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
1. 개요
르네상스 시기 프랑스의 작가 프랑수아 라블레의 소설. 5부작으로 이루어진 판타지 풍자 문학으로 거인왕 가르강튀아와 그의 아들 팡타그뤼엘의 출생과 모험을 다룬다.한국에서는 아쉽게도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이 작품은 프랑스 르네상스 문학을 대표하는 걸작으로 문학사적으로 독보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2. 상세
보통 이 책을 말할 때 아버지인 가르강튀아를 먼저 언급하지만, 실제 출판 순서를 보면 팡타그뤼엘이 앞선다.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 자체는 순수하게 라블레가 창작한 캐릭터는 아닌데, 라블레 당시 이미 프랑스에는 식탐 많은 술꾼 거인을 다룬 작자 미상의 '가르강튀아 연대기'라는 소설이 유행하고 있었다. 라블레는 이 소설의 주인공에서 힌트를 얻어 1532년에 1부 팡타그뤼엘을 출간했는데 이 책이 공전의 대박을 치자 1534년에 1부의 프리퀄에 해당되는 가르강튀아를 출간했다.라블레는 1,2부를 발표할 때 본명 대신 알코프리바 나시에(Alcofribas Nasier)라는 좀 생소한 필명으로 발표했다.[1] 이 책은 큰 인기를 끌었지만 당시 기준으로 매우 파격적이고 부도덕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인기 못지 않은 비난을 받았는데, 특히 가톨릭 보수 신학의 성지였던 소르본 대학에서 그가 신성모독을 저지르고 있다고 맹렬하게 비난했다. 1545년 라블레의 책은 금서로 지정되었으며 신변의 위협을 느낀 라블레는 프랑스 북동쪽의 메스(Metz)[2]로 피신해야 했다.
다행히 프랑수아 1세의 재가를 받아 1546년에 팡타그뤼엘의 심복인 파뉘르쥬의 결혼 관련한 이야기를 다룬 '팡타그뤼엘 제 3부'를 출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듬해 프랑수아 1세가 죽는 바람에 다시 박해를 박았으며 팡타그뤼엘이 신성한 술병의 신탁을 받기 위해 환상의 섬들로 여행을 떠나는 팡타그뤼엘 4부는 몇년간 출판이 미뤄지다가 그가 죽기 1년전인 1552년에서야 출간됐다.[3]
이후 라블레가 죽은지 11년 후인 1564년에 유작인 팡타그뤼엘 5부가 출간되었는데, 4부에 이어 팡타그뤼엘 일행이 여러 섬을 다니며 추가적인 모험을 한다. 하지만 이 팡타그뤼엘 5부는 출판 직후부터 위작 논란에 휩싸였으며 현재는 거의 위작으로 굳어지는 분위기이다.[4]
각 편의 원래 제목은 다음과 같다
- 1부 - 위대한 거인 가르강튀아의 아들이자 디프소드의 왕,지극히 명망 높은 팡타그뤼엘의 두렵고도 가공할 무훈과 용맹(Les horribles et épouvantables faits et prouesses du très renommé Pantagruel Roi des Dipsodes, fils du Grand Géant Gargantua)
- 2부 - '팡타그뤼엘의 아버지 위대한 가르강튀아의 무시무시한 이야기(La vie très horrifique du grand Gargantua, père de Pantagrue)
- 3부 - 선량한 팡타그뤼엘의 영웅적 행적과 언행에 대한 세 번째 이야기(Le tiers livre des faicts et dicts héroïques du bon Pantagruel)
- 4부 - 선량한 팡타그뤼엘의 영웅적 행적과 언행에 대한 네 번째 이야기(Le quart livre des faicts et dicts héroïques du bon Pantagruel)
- 5부 - 선량한 팡타그뤼엘의 영웅적 행적과 언행에 대한 다섯 번째 마지막 이야기(Le cinquiesme et dernier livre des faicts et dicts héroïques du bon Pantagruel)
3. 한국어 번역
가르강튀아 연대기의 국역 번역본은 매 권마다 각기 다른 출판사와 다른 역자가 참가했다.국내 최초의 번역본은 1979년 을유문화사가 문학전집 제품군으로 출간하는 세계문학전집 8번 민희식 역의 1, 2부 합본판이다. 이후 수십년동안 3서와 4, 5서의 추가 번역은 소식이 없다가 2004년, 문학과지성사에서 대산세계문학총서 시리즈 35번으로 1, 2부 합본판을 출간했다. 이때 번역을 맡은 유석호는 이 후 한길사에서 출간되는 제3서와 제4서도 번역한다. 한편 같은 해 2004년에 목원대학교출판부는 권국진 역으로 1부를〈팡타그뤼엘〉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한다. 권국진은 이후 제5서를 번역한다. 2년 뒤 2006년, 문학과지성사도 아니고 목원대학출판부도 아닌 한길사에서 뜬금없이 3, 4서를 출간하고 13년 뒤 신아사가 5서를 출간하며 전권 완역이 되었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1979년 /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 / 을유문화사 / 민희식 역
- 2004년/ 가르강튀아|팡타그뤼엘 / 문학과지성사 / 유석호 역
- 2004년 / 팡타그뤼엘 / 목원대학교출판부 / 권국진 역
- 2006년 / 팡타그뤼엘 제3서 / 한길사 / 유석호 역
- 2006년 / 팡타그뤼엘 제4서 / 한길사 / 유석호 역
- 2019년 / 팡타그뤼엘 제5서/ 신아사 / 권국진 역
이처럼 출판사도 다르고 번역자도 다르기 때문에 번역어가 통일되어 있지 않고 번역 수준도 제각각이라 국내 독자들이 전집을 통독할 때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4. 기타
- 가르강튀아란 이름이 워낙에 강렬한지 무언가 거대한 것을 묘사할 때 자주 쓰인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블랙홀도 가르강튀아고, 발견된 화석에 가르간투아비스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하는 등.
식물 대 좀비에 나오는 가르강튀아는 겁나 빡세다 좀보스가 타고 나오는 것은 또 어떻고
[1] 이 알코프리바 나시에는 자신의 본명인 François Rabelais의 철자를 바꿔서 만든 일종의 애너그램이다.[2] 지금은 프랑스에 속해 있지만 당시에는 신성로마제국 소속이었다.[3] 라블레는 1553년 이후 행적이 알려지지 않아서 사망년도가 불확실했는데 최근에 1553년에 사망한 것이 확인되었다.[4] 이미 라블레 생전부터 라블레의 이름을 도용한 위작들이 종종 출간됐으며 이런 현상은 라블레 사후에도 이어졌다. 학자들은 대체로 이 팡타그뤼엘 5부를 알 수 없는 모종의 이유로(또는 그냥 운좋게) 살아남은 위작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작품이 순수한 라블레의 창작은 아닐지라도 그가 출판하지 않고 남긴 유고를 활용했을 가능성은 있으며 다른 조잡한 위작들에 비하면 나름 완성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4부작이 아니라 5부작으로 부르는데 큰 불만은 없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