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마리 앙투아네트와 루이 16세의 장녀, 프랑스 왕국 부르봉 왕조의 마지막 마담 라 도핀 마리 테레즈 드 프랑스의 생애를 다루는 문서.2. 탄생
1778년 베르사유 궁전에서 태어났다. 비록 왕위계승자인 왕자는 아니었지만 루이 16세 부부가 혼인한 지 무려 8년 만에 태어나 많은 축복을 받았고 국왕 부부에게도 첫 아이 마리 테레즈는 아들딸을 막론하고 큰 기쁨이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아이의 성별을 듣고 처음 아이를 안았을 때 울음을 터뜨렸지만 훗날 시녀 마담 캉팡의 회고록에 쓰일 감동적인 말을 남겼다."불쌍한 어린 것, 너는 그들이 바라던 아이는 아니야. 거짓말을 일삼는다 할지라도 현실을 속일 수는 없어. 특히 눈 모양을 보기만 해도 단번에 들통이 나지. 그렇다고 우리에게 소중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야. 아들이었다면 국가의 아들이 되었겠지만, 너는 나의 것이야. 너는 내 모든 보살핌을 받게 될 거고, 내게 기쁨을 주고 슬픔을 나누게 될 거야." - 마리 앙투아네트
루이 16세는 자녀가 생기기 전 외설적인 시와 노골적 팜플랫 같이 귀족들은 물론이고 왕국의 가장 낮은 신민들로부터까지 받아야 했던 모욕에서 벗어나고, 평소에도 아이들을 좋아하고 모성애가 남달랐던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마리 테레즈의 탄생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였다.
여담으로 프랑스 왕실은 왕비의 출산 시에 아무나 공공연하게 입회하도록 하는 관행이 있었는데[1], 이 때 창문을 모조리 닫아놔 환기도 안되는 방에 너무 많은 구경꾼이 몰려들어 마리 앙투아네트는 거의 질식해서 죽을 뻔 했다고 한다. 때문에 루이 16세는 산모의 안전을 고려하여 이후의 출산은 친인척 등 허가받은 소수만 참관할 수 있도록 관행을 바꾸었다.[2] 더군다나 담당 궁의가 산후처리를 잘못하는 바람에 마리 앙투아네트는 많은 출혈을 했고, 아이를 낳은 후 바로 기절했다. 그 후에는 출산 후유증으로 인한 치질로 고통스러워했다고 한다.
3. 어린 시절
'너는 나의 것'이라는 말 그대로 마리 앙투아네트는 딸의 교육에 많이 관심을 쏟았다. 이는 시고모들인 루이 15세의 딸들 마담 아델라이드, 빅투아르, 소피가 거만하고 사람들에게 경원시 당하는 것이 엄격하지 못한 교육 탓이라고 생각해서였다. 이들 또한 루이 15세가 교육에 많은 관심을 쏟았으나 문제는 너무 딸바보라 너무 오냐오냐 키워서 큰딸을 제외하면 다 시집을 보내지 않았을 정도.
마리 앙투아네트의 어머니이자 마리 테레즈의 외할머니인 마리아 테레지아는 뛰어난 정치가이자 군주이긴 했으나 좋은 어머니라고는 볼 수 없었다. 많은 자식을 둔 집안에서 흔히 그렇듯이 아이들 모두가 어머니의 다정한 애정과 관리를 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고, 특히 가정보다는 나랏일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했던 마리아 테레지아의 상황 탓에 항상 어머니가 부재 중이었던 오스트리아 황실에서는 더욱 그랬다. 그나마 자식들을 귀여워했던 아버지도 마리 앙투아네트가 9세 때 일찍 사망했고, 특히나 마리아 테레지아는 자식들을 방치한 것 뿐만 아니라, 부모로서 자식에게 가장 하지 말아야 했을 행동인 관심과 편애를 딸 한명에게 마구 쏟아부어서 형제자매들 사이에 불화가 심했고, 마리아 테레지아의 생전에 딸 한명은 친정과 아예 의절하고 자매들끼리 원수지간이 되고, 결국 마리아 테레지아의 사후에는 남매들끼리 의절 수준으로 무시당한 경우도 있었다.
때문에 마리 앙투아네트는 어머니를 존경하고 경외했지만 모녀의 정은 제대로 나누지 못하고 방치당한 것에 늘 불만을 가졌다. 그렇게 고생했던 어린 시절 경험과 어린 아이를 너무나 좋아하는 성향까지 더해, 딸과의 애정 어린 접촉과 엄한 훈육을 강조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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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86년의 마리 테레즈 |
마리 앙투아네트는 아기에게 직접 모유 수유를 해서 친정에서 잔소리를 들었고,[3] 마리 테레즈의 첫 가정교사는 프랑스의 명문가 로앙 게메네 가문의 게메네 공비였으나 앙투아네트는 가정교사로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인 폴리냑 백작부인 욜랑드 드 폴라스트롱을 들였다. 원래 왕족의 가정교사는 대귀족이 맡아왔는데 그녀가 자기 또래의 친구 폴리냑을 가정교사로 임명한 것은 많은 반발을 일으켰다.
평소 기부와 선행을 하는 것을 즐겼던 마리 앙투아네트는 딸과 함께 빈민 계급이 사는 곳을 방문하거나, 빈민 계급의 아이들을 초대하여 그들에게 마리 테레즈의 장난감을 선물하게 하는 등의 인성 교육도 했다.[4]
1784년에는 먹을 것도, 입을 것도, 불 피울 장작도 없는 불행한 사람들이 너무 많은 탓에 그들을 돕기 위해 돈을 다 써버려 딸에게 신년 선물을 주지 못한 적도 있었다.
다만 아직 어린 그녀에게는 이런 것들이 불만의 대상이었던 모양이다. 하루는 승마를 나간 마리 앙투아네트가 낙마해 크게 다쳤다는 것을 마리 테레즈에게 알렸던 메르시 백작(Comte de Mercy d'Argenteau)은 비록 어린 아이의 치기 섞인 말일지언정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된다.
마리 테레즈: 나는 어머니가 더 많이 다쳤어도 신경쓰지 않았을 거에요.
메르시 백작: 그건 공주님께서 잘 모르시고 하시는 말이십니다. 그 말은 왕비 폐하께서 돌아가셨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분명히 공주께서는 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시겠지요?
마리 테레즈: 알아요. 영원히 볼 수 없다는 뜻이죠. 난 어머니를 영원히 보고 싶지 않아요.
메르시 백작: 그건 공주님께서 잘 모르시고 하시는 말이십니다. 그 말은 왕비 폐하께서 돌아가셨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분명히 공주께서는 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시겠지요?
마리 테레즈: 알아요. 영원히 볼 수 없다는 뜻이죠. 난 어머니를 영원히 보고 싶지 않아요.
마리 앙투아네트는 딸에게 엄격했던 반면, 루이 16세는 딸에게 지나칠 정도로 너그러웠기에 마리 테레즈는 아버지를 제일 좋아했다고 스스로 인정했다. 마리 테레즈는 다 안다는 식으로 어머니의 죽음을 신경쓰지않는다고 말했지만, 당연하게도 이것은 토라진 어린아이가 양가감정으로 "엄마 미워! 다시는 안 볼 거야!" 하고 투정을 부리는 정도의 발언이었고, 후일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 어머니와 강제로 떨어져 따로 감금된 마리 테레즈는 울면서 '너무나 좋으신 어머니, 죽지 마세요' 라는 글을 남기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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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째 남동생 루이 조제프 왕세자와 함께 있는 마리 테레즈. 루이 조제프는 장남이었기에 "루이 17세"가 될 뻔했지만 프랑스 혁명 한달 전인 1789년 6월 4일 불과 7세에 결핵으로 죽었다. | 둘째 남동생 루이 17세와 함께 있는 마리 테레즈 |
4. 프랑스 혁명 시대: 탕플 탑의 고아
4.1. 유폐된 공주
이렇게 평화로운 마리 테레즈 샤를로트의 어린 시절은 프랑스 혁명으로 한순간에 격변한다. 1789년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면서 그 해 10월 마리 테레즈는 가족들과 함께 튈르리 궁전에 격리되었다. 다른 왕족들은 잽싸게 국외로 탈출한 후, 오스트리아로 망명하려다가 바렌에서 걸린 루이 16세 일가는 탕플 탑의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탕플에서 지낸 초기까지만 해도 대우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얼마 안 되어 바렌 사건을 계기로 프랑스가 입헌군주제가 아닌 공화제로 방향성이 바뀐데다, 자코뱅 내에서 공화제 전환은 찬성하지만 루이 16세 처형은 반대하는 지롱드파가 힘을 잃고 공화제 전환은 물론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를 처형해야 한다고 주장한 몽테뉴파가 힘을 얻으면서 그녀의 인생은 본격적으로 비극에 접어들었다.
14살의 어린 나이였던 그녀는 아버지 루이 16세, 어머니 마리 앙투아네트, 고모 엘리자베트 공주가 차례대로 처형당하는 비극을 겪는다.
거기다 다른 감옥에 감금되어 있던 그녀의 남동생이자 프랑스의 '루이 17세'로 추존된 왕세자 루이 샤를마저도 10살의 어린 나이에 탕플 탑에서 병으로 사망하면서, 유일하게 혼자 살아남은 마리 테레즈는 루이 16세의 직계 가족 중 마지막 생존자가 되었다.
혁명 정부 입장에서도 마리 테레즈를 어찌 처분할지는 골치 아픈 문제였다.
당시 시기였던 공포정치 시절은 왕족과 귀족이라면 무슨 죄라도 씌워서 무참히 죽이던 때였지만[5] 마리 테레즈는 간통, 근친상간, 반역, 스파이 같은 죄명을 씌우기에는 너무 어렸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무리 왕족이라도 어린 아이를 죽이자니 명분이 애매했고[6], 그렇다고 그냥 냅두자니 그녀가 아무리 딸이라 계승권이 없어도 프랑스 왕족이라는 신분과 존재만으로도 위험할 수도 있는[7] 계륵같은 존재로 여겨진 그녀의 처분에 대해 혁명 정부도 고민에 빠졌다.
그 와중에 어느 새 민중에서는 한순간에 부모와 남동생에다 고모까지 모두 잃은 그녀의 처지에 대해 민간에서조차 '고아가 되어 감금당한 어린 공주'[8]에 대한 동정 여론이 쌓이면서 그녀에 대한 처분은 차일피일 미뤄지게 되었다.
그렇게 어린 공주에 대한 동정과, 왕족이란 존재로 인한 불안감이 겹쳐진 애매한 상황이 그녀에게는 행운인 동시에 불행이었다.
4.2. 학대받은 감옥 생활
대부분의 왕족들이 처형당하는 상황 속에서 그녀가 혼자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분명 큰 행운이자 천운이었지만, 대신 그 누구도 그녀를 제대로 돌봐주지 않았기 때문에[9] 대우는 너무나 열악했다.간수들은 마리 테레즈에게 누더기를 입히고 편의도구를 빼앗아가고 거칠고 더러운 담요를 주어 덮게 했고 시종, 시녀들의 출입을 금지해 직접 감방을 청소하고 정리하게 했다. 게다가 감시와 통제를 심화하고, 날마다 감방을 수색하여 그녀가 소지한 돈과 귀중품을 빼앗아가기도 했다.
이렇게 마리 테레즈는 학대에 가까운 감옥 생활을 몇 년이나 보냈지만, 이런 와중에도 그녀는 고집스럽게 공화 혁명 정부의 심문에도 협조하지 않았기에 열악한 대우를 계속 받아야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동생 루이 17세의 병을 걱정하여 국민 공회에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감옥의 창문으로 가끔 루이 17세가 얻어맞으며 지른 비명 소리가 들려오기도 했다.
감옥에서는 고모 엘리자베트 공주의 유품인 실로 뜨개질을 하고, 가톨릭 영성 서적인 준주성범과 <Voyages by La Harpe>라는 책을 읽었다. 다른 책을 달라고 혁명 정부에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1793년 5월 11일, 로베스피에르가 감옥을 방문했다는 기록이 있지만 대화 기록은 없다. 그런데 이번에는 로베스피에르가 마리 테레즈와 결혼해 왕이 되려고 한다는 비난이 나오게 된다.[10]
마리 테레즈는 옥중에서 가족에 대한 그 어떤 소식도 들을 수 없었고 간수들도 이에 대해 얘기해 주지 않았기 때문에 가족들의 죽음을 몰랐다. 다만 아버지 루이 16세가 처형당했다는 소식만 접할 수 있었다. 마리 테레즈가 갇혀있던 감방 벽에 새겨진 글귀를 통해, 당시 그녀의 심정이 어떠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Marie Thérèse Charlotte est la plus malheureuse personne du monde. Elle ne peut obtenir de savoir des nouvelles de sa mère, pas même d'être réunie à elle quoiqu'elle l'ait demandé mille fois. Vive ma bonne mère que j'aime bien et dont je ne peux savoir des nouvelles. Ô mon père, veillez sur moi du haut du Ciel. Ô mon Dieu, pardonnez à ceux qui ont fait souffrir mes parents.
마리 테레즈 샤를로트는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랍니다. 수천 번을 부탁해 보았지만 어머니를 만날 수도 없고, 소식조차 들을 수 없죠. 내가 가장 사랑하는, 그렇지만 소식조차 알 수 없는 내 어머니, 꼭 살아 남으시길! 아, 나의 아버지! 하늘에서 저를 지켜봐 주세요. 아, 하느님! 부모님을 고통받게 한 저들을 용서하소서.[11]
마리 테레즈 샤를로트는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랍니다. 수천 번을 부탁해 보았지만 어머니를 만날 수도 없고, 소식조차 들을 수 없죠. 내가 가장 사랑하는, 그렇지만 소식조차 알 수 없는 내 어머니, 꼭 살아 남으시길! 아, 나의 아버지! 하늘에서 저를 지켜봐 주세요. 아, 하느님! 부모님을 고통받게 한 저들을 용서하소서.[11]
이렇게 마리 테레즈는 무려 2년 이상을 거의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고 갇혀 지내면서 발성 이상 장애를 가지게 되었고, 그녀의 병은 평생 낫지 않았다.
부모형제의 불구대천지원수인 로베스피에르가 처형되고 총재 정부가 들어서며 1795년 7월 쯤에 공포 정치가 해소되면서 대우가 비교적 좋아졌다. 알자스 출신의 당시 30세 여성 르네 드 샹테렌(Renée de Chanterenne) 부인이 신변을 돌봐주도록 고용되었다. 어느 정도 교양을 갖춘 르네 드 샹테렌은 마리 테레즈에게 의류, 필기 도구, 책 등을 제공했으며 정원을 산책하도록 허가를 받기도 했다.
같은 해인 1795년 8월 말, 르네 드 샹테렌은 가족의 소식을 모르는 마리 테레즈를 가엾다고 생각한 나머지 마침내 마리 앙투아네트, 루이 17세 등 다른 가족들의 최후를 알려주었다. 이때 가족들의 죽음을 뒤늦게야 알게 된 마리 테레즈는 비탄에 빠져 비명을 지르고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혁명 정부는 오스트리아와의 포로 교환 협상에서 마리 테레즈와 교환해 프랑스인 10여 명을 돌려받는 조건으로 그녀를 석방시켜 오스트리아로 보냈다. 마리 테레즈가 풀려난 것은 17세 생일 전날인 1795년 12월 18일이었다.
10대 시절의 대부분인 장장 7년 가까운 세월 동안을 감옥에서 보낸 것.
마리 테레즈는 르네 드 샹테렌과 친해져 감옥에서 풀려난 뒤에도 편지로 연락을 주고 받았다. 나중에 르네가 아들을 낳고 이름을 지어달라는 부탁을 하자 마리 테레즈는 자신의 이름을 따서 '샤를로트' 의 남성형인 '샤를' 라고 지어주었다. 왕정복고 시기에도 르네를 잊지 않아서 샤를의 일자리를 알선해 주기도 했다.
5. 망명 시대
5.1. 오스트리아
하지만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 가문 친척들은 그녀를 썩 반기지 않았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름조차 꺼내지 않던 친척들 입장에서 마리 테레즈는 그녀를 외면했다는 죄책감을 상기시키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물론 오스트리아가 적극적으로 손을 썼다고 해도 혁명 정부의 성질만 긁었겠지만.어머니 마리 앙투아네트의 애인이었다는 소문이 돌았던(확실한 증거는 없다.) 한스 악셀 폰 페르센 백작은 앙투아네트가 남긴 돈과 보석 등을 마리 테레즈가 상속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한다.
외사촌 프란츠 2세는 마리 테레즈에게 잘 대해줬다고는 하지만 거의 형식적이었고, 살아있는 이모들도 만났으나 그들의 대단히 빡센 성격 때문에 친밀감을 느끼지도 못했다. 프란츠 2세는 마리 테레즈를 자신의 동생 카를 대공과 결혼시키려 했지만[12] 마리 테레즈는 10대 시절 자신을 구출하는 데 적극적이지 않았던 외가에 대한 원망이 평생 남았는지 외가가 아닌 친가 부르봉 가문을 선택했다. 만약 이때 합스부르크 가문을 선택했다면 7월 혁명으로 다시 망명하는 신세를 겪지 않았을 테니 이후 마리 테레즈의 삶도 좀 더 편안했겠지만 외가에 대한 증오로 안락한 삶을 끝내 포기했다.
다만 어려서부터 어머니 마리 앙투아네트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었기에 마리 앙투아네트와 가장 친했던 언니로 자신의 이모인 마리아 카롤리나는 싫어하지 않고 오히려 호의적이었다. 카롤리나에게 직접 "어머니는 다른 누구보다도 이모를 가장 사랑하셨어요"라고 얘기했을 정도.[13]
5.2. 러시아 제국
마리 테레즈는 빈을 떠나 프로방스 백작과 아르투아 백작이 도피해 있던 러시아 제국의 미타우로 갔는데 그곳에서 황제 파벨 1세의 극진한 예우와 환대를 받았으며 형식상의 매너와 예법에 따라 "그대를 모시게 된다면 영광이오."라는 말까지 들었다.[14]| |
| 앙굴렘 공작 루이 앙투안 |
1799년 봄, 아르투아 백작의 장남인 3살 연상의 친사촌 루이 앙투안(Louis Antoine)과 결혼했다. 혁명 시절 그가 아버지 샤를 10세와 같이 국외로 망명 중이었어서 오랫동안 만나본 적 없는 친사촌이었기에 처음엔 냉담했지만 부부 사이는 갈수록 좋아졌고 마리 테레즈는 루이 앙투안이 1844년 68세로 죽을 때 마지막까지 남편 곁을 지켰다. 사이가 좋았던 이유는 그의 성격이 아버지 루이 16세와 비슷해서였다고 한다. 얌전하고 소극적인 성격, 우유부단하고 나약한 점이 루이 16세와 닮았다고.[15]
하지만 1801년 러시아 제국에서 퇴거 명령을 받자 마리 테레즈는 다른 망명 왕실 가족들과 함께 영국으로 망명한다. 비록 왕족이었어도 오랫동안 망명생활을 겪느라 돈이 없어서 여비를 마련하기 위해 프랑스 왕실은 가구를 팔아야 했다.
5.3. 바르샤바
1801년 프랑스 왕실은 바르샤바(당시 프로이센 왕국령)에 도착한다. 1805년까지 바르샤바에서 망명 궁정을 유지하며 지낼 수 있었다. 프랑스 혁명 이후 이곳저곳을 옮겨다녀야 했지만 그나마 이곳이 가장 편했다. 일단 이들이 폴란드 공주 마리아 레슈친스카(루이 15세의 왕비)의 자손들이었기 때문으로[16], 나폴레옹군의 프로이센과 러시아 공격이 시작되자 다시 러시아령 미타우로 옮겨간다. 마리 테레즈는 미타우에서 부상병을 간호하였다고 한다.유럽 대륙에서 프랑스 왕실이 안주할 땅은 없어졌기 때문에 스웨덴 국왕인 구스타브 3세의 도움을 받아 스웨덴을 거쳐 영국으로 망명했다.
5.4. 영국
영국에서 버킹엄셔 주(Buckinghamshire)에 재정착한다. 조지 3세에게 치매가 발발하여 섭정을 맡고 있던 웨일스 공 조지는 프랑스 왕실을 환영했고 마리 테레즈와도 양호한 사이였다.[17]1813년 1월, 결혼 13년 만에 임신해서 왕실이 기쁨에 휩싸였다.[18] 하지만 유산하고 말았고, 이후 다시는 임신하지 못하면서 결국 마리 앙투아네트와 루이 16세의 혈통은 그대로 단절되었다.
6. 부르봉 왕정복고
나폴레옹이 패배하고 작은아버지 루이 18세가 즉위하는 부르봉 왕정복고가 일어나자 마리 테레즈도 고국으로 돌아왔다.귀환한 프랑스 왕실은 일단 부르봉 왕가의 권위를 부활시키기 위해 1815년에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 엘리자베트 공주의 시신을 찾아내 왕실 묘소가 있는 생 드니 대성당에 안치시켰다.
6.1. 백일천하
나폴레옹이 엘바 섬을 탈출하고 수백 남짓한 병력으로 파리를 향해온다는 소식을 들은 즉시 루이 18세를 포함한 전 부르봉 왕가가 공황상태에 빠져 외국으로 도피했다. 하지만 마리 테레즈는 머물고 있던 보르도에서 왕당파와 병사들을 끌어모아 맞서려고 했다.하지만 모여든 병사들도 "마담을 경호해드리겠지만 나폴레옹과 싸우기는 무리"라며 탈출을 권했고 결국 그들의 권유에 따랐다. 결국 싸우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용기에 감탄한 나폴레옹은 "그 가문에 사내라고는 저 여자밖에 없다 (영역하면 only man in her family)."는 말을 남겼다. 마리 테레즈에 대한 칭찬인 동시에 나머지 부르봉 왕가의 구성원들을 "싸우지도 않고 도망치는 저 겁쟁이들은 남자도 아니다."라고 대놓고 깐 거다. 아무튼 그녀를 추적해서 붙잡지는 않았다.
6.2. 장공주와 왕세자비에 등극하다
첫째 작은아버지 루이 18세가 자녀 없이 사망[19]한 이후 둘째 작은아버지 아르투아 백작이 샤를 10세로 즉위했다. 이에 샤를 10세의 장남 루이 앙투안의 아내 마리 테레즈는 앙굴렘 공작부인에서 프랑스의 왕세자비가 되었다.
당시 마리 테레즈는 루이 16세의 유일한 자식에 마담 루아얄(장공주)이자 마담 라 도핀(왕세자비)이라는, 프랑스 왕실 역사상 전무후무한 신분으로 등극했다. 이는 친사촌끼리 결혼해서 그런 것이며 살리카법만 아니었다면 영국처럼 당장 프랑스 국왕으로 즉위하고도 남았지만, 동생 루이 17세가 혁명 때 어떤 꼴을 당하다 죽었는지 보면 살리카법 덕에 그 지위를 가지고도 다행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어린 시절에는 베르사유 궁전에서 금지옥엽으로 자라 밝은 성격의 소녀였지만 혁명 기간 동안 감옥에 갇혀 공포와 멸시와 외로움, 추위 속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다 보냈고 망명 생활에서도 가증스러운 꼴만 보며 외국을 떠돌고 평생 고생 아닌 고생까지 다 한 탓인지 매우 냉혹하고 변덕스러우며 메마른 고압적인 성격으로 성장했다. 어머니 마리 앙투아네트는 평상시 평온하고 품위 있게 속삭이듯 말했지만, 마리 테레즈는 감옥 생활에서 얻은 발성장애까지 더해져 찢어지는 듯한 목소리로 쉴새없이 분노의 고성을 토해내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전해진다.
민중의 여론은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낸 마리 테레즈에게 비교적 동정적이었다. 하지만 마리 테레즈는 겨우 10대였던 자신을 약 7년동안 감옥에서 썩게 하고 어머니, 아버지, 고모, 남동생까지 죽인[20] 민중에게 결코 호의적이지 않았다. 마리 테레즈는 평생 극렬 왕당파 보수주의자로 살면서 혁명 자체를 증오하고[21] 백색 테러도 자주 일으켜서 그동안 동정적이었던 민중의 미움을 점차 받았다.
정작 그녀의 부모인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는, 처형 직전에 남긴 서신이나 유언을 보면 양쪽 모두 자신들의 처형으로 인해서 더 이상의 희생과 폭력이 벌어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자녀들을 위해서라도 이러한 뜻을 살아남은 자녀에게 남기려고 했으나, 이게 제대로 전해지지도 않았을 뿐더러 마리 테레즈로서는 가장 예민하고 꽃다운 시기에 너무도 큰 마음의 상처를 받은 나머지 결국 부모님의 유지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시민혁명으로 타도되었다가 외국의 도움으로 겨우 돌아와서 혁명 세력과 어느 정도 타협할 수밖에 없던 부르봉 왕조 입장에서도 마리 테레즈의 복수는 결코 득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프랑스 왕가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워낙 고귀한 신분의 소유자다 보니 숙부인 루이 18세조차 그녀를 통제하기 어려웠다.[22]
6.3. 불행한 말년
부르봉 왕가의 재건을 위하여 노력했지만 정작 자신이 벌인 백색 테러로 그나마 동정적이었던 민심을 잃고 인망도 좋지 않았기에 1830년 7월 혁명으로 둘째 숙부 샤를 10세, 남편 앙굴렘 공작 루이 앙투안, 시조카 샹보르 백작 앙리와 함께 프랑스에서 쫓겨난다.| |
| 마리 테레즈의 오촌 조카 겸 시조카인[23] 샹보르 백작 앙리. 1820년 아버지 베리 공작 샤를 페르디낭이 보나파르트주의자 루이 피에르 루벨에게 암살당한 뒤[24] 그해 유복자로 출생했다.[25] |
7월 혁명으로 인해 샤를 10세가 퇴위하자 계승권 순서상 마리의 남편 루이 앙투안이 자칭 루이 19세로서 20분 간 형식적인 즉위식을 수행하고
마리 테레즈는 그 후 오스트리아 제국, 양시칠리아 왕국, 영국을 떠돌면서 살아야 했고 남편 루이가 1844년 죽은 뒤, 결국 오스트리아에서 폐렴에 걸려 유일하게 남은 부르봉 왕가 친척인 시조카이자 당조카 앙리 곁에서 숨을 거두었다. 향년 72세. 불행한 인생을 살았지만 정작 당시로서는 상당히 장수했다. 다만 정작 부르봉 왕가의 왕들은 루이 14세부터는 나름대로 장수한 편[27]이다.
마리 테레즈가 사망한 후 부르봉 왕가 본가의 정말 마지막 후예가 된 샹보르 백작 앙리의 처지는 더 비참했는데, 홀로 여러 유럽 나라들을 떠돌면서 눈칫밥을 얻어 먹어야 했다. 거기다 자신이 결혼하고자 했던 양시칠리아 왕국의 마리아 카롤리나 또한 본인의 불구대천지원수인 루이필리프 1세의 5남인 오말 공작 앙리와 결혼하여 뺏기고 당시로서는 노처녀인 3살 연상(당시 29세)의 모데나의 마리아 테레사와 결혼하여 자식이 없었다. 루이필리프 1세가 2월 혁명으로 폐위된 후 왕위를 요구했지만 곧바로 프랑스 제2공화국이 건국되고 나폴레옹의 향수를 등에 업은 나폴레옹 3세가 프랑스 제2제국을 열고 즉위했고 1870년 나폴레옹 3세가 퇴위하고 파리 코뮌이 들어섰지만 이를 아돌프 티에르가 진압했을 때 프랑스로 돌아가 왕위 계승권을 요구하지만 티에르를 대통령으로 한 제3공화국이 들어서면서 된 프랑스에서 내쫓긴다. 이후 프랑스 내각은 입헌군주제를 생각하면서 그를 군주로 받아들일 것을 염두에 두기도 했으나 앙리는 큰어머니 마리 테레즈의 영향을 받아 전제군주제의 옹호자였고, 과거의 절대왕정 체제와 선을 긋긴 했으나 그와 동시에 '내가 태어났을 때 요람에 놓였던 부르봉 백기를 국기로 재지정하지 않으면 왕위에 오르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그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 앙리는 이후 평생 프랑스 입국 금지를 당했다.[28]
이 시기에 이르면 확고하게 왕당파를 지지하며 부르봉 백기만을 국기로 인정하던 방데 지방조차 삼색기를 지지하기에 이르렀다. 이미 세월이 많이 지났고 혁명의 성과물이 프랑스라는 근대 국가에 모두 반영되고 있었기 때문에 이것을 모두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앙리는 이 때문에 프랑스의 공화주의자들에게 프랑스의 조지 워싱턴, 즉 공화국의 개국공신이라는 비아냥성 찬사를 받기도 했다.
결국 앙리는 떠돌이로 지내다가 1883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보헤미아 왕관령 프라하에서 병으로 쓸쓸하게 죽었다. 그가 후사를 얻지 못한 채 사망하면서 프랑스 부르봉 왕조의 직계 혈통은 정말 완전히 명맥이 끊기게 된다.
여담으로 부르봉 왕가의 방계 혈통을 추적하면, 스페인계 부르봉 왕조의 루이스 알폰소 데 보르본[29]이 명목상 루이 20세를 자칭하고 있다. 루이스는 알폰소 13세의 차남 세고비아 공작 하이메의 손자로 현재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의 육촌인데 카우디요의 외증손자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거기다 제2왕족인 부르봉-오를레앙 가의 후예 장 도를레앙(장 4세)[30]과 프랑스 부르봉의 정통이라고 서로 논쟁 중인 데다가, 보나파르트 가문의 장 크리스토프 나폴레옹(나폴레옹 7세)[31]까지 합세해서 세 가문이 서로 정통성을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펠리페 5세[32]의 4남인 파르마 공작 필리포 1세를 시조로 한 보르보네파르마 가문까지 가세한다면 어떻게 될 지 모른다.[33]
[1] 이는 아이를 바꿔치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이기도 했다. 철가면과 루이 14세가 쌍둥이 형제라는 설이 부정되는 이유가, 다름 아닌 이 관행 때문에 '정말 쌍둥이였다면 분명 본 사람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왕족의 출산인 만큼 정말 '아무나'는 아니고 왕실의 계서제에 따라 입회 권한이 정해져 있었다. 옷을 입을 때도 이러한 계서제에 따라 하녀는 왕비에게 옷을 바로 줄 수 없었고 의전을 맡은 백작 부인에게 건넨 뒤 왕비에게 가야 했다. 도중에 그 백작부인보다 더 높은 사람이 들어오면 다시 또 옷을 건네는 식. 이렇게 옷이 건네지는 동안 속옷 차림으로 있어야 했기 때문에 앙투아네트는 이를 무척 괴로워했다.[2] 반면 5대조인 루이 14세는 백성들에게 사생활을 공개하기를 좋아하는 성격인지라 왕비 마리아 테레사의 출산을 가능한 한 많은 귀족 부인들에게 공개한 탓에 왕비가 인파에 공포감을 느껴 기절했을 정도.[3] 모유수유를 하는 기간 동안엔 호르몬으로 인해 엄마는 임신이 잘 되지 않는다. 또한 육아의 피로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많은 왕가 및 귀족들은 보다 많은 출산으로 안정적인 후계자 확보를 위해서 당연하게 유모를 두는 것이 관례였고 양육 노동도 생모가 직접하지 않는다. 결국 장녀인 마리 테레즈 샤를로트 이후 둘째이자 장남인 루이 조제프는 3년 후인 1781년에 태어났다.[4] 훗날 프랑스 혁명으로 인해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라는 망언을 했다는 거짓 소문이 널리 퍼졌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아이러니. 막말로 역대 프랑스 왕비들 중 가장 검소했던 왕비가 마리 앙투아네트인데 당대인 로코코 시대에는 왕족, 귀족 부인들의 사치가 엄청났기 때문에 귀부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있는 위치에 있었던 마리 앙투아네트 역시 사치를 했을 것이라는 민중들의 오해가 생길 만 했다.[5] 정말로 평민들을 착취했던 악랄한 귀족도 있었겠지만, 설령 개인적으로는 선량했더라도 혁명 정부와 시민들에게는 앙시앵 레짐의 모순적인 체제 속에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게 그들의 원죄라 당치않은 루머까지 씌워지는 일도 있었다. 그런 이유로 마리 테레즈의 고모인 엘리자베트 공주는 그녀 자신의 성품은 충성스럽고 고결했음에도 불구하고, '형제들과 근친상간을 했다' 라는 악성 루머로 고통받았으며 투옥된 후에는 뜬금없이 로베스피에르와의 염문설에 시달리기까지 했다. 그리고 결국에는 국외로 도피한 오빠 아르투아 백작 샤를(훗날 샤를 10세)과 서신 교환을 했다는 이유로 반혁명 혐의를 받아 단두대에서 처형되었다.[6]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고려시대의 창왕, 러시아 제국의 알렉세이 니콜라예비치 황태자 같이 어린아이들을 처형하는 사례도 있긴 했기에 마리 테레즈도 처형하라는 혁명 과격파들의 요구도 있었다.[7] 이 무렵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는 마리 테레즈의 외삼촌 레오폴트 2세에서 외사촌 프란츠 2세로 이어지고 있었다. 즉, 혁명 정부 입장에서는 마리 테레즈를 그대로 두면 외가인 오스트리아 쪽에서 친척을 구명한다는 핑계로 혁명에 개입하려 들 가능성이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나중에 혼기가 찬 나이가 되었을 때쯤, 결혼같은 어떤 방법으로 외국 왕실과 연대하거나 스스로 뭔가를 꾸미려 들지 모른다고 우려할 만했다.[8] 본래 마리 테레즈는 마담 루아얄 덕분에 어느 정도 국민적 인지도가 있었다.[9] 혁명으로 부모형제와 고모를 잃은 것은 물론, 두 숙부들은 생존했지만 국외로 망명했다. 거기다 외가인 합스부르크도 레오폴트 2세가 사망하고 마리 앙투아네트조차 포기한만큼 이미 마리 테레즈의 구출에 미적지근했다. 부모형제를 잃었어도 친척이야 있었지만 사실상 없는 것만 못한 천애고아인 상태였다.[10] 상술하듯 로베스피에르는 고모인 엘리자베트랑 엮여 억지 소문은 있었어도 인물 그 자체는 여자에 전혀 관심이 없어 헛소문을 제외한 이성 스캔들이 전혀 없이 평생 독신이었다. 거기다 개인적 성품으로는 매우 검소하여 마시던 차에 설탕조차 넣지 않았다.[11] 정작 구출되고 정권을 되찾은 후에는 그들을 절대 용서하지 않았다.[12] 결국 그는 나사우바일부르크의 헨리에타와 결혼하여 4남 2녀를 두었다.[13] 미들 네임인 샤를로트도 카롤리나의 애칭에서 유래한 이름이다.[14] 당시에는 러시아 제국의 영토로 과거 쿠를란트-젬갈렌 공국의 수도였다. 현 라트비아 옐가바.[15] 루이 16세는 자식들에게 다정한 아버지였기에 마리 테레즈도 아버지를 정말 좋아했다.[16] 이 때 이들을 받아들여주고 손님으로 대접해줬던 건 분할당해 멸망한 폴란드의 옛 왕족이었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왕족은 이후 마리 테레즈가 원수와 같이 생각한 나폴레옹의 휘하에서 장군으로 복무하며 26인의 프랑스 제국 원수 중 한 명이 되었다. 그는 바로 폴란드의 애국자, 폴란드의 독립을 위하여 일평생을 바친 유제프 안토니 포니아토프스키다.[17] 프랑스 혁명 전까지만 해도 백년전쟁이니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이니 오스트리아 왕위 계승 전쟁이니 7년 전쟁이니 해서 영국-프랑스 관계는 상당히 안 좋아 찰스 1세 이후로는 서로 통혼도 하지 않을 정도였으나 프랑스 혁명 이후론 공화주의자라는 공통의 적이 생겼으니 프랑스 왕실 한정으로는 영국과 사이가 좋아졌다. 이는 나폴레옹 3세 폐위 이후 보나파르트 황가가 나폴레옹 1세 시절 그렇게 싸우던 영국으로 망명을 간 것만 해도 알 수 있다. 단순 망명만 받아준 정도가 아니라 루이나폴레옹 황태자를 빅토리아 여왕의 막내딸 베아트리스 공주와 결혼시키려고 했었다.[18] 이때 나이는 34세로 당시 기준으로는 첫 임신을 하기엔 상당히 늦은 나이였다.[19] 프랑스 혁명 이전이던 젊은 시절부터 이미 고도비만이라 자녀를 가질 상황이 안 되었다. 망명 후에는 부부관계가 나빠질 만큼 나빠졌고 망명생활에 대한 스트레스로 폭식하여 더 비만이 되었다.[20] 실제로 혁명파들, 그중 특히 자크 르네 에베르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처형할 명분을 만들기 위해 어린 루이 17세를 학대/세뇌시켜 "어머니가 나를 강간했다" 라는 진술을 받아내게 만들었다. 심지어는 억지로 증거를 만들어내기 위해 당시 성병에 감염된 매춘부를 데려와 감염시키려 시도했었다. 이는 엄연한 아동 성폭행으로 당시 루이 17세의 나이는 고작 7살이었다. 당시 옆나라 영국에서도 "어떻게 왕과 왕비를 목 잘라 죽일 수가 있냐" 라고 프랑스를 야만적으로 보면서 양국의 사이는 더 나빠졌다. 하지만 사실 왕을 처형했다는 그 부분만큼은 영국이 프랑스를 뭐라 할 일이 못 되는 게 프랑스가 왕 목 날리기의 선두주자로 여겨지지만 의외로 영국이 잉글랜드 내전으로 그보다 144년이나 앞선 1649년 왕이던 찰스 1세의 목을 날려버렸다.[21] 특히 그녀가 프랑스 혁명 동안 프랑스에서 있었던 일을 적은 일기에서도 혁명 세력을 전부 악당으로 묘사했다. 정당성을 떠나 부모형제를 모두 죽였으니 개인 입장에서 충분히 그렇게 느낄 만 하다.[22] 특히나 루이 16세의 사형 투표 때 친형의 사형이 부결될까 걱정된 나머지 의원을 매수했다는 소문도 있다. 이 설이 사실이라면 루이 18세는 더더욱 조카를 말릴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이 설은 당시 워낙 혼란상이었던 시대라 찌라시일 가능성도 높다.[23] 남편 앙굴렘 공작 루이 앙투안의 친조카이자 친사촌인 베리 공작 샤를 페르디낭의 아들.[24] 정확히는 연극을 관람한 뒤 궁에 돌아가려고 마차를 타려는 순간 루벨이 달려들어 칼로 샤를 페르디낭의 가슴을 찔렀다. 이때 마차에 먼저 타서 암살 현장을 목격한 샤를 페르디낭의 아내 마리아 카롤리나는 임신 초기여서 충격으로 유산할 뻔했으나 앙리를 무사히 낳았고 이로 인해 앙리는 왕당파들 사이에서 '기적의 아이'라고 불렸다.[25] 슬하에 자녀가 없던 마리 테레즈는 앙리를 친자식처러 아꼈다고 한다. 앙리 역시 아버지는 태어나기도 전에 암살당하고 어머니 마리아 카롤리나는 신분이 낮은 귀족과 귀천상혼으로 재혼한 뒤, 점차 신경을 안 쓰게 되면서 자신을 물심양면으로 돌봐주는 큰어머니 마리 테레즈를 친어머니보다도 더 따랐다고 한다. 마리아 카롤리나도 앙리에게 낳은 정은 있어서 7월 혁명 이후로도 섭정을 자처하며 아들을 프랑스 왕위에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불철주야 애를 쓴 적도 있지만, 하필 그때 이탈리아 귀족과의 사이에서 혼전임신을 했다는 게 드러나는 바람에 권위가 땅바닥에 떨어지고 부르봉 왕가에서도 쫒겨난데다 앙리도 이 일로 어머니를 크게 원망했다. 앙리는 프랑스 혁명이 끝난 지 한참 지난 부르봉 왕정복고 시기에 태어나 프랑스 혁명을 경험하진 않았으나 시대의 격변에 휘말려, 마리 테레즈 못지않게 우여곡절 많은 삶을 살았던지라 마리 테레즈와 공감대가 깊어 사이가 매우 가까웠다.[26] 본래 샤를 10세는 자신이 퇴위하면서 앙리에게 왕위를 넘겨주고 아직 어리던 앙리의 섭정을 루이필리프 1세에게 맡길 생각이었다. 물론 루이필리프 1세가 왕위 욕심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샤를 10세도 잘 알았기에 샤를 10세도 좋아서 루이필리프의 섭정을 희망한 것은 아니고 루이필리프 1세 및 오를레앙파 지지자들을 회유시킬 생각으로 이런 제안을 한 것이다.[27] 루이 14세(76세), 루이 15세(64세), 루이 18세(68세), 샤를 10세(79세). 물론 왕이 된 이들만 그렇지 이들을 즉위하게 만든 직계 라인은 30대 요절이 너무 많았다.[28] 이 때가 프랑스에서 자발적으로 군주제를 복고할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다. 부르봉 왕가 내에서 정통파와 오를레앙파 간의 다툼이 앙리를 우두머리로 하고 그 후계를 오를레앙파인 파리 백작 필리프로 정하게 되면서 해소된 데다, 당시 제3공화국의 의회 구도가 왕당파 의원들이 과반수를 훨씬 넘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앙리가 공화파보다도 오를레앙 왕가를 굉장히 증오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 것이 왕당파의 패착이었다. 차라리 망명생활만 40년가량 해서 국내에 지지기반이 거의 남아있지 않던 앙리를 완전 배제시키고 협상을 하면서까지 적극적이었던 오를레앙 파가 즉위했다면 모를까 아무튼 프랑스의 제3공화국 및 프랑스의 현 공화정 체제가 이런 식으로 수립되었다 보니 프랑스 구 왕가는 타국의 몰락한 구 왕가에 비하면 활동이 그나마 자유로웠고 비록 프랑스 구 왕가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가 1950년까지 이루어졌다지만 1950년 이전에도 입국금지 조치가 그다지 엄격하지는 않았다.[29] 프랑스어로는 루이 드 부르봉이다.[30] 루이 필리프 1세의 7대손이다.[31] 나폴레옹 1세의 동생 제롬 보나파르트의 현손.[32] 보르본 왕조의 초대 왕이자 루이 14세의 손자이다.[33] 보르보네파르마 가문은 펠리페 5세와 더불어 샹보르 백작 앙리의 누나 루이즈 마리 테레즈 다르투아의 자손이라서 혈통상 제일 정통성이 있고, 더욱이 부르봉파르마의 치타가 오스트리아 황제 카를 1세의 황후로 그의 지원도 있어서 제1차 세계 대전이 다르게 갔다면 어떻게 되었을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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