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軍費縮小국방비를 줄인다는 뜻. 흔히 '군축'이라고 줄여 쓴다. 신무기 개발 사업이나 무기 개량 사업 등의 개발 사업부터 무기 도입 및 입대 인원 축소, 기존의 무기 퇴역 등 군의 규모를 줄이는 것이 포함될 수 있다.
혼자서만 군축하면 안보가 위험해지기 때문에 군비 경쟁이라는 제로섬 게임을 벗어나고 세계평화에 기여하자는 윈윈의 의미에서 서로 군축을 하자는 군축조약의 형태로 이루어질 때가 많다. 이런 군축 조약은 세계에서 순위권 안에 드는 강대국 사이에서 주로 맺어진다.
2. 장단점
2.1. 장점
국제정세의 긴장을 완화할 수 있으며 경제 분야나 복지 분야 등으로 세금 사용처를 바꾸거나 조세 부담을 줄여서 국가의 전반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군축은 국가에게 커다란 유혹으로 다가온다. 군대는 기본적으로 생산은 전혀 없는데 천문학적인 소비만 하는 집단이므로, 여기에 들어가는 돈을 빼면 같은 돈으로 더 큰 효용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소련 붕괴 이후 유럽의 안정된 정세에 취한 서유럽 국가들은 계속해서 군축을 해 왔고, 그 돈으로 원활한 경제 성장과 민간 복지를 이룰 수 있었다.[1]
2.2. 문제점
자연스럽게 군부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으며[2], 불안정한 국가라면 여기에 다른 요인까지 겹쳐 쿠데타가 일어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게다가 무작정 군축을 하면 아무래도 군수산업의 역량이 감소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전쟁이 아예 일어나지 않는다는 가정을 하면 모를까, 후일 국제정세가 불안정해지고 전쟁이 일어난다면 한번 축소한 군수산업의 역량을 정상화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대표적으로 독일은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끊임없는 군축러쉬를 감행했다.
독일의 방위산업체들은 세계 시장에서 기술적 경쟁력을 잃을 수 없기에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전차, 야포, 포탄 등 일부 분야에 한해서는 미국의 기업들과 비견되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으나 군축러쉬에 의해 생산/조달 역량은 초토화 되어 버렸다. 정확히는 군축 중에도 기술개발을 위해 매우 소량의 발주를 유지했는데, 규모의 경제가 붕괴되어 버려 단가가 매우 올라갔다.
발주를 받은 군수기업들도 소규모 물량을 위해 대규모 생산 시설을 유지할 수는 없어서 하청을 많이 나누어 줬고, 하청 받은 기업들도 발주량이 워낙 적다 보니 부품 가격을 올려버렸다. 게다가 방산기업들은 보통 방산업만으로 먹고 사는게 아니라 다른 분야의 제조업을 병행하면서 규모를 유지하기 때문에[3] 관련 산업에 체질 개선이 동반된다면 모를까 방산업 분야만 무턱대고 갑짜기 키우는건 어려운 상황이다.[4] 결국 독일은 최신 방산 기술이 있어도 그 기술들이 현 독일군의 운용 장비에 빠르게 적용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서기장 시기 소련군의 급격한 군축도 다양한 문제를 여러 측면에서 보여준다. 1985년 집권한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페레스트로이카의 동력 확보를 명분으로 1980년대 말부터 50만명의 감축을 시작으로 소련군의 인력과 예산을 감축하기 시작했다. 1991년까지 500만명에 달했던 소련군은 300만명 이하로 감소했고 핵탄두와 중거리 미사일을 포함한 전략자산도 1/4 가량 대폭 감축했다. 소련의 전체 방위비 지출도 고르바초프 서기장 집권 이후 30% 이상 감소했다.
고르바초프는 군사력의 감축과 정치적 자유화를 기반으로 소련 체제를 개혁하려고 했지만 군사적인 면에서는 전반적인 악영향을 불러왔다. 소련 군수산업의 축소뿐만 아니라 규모와 예산 삭감으로 가장 직업 경쟁력이 떨어지는 무능한 군인들만 군에 남고 직업군인 다수가 이탈해 소련군의 질적 퇴락 현상이 심화되어 소련 붕괴를 전후해 심각한 문제와 후유증을 남긴 것이다. 심지어 강제로 퇴역당한 군인들 중 일부는 레드 마피아 등 폭력조직으로 흡수되어 범죄자로 전락하게 되어 국가에 더더욱 악영향을 주었다.
3. 오늘날
최근 군축을 대대적으로 진행한 국가는 주로 서유럽에 몰려 있다. 냉전 이후 소련 붕괴 및 러시아의 경제적 몰락으로 미국을 제외한 서방세계 강대국들은 군비를 서서히 축소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중국, 인도, 일본 등의 아시아 군사강국들이 서유럽 전통의 군사강국들보다 강할 것이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서유럽의 군사력은 많이 쇠퇴하였다. 특히 독일군이 심각한데 냉전 시기에는 서독/동독 모두 바르샤바 조약 기구/NATO를 막아내야 할 최전선이었기 때문에 각각 최고급 대우를 받았지만 독일이 통일되고 소련이 붕괴되자 빠르게 그 강함과 규모를 상실했다.그나마 영국군이나 프랑스군은 NATO에서 미군 상대로 체면치레는 할 수 있을 정도의 군대를 유지하고는 있다.[5] 이후 미국도 미국-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을 겪으면서 경제 부담이 커져 군비축소를 시작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새로운 부상과 아시아 지역의 군사력 경쟁 가속화, 미국-중국 패권 경쟁, 세계 평화 유지에 대한 선진국 간의 기여도 문제[6],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테러리즘의 대두[7]로 인해 2010년 중후반 이후로 군사력을 다시 챙기기 시작했다.
영국군은 군축을 취소했고, 프랑스군도 아프리카 쪽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모양새에 차기 항공모함 계획도 진행 중이며, 독일도 내외적으로 많은 지적을 받은 데다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8]에 의해 미국에 의존하는 성향이 많이 줄어들어 국방비 지출을 늘리고 있다.
결국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일어나면서 유럽의 상당수 국가가 위기감을 느끼고 본격적으로 군사력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독일은 본격적으로 재무장을 결정하고 폴란드는 수십조 단위의 방산 계약을 체결하여 군사력 증강, 특히 육군력을 강화하는 등 유럽 국가들의 군비 증강이 심화되고 있다.
4. 대한민국
대한민국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대한민국 국군이 정식으로 창설된 후 군비축소가 제대로 이뤄진 적은 사실상 단 한 번도 없다. 국방 정책의 방향의 차이는 있었을지언정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그 어떤 정권도 국방비 자체를 줄인다는 선택지는 고려조차 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국민 여론에서도 군비축소 여론이 주류를 차지한 적은 사실상 없었다.1990년대 이전까지는 전력상 우위였던 주적인 북한의 남침을 막기 위한 전면전 대비에 올인하다시피 했고, 냉전 종식 이후로도 잠재 적국으로 꼽히는 중국, 그리고 우발적으로나마 소규모 무력충돌이 벌어질 소지가 있는 러시아, 독도 문제로 껄끄러운 면이 있는 일본 같은 군사강국들이 사방에 있다 보니 군축을 시도할 여지가 없다.
대한민국 정부에서 국방비가 감소한 사례는 딱 1번, 1997년 외환 위기 때 1998년 13조 8천억원에서 1999년에 13조 7500억원으로 소폭 감소한 게 전부이다. 이 때 각종 무기 도입을 취소하거나 지연한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이는 심각한 경제 위기로 인한 특수한 상황이었고 그나마도 그 다음해인 2000년 국방비가 14조 4000억원으로 증가하면서 1회성에 그쳤다.
한편 국방비 감축이 아니라 인원 감편은 21세기 들어 저출산 및 극단적인 징병제로 부적격자 징집에 의한 사건사고가 많아지면서 불가피하게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 논의되기 시작하여 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60만 -> 50만 명으로 감편 하였다. 앞으로도 예산은 몰라도 인력은 감축될 가능성이 크다.
그 빈자리들은 군인들의 정예화[9] 및 기계화, 고성능 최첨단 무인 무기들과 시스템들로 메꾸어질 예정으로, 예를 들어 전세계에 유명한 K9 자주포는 3번째 개량 버전에서 무인화가 예고되어 있다. 그 외 초병, 불침번 등 경계 임무에 투입되는 병사들을 줄이고 CCTV나 센트리건으로 대체시키는 구역이 늘고 있다. 해군 또한 예산 밑 인력 문제로 항공모함 사업이 취소되고 무인전력지휘통제함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무인전력지휘통제함 외에 여러 해양무인병기들을 개발하여 최종적으로 2040년대에 해양무인전력사령부를 창설할 계획이다. 해군의 무인 전력 계획은 네이비 씨 고스트 문서 참고 바람.
북한도 소폭이긴 하지만 복무단축 및 편제감편 중이라고 한다. 남한은 저출산으로 군인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 자체가 모자라진 게 원인이고, 북한은 워낙 비정상적으로 비대한 데다가 아주 열악한 대우를 함에도 불구하고 그조차도 벅찰 정도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를 거치며 예산사정이 어려워진 것이 원인이라는 차이는 있다. 이처럼 대치 중인 북한도 군인 수를 줄이는 상황이기에 선진국인 남한 입장에서 온갖 인권, 운용효율, 비용 문제를 감수해 가면서 억지로 인력규모를 유지할 명분을 세우기 더욱 어려워진다.
5. 관련 문서
[1] 이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만이 누적되어 미국제일주의를 외치는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2] 그 미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트루먼 대통령 때 해군을 대상으로 대규모 군축을 진행하다가 해군 출신 국방장관이 자살하였고, 해군 제독들이 대규모 항명을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3] 굳이 따지고 보자면 제조업을 본업으로 하면서 방산업을 부업으로 병행하는 경우가 더 많다. 자동차 생산 기업에서 기갑 차량 등 군용 차량도 같이 생산하고 , 민간항공기 생산 기업에서 전투기 생산을 겸하는 식이다.[4] 특히 이 부분에서 크게 애를 먹고 있는 곳이 바로 미국 해군이다. 군축에 따른 여파로 문제를 겪는건 아니고 사회, 경제적 문제에 해군이 피해를 입은 경우다. 정부와 기업들의 잘못된 선택과 안일한 대처로 미국의 조선업 역량이 폭망하여 군함 수리나 신규 건함 일정이 계속 연기되어 두려울것 없다던 미국 해군의 가장 큰 걱정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왜냐하면 가장 강력한 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의 조선역량은 미국을 수백배 압도하여 군함을 마구마구 찍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폭망해버린 조선업을 살릴 엄두는 안나고, 유럽이나 한일 같은 동맹국들에게 의지하자니 관련 법안이 막고 있으며, 그 법안을 개정해야할 정치인들은 아직 소수나마 유지되고 있는 조선사들이 있는 지역구의 표심 때문에 전전긍긍 하다가 2025년이 되어서야 법안 폐지를 발의 했다.[5] 영국군은 냉전 시대에 북해를 넘어오는 소련 해군을 막기 위한 선봉대였고 냉전이 끝난 이후에도 러시아의 핵잠수함 전력은 변치 않았기 때문에 군비를 줄이려고 시도하였으나 철회하고 최소한 해군력에는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나갔다. 신규 항공모함인 퀸 엘리자베스급 항공모함이 바로 그 사례다. 프랑스군 역시 군비를 축소하긴 했으나 꾸준히 유지를 하고 있다. 무기체계 개선등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아프리카 등 해외에 군사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도 하다.[6] 이 문제로 미국은 세계의 경찰 역할을 그만두었다.[7] 특히 2015년 11월 파리 테러의 영향이 컸다.[8] 동맹국들에게 미군에 계속 의존하려면 돈을 더 내던가 아니면 스스로 국방력을 강화하라는 식의 압박을 많이 했다.[9] 육군은 워리어 플랫폼을 비롯한 여러 사업을 통해 인구절벽을 대비 중이다. 해군은 2030년대 까지 군함 승조원 중 수병 TO를 대다수 없애고 간부화 시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