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19-07-18 21:05:27

체호프의 총

Chekhov's gun
1. 개요2. 설명3. 예시 및 패러디

1. 개요

러시아의 작가 안톤 체호프가 제시한 극의 장치 이론.

2. 설명

"1막에 권총을 소개했다면 3막에서는 쏴야 된다. 안 쏠 거면 없애버려라"라는 내용. 떡밥은 반드시 회수해라 즉, 쓰지 않을 장치라면 없애버리고,[1] 등장한 요소에 대해서는 그 효과가 이어져 가야 한다는 것이다. 초반에 소개시키고 나중에 매우 중요한 장치로 써 먹어 독자나 관객으로 하여금 초반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한편으론 장황한 설정덕후들을 까는 장치이기도 하다.

무기나 총과 같은 것이 등장하고 그것이 특히 부각될 때[2] 보통 그러한 것들은 극 후반부에서 열에 아홉은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코믹하게 연출될 때는 . 초반에 배웠던 춤 동작을 히로인과 함께 추면서 졸개들을 쓸어버리는 것이 주 패턴.

요약하자면, 현실의 벽난로 위에 총이 걸려있으면 그건 그냥 장식일수도 있지만 소설에서 제한된 분량을 사용하여 '벽난로 위에 총이 걸려있다'라고 묘사를 했다면[3] 그 부각된 소재는 반드시 이야기의 진행 속에서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 사용되지도 않을 것을 괜히 부각시켰다면 그것은 분량과 노력의 낭비이며, 동시에 해당 작품을 산만하게 만드는 나쁜 요소가 된다는 이야기이다.

3. 예시 및 패러디

이것의 예로는 톨킨의 판타지 소설 반지의 제왕에서 갈라드리엘프로도에게 준 선물들이 있다.

람보 2에서도 체호프의 총이 나온다. 초반에 해적선장이 배에 숨겨둔 RPG-7을 보여주는데 중반에 존 람보가 그걸 써서 무장보트를 박살내버린다.

이를 패러디(?)한 벽난로 위의 모닝스타라는 말도 있다. 대한민국의 소설가이자 평론가인 복거일이 이 '체호프의 총'을 예로 들어 이영도의 작품을 깠는데, 이에 격분한(...) 이영도의 팬들이 '어떤 설정이 뒤에 어떻게 쓰이는지 내가 보여주겠다!'며 조사하기 시작한 것이 시초이다.

패러디의 절정은 TvTropes에서 맛볼 수 있는데, 여기엔 아예 체호프의 무기고라는 하위 항목이 있다. 그중 절정은 슈뢰딩거의 총. '아직 관측되지 않은(연재되지 않은) 사건은 공개되기 전까지 현재 상황이나 독자의 반응에 따라 계속 변경된다'는 이론이다.(...). 게다가 작품 속에서 이렇게 복선을 회수하는 역할을 하는 인물들을 칭하는 "체코브의 군인"들로 이뤄진 "체코브의 군대"라는 개념까지 만들어 가지고 논다... 사실 러시아군이라 카더라

스티븐 킹은 이 말을 뒤집어 "3막에서 총을 쏠 거면 1막에서 반드시 그 총을 등장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뒷부분에 중요한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면 그 앞부분에 그 사건의 배경, 인물 등을 필히 자세히 묘사해야 된다는 말.

해당 버전은 SF나 근미래를 다루고 있는 액션 영화 등에서 매우 자주 볼 수 있다. 후반의 사건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신무기나 기술이 사전 설명 없이는 관객들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초반부에 짧막하게라도 설명을 하거나 시연회(...)를 하는 장면을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넣는다.[4] 그러나 너무 뻔하게 설명하면 후반부 전개가 다 티가 나게 된다는 문제도 생긴다. 가령 이벤트 호라이즌의 경우 초반부터 다짜고짜 우주선의 중간에는 폭탄이 설치되어 있어 비상시 폭파시키고 앞부분은 구명선으로 쓴다는 설명을 하고, 스텔스에서는 무인기인 EDI에 사람이 탈 자리가 있다며 설명해주고 그 좌석을 직접 보여주는 장면까지 있는데 이게 후반부에 어떻게 쓰일지는 누구나 짐작 가능해진다.

일본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에서도 언급된다. 주인공 아오마메가 호신용(+자살용)으로 총을 건네받으면서 언급된 것. 그리고 마지막 권 후반부에서 다시 체호프의 총이 언급되는데 자세한 내용은 스포일러이므로 생략.

오모토 타츠키감독의 케무리쿠사는 이 요소를 극한까지 활용해 팬들로 하여금 극중의 아무 장면만 띄워도 '이게 그 장면의 복선이였구나'라는 말이 절로 나오도록 만들어진 작품이다.[5]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에서 최익현(최민식)이 야쿠자로부터 선물받는 리볼버는, 극중에서 발사될 것처럼 계속 존재감을 드러내지만 극이 끝날 때까지 단 한번도 총알이 발사되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이 "총알 없는 리볼버"를 "분명 인맥과 잔머리는 톱이지만 막상 형배가 없으면 뭣도 아닌" 최익현의 처지를 나타내는 장치라고 해석한다.


[1] 즉 이야기에 무의미한 부분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드라마는 지루한 부분을 잘라낸 인생이다'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격언과도 맥이 같다.[2] 영화 상에서 특정 물건 등을 클로즈업할 때[3] 영화의 경우 단순히 배경의 일부로 보여준 것이 아니라 클로즈업 등을 통해 부각시켰다면[4] 이를 어겨서 시청자에게 안 좋은 의미의 충격을 선사한 예가 하슈말. 작품 내에서 별 떡밥이 없다가 갑자기 등장했다. 심지어 그나마 등장한 떡밥도 작품 외부에서 자세히 파헤쳐야 실마리 나오는 정도.[5] 작중의 거의 모든 대사나 연출이 하나 이상의 복선회수과정을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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