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리시즈의 시선의 주요 수상 이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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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프리(심사위원대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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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시즈의 시선 (1995) Το βλέμμα του Οδυσσέα Ulysses' Gaze | |
장르 | |
감독 | |
각본 | 테오 앙겔로풀로스, 토니노 게라, 페트로스 마르카리스 |
제작 | 에릭 유망, 조르지오 실바그니 |
출연 | 하비 카이텔 등 |
촬영 | 요르고스 아르바니티스, 안드레아스 시나노스 |
편집 | 야니스 시트로푸로스 |
미술 | 요르고스 파트사스 |
음악 | 엘레니 카라인드루 |
의상 | 요르고스 지아키스 |
제작사 | |
수입사 | (주)유성필름 |
배급사 | 로즈버드 BAC 필름스 (주)유성필름 |
개봉일 | |
화면비 | 1.66 : 1 |
상영 시간 | 176분 |
제작비 | - |
북미 박스오피스 | $42,202 |
대한민국 총 관객 수 | 서울 관객 10,480명 |
상영 등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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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테오 앙겔로풀로스 감독, 하비 카이텔 주연의 1995년작 영화. 제 48회 칸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2. 예고편
▲ 예고편 |
3. 시놉시스
영혼을 보고 싶으면 영혼속을 응시하라!
미국으로 망명한 그리스 출신의 영화 감독 A(하비 카이텔 분)는 35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공식적인 방문 이유는 그곳에서 엄청난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자신의 작품 시사회 때문이었지만 그의 진짜 목적은 다른 곳에 있다. 그것은 이미 전설이 되어버린, 영화 초창기에 그리스 출신의 유명한 영화 감독인 '마나키아' 형제가 발칸 반도의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그 지역의 역사와 관습을 담았다고만 전해지는, 그리고 전쟁에 휩싸여 미처 현상되지도 못한 세 통의 필름을 찾기 위한 것.
미국으로 망명한 그리스 출신의 영화 감독 A(하비 카이텔 분)는 35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공식적인 방문 이유는 그곳에서 엄청난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자신의 작품 시사회 때문이었지만 그의 진짜 목적은 다른 곳에 있다. 그것은 이미 전설이 되어버린, 영화 초창기에 그리스 출신의 유명한 영화 감독인 '마나키아' 형제가 발칸 반도의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그 지역의 역사와 관습을 담았다고만 전해지는, 그리고 전쟁에 휩싸여 미처 현상되지도 못한 세 통의 필름을 찾기 위한 것.
4. 등장인물
- 하비 카이텔 - A 역
- 마이아 모겐스턴 - 율리시스 부인 역
- 얼랜드 요셉슨 - S 역
- 다나시스 벤고스 - 택시운전사 역
5. 줄거리
미국으로 망명한 그리스 출신의 영화 감독 A(하비 카이텔 분)는 35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공식적인 방문 이유는 그곳에서 엄청난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자신의 작품 시사회 때문이었지만 그의 진짜 목적은 다른 곳에 있다. 그것은 이미 전설이 되어버린, 영화 초창기에 그리스 출신의 유명한 영화 감독인 '마나키아' 형제[1]가 발칸반도의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그 지역의 역사와 관습을 담았다고만 전해지는, 그리고 전쟁에 휩싸여 미처 현상되지도 못한 세 통의 필름을 찾기 위한 것.
택시를 기다리다 A는 과거의 연인을 만난다. 그러나 그것은 A의 향수가 만들어 낸 환영에 불과할 뿐, 물결처럼 밀려오는 군중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진압군 사이에서 그녀의 환영은 사라져 버린다. 친구가 소개해준 택시를 타고 A는 알바니아의 국경을 넘는다. 도중에 여권이 문제가 있는 노부인을 태워주기도 하며, 지나간 세기에 가장 이상적인 국가였다고 전해지는 그리스의 몰락과 상징적인 죽음을 슬퍼하는 택시 운전사와 눈발 섞인 산 모퉁이에서 마음을 나눈다.
A는 마나키아 박물관에서 일하는 신문기자를 겸직하는 여성을 만난다. 그녀는 필름이 부쿠레슈티의 스코피에 있다고 말한다. 그가 찾는 세 통의 필름만 빼고. 마나키아 형제의 형인 야나키스는 죽었고 동생인 밀토스는 필름을 유고 정부에 팔았다는 것만을 확인하고 A는 부쿠레슈티로 떠난다.
기차역에서의 검문. A의 의식은 과거로 돌아가 당시 국경을 넘다 수비대에게 체포된 야나키스를 만난다. 야나키스는 무기 은닉죄로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감형 판결을 받는다. 과거와 현재가 조우하는 가운데 A는 야나키스의 눈이 되어 유배지 앞을 흐르는 강물을 응시한다. A의 의식은 과거로 돌아가 자신의 개인사로 빠져든다.
전란에 휩싸인 거리에는 새로운 세계를 주장하는 붉은 깃발이 행진하고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A는 1945년 당시, 어려서 살던 집으로 들어간다. 한 대의 피아노가 거실에 놓여진 그곳에서 A의 시선은 평화로운 가족들이 체포당하는 순간들을 본다. 그리고 같은 공간에서 신년 축하와 올드 랭 사인이 겹치는 가운데 체포자들은 어느 순간에는 비밀 경찰이 되어 들이 닥치기도 하고 어느 때는 인민위원회의 이름으로 가구를 압류한다.
한 장의 사진으로 남은 A의 유년사. 동행했던 신문 기자와 헤어져 철거된 레닌의 동상과 함께 강을 따라 내려오는 A. 고집스럽고 자신만만해 보이는 레닌의 두상 앞에 선 A는 무표정으로 그것을 바라보는 강가의 사람들을 바라본다. 레닌은 살아서는 희망이었고 죽어서는 슬픔의 이름이 되었다. 그것은 한때 전 세계 피압박 민족과 저주받은 계급에게 희망을 주었던 사회주의의 몰락에 대한 율리시즈의 시선이었다.
베오그라드에서 A는 필름 세 통이 사라예보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라예보로 가는 길, A는 세 번째 여자를 만난다. 그녀는 불가리아 태생의 처녀로 그녀의 삶은 온통 대지, 전쟁 그리고 죽음으로 얼룩진 조국의 또 다른 이름이다. 망자가 된 남편의 옷을 A에게 입히고 사랑을 나누는 그녀의 이름은 단순히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었을까.
사라예보에서 A는 마침내 필름을 보관하고 있는 이보 레비를 만난다. 이보 레비는 스스로를 사라진 시선의 수집가라고 부르며 수많은 옛날 영화 필름을 보관하고 있는 사람이다. A는 그에게 그 시선들을 가둬둘 권리가 없다고 말한다. 이보 레비는 마침내 세 통의 필름에 대한 현상에 착수하고 이 과정에서 A는 그의 딸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현상이 끝난 필름이 마르기까지 강가에서 산책을 권유하는 이보 레비. 그는 A에게 안개 낀 날은 축제가 벌어지는 날이라고 한다. 안개낀 날은 저격수들의 총구가 사람들을 쓰러뜨리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그리고 인종과 국가와 종교가 다른 젊은이들의 오케스트라가 연주된다고 A를 이끄는 이보 레비. 안개 자욱한 강변에서의 댄스. 이보 레비의 딸과 춤추는 A.
그러나 이때 나타나는 일단의 군인들은 이들을 무참히 사살하고 "아이들은 안돼"라는 피살자들의 절규가 울리는 가운데 이보 레비 딸의 시신을 안고 통곡하는 A. 이보 레비의 집으로 돌아온 A. 현상된 필름이 영사기에서 돌아가는 가운데 그토록 오랜 시간동안 찾아 헤맸던 필름을 보는 A의 눈에는 이슬이 맺히고 그가 본 영상은 슬픔을 더욱 깊게 한다.
6.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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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스코어 없음 / 100 | 점수 없음 / 10 | 상세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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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도 31% | 관객 점수 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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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별점 없음 / 5.0 | 관람객 별점 3.6 / 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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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7.308 /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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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4.34 / 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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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8.5 /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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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9.0 /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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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4.0 / 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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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80% | 별점 / 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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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7.9 /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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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Q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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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 없음 |
6.1. 평론가 평
1990년대 영화의 가장 커다란 사건 중의 하나는 영화가 (1895년 12월 27일 프랑스 파리의 카퓌 시네사의 그랑 카페에서 오귀스트와 루이 뤼미에르에 의한 열두 편의 활동사진 상영을 가진 날로부터) 일백주년을 통과하는 순간이다.
영화는 이제 한 세기의 사이클을 가졌으며, 그 기억은 일백년의 주름을 갖게 만들었다. 그 사이의 굴곡은 우리들로 하여금 영화가 어떤 방식으로 굽이굽이 역사에/역사를 (이중적으로) 기입하는가에 관한 질문이 되었다.
그 대답은 역사의 기억이자 동시대성의 질문이 되었으며, 동시에 역사적 관계 안에서 변화하는 자신의 위치를 만들어내는 성좌-좌표(konstellation)가 되었다. 그것을 영화 안에서 대답하는 많은 영화들이 만들어졌다(대문자 영화 안의 수많은 소문자 영화‘들’).
그러나 오직 테오 앙겔로풀로스만이 영화 안에서 역사를 생각하면서 동시에 역사 안에서 영화에 관해 질문하였다. 19세기 모더니즘 문학이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를 읽게 만든다면, 20세기의 영화는 테오 앙겔로풀로스의 <율리시즈의 시선>을 보게 만든다.
앙겔로풀로스는 <율리시즈의 시선>으로 영화의 일백년 역사를 거슬러올라가면서 동시에 영화와 함께 시작한 보스니아 전쟁의 현장에서 동일한 일백년 안으로 들어선다. 두 개의 역사는 함께 시작하였고, 그 둘은 서로 교차하지 않았다.
그럼으로써 영화는 역사의 부채를 고스란히 떠안는 것이며, 역사는 영화에 대해서 그림자 놀이와도 같은 허깨비의 시선을 본다. 영화는 기계장치 안에 시간과 공간을 보존하고, 그것을 필름에 담아 국경을 넘어서서 세상 모든 것에 도착하게 만든다.
그러니까 영화는 여행한다. 그러나 발칸 반도는 세상이 나뉘어 있으며, 그 안에서 모든 것들은 자기 방식으로 세상을 해석하고 지배하고 피 흘리는 야만의 시간임을 증명하는 영토가 되었다.
영화는 탈영토의 기계장치이며, 발칸 반도는 재영토의 역사가 되었다.
미국에서 35년 동안 활동하다가 성공하여 돌아온 그리스 영화감독 A는 그의 영화가 상영되는 극장을 빠져나와 남 몰래 어두운 밤길을 따라 그리스 최초의 영화감독이었던 마나키스 형제의(그러나 사실은 실재하지 않은 허구적인 출발점, 하지만 역사(histoire/history)란 동시에 허구(histoire/fiction)라는 귀결) 잃어버린 필름을 찾아내기 위해 발칸반도에 흩어져 있는 시네마테크들을 찾아 나선다.
그러나 그것은 지옥으로의 여행이다. 발칸 반도는 전쟁과 학살, 포성과 페허로 부서져가는 세계이다.
앙겔로풀로스는 그것을 연출하지 않고, 그의 촬영부대를 이끌고 함께 반도를 가로질러 여행하면서 담아낸다.
영화감독 A는 철학을 이야기하는 택시운전사를 만나고, (동일한 여배우가 동시에 일인삼역을 하는) 세 여인을 만나고, 무너져내린 거대한 레닌 동상을 실은 배가 망각의 강을 따라 흘러가는 모습을 처연하게 바라보고, 전쟁의 참화 속에서 새벽 안개가 내리면 연주를 시작하는 오케스트라를 만나고, 그 선율에 맞추어 춤을 추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찾아내어 기어이 총살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영화감독 A는 결국 필름을 찾아내지만 우리는 그것을 볼 수 없다. 앙겔로풀로스는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을 결국 죽여버리는 역사는 눈 먼 인간들의 세계라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장님처럼 영화를 보는 것이다 (또는 휴머니즘에 대해 눈 멀어버린 장님들이 만드는 영화를 보면서 우리는 점점 시력을 상실해가는 중이다). 이것은 정신의 다큐멘터리이며, 역사 안으로의 여행이다.
그 안에서조차 앙겔로풀로스는 느리게 이동한다. 그는 여전히 롱테이크를 통해서 우리들이 세상에 대해서 좀 더 느리고 오랫동안 생각에 잠겨보길 제안한다(앙겔로풀로스는 자신이 롱 테이크를 사용하는 이유가 세 가지라고 말한다. 그 하나는 화면 안에 세상의 질서에 해당하는 우주를 만들어내고자 함이며, 두번째는 그 안에서 시간과 공간의 관계를 상대적으로 만들기 위해서이며, 마지막 이유는 화면을 멈추지 않고 오랜 동안 남겨둠으로써 보는 사람들의 사유를 연장시키시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 영화의 쇼트의 길이가 짧아지는 이유는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생각의 시간이 점점 더 짧아지는 것에 비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촬영감독 A가 만나는 사람들은 그를 마치 오래 전의 신화 속에서 오르페우스를 지옥으로 인도하는 안내자들과도 같은 존재자들이다. 그래서 <율리시즈의 시선>은 역사이자 알레고리이며, 동시대의 피와 살을 가진 시간이자 신화 속으로 들어서는 상징적 시간이다.
종종 기나긴 롱테이크가 마치 멈추어선 것처럼 물끄러미 시선을 던지는 순간 공간과 시간 사이의 고리는 풀려나가고, 그 안에 일백년의 시간이 시름에 잠기면서 몇 겹의 두께를 거듭 쌓아간다. 이것은 우리의 세기에 관한 신화적 풍경화이다.
- 정성일 (KINO, 1999.12, No.58)
영화는 이제 한 세기의 사이클을 가졌으며, 그 기억은 일백년의 주름을 갖게 만들었다. 그 사이의 굴곡은 우리들로 하여금 영화가 어떤 방식으로 굽이굽이 역사에/역사를 (이중적으로) 기입하는가에 관한 질문이 되었다.
그 대답은 역사의 기억이자 동시대성의 질문이 되었으며, 동시에 역사적 관계 안에서 변화하는 자신의 위치를 만들어내는 성좌-좌표(konstellation)가 되었다. 그것을 영화 안에서 대답하는 많은 영화들이 만들어졌다(대문자 영화 안의 수많은 소문자 영화‘들’).
그러나 오직 테오 앙겔로풀로스만이 영화 안에서 역사를 생각하면서 동시에 역사 안에서 영화에 관해 질문하였다. 19세기 모더니즘 문학이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를 읽게 만든다면, 20세기의 영화는 테오 앙겔로풀로스의 <율리시즈의 시선>을 보게 만든다.
앙겔로풀로스는 <율리시즈의 시선>으로 영화의 일백년 역사를 거슬러올라가면서 동시에 영화와 함께 시작한 보스니아 전쟁의 현장에서 동일한 일백년 안으로 들어선다. 두 개의 역사는 함께 시작하였고, 그 둘은 서로 교차하지 않았다.
그럼으로써 영화는 역사의 부채를 고스란히 떠안는 것이며, 역사는 영화에 대해서 그림자 놀이와도 같은 허깨비의 시선을 본다. 영화는 기계장치 안에 시간과 공간을 보존하고, 그것을 필름에 담아 국경을 넘어서서 세상 모든 것에 도착하게 만든다.
그러니까 영화는 여행한다. 그러나 발칸 반도는 세상이 나뉘어 있으며, 그 안에서 모든 것들은 자기 방식으로 세상을 해석하고 지배하고 피 흘리는 야만의 시간임을 증명하는 영토가 되었다.
영화는 탈영토의 기계장치이며, 발칸 반도는 재영토의 역사가 되었다.
미국에서 35년 동안 활동하다가 성공하여 돌아온 그리스 영화감독 A는 그의 영화가 상영되는 극장을 빠져나와 남 몰래 어두운 밤길을 따라 그리스 최초의 영화감독이었던 마나키스 형제의(그러나 사실은 실재하지 않은 허구적인 출발점, 하지만 역사(histoire/history)란 동시에 허구(histoire/fiction)라는 귀결) 잃어버린 필름을 찾아내기 위해 발칸반도에 흩어져 있는 시네마테크들을 찾아 나선다.
그러나 그것은 지옥으로의 여행이다. 발칸 반도는 전쟁과 학살, 포성과 페허로 부서져가는 세계이다.
앙겔로풀로스는 그것을 연출하지 않고, 그의 촬영부대를 이끌고 함께 반도를 가로질러 여행하면서 담아낸다.
영화감독 A는 철학을 이야기하는 택시운전사를 만나고, (동일한 여배우가 동시에 일인삼역을 하는) 세 여인을 만나고, 무너져내린 거대한 레닌 동상을 실은 배가 망각의 강을 따라 흘러가는 모습을 처연하게 바라보고, 전쟁의 참화 속에서 새벽 안개가 내리면 연주를 시작하는 오케스트라를 만나고, 그 선율에 맞추어 춤을 추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찾아내어 기어이 총살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영화감독 A는 결국 필름을 찾아내지만 우리는 그것을 볼 수 없다. 앙겔로풀로스는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을 결국 죽여버리는 역사는 눈 먼 인간들의 세계라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장님처럼 영화를 보는 것이다 (또는 휴머니즘에 대해 눈 멀어버린 장님들이 만드는 영화를 보면서 우리는 점점 시력을 상실해가는 중이다). 이것은 정신의 다큐멘터리이며, 역사 안으로의 여행이다.
그 안에서조차 앙겔로풀로스는 느리게 이동한다. 그는 여전히 롱테이크를 통해서 우리들이 세상에 대해서 좀 더 느리고 오랫동안 생각에 잠겨보길 제안한다(앙겔로풀로스는 자신이 롱 테이크를 사용하는 이유가 세 가지라고 말한다. 그 하나는 화면 안에 세상의 질서에 해당하는 우주를 만들어내고자 함이며, 두번째는 그 안에서 시간과 공간의 관계를 상대적으로 만들기 위해서이며, 마지막 이유는 화면을 멈추지 않고 오랜 동안 남겨둠으로써 보는 사람들의 사유를 연장시키시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 영화의 쇼트의 길이가 짧아지는 이유는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생각의 시간이 점점 더 짧아지는 것에 비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촬영감독 A가 만나는 사람들은 그를 마치 오래 전의 신화 속에서 오르페우스를 지옥으로 인도하는 안내자들과도 같은 존재자들이다. 그래서 <율리시즈의 시선>은 역사이자 알레고리이며, 동시대의 피와 살을 가진 시간이자 신화 속으로 들어서는 상징적 시간이다.
종종 기나긴 롱테이크가 마치 멈추어선 것처럼 물끄러미 시선을 던지는 순간 공간과 시간 사이의 고리는 풀려나가고, 그 안에 일백년의 시간이 시름에 잠기면서 몇 겹의 두께를 거듭 쌓아간다. 이것은 우리의 세기에 관한 신화적 풍경화이다.
- 정성일 (KINO, 1999.12, No.58)
7. 수상 및 후보 이력
- 1995년 제48회 칸 영화제 그랑프리, 국제비평연맹가(FIPRESCI)상 수상
- 제 8회 유럽 영화상 유럽영화아카데미 비평상 수상
- 타임지 선정 100대 영화
8. 기타
- 1995년 칸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 당시 앙겔로풀로스 감독은 “황금종려상 수상 소감 외에는 준비한 것이 없다”며 황금종려상을 수상하지 못한 아쉬움이 담긴 소감을 밝히며 시상식 단상을 내려왔다고 한다.[2] #
- 지안 마리아 볼론테가 S 역을 맡았지만 촬영 기간 중 심장마비로 사망하여 얼랜드 요셉슨으로 배우가 교체되었다.
-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영화의 정식 개봉을 며칠 앞둔 1995년 9월 1일에 ECM 레이블에서 발매되었다. 앙겔로풀로스 특유의 영상미와 영화의 주제에 걸맞은 쓸쓸하고 신비로운 곡조에, ECM 특유의 사운드도 놓치지 않는 앨범이다. 특히 킴 카쉬카시안의 비올라 연주가 인상적이라는 평이 많다. 그래서 현재까지도 ECM 뉴 시리즈를 대표하는 명반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