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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풍차 |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15세기 무렵에 세워진 풍차 |
1. 개요
바람의 힘을 이용하여 동력을 얻어 돌아가는 기계이다.
2. 역사
9세기의 페르시아 지역에서 유래했다. 페르시아어로는 아스바드 (آسباد)라고 했다. 위 사진은 이란 동부 레자비호라산 주의 네쉬티반에 남아있는 천년 된 풍차로, 지금도 기능 중이라 한다.
유럽에 풍차가 전파된 것은 10세기 경이다. 간척을 위한 배수력이 필요했던 네덜란드에서 많이 사용했으며[2], 스페인 출신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의 유명한 일화를 보면 이미 15세기엔 보편화된 것으로 보인다. 주로 돈 많은 영주들의 소유물이었다.
19세기 산업 혁명 이후 증기기관의 발달로 풍차 방앗간은 제분기로 대체되었다.
이후로도 양수기, 펌프에서 이 원리가 이용되었다. 미국 서부개척시대 극에 자주 배경으로 나오는 풍차 펌프가 대표적인 예인데, 1854년 미국 코네티컷 기계공 다니엘 할러데이에 의해 발명된 물건으로 처음에는 나무로 만들었으나 이후 양철과 강철 프레임으로 만들어진 물건으로 1930년에 무려 60만개가 만들어질 정도로 잔뜩 세워졌고, 지금도 미국 중앙평원과 사우스웨스트 지역, 아프리카 남부, 호주의 농장과 목장에서 꾸준히 만들어져 세워지고 있다. 자세한 구조는 여기를 참고.
과거 곡식을 찧는 용도의 풍차는 거의 사라졌지만 바람을 동력으로 한다는 점에서 풍력 발전기는 여전히 풍차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풍력 발전용 풍차의 모양은 과거 풍차와 많이 달라졌다. 안에 사람이 살 일은 없어져서[3] 기둥만 남았고, 사람이 날개에 맞는 일을 방지하고 높은 곳의 바람을 더 활용하기 위해 더 높아졌으며, 날개 역시 깃 수도 2~3개로 줄어들고 두께도 굉장히 얇아졌다.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한 발전 방식 중에서는 가장 경쟁력 있는 방식으로 각광받으며 전 세계의 바람이 잘 부는 언덕과 바다 위에서는 지금도 수십에서 수백 대의 풍차가 열심히 돌면서 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3. 구조
풍차 방앗간의 구조는 꽤 복잡하다. 날개가 돌기 시작하면 안에 있는 톱니 등이 맞물려 돌아가면서 맷돌을 돌려 밀가루를 만드거나 수차를 같이 돌려 물을 퍼내는 식이다.유럽에 전래되는 과정에서 풍차는 주로 날개가 넷인 형태로 발전했다. 네덜란드에서는 날개가 4개인 것이 보통이지만 다른 유럽 국가에서는 날개가 6개이거나 10개인 것도 자주 보인다.
내부에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것도 있다. 네덜란드의 곳곳의 풍차에는 아직도 사람이 거주하는 풍차가 많이 남아있다.사람이 거주하는 풍차의 대표적인 예
4. 창작물에서
- 산업화 시기 제분기로 대체되어 도태되던 시기의 풍차를 묘사한 알퐁스 도데의 소설이 있다.
- 도태된 풍차 내에서 네덜란드의 레지스탕스가 침공해 온 독일군에 맞서는 내용의 소설도 있다. 풍차 자체가 대형 석조건물인지라 중세시절부터 소형 요새의 기능을 수행하는 일도 흔했다.
- "풍차와 파수꾼"(The Winged Watchman, 1962)이라는 유명한 아동소설로, 작가는 로테르담 출신의 힐다 반 스토쿰(Hilda van Stockum)이다. 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녹아있는 소설로, 이 소설에서는 전기 방앗간이 멈추자 풍차를 이용해 물을 퍼낸다.
그런데 실은 둑은 마을 사람들이 독일군에게 농사 관련 핑계를 대고 일부러 터뜨린 것으로, 이 풍차들이 물을 퍼내는 과정에서 한 방향으로 날개를 돌려 레지스탕스의 메시지 연락 수단으로 삼았다. 그런데 그 유명한 레지스탕스의 지도자는 실제로는 주인공의 외삼촌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주인공은 충격을 받는다. 레지스탕스의 지도자가 독일군에게 잡혀 총살당했다는 소식을 아침식사 시간에 지나가듯 언급되었는데, 그 자리에 있던 레지스탕스의 일원이던 소녀가 그제야 주인공의 가족들에게 실은 당신 외삼촌이 지도자였다고 진실을 밝혔던 것이다.[4]
일제강점기 침략을 기억하는 한국인이 읽으면 여러모로 인상 깊은 소설이다. 한국에서는 1980년 국민서관에서 "날개 달린 파숫군"이라는 직역된 이름으로 발간되었다.
5. 관련 영상
네덜란드 풍차의 가동 영상 |
1930년대 네덜란드 노르드베이케이르하위트 (Noordwijkerhout) 지방에서 풍차를 돌리는 모습의 컬러 복원 영상 |
네덜란드 Kinderdijk 지방의 1900년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 풍차의 돚을 내리거나 이를 통해 배수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
6. 은어
- 무언가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모양새를 여기에 빗대기도 한다.
- 오래된 자동차 용어로는 빠른 자동차가 느린 자동차를 빙글빙글 돌려가며 놀라는 것을 뜻한다.
- 적금을 분산해서 중도해지의 리스크를 낮추는 것을 '적금 풍차 돌리기'라고 한다.
7. 여담
- 네덜란드에는 전 세계에서 풍차가 가장 많은 국가이다 보니 네덜란드 내의 모든 풍차의 데이터베이스를 볼 수 있는 웹사이트도 존재한다.
- 네덜란드 외에 네덜란드 풍을 모방한 곳에는 으레 풍차가 보인다. 일본의 네덜란드 풍 테마파크인 하우스텐보스에는 풍차가 형형색색의 꽃들과 함께 설치되어있다. 물론 이런 것들은 네덜란드의 풍차와는 달리 지을 때부터 장식용으로 지은 것이다.
8. 관련 문서
[1] 발음은 '빈트몰런', 그냥 molen이라고만 해도 풍차를 뜻한다.[2] 배수용 풍차는 제분 전용 풍차와 달리 밑에 수차가 같이 딸려있다.[3] 소음이 심하기 때문에 내부는커녕 근처에도 거주가 어렵다.# 풍력 발전기 설치의 주된 장애물이 소음으로 인한 민원일 정도. 가급적 거주지와 1.5km 가량 거리를 띄어 건설하도록 되어있다.[4] 독일군이 연좌제로 닥치는 대로 처형했기 때문에 철저히 비밀스러운 점조직으로 활동했다. 실제 작중 내내 독일군이 어떻게 네덜란드를 괴롭혔는지 생생히 묘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