 파악하기 쉬웠는데, 올해는 그 궤적이 다른 구질과 변화가 없게 변했다" 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10] 잘 풀린 경우의 대표적인 예시가 윤성환이다. 조계현 당시 투수코치 밑에서 여러 변화구를 습득하면서 그 중 수준급의 커브를 구사하는 선수가 되었지만, 초창기에는 많이 질타도 받았다. 애초에 별명 '윤태자'도 원래는 선동열의 황태자에서 따온거니.[11] 이른바 각 투수의 투구 결과를 분석해 그 투수가 그 구종으로 팀의 실점을 몇 점이나 막아내었는지 평가한다. 다만 부정확한 면이 다른 스탯에 비해 많아 대체적인 경향성과 재미로만 판단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체인지업의 피치 밸류가 20점인 투수는 분명 그 구종을 잘 던지는 투수지만, 그렇다고 그 투수의 체인지업이 피치 밸류가 15점인 투수보다 우월하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12] 다나카는 스플리터, 다르빗슈와 마에다는 슬라이더, 류현진은 체인지업, 오타니와 천웨인은 패스트볼.[13] 켈라만 정통 커브를 던지고 비스카이노는 파워커브, 나머지 모두 너클 커브를 던진다.[14] 류현진에게 전수받았다고 한다.[15] 류현진은 2018년 시험을 해봤지만 아직 자신의 정통 커브를 대체할 단계는 오지 않았다.[16] MVP 베이스볼 2005에서 박찬호의 커브에 궤적을 12-to-6으로 해놓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