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미 앳 더 게이트 (2001) Enemy at the Gates Stalingrad / L'enenmie aux portes[1] | |
| <nopad> | |
| <colbgcolor=#000000,#010101><colcolor=#f3c421,#dddddd> 장르 | 전쟁, 드라마 |
| 감독 | 장자크 아노 |
| 각본 | 장자크 아노, 알랭 고다르 |
| 원작 | 윌리엄 크레이그 《성문 앞의 적: 스탈린그라드 전투》 |
| 제작 | 장자크 아노 |
| 출연 | 주드 로, 조지프 파인스, 레이첼 바이스, 밥 호스킨스, 에드 해리스 |
| 촬영 | 로베르 프레스 |
| 편집 | 노엘 브와슨, 험프리 딕슨 |
| 음악 | 제임스 호너 |
| 제작사 | |
| 수입사 | |
| 배급사 | |
| 개봉일 | |
| 상영 시간 | 131분 |
| 제작비 | $68,000,000 |
| 월드 박스오피스 | $96,976,270 |
| 북미 박스오피스 | $51,401,758 |
| 대한민국 총 관객 수 | 81,986명 (서울 기준) |
| 스트리밍 | [[Wavve| Wavve ]] ▶▶ ▶ ▶ |
| 상영 등급 | |
1. 개요
장 자크 아노 감독, 주드 로 주연의 2001년작 영화. 배급은 파라마운트. 음악은 제임스 호너.제목은 원작에 해당하는 책의 제목인 “The Enemy at the Gates: The Battle for Stalingrad”(성문 앞의 적: 스탈린그라드 전투)의 앞부분을 따 온 것이다. 성문 앞의 적이란 원래 로마인들이 로마 성문 앞까지 적들이 접근한 상황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라틴어에서 ‘hostis ad portam’(성문 앞의 적들)은 정체절명의 위기를 의미하는 관용구였다.[2]
2. 예고편
| [kakaotv(38252503)] |
3. 시놉시스
1942년 가을, 유럽 대륙은 나치의 발굽 아래 처참히 짓밟혔다. 독일 지도자는 권력의 정상에 우뚝 서 있었다. 히틀러의 군대가 소련 연방 공화국의 심장부를 뚫고, 아시아 대륙의 유전을 향하여 진군하고 있었다. 마지막 장애물이 남아 있었다. 세계의 운명을 좌우되고 있는 곳은 볼가 강 유역의 도시, 바로 스탈린그라드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이 미국의 동맹국으로 독일에게 강력히 저항하게 되자 독일은 소련을 장악하기 위하여 소련의 마지막 보루인 '스탈린그라드'의 침공을 강행하게 된다. 그러자 이 '스탈린그라드'는 전쟁의 최고 격전지가 되고 독일군의 파상 공세에 소련군은 점차 위기에 몰리게 된다. 이때 소련군 선전장교 다닐로프(조셉 파인즈 분)는 선전 전단을 뿌리기 위하여 전장의 한복판에 뛰어들었다가 소련 병사 바실리(쥬드 로 분)의 기막힌 사격 솜씨를 목격하게 된다.
그렇게 그의 탁월한 사격술을 발견한 다닐로프는 패배감에 젖어 사기가 저하된 소련군에게 승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 위하여 바실리를 영웅으로 만들어 소련군의 사기를 올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된다. 벼랑 끝에 몰린 러시아에게 있어 마지막 방어지인 스탈린그라드에서의 전투는 물러설 수 없는 것이어서 스탈린은 흐루시초프(밥 호스킨스)를 현지 책임자로 파견한다. 다닐로프의 계획에 의해 바실리는 하루하루 나찌 장교들을 처단하는 저격수로 변하게 되고 평범했던 그는 어느새 전설적인 소련의 영웅으로 재탄생하게 되는데.
― 출처: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이 미국의 동맹국으로 독일에게 강력히 저항하게 되자 독일은 소련을 장악하기 위하여 소련의 마지막 보루인 '스탈린그라드'의 침공을 강행하게 된다. 그러자 이 '스탈린그라드'는 전쟁의 최고 격전지가 되고 독일군의 파상 공세에 소련군은 점차 위기에 몰리게 된다. 이때 소련군 선전장교 다닐로프(조셉 파인즈 분)는 선전 전단을 뿌리기 위하여 전장의 한복판에 뛰어들었다가 소련 병사 바실리(쥬드 로 분)의 기막힌 사격 솜씨를 목격하게 된다.
그렇게 그의 탁월한 사격술을 발견한 다닐로프는 패배감에 젖어 사기가 저하된 소련군에게 승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 위하여 바실리를 영웅으로 만들어 소련군의 사기를 올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된다. 벼랑 끝에 몰린 러시아에게 있어 마지막 방어지인 스탈린그라드에서의 전투는 물러설 수 없는 것이어서 스탈린은 흐루시초프(밥 호스킨스)를 현지 책임자로 파견한다. 다닐로프의 계획에 의해 바실리는 하루하루 나찌 장교들을 처단하는 저격수로 변하게 되고 평범했던 그는 어느새 전설적인 소련의 영웅으로 재탄생하게 되는데.
― 출처: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4. 등장인물
- 바실리 자이체프(주드 로 분)
본 영화의 주인공으로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하고 있다.[3] 우랄 산맥 근처에서 늑대사냥을 하던 목동 출신으로 2차대전이 발발하자 징집되어 스탈린그라드에 투입되는 것으로 나온다. 저격 훈련은커녕 기초 군사교육도 받지 못한 채 최전방에 던져진 까마귀밥이었지만, 어릴 적부터 늑대를 사냥하며 갈고닦은 총솜씨에다 유리한 위치 선점, 주변 환경과 소음을 이용한 은폐 등을 본능적으로 할 수 있는 천부적인 저격수였다. 그럼에도 본성은 순박한 시골 청년으로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는 타입. 같이 징집된 신병들이 독일군에게 몰살당해 정치장교 다닐로프와 단 둘만 살아남아 죽을 위기에 처하나, 바실리가 놀라운 실력으로 순식간에 독일군 장교 5명을 사살하여 위기를 모면하며, 비록 신분이 달랐어도 이 둘은 서로 친구가 된다. 이에 주목한 정치장교인 다닐로프가 전황이 불리하여 답답해하는 니키타 흐루쇼프에게 건의하여, 소련군의 영웅으로 만들어 소련군에게 희망감을 주기 위한 인물로 선전하기 시작, 이후 저격 사단에 배치되어 독일군 장교, 사관들을 하나하나 사살하며 엄청난 인기를 얻고, 프롤레타리아와 소련군의 영웅으로 뛰어올라 수많은 소련 국민들에게 펜레터까지 받는 소련군의 아이콘이 된다. 그 후 휘하에 여러 저격수들을 데리고 다니며 가르치며, 나치 독일은 바실리 때문에 장교들이 계속 죽어나가서 계속 아래 군인들을 진급시키고, 그 진급된 장교들이 바실리에게 또 사살당하는 악순환 끝에 바실리를 제거하려고 안달이 나게 된다. 후에 인텔리 여성인 타냐와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이 때문에 다닐로프 대위와 갈등을 빚게 된다.
- 다닐로프 대위 → 소장(조지프 파인스 분)
소련군의 정치장교로 선전물을 뿌리다 독일군의 포격에 죽을뻔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때 분수대에서 유약해보이는 인상과는 다르게 죽을게 뻔한 상황인데도 독일군을 한명이라도 사살하려다[4] 죽은 척 위장하고 있는 바실리를 만나게 되고 그의 저격 실력을 목격하게 된다. 이후 소련군에게는 희망이 필요하다며 바실리의 전적을 화려하게 선전하며 실제로 효과도 꽤 본듯하다. 타냐와의 삼각관계 때문에 바실리와 갈등을 빚지만 사샤의 어머니인 필리포프 부인과 타냐를 전선에서 빼주는 과정에서 타냐가 유탄에 큰 부상을 입고 죽었다고 생각한다. 사샤가 돌아오기 전까지 집을 못떠난다는 부인에게 사샤는 독일로 전향하여 안전하다고 거짓말을 한다. 실제로는 쾨니히 소령에게 살해당해 이를 숨겨 부인을 배려한것. 결국 자신의 과욕을 인정하고 마지막 쾨니히 소령과의 대결에서 자신의 목숨을 내놓으며 바실리에게 쾨니히를 죽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 그 덕분에 쾨니히를 사살한 자이체프가 노획한 쾨니히의 소총을 다닐로프의 시신 옆에 두어 그를 추모한다.
- 쾨니히 소령(에드 해리스 분)
작센에 있는 독일군 저격수 학교 교장이자 소령. 처음 스탈린그라드에 올 때 전용 객실을 갖춘 열차를 타고 올 정도로 대우를 받는다. 바실리도 두려움을 느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으며 실제로 바실리가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바실리 본인이 대놓고 다닐로프 대위에게 쾨니히는 나보다 항상 한 수 앞서있는 저격수라 도저히 당해낼 수가 없다고 토로할 정도. 바실리 휘하의 저격수들을 하나하나 죽이며 바실리에게 공포를 심어주었고, 수차례나 바실리를 위기에 몰아넣지만 매번 놓치고,[5] 바실리의 기지 때문에 반격을 받아 오히려 손에 부상을 입기도 하는 등 쾨니히 역시 바실리에게 라이벌 의식과 전의를 불태운다.[6] 결국 마지막에 다닐로프의 희생으로 바실리에게 사망한다. 마치 독일 군복을 입기 위해 태어난 것 같은 에드 해리스의 열연으로 인상깊은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연. 자신의 아들이 스탈린그라드에서 전사했기 때문에 작전에 투입될 때는 아들이 수훈 받은 철십자 훈장을 대신 매고 전투에 임한다.
- 타냐(레이첼 바이스 분)
대학까지 다녔던 재색겸비의 러시아 여군. 독일 문학에 관심이 많다. 이를 두고 다닐로프가 농담을 하기도 한다. 타냐가 "원하시면 책을 빌려가셔도 됩니다."라고 말하자 웃으며 "본부에 괴테와 실러의 책을 가져가면 뭐라고 할 지 궁금하네요."라고 말하는 식. 바실리와 다닐로프의 갈등하게 되는 주인공이다. 부모님이 독일군에게 잔인하게 학살당해 독일군에 대한 적개심이 엄청나며 그 원한은 그녀를 안전한 곳에서 일하게 해주려는 다닐로프의 호의를 뿌리치고 전장으로 뛰쳐나가게 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바실리가 승부하기 전날에 합체를 하면서 사랑을 확인한다. 그것도 옆에 사람들이 다 자고있는 군 막사 안에서 몰래.
- 사샤
러시아에서 사샤(Саша)는 남성이름인 알렉산드르(Александр)의 애칭이다. 타냐와 함께 사는 소련출신 소년으로 타냐에게는 남동생과도 같은 존재. 당연히 순진한 소년답게 바실리 자이체프를 동경하며 나중에 그와 같은 영웅이 되고 싶어하는 소년으로 나온다. 그러나 매번 독일군 진지로 가서 이들의 잔심부름 또는 뒷바라지하는 일을 하는데 이를 통해 쾨니히 소령과 인연을 트게 된다. 그러나 또래의 소년답게 쾨니히 소령에게 바실리 자이체프를 알고있다고 말하게 되고 쾨니히 소령은 바실리를 죽이기 위한 정보를 얻기 위해 초콜릿, 통조림 같은 소련 주민이 얻기 힘든 고급물품을 뇌물로 주는데 처음에는 망설이지만 결국 이 물품을 챙기고 바실리가 다음 작전 행선지에 관한 정보를 다 불어버린다.[7]
그렇게 후반에 가면 쾨니히 소령이 사샤에게 이날 이후 얌전히 집에 있으라는 약속을 한다. 냉혈한 쾨니히로서는 최대한의 호의를 베풀어 살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다. 그러나 사샤는 바실리측에 쾨니히 소령에 위치에 대해 흘린 뒤 그의 뒤를 캐기 위해 돌아다니다 붙잡히고 결국 바실리를 유인하기 위해 쾨니히 소령이 교수형으로 죽인다.
- 니키타 흐루쇼프(밥 호스킨스 분)
상당히 다혈질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등장비중은 타냐와 사샤에 비해서도 낮지만 호스킨스의 연기력과 흐루쇼프와의 높은 싱크로율로 인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스탈린그라드를 빼앗기면 안 된다며 정치장교들을 모아 으름장을 놓지만, 장교들이 내는 아이디어는 하나같이 '도망치는 병사는 쏴죽인다', '도망치는 군인은 가족까지 유배보내자' 라는 틀어박힌 답변뿐이라 매우 답답해한다. 그러나 다닐로프가 영웅을 내세워 소련에게 희망을 주자는 아이디어에 매우 만족해하며, 영웅이 된 바실리를 나중에는 소련 언론들이 모인 자리에서 만찬에 초대해 기특해하며 입맞춤까지 해주는 등 추켜세워주나, 바실리를 없애기 위해 독일군이 보낸 쾨니히 때문에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자 다닐로프를 계속해서 갈궈댄다.
5. 줄거리
5.1. 프롤로그
I am a stone.
I do not move.
Very slowly, I put snow in my mouth. Then he won't see my breath.
I take my time. I let him come closer. I have only one bullet.
I aim at his eyes very gently. My finger presses on a trigger.
I do not tremble. I have no fear. I am a big boy now.
나는 돌이다.
나는 움직이지 않는다.
아주 천천히, 나는 입속에 눈을 넣어서 놈이 내 입김을 보지 못하게 한다.
여유를 가지고 놈이 더 가까이 오도록 둔다. 난 오로지 하나의 총알만 있을 뿐.
난 떨지 않는다. 나는 공포도 느끼지 않는다. 이제 다 큰 소년이기에....
바실리 자이체프의 할아버지가 바로 옆에서 늑대를 쏘려 하는 바실리에게
늑대가 눈 쌓인 숲 속을 배회한다. 그리고 그것을 주시하는 한 소년이 있는데 소총으로 늑대를 겨누고 있다. 옆에 있는 소년의 할아버지는 소년을 독려한다. 늑대는 말을 노리고 있는데 말이 묶여서 울부짖고 안절부절 못하는 것을 보면 말을 미끼삼아 늑대를 잡으려는 인간들의 계략이다. 곧이어 늑대가 말을 노리고 달리게 되고 할아버지는 소년을 재촉한다. 떨리는 총구가 불을 내뿜는다.I do not move.
Very slowly, I put snow in my mouth. Then he won't see my breath.
I take my time. I let him come closer. I have only one bullet.
I aim at his eyes very gently. My finger presses on a trigger.
I do not tremble. I have no fear. I am a big boy now.
나는 돌이다.
나는 움직이지 않는다.
아주 천천히, 나는 입속에 눈을 넣어서 놈이 내 입김을 보지 못하게 한다.
여유를 가지고 놈이 더 가까이 오도록 둔다. 난 오로지 하나의 총알만 있을 뿐.
난 떨지 않는다. 나는 공포도 느끼지 않는다. 이제 다 큰 소년이기에....
바실리 자이체프의 할아버지가 바로 옆에서 늑대를 쏘려 하는 바실리에게
5.2. 스탈린그라드
제2차 세계 대전의 광풍이 몰아치던 1942년 9월 20일, 소련군의 바실리 자이체프(주드 로 분) 육군 전사는 수많은 다른 젊은이들과 함께 화물기차에 실려 어디론가 가게 된다. 중간에 정차한 후, 군용 열차라는 명목으로 민간인들을 내리게되고 군인들이 추가로 탑승한 뒤 화차의 문들을 모두 잠긴채 기존의 기관차에서 대공포등 전차포탑이 달린 열차등을 추가한 대형기관차로 바꾸고는 다시 출발한다. 그들은 독일군의 집중공세를 당하고 있는 스탈린그라드로 보내졌고 기차에서 내린 바실리는 다른 신병들과 함께 신병수송선에 탑승한다. 같이 탑승한 정치장교는 병사들을 독려하겠답시고 "볼로디아"라는 소련군의 어머니가 전방으로 보낸 편지를 읽는다. 그저 첫 문장을 읽었을 뿐인데 재수없게도 독일이 수송선에 폭격을 가한다. 기관단총으로 응사해보지만 역부족이다. 이미 수송선 안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공포에 질린 신병들은 바다밖으로 뛰어내리지만 장교들이 모두 쏴죽인다. 정신차릴 틈도 없이 쏟아지는 폭격과 기총소사를 뚫고 볼가 강을 건너 전선으로 내몰린다. 허나 피로 얼룩진 수송선에서 항구에 내린 후에도 여러 부상자들로 인해 아비규환의 광경을 목격한다.곧 이어 전장에 투입되는데 무기 하나 지급받지 못한 채 모신나강 소총 5발 탄환이 든 탄 클립만 들고 자살에 가까운 우라돌격을 감행한다.[8] 무모한 우라 돌격에 신병들 중 거의 전원이 독일군의 기관총의 밥이 되고, 독일군의 총알 세례를 피해 후퇴하면 이번엔 아군 독전대가 도망치지 말라며 총알을 퍼붓는다. 결국 분수대 주위에 산더미처럼 쌓인 시체들 틈에 숨어 겨우 살아남은 바실리. 거기에 선전 전단을 뿌리러 나왔다가 역시 독일군의 공격을 받고 전복된 군용지프에서 한 장교가 구사일생으로 탈출해 합세하는데, 그는 육군 정치장교 다닐로프(조지프 파인스 분) 대위였다.
다닐로프는 어차피 분수대에 고립되었으니 나치군 장교를 저격할 생각으로 소련군의 시체에서 모신나강을 가져와 쏘려고 하지만 총알이 없었다. 그 것을 보고 사격에 일가견이 있던 바실리가 그 소총을 빌려 자신의 탄 클립으로 장전한다. 포복하여 분수대의 구멍으로 자리를 옮긴 바실리는 다닐로프의 만류에도 폭격소리에 맞춰 우선 샤워하던 나치군 장교를 해치운다. 이후 그의 부관, 담배피우던 병사 한 명, 낌새를 알아채서 포복하여 수류탄을 던지려던 운전병, 그리고 세 번째로 죽은 동료와 함께 담배를 피우던 병사까지 몸을 일으킨 채 해치운다. 귀신같은 사격솜씨로 순식간에 독일군 다섯을 해치운 바실리는 모신나강을 다닐로프에게 돌려주고 다닐로프는 악수를 청하며 21사단 소속의 2급 정치위원이라는 자기소개를 한다.
5.3. 명성을 얻다
다닐로프는 스탈린그라드의 새로운 책임자로 파견된 니키타 흐루쇼프(밥 호스킨스 분)에게 바실리를 영웅으로 만들어 패배감에 젖은 소련군에 승전의 희망을 주자는 계획을 내놓는다.[9] 이후 바실리 자이체프는 저격병으로 활약하며 장성이며 장교며 할거없이 수많은 독일군들을 장사지내고, 다닐로프는 그의 활약상을 칭송하는 글을 써서 소련 국민들을 고무하며 자이체프를 소련인들의 영웅으로 만들어낸다. 성격도 출신성분도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었지만 자신들이 하는 일에 큰 보람을 느끼며, 두 사람 사이에 점점 우정이 생겨난다.그러던 어느날 바실리는 잠복하고 있던 와중 우연히 만난 어린 소년 사샤의 집에 저녁식사 초대를 받아간다. 그 곳에 다닐로프도 와서 바실리에게 전국에서 보내온 편지를 전해주고 글을 모르는 바실리는 다닐로프의 도움으로 답장을 써내려간다. 무엇보다도 바실리는 스탈린그라드행 기차에서 보고 한눈에 반했던 아름다운 여성을 그곳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타냐(레이첼 바이스 분)로 모스크바 대학의 독일문학 학생이었지만 병사로 자원한 여군이었고, 바실리를 찾아왔다가 타냐를 만나게 된 다닐로프 역시 타냐에게 감정을 느끼게 된다. 타냐의 시선이 바실리를 향하는지 다닐로프를 향하는지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다음날, 바실리 일행은 저격을 하러 떠나고 다닐로프는 사샤의 집에 남아 타냐에게 당신 같은 인텔리에게는 최전방에서 병사들과 부대끼는 것보다 더 어울리는 일이 있다며 설득한다. 독일어를 잘 하는 타냐를 보다 안전한 교환수로 보내려는 핑계로 연모하는 타냐를 이 지옥통 속에서 구하려고 해 보지만 타냐는 전투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거부하지만 결국에는 수용하게 된다.[10] 다닐로프는 타냐가 바실리에게 느끼는 애정을 질투하는 마음을 품게 되지만 바실리에게는 이를 감춘다.
5.4. 라이벌의 등장과 교착상태
Vodka is a luxury we have.
Caviar is a luxury we have.
Time is not.
보드카는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사치다.
캐비어 또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사치지.
하지만 시간은 아니야.
쾨니히의 등장으로 바실리의 행동반경이 제한되고 바실리의 동료 저격수들이 줄줄히 죽어나가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자 초조해하는 흐루쇼프가 다닐로프를 재촉하면서
한편, 1942년 10월 21일 독일군은 소련의 영웅으로 등극한 저격병 자이체프를 잡기 위해 본국으로부터 노련한 저격병을 지원받는데, 놀랍게도 백전노장이자 고위 장교인 저격학교 교장 쾨니히 육군 산악소령(에드 해리스 분)이 온다. 전선 사령관은 쾨니히가 전사할 경우 그 사실이 소련군의 선전용으로 이용되고 독일군의 사기에 악영향을 줄 것을 두려워해 그를 만류한다. 그런데 쾨니히는 사실 독일 군인으로서 전쟁을 하러 온 것이 아니라 소련군에게 죽은 아들의 복수를 위해 온 것이었으며, 자신이 죽더라도 정체가 드러나지 않도록 군번줄과 계급장을 떼고 소련 저격수들을 역저격하기 시작한다.[11] 그 저격 실력은 가공할 만 하였으며, 전우를 잃어가던 바실리도 쾨니히의 실력이 자신을 능가함을 깨닫고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한다.Caviar is a luxury we have.
Time is not.
보드카는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사치다.
캐비어 또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사치지.
하지만 시간은 아니야.
쾨니히의 등장으로 바실리의 행동반경이 제한되고 바실리의 동료 저격수들이 줄줄히 죽어나가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자 초조해하는 흐루쇼프가 다닐로프를 재촉하면서
여전히 자이체프는 프로파간다용으로 저격임무를 충실하게 수행중이었다. 소련 국가가 울려퍼지는 연회에 초청받아 흐루쇼프도 만나고 기자회견도 한다. 대문짝만한 스탈린의 사진 앞에서 흐루쇼프가 그를 고무시키지만 바실리는 오히려 그것이 부담이 될 뿐이었다.
다음 날, 작센의 저격사관학교에서 쾨니히와 같이 수료했다던 쿨리코프와 함께 사냥에 나선다. 일단 독일의 전화선을 끊어놓고 전화선을 수리하러 오는 병사들을 저격하고 있었는데 재수없게도 따라다니던 볼로디아가 사로잡힌다. 쾨니히는 볼로디아를 독일군복으로 갈아입히고 미끼로 보냈으며 그 사실을 알 리가 없는 쿨리코프는 그 "미끼"를 쏴죽인다.
여기에 독일군에게 부역하는 척 하면서 소련군의 정보원 역할을 하고 있던 어린 사샤가 쾨니히와 자이체프 사이의 접점이 되고, 이를 이용하려는 다닐로프와 이에 반감을 갖는 자이체프 간에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다. 자이체프가 다닐로프에게 자신은 쾨니히를 이길 수 없다며 다닐로프가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을 선전하고 있다 얘기하며 그냥 일반 병사로 나가고 싶다고 한다. 그런 자이체프에게 다닐로프는 선전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사샤를 부른다. 사샤는 쾨니히의 구두에 묻어있던 노란 먼지를 얘기하며 그가 있는 곳을 예측한다. 이때 자이체프는 사샤를 밖으로 내보내고 다닐로프에게 그는 사샤를 이용할 권리가 (아직 어린 아이이기 때문에) 없었다며 역정을 낸다. 마찬가지로 화가 난 다닐로프는 자이체프에게 사샤가 자발적으로 한 일이라면서 왜 그랬는지 아냐고 묻는다. "왜냐하면 그는 너를 믿기 때문이야!"라고 소리치며 자이체프에게 그의 책임감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 이때 둘의 감정 싸움이 극한에 다르게 된다. [13]
자이체프는 매 순간 죽음을 넘나들고 있고 전쟁의 폐해를 체감하고 있었기에 자신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주고 국가를 위해 타냐와 사샤를 비롯한 사람들의 인격을 무시하는 다닐로프에게 화가 나있으며, 정권에 충실한 정치장교인 다닐로프는 자이체프가 더 큰 그림을 볼 줄 모르고 (그의 기준에서)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자이체프에게 화가 나있다. 이에 더해 타냐의 처지에 대한 문제로 둘의 사이에 기름을 부었다.
승부가 다가오는 날, 쾨니히는 사샤가 간첩인 것을 간파하고 절대로 자이체프와의 승부 도중에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경고한다. 자이체프는 그날 밤 병영에서 자고 있을 때 몰래 찾아온 타냐와 뜨거운 밤을 보낸다.
5.5. 승부
Good morning, Sacha.
Once again, he knew exactly where to find me. Don't you think that strange? Apart from me, only you knew.
I don't hold it against you, Sacha. You've done a very brave thing. You've chosen your camp and I respect that, but it is not my camp.
We are both soldiers. We are both enemies. So I, I know you'll understand.
I'm annoyed with you little Sacha for not staying at home as I made you swear to do.
I'm annoyed with you for obliging me to do what I'm going to have to do.
좋은 아침이구나, 사샤.
다시 한번 바실리는 내가 어디서 그를 찾을지 알고 있더구나. 그것 참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니? 나말고는 너만 아는 사실이었는데 말이지.
난 너를 비난하지 않겠다, 사샤. 너는 정말 용감한 일을 해왔던 거야. 넌 너의 편을 들었을 뿐이고 나는 그걸 존중한다만, 그게 내 편은 아니었다는 것 뿐이지.
나와 바실리는 둘다 군인이지. 서로 적이고.... 너가 이해할 수 있을거라 믿는단다.
나는 너와 내가 집에 얌전히 있으라는 약속을 어긴데에 화가 난단다.
내가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사실에 대해서도 화가 난단다.
쾨니히가 흐느끼면서 우는 사샤를 데려가면서.
사샤를 귀여워하던 쾨니히조차 사샤가 자이체프에게 자신의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너무나도 잔혹한 방법으로 사샤를 처형한다. 이에 타냐는 멘붕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필리포프 부인을 다닐로프와 합작해 대피시킨다.[14] 그러나 대피중에 독일군의 포격에 휘말리게 되고 치명적인 부상을 입는다. 다행히 필리포프 부인에게 통행증이 있었기에 후방으로 호송될 수는 있었으나 의식이 없었다. 한 편, 다닐로프는 자이체프에게로 돌아가 부러움 없는 평등한 소련사회를 이루고 싶어 많은 노력을 했지만 부질없는 짓이었고 빈부의 격차는 언제든지 있을 것이라는 설교를 하며[15] 타냐를 잃었다고 밝히자 바실리도 흐느낀다. 마지막 순간에 극도의 허무를 느끼던 다닐로프가 소령의 위치를 알려주겠다고 말한 뒤, 마지막으로 의미있는 행동을 하겠다며 놀란 바실리가 말리는데도 불구하고 순간 머리를 내밀어 쾨니히에게 저격당해 사망한다. 그러나 그의 희생으로 바실리는 쾨니히의 위치를 파악하게 되었고 쾨니히 역시 방심하게 되었다. 한참 기다려도 별 인기척이 없자 쾨니히가 바실리를 죽였다고 확신하고 나와보지만 기다리고 있던 것은 바실리였다. 자신이 패배했으며 자신의 최후를 직감한 쾨니히는 조용히 모자를 벗고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다 헤드샷으로 허무하게 사살당하며 가지고 있던 Kar98k 저격소총도 탈취당한다. 끝내 승리했지만 소중한 것들을 많이 잃어 슬픔에 잠긴 바실리 자이체프는 그 저격소총을 죽은 다닐로프의 품에 넣어준다.Once again, he knew exactly where to find me. Don't you think that strange? Apart from me, only you knew.
I don't hold it against you, Sacha. You've done a very brave thing. You've chosen your camp and I respect that, but it is not my camp.
We are both soldiers. We are both enemies. So I, I know you'll understand.
I'm annoyed with you little Sacha for not staying at home as I made you swear to do.
I'm annoyed with you for obliging me to do what I'm going to have to do.
좋은 아침이구나, 사샤.
다시 한번 바실리는 내가 어디서 그를 찾을지 알고 있더구나. 그것 참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니? 나말고는 너만 아는 사실이었는데 말이지.
난 너를 비난하지 않겠다, 사샤. 너는 정말 용감한 일을 해왔던 거야. 넌 너의 편을 들었을 뿐이고 나는 그걸 존중한다만, 그게 내 편은 아니었다는 것 뿐이지.
나와 바실리는 둘다 군인이지. 서로 적이고.... 너가 이해할 수 있을거라 믿는단다.
나는 너와 내가 집에 얌전히 있으라는 약속을 어긴데에 화가 난단다.
내가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사실에 대해서도 화가 난단다.
쾨니히가 흐느끼면서 우는 사샤를 데려가면서.
5.6. 결말
시간이 흘러 1943년 2월 3일 스탈린그라드 전투가 소련의 승리로 끝나고, 독일군들은 항복하고 전부 포로로 잡혀 끌려가고 있다. 스탈린그라드는 환호가 펼쳐지고, 병상에서 깨어난 타냐는 자신을 찾던 자이체프와 조우하면서 영화는 끝난다.6. 평가 및 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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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타스코어 53 / 100 | 점수 6.8 / 10 | 상세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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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선도 54% | 관객 점수 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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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체의 평가는 나쁜 편은 아니지만, 개봉 당시에는 흥행에 실패했다.
제작비 6800만 달러로 전세계에서 9700만 달러를 버는 데 그쳤다. 북미 흥행은 5139만 6781 달러. 본전치기를 거두자면 적어도 제작비 2배인 1억 3600만 달러는 벌어야 하는 걸 생각하면 확실히 망했다.
전쟁 영화로서 내용이 부실하다던가 특별히 문제가 있는 영화는 아니었지만 북미의 전쟁 영화 흥행은 미국 만세 아니면 힘들 뿐 아니라 미국인들은 러시아에 대해 민감하여 러시아가 좋은 쪽으로 묘사되는 작품에 크게 호의적이진 않다.[16] 여기에 소련군은 작품의 배경인 제2차 세계 대전 당시에는 미국의 동맹국이었으나, 이후 냉전 시대가 되면서 미국의 라이벌 적국이 되었기 때문에
다만 중화권과 동남아시아에서는 인기가 좋았던 편이다.
7. 기타
- 워크래프트 3/캠페인/나이트 엘프의 첫 임무는 Enemies at the gate이다.
7.1. 역사 왜곡
에너미 엣 더 게이트의 역사왜곡을 짚으며 비판하는 영상. 단순 사소한 재현오류들을 짚는 부분들도 있지만 단순히 역사적 왜곡 사실만 나열한 것만으로도 1시간이 넘는 분량이다.#
해당 영화는 윌리엄 크레이그(William Craig)의 논픽션 《Enemy at the Gates: The Battle for Stalingrad》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지만, 이를 감안한다고 하여도 지나치게 윤색되고 편리하게 왜곡되었다. 현실에서는 해군 보병대 행정 부사관, 즉 엄연히 행정병이자 부사관으로써 복무하고 있었다가 극동의 위협이 안정화되자 스탈린의 요청에 의해 극동군 병력들의 투입이 이뤄지며 자신의 전우들과 함께 스탈린그라드에 자진하여 투입되었고 최정예 부대로써 악명 높았던 해군보병대 부사관으로써 전쟁 초반에는 기관단총을 들고, 그 이후에는 모신나강을 들고 싸웠던 숙련된 저격수인 바실리 자이체프는 사라지고 갑자기 영문도 모를 전쟁에 끌려와 총알만 쥔 채로 전장에 투입된 무력한 병사만으로 나온다.[18]
또한 해군 행정 부사관으로 복무한 현실을 모두 무시한 채 기초적인 맞춤법도 정치장교의 도움으로 끼워맞추고, 자신을 둘러싸고 만들어진 저격수 신화에 대해 비관적으로 대하는 모습이 나오지만 실상 그는 전쟁 중이든 전쟁 후이든 자신이 스탈린그라드의 영웅이었음에 대해 높은 자부심과 애국심을 가진 인물이었다. 이에 더해서 그가 서구권 개신교도 계열 국가들에서 보편적인 킹 제임스 성경 시편 23편의 구절인 "주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The Lord is my shepherd; I shall not want)"를 외우지만, 실제로는 러시아 정교회의 교회 슬라브어를 기반으로 하는 시편 22편의 "Господь пасет мя, и ничтоже мя лишит" (고스포디 파세트 먀, 이 니치토줴 먀 리쉬트)를 외워야 정상이다.
정교회 자체의 특성에 더해 구절 자체의 자세한 뜻도 다르다. 작중에서 외우는 영어 성경 구절은 "주님은 '나의' 목자라는 개인적이고 인격적인 관계를 강조하며, 그 결과로 '내가' 부족함을 느끼지 않는다는 내면의 상태를 고백하는 것"에 가깝다면, 실제 러시아 정교회에서 사용하는 교회 슬라브어 구절은 "주님께서 '나를' 돌보신다는 초월적이고 절대적인 행위를 먼저 선언하고, 그 결과로 '그 어떤 외부의 위협도' 나를 해하거나 궁핍하게 만들 수 없다는 신의 섭리와 보호를 강조하는 것"에 가깝다. 당연히 현실에서 자이체프는 콤소몰의 일원이었고 철저한 공산주의자였다. 때문에 위기 상황에서 때 아닌 서구권 성경 구절을 읊는 것은 단순히 무신론자에 대한 비판을 위한 1차적인 왜곡을 넘어서, 그를 대체할 '신앙인'으로써의 모습마저도 서구의 것을 관습적으로 그래도 이식해 모든 현실성을 파괴한 총체적인 왜곡에 가깝다.
또한 작품 내에서 소련군은 탈영병과 그 가족들을 향한 대규모 약식 처형만으로 군율을 다스리려 하고 니키타 흐루쇼프가 사기를 끌어올릴 방법에 대해 묻자 모두 처형만 외칠 뿐 다닐로프가 영웅화하자는 의견을 내보이자 모두 깜짝 놀란 것처럼 등장한다. 그렇지만 이미 세바스토폴 공방전, 모스크바 전투 당시 활약한 전쟁영웅들과 영웅도시들을 선전하며 충분히 사기를 끌어올렸을 뿐더러, 악명 높은 명령 제227호도 상징적인 명령에 가까웠을 뿐 실제로 탈영병들을 처형하는 경우보다는 그들을 다시 전선으로 끌고가는 모습이 일반적이었다.
또한 소련군에게는 전술전략이 존재하지 않는 돌격만을 할 줄만 아는 무능한 군대로 나오고, 독일군은 그들을 미리 짜놓은 압도적인 화력망에서 갈아버리는 식으로 등장하지만 모스크바 전투 이후 위기가 어느 정도 끝난 이후 안정화된 소련군 내에서는 충분히 군사술을 다룰 여러 인재들이 활약하고, 군수역량 역시 실상 총기가 부족하여 노획 총기들에 제식명을 붙여가면서 쓰던 독일군과 달리 소련군은 이미 스탈린그라드 전투 시점 자국군의 기관단총을 비롯한 주요 보병화기들을 완성하고 양산하던 상태였고 충분히 보급할 역량이 되었다.
또 한편으론 독일군은 스탈린그라드 내에 진입한 이후 지옥같은 시가지 내에서의 시가전을 겪으며 안정적인 화력망을 구성할 능력과 여력이 되지 않았고 작품에서 묘사되는 대규모 돌격은 애초에 그렇게 모을만한 공간 자체가 부족한 시가지였기에 힘들었다. 그러나 작품 속에서 그런 스탈린그라드의 거대한 시가지 속에서 대규모 병력들이 시가전을 벌이는 모습은 하나도 묘사되지 않고, 초반의 대규모 전투를 제외하면 마치 마법처럼 쾨니히와 그에 대적하는 저격수 부대와의 대결만이 펼쳐지는 일종의 초현실적인 서부극이 펼쳐지는 곳으로만 묘사된다.
류드밀라에 대한 묘사 역시 부정확한데, 모티브로 보이는 실제 인물은 이미 스탈린그라드 전투 이전부터 가족을 잃고 빨치산 활동을 하며 굳건한 정신과 전투능력을 가진 여장부였으나 작품 내에서는 그저 공포에 빠져 도망치려다가 쾨니히의 저격에 죽임당하고 주인공에게 전투 의지를 부여하는 일종의 냉장고 속 여인의 역할만 수행한다.
쿨리코프는 자이체프의 스승이 아니라 그에게 교육받은 인물이고, 내무부의 고문에 대해 이야기하며 "낫은 없고 망치는 있네? 그거로 두들겨맞았지"라면서 독재 국가 속에 처한 자신들의 처지에 대해 비관하는 장면 역시 회고록에서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 장면으로, 현실적으로 본다면 그렇게 비관주의적 생각을 가진 병사가 전장이란 극한 환경에서 적응하는 것은 당연히 힘들 것이다. 그리고 그 역시 작품 속에서와 달리 적어도 43년 1월까지는 바실리 자이체프와 함께 전장에서 싸웠다.
작품 말미에서 다닐로프가 빈부격차는 결국 인간이 존재하는 한 벌어질 수 밖에 없다며 자신과 자이체프, 타냐 간의 삼각 관계에 대해 비관하고 쾨니히의 미끼가 되어 삶을 마감하지만 다닐로프는 그렇게 죽지도 않았고, 타냐와 자이체프, 다닐로프 사이의 삼각 관계도 벌어지지 않았다. 작중에서 다닐로프는 자이체프의 곁에서 당에 대한 충성심과 자이체프에 대한 주체할 수 없는 열등감 등에 휩싸여 그를 시기하고 모락하다가 마지막엔 붕괴하여 자살에 가까운 미끼가 되기를 선택하는 모습으로만 나오지만 현실에선 전투 말기까지 자신의 의무에 충실한 정치장교일 뿐이었다.
심지어 전투의 주요 방향성을 이끌고 승전을 만들어낸 바실리 추이코프는 언급조차 되지 않고, 전투 자체에서는 큰 역할을 차지하지 않았지만 이후 서기장이 된 것으로 유명한 니키타 흐루쇼프는 전투 내에서 큰 역할을 차지한 것처럼 나오며, 그마저도 지휘관을 자살로 내몰아버리고 병력들을 공포로만 통치하려는 부정적으로만 모습으로만 나온다.
이렇게 작품 내에서 이상하리만치 작위적으로 인물들이 단편적으로 묘사되는 이유는 당연하게도 반공주의와 반러 감정에만 의존한 전쟁의 재현에 있다. 원작의 경우에는 '자이체프 vs 쾨니히' 대결이 가장 극적이고 흥미로운 부분일 뿐, 그것이 소설 전체의 내용을 차지하지 않으나 해당 영화는 거의 모든 부분들을 재창조하면서까지 이를 차용했다.
7.2. 이모저모
한편 이 돌격신을 이용해 디시인사이드 주식 갤러리에서 만든 애너미 앳 더 헬게이트가 유명하다.초반에 병력들이 열차에서 내리는 장면부터 우라돌격 장면까지 콜 오브 듀티에서 오마주되었다. 이 장면은 볼가강을 배로 건넌 뒤 제방까지 올라가는 미션과 우라돌격에서 살아남아 독일군 장교를 저격한 뒤 붉은광장을 탈환하고 붉은광장을 탈환하였다는 소식을 전하는 미션으로 나뉜다. 강가 부두에서 "총은 두사람당 한자루"라 외치는 정치장교와 주인공이 총 대신 실탄 5발들이 클립 하나만 지급받는 것도 똑같다.
분수대에서 바실리가 처음 저격을 하는 장면도 유명하다. 이 영화를 본 사람끼리 대화를 하면 꼭 나오는 명장면이다. 소련군의 시체들이 널부러진 폐허에 독일군 장교들과 부하들이 방심하고 있다. 이 와중에 멀리서 포탄이 주기적으로 떨어져 쾅! 쾅! 소리가 나는데 이 폭음에 맞춰 총을 쏴 총성을 숨긴다. 독일군들은 바로 뒤에서 동료가 죽어가는데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 그나마 보초를 서던 상사 한 명이 처음에 수상해서 살며시 들어가 보려고 했고 두 번째 저격 후에 그제서야 눈치채고 수류탄으로 대응하려고 했으나 바로 저격을 당해서 실패. 바실리는 이렇게 하나하나 전멸시킨다. 이 장면은 콜 오브 듀티: 월드 앳 워에서 오마주되었다.[19] 다닐로프 대신 빅토르 레즈노프가, 자이체프 역으로 디미트리 페트렌코(주인공)가 영화와 똑같이 폭격기가 지나가는 동안 적들을 저격한다. 이후 막 뽑힌 전과 선전 삐라를 다닐로프가 바실리에게 건네주는데, 뽑힐때는 헬멧이 4개로 1개가 적게 그려진 오류가 있다. 바실리가 쥔 장면에서는 정상적으로 5개로 나온다.
영화 역사상 가장 조용한 섹스 장면이 나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군 막사 안에서 다른 병사들과 줄줄이 누워있는 상태에서 섹스. 합체의 뜨거운 열정으로 신음소리가 흘러나올 때마다 서로의 입을 막으며 환희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게다가 둘이 옷을 홀딱 벗은 것도 아니고, 중요 부위만 풀어헤치는 장면을 보여준 뒤에는 시작부터 끝까지 얼굴만 계속 비추지만 두 배우의 표정으로 지금 뭘 어떻게 하고 있는지 다 짐작이 갈 정도로 잘 만든 장면이다. 장 자크 아노는 오늘날에도 그 아름다운 베드신으로 종종 영화팬들 사이에 회자되는 연인의 감독이었다.
명대사로 정치장교인 다닐로프의 "내가 소령의 위치를 알려주지."가 있다. 자이체프에 대한 질투보다 어느 사회든지 계급 간의 갈등은 있고 그것이 있는 자와 없는 자의 차이라는 것을 사랑으로 깨닫게 된 다닐로프가 사랑하던 여인이 죽은 것이라고 생각한 후 자신의 친구이자 연적인 자이체프에게 여자의 죽음을 알리며 자신이 죽을 것이라는 것을 당연히 알면서 얼굴을 내밀어 쾨니히 소령에게 저격당해 죽는다. 다닐로프는 결국 자신의 목숨을 대가로 쾨니히 소령이 자이체프가 죽었다고 방심하게 만들어 엄폐물에서 나오게 한 것이다.
에드 해리스의 열연이 빛나는 인물인 쾨니히 소령도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 에드 해리스는 더 록에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이면서도 인간미가 살아있는 인물인 프랜시스 재비어 허멜 장군 역을 맡은 적이 있다. 또한 일부 밀덕후들에게 "에드 해리스를 롬멜 역으로!"란 소리를 듣기도 했다. 독일군 군복을 입은 에드 해리스의 모습을 보면 에르빈 롬멜과 판박이다. 쾨니히 소령은 이 작품의 또 다른 주역으로 카리스마가 대단한 모습으로 단순한 악역이라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포스를 풍겼다. 저격시에는 무서우리만치 냉정침착하게 표적을 사살하는 한편으로 대단히 신사적인 인물이기도 하며, 초급 장교로 참전했다가 전사한 아들의 훈장을 부적처럼 늘 지니고 다니는 인간적인 일면도 보여준다. 그리고 독일군 첩자이자 독일군 주둔지에서 구두닦이 품팔이 소년인 러시아 소년 '샤샤'를 친절하게 대하는 등 매력적인 인물이었으나…
쾨니히 소령은 샤샤가 이중첩자짓을 했다는 걸 알게 된다. 샤샤는 쾨니히가 주는 초콜렛의 유혹에 빠져 어린 마음에 바실리에 대한 정보를 계속 흘리고 있었다. 하지만 진심으로 바실리를 좋아했기에 마음을 바꾸어 역으로 쾨니히 소령의 정보를 알려주며 바실리를 돕는다. 그 사실을 알게된 쾨니히 소령은 자신을 배신한 대가이자 미끼용으로 처형하여 영화 내내 신사적이던 이미지가 단숨에 무너진다. 물론 시대상황이 전시였고, 쾨니히도 샤샤의 배신을 예상한 것인지 "절대로 밖으로 나오지 마라."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후에 샤샤를 끌고가며 "왜 내 말대로 집에 있지 않고 나왔느냐, 내 말을 들었으면 널 이렇게 하지 않았을텐데. 하지만 넌 전사로서 훌륭하게 행동했다. 지금 여기가 전쟁터라 나로서도 이렇게 행동해야 하는게 정말 유감이다."이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봐서는 샤샤의 배신을 눈치챘지만 옛 정을 생각해 밖에 나오지 않았다면 눈감아주려 했던 듯 하다. 다르게 보면 샤샤 또한 전쟁의 피해자라는 것을 역설하면서 자신의 자식 또한 어쩔수 없는 선택에 빠진 가여운 인간이라는걸 이해한 아버지의 안타까운 마음의 결실이며 자신에게 드리워진 운명의 소용돌이에 대한 순응이라고 볼 수 있다.
바실리의 죽음[20]에 크게 상심하며 오열하는 샤샤가 쾨니히 자신을 배신하고 역정보를 흘릴 수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바실리 자이체프의 생존을 알려주며 이번에는 정말로 죽이겠다고 공언한 뒤 일부러 자신의 매복지를 알려주고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샤샤는 결국 쾨니히와 자이체프의 싸움을 보기 위해 매복지에 나타나 쾨니히의 함정에 걸려든다. 이때 훌쩍이는 샤샤를 쾨니히가 "너를 비난할 생각은 없다. 아니 오히려 아주 용감한 행동을 했지. 우리 둘 다 군인이다."라며 달래는 투로 데려가기에 저러고 마나 싶지만, 다음 장면에서 철도역의 급수탑 기둥에 목매달아 높이 걸린 샤샤의 시체가 나온다.[21]
죽은 아들의 훈장을 늘 그윽하게 바라보는 장면과, 어린 샤샤에게 신사적으로 대하는 장면들을 보며 쾨니히 소령의 부성애에 흠뻑 빠져있다가 냉정하게 돌변하는 모습이 가히 충격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어린이와 여자를 보호하는 에티켓을 지키는 신사였지만 죽거나 죽이거나라는 냉혹한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전쟁터에서는 군인의 역할이 쾨니히에게는 먼저였다. 쾨니히는 샤샤에게 해줄 만큼은 다 해줬으며, 조국인 소련을 위해서 자신을 위험에 처하게 한 샤샤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이해해 줬다. 근데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자신의 위치를 노출시키고, 경고까지 했음에도 집 밖으로 나온걸 보고는 더이상은 참을 수 없던 듯. 그렇다고 어린 샤샤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없으니. 그저 전쟁의 비극일 뿐이다.
이 장면은 극적인 엔딩인지는 알 수 없으나 자이체프의 실제 회고록과는 다르다.
| 오랜 시간 동안 나는 예상되는 적의 위치를 관찰했지만 그가 숨은 정확한 장소를 발견해낼 수 없었다. 그러나 그가 우리에게 쏜 총성으로 보아 저격수가 바로 앞 쪽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나는 조준경으로 계속해서 살펴보았다. 왼쪽에는 파괴된 탱크가 한 대 있었고 오른쪽에는 토치카가 있었다. 탱크와 토치카 사이의 평평한 땅 위에는 철판이 놓여 있었고 부서진 벽돌 조각이 약간 쌓여 있었다. 그것들은 언제나 그곳에 놓여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거기에 익숙해져 있었다. 나는 적의 입장이 되어 깊이 생각했다. 저격수에게 어느 위치가 더 좋을 것인가? 탱크와 토치카? 아니면 철판 밑? 그가 전문가라면 아마 철판 밑에 총안구를 만들었을 것이고 밤에는 그 위로 기어 올라왔을 것이다. 그렇다! 그는 확실히 공간지대의 철판 밑에 있을 것이다! 나는 예감이 확실하다고 믿었다. 나는 진지에서 나무로 만든 인형을 잡고 약간 들어올렸다. 그러자 나치 저격수가 총을 발사했다. 조심스럽게 인형을 제자리에 내려놓고 탄도구멍을 검사했다. 탄환은 앞쪽에서 직선으로 발사됐다. 이는 분명 그 저격수가 철판 밑에서 쏘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제는 그의 머리 일부분이라도 내 눈에 들어오도록 유인할 기회가 온 것이다. 그를 즉시 해치우려고 시도하는 것은 헛된 일이었다. 시간이 필요했다. 나는 통상 독일군의 기질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이다. 독일 저격수는 아마 그가 만든 좋은 진지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우리가 저격진지를 다시 바꿔야만 했다. 우리는 야음을 틈타 밤늦게까지 작업을 하고 새벽녘이 되어서야 위치를 잡았다. 해가 떠올랐다. 쿨리코프(Kulikov)가 공포탄을 쏘았다. 우리는 저격수의 호기심을 끌어야만 했던 것이다. 아침에는 망원 조준경에 비친 햇빛으로 우리 위치가 노출될 수도 있기 때문에 기다리기로 결심했다. 점심시간이 지나자 소총 위로 그늘이 드리워졌고, 태양은 독일군의 진지를 비추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철판의 모서리에서 무엇인가 반짝거렸다. 이상한 유리 조각이나 망원 조준경인가? 드디어 기회가 온 것이다. 쿨리코프는 가장 노련한 저격수만이 할 수 있는 유인술로서, 조심스럽게 그의 군모를 들어올렸다. 순간 그 독일군이 총을 쐈다. “탕! -” 총성과 함께 쿨리코프가 벌떡 일어나며 비명을 지르고 쓰러졌다. 쿨리코프는 전쟁이 발발하기 전 독일에 유학해 쾨니히의 저격학교를 졸업했고 이러한 기만전술을 그곳에서 배웠다. 그 독일군 저격수는 4일 동안 찾아 헤맨 나를 마침내 잡았다고 믿었고 철판 바로 밑에서 머리를 반쯤 들어올렸다. 그것이 바로 내가 기대했던 순간이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모신 나강을 겨냥하면서 숨을 멈추고 방아쇠를 당겼다. 총소리와 함께 독일군의 머리가 뒤로 떨어지는 모습이 조준경 속으로 보였고 그의 소총 망원 조준경은 움직임 없이 태양 아래 반짝이고 있었다. |
인용구 이전, 정치장교가 사살당하는 걸 보고서 에르빈 쾨니히가 와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는 사실 자체는 영화와 비슷하지만 영화상의 다닐로프처럼 일부러 맞아준 것은 아니다.
마지막까지 저격 대결을 바란 사람들 중에선 마지막에 시체를 확인하러 나왔다가 매복한 바실리와 마주친 뒤 허탈해하는 쾨니히를 바실리가 분노에 차 쏴 죽이는 바람에 허무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연출이 위의 인용구처럼 몸을 드러낸 쾨니히를 끝까지 매복한 바실리가 저격하는 게 아니라, 시체를 확인하기 위해 바실리의 매복지 쪽으로 걸어나온 쾨니히를 바실리가 등 뒤에서 나타나 결투하듯 서로 마주 본 상태에서 쏴버린다. 쾨니히는 자신이 속았다는 것에 별다른 저항도 없이 그냥 허탈해하다 순순히 머리에 총을 맞고 죽는다.
그 중에는 신사적이지 못하다는 말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영화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바실리에게 쾨니히는 친구인 다닐로프와 샤샤를 포함한 친구들을 죄다 죽여버린 원수이므로 눈 뒤집힌 바실리에겐 군인의 명예는 커녕 고급 장교 포로라는 현실적인 면도 눈에 안찼을 것이다. 그리고 둘이 대결하던 스탈린그라드는 겨우 두어시간 단위로 지배자가 바뀌는 막장상황이었다. 포로로 끌고 갈 수 있던 상황도 딱히 못 되었던 것. 그리고 당시 소련은 제네바 협약 가입국이 아니기 때문에 포로를 죽이던 말던 알 바 아니며 더욱이 독일군 역시 슬라브를 비롯한 러시아 민족들을 인간 취급 안한 데다가 소련은 협약 가입국이 아니므로 포로를 잘 안잡는 편이었다. 연출 면에서도 전쟁에 염세적이었던 쾨니히와 동료의 연이은 죽음에 분노한 바실리의 감정을 서로 얼굴을 드러내며-쾨니히는 크게 놀라지도 않고 아 속았네 수준으로 허탈해하고, 분노에 찬 바실리는 눈에서 불똥을 튀기며 주저없이 쏴버린다.- 잘 대조된다.
일본에서는 스탈린그라드(スターリングラード)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다.
8. 창작물의 반영 오류
- 바실리 자이체프가 사샤의 어머니 필리포프 부인의 집에서 다닐로프와 함께 노동자들에게서 온 격려 편지에 답장을 하는 부분. 여기에 흘러 나오는 배경음인 포병 행진곡은 1943년에 작곡되었다. 필리포프 부인을 만나는 장면은 영화상으로 1942년 10월 말이므로 이 노래는 원래 흘러 나와서는 안 된다. 게다가 영화에 삽입된 음원은 스탈린 사후에 후렴구 1행의 가사가 수정된 음원이다. 후렴구 1행의 "포병대여, 스탈린이 명령을 내렸다!"(Артиллеристы, Сталин дал приказ!)가 "포병대여, 정확한 명령이 떨어졌다!"(Артиллеристы, точный дан приказ!)로 바뀐 음원이다. 다만 작품 속 상황에서 재생되는 음악이 아닌 작품 외에서 제시되는 배경 음악은 재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작품 속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 그러나 아래의 오류는 명백히 재현 오류의 정의에 부합한다.
한편 사샤의 어머니 필리포프 부인은 사샤의 죽음을 끝내 모르게 된다. 차마 아들이 죽었다고 말할 수 없어서 다닐로프가 "독일군에게 배신해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라고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22] 거짓말을 듣고 크게 슬퍼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머니인지 "그래도 독일군에게 갔다면 대접은 잘 받을 것이야..."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 소릴 정치장교인 다닐로프 앞에서 한다! 그나마 친분 있는 사이였기에 가능.
- 바실리가 흐루쇼프가 있는 연회장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있다. 이때 잠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한뒤, 흐루쇼프와 바실리가 스탈린의 초상화 앞으로 다가가서 '지도자 동지께서도 자네를 지켜보시네.'라고 격려하는데 한 병사가 급하게 연회 음식을 챙겨 넣고 있다. 그런데 이 연회장에 들어갈 때 연주되는 소련 국가는 그 시기에 존재하지 않았다. 소련 국가는 1944년에 작곡되었고 그 전에는 인터내셔널가를 국가로 썼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배경은 1942년, 나올 수가 없다. 게다가 그 가사는 1944년 버전이 아닌 1977년 버전이다! 아무래도 서방 영화다 보니 노골적인 스탈린 찬양이 나오는 1944년 버전을 넣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현존하는 소련 국가 원본 음성 자료들 중 1944년 버전보다 1977년 버전이 더 웅장하고 깔끔하고 듣기 편하기 때문에 넣었을 수도 있다. 1940년대에 나온 음성 자료들은 너무 오래 전 옛날 것들이기 때문에 소련 국가 뿐 아니라 무엇이든 음질이 매우 떨어져서 먼지 낀 소리나 삐그덕대는 소리처럼 들린다.
- 영화 초반부에서 흐루쇼프가 수비에 비관적인 수비사령관을 질책하며 자살을 종용하여 사령관이 권총자살하는데, 실제로는 그런 사람은 없다. 이 사람의 모델이 되었음직한 인물은 당시 62군 사령관 안톤 로파틴(Anton Lopatin) 중장(1897~1965)이었다. 2차대전에서 활약했고 중장으로 전역했다. 쾨니히스베르크 전투에서의 공으로 소련연방영웅 칭호를 수여 받는다. 일본군을 소탕하는 만주 작전에도 참가했다. 다만 어느 정도 전공만 있으면 대장까지는 쉽게 갈 수 있었던 당시 중장에서 승진을 멈추었고 전후에도 전혀 승진을 못한 것을 보면 아주 뛰어난 장성은 아닌듯 하다.
로파틴의 상관이었던 스탈린그라드 전선군 사령관 안드레이 예료멘코 [23]와 흐루쇼프의 회고록에 의하면 겁쟁이였던 것 같다. 그래서 예료멘코와 흐루쇼프는 8월에 스탈린그라드 수비에 비관적이라는 이유로 로파틴을 해임하고 바실리 추이코프를 임명하는 인사를 단행했는데, 작전의 총책임자였던 당시 총군부사령 게오르기 주코프는 반대로 회고록에 로파틴을 "스탈린그라드 전투의 수비태세를 잘 다듬어놨다"고 매우 칭찬해놨다. 물론 주코프가 추이코프와 사이가 굉장히 나빴기 때문에 추이코프를 까기 위해 이런 말을 써놨을 수도 있다. 예료멘코와 주코프의 회고록에서 이 일화를 각각 다르게 써놨으니 진실은 정확히 알 수 없다. 또한 독소전쟁 도중 처형한 장군은 개전 며칠 후 적을 막지 못했다는 죄목으로 총살된 두 명 뿐이었다.
- 실제로는 자살하지 않은 안톤 로파틴 당시 중장.
영화의 대머리는 재현에 충실
- 바실리 자이체프는 실제로는 소련 해군 태평양 함대 행정하사로 복무하다 전쟁 중 흑해 함대로 지원, 해군 보병 저격수가 되었다. 작중에선 그가 처음부터 육군, 그것도 가장 낮은 계급인 보병전사 계급으로 나오는 재현 오류를 범했는데, 자이체프가 전쟁 중 육군으로 전군된 것은 사실이나, 이는 스탈린그라드 전투 이후로, 그마저도 해군 상사까지 진급한 뒤 육군 준사관으로 임관해 보병대위로 군생활을 마쳤다. 당시 추이코프 장군의 육군 예하에 편입되어 이들의 지휘를 받았던 해군 보병들은, 시가전을 치르면서 육군의 전투복류를 지급받아 해군 피복과 혼착하는 경우가 많았고, 자이체프 역시 처음엔 남색 세일러복을 입고 참전했다가 육군 피복을 받아 정모와 텔냐시카 등만 남기고 갈아입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특히 그는 위장을 다른 이들보다 더 신경써야 하는 저격수였기 때문에 육군 복제를 보다 빨리 받아들였다. 때문에 육전대로 투입되었으므로 처음부터 육군 복제를 입고 나오는 게 맞다는 일부 주장 역시 틀렸다. 극중 니키타 흐루쇼프가 타고 온 강상 경비정 승조원 정도만이 제대로 된 해군 복제로 등장하고 나머지는 전부 육군 복제만을 입은 이들이 나오는데, 이곳저곳에서 육군 복제와 짬뽕된 해군 옷이 간헐적으로나마 등장해야 더 적절한 재현이다. 반면 독일 영화 스탈린그라드에서는 이 부분이 잘 재현되어 소련군들 중에 속에 입은 해군용 텔냐시카가 보이도록 단추를 풀어 입은 육군 전투복 차림의 해군 인원들이 많이 보인다. 아울러, 자이체프는 육군 장교로 군생활을 마쳤음에도, 해군 출신이라는 자부심을 잊지 않았다. 그의 묘비에 새겨진 모습 역시 육군이 아닌 해군 정복을 입은 것이다.
- 쿨리코프도, 다닐로프 대위도 쾨니히 대령이 죽을 때까지 살아있었다고 한다. 마지막에 다닐로프 대위가 대신 죽음을 맞는 장면은 허구 중 허구로 사실은 쿨리코프가 손에 철모를 씌워 미끼 역할을 했고, 이때 적 저격수의 총격에 손을 다쳤다고 한다.
- 엄연한 일반 정규군들을 형벌부대마냥 기관총 진지에 아무 지원없이, 심지어는 몇명은 총도 안 주고 맨몸으로 자살돌격시키고 퇴각한다고 사살해대는 장면. 더 이상한 점은 기관총이나 성능 좋은 돌격소총들은 적과 싸울 때나 써야 하는데 도망치는 아군을 사살하는 용도로만 쓴다. 비숙련병이 치열한 전투에 투입되어 희생이 커지는 것과 자살돌격을 아군에게 강요하는 잔혹행위는 다르게 묘사되어야 하는데 소련군을 아군 장병들을 거리낌 없이 사살하는 정신병적인 군대로 묘사했다. 실제로 이 영화를 단체관람한 러시아 측 참전용사들은 '우리는 포병의 지원도 받았고 저렇게 엉망으로 싸우진 않았다'며 분개했다고 하며, 이런 문제점 때문에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2와 함께 서방 대중문화의 과도한 소련 비하, 역사왜곡의 한 예로 꼽히기도 한다.
- 또한 영화 속에서는 우라 돌격한 소련 장병들이 독일군을 단 한명도 죽이지 못했는데, 소련군의 전술적 역량이 대전말까지 독일군에 미치지 못했음은 사실이나(반대로 정치, 전략, 작전적 능력에선 소련이 독일을 앞섰다.) 스탈린그라드는 시가지로 독일군을 끌어들아 근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전술적 열세를 최대한 상쇄시켜 독일군 피해도 적지 않았다. 소련군의 돌격 장면도 그냥 총들고 뛰어갔다 오는 수준으로 어영부영 묘사되어 있는데 참전용사들 증언들 중에서는 영화속의 돌격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참혹했다고 증언하기도 한다. 형벌 부대들조차 구식이나마 소총, 총검 등 기본적인 전투 장비는 지급받고 공세를 개시했는데도, 영화 속 돌격보다 더욱 참혹했던게, 영화 속 독일군들은 편안히 총만 쏘고 어쩌다가 포탄 쏘고 끝인데, 실제로는 서로 포격을 닥치는 대로 한데다 독일군도 마주나와서 백병전을 벌이기도 했으며, 지뢰, 철조망 등의 함정들도 엄청나게 깔아놔서 실제 영화보다 더욱 참혹했다고 한다.[24]
[1] 캐나다 퀘벡주, 온타리오주에서 개봉할 때 쓰는 타이틀.[2] 여기서 한발 더 나간 것이 hostis intra muros(성벽 안의 적들). 로마의 역사에서 이 관용구가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 사용된 경우는 종종 있었다. 대표적으로 BC 200년경에는 카르타고인들이, AD 410년에는 고스족이, 455년에는 반달족이 로마 성문까지 진군했었다.[3] 정작 주드 로의 작중 외모는 역시 소련 저격 에이스인 이반 시도렌코와 유사하다.[4] 다만 총 장전부터 시작해서 총을 다루는 법을 제대로 몰랐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당황해서 그럴 수도 있고, 소련은 전쟁이 발발하자 대학생은 무조건 소위계급장을 달아주며 별다른 훈련을 시키지 않고 바로 전쟁에 보냈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5] 한번은 방아쇠만 당기면 죽일 수 있었는데 시체들에게서 물건을 노획하는데 정신이 팔린 독일군 병사 하나가 시야를 가려 쏘지 못했다. 반대로 그 직전에는 쾨니히가 자이체프 앞을 지나갔는데 하필 피로가 누적된 자이체프가 깜박 졸아서 죽일 기회를 놓치기도 했다.[6] 장군은 위에서 말한 독일군 병사가 입수한 바실리의 신분증을 증거로 죽었다고 단정지어 쾨니히를 후방으로 보내려고 했지만 쾨니히는 사샤에게 "바실리 자이체프는 안 죽었어. 왜냐면 내가 죽이지 않았으니까." 라며 전의를 불태웠다.[7] 정확히는 이중간첩으로, 독일군에게 소련군의 정보를 누설하는 동시에 자신이 누설한 정보를 다시 소련군에게 알려주는 방식으로 자이체프가 쾨니히를 역으로 속이는데 도움을 주었다.[8] 원래 이런 식으로 전투하는 부대는 범죄자로 구성된 형벌 부대다. 즉 해군 소속 정규군이었던 바실리를 비춘 영화라 재현 오류이다. 형벌부대 중 총을 받지 못한 사람은 탄환 클립만을 든 채로 소총을 든 사람을 따라가다가, 소총을 든 사람이 죽으면 그 총을 주워들고 싸우게 되어있었다. 이 장면은 후에 콜 오브 듀티에서 오마주된다.[9] 이때 다닐로프의 건의 자체도 대단한 용기였다. 처음 흐루쇼프와 만났을 때, 그는 스탈린그라드 방어를 책임졌던 수비 지휘관에게 책임을 물어서 반강제로 자살하게 하고 '여기는 스탈린 동지의 이름을 딴 곳이다. 절대로 이 곳을 빼앗겨서는 안된다!'라고 말하며 엄청난 압박을 가하고 있었다. 다른 정치장교들은 그 기세에 눌려서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고, 기껏 하는 말도 덜덜 떨며 '전선에서 후퇴하는 자는 총살하고 본보기로 그 가족은 시베리아로 보내야 합니다' 따위의 당연한(?) 말이나 하고 있었다. 당연히 흐루쇼프는 답답해하고 있는데 일개 하급 장교가 '영웅의 이야기로 장병들의 사기를 끌어 올려야 합니다'는 현실적이면서 창의적인 방안을 낸 것. 흐루쇼프가 마음에 들어한게 당연하다. "본보기로" 보여준다는 것은 다른 장교들의 제안과 같았지만 장병들이 따를 수 있는 본보기를 보여준다는 점을 다닐로프가 강조한다.[10] 물론 조금 일하다가 다닐로프에게 자신을 다시 전투부대로 배치해줄 것을 요구한다. 3주 전 타냐의 부모님이 스탈린그라드를 탈출하다가 나치군에게 처형당했기 때문에 분노에 차있었기 때문이다.[11] 이때 스탈린그라드에서 전사한 자기 아들의 훈장을 상관에게 맡긴다.[12] 철모 미끼를 이용하자 쾨니히 소령이 씩 웃는 걸 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다.[13] 다닐로프도 인내심이 극한에 달한 상태였다. 흐루쇼프 밑에서 까라면 까식으로 재촉받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바실리를 재촉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질투심에 후반부에 약간 트롤링을 한 것은 맞지만 그와는 별개로 흐루쇼프와 바실리 사이에서 중간에 엄청 고생한 인물인 것은 맞다.[14] 여기서 다닐로프의 기지가 돋보이는데 사샤의 최후에 대해서 필리포프에게 "그 아이는.... 독일에 투항했습니다. 조국을 배신하고 적이 되었기 때문에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라면서 스탈린그라드를 떠나지 않으려는 필리포프 부인을 설득시킨다. 진실이 슬퍼서인지, 그의 임기응변에 놀란 것인지는 모르지만 타냐가 잠시나마 복잡한 표정으로 다닐로프의 손을 잡아준다.[15] 비단 재물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미소나 우정, 능력이나 사랑같은 형상이 없는 것도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 자가 나뉜다는 뜻이다. 바실리와는 다르게 타냐의 사랑을 얻지 못한 다닐로프가 자조적으로 말하는 것이기도 하고 공산국가들의 가장 지배적인 이념이었던 "평등"이라는 것이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 동시에 꼬집는 대사기도 하다.[16] 콜 오브 듀티 같은 의 제2차 세계 대전 배경 FPS 게임에서야 러시아가 연합국이므로 소련군이 아군으로 나오긴 하지만, 인명경시/고기방패/독재 등 국가 전반적으로 안 좋은 이미지가 곁들여져 묘사된다. 같은 게임에서 2차대전 시기의 미군/영국군이 묘사되는 것에 비해선 조금 부정적인 셈.[17] 2차 포에니 전쟁 중 성벽에서도 볼 수 있는 거리까지 로마 시에 접근해 왔던 한니발 바르카를 말하는 것이다. 고대 라틴어 원문으로는 Hannibal ad portas(한니발이 문간에 와있다), 라고 하고 영어로 번역하면 Hannibal at the gate가 된다.[18] 심지어 작품 내에서 아예 해군보병대의 모습이 없는 것도 아니고 중간에 엄연히 바실리 자이체프의 소속 군이었던 해군 보병대들이 등장한다.[19] 여담으로 본 영화에서 악역 쾨니히 소령으로 나온 에드 해리스는 월드 앳 워의 후속작인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에서 플레이어블 캐릭터 중 한명으로 출연한다.[20] 물론 죽지 않았다. 매복 도중 독일군에 들킬 위험에 처하자 죽은 척했는데, 바실리의 몸을 뒤지던 병사가 바실리의 개인수첩을 노획해 바실리가 전사한 것으로 선전한 것.[21] 애초에 우리 둘 다 군인이고 선택을 했으니 존중한다는 말에서 더 이상 사샤를 민간인이 아니라 자기가 죽여야 할 적으로 보고 있음을 암시한다.[22] 이 거짓말 자체가 다닐로프가 공산주의에 회의적으로 변했음을 암시하는 복선이기도 하다.[23] 예료멘코의 정치장교가 흐루쇼프였기 때문에 흐루쇼프가 닥달한 것 자체는 맞다.[24] 스탈린그라드는 시가전임을 감안해도 유달리 근접전이 많이 벌어진 전투이기도 하다. 당시 소련군 측 기록에 따르면 건물 벽 하나를 두고 양측이 전선을 구축한 적도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