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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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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color=#b59162><colbgcolor=#663333>
마법과 흑마술, 주술의 여신
키르케
Κίρκη[1]| Ci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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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표기
그리스어 Κίρκη | Circe
상징
관장 주술, 흑마술, 마법
상징물 지팡이, 약물이 든 호리병, 쟁반, 돼지, 사자
가족
부모 헬리오스 (아버지)
페르세이스 (어머니)
형제자매 파시파에[2]
아이에테스[3]
페르세스
애인 오디세우스
배우자 텔레마코스[4]
자식 텔레고노스
1. 개요2. 행적3. 평가
3.1. 조카 메데이아와의 비교
4. 대중매체에서

1. 개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주술, 마법여신. 어원은 '독수리'.

사람들을 짐승으로 만들어 부렸다는 마법의 여신. 메데이아와 같이 헤카테 여신의 제자이자 사제이다. 태양신 헬리오스와 오케아니스 페르세이스(페르세)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파에톤과 이복남매간이며 콜키스의 왕 아이에테스,[5] 타우리스의 왕 페르세스, 크레타의 왕비 파시파에와는 친남매 지간으로 파에톤의 이복 누나이자 헬리아데스(Heliades)의 일원이기도 하다.

따라서 콜키스의 왕녀이자 마녀인 메데이아, 프릭소스의 아내 칼키오페, 압시르토스에게는 고모, 파시파에의 딸로 테세우스의 첫 연인 아리아드네와 두번째 부인 파이드라 자매, 파시파에의 아들들로 데우칼리온글라우코스 형제에게는 이모가 된다.

'아이아이에(Αἰαία)'라는 섬에서 살았다고 하는데, 그 위치가 현재 지중해의 프랑스령 섬 코르시카라는 설이 있다.

2. 행적

2.1. 스킬라를 바다괴물로 만들다

키르케는 태양신 헬리오스의 고귀한 혈통을 이은 여신이자 헤카테의 사제인 만큼 특출난 마법 실력과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마법사 여신이었으며, 잘생기고 훌륭한 남자와 결혼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게 꿈이었다.

그러나 아름다운 외모와 뛰어난 실력과 별개로 성격이 필요 이상으로 너무 포악하고 잔인한 사이코패스였다. 여느 신들처럼 오만에 가까운 자존심선민의식, 이상한 부분에서 간헐적 폭발 장애가 튀어나와 비위를 거스른 인간을 이유불문 동물둔갑시킨 후 사역마마냥 부려먹고 사육하지 않고선 직성이 안 풀리는 과격하고 극단적인 성질머리 탓에 인간들 사이에서 평판이 무척 나빴다. 이 때문에 많은 신과 인간들의 공포와 혐오, 두려움을 산 건 물론 조카 메데이아를 뺀 대인관계와 연애사는 그야말로 최악이다.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서는 과거 태양신 헬리오스의 고자질로 아레스와 밀회하는 현장을 남편 헤파이스토스에게 들킨 아프로디테가 연좌제에 따른 복수로 헬리오스의 아들인 페르세스는 아예 사랑을 안하는거로 묘사되고 헬리오스의 딸인 키르케를 사랑에 약하게 만들었다는 가설을 소개했다. 그리스 신화에서 신들이 자신이 앙심을 품게 된 다른 신이나 그 신의 후손들을 저주하는 건 매우 흔하다.

어느 날 목욕하는 걸 좋아하는 아름다운 물의 님프 스킬라가 있었다. 스킬라는 어김없이 바닷가, 동굴의 못에서 물놀이, 목욕을 즐기고 있었는데, 그를 짝사랑하던 반인반어인 바다의 신 글라우코스가 목욕하던 스킬라 앞에 나타나서는 나와 결혼해달라고 고백한다. 스킬라는 하반신이 물고기이고 상반신이 인간의 형태를 띤 어인인 글라우코스를 무척 혐오했기에 "제발 나를 더 이상 괴롭히지 말아 줘! 내가 당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알잖아. 바보같이......"[6]라고 맞받아치며 프러포즈를 거절하고 화가 난 글라우코스가 덮쳐 범해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에 얼른 자리에서 튀었다.

하지만 글라우코스는 거절에 납득하지 못한 채 스킬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끊임없는 집착을 불태웠다. 글라우코스는 스킬라를 향한 집착이 커진 나머지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얻게 해주는 마법의 묘약을 써서라도 스킬라를 날 영원히 사랑하게 만들게 하리라는 소유욕까지 품기에 이른다. 그래서 직접 키르케를 찾아가 사랑의 묘약을 만들어 달라는 의뢰를 했지만, 문제는 의뢰를 받은 키르케가 오히려 고객인 글라우코스에게 사랑에 빠져 고백했다는 것. 하지만 키르케는 안중에도 없었던 글라우코스는 스킬라만이 제 사랑의 전부라고 거절한다.

대답을 듣고 자존심이 짓밟히다 못해 분기탱천한 키르케는 순식간에 질투심에 휩싸여 글라우코스를 짐승으로 바꿔버리고 싶을 정도로 부득부득 이를 갈았지만, 곧 평정을 되찾고 신족인 글라우코스 대신 만만한 님프이자 미모도 아름다웠던 스킬라를 파멸시킴으로써 자신의 마음을 거절한 글라우코스에게 어디 너도 나처럼 실연의 고통을 맛보게 해주겠다는 식으로 치밀, 잔인한 복수극을 실행에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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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 키르케의 질투(Circe Invidiosa) 》
오늘도 스킬라가 자주 애용하던 못에서 몸을 담그며 목욕하던 사이 키르케는 몰래 괴물이 되는 독초, 물약을 뿌렸다. 그렇게 스킬라는 본연의 아름다움을 잃어버리고 카리브디스와 뱃사람을 잡아먹는 머리에 여섯 뱀이 달린 흉측, 끔찍한 식인 바다괴물로 변했다.

사실상 이 사건의 피해자는 스킬라이다. 그 뒤로는 어떻게 된 건지 모르지만, 글라우코스는 결국 끝까지 상상 이상으로 잔혹한 키르케의 마술, 추악한 질투심에 무서움, 공포에 질린 나머지 고백을 받아들이지 않고 괴물이 된 스킬라마저 원래대로 되돌려볼 생각 없이 포기하고 무책임하게 미련을 끊고 찌질하게 튄 모양.

정리하자면 글라우코스는 마법의 물약이라는 극단적이고 잘못된 방법으로 스킬라를 세뇌하고 굴복시켜서라도 소유하려 했던 업보를 되돌려받은 것. 글라우코스의 소유욕과 키르케의 질투가 아무 죄 없는 불쌍한 스킬라의 인생을 파멸시켰다. 후일 트로이 전쟁 이후 아이아이에 섬을 방문하게 될 오디세우스와 그 부하들을 비롯한 뱃사람들의 항해까지 간접적으로 고생시킨 원흉이 키르케이다. 오디세이아 이후로도 키르케는 절대로 스킬라에 걸린 저주를 풀어주었다는 묘사가 없다.[7]

2.2. 피쿠스딱따구리로 만들다

또 한 번은 약초를 뜯다가 젊은 미남인 라티움의 왕 피쿠스[8]가 사냥을 하는 모습을 보고 한눈에 반한 적도 있는데, 그녀는 서둘러 마술로 가짜 멧돼지를 만들어 피쿠스를 유인한 다음 숲속 깊은 곳에서 그에게 고백을 했지만, 자신의 요정 아내 카넨스가 더 곱다며 피쿠스가 키르케의 고백을 거절하자[9] 이를 순순히 인정하고 물러나기는커녕, 꼭지가 돌아버린 나머지 딱따구리로 변신시켜버렸다. 카넨스는 6일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사라진 남편 피쿠스를 찾아 헤매다가 지친 끝에 형체가 사라지고 목소리만 메아리로 남아버렸다고 한다. 게다가 피쿠스의 신하들 역시 키르케에게 주군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으라고 항의했다가 본인들마저 동물들로 변신당하고 만다.

이 정도면 남자복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남녀노소 안 가리고 그 어떤 사람이든 공포, 혐오에 질려서 연애는커녕 키르케와 엮이거나 상종할 의지, 마음이 안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며, 다 인과응보다. 여자건 남자건 한번 역린을 건드린 존재를 필요 이상으로 잔혹하게 괴롭히고 동물, 괴물로 바꿔버리는 잔혹한 행적은 손대는 모든 연애마다 말아먹고 애인들을 잔인하게 대하기로 악명이 높은 아폴론 이상으로 찌질하고 악랄한 악신이다.

특히 복수랍시고 지 거절한 유부남, 애처가인 피쿠스를 화풀이로 딱따구리로 만든 것도 모자라 하루만에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카넨스가 메아리로 변하는 계기를 제공하여 멀쩡하고 화목한 가정을 멋대로 파탄낸 것, 아무 죄 없는 물의 님프 스킬라를 단순한 연적을 향한 질투, 시기심 때문에 목욕 도중에 약물을 뿌려 바다괴물 만든 것은 옹호의 여지가 없이 키르케가 순수한 자의로 저지른 끔찍한 악행이다. 메데이아마저 신들도 어떻게 뿌리칠 수 없는 에로스의 금화살에 의해 세뇌당했다는 변명의 여지라도 있지 키르케는 그런 것도 없다. 특히 피쿠스, 카넨스, 부하들, 그리고 바다괴물이 되어 본의와 다르게 뱃사람들을 잡아먹는 바다괴물로 변이당한 스킬라, 스킬라에게 잡아먹혀 익사한 뱃사람들은 모두 키르케에 의해 인생이 순식간에 망가진 최대의 피해자들이다. 현대 매체에서는 키르케를 슬픈 사연을 가진 고독하고 외로운 외강내유의 비운의 마법사로 포장하는 이유를 도무지 이해 못한 채 키르케의 악행을 비판하고 비난하는 여론이 많아졌다.

2.3. 아르고 호 원정대의 모험

어느 날 조카 메데이아에로스의 금화살을 맞아 영웅이자 이올코스의 왕자 이아손을 위해 조국 콜키스의 국보 황금 양털을 강탈하고, 아버지 아이에테스의 추적을 따돌리고자 남동생 압시르토스를 토막내어 바다 곳곳에 뿌리는 악행을 저질렀다. 이는 당연히 제우스의 진노를 샀고, 제우스는 천둥을 내리쳐 아르고 호를 침몰 직전으로 몰아붙인다.

특히 제우스의 의사를 전달하는 아르고 호의 떡갈나무 뱃머리 여신상이 "아이아이에 섬의 키르케 여신에게 가서 죄를 정화받지 못하면 아르고 호 영웅들은 단 한 명도 그리스 본토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를 하자, 메데이아는 아르고 호 일원들에게 키르케는 나의 고모라고 이야기하고는 키르케는 섬에 들어온 모든 남자들을 돼지사자 같은 짐승으로 만들어버리니 자기 손을 꼭 잡고 동행하라고 조언한다.

궁전 안에서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키르케는 메데이아가 끔찍한 죄를 저질렀다며 조카를 비난하지만, 조카에 대한 애정과 더불어 사랑 하나 때문에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이아손과 영웅들을 조력하기로 마음 먹은 결단을 생각해서 제단에다 제우스에게 제물을 바쳐 신들의 노여움을 풀고 안전한 항해를 기원한다.

2.4. 오디세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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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 오디세우스에게 마법의 약이 담긴 잔을 권유하는 키르케 》
트로이 전쟁이 끝나고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던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을 돼지로 만들었으나[10] 그의 외증조부인 헤르메스의 도움[11]을 받은 오디세우스가 돼지로 변하는 마법에 당하지 않자 신성을 가진 존재라 여긴 데다 무장한 차림새 앞에 지레 겁먹고 목숨만 살려달라며 빈다. 오디세우스가 키르케의 목에 칼이 들이미는데도 당황하다가 바로 평정심을 되찾고 오히려 헤르메스의 예언을 통해 오디세우스가 올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말을 꺼낸다.

오디세우스의 부탁에 의해 부하들을 원래대로 돌려주는데, 이때 그를 사랑하게 되어 1년 정도 동거했으며 결국 오디세우스를 보낼 때가 되었음을 알고 그가 고향으로 돌아갈 때 있을 시련들을 어떻게 통과해야 하는지 알려주며 작별한다. 중간에 배고픔을 참지못한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이 아버지 헬리오스의 소를 잡아먹었다가 제우스의 벼락을 맞고 스킬라, 카리브디스(포세이돈이 이들한테 오디세우스 일행을 해치우라고 오디세우스의 배를 같이 부수며 사주했다는 버전도 있다.)한테 모조리 잡아먹혔으며, 유일하게 산 오디세우스는 칼립소의 섬에 갇힌다.

2.5. 텔레고네이아

오디세이아에서의 행적은 이걸로 끝이지만 오디세우스의 해피 엔딩 이후를 다루는 텔레고네이아에서 재등장, 1년 동안 오디세우스와의 동거하는 동안 태어난 텔레고노스가 주인공이다.

키르케는 텔레고노스를 이타카에 보내는데 텔레고노스는 아버지인 줄 모른 채 오디세우스를 죽여버렸다. 텔레고노스는 아테나의 명령을 받고 이복형 텔레마코스와 아버지의 과부인 페넬로페를 아이아이에 섬으로 데려 와 함께 장사를 치렀는데 키르케는 오디세우스를 닮은 텔레마코스에게 반해 결혼했다.

그리고 그에 짝을 맞춰, 페넬로페텔레고노스와 결혼시켰다. 즉, 페넬로페는 오디세우스의 아내에서 며느리가 되어버린 것. 게다가 패륜을 저질렀음에도 부부가 함께 키르케에게 불로불사를 받고 축복받은 땅 엘리시온에서 영생을 보낸다는 막장 엔딩이다.

때문에 해피 엔딩이던 오디세이아를 순식간에 막장엔딩으로 바꿔버리는 후속작 텔레고네이아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신화라는게 여러 사람의 전승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것이라지만 너무 막장이라서 아예 현대인들은 텔레마코스를 나우시카와 짝지어주거나 텔레고네이아를 정사로 취급하지 않고 없는 이야기로 보는 일이 잦다.

3. 평가

3.1. 조카 메데이아와의 비교

메데이아가 신들의 농간으로 이아손 하나만을 위해 왕가의 보물인 황금양털을 훔쳐 고국을 배신하고 동생을 죽이는 끔찍한 행각을 벌였음에도 신벌을 받지 않는 건 위에서 설명했듯 키르케가 올림포스 신들에게 바치는 제단을 차려 준 덕분이기도 하다. 나중에 메데이아가 벌인 일의 진위를 알고서는 불같이 화를 내어 메데이아를 지 섬에 못 들어오게 했다. 조카와 마찬가지로 욱하는 기질이 있지만, 차이점이라면 키르케는 메데이아와 달리 작중 한 번도 사람을 안 죽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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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로 인해 짐승으로 변한 자들을 거느리는 키르케
대신 사람을 동물로 만들어버리는 둔갑술은 많이 했다. 자기가 사는 아이아이에 섬에 도착한 남자들을 유혹한 후 묘약이 든 포도주, 키케온을 먹여 동물로 만들어 버린 탓에 아이아이에 섬의 마녀로 악명이 자자했다고. 특히 스킬라를 괴물로 만든 것 때문에 오디세이아 기준으로 진짜 여러 사람들이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고 오디세우스도 개고생을 해야했다. 거기다가 지위만 하급일 뿐이지 불로불사의 신이라 이런 짓을 수천년씩이나 해왔을 터이기에 반신 인간에 불과한 메데이아보다 악랄하고 잔혹한 마법사였다.

사실 메데이아는 신의 피가 섞이긴 했지만 엄연히 사람이라 딱히 저주랄 것 없이 그저 숨통을 끊어버리면 그만이고, 의외로 메데이아 본인은 키르케랑 다르게 목숨을 빼앗는 식이라 평면적이고 무엇보다 어느 정도의 이해 가능한 사유도 있지만[12] 키르케는 이해 가능한 사유도 없으면서 사람으로 살면서 가졌던 기억을 영원히 말소해버리고 말할 수도 없게 만들지만 자아만은 남겨둔 채 평생 짐승의 모습으로 살게 만든다는 점에서 사람으로서는 차마 견딜 수 없는 영원한 고통, 치욕, 죽음을 선사하기 때문이다.[13] 차라리 메데이아가 한 살인이 더 자비로워 보일 정도.
그리고 마법이나 자신의 저주가 통하지 않는 상대에게는 무력한 존재에 불과하다. 오디세우스가 몰리라는 약을 먹어 자신에 저주나 마법이 통하지 않자 오디세우스에게 무력하게 당하는등 강약약강의 악신이나 다름없다.

4. 대중매체에서

제법 사연도 많고 흥미있는 이야기와 설정과 능력을 가진 여신임에도 못된 마녀를 연상시키기 때문인지 비교적 지명도가 낮아 각종 대중 매체에 출연이 드물고 종종 무시당하는 비운의 여신. 출연을 해도 대부분 주인공을 독약이나 흑마법 등으로 곤경에 빠뜨리는 빌런으로 출연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마법을 걸면서 마법봉(마법 지팡이)를 사용하는 묘사가 등장한 최초의 캐릭터라고 한다. 대중 매체속에서 지팡이나 봉을 휘두르며 마법을 거는 마법사 캐릭터들의 이미지에 기여를 한 캐릭터인 셈.
  •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5, 16권에 나오며, 홍은영 작가가 묘사한 키르케 모습은 초록색의 머리카락, 야자수 헤어 스타일, 파란 입술을 가진 모습으로 묘사했으며 서영수 작가가 묘사한 키르케 모습은 붉은 머리에 아프로 헤어스타일, 초록색 드레스를 입은 것으로 묘사했다. 5권에서는 압시르토스를 죽인 메데이아를 혼내면서도 제우스에게 용서를 빌어 아르고 호 원정대를 돕는다. 16권에서는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을 돼지로 만들고, 오디세우스도 돼지로 만들려 했다가 역관광을 당한 후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을 원래대로 되돌려준다. 오디세우스가 떠나려 하자 명계에 있는 테이레시아스를 찾아가라고 조언하며 도움을 준다. 피쿠스에게 구애했다가 거부당하자 분노해 그를 딱다구리로 만든 일, 글라우코스에게 구애했다가 거부당하자 글라우코스의 짝사랑 상대인 스킬라를 괴물로 만든 일화도 나왔다. 홍은영 작가의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상술된 과거 때문에 키르케가 외로웠고, 그 때문에 오디세우스를 사랑하게 되었을 것이라고 묘사한다. 서영수 작가로 교체된 특별편 5권에서는 오디세우스와의 아들 텔레고노스가 나오며, 텔레고노스가 실수로 오디세우스를 죽이자 아들과 같이 오디세우스의 시신을 아이아이에 섬에 묻어준다. 막장이어서인지 수위 때문인지는 불명이나 키르케와 텔레마코스와의 결혼, 페넬로페를 텔레고노스와 결혼시킨 내용은 생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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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구판 16권
  • 애니 올림포스 가디언에서의 키르케의 모습은 머리카락색이 연분홍색이고 긴생머리를 푼 상태로 나왔고 옷 색깔은 하늘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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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영의 그리스 로마 신화
  • 매들린 밀러의 소설 키르케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키르케와 그녀들의 형제와 관련된 신화 속 에피소드에 그녀가 등장한 것으로 재구성하였으며 그녀의 심리묘사를 자세히 묘사한다. 자세한 것은 문서 참고.
  • SCP 재단의 SCP인 SCP-4670의 정체가 아마 SCP 재단 세계관의 키르케인 것으로 추정된다.
  • EPIC: The Musical에서 The Circe Saga[15]에서 등장한다. 오디세우스의 장군들을 돼지로 만들고 오디세우스를 유혹하려고 하나 그의 아내인 페넬로페에 대한 충성심에 감탄하여 그를 도와준다.
  • 만약 갓 오브 워에서 키르케가 출연하여 크레토스에게 저주나 마법을 거는 등 크레토스의 심기를 거스리거나 시비를 걸었으면 크레토스에게 끔살 당했을 것이다. 크레토스는 주인공이고 강력한 신들과 자신이 저주를 건 스킬라도 때려 잡아 죽인 최강의 반신으로 자신의 저주나 마법도 통하지 않는 상대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리스 신화에서 나온 크레토스는 복수와 증오에 사로잡혀 자신을 방해하거나 배신하거나 심기를 거스리는 존재에게 남녀 가릴 것 없이 무자비하고 잔혹한 성품이여서 키르케를 잔혹하게 죽였을 확률이 높다.


[1] Kirkē로 발음한다.[2] 크레타의 대왕 미노스의 왕비. 즉, 키르케는 미노스의 처형/처제이다.[3] 칼키오페와 메데이아, 압시르토스 삼남매의 아버지. 키르케는 메데이아의 고모가 된다.[4] 텔레고네이아 기준. 전승에 따라 다르다.[5] 로도스의 아폴로니오스의 《아르고나우티카》에 의하면 아이에테스의 동생이라고 한다. 출처는 《아르고나우티카》 한국어 번역본 《아르고 호의 모험》. 옮긴이는 김원익.[6]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구, 신판 다 이렇게 나온다. 스킬라의 유일한 대사.[7] 올림포스 가디언에서는 오디세우스에게 키르케가 저주를 풀어보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원전에 비해 해피엔딩을 맞이했다.[8] 이 피쿠스의 아버지가 제우스의 아버지인 크로노스란 말도 있어 케이론과 더불어 제우스 6남매와 이복남매이다.[9] 애초에 거절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피쿠스는 강간범과 바람둥이가 숱한 신화 내에서도 아름다운 아내 한 명을 일편단심 사랑하는 순정남이자 애처가인 인물로 유명한데, 키르케의 고백을 받아들이는 순간 현모양처인 아내를 버리고 여신과 불륜을 저지른 내연남, 쓰레기가 되기 때문에 키르케를 거부하는 건 남편이자 군주, 가장으로서의 지극히 합당한 의무였다. 피쿠스가 키르케의 구애를 받아들이면 결혼과 가정의 여신이자 신들의 여왕 헤라가 극대노하여 카넨스를 배신한 피쿠스에게 잔인한 천벌을 내리고도 남는다. 키르케의 고백을 받아들이든 않든 피쿠스는 잔인한 결말을 피할 수 없었고, 키르케의 눈에 들어버린 순간부터 인생이 망한 것이나 다름없다.[10] 성대한 연회를 여는 척 하면서 키케온 안에 고국의 기억을 잃게 만드는 약을 섞어 먹인 후, 지팡이로 때려서 돼지로 변신시켰다고 한다. 그 후 매정하게 돼지우리로 쫓아냈댄다.[11] 몰리라 불리는 약초를 먹으면 도움이 될 거라고 했다. 이 약초는 한 때 아이아이에 섬을 노리고 키르케를 위협했지만 헬리오스에게 처치당한 기가스 피콜로오스가 죽은 자리에서 돋아난 풀인데, 오직 신만이 캘 수 있었다.[12] 남동생 압시르토스는 아버지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 죽였고, 코린토스 공주 글라우케는 남편 이아손이 자신을 버리고 그녀와 결혼하려 해서 복수로 죽였으며, 자기 자식들은 이아손에 대한 복수로 죽였다. 다른 피해자는 몰라도 압시르토스나 이아손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들은 '그렇다고 죽이는 게 옳으냐'와는 별개로 어쨌든 인과관계가 성립하는 본인 나름의 이유는 있었던 것. 게다가 저 악행들 대다수가 에로스의 화살을 맞아 심신미약 상태에서 저지른 것이라 참작 사유도 있다.[13]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아이아이에 섬의 짐승들은 하나같이 온순했다고 한다.[14] 칼키오페, 메데이아, 압시르토스의 아버지.[15] 키르케 사가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