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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캐나다의 Jackson Triggs Proprietors' Grand Reserve Gewürztraminer Icewine 2007, VQA Niagara Peninsula (200ml) |
포도밭에서 수확철이 되어도 따지 않고 내버려 둬서 자연적으로 동결하여 당분이 농축된 포도를 언 상태로 압착한 과즙을 이용해 만드는 포도주로, 늦수확 포도주의 일종이다. 당도가 높아 디저트 와인으로 유명하다.
2. 상세
Ice wine, 혹은 Icewine으로 한 단어로 쓰거나 독일어로 Eiswein(아이스바인)이라고 쓰기도 한다.[1]독일이 원산지인데, 발견 과정이 재미있다. 포도를 늦게 수확할수록 포도의 당도가 높아져서 그것으로 만드는 포도주도 그만큼 높은 당도를 가지게 되고 향이 좋아지는 것을 본 양조업자들이 포도주를 최대한 달고 진하고 향기롭게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수확하지 않고 버티다가, 갑자기 닥친 한파에 싹 다 얼어붙은 포도들을 보고 멘붕하다가 '씁 어쩔 수 없지, 얼음은 걷어내고서라도 즙이라도 내 보자'라는 심정으로 만들어 본 우연의 산물이다. 귀부 와인을 본격적으로 생산한 것으로 유명한 독일 라인가우에 위치한 와이너리 '슐로스 요하니스베르그'에서 19세기에 최초로 만들어졌다. 유럽에서는 원산지인 독일이 품질 면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생산량도 많다. 같은 독일어권인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서유럽이나 신세계 일부 지역에서도 생산되지만 생산량은 미미하고,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아이스 와인 생산국은 캐나다이다.
원래는 독일 등 유럽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에 한하여 정통 아이스 와인이라고 인정해 주었지만 지금은 캐나다에서 제조한 경우도 인정받는다. 그리고 실제로 현재 아이스와인 생산량이 가장 많은것도 캐나다고(그래서 캐나다의 3대 관광상품으로 꼽힌다), 장르 내에서 가장 알아주는 고급 아이스와인 생산자도 캐나다의 이니스킬린이다. 온타리오 주의 나이아가라 반도 지역에 많은 생산자들이 위치해 있다. 호주를 비롯, 미국산도 있긴 한데 이건 보통 포도를 수확해다가 강제로 얼린 다음 압착해서 만들기 때문에 짝퉁 취급을 받는다. 물론 전통방식으로 생산된 제품들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다. 불과 수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내 대형할인매장에서 간혹가다 발견할 수 있는 아이스 와인은 거의 대부분 호주산이었다. 이렇듯 수확한 포도를 냉장고에서 얼려서 만든 디저트 와인은 Vin de Glacier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다만 중부 유럽과 캐나다 외에서도 전통 방식으로 아이스와인을 만드는 곳도 드물게 있으며, 가격표가 1차 힌트가 되어준다.
독일이나 캐나다의 경우 아이스 와인으로 불리려면 엄격한 법정 조건을 만족시켜야만 한다. 독일의 Eiswein은 독자적인 고급 포도주 분류법인 프레디카츠바인(Prädikatswein)의 아이스바인 카테고리를 통과해야 하며 캐나다는 VQA라고 하는 법조항에 부합해야 한다. 세부 조항은 다르지만 대부분 수확시의 온도와 포도의 당분 함유량, 그리고 제한되는 첨가물 등을 법적으로 규정해 놓았다.
일부러 달게 만든 디저트 와인 중 상당수가 그렇듯, 아이스 와인은 일반적으로 375mL(하프) 용량으로 많이 나오며 그보다 더 작은 200mL(쿼터), 또는 187.5mL(피콜로) 용량으로도 나온다. 다른 포도주들처럼 750mL(스탠다드)로 나오면 질리기 십상이고, 가격도 구매자나 판매자가 별 메리트가 없다는 이유로 작은 병에 병입되어 판매된다. 얇은 형태의 보르도 스타일 병에 병입되어 판매되는 경우가 많지만 독일/오스트라이산 제품들의 경우 모젤/라인 포도주 특유의 삼각형 병에 병입되어 판매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당도가 높지만 산도도 높고, 과일향이 풍부하기 때문에 좀 차가운 편인 5~10℃ 사이에 작은 디저트 와인용 잔을 사용해서 서빙하는 것이 제일 좋다.
높은 당도가 아이스 와인의 기준이 되는데,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포도를 수확할 때 최소 25brix(독일, 오스트리아)~35brix(캐나다) 이상이 되어야 한다. 참고로 일반적인 양조용 포도의 수확 시 당도는 높아야 10brix 정도에 불과하다. 완성품의 리터당 당분 함량으로 설명하면 150g/L에서 250g/L 벙도가 된다. 고급품일수록 더욱 당도가 높은 경향이 있다.
디저트 와인도 빈티지에 따라서 평가와 가격이 크게 차이나는 경우가 많지만, 아이스 와인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주요 제조국인 독일과 캐나다, 오스트리아 등이 기후가 상대적으로 평이하여 빈티지 차이가 크지 않기에 빈티지별로 품질 차이가 크지 않다. 또한 제조 공정의 경우에도 수분을 없애 버린 포도 원액을 사용하는 것이고, 포도를 얼리는 과정 중에서 향이 농축 되므로 빈티지별 차이가 그리 많지 않은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아이스 와인은 빈티지보다는 생산자와 제품 등급을 보고 구매하는 것이 현명하다. 당도와 도수가 높아 장기 숙성 잠재력도 높은 편이다. 소테른, 토카이 등 귀부류와 풍미의 차이를 설명하면 아이스 와인은 상술했듯이 달콤한 과일 느낌이 강하고 귀부 와인은 귀부균에서 온 꿀의 느낌과도 유사한 발효취가 있다. 물론 장르 및 생산자별로 세부적인 차이가 있다.
디저트 와인이라는 분류에서 볼수 있듯이 단맛이 강하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드라이한 테이블 와인과는 달리 식사와 같이 하는것이 목표가 아니라 식후 디저트로, 혹은 디저트와 같이 곁들이는 것이 주 목적이기 때문이다. 디저트 와인의 역사는 대단히 길며 (아이스 와인만 해도 최초 발견은 로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수 있다.), 또 그 복잡하고 시간이 걸리는 생산법 때문에 생산량이 제한되고 가격도 비싼 편이다. 단순히 달다고 아이스 와인을 까는 사람이 있으면 역으로 까주자. 이니스킬린 최상급품은 포도 한 알에서 3방울의 포도즙이 나올 정도로 얼렸다 녹였다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충 10미터의 레인에서 한 병이 나오는 셈이니 당연히 비싸다.
달아서 술술 넘어가기 때문에 강한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도 쉽게 마실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알코올 함량은 9%~13%로 일반적인 포도주와 차이가 없는 수준이며, 이미지에 비헤서 도수가 높다. 취기가 늦게 올라온다는 이유로(당분이 많아서) 한참 마시다가 한번에 훅 가는 경우가 많아서 레이디 킬러 칵테일계의 술로도 분류된다. 분위기를 돋우는 데 좋기 때문에 연인이나 부부간의 이벤트 때 부담없이 마시기 좋다.
2.1. 품종
황태처럼 낮에 녹았다가 밤에 얼었다가 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당분이 농축되며, 일반적인 품종의 포도는 저렇게 두면 썩어버리기 때문에 귀부 와인과 마찬가지로 아이스 와인을 만들 수 있는 포도는 품종이 한정되어 있다. 어떤 품종을 사용하냐에 관계 없이 단일 품종으로 양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독일 및 오스트리아에서는 라인 포도주 및 모젤 포도주의 주 품종인 리즐링(Riesling) 품종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캐나다나 다른 국가에서는 비달(Vidal) 품종이 대부분의 아이스 와인 생산자들의 주력 품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비달은 비달 블랑(Vidal Blanc)을 의미하는 것으로, 1930년대 코냑을 생산할 목적으로 프랑스에서 우니 블랑(Ugni Blanc)와 레이용 도르(Rayon d'Or)를 교배해 만들어진 백포도 품종이다. 장루이스 비달(Jean-Louis Vidal)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개발자의 이름을 따 비달 블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껍질이 두꺼워 추위에 강하다는 강점이 있어 아이스 와인 생산에 적합하다.
캐나다에서는 다른 포도 품종을 사용하는 일도 다반사다. 비달과 리슬링 외에 사용되는 품종으로는 게뷔르츠트라미너(Gewurztraminer)가 있으며, 심지어는 카베르네 프랑(Cabarnet Franc)이나 카바르네 쇼비뇽(Cabarnet Sauvignon)과 같은 적포도주용 포도 품종을 쓰기도 한다. 적포도로 양조된 아이스 와인은 선명한 붉은색을 띄지만 일반적인 적포도주들과는 달리 투명하여 병 반대쪽이 보이는 수준이다.
3. 주요 생산자
- ABC순 정렬
3.1. 독일
- 안젤만 (Anselmann)
- 닥터 루젠 (Dr. Loosen)
- 슐로스 요하니스베르크 (Schloss Johannisberg)
3.2. 캐나다
- 이니스킬린 (Inniskillin)
- 잭슨-트리그스 (Jackson-Triggs)
- 레이크뷰 셀러스 (Lakeview Cellars)
- 펠러 에스테이츠 (Pellar Estates)
- 필리터리 에스테이츠 (Pillittery Estates)
- 레이프 에스테이트 와이너리 (Reif Estate Winery)
4. 여담
- 아이스 와인을 즐기고 싶지만 돈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아이스 와인 가향 티를 권하기도 한다. 티 자체는 어쨌든 홍차가 주원료인데다 알코올이 없으므로 맛이 다르지만, 티백을 칠성사이다나 세븐업 따위에 넣고 하루쯤 묵힌 뒤에 500mL 기준 샷 글래스로 보드카를 한잔 타 주면 나름 비슷한 맛이 난다고 한다.
-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포도주가 보편화되지 않은 한국에서는 아이스 와인도 구하기가 쉽지 않았으나 국민소득이 본격적으로 높아진 2010년대 이후부터 포도주가 대중들에게 널리 보급됨에 따라 아이스 와인도 한국 내에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보통 대형마트 등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데 대신 가격이 일반적인 포도주에 비해 훨씬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슈퍼마켓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아이스 와인이 최소 3만원 대인데다 용량도 일반적인 포도주에 비해 절반밖에 되지 않아 사실상 거의 4배 값을 더 주고 사는 셈이다.
[1] 독일어로 발음할 때 한국어로 음차했을 때의 발음이 똑같은 다른 아이스바인(Eisbein, 이쪽은 족발 요리이다.)과 혼동하지 않도록 하자... 독일어에서 w는 영어의 v 발음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