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02-04 10:05:29

소설의 구성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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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1. 개요2. 5막 구조
2.1. 도입(導入, Prolog)2.2. 발단(發端, Exposition)2.3. 전개(展開, Complication/Development/Rising action)
2.3.1. 사건과 갈등2.3.2. 전개의 구조
2.4. 위기(危機, Crisis/Climax)2.5. 절정(絕頂, Climax/Falling Action)2.6. 결말(結末, Conclusion/Resolution/Denouement)
3. 영미권과의 비교4. 예시5. 플롯의 연결 방식6. 글쓰기 조언

1. 개요

근대 이후의 소설진행방법 중에서 사건을 연결하고 구성하는 작법론.

3막 구조인 '발단, 전개, 결말'에서 시작되었으나, 현대에 와서는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의 5막 구조로 변형되었다. 동양에는 유사한 것으로 4단계로 이루어진 기승전결이 있다.

2. 5막 구조

구조 핵심 5막 구조
발단 사건의 암시 인물과 배경이 소개되고 사건의 실마리가 제시된다.
전개 사건의 발생 본격적인 사건들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갈등이 드러난다.
위기 사건의 반전 새로운 사태가 발생하고, 갈등이 한층 심화된다.
절정 사건의 전환 전환점이 나타나고, 갈등은 최고조에 이른다.
결말 사건의 해결 모든 사건과 사태, 갈등이 모두 해소된다.

5막 구조란 사건과 갈등의 체계적 발전을 나타내는 플롯이다. 원래 기본은 '발단, 전개, 결말'이지만 그 중 '전개' 단계를 이야기의 재미와 극적 갈등의 추구를 위해 두어번 뒤틀어서 위기 단계와 절정 단계까지 추가한 것이다. 그래서 위기 단계와 절정 단계의 극적 흐름은 전개 단계의 극적 흐름과 거의 유사한 양상을 보여준다. 자세한 것은 아래 문단들을 참고.

2.1. 도입(導入, Prolog)

필수적이진 않지만 작가의 취향, 기호, 의도에 따라 발단 단계 전에 선행하기도 하는 단계다. 하지만 보통 생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도입을 제외한 나머지 단계로 5막 구조를 구성하고 있다.

이야기시작하기 전에 어떤 강렬한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가령 스릴러에서는 누군가가 살해당한다든지,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 1편에서는 갑자기 마법사들이 몰살당하는 장면 등이 있다. 앞으로 진행될 이야기 중 한 장면을 미리 보여주기도 한다. 이렇듯 프롤로그 단계는 작가의 취향과 의도에 따라 어떤 장면을 보여줄지 각양각색이다. 주인공독백이나 를 쓰는 경우도 있다.

2.2. 발단(發端, Exposition)

인물과 배경을 소개하고, 갈등을 암시하는 중요한 단계다. 이 단계는 독자가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또는 강렬하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잘 짜인 발단은 독자에게 앞으로의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과 주인공에 대한 공감을 선사한다.

1. 인물의 소개
인물 소개는 독자가 이야기와 주인공에 감정적으로 연결되도록 만드는 핵심 요소이다. 매력적인 발단은 주인공을 얼마나 흥미롭고 공감할 수 있게 그리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특히, 동정심이나 연민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인물일수록 독자의 몰입을 이끌어내기 쉽다.

예를 들어, 소설 <노인의 전쟁>에서는 주인공이 노환으로 죽음을 앞둔 노인으로, 그의 평생의 반려자가 먼저 세상을 떠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처럼 주인공의 상실감과 슬픔을 강조하는 도입부는 독자가 이야기에 감정적으로 이입하도록 만든다.

이야기 속 인물은 일반적으로 주동인물, 반동인물, 주변 인물의 세 가지로 구분된다.
  • 주동인물: 주인공과 그의 협력자로, 이야기의 중심 갈등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한다.
  • 반동인물: 주인공과 대립하거나 갈등을 촉발시키는 역할을 한다.
  • 주변 인물: 이야기의 배경을 풍부하게 하거나 주동·반동인물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주인공은 보통 초목표(Super-Task)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이야기 전체를 관통하는 궁극적인 목표를 의미한다. 러시아 연출가 콘스탄틴 스타니슬랍스키가 제안한 이 개념은 주인공의 행동 동기를 구체화하고 사건의 실마리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인공의 초목표는 대개 욕망이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열망으로 설정된다.

특히 인물의 소개는 중요한데, 주인공을 소개하는 것이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2. 배경의 설정
배경은 이야기가 전개되는 환경을 정의하며, 시간적, 공간적, 장르적 배경으로 나뉜다. 배경 설정은 독자가 이야기의 무대와 분위기를 이해하게 하고, 주인공의 행동과 갈등이 어떤 환경에서 전개될지를 보여준다.
  • 시간적 배경: 이야기가 펼쳐지는 시대적 맥락을 나타낸다. 과거, 현재, 미래 중 어느 시점을 기반으로 하는지가 결정된다.
  • 공간적 배경: 이야기가 진행되는 장소를 의미한다. 도시, 마을, 학교, 병원, 숲 등 다양한 실질적 공간이 이에 해당된다.
  • 장르적 배경: 이야기가 속한 장르적 분위기와 설정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SF, 판타지, 미스터리와 같은 장르적 요소가 배경에 반영된다.

적절한 배경 설정은 이야기의 현실감을 높이고, 독자가 주인공의 상황과 갈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한다.

3. 사건의 실마리
발단 단계에서는 앞으로 주인공에게 일어날 사건을 암시한다. 가령 영화 같은 것을 보면 주인공이 좀비 아포칼립스 상황에 처하기 전에, 뉴스에서 연구소의 바이러스 유출 사고 같은 것을 흘려주듯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

소설 <마션>에서는 사건의 실마리로 주인공이 혼자 화성에 고립된 상황을 보여준다. 전개 단계의 사건은 주인공이 식량이 모자란 상황이다. 영화 <패신저스(2016)>에서는 사건의 실마리로 주인공이 홀로 우주선에서 깨어난 문제적 상황을 보여준다. 전개 단계의 사건은 주인공이 평생 혼자 지내야 하는 지독한 고독이다. 동화 <토끼와 거북이>에서는 사건의 실마리로 토끼가 거북이를 느리다고 놀리는 상황을 보여준다. 전개 단계의 사건은 주인공 거북기와 토끼가 경주를 시작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때 오해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사건의 실마리는 사건을 암시한다는 생각으로 반드시 '얌전한 상황'만 그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정말로 '암시'하듯이 슬쩍 예고만 할 필요가 없다.

가령 발단 단계를 이렇게 써보자. 어떤 대기업에서 새로 출시한 스마트폰의 배터리가 폭발한 사고가 일어났다. 지금 이 소절만 봐도, 실마리라기엔 너무 강렬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전개 단계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란 뉴스의 사건사고가 아니라, 일상을 뒤집어버리는 상황을 의미한다. 배터리가 제아무리 폭발해도 주변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고, 문제될 게 없다면 일상적 정의로서 사건은 될 수 있겠지만, 문학적 의미로서의 '사건'은 될 수 없다. 즉 기껏해야 사건의 실마리인 것이다.

이제 전개 단계가 시작된다. 언론이 이 새로운 스마트폰의 위험성에 대해 대서특필해서 대기업은 심각한 이미지 타격으로 주식까지 하락했다. 사건이다. 발단 단계에서 일어난 스마트폰 폭발이, 대기업의 상황을 완전히 뒤집어버린 사건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에 대기업은 스마트폰을 전량 리콜하고, 언론 플레이를 펼치는 둥 고군분투하는 다양한 해결의 시도를 통해 여러 갈등을 빚게 된다.

2.3. 전개(展開, Complication/Development/Rising action)

사건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갈등이 드러나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며, 주인공은 자신의 초목표를 위해 각 사건에 맞서서 여러 갈등을 빚게 된다. 그래서 갈등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점점 더 심화된다. 전개 단계는 이야기에 긴장감과 흥미를 더하며, 독자가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가도록 유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2.3.1. 사건과 갈등

1. 사건이란?
사건이란 이야기의 첫 번째 변곡점으로,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는 핵심적인 요소다. 사건은 주인공의 일상을 뒤흔들어, 주인공이 이를 해결하도록 부추기는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발단 단계에서 암시만 된 사건의 실마리는 전개 단계에서 구체적인 사건들로 발전하는 것이다.

사건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자연 재해 (지진, 화재 등), 사고, 모함,실연, 따돌림, 파산, 임무 실패 같은 외적 요소에 의한 사건부터 시작해 금지된 사랑, 부끄러운 일의 폭로, 우발적인 행동에서 비롯된 범죄 같은 외압에 의한 내적 요소에 의한 사건까지 있다.

2. 갈등이란?
갈등이란 사건으로 인해 촉발된 대립적 관계이자, 그러한 관계로 발생된 일련의 행위들을 의미한다.
  • 대립자: 주인공과 대립된 관계를 형성한 존재다. 반동인물이라고도 하지만, 실제로는 사람만이 아니라 사물, 환경, 동물까지도 반동 인물이 될 수 있기에 이해의 편의상 이 문단에서는 대립자라고 한다. 사건이 등장하면, 주인공은 사건 혹은 사건의 대리자와 대립적 관계를 형성한다. 사건이 명확한 요소라면 사건 자체가 대립자가 될 수 있지만, 사건이 추상적인 요소라서 그렇게 하기에 개의치 않을 경우 사건의 대리자라도 내세워 대립자를 설정해야 한다. 참고로 간혹 어떤 작품에서는 대립자를 사건 그 자체나 사건의 대리자가 아니라, 주인공의 동료를 내세우기도 한다. 보통 그럴 경우 대중은 그러한 동료를 발암캐라고 부른다.
  • 일련의 행동: 사건이 등장하면, 주인공이 이를 해결하려고 대립자와 싸우고 경쟁하며, 결국에는 승리(해결)하게 되는데, 이 모든 대립된 관계와 행위들이 갈등의 범주에 포함된다. 가령 주인공이 어느 신전에 갔는데 사건으로 함정이 발동되어 괴물들이 나타났다고 해보자. 일반적인 서사에서는 주인공이 이 괴물들과 싸우고 끝내 이들을 무찌르게 될 텐데, 이러한 상황을 모두 '갈등'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주인공이 전투하거나 누군가를 무찌르거나 도망치는 데에 성공하는 둥의 모든 상황은 '대립된 관계'가 있어야만 성립할 수 있는 행위들이기 때문이다.

3. 갈등의 유형
갈등은 크게 내적 갈등과 외적 갈등으로 나뉜다.
  • 내적 갈등: 인물의 심리적 갈등으로, 도덕적 선택, 가치관 충돌, 공포나 절망 등이 포함된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옳고 그름 사이에서 갈등하거나, 두려움과 맞서 싸우는 상황이 이에 해당한다.
  • 외적 갈등: 인물과 환경, 사회, 다른 인물 간의 갈등으로, 전투, 대립, 생존 등이 포함된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적대적인 인물과 대립하거나, 자연 재해와 싸우는 상황이 이에 해당한다.

내적 갈등과 외적 갈등은 이야기에 깊이와 다양성을 더하며, 주인공의 성장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갈등의 유형을 적절히 배치함으로써 이야기는 더욱 풍부하고 흥미롭게 전개될 수 있다.

2.3.2. 전개의 구조

1. 전개 단계 형식
기본적인 리듬은 다음과 같다: "사건(문제)이 발생한다. → 주인공이 갈등을 빚는다(주인공 vs 대립자). → 갈등으로 인해 새로운 사건이 나타난다. → 주인공이 더욱 심한 갈등을 빚는다. → 그로 인해 다시 새로운 사건을 빚는다 → 주인공은 또 갈등을...(반복)..."이라는 과정을 통해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갈등은 점점 더 상승한다. 그리고 전개 단계의 마지막은 주인공이 끝까지 갈등을 벌이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2. 사건의 방향성
사건은 그냥 아무 사건이나 연쇄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주인공이 빚은 갈등을 말미암아 일어난다. 발단 단계를 바탕으로 첫 번째 사건이 일어나서 주인공이 첫 번째 갈등을 벌이면, 주인공이 갈등 끝에 대립자를 무찌르거나 다른 방식으로 승리하더라도 이 갈등으로 인해 새로운 사건이 부작용처럼 등장하는 것이다. 가령 사건으로 신전의 함정이 작동되었고, 주인공이 갈등으로 괴물들과 전투를 벌인 끝에 겨우 탈출했다고 해보자. 그러면 다음 사건으로 탈출한 장소에서 잠을 자고 있던 또 다른 괴물이 깨어난다. 그러면 주인공은 더욱 강렬해진 갈등으로 괴물을 피해 도망친다.

3. 이해를 위한 예시
  • 발단: 앙숙인 두 남녀가 있다. 여자는 새로 아파트를 계약하고 이사한다. 그런데 앙숙인 남자를 아파트에서 마주친다.
    전개: (사건)여자는 계약의 문제로 남자와 함께 살아야 하는 문제에 휘말린다. → (갈등: 주인공 vs 남자) 그녀는 남자와 시시 때때로 생활반경 때문에 서로 부딪히며 경쟁하며 지내다가 통쾌하게 짓누르기도 한다. → (사건) 집에 도둑이 들어와 물건을 훔치고 달아난다. → (갈등: 주인공 vs 도둑) 주인공은 경찰에 신고했지만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결국 남자와 처음으로 합심하고 협력해서 도둑을 추격하고 싸운 끝에 도난당한 물건을 찾는 데에 성공한다. → (사건) 남자가 여자 경찰이랑 데이트를 한다. → (갈등: 주인공 vs 남자) 그녀는 남자가 요즘 데이트 때문에 늦게 들어와서 신경 쓰이고, 급기야 화를 내며 서로 싸운다. 그녀는 자신이 남자를 좋아한다는 걸 깨달고 미행하는데...(생략)...
  • 발단: 소방관 주인공이 있다. 그는 얼마 전 이혼해서 가족과 살던 아파트에서 나온다. 하지만 그 아파트는 낡고 노후화 되어서 주인공은 불안해 한다.
    전개: (사건)주인공은 그 아파트에서 화재가 났다는 사건을 접수한다. → (갈등: 주인공 vs 동료)주인공은 자신을 들여보내지 않으려는 동료와 갈등을 벌인다. 그는 갈등의 마무리로 끝내 동료를 뿌리치고 현장으로 들어가게 된다. → (사건)강력한 화마 때문에 계단으로 진입할 수 없다. → (갈등: 주인공 vs 고장된 승강기)연기와 열기 때문에 위험하지만 엘리베이터 승강기로 진입한다. 그때 열기에 녹은 승강기가 추락하려고 하며, 주인공은 승강기 사고에 휘말리기 전에 가까스로 다음 층으로 탈출한다. → (사건)그런데 복도 바닥이 열기 때문에 금이 가 있다. 구조가 약해져 있다. → (갈등: 주인공 vs 무너지는 바닥)주인공은 아래로 추락하지 않도록 벽을 타며 조금씩 이동하고, 그 와중에 동료가 바닥으로 추락한다. 주인공은 겨우 동료를 붙잡지만 동료는 자신을 희생해서 주인공을 지킨다. 주인공은 눈물을 쏟으며 다음 구역에 가까스로 도착한다. → (사건)...(생략)...
  • 발단: 주인공은 새로운 학교에 전학간다.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여자 무리와 남자 아이들이 있다. 주인공은 할로윈 파티에 초대까지 되었지만 그들의 동물적이고 철없는 정치 놀이에 관심이 없는 아우싸이더다.
    전개: (사건)주인공은 할로윈 파티 때 잘생긴 남자에게 반해버렸다. → (갈등: 주인공 vs 자신의 내면)주인공은 학교 제일의 퀸카가 그 남자와 썸이 있다는 사실 때문에 남자에게 다시 다가갈까 고민하며 염탐한다. 결국 친구들의 조언으로 한 번 대시해서 데이트 약속을 잡는다. → (사건)그런데 약속된 장소에 남자 대신 퀸카가 나타나며 대대적인 경쟁을 선언한다. → (갈등: 주인공 vs 퀸카)주인공은 퀸카가 거짓말로 남자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퀸카로부터 남자를 쟁취하려고 사투를 벌인다. 퀸카가 남자에게 접근하면 주인공이 거짓말로 퀸카를 다른 구역으로 보내버린다든지... → (사건)퀸카는 주인공이 벌인 행위들을 부풀려 주인공을 헤푼 사람이라고 소문 낸다. → (갈등: 주인공 vs 소문)주인공은 당황해서 공황 장애까지 올 뻔하지만 친구의 응원으로 오히려 당당히 일어나...(생략)...
  • 발단: 주인공은 마을에서 조용히 살고 있는 17살의 소녀인 점순이다. 마을은 외딴 시골이다. 수도에서 전쟁이 벌어졌다는 소식을 이웃 사람들의 소문으로 듣긴 했지만 마을은 평화롭다. 그런데 저 비행기는 뭘까? 책으로만 보던 물체다. 점순이는 오늘도 친구와 함께 산에 나물을 캐러 간다.
    전개: (사건)저 멀리 뭔가가 번쩍했다. 이웃마을이 포탄 한 방으로 소멸한 것이다. → (갈등: 점순이 vs 침략)점순이는 서둘러 집으로 도망치는데 집에 작은 포탄이 떨어지며 부모님과 집이 날아간다. 점순이는 패닉에 빠졌지만 우는 동생을 위해 정신을 차리고 혼비백산하는 마을 사람들 사이로 도망치는데 여기저기서 총 소리가 들린다. 점순이는 서둘러 마을 밖으로 빠져나간다. → (사건)군대가 마을을 포위했다. → (갈등: 점순이 vs 허 장군)점순이는 동생과 함께 생포되고 허 장군은 살해 협박과 함께 마을에 숨겨진 보물의 진실을 추궁하며, 점순이는 다행히 죽지 않고 허 장군과 함께 마을의 무덤으로 향한다. → (사건)...(생략)...
  • 발단: 주인공은 보물을 얻기 위해 유적지를 탐험하다가 드디어 보물을 얻는다. 이제 동료들과 함께 마을로 돌아가 부자의 삶을 살면 된다!
    전개: (사건)유적지의 함정이 발동되어 괴물들이 나타난다. → (갈등: 주인공 vs 괴물)주인공은 괴물과 전투하며 끝내 무찌르지만, 추가적으로 다른 괴물이 나타날까봐 안전한 장소로 피신해서 다음 공격을 대비해 상처를 처치한다. → (사건)땅이 갈라지더니 거대한 드래곤이 나타난다. 잠을 자다가 소란을 듣고 깨어난 것이다. → (갈등: 주인공 vs 무너지는 유적지)주인공은 드래곤이 부수는 유적지에서 빠져나가려고 도망치고 다음 구역으로 빠져나간다. → (갈등: 주인공 vs 변화하는 환경)그런데 분명히 왔던 지역이었는데 새로운 벽들이 세워져 있다. 심지어 천장에서 새로운 벽들이 쏟아지며 동료들과 헤어지고, 주인공은 미로를 헤매며 여러 괴물을 홀로 무찌르며 앞으로 나아간다. → (사건)...(생략)
  • 발단: 나는 은퇴한 탐정이다. 모든 것을 청산하고 고급 아파트로 이사 온다. 이곳에서 여생을 보내며 여유롭게 살 것이다.
    전개: (사건)자던 중 갑자기 비명이 들린다. → (갈등: 주인공 vs 경비원)주인공은 사건 현장으로 반사적으로 튀어 나가지만 아파트 순찰대원들이 이미 현장을 막고 있다. 주인공은 자신이 탐정이라고 하지만 경찰이 올 때까지 들여보내지 않는다. 주인공은 그들을 속이고 몰래 다른 구역으로 들어가 현장에 침입해서 살핀다. → (사건)경찰이 나타나 체포한다. → (갈등: 주인공 vs 박 형사)주인공은 사정을 설명하지만 들어주지 않는다. 그러나 자신의 추리를 내세워 설득해서 현장 조사에 참여하지만 박 형사는 시시 때때로 시비를 건다. 주인공은 완벽한 추리로 박 형사를 논리적으로 이긴다. → (사건)또 다른 비명이 들리며 주인공의 추리의 허점이 드러난다. → (갈등: 주인공 vs 수수께끼)주인공은 또 다른 현장을 조사해서 도저히 그냥 추리할 수 없음을 선포한다. 경찰 서버의 접속을 박 형사한테 요청하고, 박 형사는 주인공에게 설득당해 못미덥지만 허락해준다. 주인공은 경찰 서버에서 얻은 다른 자료들로 새로운 추리를 이어나간다. → (사건)고위 경찰 간부가 등장하며 모든 것이 올스탑 된다. 박 형사는 민간인을 현장에 들인 것은 물론 경찰 서버에 접속시킨 것에 바로 자리에서 쫓겨나고 주인공은 다시 체포된다. → (갈등: 주인공 vs 김 간부)그래서 주인공은...(생략)...

2.4. 위기(危機, Crisis/Climax)

사건의 반전으로 새로운 사태가 나타나고 갈등이 한층 심화된 단계다. 이 단계는 이야기에 극적인 전환을 가져오며, 주인공의 상황을 새로운 국면으로 이끈다. 보통 이 단계에서는 주인공이 갈등을 통해 이 극적 반전을 거의 극복해서 결말에 다다르는 느낌을 주다가, 마지막 절정 단계에서 다시 한번 이번에도 실패해버리는 또 다른 상황을 주어 이야기를 재차 꼬게 된다.

1. 새로운 사태란?
두 번째 변곡점으로, '중대한 사건' 정도로 여기면 이해가 쉽다. 전개 단계에서 벌인 주인공의 행적(갈등)이 점점 축적되다가 드디어 터져버린 시점이 바로 위기 단계인 것이다. 전개 단계에서 여러 사건에 걸친 갈등 끝에 모든 상횡이 해결된 게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인 상황이 온 것이다.

이 새로운 사태가 전개 단계에 여러 사건과 다른 점은 이렇다: 전개 단계에서는 사건이 일어나면 바로 갈등을 벌이고, 그것이 다시 새로운 사건을 일으킨다. 하지만 위기 단계는 그렇게 사건과 갈등이 번갈아 일어날 만큼 여유롭지 않다. 새로운 사태가 터지면 이 단계 내내 다른 사건(사태) 없이 주인공은 이 새로운 사태에 맞선 갈등만 벌이게 된다. 이렇게 추가적인 사태(사건) 없이 하나의 사태에만 집중하니 위기 단계는 갈등이 한 단계 심화된 단계라고도 한다. 그래서 전개 단계의 시작(첫 번째 사건)이 첫 번째 변곡점이라면, 이 새로운 사태는 두 번째 변곡점인 것이다.

2. 위기 단계의 특징
  • 새로운 국면: 두 번째 변곡점인 새로운 사태가 나타난다.
  • 주인공의 더욱 심화된 갈등: 전개 단계가 여러 사건과 갈등을 벌이는 단계라면, 위기 단계는 하나의 사건(새로운 사태)에만 집중하는 갈등을 벌인다.
  • 위기 단계의 마무리: 위기 단계에서도 주인공이 갈등을 끝까지 벌이는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2.5. 절정(絕頂, Climax/Falling Action)

절정 단계는 이야기의 전환점이 제시되고,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는 단계로, 결말로 이어지는 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주인공은 해결책을 만나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최후의 행동을 벌인다. 절정 단계는 이야기에 극적인 완결성과 감정적 고조를 부여하며,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중요한 부분이다.

1. 전환점
전환점이란 세 번째 변곡점으로, 위기 단계의 사태를 해결하는 것조차 실패한 최후의 사태가 발생한 상황이다. 이 최후의 사태를 전환점이라고 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사건, 갈등)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문제가 드러난 것이라서, 이 문제만 처리하면 모든 게 해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환점이란 일종의 해결책이 되기도 한다.

전환점을 맞닥트린 주인공은 진정한 해결책을 깨달는다. 이 최후의 사태만 해결하면 된다, 혹은 이 최후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깨달는 식이다. 이렇게 해결책의 정체는 다양할 수 있지만 '개연성'이 중요하다.해결책이 지나치게 우연적일 경우 이야기는 설득력을 잃고, 소위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해결책은 이전의 갈등과 사건에서 축적된 결과로 자연스럽게 도출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이야기의 논리적 완결성이 유지된다.

2. 갈등의 최고조
주인공은 해결책을 통해 최후의 해결을 시도한다. 전환점이 되는 최후의 사태를 처리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행동하는 것이다. 이때 주인공의 이 최후의 시도는 반드시 한 방식일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인을 희생시키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주인공의 행동이 선하거나 악한 선택이 되더라도, 이는 이야기의 주제와 부합해야 한다.
  • 희망을 주제로 한다면: 주인공은 선한 수단으로 전환점을 해결할 가능성이 높다.
  • 인간의 어두운 면을 비판한다면: 주인공이 더 추악한 수단을 선택할 수도 있다.
  • 절충적 접근에서는: 주인공의 행동이 선과 악 사이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면, 이야기는 "과연 이것이 옳은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독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수 있다.

3. 주의할 점
절정 단계는 이야기의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은 전환점을 통해 지금까지의 모든 원인이 된 사태를 마주하게 되며, 동시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모든 것을 걸고 대응한다. 이 단계에서 해결책의 개연성과 주인공의 행동이 이야기의 주제와 일관되게 설계되지 않으면 작품은 설득력을 잃을 위험이 있다. 적절히 설계된 절정 단계는 이야기를 감정적, 극적으로 완성하며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2.6. 결말(結末, Conclusion/Resolution/Denouement)

이야기의 결과로, 주인공이 절정 단계에서 벌인 최후의 행동(갈등)에 의해 정말로 모든 갈등이 해소되었는지 보여주고 주인공의 운명을 결정한다. 때론 주인공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상황이, 실패한 사건을 도로 해결하는 상황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그런데 만약 결말에서조차 갈등이 전부 해소되지 못한다면 배드 엔딩이 된다. 희망이 없는 것이다. 모두 끝난 줄 알았던 갈등이 도로 일어나면서[1] 주인공은 진정한 절망에 빠진다. 또는 결말에서 갈등이 모두 해소된 후, 주인공은 초목표를 향해 달려갔지만, 결국 초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인물들 간의 관계가 망가지는 식의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면 중과부적 엔딩이 된다.

이렇듯 결말은 갈등(행동)의 결과가 어떤 지에 따라 혹은 다른 인물들의 평가가 어떠한 지에 따라 최종적인 결과가 결정된다. 게임으로 치면 해피 엔딩/배드 엔딩의 여부나 최종 통계를 내는 단계다.

"결정"된다고 강조한 이유는 문서에서 몇 번 언급했듯 독자가 납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말이 주인공의 욕망과 관계가 있었는가? 얼마나 효과적이었는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애매한 부분은 없었나? 작품에서 나타내고자 하는 주제를 잘 표현했는가? 이는 작품 외적인 면에서 더욱 중요한데, 인기 있는 작품일수록 사회에 끼치는 영향도 크기 때문이다. 특히 '악한 수단을 썼는데 행복해졌다'처럼 사회를 직접적으로 건드릴 만한 전개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단적인 예로 개봉 당시 모방범죄까지 우려되었다는 영화 조커가 있다.

3. 영미권과의 비교

한국과 유사하게 Exposition, Inciting Incident, Rising action, Climax, Falling action, Conclusion으로 나눈다. 이때 한국의 플롯 단계와 대응하면 다음과 같다.
  • Exposition: 발단
  • Inciting incident: 사건
  • Rising action: 전개
  • Climax: 절정
  • Falling action: 전환
  • Conclusion: 결말

이렇게 Exposition은 한국의 문학론과 동일한 '발단' 단계의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Inciting incident에서부터 1대1 대응이 조금 곤란해진다. Inciting incident는 바로 '사건'으로, 한국에서는 전개 단계의 시작을 알리는, 다시 말해, 전개 단계의 한 부분으로 여기는 요소다. 하지만 영미권에서는 Inciting incident를 Exposition과 Rising action을 잇는 분수령으로 여기며, 보통은 Exposition의 마지막에 일어나는 요소로 여겨, 과감하게 생략하기도 한다.

영미권에서는 한국의 플롯에서 제시하는 위기 단계를 Rising action의 일부분으로 판단해 별도로 분리하지 않았다. 반면 한국의 플롯에서는 이야기에서 일어나는 최고조의 갈등과 이에 대한 해결을 절정 단계로 묶어버렸다. 그러나 영미권에서는 Climax에서 최고조의 갈등이 일어나고, Falling Action에서는 결말로 향하도록 모든 것을 정리한다.

그렇게 마지막 Conclusion에선 정말 모든 것들이 해결되었는지를 나타낸다.

그래서 3막 구조로 배분할 때도 미묘하게 다르다. 영미권의 1막에서는 Exposition과 Inciting incident를 제시하고, 이야기의 대부분의 길이를 차지하는 2막에서는 Rising action과 Climax를, 마지막 3장에서는 모든 것을 해결하고 정리하는 Climax와 Conclusion이 있다.

물론 엄밀히 구조를 하나하나 분리하며 따지면 대응이 곤란하거나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어차피 '순서'는 똑같다. 다만 기준이 다를 뿐이다. 한국에서도 인물, 배경을 소개한 다음에 사건을 일으키고 갈등을 벌인다. 다만 이를 발단(인물, 배경 소개), 전개(사건과 갈등), 위기 단계...등 으로 '구분'한 것에 불과하다. 영미권에서도 똑같이 인물, 배경을 소개한 다음에 사건을 일으키고 갈등을 벌인다. 다만 이를 Expositon(인물과 배경 소개, 사건), Rising action(갈등과 위기 단계)... 등으로 '구분'한 것에 불과하다.

4. 예시

#1 <릭 앤 모티>
발단릭의 가족들은 평범한 식사 중이다.
전개집에 외계 기생충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기생충들을 선별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기생충들이 기억을 침투해서 혼동을 준다. 그래서 기억을 골라내려고 서로의 기억을 떠올리며 조사하지만 그럴 수록 기억 침투가 더 거세진다.
위기집에 기생충들이 가득 차게 된다. 그래서 계속해서 기억을 떠올린다.
절정다들 기생충에게 잠식 당하려는 때, 가족 중 한 사람이 기생충들의 약점을 알아내고, 다시 정신을 차린다. 그리고 사냥한다.
결말기생충들을 모두 무찔러서 가족은 정상화된다.
#2 <그래비티>
발단나는 우주인이다. 미국 위성을 고치고 있다. 그런데 러시아 위성이 폭발했다는 경고를 듣는다. 그래서 피할 준비를 한다.
전개경고 대로 러시아 위성 파편이 날아온다. 나는 일단 피한다. 러시아 위성 파편들은 거의 해일처럼 밀려오고, 나는 살아남으려고 애쓴다. 이때 동료의 도움을 받고 함께 파편을 헤쳐 나간다...
......생략...
결말지구로 귀환하는 데 성공한다.
#3 <우투리>
발단우투리가 태어난다. 그는 신묘한 힘을 가졌다. 마을 사람들을 돕고 산다.
전개그런데 왕이 찾아오고 임무를 내린다. 그래서 그는 임무를 수행한다. 그런데 임무들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왕의 명령이고 마을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전투를 벌이며 임수를 완수하고 돌아간다.
위기그런데 왕이 우투리를 배신했다. 우투리는 살해당한다. 우투리 부모는 우투리의 무덤을 짓는다.
절정왕이 우투리 마을을 공격한다. 그때 우투리가 부활해서 왕과 그의 군대를 무찌른다.
결말우투리는 진정한 영웅으로써 천상에 간다.
#4 <콩쥐팥쥐전>
발단콩쥐에겐 계모와 이복누이 팥쥐가 있다.
전개그런데 계모와 팥쥐는 콩쥐를 괴롭힌다. 콩쥐는 계모와 팥쥐의 괴롭힘을 견디려고 노력한다. 그럴 때마다 계모와 팥쥐는 더더욱 콩쥐를 괴롭힌다. 콩쥐는 이를 악물며 참는다.
위기그런데 급기야 그들은 콩쥐에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시킨다. 그래서 열심히 일을 한다.
절정그런데 시간이 늦었다. 독에 물이 채워지지 않는다. 콩쥐는 이겨낼 수 없어서 좌절한다. 그때 동물들이 나타나 콩쥐를 도와준다. 선녀의 명령을 받은 동물들이었다!
결말선녀는 계모와 팥쥐에게 벌을 준 다음, 콩쥐와 함께 천상에 간다.
#5
발단나는 평범한 마을 청년이다.
전개그런데 어떤 일을 계기로 보물 탐사를 결심한다. 그래서 사원을 찾아가서, 보물을 탐색하며 악당들과 사투를 벌이며 보물에 점점 가까워진다.
위기그런데 보물은 존재하지 않고, 동료들은 악당들에게 붙잡힌다. 청년은 혼자 겨우 탈출한다.
절정그런데 웬 세력들이 나타나 청년을 붙잡는다. 청년은 알고 보니 자신을 도와주러 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그들과 함께 동료들을 구한다.
결말보물을 얻으러 간 악당들은 사원이 무너지며 모두 잔해에 깔려 죽는다. 주인공 일행은 사원 잔해에서 진짜 보물을 찾는다.
#6 <별주부전>
발단자라가 사는 바다엔 용왕이 병이 걸려서 위독하다. 의사가 토끼의 간을 먹으면 병이 치료할수 있다고 했다.
전개자라는 용궁 측에서 토끼를 데려오란 임무를 받는다. 그래서 자라는 육지로 가서 토끼를 만나고, 토끼를 속여서 용궁으로 데려온다.
위기그런데 토끼가 간은 육지에 두고 왔다고 거짓말을 한다. 그래서 토끼와 함께 육지로 간다.
절정토끼는 자라를 배신하고 떠난다. 자라는 토끼를 찾아 헤맨다.
결말자라는 결국 토끼를 찾지 못해 용궁으로 돌아가지 못해 말라 죽는다. (이 외에 여러가지 결말이 있다 여기참고.)

5. 플롯의 연결 방식

플롯을 이끌어가는 주역이 다른 사람으로 바뀌거나 플롯에서 대적하는 적이 다른 사람으로 바뀌면 서로 다른 플롯으로 구분한다. 이러한 여러 서브플롯을 어떻게 이어붙이냐에 따라서 플롯의 종류가 달라진다.
  • 단일구성: 단일구성은 이름 그대로 한 가지 주제, 한 명의 주인공이 한 가지 목표를 가지고 한 명의 적과 대적하여 '발단~결말'의 5막으로 구성된 플롯을 한 번만 사용한다.
    단일구성으로 소설의 전개를 늘릴 때는 전개, 위기, 절정의 내용을 이루는 각각의 일련의 행동을 더욱 더 세분화하고 구체화해서 내용을 늘린다.
  • 피카레스크식 구성: 하나의 주제, 한 명의 주인공이지만 플롯이 여러 개다. 즉 주인공이 대적하는 적과 갈등이 매번 달라진다. 가장 이해하기 쉬운 것은 수사물이나 의학 드라마다. 수사물에선 각 에피소드마다 주인공이 다른 범죄를 해결해야 하고, 의학 드라마에선 에피소드마다 다른 환자를 수술한다. 수사물과 의학드라마의 문법을 많이 차용하는 대부분의 서구권 드라마에서 사용한다.
    • 고전 대서사시는 피카레스크 형식을 많이 따른다. 큰 흐름은 이어지더라도 에피소드/챕터마다 다른 강적과 대결한다. 또한 이러한 에피소드들을 액자식 구성 등의 방법으로 어떻게 나열하고 배열하느냐에 따라, 여기서 메인 갈등이 달라지는 지점을 기준으로 서브플롯을 구분한다. 분량이 짧다면 하나의 에피소드로 소설의 전 영역을 커버할 수도 있으며, 이 경우에는 갈등 곡선이 단 하나의 봉우리(절정부)만을 그린다. 요즘 소설은 다중 에피소드 방식이 대세이므로 대부분의 경우 갈등 곡선은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상승하는 산맥 모양을 그린다.
  • 옴니버스식 구성: 하나의 주제, 여러 주역들로 에피소드마다 다른 플롯을 전개한다. 주로 개그물이나 호러물에서 사용한다.
  • 액자식 구성: 이야기 속에 이야기를 두는 방법이다.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주인공이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과거의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혹은 피카레스크식으로 에피소드를 나눠서, 각각의 에피소드를 중심 이야기의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로 만든다. 즉 1번 에피소드의 발단은 중심 이야기의 발단, 2번 에피소드의 발단은 중심 이야기의 전개... 이런 식이다. 그리고 다시 각 에피소드마다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로 이야기를 세분화한다.

6. 글쓰기 조언

  • 에피소드들의 나열과 배열에 따라 캐릭터들의 행적과 인간관계도 변하기 마련이다. 이를 일일이 체크하지 않으면 캐릭터 붕괴가 일어나기 때문에, 본문 위에서 언급했던 '사건-캐릭터 네트워크'를 보며 복기하는 것이 좋다. 이 작업이 너무 귀찮고 복잡하다면, 다 잊어버리고 하나만 생각하라. 소설은 치밀하게 계획된 연극 무대이기 때문에, 모든 캐릭터는 배우이며 각자 맡은 역할이 있다. 그렇다면 대본 작가가 가장 먼저 설득해야 하는 것은 배우다. 대본이 마음에 안 들면 배우가 출연을 거부하듯이, 당신의 소설 속 주인공에게도 같은 잣대를 적용해 보자. 당신 소설 속에 캐스팅된 모든 가상의 배우가 자기 배역에 만족하는가?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오면, 독자들도 틀림없이 만족할 것이다.
  • '주제' 문서에 초보 작가에게 추천하는 방법으로 에필로그시놉시스를 먼저 쓰라는 조언이 있었다. 주제를 잡기 위해서라는 단서가 붙긴 했지만 거기서 언급한 에필로그는 바로 5막 구조에서의 결말부에 해당한다. 즉 플롯을 작성할 때의 순서는 프롤로그부터가 아니다. 에필로그-클라이맥스-프롤로그-나머지 순서로 플롯을 작성한다. 에필로그, 클라이맥스, 프롤로그를 합쳐서 요약한 게 바로 시놉시스다. 시놉시스와 영화의 티저 예고편은 전혀 다른 것이니 착각하지 말 것! "웬 난동 피우는 드래곤 때문에 마을 하나가 통째로 박살 났다. 이에 분노용사는 검게 그을은 을 들고 복수의 여정을 떠나는데..."라고 끝맺으면 티저 예고편[3]이고, 여기에다가 모든 스포일러 다 포함시키고 결말까지 쓰면 시놉시스가 된다. 주제가 목적지라면 시놉시스는 여행 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 전문용어를 전부 풀어서 설명하자면 소설의 목적지를 정하고(에필로그), 주인공의 최종 성장을 정하고(클라이맥스), 주인공의 시작 상태를 정하고(프롤로그), 그리고 시작 상태에서 최종 성장까지의 여정을 정하라는(나머지) 것이다. 반대로 하면 상술한 대로 결말을 찾지 못해 방황할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소설작법에 번역된 '픽사의 스토리텔링을 위한 22가지 법칙들'의 7번을 참고할 것.


[1] 혹은 모두 한 번에 일어나기도 한다.[2] 정확히 말하면 닥터 스트레인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블랙 팬서 같은 히어로들이 합류하면서 대단원에 가까워지는 분위기를 형성한다는 점에서도 절정이라고 볼 수 있고, 소설의 구성단계라는 관점에 따라[3] 영화의 예고편 영상을 생각해 보자. 결말은 쏙 빼놓고 이야기의 도입부와 쾅쾅 터지는 클라이맥스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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