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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lbgcolor=#0000ff><colcolor=#ffffff> 환호하는 이란 선수들의 모습 | |
| 언어별 명칭 | |
| 한국어 | 이란 쇼크 |
| 영어 | Iran Shock |
| 일본어 | イランショック |
| 베트남어 | cú sốc của Ir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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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996 AFC 아시안컵 아랍에미리트 8강전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 2:6이라는 처참한 스코어로 패배하면서 지금까지 대한민국이 치른 수많은 경기들 중에서도 역대 최악의 패배 중 하나로 손꼽힌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역사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만한 흑역사.[1] 이날 나온 스코어에서 따서 '식스투 참사'라고도 부른다.잘 알려져있지는 않지만 1958년 대한민국이 이란을 5:0으로 이긴 적도 있었다. 이 기록은 아직도 이란의 역대 A매치 최다 점수차 패배 기록이다. 게다가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1950년 튀르키예와 친선전에서 당한 1:6 패배도 있다.
시간이 많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축구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이란 쇼크는 월드컵 3회 연속 진출에 빛나던 대한민국 축구에게는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그 후 한국 축구는 1998 FIFA 월드컵 프랑스에서의 네덜란드전, 훗날 오만 쇼크, 몰디브 쇼크, 중국 쇼크, 알제리 쇼크, 요르단 쇼크 등을 겪었고, 이러한 경험 속에 이란 쇼크도 20년 이상 지나면서 어느 정도 잊혔다.
2. 배경
8년 만에[2] 1996년 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3]에 진출한 대한민국 대표팀은 박종환 전 감독 체제로 1996 AFC 아시안컵 아랍에미리트의 개최국 아랍에미리트로 향했다. 당시 선수 명단에는 K리그 3연패를 달성하며 국내 최강팀으로 군림했던 성남 일화 천마의 선수들이 다수 포진되었으며, 그라운드의 여우 신태용과 적토마 고정운, 이영진, 박광현, 박남열 등 모두 박종환 전 감독의 애제자라 할 수 있는 선수들이었다. 특히 명단에 든 선수들 상당수는 2년 전에 열린 1994 FIFA 월드컵 미국에서 스페인, 독일을 상대로 명승부를 벌였던 경험이 있기에 1960년 대회 이후 36년 동안 끊어진 아시안컵 무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도 컸다. 여기에 새로 합류한 노상래, 김도훈 등은 공격진에 더욱 힘을 실어주었다.조 편성도 대체로 무난하였다. 중동 팀이라는 껄끄러운 면이 있었지만 그래도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에 비해 개최국 아랍에미리트와 쿠웨이트는 훨씬 편한 상대였고 최약체로 평가받는 인도네시아까지 포함되면서, 조 1위도 쉬울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당초 예상과는 달리 대표팀은 오히려 부진한 경기력으로 일관하면서 8강 진출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1996년 12월 4일 대회 첫 경기이자 개막전이었던 아랍에미리트 전에서는 전반 9분 만에 황선홍이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얼마 못 가 전반 40분 동점골을 내주면서 1:1 무승부에 그쳤다. 그나마 2차전 인도네시아와의 경기에서는 김도훈과 황선홍(2골), 고정운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서 4:2로 대승을 거두며 자존심을 세웠지만[4] 이미 2승을 챙긴 아랍에미리트에게 뒤지며 조 2위로 쳐졌다.
결국 운명의 3차전에서 모든 걸 걸어야 했던 대한민국은 쿠웨이트와의 최종전에 나섰지만, 오히려 시종일관 무기력한 경기 끝에 0:2로 완패를 당했다.[5] 그리고 이 경기의 영향으로 한국과 쿠웨이트는 전적이 1승 1무 1패로 동률이 되었고, 골득실에서 쿠웨이트가 1점 앞서며[6] 대한민국은 3위로 내려앉았다. 그나마 2000년 대회까지 아시안컵은 12개팀 본선 진출로 치러졌기 때문에 12강 조별리그 조 3위팀들 중 상위 2팀은 8강에 진출할 수 있었고, 이 때문에 대한민국은 극적으로 8강행 티켓을 따내는 데에 성공했다. 앞에서 나온 극적이라는 말이 왜 나왔냐에 대해 다소 어리둥절할 수도 있겠지만, 그 과정을 본다면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될 것이다.
| 순위 | 국가 | 경기 수 | 승 | 무 | 패 | 득점 | 실점 | 득실차 | 승점 | 비고 | |
| 1 | | 이라크 | 3 | 2 | 0 | 1 | 6 | 3 | +3 | 6 | |
| 2 | | 대한민국 | 3 | 1 | 1 | 1 | 5 | 5 | 0 | 4 | |
| 3 | | 시리아 | 3 | 1 | 0 | 2 | 3 | 6 | -3 | 3 | [7] |
| ■ 8강 진출 ｜ ■ 탈락 | |||||||||||
여기서 이라크가 2승 1패인데도 어째서 조 3위로 밀렸느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는데, 이라크는 이 대회에서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태국과 함께 이른바 죽음의 조에 속한 팀이었고, 3전 전패로 승점자판기가 된 태국을 제외한 나머지 3팀이 나란히 2승 1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골득실이 +4였던 것에 비해 이라크는 +3으로 1골이 모자랐고, 결국 조 3위로 내려앉게 되어 버려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막판까지 8강 진출을 위해 경쟁했던 것이다. 또한 C조에서 3차전을 치르기 전까지 중국과 우즈베키스탄이 각각 1승 1패를 거두고 있었기 때문에 만에 하나 중국과 우즈베키탄이 3차전을 이길 경우 C조에서는 먼저 2승을 기록했던 일본과 함께 3팀이 모두 2승 1패를 기록하게 되면서 한 팀은 3위로 밀려났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승점이 4점에 불과했던 한국은 자연스럽게 광탈했을 것이다.
물론 1994 FIFA 월드컵 미국에서 스페인, 독일을 상대로 보여준 경기력과 새로운 선수들로 구성된 선수층에도 불구하고 무난한 8강행을 이루지 못한 것도 모자라서 3위 간 경쟁으로 겨우 진출한 것을 본다면 차라리 탈락해서 다시 재정비하는 것이 낫다고 할 정도로 대한민국의 분위기는 처참했다.[8] 그도 그럴 것이 지금이야 선수들의 기량을 필두로 다양한 전술 운영과 시스템 확충 등이 나타나는 모습이지만, 1990년대 당시 대한민국 축구의 지도자들은 선수들이 체력과 정신력이 뛰어날 것이라는 생각으로 체력 훈련을 소홀히 하였다. 이 때문에 지역 예선에서 한 수 아래의 팀들을 꺾고 올라온 대한민국으로서는 상대적으로 개인 기량과 체격 면에서 월등한 유럽, 남미 팀들에게 속절없이 무너지고는 했고, 이러한 양상은 거스 히딩크가 부임하기 전까지 줄곧 이어지고 있었다. 물론 박종환이야말로 국내에서도 녹록지 않은 지도력을 뽐내준 것은 인정되지만 세계 축구 흐름과 비교한다면 어렴풋이 비교가 되는 지도력을 보였으니 뭐라 할 말이 없다는 점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인 듯하다. 그리고 이 모습은 곧 펼쳐지는 충격적인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3. 운명의 8강전, 그리고 터진 대참사
1996년 12월 16일, 어렵게 8강에 오른 대표팀은 중동의 강호 이란과 8강전에서 맞붙었다.다만 그렇다고 해서 대한민국이 경기 초반부터 이란에게 털린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조별리그에서 당한 수모를 만회하겠다는듯이 초반부터 의욕적으로 이란을 몰아붙였고, 그 결과 11분 만에 김도훈이 선제골을 터트리며 앞서나갔다. 그러자 이란도 31분에 카림 바게리가 동점골을 터트려 반격했고 4분 뒤에 신태용이 다시 앞서가는 골을 터트리면서 전반전을 2:1로 앞선 채 마쳤다.
그러나 후반전이 시작되자 갑자기 경기 양상은 이란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이란의 맹공 앞에 대한민국 수비진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고, 51분 알리 다에이의 어시스트를 받은 호다다드 아지지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동점골 허용 직후 전반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노장 김주성을 빼고 이기형을 투입하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리고 66분에 알리 다에이가 골키퍼에게서 단번에 연결된 공을 허기태와의 몸싸움에서 이겨낸 후 단독 드리블로 역전골을 기록, 경기를 뒤집었다.[9] 이 과정에서 알리 다에이를 전담 마크하던 허기태가 옆구리 부상으로 박광현과 교체되는데, 이때부터 누구도 알리 다에이를 막지 못하고 원맨쇼가 시작된다. 대한민국은 전체적으로 라인을 올려 수비에서 공격까지 롱패스로 일관하지만 신홍기, 박광현, 이영진, 이기형 등 선수들의 부정확한 롱패스와 잦은 패스 미스로 번번히 역습을 허용하고, 조별리그 때와 마찬가지로 체력이 떨어진 대한민국은 이란 선수들을 따라가질 못했다. 결국 77분 다에이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골문 상단으로 강력한 발리슛을 꽂아넣으며 2:4가 된다. 83분엔 역시 대한민국의 패스 미스로 시작해 아지지가 중앙선 부근부터 드리블로 치고 가며 달려오는 다에이에게 패스, 뛰질 못하는 수비진 대신 공격수 김도훈이 전력질주로 수비에 가담해보지만 역부족이었고, 다에이가 골키퍼 김병지와의 단독 찬스에서 가볍게 추가골을 득점해 2:5를 만든다. 그리고 89분 김병지의 반칙으로 아지지가 얻어낸 PK를 성공시키며 기어코 2:6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이렇듯 후반전에 체력 방전으로 급속하게 무너진 대표팀은 이렇다 할 공격도 해보지 못하고 끌려다니다시피 하며 경기를 해야 했고 지켜보던 박종환 전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들도 할 말을 잃은 채 경기를 지켜봤다. 그 뒤 예상대로(?) 대한민국 축구는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이 환호하는 이란의 모습과 대비된 채 두바이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4. 경기 이후
월드컵도 아니고 고작 아시아 무대에서 졸전 끝에 대패하자 국내 언론과 팬들은 일제히 대표팀을 향해 비난의 십자포화를 쏟아냈다. 특히 감독이었던 박종환을 향한 비난은 더욱 거셌으며, 1983년 세계 청소년 축구 선수권 대회[10] 4강 신화와 성남 일화 감독 시절 이룩한 K리그 3연패로 쌓아올린 명성은 이 한 경기로 모두 무너져 내렸고, 국가대표팀 감독에서 사퇴했으나 분위기는 사실상 경질이나 다름없었다.선수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후반전에 미쳐 날뛰었던 이란 선수들을 걸어다니면서 막은 것이 논란이 되어 집중포화 식으로 강도높은 비난을 이어졌고, 특히 전반전까지만 해도 2:1로 앞서다가 후반 시작하자마자 갑자기 다른 팀이라도 된 것처럼 속수무책으로 무너졌기 때문에 일각에선 태업 논란까지 일어났고 그만큼 충격이 컸다. 이 당시 범인으로 지목된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홍명보였으며 대표팀에서 음주 파동까지 일으켰던 사조직 '열하나회'에 가입되어있었던 점은 의혹을 증폭시켰다.
물론 태업에 대한 진실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홍명보 본인의 자서전에서 가장 슬펐던 경기로 이 경기를 꼽았고, 당시 대표팀에 박종환의 애제자들인 고정운, 신태용, 박남열, 박광현, 이영진 등 일화 선수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태업의 가능성은 많지 않다. 경기를 뛰었던 선수들과 박종환 전 감독 모두 이 논란에 대해 따로 해명을 한적도 없고 사실상 의혹만 있을뿐 물증이 전혀 없는 관계로 아시안컵에서 있었던 아직까진 단순한 루머에 불과하다. 하지만 선수들과 잦은 충돌을 부르게 만든 박종환 전 감독의 지도 방식을 놓고 본다면 논란이 크게 번질 소지를 나타내준 예시가 된 만큼 경기가 끝난 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사실 오래전부터 박종환 전 감독의 지도 방식과 논란은 대회 전부터 말들이 많았다. 선수들에게 강압적으로 나온 것은 기본이고 못하면 욕설과 폭행까지 했다는 등의 이야기가 나돌며 선수들에게는 그야말대로 최악의 감독으로 불리던 인물이었다. 실제로 1984 LA 올림픽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되었을 때, 대표팀의 핵심 선수들[11]이 무단으로 이탈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다. 다른 선수들도 아닌 핵심 선수들이 무단 이탈을 감행했다는 사건은 조금씩 1983년 세계 청소년 축구 선수권 대회 4강으로 탄력받은 대한축구협회에게는 커다란 충격을 안겨다주었고 대중들에게도 많은 생각을 가지게 만들면서 박종환 전 감독에 대한 평가를 완전히 최악으로 만들었다.
대한축구협회에서는 후속 조치로 무단 이탈한 선수들에게 국가대표 3년 출전 정지의 중징계를 내렸지만 이미 대중들 사이에서는 박종환은 무식하고 폭력적이고 소통조차 안되는 감독이라는 인식이 자리잡히게 되었고, 이 이미지는 박종환의 커리어 내내 붙어다니며 그의 감독 생명을 점차 갉아먹게 된다.
또한 이 경기에서 대한민국의 두 번째 골을 넣었던 신태용은 그 후에도 소속팀 성남 일화에서 레전드급 맹활약을 펼치며 2001년부터 2003년까지는 팀의 리그 3연패까지 이끌었지만, 1997년 상반기에 몇 차례 평가전에 출전한 것을 끝으로 더 이상은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지 못하게 된다.
한편 대한민국에게 굴욕적인 대패를 안기고 4강에 오른 이란은 이라크 못지않은 숙적 사우디아라비아에게 승부차기 혈투 끝에 패해 3위/4위전으로 밀려났고, 여기서 다시 한 번 쿠웨이트를 승부차기 끝에 잡아내서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12]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는 개최국 아랍에미리트를 역시 승부차기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후반전에만 4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한국을 말 그대로 난도질한 알리 다에이는 8골[13]로 대회 득점왕에 올랐고 알리 다에이의 어시스트를 받아 동점골을 기록한 코다다드 아지지는 대회 MVP에 선정되면서 대한민국으로서는 적잖이 쓰릴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4년 후 레바논 대회 8강에서 이란과 다시 만났다. 참고로 식스투 참사 때는 김도훈이 선취골을 넣었는데, 이 날은 이란이 선취골을 기록했다. 근데 이 날 선취골을 터뜨린 선수는 카림 바게리였는데 공교롭게도 4년 전 이란의 첫 번째 동점골을 기록했던 그 선수였다. 바게리는 선취골을 넣으며 대한민국에게 식스투 악몽을 다시 한 번 안기려고 했지만 김상식의 동점골과 이동국의 골든골을 얻어맞으면서 그렇지는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이후 전 대회 우승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알리 다에이 못지 않은 에이스 알 메샬에게 탈탈 털려먹으며 무너졌고 그 다음 대회인 중국 대회 8강전에서 또 이란을 만난 대한민국은 이번에는 같은 알리의 이름을 가진 알리 카리미에게
아시안컵에서 처참한 실패를 겪은 대한축구협회는 1997년 1월 7일, 박종환 전 감독의 후임으로 차범근을 새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그리고 새로 선임된 차범근 전 감독은 1998 FIFA 월드컵 프랑스 아시아 지역 예선에 참가해 보란듯이 대표팀을 8전 6승 1무 1패 승점 19점 19득점 7실점 골득실 +12라는 엄청난 호성적을 내면서 프랑스 월드컵 본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지었다. 그리고 이러한 호성적은 그 어느 때보다도 16강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그러나 이어진 본선에서 멕시코와 네덜란드한테 각각 1:3, 0:5로 처참하게 깨지면서 도로아미타불이 되었고, 차범근 전 감독을 아직 대회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불명예 퇴진시키기까지 해 논란이 되었다.[14] 결국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의 실패는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잠시 묻히나 했던 이란전 대패를 다시 끄집어내는 영향을 주었고 지금까지도 축구팬들의 기억속에 드러내고 싶지 않은 치부로 자리잡았다.[15]
논란의 중심이 되었던 박종환 전 감독은 훗날 다시 한번 성남 FC의 감독직에 올랐다. 성적은 부진의 끝을 달리다가 제 버릇 남 못 준다고 선수들을 또 폭행했다가 개망신을 당하며, 다시금 자진 사퇴를 빙자한 불명예 퇴진을 당했다.
5. 대한축구협회의 주먹구구식 운영
사실 태업 논란 외에도 또 다른 요인이 있다. 바로 대한축구협회의 어마무시한 주먹구구식 운영이다.그 시발점으로 자리잡은 것이 바로 전임 감독에 대한 대한축구협회의 안일한 자세, 지금이야 전임 감독이 떠나면 후임 감독을 빨리 뽑아 대표팀을 이루게 만들지만 당시에는 대회가 끝나면 감독 임기도 끝난다는 인식이 너무나 강해서 감독직은 오랫동안 공석인 채로 갔었다.[16] 어느정도 였냐면 1994 FIFA 월드컵 미국 당시 대표팀을 지휘하였던 김호 전 감독이 물러난 이후 최초의 외국인 감독인 아나톨리 비쇼베츠 전 감독을 선임하며 새로운 준비에 나서는듯 보였다. 하지만 아나톨리 비쇼베츠 전 감독이 물러난 1995년 2월 26일 이후 대표팀은 무려 2달 동안 대표팀 감독을 임명하지 못했고 2달 뒤에 박종환 전 감독을 다시 불렀지만 역시나 1경기~2경기 식에 불과한 초단기직이어서 장기적인 자세를 갖추는 것에 문제점을 드러내었다.[17]
실제로 1995년 한해 동안 대표팀은 박종환을 시작으로 허정무[18], 정병탁, 고재욱을 임명해 초단기 감독직 수행에 나섰고 그덕분에 선수들은 완전히 자리잡혀야 하는 전술운영과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한 지경에 이르면서 대표팀은 겉만 대표팀이지 속은 엉성함 그자체인 팀으로 전락한채로 아시안컵에 나서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축구협회는 박종환 전 감독을 대회가 치러지기 10개월 전인 2월에 다시 불러들여 늦게 임명하는 촌극도 모자라 대표팀 소집을 리그가 완전히 다 끝난 후에 소집하여서 대회 준비 기간을 완전히 없애버렸다.
물론 유럽처럼 시즌 다 끝나고 소집해서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긴 하였지만.. 완전히 초 단기적인 감독들을 뽑아다가 활용하는 모습과 장기적인 플랜은 커녕 대회가 임박하면 바로바로 뽑는 자세를 선보인 상황에서 소집한 것이야 말로 기본적인 자세를 다듬는데에 완전한 실패를 거두었고 동시에 시즌이 끝나자마자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체력 문제에도 소홀함을 드러내면서 진정한 개판을 보여주었다.[19][20]
이로 인해, 축구협회는 참패 이후 펼쳐진 언론들의 비판 기사에 욕이란 욕은 다 먹었고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21]까지 받았지만 정작 감독을 교체하는 것 외에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여론도 이내 조용해지면서 결국 근본적인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은채 유야무야 넘어가게 된다. 만약 여기서 시스템 전체를 뜯어고치는 노력을 했더라면 이 패배는 약이 되었겠지만 그런것도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이어진 1998 FIFA 월드컵 프랑스에서의 참패는 당연했다고 볼 수 있다.
6. 여담
이란은 이 대승을 자랑스러워하며 대한민국전에서 이란 관중들이 6:2라고 당당하게 약올리는 걸개를 자주 건다. 이란 기자들도 이런 말을 하다가 대한민국 기자에게 늬들은 대한민국에 0:5로 진 적도 있는데 뭘?이라고 하자 언제 그랬냐고 하다가 1958년 일이라는 대답에 "대체 언제적 일이기에 그걸 아직도 들이대느냐?"라고 하다가 "그럼 1988 AFC 아시안컵 카타르에서와 1994 FIFA 월드컵 미국[22] 지역 예선에서 대한민국에 0:3으로 진 건?"이라는 대한민국 기자의 말에는 잠깐 멍때리다가 그래도 본인들이 나중에 1골 더 넣었다는 듯 정신 승리를 이야기했다. 더불어 이 이야기를 주고받던 2011 AFC 아시안컵 카타르 8강전에서는 대한민국이 1:0으로 승리했다.이후 대한민국과 이란은 서로 1골~2골차 승패를 주고 받으면서 2011년까지 상대 전적 9승 7무 9패로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선 이란이 4승 1무로 압도적인 우위를 가져갔다. 6경기 모두 1:0으로 끝났지만 대한민국은 2011년 이후로 이란전을 도통 이겨보질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2022년 3월,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 지역 예선 중 이란과의 홈경기에서 2:0으로 이겨서 11년 만에 이란을 이겼다. 지금은 상대 전적 10승 8무 13패로 대한민국이 열세를 보이고 있다.
이란과는 관련이 없으나, 13년 후인 2009년에는 이란 쇼크가 있었던 두바이의 그 경기장인 알 막툼 경기장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홈 팀 아랍에미리트에 2:0으로 승리하여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알리 다에이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득점에 성공했던 경기는 이 경기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이 경기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처음으로 득점했던 경기였던 다에이는 그 이후로는 대한민국을 만났을 때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게다가 2000 AFC 아시안컵 레바논 8강전에서는 종료 직전 골문 앞에서의 어이없는 클리어링 미스로 김상식의 동점골에 크게 기여하는 등 되려 1:2 역전패의 원흉이 되어 버렸다.
23년 후에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아랍에미리트[23]도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렸다. 개최 경기장 중에는 이란 쇼크가 있던 경기장 역시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그 경기장에서는 대한민국 대표팀이 필리핀과의 24강 조별리그 첫번째 경기를 가지고 1:0으로 승리했다. 또한 그때와는 달리 이란과는 결승까지 가야 만나는 대진을 받아들게 되었다. 그러나 그 대회 챔피언 카타르한테 일격을 맞으면서 이란과의 대결은 무산되었다.[24] 당시 상대였던 이란 역시 일본한테 0:3으로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되었다.
한편 유럽의 여자 축구 대회인 UEFA 여자 유로 2009 핀란드 결승전에서도 식스투 스코어가 재현되었는데, 독일이 잉글랜드를 똑같은 점수로 꺾고 우승했다.
26년 후에 열린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 B조 1차전에서 공교롭게도 잉글랜드가 이란을 똑같은 점수로 꺾게 된다.
7. 관련 문서
- 마르세유의 비극 (1998)
- 태국 쇼크 (1998)
- 오만 쇼크 (2003)
- 몰디브 참사 (2004)
- 바레인 쇼크 (2007)
- 중국 쇼크 (2010)
- 삿포로 참사 (2011)
- 레바논 쇼크 (2011)
- 알제리 쇼크 (2014)
- 미네이랑의 비극 (2014) - 이날 경기는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이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에게 쇼크를 안긴 경기다.
- 도하 참사 (2016)
- 카잔의 기적 (2018) - 이날 경기는 반대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에게 쇼크를 안긴 경기다.
- 반둥 쇼크 (2018)
- 카타르 쇼크 (2019)
- 요르단 쇼크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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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란 쇼크와 비견될 정도의 흑역사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의 네덜란드전, 1998년 방콕 아시안 게임의 태국전, 2006년 독일 월드컵 지역 예선의 몰디브전,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알제리전, 2023년 카타르 아시안컵의 말레이시아전과 요르단전(준결승), 2024년 U-23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 정도이다.[2] 10개국 본선 진출 대회였던 1988년 카타르 아시안컵 준우승을 했으나, 1992년에는 지역 예선에 대학/실업 선발팀을 내보내는 안일한 생각으로 태국에 밀려 1992년 아시안컵 진출에 실패했다.[3] 첫 12개국 본선 진출 대회.[4] 사실 대승이라 하기도 뭐한 게 먼저 4골을 넣은 상태에서 4:0으로 무난하게 앞서다가 2골을 추격당하며 거둔 진땀 승리였다.[5] 이때까지만 해도 쿠웨이트는 아시아 무대에서 번번이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은 바 있었고, 특히 간판 스트라이커 알 후와이디는 대한민국만 만나면 득점하면서 대한민국 킬러라는 명성을 얻는다.[6] 승자승 원칙을 적용해도 밀렸다.[7] 2위까지 진출권 획득, 3위인 시리아는 탈락.[8] 이 상황은 28년 뒤 아시안컵에서 그대로 재현된다. 4강전에서 보기 좋게 요르단에게 0-2로 완패하며 떨어졌다. 그 대회에 앞서서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이 협회 및 감독의 막장 행보를 보고 "한국축구 생각하면 아시안컵 우승해선 안된다."라고 따끔하게 쓴소리를 날린 것. 유감스럽게도 그것이 그대로 맞아떨어졌다.[9] 이때 다에이의 슛이 클리어링을 시도하던 홍명보의 다리 사이로 통과되었다.[10] FIFA U-20 월드컵 전신.[11] 최순호, 최인영, 이태호, 변병주, 박경훈.[12] 반대로 23년이 지난 후 대한민국을 꺾었던 카타르는 23년 전 대한민국을 꺾고 4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게 승부차기로 패배한 이란과는 대조적으로 공수 양면에서 극강의 모습을 보이며 4강에서 23년 전 개최국이자 준우승팀이었던 아랍에미리트를, 결승에서 일본을 각각 4:0, 3:1로 완벽하게 아작내고 사상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13] 대한민국전 4골을 제외하면 조별리그 이라크전, 태국전, 사우디아라비아전, 3위/4위전인 쿠웨이트전에서 각각 1골씩 기록했다. 알리 다에이는 이 대회에서 0:0으로 끝나 승부차기까지 간 준결승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득점을 올렸다.[14] 벨기에전에서는 김평석 전 수석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았고, 경기 결과는 1:1 무승부로 간신히 전패만 면했다.[15] 일부 썰에서는 이란인과 축구 얘기하면 제일 먼저 나오는 이야기라 할 정도라는데.. 맞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다만 그 기분은 마치 이탈리아인이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한민국과의 16강전 이야기랑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의 슬로바키아전 이야기를 듣는 꼴과 비슷한 것이니 어느 정도인지는 대충은 파악 될 것이다.[16] 물론 전임 감독제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그런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실은 대표팀은 미국월드컵 전에 최초의 전임 감독을 맞이 한 바 있어서 경험을 해본 사례가 있었다. 참고로 전임 감독제로 선임된 최초의 감독은 김호 당시 전 울산 감독이었다.[17] 아나톨리 비쇼베츠 전 감독 후임으로 거명된 인물 중에는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미국을 16강으로 이끈 보라 밀루티노비치, 불가리아를 월드컵 4위로 이끈 디미타르 페네프도 있었으며 디미타르 페네프 전 감독의 경우 영입 성사 단계까지 갔으나 대한축구협회에서 돌연 영입 협상을 중단했다.[18] 이때 허정무는 포항 제철 감독직을 하다가 대표팀 감독직을 하게 되었다.[19] 자세한 기록 확인은 '대표팀의 역대 감독과 수석코치' 자료 참고[20] 진짜 정신차리고 전임감독제 했더라면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경험한 첫승은 물론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느낀 원정 첫 16강도 앞당겨 졌을지도 모를 것이다. 물론 이것도 정신 차렸다는 기준에서 말한거니 그저 씁쓸할 따름이다.[21]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선수들의 승리 수당과 출전수당이 지나치게 적다는 의견이었는데 당시 보도에 따르면 선수들은 고작 3만 3천원의 수당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기사[22] 마지막 24개국 본선 진출 대회.[23] 첫 24개국 본선 진출 대회.[24] 23년 전의 박종환 전 감독과 23년 후의 파울루 벤투 감독의 공통점은 고집스럽게 전술을 밀어붙여서 각각 이란과 카타르 등의 중동 국가에게 쓰디쓴 참패를 얻어맞았다는 점이다. 공교롭게도 이 때 계절은 겨울이었고, 상대에게 무기력하게 무너진 시기가 전부 후반전이었다는 점에서 소름끼치게 똑같다. 다만 자세하게 살펴보면 차이점이 있었다. 박종환 전 감독의 대표팀은 선수들에게 못하면 욕설과 폭행까지 했다는 등의 이야기가 나돌 정도로 박종환 전 감독 특유의 쌍팔년도 방식으로 지도했다는 점 때문에 선수들이 후반전 때 급격히 무너진 모습을 보였고, 결국 이란에게 무기력하게 패배당하자 박종환은 감독직에서 자진 사퇴하게 된다. 그리고 23년이 지난 후의 파울루 벤투 감독의 대표팀은 무기력한 모습으로 5골을 연달아 실점하며 무너졌던 박종환호와는 다르게 경기는 팽팽하게 가져갔으나 답답한 공격 전개로 좋은 찬스를 못 만들다 카타르 선수의 중거리슛 한 방으로 무너진 허무한 경기였고, 이후 카타르가 4강과 결승에서 개최국 아랍에미리트와 우승 후보 일본까지 무시무시한 경기력으로 완파하면서 대한민국이 그나마 선전했다는 여론으로 반전된 것이다. 그리고 파울루 벤투 감독은 반성을 통한 개선된 모습을 보이며 이후 대한민국을 월드컵에서 16강으로 이끌면서 이란에게 패하고 무책임한 사퇴로 사태를 모면한 23년 전의 박종환 전 감독과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