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08 11:12:30

레이저디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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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디스크와 DVD의 크기 비교
1. 개요2. 상세
2.1. 영상 규격2.2. 음성 규격
3. 보급
3.1. 미국3.2. 일본3.3. 대한민국
4. 쇠퇴5. 기타

[clearfix]

1. 개요

LaserDisc(LD)[1]는 1978년 12월 15일에 상용화한 최초[2]의 광학식 영상 매체이다. CD보다도 4년 일찍 나왔다. 네덜란드필립스미국의 MCA[3]가 각각 개발하고 있던 광 비디오 디스크 규격을 통합하면서 만들어졌으며, 비슷한 시기에 광 비디오 디스크를 연구하고 있던 일본파이오니아가 MCA와 합작 회사를 설립해 상용화했다. 레이저디스크라는 명칭은 파이오니아의 등록 상표이기 때문에 파이오니아 이외에는 사용할 수 없었고, 타 회사에서는 레이저비전(LaserVision)이라는 명칭을 더 많이 사용했다. 그러다 1989년에 상표를 무료로 개방해 타 기업에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약칭으로 LD라고도 한다.

2. 상세

외형은 지름 30 cm(12인치)에 두께 1.8 mm이며, 재질은 PVC에 내부에 알루미늄 반사층이 있다. LP와 크기가 같고 그래서 무겁다. 크고 무겁기 때문에 보관에도 주의가 요구되었는데, 오랫동안 가로로 놓아두면 자칫 휘어 버리는 일이 있어 세로로 보관해야 한다.

양면 기록이 가능하며, 등각 속도(CAV)와 등선 속도(CLV) 기록으로 면당 30분 또는 60분 기록이 가능하다. 크기가 크기 때문에 큰 사진 및 일러스트를 수록할 수 있지만, 대신 무겁고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단점이 있다. 녹화가 가능한 규격도 있지만 비싼 가격으로 널리 퍼지지는 못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영화는 양면, 혹은 2장에 걸쳐져 기록되었다. 당시 시중에 돌던 일본 애니메이션을 불법으로 복제한 VHS 비디오테이프나 동영상을 보면 도중에 화면이 멈추면서 우상단에 A-B 표기가 뜨는데, 그게 바로 디스크를 뒤집어 넣으라는 의미. 카세트 테이프는 오토 리버스가 일반적이었지만, 레이저디스크는 단가 때문인지 대부분의 기기가 자동 양면 재생을 지원하지 않아 사용자가 직접 디스크를 꺼내고 뒤집어 다시 넣어야 하며, 나중에는 레이저 픽업이 자동으로 레이저디스크 위 아래로 움직이는 레이저디스크 플레이어도 개발되었지만 디스크를 뒤집는 작업만 자동화했을 뿐, 영상이 2개로 나뉜 것은 여전했다.[4] 또한 레이저 픽업에 모터가 달려서 위 아래로 움직이기 때문에 고장 역시 잦았다.[5]

파장이 CD의 파장보다 넓은 적외선 파장이어서 밀도가 낮고 그래서 디스크가 넓다. 그렇다 해도 면적 대비 용량이 CD 정도 밀도로 환산해도 EP 레코드나 SP 레코드[6] 정도 사이즈 이상이다.

레이저디스크를 이용한 게임도 발매되었는데, 처음에 나온 게임은 1982년에 Apple II용으로 나온 롤러코스터. 아케이드 게임은 1995년까지 나왔다. 처음에 나온 아케이드 게임은 1981년에 만들어지고 1982년에 출시된 Quarter Horse. 미리 만들어진 영상을 조작에 따라 챕터를 선택해 보여주는 간단한 방식으로, 인터랙티브 무비가 아닌 게임도 정말로 가끔씩 나왔지만, 하드웨어 특성상은 이런 류의 게임이 대부분인데, 아스트론 벨트, 스타 블레이저(아스트론 벨트의 시퀄, 북미 제목 '갤럭시 레인저'), Dragon's Lair, 스페이스 에이스, 타임 걸이 대표작이다. 아케이드 게임이면 게임기 안에 영상을 담은 레이저디스크 플레이어 재생기가 들어가 있고 컨트롤을 하는 기판이 붙은 형식이다. AVGN도 언급했는데, 동시대의 오락실 게임인 팩맨 등과 압도적인 차이를 보여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규격으로 발매된 게임기 및 컴퓨터 게임도 있다. 플레이어용 게임으로서는 1982년에 출시된 Maze Mania가 처음이다. 대부분이 일본에만 발매되었으며, 메가 드라이브PC 엔진, 나아가 MSX 중에서도 지원하는 게임이 있다(아스트론 벨트, 인터 스텔라 등). 에뮬레이터가 별로 없다.

초창기에는 반영구적인 수명을 보장한다고 광고했지만, 당시 기술의 한계 탓에 프레스 과정이 조악했고, 흡습성이 있는 경우도 있어 장기간 방치하면 내부에 곰팡이가 발생한다. 그 결과는 노이즈가 생기거나 최악의 경우엔 재생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현재는 레이저디스크의 수명을 30~50년 정도로 보는데, 이는 물리 매체 중에서 수명을 가장 짧게 보는 것이다. CD보다 수명이 짧다. 실제로 LD 수집가들이 2020년대 들어 수집품을 돌려보니 이젠 재생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2.1. 영상 규격

NTSC/PAL 등의 아날로그 TV 방송 규격 기반의 아날로그 영상을 주파수 변조 방식으로 기록한다. 수평 해상도[7]는 약 420선 정도로, VHS의 약 240선, TV(NTSC 규격)의 약 330선에 비해 더 좋은 화질을 보여주었다. 다만 기본적으로 밝기 신호와 색 신호를 분리해 수록한 VHS에 비해 밝기 신호와 색 신호를 혼합한 컴포지트 신호로 저장했기 때문에, 플레이어나 TV 등의 성능에 따라 화질의 차이가 상당히 큰 편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발매된 기종의 경우 S단자를 탑재한 제품도 있었는데 보통은 밝기 신호와 색 신호를 플레이어 내에서 분리해 각각 영상 처리를 한 뒤 출력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일부 플레이어(특히 중저가 제품)의 경우 이런 영상 처리 회로로 인해 컴포지트 영상 출력을 바로 하지 못하고 분리된 신호를 다시 합쳐서 전송하기 때문에 화질에 열화가 발생할 수 있기도 했다.

DVD와 비교하면 DVD는 기본적으로 디지털 기반 영상으로 수록하지만 아날로그로 환산 시 수평 해상도가 약 500선으로, 레이저디스크에 비해 기본적인 화질은 우위에 있다.[8] 다만 DVD는 디지털 손실 압축을 사용하기 때문에 동적인 화면, 즉 이전 프레임과 현재 프레임 사이에 비슷한 요소가 거의 없는 화면이 나오는 경우엔 해상도가 극도로 낮아진다. 블록버스터 영화나 축구경기장 등 관중이 많이 나오는 장면에서 주로 픽셀이 거칠게 표현되는 현상이 강하기 때문에, 이런 장면이 많은 영상물의 경우 레이저 디스크의 화질이 더 좋게 느껴진다.

2.2. 음성 규격

타이틀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대체적으로 후술한 4가지 규격 중 1~2개를 수록하는 형태이다.
  • 처음에는 음성을 아날로그로만 수록했는데, 아날로그 스테레오 음성 신호를 주파수 변조 방식으로 기록했다.
  • 1984년 파이오니아에서 레이저디스크/CD 겸용 플레이어를 발매했을 즈음에 생긴 '디지털 오디오' 규격이 있다. 이쪽은 아날로그 영상과 음성을 기록하고 남은 대역에 음악 CD(CD-DA)와 거의 동일한 규격(펄스 부호 변조 방식, 16bit, 44.1KHz)으로 기록하는 방식이다.
  • 1990년대 초중반에 당시 영화관에 도입되어 있던 5.1채널 디지털 오디오 포맷인 돌비 디지털 신호를 수록한 레이저디스크가 (주로 할리우드 영화를 중심으로) 등장했다. 돌비 디지털 신호는 아날로그 음성 신호를 대체하는 형태로 기록한다. 레이저디스크에서의 돌비 디지털 신호는 주파수 변조 방식으로 기록하기 때문에 복조 기능을 가진 AV 리시버나 전용 디모듈레이터 기기가 필요했다. 레이저디스크가 몰락하고 DVD가 대세가 된 시절부터 디모듈레이터는 죄다 단종되었고, AV 리시버에도 해당 기능은 빠져 버렸기 때문에, 해당 기능을 지원하는 중고 제품을 구해야 현재 레이저디스크로 돌비 디지털 음성을 들을 수 있다.
  • 1990년대 중반에는 돌비에 이어 DTS 신호를 수록한 레이저디스크도 등장했다. DTS는 디지털 오디오 신호를 대체하는 형태로 기록했고, 광출력으로도 신호를 뽑을 수 있기 때문에 현행 제품으로도 호환된다.

3. 보급

3.1. 미국

러시의 노래 Lock And Key의 1988년 라이브 공연 영상[9]
미국에서 레이저디스크는 오늘날의 DVD블루레이 디스크 시장과 비슷한 위치의 가정용 비디오 매체였다. 비록 비싼 가격 때문에 대세는 VHS가 쥐고 있었지만, 레이저디스크는 고급 가정용 비디오 매체로서 VHS와는 다른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했다.

시대를 막론하고 영화광들은 언제나 더 좋은 화질을 원하기 마련이지만, 35mm 필름 영사기를 집에 설치할 수 있는 영화 매니아 갑부가 아닌 이상 [10] 1980년대까지는 집에서 영화를 보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VHS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VHS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레이저디스크의 뛰어난 화질은 많은 사람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었고, 적절한 구매력을 가진 영화광들은 영사기 없이도 레이저디스크 플레이어로 화질을 향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 영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매체였기 때문에 발매되는 타이틀들 역시 이에 발맞춘 전략들을 내놓았는데, 그 중에 하나가 오늘날 DVD 및 블루레이를 사면 언제나 따라오는 서플먼트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배급사들은 레이저디스크 타이틀에 촬영장 B롤이나 각종 인터뷰를 담은 서플먼트 디스크를 추가해 홍보를 위한 도구로 삼았고, 이렇게 만들어진 영상들 중 일부는 이후 DVD나 블루레이 디스크에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빠지는 바람에 지금도 오로지 레이저디스크로만 볼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미국의 레이저디스크는 열성적인 덕후들을 공략하기 위한 고가의 시장을 형성했고, 그만큼 훌륭한 타이틀들도 많이 나왔다. 오늘날에도 이베이 등지에 가서 레이저디스크 타이틀들을 찾아보면 디스크 크기에 걸맞은 크고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패키지 안에 여러 장의 디스크가 들어 있다. 블루레이 디스크 사업을 하고 있는 크라이테리온 콜렉션 역시 레이저디스크 시절부터 시작해 인지도를 얻은 회사이다.

3.2. 일본

파일:external/farm4.staticflickr.com/3578262047_3f173664c7_o.jpg
일본의 애니메이션 레이저디스크 타이틀 표지들
일본의 경우 상당히 인기를 얻어 미국보다도 더 큰 인기를 끌었다. 잘 사는 편에 속하는 자본주의계 중화권인 대만을 포함해 홍콩마카오, 싱가포르에서도 인기가 있는 편이었다. OVA 중에서는 불꽃의 전학생과 같이 레이저디스크로만 발매된 타이틀도 있다.[11]

당시 거품경제를 바탕으로 한 문화산업 전반의 매체 소비가 절정이었기 때문에, 영화를 비롯한 각종 영상물, 게임과 더불어 카라오케 산업에도 다양하게 사용되었다.

1980년대 말 일본의 초창기 가라오케 시스템은 레이저디스크를 이용해 일종의 뮤직비디오인 영상과 음악을 틀어주고 나오는 자막을 따라하는 방식이었다. 요즘 노래방처럼 영상이 노래와 가수만 같거나 엉뚱한 열대 지방 바닷속처럼 전혀 안 맞는 것이 나오는 게 아니라, 노래 내용까지 일치하는 것이라 노래방의 각 노래마다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상당했다. 영화나 드라마의 OST라면 그 장면이 나오기도 했으나, 대부분 무명 배우들을 기용했기 때문에 때로 윤현숙, 음정희 등 나중에 유명해진 연예인의 데뷔 초창기 모습을 볼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합성한 반주가 아니고 원곡의 실제 반주가 들어가 있고, 배경도 그 곡을 위해 따로 제작한 거라서 음질과 화질은 디지털 방식 노래방의 상대가 안 되었다. 반대로 노래방 측 입장에서는 가수, 신곡마다 크고 비싼 레이저디스크를 전부 구비하고 신청곡이 들어오면 맞춰 갈아끼워야 해서 관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번호만 누르면 알아서 레이저디스크를 골라넣어 선곡하는 기기가 나오는 지경이 이르렀다. 물론 레이저디스크 부피가 있어서 이러한 기기는 크기가 어마어마한 편이다. 업소용 외 민간용 노래방 레이저디스크가 따로 팔리기도 했으며, 이것을 '레이저디스크 가라오케(LDK)'로 불렀다.

일본 고유의 아날로그 HD 방송 방식인 MUSE 신호를 고밀도로 저장하고 적색 레이저를 이용해 재생하는 MUSE 레이저디스크라는 규격도 있었는데, 비싼 전용 플레이어, MUSE 디코더 그리고 MUSE 디코더를 입력받을수있는 하이비전 TV[12]가 필요하고 발매된 타이틀의 수도 적었지만, 1050i 영상을 지원하는 등의 DVD 화질을 훨씬 넘어 현재의 블루레이 디스크에 버금가는 수준이었다. 주로 영화가 발매되었다.
1980년대 일본 레이저디스크 광고[13]

DVD나 블루레이 디스크로 나오지 않은 애니메이션이 P2P에서 고화질 립 파일로 돌면 십중팔구 레이저디스크판을 재생시켜 디지털로 변환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파이오니아에서는 레이저액티브를 발매하였다.

3.3. 대한민국

1996년 삼성전자의 레이저디스크 데모 영상[14]

한국 가정에는 별로 보급되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경제 사정이 나아진 1980년대 중반, 특히 1986 서울 아시안 게임1988 서울 올림픽의 영향으로 이제 막 컬러 TV 보급이 완료되는 시기였으니 중산층과 서민층들은 중저가 소형 브라운관 TV와 저렴한 VHS VCR 그리고 비디오 대여점 정도면 충분해서 잘 보급되지 않았고 상류층과 마니아 위주로 보급되었다.

중산층과 서민층들이 제대로 안다고 해도 어차피 이들의 집에 장만한 TV로는 레이저디스크 플레이어만 들여놓는다고 레이저디스크의 화질을 제대로 즐기지는 못했다. 중저가 소형 브라운관 TV라고 VHS와 LD에 대한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건 아니지만 LD를 제대로 화질을 맛보려면 23인치 이상 대형 고급 브라운관 TV이 필요했기에 꽤 많은 돈을 써야 했다. 지금으로 친다면 1366x768 해상도를 가진 32인치 LCD TV가 대중적으로 보급되어 있는 국가에서 Ultra HD Blu-ray 플레이어를 구입하는 것하고 비슷하다.

1970~80년대 한국에서는 아직 댄스 음악이나 아이돌 같은 보는 음악 시대가 아닌, 라디오카세트테이프 등으로 팝송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던 듣는 음악 시대였으며,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가정용 전축이나 음반 산업이 성장하던 시절이었다. 그 당시에도 토토즐 같은 TV 음악 방송 쇼에 당시로서는 화려한 무대 장치를 내세우려는 시도를 한 적도 있었지만, 뮤직비디오라기 보다는 즉석 무대에 가까워서 뮤직비디오 문화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던 시기였다. 서태지와 아이들 등장 이후 1990년대 이후에서야 보는 음악 시대가 갓 생겨나기 시작했다.

가정에서 보기 힘들었지만 A/V 카페, 노래방이나 대형 놀이 시설, 아주 가끔씩은 큰 학원에서 갖추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는 명동, 돈암동, 이태원, 신촌 등 당시 대학생과 젊은이들이 모이던 거리에 해외 뮤지션의 공연이나 뮤직비디오, 한국 미개봉 영화(특히 그때도 상영 금지던 일본 영화) 레이저디스크를 프로젝션 TV나 레이저 프로젝터로 틀어 놓고 술, 음료와 안주거리와 간단한 식사를 파는 A/V 카페가 여러 군데서 영업을 하고 있었다. 식당, 술집의 영업이 끝나는 밤 12시 이후 심야가 되면 문을 걸어 닫고 슬쩍 야리꾸리한 것을 틀어주는 일도 많았다. 자정 넘어 영업하면 단속하던 시절. 그러다보니 한국에 가장 먼저 소개된 레이저디스크 타이틀은 살색이 잘 나오는 포르노였다.

타이틀이 많이 발매되지는 않았으며 마니아들의 전유물이었다. 예를 들어 비디오로는 나오지 않은 킹콩 1933년판이 한국에서는 레이저디스크로 삼성에서 정발되기도 해 괴수물 마니아들을 열광시키기도 했다.[15] 그 외에도 SKC나 나름대로 이름있는 영상 매체 회사들은 레이저디스크 사업을 하기도 했으며 국산 영화를 담은 레이저디스크도 제법 나왔다. 심의상 문제가 되는 장면이 아닌데도 장면 삭제가 되어 출시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건 디스크 1장에 영화를 다 넣을수 없을 경우 러닝 타임을 줄여 2장 짜리 영화를 1장으로 줄여 출시하는 수작을 부린 것이다.

예전 1~2세대 오타쿠들이 레이저디스크를 VHS로 보기 위해서 용산과 더불어 자주 찾아갔다는 회현역 지하상가가 있는데 형레코드를 위시한 몇몇 미디어샵에서 레이저디스크 영상을 VHS로 떠 주기도 했었다고 한다.

당시 직수입 레이저디스크를 보려면 외국어를 구사할 줄 알아야 해서 리지텍이라는 업체에서 캡션 표시기를 생산한 적이 있었다.

2000년대가 되기 훨씬 전에 유선방송, MTV가 활성화되고 노래방 등에 밀려 다 사라졌다. 하지만 노래방에서는 늦어도 이미 레이저디스크에 노래를 저장하던 시대가 훨씬 지난 2000년대 초중반까지도 갖추던 경우가 간혹 있었다.

한국에서도 레이저디스크는 물론 마이크를 꽂으면 레이저디스크 카라오케 기능을 지원하는 레이저디스크 플레이어가 1992년부터 약 3~4년까지 생산되었다. 인켈, 삼성 등 여러 회사에서 나왔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레이저디스크 카라오케의 보급보다 우리가 노래방 기기라고 부르는 영상 컴퓨터 노래 반주기가 먼저 개발되었다. 레이저디스크 카라오케는 노래방 유행을 타고 나온 제품이라고 보면 된다.

레이저디스크에 음악을 저장해서 트는 시대가 훨씬 지나고 디지털 파일로 노래를 저장해서 틀어주는 시대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배경 화면을 깔끔하게 꾸미기 위해 레이저디스크에 저장된 배경 화면을 깔고 노래방 기계를 작동시키는 경우가 적어도 2000년대 초반까지는 남아있었다. 물론 정보 기술이 발달해서 노래방 기기 안에 배경 영상마저 저장할 수 있게 된 1990년대 말 이후부터 시작해서 2000년대 초반에 가서는 본격적으로 사장되었다. 이유는 노래방 기기 성능이 개선되어 자체적으로 배경 영상을 지원하기 시작했고, 그러지 못한 노래방 기기의 신곡이 단종된 것이 주 원인이다. 1990년대 이전 세대라면 노래방에서 반주 음악에 따라 열대 바다 같은 풍경이 나오는 걸 보다가 MTV 영상이 나오는 걸 경험한 경우가 있을텐데 이것이 레이저디스크를 재생하는 노래방 기기였다. 다만 MTV 실시간 방송을 배경 화면으로 끌어당겨 쓰는 경우도 있었다.

레이저디스크 교육 타이틀도 한국에서 나온 적이 있다. 하지만, 곧 이어 등장한 DVD에 의해 급격히 사라졌다.

4. 쇠퇴

1996년 DVD의 등장으로 1999~2000년경부터 급속도로 사양길에 접어들어, 2002년경에는 플레이어 및 타이틀 생산이 거의 중단되었다.(아직 플레이어의 재고는 남아 있다.) 2006년 12월에는 엔카 가수인 카와나카 미유키의 '카나자와의 비'가 마지막 발매 작품이고, 2007년 3월까지는 가라오케용 소프트웨어가 발매되었다. 2007년 3월에 결국 생산 라인이 전부 정지되어, 30여년간의 역사가 막을 내렸다.

5. 기타

레이저디스크 플레이어의 대부분이 크기가 커서 그렇지, 보통 CD 플레이어보다 성능이 좋으며 CD, 비디오 CD, 코닥 Photo CD 등 다양한 규격의 CD를 읽을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 자체는 레이저디스크가 안 나오게 된 이후에도 한참 동안 쓸 수 있다. 지금도 레이저디스크 플레이어를 CD 듣는 데 사용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소형 북셀프와 레이저디스크 플레이어와의 비교이지, 사실 인켈의 구형 CD 플레이어 중 일부는 CD 체인저 내장형으로 5장이나 들어가는 데다가, 음질 또한 뛰어나다. 크기가 비슷한 것은 덤이다.

하지만 레이저디스크는 가격이 비쌌고, 대여점이 없어 접근성도 뒤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보관도 감상도 불편하기 때문에 일반인에게 많이 보급되지 않았다. 당시로는 복제 방지 기술의 미비로 레이저디스크의 영상을 VCR로 쉽게 복제할 수 있었기 때문에 보급 초창기부터 레이저디스크 대여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1980년대 말에 가서 이 제한을 풀긴 했지만 그때쯤이면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VHS 비디오 테이프로도 충분했고, 비싼 레이저디스크 기기를 들여놓지 않았다. 후에 아날로그 복제 방지 기술인 매크로비전이 등장했지만 해당 기술은 VHS용이고, 레이저디스크에는 매크로비전을 넣을 수 없다. 그래서 DVD는 처음부터 매크로비전, CGMS-A, 데이터 암호화라는 복사 방지 장치를 3중으로 무장하고 출시됐다.

1993년에 나온 레이저디스크 HD 비디오 기술 테스트용 프로토타입이 2024년 2월 18일에 이베이의 경매에서 1000달러에 팔렸다. 기글하드웨어 기사 글에서는 MUSE-LD라고 나와있는데, 실은 90년대 초반 유럽권에서 잠깐 시험방송을 했던 HD-MAC이라는 별개의 방식으로 기록된 디스크이다. MUSE는 판매라도 되었으나 이쪽은 플레이어조차 확인되고 있지 않다.

그밖의 투니버스신동식 PD의 회상으론 1997년 사랑은 정말의 애니메이션 녹음 당시 애니메이션의 판권사가 대만쪽이라 대만어 더빙이 담긴 테이프가 왔는데 화질이 워낙 개판이라서 더빙은 화질이 개판인 테이프로 하고 잔머리를 굴려서 당시 일본에서 시판중이던 LD들을 전부 입수해 비디오는 LD 화면을 덮어 씌워서 제작했었다고 한다. 방송 마스터 테이프만큼은 안되지만 LD가 그래도 당시로썬 근접한 화질이라 가능했던 임기응변이었다고... 하지만 믹싱하고 편집하는 과정에서 피치가 맞지 않아서 본방 당시엔 눈물을 머금고 결국 화질이 좋지 않은 버전으로 방영하였다.


[1] 대문자로 시작되는 두 개의 형태소가 한 단어로써 결합된 고유 명사이다. 즉, Laser disc가 아니다. 참고로, 후속으로 나온 매체인 CD는 The Compact Disc로 영문 표기한다.[2] 아이디어 자체는 1964년 고안된 RCACED가 더 일찍이지만 이쪽은 개발 기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1981년에야 상용 제품이 나왔고, 사용성도 영 좋지 않아서 결국 처참히 망했다.[3] 유니버설 픽처스유니버설 뮤직 그룹의 모기업이었다. 현재는 인수합병 등으로 MCA라는 이름은 유니버설 뮤직 그룹의 산하 레코드 레이블로만 남은 상태.[4] 작동 영상을 보면 A-B 표시가 나온 뒤 화면이 잠깐 암전되었다가 2번째 영상으로 넘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5] 저 영상의 후반부에서도 픽업 및 캐패시터 노후화로 인해 디스크를 올바르게 읽지 못하고 화면이 덜덜 떤 것을 볼 수 있다.[6] 싱글 앨범과 셀락으로 만든 10000 Hz대인 옛날 레코드 규격, LP의 약어와 달리 작은 크기.[7] 아날로그 영상에서의 화질의 지표 중 하나로, 수직 방향으로 검은색/흰색의 선을 번갈아 그어 만든 영상을 표시해서 총 몇 개의 선을 구분할 수 있는지 측정하는 형태이다. 가로 방향으로 연속적으로 주사(scan)해 아날로그 영상을 표시하기 때문에 가로 방향 점의 개수가 정확하게 몇 개인가는 말할 수 없어서 이런식의 지표를 사용한다.[8] 아날로그 환산시. 디지털의 경우는 가로 점 수가 정확히 정해져 있다. SD 영상이므로 720×480인데, 이 해상도는 3:2 비율이라 출력할 때는 4:3 비율에 맞추기 위해 가로를 약간 찌그러뜨려서 640×480으로 출력했다.[9] 오랫동안 VHS와 레이저디스크로만 있다가 2006년에 DVD가 나왔다.[10] 사실 16mm 필름이 어느 정도 홈비디오 역할을 했고, 대여소도 있기는 했으나 이조차 갯수가 많지 않아서 사용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마틴 스콜세지조지 로메로가 서로를 모르는 상태에서 파웰과 프레스버거의 호프만 이야기 필름 쟁탈전을 벌였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11] 물론 대부분의 당시 일본의 OVA 애니들은 레이저디스크, VHS와 동시 출시되는 경우들이 다반사였다.[12] 아시다시피 전부 내수용이다.[13] VHD 광고도 포함되어 있다.[14] 와이드TV 용으로 추정된다.[15] 나중에 DVD로도 나왔지만, 1990년대 초반에는 정발 괴수물로 레이저디스크로 나온 경우는 이게 유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