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일반적으로 클리셰는 틀에 박힌 공식이나 장면, 캐릭터 설정 같은 것을 뜻하는 말이다. 식상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작가들이 클리셰를 파괴하려 노력하는 경우가 많은데, 많은 작가들이 클리셰 파괴에 몰리다 보니 이젠 클리셰 파괴 행위 자체가 되려 클리셰가 되어 버린 경우를 뜻한다.2. 설명
이 현상이 주로 의미하는 건 캐릭터 외양 설정 부분이다. 예를 들어 겉모습을 알 수 없는 최종 보스가 알고 보니 어린 꼬마의 모습을 하고 있다든지, 최종 보스 뒤에 더 큰 흑막이 숨어 있다든지, 아주 강하고 의미 있는 캐릭터가 나이 어린 미소녀라든가 하는 식. 하지만 이것도 이미 클리셰가 되어버려 버림받는 추세다. 독자나 시청자들이 해당 캐릭터를 평범하게 디자인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어느 정도 예상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 작품이 너무 많이 나온 탓도 있다.클리셰 파괴를 보는 이들이 그 클리셰 파괴를 예감하고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클리셰 파괴가 아니라 클리셰이다. 클리셰를 파괴해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낳은 또 다른 클리셰라고 할 수 있다. 클리셰의 정반대 방향으로 달리면 그 또한 어느새 뻔한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결국 뭘 해도 식상한 전개가 되어버리는 걸 피하려면 클리셰와 참신한 전개를 적당히 섞어내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아래 '이것에 해당되는 작품' 목록에는 클리셰 파괴를 시도했던 작품과, 이후 이 클리셰를 따라가는 작품들이 뒤섞여 있다.
상기 문단에서 설명하는 '클리셰 파괴를 위한 클리셰'는 신선한 시도를 위해 기존의 클리셰를 비틀었지만, 그 비틀어진 모습이 또 하나의 클리셰가 되어 버려서 뻔하고 예측 가능해진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클리셰를 파괴하기만 했으면 그저 신선한 시도에 불과하고 해당 문서의 주제와는 전혀 맞지 않으니 예시에 추가할 때 명심하여야 한다.
소수의 장난기 많은 작가들은 "클리셰 파괴를 위한 클리셰를 파괴"하여 독자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한다. 쉽게 말하자면 '반전이 없는 게 반전'. 예로 마사토끼 등을 들 수 있다.
요리치 클리셰라면 모양이 엉망진창인데 맛은 있는 괴식의 경우가 이에 해당될 수 있다.
현실에서는 뉴 노멀이라는 말이 있다. 대침체 당시 나온 말이지만, 이 의미가 확장되어 이전에는 비정상적인 것으로 보였던 것이 점점 정상, 표준이 되어가는 것을 뜻할 때 사용된다.
3. 관련 문서
- 주인공 관련
- 주인공의 부재
- 마지막에 패배하는 주인공
- 악역보다 문제가 더 많은 주인공
- 악역 영애물
- 몬스터, 사물 등의 인외 전생물
4. 이것에 해당되는 작품
단순하게 클리셰를 파괴한 경우가 아니라 클리셰 파괴가 타 작품들에 빈번히 차용되어 또 다른 클리셰가 된 작품만 쓸 것. 예를 들어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 시리즈는 중간부터 장르를 아예 뛰쳐나갔다. 디지몬 테이머즈는 물론 메이드 인 어비스[8] 역시 마찬가지. 그러므로 이런 작품들의 클리셰 파괴는 또 하나의 클리셰가 되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류의 작품들은 아래 내용에 쓰지 말 것.
- All Yesterdays - 기존 고생물 복원에 만연한 클리셰를 깨기 위해 출간되었지만, 오히려 이 책의 '새로운' 시각이 새로운 클리셰가 되기도 했다.[9]
- 가면라이더 류우키 - '악의 조직과 싸우는 정의의 사도 가면라이더'라는 메인 테마를 뒤집고 '욕망과 이상을 걸고 데스게임을 벌이는 가면 라이더들'을 내세운 파격적인 작품. 이후에 나오는 가면라이더 시리즈에도 영향을 주었고, Fate 시리즈나 후술할 마마마에도 영향을 주었다. 정확히는 후술될 '배틀로얄'이 만든 흐름을 특촬물에 도입시킨 시초.
- 고쿠도군 만유기: 오늘날에 보면 이 작품도 상투적인 것 같지만, 이 작품이 연재되던 90년대 당시에는 상당히 파격적인 설정이나 스토리가 많았다. 지금은 아예 하나의 타입으로 자리잡은 '선하지 않은 주인공'이라는 요소를 용사물에 접목시킨 원조. 그밖에도 '아군이 되는 마왕의 아들'등 용사물 비틀기적 클리셰 상당수를 탄생시켰다.
-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 갈고리 살인마와 하이틴 슬래셔라는 새로운 장을 열었으나 곧 수많은 아류작을 낳았다.
- 난 알아요 - 서태지와 아이들 1집 타이틀곡: 그 이전에는 없던, 노래파트 랩파트 노래파트 랩파트의 반복구성. 즉, 랩이 들어간 노래를 창조했고, 이는 대부분의 K-POP 아이돌들에게 빠질 수 없는 필수요소로 남았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는 K팝 장르 그 자체로 승화했다. 결국 서태지를 모티브로 한 SM의 아이돌들을 시작으로 한국 가요시장의 획일화가 시작되었다.
- 마법소녀 프리티 벨 - 근육질 남자 마법소녀, 악당보다 더 악당처럼 생긴 마법소녀 컨셉의 시초. 이후 마법소녀 나 처럼 작정하고 마법소녀물의 클리셰를 성반전시켜 패러디하는 작품들이 등장하게 된다.
-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 - 마법소녀물의 탈을 쓴 잔혹물에 큰 획을 그은 작품. 단순한 마법소녀물의 클리셰를 넘어 장르의 본질까지 파괴해버려서, 이 작품을 마법소녀물로 보지 않는 사람도 많다. 본작의 요소들은 이후 소위 치명적 유해물 마법소녀, 마법소녀 배틀물 등으로 장르가 확대되며 클리셰로 정착했다.
- 명탐정 코난 - '선량한 외모의 범인'과 '험상궂은 외모의 시민'. 작가가 외모에 대한 선입견을 이용해 진범은 평범해 보이거나 선남선녀로 묘사하고, 그 외 용의자들은 험상궂은 외모로 그렸으나 연재가 장기화되면서 반대로 독자들이 캐릭터의 외모만 보고 진범을 맞히는 수준까지 이르고 말았다.
- 매트릭스 시리즈 - 프리퀄은 전형적인 기계의 반란이었지만, 이후 본편에선 기계가 사람을 생체 베터리로 취급하는 체제를 벗어난 인간들의 저항이 주제가 되고, 이후 '기계에게 지배당하는 인간(생물)들의 반란'이라는 일종의 클리셰로 번지게 된다.
- 미소녀 전사 세일러 문 시리즈 - 지금은 마법소녀물의 정석이자 전형적인 마법(변신)소녀물로 취급되고 있지만 이 작품이 나올 당시에는 '여자아이들의 꿈을 대변한다'는 마법소녀의 고전적인 법칙과 클리셰를 모두 깨버리는 혁명적인 만화로 취급을 받았다. 마법소녀물에 전대물을 섞어 '싸우는 마법소녀물'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킨 작품. 그 밖에도 '여주인공을 조력하면서도 때때로 구해주기 전까지 포로가 되는 남주' '마법소녀 간의 백합' 클리셰의 시초이다.
- 바하무트 라군: 주인공을 배신하는 히로인. 폭정을 안하는 착한 제국 황제. 주인공을 좋아하는 할아버지, 식민지를 해방해주니 오히려 화를 내면서 황제편을 드는 식민지 여왕등 온갖 클리셰 파괴로 떡칠된 파격적인 작품. 서브컬쳐에서 '주인공을 배신하는 소꿉친구 히로인'들이 등장하게 된 시초로 취급된다.
- 배틀로얄(소설) : 주인공 측과 반동인물들이 서로 대립각을 세우는 것을 넘어서 다양한 군상의 주/조연들이, 그것도 십대 청소년들이 서로를 죽고 죽이는 살육전이라는 클리셰를 정립한 작품. 사실 작품 자체는 스티븐 킹이 롱워크를 통해 선보인 '청소년/약자를 착취하는 군국주의/기득권에 대한 비판'을 확장시켜 독자적인 노선을 만든 것이고, 클리셰 파괴에 해당하는 부분은 '캐릭터 조형'에 있다. 주인공보다 더 강한 전투력과 서사를 가진 조연, 체육계 양아치 처럼 보이지만 두뇌파 해커 등 최근에는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 서사 상당수가 본작에서 처음 등장했다.
- 뱀파이어 연대기: '뱀파이어에 대한 이야기를 비웃는 뱀파이어' 기믹의 시초격인 작품. 현재로서는 클리셰 파괴를 위한 클리셰의 전형적인 예가 되었다.
- 슈렉 시리즈: 다 필요없고 못생긴 주인공과 못생겨진 공주가 서로 결혼한다. '동화 비틀기'라는 새로운 클리셰를 연 작품.
- 스크림 - 한물 간 장르로 불리던 호러무비의 작법을 뒤집어 'MTV 호러'라고 불리는 새로운 스타일을 개척했다. 호러영화의 클리셰들을 마구잡이로 뒤집고 비틀었으나, 이후 수많은 작품에서 이런 패턴이 정형화 되며[10] 또다른 클리셰가 되었다.
- 스타워즈 시리즈
- 제국의 역습 - 지금이야 클리셰에 정착되었지만 개봉 당시로서는 클리셰 파괴에 해당되는 전개가 많았다. 그냥 괴짜 늙은이인줄 알았는데 은둔고수, 주인공의 원수가 사실은 아버지, 마지막에 패배하는 주인공 등...
- 슬레이어즈: 주인공인 리나 인버스는 처음에는 약했다가 점점 성장하는 성장물이 아닌, 그 이전 스페셜 시점부터 온갖 산전수전 다 겪고 악명까지 드높은 강자로 등장한다. 더불어 판타지 소설에 스릴러, 추리물적 요소를 접목시켜서 피냄새가 물씬 풍기는 다크 판타지 분위기를 유행시킨 시초격인 작품이다. 최소한 국내에서는 이러한 작풍을 소개한 최초격인 작품.
- 신들의 만찬
- 애거서 크리스티 -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서술 트릭의 원조로 이후 수많은 추리 소설이나 추리 만화 등에 차용. 자세한 건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항목 참조.
- 어깨 위의 천사와 악마 클리셰가 등장하는 많은 작품: 원래는 내면 갈등을 겪고 있는 캐릭터에게 천사가 선한 조언을, 악마가 나쁜 조언을 던지는 클리셰인데, 이제는 천사가 오히려 나쁜 조언을 악마가 선한 조언을 던지는 등의 수많은 변칙들이 이미 하나의 클리셰로 굳어져 있기도 하다. 해당 항목 참조.
- 어린 왕자: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그림이 유명해지면서 또다른 클리셰가 되었다. 이미 이를 쓴 작가조차 이를 인식하고 탄식했을 정도.[11]
- 잠입수사관 사에지마 아츠코, 잠입 수사 중엔 섹스도 업무입니다.[12], 환경치안국 수사관 미츠루기 카가미 시리즈 등의 일부 여수사관물 : 잠입수사관 사에지마 아츠코를 시작으로 늘상 히로인이 수사를 위해서 범죄의 소굴에 잠입하다가 붙잡혀서 능욕당하다 쾌락에 세뇌당하는 내용인 일본 AV와 상업지, 에로게 등 19금 장르들에서도 하드한 편에 속하는 여수사관물임에도 불구하고 거기서도 특히 잠입 수사 중엔 섹스도 업무입니다.는 전형적인 여수사관물들과 달리 히로인인 이카즈치가 완전히 능욕당할 위기의 순간마다 꼭 돌발상황이 발생하거나 구출되며 생존하는 래파토리가 나오다가 꽤 장편으로 연재되다가 제26화에서 무려 해피 엔딩으로 완결났다.[13][14]
- 장갑기병 보톰즈: 밑의 자붕글보다 1년 뒤에 나온 작품.[15] 주인공 기체는 멋지게 커스텀된 전용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한 대를 오래 타는 것도 아니라 그냥 쓰고 버리기를 반복한다. 다만, 소위 리얼로봇물의 전용기 클리셰는 좀 더 세월이 지난 뒤에 정립됐다고 봐야 한다. 초시공요새 마크로스보다 1년 늦고, 기동전사 Z건담보다 2년 빨리 방영됐다. 즉 슈퍼로봇물에 밀리터리+전쟁물의 요소가 섞여들며 '리얼로봇물'이라는 새로운 장르와 클리셰가 탄생하는 간극기에 있는 작품.
- 전투메카 자붕글: "주인공이 미소년이여야 한다.", "주인공 메카는 한대로 끝까지 우려먹어야한다.", "주인공의 원수는 반드시 최후를 맞이한다." 와 같은 당시 메카닉의 법칙 및 클리셰들을 파괴하고 새로운 클리셰를 만든 작품. 대표적인 것이 주인공의 전용기 갈아타기.
- 천지창조(게임) - 옆에서 같이 다니며 도와주는 작고 귀여운 생물이 실은 흑막이었다는 사실이 후반에 밝혀진다. 이후 마법소녀물 등지에서 큐베, 베나리타를 비롯해 마스코트 생물이 통수치는 전개가 종종 나왔다.
- 철권 시리즈: 미시마 카즈야. 당시에 매우 파격적인 인간적인 면모가 없는 순수 악 주인공이었던 케이스. 피카레스크물조차도 주인공에게 인간성이 있던것을 생각해보면 매우 혁신적이었다.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카즈야같은 극악인 주인공이 종종 나오기도 했다.
- 프리큐어 시리즈: 초반 시리즈부터 작중 전투 요소를 비중있게 첨가해 싸우는 미소녀에 가까워지며 기존의 마법소녀물의 공식을 비틀었고 그 결과 마법소녀물 프랜차이즈의 정의 자체를 상당 부분 바꾸게 되었다. 세일러문이 마법소녀물에 전대물을 섞었다면 본작은 격투물, 무협물을 섞었다. 미소녀 전사 세일러 문 시리즈가 만들어낸 장르의 충격을 다시 한번 뒤집은 작품. 이후 '치고박고 싸우는 마법소녀'라는 유행을 만들었다. 마법소녀물이라고 칭하는 것에 대해 논란이 생길 정도.
- 파이널 판타지 II: 오프닝 장면 한정. 주인공 일행이 게임 시작하자마자 적들에게 살해당하는 오프닝 장면으로 "주인공 일행은 세계제일"이란 클리셰를 박살내며 전 세계적인 충격을 주었다.[16] 허나 다른 제작사들이 이 요소를 여기저기 써먹으면서 얄짤없이 클리셰가 되어버렸다.
허나, 그것 이외에는 클리셰로 널리 쓰일 만한 게 별로 없는 것이 함정.[17]
[1] 쓸데없는 부분만 현실적인 개그부터 시궁창 같은 현실을 반영한 판타지 등이 있다.[2] 독자가 관측하는 걸 전제로 하기 때문에 서술 트릭을 통해 클리셰를 파괴하곤 한다.[3] 용어 자체는 통일되지 않았지만, 해당 클리셰로 다양한 장르 재파생이 이루어졌었다.[4] 용어가 통일되어 있지는 않지만, 이 부류에 속하는 만화는 제법 많다.[5] 의도적으로 독자(혹은 시청자)를 잘못된 결론으로 유도하는 서술 트릭.[6] 뭔가 심상치 않은 복선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별 거 아니었다는 전개. 이는 맥거핀을 활용한 클리셰 파괴이다.[7] A장르인줄 알았는데 사실 B장르였다는 식.[8] 이들 역시 클리셰 파괴을 넘어 장르의 본질마저 넘어서버린 작품이다.[9] 정확히는 이 책 아이디어와 비슷한 복원도는 이전부터 관련 업계에서 종종 투고되곤 한 것이었으나 본 작이 유명해진 이후 또다른 클리셰로 정착한 것.[10] 예를들어 '공포영화의 법칙'을 어기면 죽는다->다 어겨도 안 죽는다 등.[11] 왜 탄식했냐면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통해서 틀에 박히지 않은 자유로운 사고를 중요시했는데 이제는 그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자체가 틀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12] 야애니판 제목은 시크릿 미션 잠입수사관은 절대 지지 않아로 나왔고 동인 음성은 시크릿 미션 쿨 거유 선배가 나한테만?라는 제목으로 나왔다.[13] 국내에 번역된 정발본은 2등분되어 제52화로 완결됐다.[14] 이후로도 이런저런 여수사관물에서 비슷한 래파토리가 계속 나오는데 대표적으로 'TS 치한수사관'처럼 마지막에 어찌저찌 구출 엔딩이거나 환경치안국 수사관 미츠루기 카가미 시리즈의 미츠루기 카가미나 아예 시리즈로 만들어서 후속편을 위한 탈출 엔딩으로 일단은 해피 엔딩으로 끝내고 후속편을 연재하는 경우도 존재한다.[15] 자붕글: 1982년. / 보톰즈: 1983년.[16] 그 외에도 시스템적인 면에서 레벨과 경험치의 개념을 빼버리는등 파격적인 요소가 많다. 그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져버렸지만.[17] 그도 그럴 것이 이후 주인공이 간신히 목숨을 건진 후에는 매우 전형적인 레지스탕스가 폭정을 저지르는 제국을 상대로 이겨서 평화를 되찾는 스토리라인으로 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