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형 | 피스톤형 |
1. 개요
뚫어뻥(plunger)은 공기의 압력차를 이용해서 막혀버린 배수관을 뚫는 도구이다. 변을 많이 눴거나 휴지나 이물질을 쑤셔넣어 변기가 막혔을 때 도와주는 고마운 친구. 배수관을 뚫는 도구이기 때문에 쓸 수 있는 범위는 넓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역시 변기. 평소에는 쓸 일이 그다지 많지 않아 쓸모를 못 느끼지만 막상 문제가 터졌을 때 없으면 참 난감한 도구.
뚫어뻥이 변기를 뚫는 원리는 물의 압력을 이용한 것인데, 너무 큰 똥을 눴는 등 변기가 가볍게 막혔을 때는 막 써도 사실 잘 뚫리나, 과일 껍질 등 해괴한 것들을 잘못 넣어서 심각하게 막혔을 경우에는 변기에 뜨거운 물을 거의 가득 채워 작업하는 편이 낫다. 이유는 뜨거운 물이 고무인 뚫어뻥을 살짝 흐물흐물하게 만들어 변기 구멍에 흡착되는 것을 용이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고, 작업이 이루어지는 위치가 변기의 바닥 쪽이기 때문에 물이 조금 있을 때보다 가득 차 있을 때 물이 튀는 경우를 줄여주기 때문. 물이 애매한 정도로 차 있을 때 작업을 하면, 약간만 힘을 줘도 물이 튈 수 있다.
흡착되는 고무패킹 형태의 뚫어뻥뿐만 아니라, 금속 부속을 통해 막힌 변기를 뚫는 기구도 있다. 금속 부속을 통해 막힌 부분을 뚫는 기구 중 단단한 관에 스프링이 있는것을 관통기라고 한다. 싱크대용도 있는데 다이소 같은곳에서 싼 가격에 팔고 있으며 단단한 관은 빠져있고 가늘고 부드러운 샤워 호스 같은 유연한 호스 끝에 스프링이 있다. 싱크대용이 변기용보다 싸고 이것도 변기 뚫는 곳에 쓸 수 있으나 위생 및 효과는 변기용에 미치지 못할 수 있으니 싸다고 무조건 냅다 사지말고 잘 확인하고 사자.
미국에서는 7세 아이가 일반형의 뚫어뻥을 이용하여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엄마가 심장마비로 쓰러진 후 구급대에 연락을 하여 심폐소생술을 하려고 했으나 엄마가 체구가 큰 탓에 흉부압박이 힘들었고 뚫어뻥을 사용하여 흉부압박을 실행, 결국은 엄마의 목숨을 구했다. 이것을 토대로 미국에서 뚫어뻥의 구조를 이용한 심폐소생술용 흉부압박 장비를 만들고 심폐소생술의 장비로 사용하고 있다.
사용 후 물로 잘 닦아준 다음 그늘지고 바람부는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1]욕실이나 화장실에 방치하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
고무컵 크기에 제한을 받는 일반형과는 달리, 피스톤형은 실린더를 통해 더 많은 양을 주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피스톤이 상하왕복하는 과정에서 똥물이 피스톤의 고무를 뚫고 올라와 사용자의 얼굴을 직격할 수 있거나, 사용법이 약간 이질적이라 일반형에 익숙해진 사용자 입장에서는 없느니만도 못한 도구가 되는 단점이 있다. 피스톤형은 가격대가 더 높고, 구조가 복잡한 만큼 고장 확률도 더 높다.
최초의 뚫어뻥은 1874년 미국에서 존 홀리(John Hawley)가 낸 특허로 포스컵(force cup)이란 상표명으로 판매되었다. 특허명세서
2. 이름에 대해
사실, 저 물건은 본명이 없다. 뚫어뻥이라는 이름은 표준어가 아니라서 사전에도 안 나온다. 그렇다고 딱히 다른 표준어가 있는 것도 아니다. 표준어가 아니라고 해서 뚫어뻥이란 단어를 쓰지 않거나 일부러 다른 표현으로 바꿔써야 할 까닭은 전혀 없다. 말은 개념이나 사물이 새로 생기면 거기에 맞춰서 자연히 생겨나는 것[2]인 데다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통용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3] 게다가 이 단어는 명칭이 매우 적절하고 직관적이다. 이름이 너무 그런 느낌이라서 쓰는 다른 이름으로 압축기라던가[4] 흡인식 배수관 청소용구라는 말을 쓰는 경우도 있지만, 그다지 많이 쓰지는 않는다.사실 뚫어뻥이란 말은 원래 이 도구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었다. 1984년 백광산업에서 막힌 배수구를 뚫어주는 액체형 세척세관제로 트래펑(Trapunc)[5]이라는 상품을 출시했는데, 이후에 다른 회사에서 뚜러펑, 뻥뚜러 등의 유사품을 출시했다. 트래펑과 그 유사품들은 현재도 널리 쓰이고 있는데,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뚫어뻥이라는 말을 본 항목에서 설명하는 도구를 가리키는 말로 쓰게 됐다.
영어로는 플런저(plunger)라고 하고, 일본어로는 러버컵(ラバーカップ, rubber cup)이라는 단어를 쓴다. 그런데 '뚫어뻥'이면 어디서나 다 알아듣는 한국과 다르게 일본은 スッポン, キュッポン 등 지방에 따라서 부르는 방법이 다르다. 영어 플런저는 기계 용어로도 쓰이는데 일본식 발음인 부란자로 바뀌어 자동차 정비업계에서 널리 쓰는 말이라 이 도구를 가리키는 말로는 쓰이지 않았고 주로 일본식 용어인 흡입컵이나 통수컵 등으로 불러왔다. 1992년 SBS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이 도구를 뚤어펑이라고 부른 용례가 있는 것으로 볼 때 1984년 트래펑이 출시된 이후 80년대 후반 무렵에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표준어가 아니다 보니 '고무흡입기' 등의 표현도 여전히 쓰이고 있다.
한 네티즌이 국립국어원에 문의한 결과 국립국어원에서도 순화어 같은 것을 딱히 내놓지 못했고, 그냥 편한대로 뚫어뻥으로 쓰라는 식의 답변을 내놨다. 해당 문의글과 답변
(배수구가) 막혀 버리면 통수(通水)컵을 쓰는 것이 편리하다. 물을 가득 채우고 통수컵[6]으로 끈기있게 하면 수압에 의하여 막힌 찌꺼기가 흘러 내려가 버리고 만다. (1974. 10. 11. 매일경제)
막힌 배수관 뚫기
배수관이 연결된 세면대나 개수대에 물을 채운 다음 흡입컵을 배수구에 대고 눌렀다 잡아당기기를 몇 번 되풀이하면 대개는 된다. (1981. 02. 18. 매일경제)
배수관이 연결된 세면대나 개수대에 물을 채운 다음 흡입컵을 배수구에 대고 눌렀다 잡아당기기를 몇 번 되풀이하면 대개는 된다. (1981. 02. 18. 매일경제)
... 화장실 변기를 청소하다 다친 불우한 동료 유씨 아줌마를 주자며 “한 손엔 빗자루, 또 한 손엔 뚤어펑을 쥐고”라는 대사를 하다가 ‘뚤어펑’의 발음이 안되어 모든 출연진이 폭소를 떠뜨리며 또 한 번 NG가 났다. (1992. 12. 19. 경향신문)
3. 파생형
- 탄산가스식 뚫어뻥은 업체를 부르지 않고 가정에서 자가로 활용 가능한 방법 중 아마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2022년 기준 최초 구입에 3만원+실린더 개당 6~700원 정도 사용할 각오는 해야 한다. 다만 효과는 비싼만큼 확실하다. 막혀 있는 배관을 탄산가스가 터져나가는 압력으로 밀어내버리는 것이기 때문. 가정에서 사용할수 있는 뚫어뻥중엔 끝판왕이라고 보면 된다. 탄산 실린더를 하나 넣고 막힌 구멍에 잘 고정시킨 뒤 버튼만 누르면 되는 원리라서 손쉽게 사용가능하고, 가정용 배수관 수준이면 어지간한 건 다 뚫린다. 하지만 실린더가 소모품이라 주기적으로 재구입 해야 해서 돈이 계속 나가는 것이 단점.
- 탄산가스식의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공기압축식도 있다. 공기압축식은 다시 두 종류가 있는데, 공기압축기 분리형과 일체형이다. 분리형은 초기형 제품으로 공기압축기가 따로 없어서 별도의 공기주입기(자전거나 튜브용으로 공기주입기를 갖고 있다면 그것을 쓰면 된다)를 연결해 사용해야 한다. 일체형은 개량형으로 생긴 건 피스톤형 뚫어뻥과 유사하지만, 변기에 넣기 전에 먼저 피스톤질을 해 공기를 압축시킨 다음 방아쇠를 당겨 한번에 쏘아내는 방식이다. 가장 큰 단점은 그 압축을 직접 몸으로 해야한다는 것. 보통 3기압 이상 넘어가면 급격히 빡빡해져서 펌프질이 어려워진다. 또다른 단점으로는 물이 많이 담기지 않은 상태에서 압축 공기를 쏘면 사방에 튀어서 그야말로 대참사가 벌어진다는 점이 있다.
- 수압식도 있다. 모양은 피스톤형과 비슷한데 내부에 깨끗한 물을 부어 채운 후 피스톤으로 밀어내는 방식이다. 주사기를 연상하면 된다. 탄산가스나 압축공기와 달리 물이 튀지 않는 것이 장점이며, 더러운 물이 내부로 역류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수동식이므로 피스톤을 강한 힘으로 밀어주어야 충분한 압력이 전달된다.
4. 대체 도구
- 대야에 물을 가득 담아서 한꺼번에 쏟아부으면 물의 압력에 의해 변기가 뚫리기도 한다. 허나 봐서 아니다 싶으면 그만두자. 뚫리긴커녕 똥물이 넘쳐흐르는 대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 심하게 막힌 게 아니라면 청소용 솔로 쑤시면 뚫리기도 한다.
- 봉투 등의 비닐로 변기 시트 밑을 덮은 뒤 물이나 공기가 새지 않도록 테이프 등으로 주변을 막고, 물을 내려서 비닐이 빵빵하게 부풀어오르게 한 이후 이를 눌러서 뚫을 수도 있다. 다만 뚫어뻥의 원리와 마찬가지로 공기+수압을 이용한 뚫는 방식이므로 공기나 물이 새는 부분이 있을 경우 뚫리지 않으며 비닐의 재질이 약해서 찢어질 경우 끔찍한 분수를 볼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뚫어뻥에 비해 압력이 약하므로 생각보다 시원하게 뚫리지 않는다.
그 외의 방법은 변기 뚫는 법 참고.
5. 매체에서의 뚫어뻥
- 아따맘마 구 애니메이션의 155화(사물의 이름 / ものの名前っ)에서는 상기한 일본식 속칭을 두고 동동이가 혼란을 겪는 장면이 나온다. 국내방영 시엔 로컬라이징으로 '고무펑', '변기펑' 등의 이름을 만들어 사용했다.
- 폭소피구에서 전위가 이걸 양 손에 하나씩 쌍수로 들고 나오는데 되게 웃긴다.
- 전국 바사라 4의 모가미 요시아키가 개그 무기로 이걸 쓴다.
- 씰 온라인에서 등장하는 몬스터 붉은 무당벌레가 무기로 사용한다. 잡으면 붉은 뚜러뻥을 가끔 드랍하는데 메이스로 분류되어 성직자 무기. 상위몬스터로 푸른, 황금 무당벌레도 있어서 푸른, 황금 뚜러뻥도 드랍.
- 히다마리 스케치 에서 변기에 떨어트린 열쇠를 찾기위해 이걸 찾는 화가 있는데, 당시 화장실에 있던 4명이 모두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각각 뚫어뻥, 뻥뚫어, 변기 푹샥푹샥, 플런저). 게다가 마지막에 정식명칭인 플런저라고 말하자 나머지 세명이 다 놀라는 장면이 백미.
- 폴란드볼에서 폴란드공이 자주 들고 다닌다. 폴란드 노동자들이 서유럽 쪽에서 배관공으로 일하는 것이 모티브.
- 조이월드와 키즈짱 시장놀이에서는 해저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데에 쓴다. 그리고 일정 시간 동안 해산물을 캐면 보스몹이 있는 동굴로 납치되는데, 뚫어뻥으로 공기방울을 만들어서 물리친다.
- 앵그리버드 시리즈에서도 폭력성 순화 목적인지 화살 대용으로 등장하는데, 앵그리버드 툰즈에서는 'Nighty Night Terence' 에피소드에서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다수 등장하며, 앵그리버드 더 무비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돼지 공군들이 총알 대용으로 발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앵그리버드 에픽에서도 블루 세쌍둥이의 전설무기 세트 중 하나로 나오는데, 여기에서는 크리티컬이 터질 경우 피해량이 250%로 증폭되어 새고 돼지고 다 날려버리는 흉악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야말로 대 조류 및 돈 결전병기.
- 얍카에서도 무기중 하나로 등장한다. 위와 마천가지 이유로 화살 대용.
- 식물 vs 좀비: 가든 워페어에서 배관공 좀비는 이걸로 공격한다.
- SNL 코리아 시즌 7에서 방영된 긴급출동 RESQUE911에서 김민교의 개 빙고가 구조요청을 하고 이후 김민교에게 달라붙은 낙지를 떼기 위해 구조대원 김혜준에게 뚫어뻥을 물어다줬다.
- 용과 같이 극 2 의 히트액션으로 등장한다. 적과 화장실 주변에서 전투 중 발동 시 화장실 청소원이 이걸 던지는데, 이걸 받은 키류는 냅다 적을 후려쳐서 눕혀버린 다음 얼굴에 뚫어뻥을 꽂고 힘 있게 쿵쿵 펌프질한다.
- 스폰지밥 중고품 소동 에피소드에서는 집게사장이 버려진 뚫어뻥을 주워다가 뚱이에게 판매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뚫어뻥을 버린것이 뚱이 본인. 뚱이도 처음엔 자신이 버린 변기뚫는 기구와 닮았다며 의심하지만 집게사장이 고무부분을 뒤집어 '중세시대에 사용한 국자' 라고 하자 속아넘어간다.
- 마시마로
- 마리오 시리즈 게임에서는 잘 안나오지만, 애니에서는 자주 나온다.[7] 마리오, 루이지 둘 다 직업이 배관공이라는 특성에 기인한 것이다. 슈퍼 스매시브라더스 얼티밋과 루이지 맨션 3에서는 이걸 반영한 모양인지 루이지가 잡기 기술로 뚫어뻥을 발사할 수 있다.
- 추억의 플래시 게임 고군분투의 주인공은 팔등에 뚫어뻥을 장착하고 있으며 이를 발사하여 벽이나 천장에 붙이곤 와이어 액션을 시전할 수 있다.
- 한때 래비드들의 주 무기가 이것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래비드들의 눈이 빨갛게 되며 폭력성이 급증하는 묘사가 사라진 이후로는 무기뿐 아니라 다양하게 써먹는다.
- 대머리에 뚫어뻥을 붙이거나 장난감 화살을 쏘는 영상이 있다.
- 몬스터 합창단의 스컵스의 모티브가 뚫어뻥으로 보인다.9
- Skibidi Toilet의 플런저맨, 카메라우먼(플런저우먼). 이름부터 플런저가 들어가며, 뚫어뻥 두 개를 들고 스키비디 토일렛들을 학살하고 다닌다. 대표적인 뚫어뻥 캐릭터.
6. 관련 문서
[1] 베란다 같은곳이 좋다.[2] 삐삐, 깜빡이(자동차) 등이 있다.[3] 이런 식으로 인정된 경우 중에 가장 최근 것은 뽁뽁이.[4] 영어에선 압축기라는 의미를 지닌 플런저가 뚫어뻥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5] Trap+punc의 신조어. 트랩(trap)은 배수관에서 악취 역류를 방지하기 위해 S자나 U자로 구부려 놓은 부분이다. Punc는 펑크(←puncture).[6] 일본어 '쓰스이캇푸'(通水カップ)를 직역한 것으로 보인다.[7] 대표적인 예로 Super Mario Bros. Super Show!의 2화였던 "King Mario of Cramalot"이 있으며, 아서 왕 이야기의 패러디였던 만큼 황금 뚫어뻥이 엑스칼리버 역할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