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2-05 00:19:00

스페인계 필리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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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ipinos Españoles (스페인어)
Spanish Filipinos (영어)
Kastílâ Filipino (타갈로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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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이민사
2.1. 스페인 식민지 시대2.2. 독립과 미국 통치 이후
3. 문화와 언어
3.1. 언어3.2. 종교3.3. 축제
4. 현대의 스페인계 필리핀인5. 인구6. 목록7. 관련 문서

1. 개요

스페인계 필리핀인(Spanish Filipinos)은 필리핀 내에서 스페인 혈통을 가진 사람들을 지칭한다. 이들은 스페인이 필리핀을 식민지로 통치하던 시기부터 형성되었으며, 필리핀 사회와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스페인계 필리핀인은 대개 에스파뇰레스(españoles), 메스티소(mestizo), 또는 필리핀 크리올로(filipino creole)로 불린다.

2. 이민사

2.1. 스페인 식민지 시대

스페인인들의 필리핀 정착은 1521년 페르디난드 마젤란의 탐험을 1565년 미겔 로페스 데 레가스피가 세부에 정착지를 설립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마닐라가 1571년 스페인 식민지의 수도로 지정된 이후 스페인 제국에 의한 식민 정책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필리핀은 콜롬비아쿠바 수준으로 스페인 백인들이 대거 식민하지는 못했는데, 이는 거리와 교통 문제 때문이었다. 스페인 제국 시대 당시에는 유럽 본토에서 필리핀으로 이주하는 것보다는 스페인 제국의 여타 식민지에서 필리핀으로 재식민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필리핀은 멕시코를 중심으로 한 누에바에스파냐 부왕령의 예하 식민지로 편제되었는데, 이 역시 유럽 스페인 본토에서 인도양을 통해서 필리핀 일대와 무역하는 것보다는 멕시코나 페루 식민지를 통해 대신 관리하는 것이 이문이 더 많이 남았기 때문이었다.[1] 같은 이유에서 오늘날 콜롬비아인, 쿠바인 등 라틴아메리카 주민들이 스페인 백인 혹은 아프리카 흑인 혈통을 상당부분 물려받은 것과 반대로 오늘날 필리핀인들의 혈통에서 아프리카 출신 흑인들이 자치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하고 스페인 백인들이 차지하는 비율 역시 제한적이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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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식민지 시대 필리핀의 백인/혼혈인 인종 명칭

스페인계 백인들은 필리핀 도독령 사회에서 페닌술라레스(Peninsulares)아메리카노스(Americanos) 그리고 인술라레스(Insulares) 이렇게 3가지 계급으로 엄격히 구분되었다.
Españoles(스페인인) / Castellanos(카스티야인) Peninsulares
Americanos
Insulares / Filipinos
반도인(스페인 본토 출신)
아메리카인
섬 사람/필리핀인[3]
Mestizos Tornatrás
Mestizo de Español
Mestizo de Sangley
Mestizo de Bombay
백인과 중국인의 혼혈
백인과 원주민 혼혈
중국인과 원주민 혼혈
인도인과 원주민 혼혈
  • 페닌술라레스는 반도(Peninsular)인이라는 뜻이다. 스페인 본국 혹은 포르투갈에서 출생한 이주민들로, 명목상으로는 이들이 필리핀 내 카스트 최상위층에 속해 있었다.
  • 아메리카노스(Americanos)는 멕시코나 페루 등 스페인 제국의 아메리카 식민지에서 태어난 주민들로, 백인도 아니고 백인 혼혈도 아닌 경우가 꽤 많았다.[4] 이들은 페닌술라레스보다 낮은 지위에 있었지만 여전히 특권층으로 간주되었다.
  • 스페인인 혈통을 물려받았으나 필리핀 내에서 출생한 사람들은 인술라레스(Insulares) 혹은 토르나 아트라스(Torna atrás)로 불렸다. 상당수의 화교들이 가톨릭으로 개종하고, 이들 중 부유해진 일부가 스페인인 족보를 구입/위조하면서 스페인인 사회와 중국계 사이의 경계는 유동적으로 변화하였다. 굳이 스페인인 혈통이 아니더라도 대토지를 소유한 지주들은 그냥 편의상 인술라레스/필리피노스로 불리곤 했다.

필리핀 도독령은 갈레온 무역의 이문이 집중되는, 스페인 제국 경제의 상당히 중요한 지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리적인 여건 때문에 일종의 이중 식민지로 관리되었다. 스페인은 대서양에서 아메리카 식민지를 가로지르는 육로를 거쳐 다시 태평양의 아카풀코 혹은 리마 항구를 통해 필리핀 식민지를 간접 관리하는 수 밖에 없었다. 유럽 태생의 스페인인들의 필리핀 이민과 정착은 드물었고 대신 누에바에스파냐필리핀에서 온 아메리카 원주민과 스페인 백인 혼혈들[5]이 필리핀 백인 사회를 구성하였다.

식민지 시대의 카스테야노스들은 필리핀 전역에 스페인 왕실의 권위를 대리하며, 행정, 군사, 종교적 역할을 수행하였고, 초반 필리핀 사회의 상류층을 구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들은 엄연히 소수에 불과하였고, 이들이 주로 담당한 업무 역시 화교들에게 맏기기에는 다소 애매한 군사나 종교 분야에 집중되었다.

마닐라와 마카오 사이의 무역에서 화교들이 활약했다면, 마닐라-아카풀코 무역에서는 세비야 고아원에서 징집된 스페인인 선원들과 필리핀인 전쟁 포로들로 구성된 일단의 선원 집단들이 활약했다. 가장 수익성이 좋았던 태평양 갈레온 무역에서 1/3 정도는 스페인 본토 출신으로 채웠는데 어릴 때부터 배를 타서[6] 이들에게는 배급 우선권이 주어졌다. 한 편 포르투갈의 인도 식민지나 마카오에서 일부 포르투갈인들도 유입되었는데, 이들 역시 현지 스페인인 사회로 통합되었다.
17세기 포르투갈 출신의 유대인들이 이곳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누에바에스파냐의 유대인 디아스포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당시 이곳으로 흘러들어온 사람들의 대부분은 스페인의 포르투갈 합병(1580~1640)으로 야기된 유대인 박해를 피해 도망쳐 온 포르투갈 유대인들로서, 이들 대부분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페루 및 누에바에스파냐에 거주하고 있었다. 포르투갈 유대인들은 여러 분야에서 상업 활동을 했었는데 이들로 인해 누에바에스파냐에 살았던 유대인들의 직업은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라이킨 엘킨이 언급한것을 보면, 이들이 지녔던 직업이나 종사했던 일은 상인, 탄광 소유자, 배 목수, 고기 납품업자, 승려, 장의사, 울타리 장인, 신발 제조업자, 행상인, 목수, 광부, 재단사, 참모, 여관주인, 앙돈업자, 약제사, 성직자, 공공서기관, 과자제조인, 중국과의 무역상인, 도미니크 교단 수도사, 아프리카 노예상인, 비서, 시장, 사탕공장주, 의사, 군인, 주교대리, 목축판매업자, 농민, 은세공인, 가게주인, 마술사, 직공, 보석상, 아시엔다 소유자, 치안 책임자 등이었다(2014: 8). 당시, 포르투갈 유대인들이 대규모적으로 종사했던 분야는 노예무역이나 갤리언 무역과 같은 국제 해양 무역이었다(Quiroz, 1986: 244). 이런 무역은 스페인의 새로운 경제정책에서 나온 것으로서 대서양이나 태평양을 통한 이런 국제무역 시스템에 가장 적응을 잘 했던 사람들이 바로 이 포르투갈 유대인들이었다고 할 수 있다
멕시코 유대인 이민과 종교재판 - 식민시기 초기 누에바에스파냐

2.2. 독립과 미국 통치 이후

1898년 필리핀 혁명과 미국-스페인 전쟁 이후 필리핀이 스페인의 지배에서 벗어나 미국의 식민지가 되었으나, 이들 상당수는 대지주였고 미국 역시 이들의 재산을 여타 농민들에게 분배하는데 별반 관심은 없었기 때문에, 기득권을 상당부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한 편 이들은 여타 필리핀 원주민들에 비해 평균 교육 수준이 높았고, 상당수가 미국으로의 이민을 선택하였다.

3. 문화와 언어

스페인계 필리핀인은 필리핀의 가톨릭 신앙, 스페인어 사용, 스페인식 건축과 예술 양식 등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

3.1. 언어

스페인계 필리핀인들은 과거 스페인 식민지 시기 동안 스페인어를 주된 언어로 사용했다. 당시 스페인어는 필리핀의 공식 언어 중 하나였으며, 특히 스페인계 상류층과 메스티소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다. 하지만 미국 통치 이후 영어가 공용어로 자리 잡으면서 스페인어 사용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현재는 극소수의 스페인계 필리핀인들만이 스페인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며, 주로 가정 내에서 보존되는 경우가 많다. 대신 차바카노어와 같은 스페인어 기반 크리올 언어가 일부 지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3.2. 종교

스페인계 필리핀인들의 가장 큰 문화적 유산 중 하나는 가톨릭 신앙이다. 스페인은 식민지 통치와 함께 가톨릭을 필리핀 전역에 전파했으며, 이는 현재까지 필리핀에서 가장 널리 믿는 종교로 남아 있다. 필리핀 내 주요 교회와 성당, 종교 행사는 스페인계 필리핀인들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대표적인 예로 마닐라 대성당, 산 아구스틴 성당 등이 있다. 또한 성탄절과 부활절을 포함한 주요 가톨릭 전통 역시 스페인계 필리핀인들의 공헌으로 필리핀 사회에 깊게 뿌리내렸다.

3.3. 축제

필리핀 전역에서 열리는 페스티벌(Fiesta) 문화는 스페인의 종교적 전통에서 기원한 것이다. 대표적인 축제로는 시눌로그(Sinulog), 판타데라(Pintados) 등이 있다.

4. 현대의 스페인계 필리핀인

현대에 들어 스페인계 필리핀인은 필리핀 인구의 소수 집단으로 남아 있으며, 경제적으로 상류층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가문으로는 아얄라(Ayala), 살바도르(Salvador) 등이 있으며, 이들은 필리핀의 경제와 정치에서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필리핀의 전직 대통령들과 장관들 중에도 스페인계 혈통을 지닌 사람들이 많다.

5. 인구

정확한 인구 통계는 존재하지 않으나, 순수 스페인 혈통을 가진 사람은 극히 적으며, 스페인-필리핀 혼혈인 메스티소가 주류를 이룬다.

6. 목록

7. 관련 문서



[1] 아메리카 대륙의 포토시 은광에서 채굴된 은은 필리핀으로 바로 이송된 후 마카오의 화교 상인들에 의해 중국산 물산으로 교환된 이후 다시 필리핀으로 다시 페루나 멕시코로 이송되어 상당한 이문을 가져다주었다. 명나라 중기부터 청나라 말기까지 중국은 유럽과의 교역에서 스페인 달러(8레알짜리 은화)로만 결제를 받았을 정도였다.[2] 오늘날 필리핀인들을 대상으로 한 하플로그룹 조사에서도 부계에서도 백인의 혈통이 3% 남짓 나오는데 그치고 있으며, 오히려 중국계의 비중이 더 높다. 스페인계 백인 혈통은 주로 저지대 지방에 집중되어있다. 모계에서 백인의 비율은 더욱 낮다.[3] 원주민은 Indio나 Moro로 대충 불렸다.[4] 필리핀 식민지는 브루나이 술탄국 및 이웃 여러 이슬람 국가들과 계속 대치상태에 있었고, 필리핀 도독령 측은 해당 국가와의 전쟁에서는 화교들을 신뢰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유럽 본토에서 병사들을 데려오자니 비용이 만만치 않았고, 결국 필리핀 도독령은 누에바에스파냐페루 부왕령에서 뽑혀온 온 메스티소, 원주민 군대를 대거 파견받아 전력을 보강하였다. 여담으로 브루나이 술탄국 역시 이집트나 예멘에서 온 아랍인 용병들을 투입하면서 필리핀 내에서 실사판 토탈 워 시리즈 모드 매치를 벌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5] 이른바 카스테야노스(Los Castellanos)[6] 세비야 고아원에서 기른 남자아이들은 8살이 되면 선원으로 투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