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07 21:34:46

위법성조각사유의 전제사실에 대한 착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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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상세3. 학설의 대립
3.1. 소극적 구성요건 표지이론3.2. 고의설3.3. 엄격책임설3.4. 제한적 책임설
3.4.1. 유추적용설3.4.2. 법효과제한적책임설
4. 위전착의 이론 정리5. 우리나라 대법원의 입장6. 정당한 이유7. 기타

1. 개요

위법성조각사유의 전제사실에 대한 착오란, 행위자가 객관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위법성조각사유의 객관적 전제사실이 존재한다고 착오로 믿고 위법성조각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를 말한다. 허용구성요건의 착오로 부르기도 한다. 예를 들자면 '혼자 밤길을 걷다가 뒤에서 치한이 오는 줄 알고 그 사람을 때려눕혔는데, 알고보니 뒤에서 놀래켜 주려던 친오빠인 경우', '친구의 장난을 강도행위로 오해하여 정당방위로서 상해를 입힌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줄여서 위전착이라고 부른다.

아래의 문서의 출처는 <위법성조각사유의 전제사실에 관한 착오>, 강철하 (동아법학) 이다.PDF파일

2. 상세

형법 제16조(법률의 착오)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

현대의 합일태적 범죄체계론에서는 범죄의 성립요건으로 구성요건 해당성, 위법성, 책임을 요한다. 이 때 범죄행위에는 인식과 사실이 다른 착오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총으로 A를 쏘려고 했는데 총알이 빗나가 B를 맞춘 경우와 같이 구성요건적 착오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위법성에도 착오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위법성의 착오는 위법성의 인식이 결여되었다고 보아 제16조에 의하여 책임조각사유로 인정된다.

이렇듯 위법성조각사유를 잘못 인식한 행위는 크게 ① 위법성조각사유의 존재에 관한 착오(허용규범의 착오), ② 위법성 조각사유의 한계에 관한 착오(허용한계의 착오), ③ 위법성조각사유의 전제사실에 대한 착오(허용구성요건의 착오)로 나뉜다. 이 중 ① 존재에 관한 착오[1]나 ② 한계에 관한 착오[2]는 사실에 대한 착오보다는 규범에 대한 착오에 더욱 가깝기 때문에 일반적인 위법성의 착오 이론[3]을 적용하여 학설의 대립이 적다. 하지만 위법성조각사유의 전제사실에 대한 착오는 사실에 대한 착오가 섞여들어가 있기 때문에 이를 사실과 가까운 구성요건적 착오로 볼 것인지, 규범과 가까운 위법성의 착오로 볼 것인지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3. 학설의 대립

위법성 조각사유의 전제사실에 대한 착오를 어떻게 판단할지는 다음과 같은 학설들이 있다.
  • 구성요건 착오로 보는 입장: 소극적 구성요건 표지이론, 고의설, 유추적용설
  • 위법성 착오로 보는 입장: 엄격책임설
  • 독자적 착오의 유형으로 보는 입장: 법효과제한적책임설

현재 우리나라의 학계 다수설은 법효과제한적책임설이고, 판례는 명확하게 어떠한 학설을 취하고 있지는 아니하나 엄격책임설의 입장에 기울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3.1. 소극적 구성요건 표지이론

범죄체계론과 관련하여 발전된 이론인 소극적구성요건표지이론은 위법성조각사유를 구성요건의 소극적 요소로 이해하여, 위법성조각사유의 전제사실에 관한 착오도 구성요건 착오로 이해하는 입장이다. 즉, 원래 구성요건은 객관적 구성요건으로 행위주체, 행위객체, 행위태양, (결과), (인과관계)[4]와 주관적 구성요건으로 고의와 과실을 요구하는데 여기에 "위법성조각사유를 인식하지 못함"을 추가하자는 것이다. 즉, 위전착은 총체적인 불법 구성요건(構成要件)에 대한 소극적 표지(消極的 標識)로 작용한다.

즉, 위법성조각사유의 전제사실에 관한 착오를 일으킨 것은 총체적 불법 구성요건에 대한 소극적 표지에 대한 인식이 결여된 것이기 때문에, 형법 제13조[5]가 직접 적용되어 고의 그 자체가 부정되고 과실범이 성립하게 된다.

친구의 장난 행위를 강도행위로 오해하여 정당방위로서 상해를 입히는 경우를 예로 들자면, 행위자는 상해의 기본 구성요건 뿐만 아니라, '나의 상해행위는 정당방위가 아니다'처럼 위법성조각사유를 인식하지 못해야 비로소 상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된다. 사례에서는 '상해행위가 정당방위임'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구성요건 해당성이 결여되어 상해죄로 처벌할 수는 없고, 과실치상죄로서만 처벌이 가능하다.
  • 결점
    이 이론은 위법성조각사유의 객관적 전제사실에 관한 착오를 위법성의 착오가 아닌 진정한 의미에서의 구성요건 착오로 취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의 이론적 가치가 있으나, 여러 가지 결함으로 인하여 오늘날에는 거의 채택되지 않는다.
    소극적구성요건표지이론의 한계점으로는 다음이 꼽힌다.
    i) 범죄구성3단계론을 취하고 있는 현행 형법에 적용되기 힘들다는 점 : 3단계론 이전의 2단계론에 근거하기에 모든 범죄의 성립요건을 구성요건 하나에만 몰빵하고 있으므로, 위법성 자체를 검토하지 않겠다는 말이 된다.
    ii) 형법적 평가단계에 있어서 구성요건과 위법성의 본질적 차이를 간과하고 있다는 점 : 위와 비슷한 논지이다.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것과 그것이 위법한지는 별개의 문제인데, 이를 합쳐서 구성요건만 검토하므로 현행 3단계론과 큰 차이가 있다.
    iii) 고의의 성질상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것에 대한 인식을 요구하는 것이 곤란하다는 점 : 어떤 것의 부존재의 증명은 그것의 존재 증명과는 큰 차이가 있다. 예컨대 검사가 범죄자의 범죄사실을 증명하려면 현재는 구성요건만 증명하면 위법성은 알아서 추정되나, 이 소극적구성요건표지이론에 따르면 '위법성조각사유를 인식하지 못함'을 검사 측에서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하지만 검사의 입증책임이 매우 늘어나며, 현실과도 맞지 않는다.

3.2. 고의설

고의설은 위법성 인식을 책임고의(제13조)[6]의 성립요소로 보는 입장이다. 즉, 위법성을 인식하는 것이 책임고의의 성립요건이므로,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그것이 어디에서 유래했던 간[7]에 책임고의를 부정한다고 본다.성립이 배제된다고 본다.

다시 고의설은 엄격 고의설과 제한적 고의설로 나뉜다. 이 두 입장은 고의의 성립에 필요한 ‘위법성 인식의 정도’에 그 차이가 있다.
  • 엄격 고의설은 책임고의의 성립에 사실적 인식뿐만 아니라 위법성 인식까지 '현실적으로' 가지고 있을 것을 요한다. 따라서 위법성의 인식이 현실적으로 결여된 경우에 책임고의의 성립이 부정되며, 그 착오에 과실이 존재하면 과실범이 성립하는 입장이다. 현재 엄격 고의설을 지지하는 학자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 제한적 고의설은 엄격 고의설과는 달리 고의의 성립에 있어서 위법성의 인식에 대한 현실적 인식은 요하지 아니하고 인식의 가능성만으로 족하다는 입장이다. 위법성의 인식이 결여된 경우라 하더라도, 그 인식에 대한 가능성이 존재하면 고의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

소극적구성요건표지이론과의 차이점은 고의가 구성요건에서 검토되는지, 혹은 책임에서 검토되는지의 차이이다. 소극적구성요건표지이론은 위법성조각사유에 대한 인식 없음(= 위법성에 대한 인식)을 구성요건적 고의의 성립요소로 보지만, 고의설은 위법성의 인식을 책임고의가 조각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따라서 고의설 하에서는 구성요건의 해당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대로 아래의 책임설(엄격책임설, 유추적용설, 법효과제한적책임설)과 비교해보자면, 아래의 책임설 등은 위전착에서의 형벌유무만을 논할뿐 위법성의 착오에 관한 다른 요소들(위법성조각사유의 존재의 착오, 한계의 착오)에서는 원칙대로 제16조를 적용해 정당한 이유를 검토한다. 그러나 이 고의설은 위전착뿐만 아니라 존재의 착오와 한계의 착오에서도 위법성에 대한 인식이 없다면 책임고의가 조각된다고 보는 것이다. 즉, 위법성의 인식이 책임고의의 성립요소이므로 위법성의 인식의 출처에 대해서는 별도로 묻지 않겠다는 것이다.

엄격고의설을 앞선 예시를 들어 설명하자면, 행위자가 '나의 상해행위는 정당방위가 아니다'라는 위법성의 인식을 갖고 있어야만 (책임)고의가 성립한다. 반대로 '나의 상해행위는 정당방위다'처럼 위법성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경우에는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할지라도 책임고의가 조각되어 상해죄로 처벌할 수 없다. 다만, 친구의 행위가 강도행위라고 오해하는 데에 행위자의 과실이 있었다면 과실치상죄로 처벌할 수 있다. 제한적 고의설의 경우에는 '나의 상해행위는 정당방위가 아니다'라고 인식할 가능성만 존재한다면 고의범으로 성립할 수 있다.
  • 결점
    i) (제한적 고의설)고의와 과실을 동일시한다는 문제가 있다. 쉽게 말해, 제한적 고의설에는 위법성 인식의 결여를 회피가능성이라는 과실의 문제로 삼는데, 이를 책임 고의와 동일시하여 (서로 모순되는) 고의와 과실을 결합한다는 것이다. 예시를 들어 설명하자면, 상습절도범 A씨가 절도행위가 위법한지 모르고(과실) 범죄행위를 저지렀는데, '너는 절도행위가 위법한지 알 수 있었잖아.'라는 이유로 책임고의를 성립시킨다는 것은 과실로 고의를 성립시키므로 모순이라는 것이다.
    ii) (엄격 고의설) 형사정책적 관점에서 위법성 인식 없이 행위한 자에게 고의범이 성립하지 않게 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과실범 규정이 존재하지 않으면 행위자를 처벌할 수 없게 되어 법무관심적 태도를 가진 자를 유리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법에 관심이 전혀 없는 B씨가 '나를 화나게 한 사람은 폭행해도 합법이야'라고 생각한다면, B씨에게는 위법성의 인식이 없으므로 형벌을 부과할 법적 근거가 없다. 책임고의가 부정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단점은 제한적 고의설에서는 위법성의 인식가능성으로 완화된다. 즉, 여기서는 검사가 B씨에게 '너가 조금이라도 주의를 기울였다면 폭행이 불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 않느냐?'라고 반문함으로써 책임고의를 부정하게 된다.

3.3. 엄격책임설

엄격책임설은 위법성 인식을 책임의 독자적 요소로서 이해하는 입장이다. 이 이론은 범죄구성3단계론에 충실하고자 하는 입장으로서, 위법성조각사유는 구성요건 해당성이 아니라 위법성만을 배제한다. 따라서 위법성조각사유의 전제사실에 의하여 부정되는 것은 구성요건적 고의가 아니라 위법성의 인식뿐이다. 그러므로 위법성에 관한 착오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간에 고의의 성립을 부정하지 못하고, 책임에 영향을 줄 뿐이다.

따라서 위법성조각사유의 객관적 전제사실의 착오를 일으켰다면 구성요건 해당성과 위법성을 인정한 다음 책임단계에 와서 위법성의 착오로 취급하여 위법성조각사유의 존재 또는 한계에 관한 착오와 마찬가지로 형법 제16조[8]에 의하여 법률의 착오에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책임조각 내지 책임감경이 된다.

고의설과 같이 구성요건 해당성과 위법성을 모두 인정한 다음, 책임 부분에서 위법성의 인식을 검토하는 것은 똑같지만, 고의설은 위법성의 인식이 결여되면 책임고의가 부정된다고 보는 입장이고, 엄격책임설은 위법성의 인식이 부정된다고 보는 입장이다. 따라서 고의설은 위법성의 인식 결여가 곧바로 고의범의 성립을 부정하지만, 엄격책임설은 위법성의 인식 결여 이외에도 형법 제16조를 검토하여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만 고의범의 성립을 부정한다.

아래의 제한적 책임설과의 차이점은 위전착에서의 정당한 이유를 검토하느냐의 차이이다. 제한적 책임설에서는 위전착에서 정당한 이유를 검토하는 단계 없이 곧바로 불법고의나 책임고의가 조각된다고 하는 반면, 이쪽은 제16조의 원칙에 따라 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살피게 된다.

뒤에서 놀래키려는 친구를 괴한으로 오해하여 상해를 입힌 사건을 예시로 들자면, 여동생이 괴한으로 오해하는 데에 정당한 이유[9]가 있다면 형법 제16조에 따라 책임이 조각되므로 처벌되지 않는다. 과실범과 불처벌의 구분도 그 과실의 정도에 정당한 이유를 검토한다. 반대로 착오를 회피할 수 있는 사유가 있어[10]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그대로 상해죄로 처벌받는다.
  • 결점
    엄격책임설은 위전착의 문제를 범죄구성3단계론의 일반원리에 따라 해결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소수설 중에서는 가장 많은 학자들의 지지를 받는다(김성돈, 정성근/박광민, 오영근 등). 그러나 아래와 같은 비판을 받는다.
    i) 착오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고의범이 성립한다는 것이 법감정에 반한다는 비판이 있다. 가령 상대방이 장난으로 당신을 위협하는 시늉을 하자 당신이 그에게 폭행 등의 고의가 있는 것으로 오해하고 그를 폭행하였다고 하자. (반격을 두고 '방위'행위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정당방위의 다른 요건은 충족된다고 가정한다.) 당신은 당연히 정당방위를 주장할 것이고, 피해자인 상대방은 증인석에서 '폭행의 고의가 있었던 것이 아니고 그저 장난으로 위협하는 시늉만 한 것이다'라고 주장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피해자에게 폭행의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검사가 입증하여야 하고, 입증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정당방위로 무죄가 될 것이다. 위법성조각사유의 부존재에 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기 때문이다. 다만 검사가 그 증명에 성공하는 경우 이는 오상방위의 문제가 되는데, 엄격책임설에 따르면 당신이 그와 같이 오해를 한 것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서 폭행죄가 성립하거나 무죄가 된다.
    다수설인 법효과제한적책임설은 이러한 경우 당신에게는 과실범으로서의 책임비난만이 가능하므로 엄격책임설이 상정하는 이러한 결과가 지나치게 극단적이거나 가혹하다고 비판한다. 이에 대하여 엄격책임설은, '아니 정상인이라면 장난인 걸 알 수 있는 상황에서 다짜고짜 때린 게 유죄라는 건데 뭐가 이상하냐?'고 주장한다. 자신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오해한 경우 그러한 오해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무죄로 한다는 것은 형법 제16조가 천명하는 일반원칙이다. 엄격책임설은 위전착을 일반적인 금지착오와 다르게 취급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ii) 이에 대하여, 위법성조각사유의 전제사실에 대한 착오를 규범에 대한 착오 내지 법률의 착오와 동일하게 취급할 수는 없다는 반박이 존재한다. 엄격책임설은 위법성조각사유의 전제사실에 대하여 착오가 있는 것은 결국 위법성의 인식이 결여된 것이므로 일반적인 금지착오의 경우와 동일하게 처리하면 된다고 주장하지만, '행위자가 정당방위 상황이라고 잘못 인식하였는지'는 순전한 사실관계의 문제이므로 이를 규범의 착오, 포섭의 착오 등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둘 사이의 근본적 차이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엄격책임설은 그러한 차이가 형법 제16조에 따른 일반원칙에 대하여 예외를 설정하는 것을 정당화할 정도의 중요한 차이라고 보지 않는다.

3.4. 제한적 책임설

3.4.1. 유추적용설

형법 제15조(사실의 착오) ① 특별히 무거운 죄가 되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무거운 죄로 벌하지 아니한다.
② 결과 때문에 형이 무거워지는 죄의 경우에 그 결과의 발생을 예견할 수 없었을 때에는 무거운 죄로 벌하지 아니한다.

유추적용설은 위법성조각사유의 전제사실에 관한 착오가 바로 구성요건적 착오는 아니지만, 이와 구조적으로 유사한 구성요건 착오규정(제15조)을 유추적용하여 구성요건적 착오처럼 취급하는 입장이다. 독일 다수설이다. 구성요건적 착오에는 발생한 범죄가 인식한 범죄보다 무거운 경우[11], 발생한 범죄에 대해서는 고의가 조각되어 과실범만 인정한다. 이와 같은 구성요건적 착오를 유추적용하여 위전착에서도 불법고의(구성요건적 고의 + 위법성조각사유의 부존재에 대한 인식)가 조각된다는 것이다.

이 구조적 유사성에 관하여는 행위반가치[12] 탈락설과 불법고의[13] 탈락설이 있다.
  • 행위반가치 탈락설은 위법성조각사유의 전제사실을 착오한 자도 고의는 존재하여 구성요건 착오는 아니지만 법질서에 충실하려는 의도는 존재하므로 '행위반가치가 탈락'하여 고의불법이 부정된다고 하는 입장이다. 고의불법이 탈락되므로 과실불법만 인정된다.
  • 불법고의 탈락설은 구성요건적 고의와 별도로 고의범 처벌에 필요한 불법고의라는 ‘두 개의 고의개념’을 인정하여 ① 구성요건표지② 위법성조각사유의 부존재까지 인식해야 하는 불법고의가 있는 때에 고의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위법성조각사유의 객관적 전제사실의 착오를 일으켰다면 ① 구성요건적 고의는 존재하나 ② 위법성조각사유가 부존재함을 인식하지 못하였으므로 불법고의가 없고, 결과적으로 고의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 또한 위법성조각사유가 존재함을 착오함으로써 불법고의가 조각되었으므로 책임고의도 조각된다. 이 경우 과실범으로만 처벌이 가능하다.

소극적구성요건표지이론과 비슷해보이지만 체계상의 내용이 다르다. 소극적구성요건표지이론은 위전착을 했을 경우에는 구성요건만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고, 유추적용설은 구성요건+위법성을 하나로 묶는 불법고의가 조각된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소극적구성요건표지이론이 지녔던 범죄체계상의 허점을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뒤에서 놀래키려는 친구를 괴한으로 오해하여 상해를 입한 사례'를 예시로 설명해보자면, 행위자는 친구를 상해할 고의는 존재하였지만(① 구성요건적 고의는 존재), '괴한이 다가오는 줄 알아 정당방위를 했을 뿐이다'처럼 위법성조각사유가 존재함을 착오하였으므로(② 위법성조각사유의 부존재를 인식하지 못함) 불법고의 전체가 조각된다. 따라서 상해죄는 부정되고, 과실치상죄만 성립한다.
  • 결점
    제한적책임설은 소극적구성요건표지이론의 허점을 보완하면서도 구성요건적 착오라는 개념을 차용했다는 점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만 다음과 같은 결점이 제기된다.
    i) 구성요건적 착오규정을 유추적용 하여 과실범을 인정하면 착오자의 미수행위와 여기에 가담한 공범을 처벌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과실범에서는 미수범공범 개념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ii) 과실범 처벌규정이 없는 대부분의 경우에 처벌의 유루현상이 발생한다는 점 등의 결함이 있다.
    즉, 제한적 책임설을 적용하게 되면, 대부분의 오상방위와 같은 사례들을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해당 비판점의 주요의견이 될 것이다.

3.4.2. 법효과제한적책임설

법효과제한적책임설은 고의의 이중적 지위("구성요건적 고의"와 "책임형식으로서의 고의(책임고의)")를 인정하는 것에서 다수설에 의해 지지받는다.[14] 법효과제한적책임설은 위전착이 그 불법내용에 있어서 구성요건적 고의는 그대로 존속하다고 보아 불법고의를 인정하지만, 그 '법효과'에 있어서 책임고의가 조각되어 과실범으로 처벌하는 입장이다.

법효과제한적책임설이 위전착을 구성요건적 착오와 다르게 보는 이유는, 위전착은 행위자가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사실만큼은 모두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뒤에서 덮치는 괴한을 상해한다'는 인식 자체는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단 구성요건 해당성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착오를 회피할 가능성이 있었다면 법이 요구하는 주의의무를 태만히 하였다는 '책임비난'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때의 행위자는 상황에 대한 인식을 소홀히 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고의범으로서의 심정반가치[15]를 보이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결국 구성요건 해당성 및 위법성은 인정하되, 책임 부분에서 책임비난으로서의 책임과실만이 인정되고 책임고의는 부정된다. 따라서 법률적으로는 과실범을 검토하게 된다. 만약 착오를 일으킴에 있어서 행위자가 주의의무를 위반하면 과실범으로서 처벌하고, 주의의무위반이 없으면 무죄가 된다.

이 입장은 위전착의 독자성을 인정하여 구성요건 착오 및 금지착오와는 다른 제3의 착오유형으로 취급하는 입법적 방법을 근본적인 해결책으로서 제시한다. 그 입법례로서 1975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오스트리아 형법 제8조가 있다.

오스트리아 형법 제8조
착오로 행위의 위법성을 조각할 상태를 오신한 사람은 고의의 범행으로 처벌될 수 없다. 그는 그 착오가 과실에 기하고 그 과실의 범행에 형벌이 부과되는 경우에 과실의 범행으로서 처벌된다. [원문]

  • 결점
    학계의 다수설의 지지를 받지만 아래와 같은 지적이 있다.
    법효과제한적책임설은 고의범의 구성요건 해당성과 위법성까지 인정된 자에 대하여 책임단계에 와서야 과실범을 인정하는 것은 체계모순이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예를 들어, 구성요건과 위법성 단계에서는 괴한인줄 알고 상해를 입힌 예시에서 '상해의 고의'까지 인정해놓고, 책임단계에 와서 비난할 수 없으니 '과실치상죄'로 처벌한다는 것은 체계적으로 모순된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이른바 '합일태적 범죄체계론'에 따라 고의의 이중적 지위를 인정하지만, 결국 이론적인 선후(고의가 이중적이기 때문에 법효과제한적책임설이 타당한게 아니라, 법효과제한적 책임설이 타당하기 위해서 고의가 이중적이 된)가 뒤바뀐 것이라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4. 위전착의 이론 정리

위전착의 법리에 관한 5가지 입장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tablebordercolor=#000000><tablebgcolor=#fff,#191919><rowbgcolor=#4f4f4f><rowcolor=#fff> || 소극적 구성요건
표지이론
|| 고의설 || 엄격책임설 || 유추적용설 || 법효과
제한적책임설
||
구성요건해당성 X(구성요건 탈락) O O X(불법고의 탈락) O
위법성 X O O O
책임 X X(책임고의 탈락) △(정당한 이유 검토) X(책임고의 탈락) X(책임고의 탈락)
주의의무 위반시
과실 성립
O O[엄격고의설]
X[제한적고의설](고의범 성립)
△(정당한 이유 검토)[19] O O
위전착 이외의
위법성의 착오[20]
범죄불성립 범죄불성립[엄격고의설]
인식가능성검토[제한적고의설]
정당한 이유 검토 정당한 이유 검토 정당한 이유 검토


위의 표에서 정당한 이유를 검토한다는 것은 형법 제16조를 적용하겠다는 말이 된다. 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제16조에 의해 범죄가 성립하지 않고, 정당한 이유가 없다면 범죄가 성립하는 것이다.

5. 우리나라 대법원의 입장

기본적으로 엄격책임설의 입장에 가깝다.
  • 초소 근무에 늦은 동료와 언쟁 중 상대를 구타하였는데, 상대가 소총을 들고 위협하자 생명의 위협을 느껴 사살한 행위는 현재의 급박하고도 부당한 침해가 있는 것으로 오인하는데 대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68도370판례).

본 대법원 판결에서는 원심판결에 대하여 정당방위에 관한 법리오해를 지적하기는 하지만, 오상방위에 관하여는 ‘오상방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판시하고 있을 뿐, 위 오상방위 사건에 대하여 고의범으로 처벌한 원심판결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은 하지 아니하였기에 우리 대법원이 위법성조각사유의 객관적 전제사실에 관한 착오에 대하여 어떠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가는 명확하지 아니하다. 하지만 ‘현재의 급박하고도 부당한 침해가 있는 것으로 오인하는 데 대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아니할 수 없다.’고 언급한 것을 보아, 위법성조각사유의 객관적 전제사실에 관한 착오에 대하여 엄격책임설의 입장에 기울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판례의 입장은 엄격책임설과 결론 면에서는 동일하지만 완전히 같은 입장은 아니다. 엄격책임설은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 책임을 조각시키는 반면, 위 판례에서는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 정당방위가 성립한다고 보아 그냥 위법성 조각에 해당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즉, 범죄의 성립요소을 어디서 조각시키는지에 따라 견해가 다르다.

6. 정당한 이유

형법 제16조(법률의 착오)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

결국 판례에 의하여 위전착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정당한 이유가 성립되는지의 여부를 따져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정당한 이유인지에 대한 분류기준이 모호해진다. 정당한 이유에 대해서는 2005다3717판례에서 자세히 제시되었는데, 자신의 행위가 위법할 가능성에 대하여 심사숙고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계기가 있어 자신의 지적능력을 다하여 위법성을 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더라면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담당공무원이 잘못된 답변을 한 경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한다. 가장 유명한 판례로는 미숫가루 판례(81도2763판례)로서 소비자가 가져온 곡물을 빻아 미숫가루로 만든 행위는 당시 식품위생법에 의해서 위법한 행위였으나, 업주가 담당 공무원에 해당 내용을 물어봤고 담당 공무원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였다. 이런 경우 업주에게는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할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았다.

7. 기타


[1] 신입 경찰관이 교통순찰을 할 때에는 신호를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2] 현행범을 쫓기 위해서는 교통사고 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3] 법률의 부지, 포섭의 착오, 효력의 착오 등이 있다. 자세한 내용은 책임 문서 참조.[4] 뒤에 두쪽은 결과범에서 문제가 된다.[5] 제13조(고의)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다만,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6] 형법 제13조(고의)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다만,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7] 위법성조각사유의 존재의 착오, 한계의 착오, 전제사실에 관한 착오 모두 그 유래를 인정한다.[8] 제16조(법률의 착오)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9] 예를 들어, 당시 친구의 복장이 수상했다거나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라던가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10] 예를 들어, 낮이라서 조금만 더 주의깊게 보면 친구임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이유가 있겠다.[11] 예를 들어, 꽃병을 훼손하려고 총을 쐈는데(재물손괴죄) 사람이 맞아서 사망한 경우(과실치사죄)[12] 행위에 대한 부정적 가치판단을 의미한다.[13] 소극적구성요건표지이론의 고의 개념을 차용한 것이다. 구성요건적 고의 + 위법성조각사유가 없음을 인식하면 불법고의가 탈락한다.[14] 기실 고의의 이중적 지위라는 개념 자체가 법효과제한적책임설을 위해서 존재하는 개념이라고 보아도 과언은 아니다(김웅재). 왜냐하면 '책임고의'는 제한책임설을 제외한 어느 학설에서도 검토되지 않고, 위법성조각사유의 전제사실의 착오를 제외한 거의 모든 유형에서 검토되지 않기 때문이다.[15] 법질서가 요구하는 대로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준법질서가 결여하여 법을 지키지 않는 태도를 의미한다.[원문] § 8 StGB Irrtümliche Annahme eines rechtfertigenden Sachverhaltes Wer irrtümlich einen Sachverhalt annimmt, der die Rechtswidrigkeit der Tat ausschließen würde, kann wegen vorsätzlicher Begehung nicht bestraft werden. Er ist wegen fahrlässiger Begehung zu bestrafen, wenn der Irrtum auf Fahrlässigkeit beruht und die fahrlässige Begehung mit Strafe bedroht ist.[엄격고의설] [제한적고의설] [19] 정당한 이유가 존재하나 주의의무 위반이 존재할 때 성립한다.[20] 법률의 부지, 허용규범의 착오 등을 말한다[엄격고의설] [제한적고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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