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6 12:07:39

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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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활약3. 대중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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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俊沙 (생몰년 미상)

전국시대 일본조선의 인물. 조선에 귀순한 항왜안골포의 적진에서 이순신에게 항복했다. 명량 해전 때만 기록에 단 1번 등장하는 인물이다.

2. 활약

1597년 벌어진 명량 해전에서 일본 수군의 함선 330여 척이 이순신이 이끄는 조선 수군 13척(그중에도 전투 초기엔 1척)에 패하여 궤멸하자 왜군은 후퇴하기 시작했다. 이순신은 안위, 김응함 등에게 적선들을 공격하도록 하고 송여종과 정응두 등은 서로 협력해 일본의 배를 공격하는 상황이었다.

이때 준사는 이순신의 배에 타고 있다가 배 위에서 바다에 빠진 왜군들을 내려다보던 중 마다시(馬多時)를 알아보고 "무늬 있는 붉은 비단 옷을 입은 놈이 적장 마다시입니다." 하며 지목했고, 이순신은 김돌손을 시켜 갈고리로 마다시의 시체를 건져내게 했다. 준사가 마다시의 얼굴을 보고 그가 맞다는 것을 확인하자 이순신은 그 시체를 참수해 목을 걸어두어 일본군의 사기를 꺾었다.
降倭俊沙者、乃安骨賊陣投降來者也、在於我船上俯視曰:「着畫文紅錦衣者、乃安骨陣賊將馬多時也!」吾使金石孫鉤上船頭、則俊沙踴躍曰:「是馬多時!」云 故卽令寸斬、賊氣大挫。
항왜(降倭) 준사(俊沙)는 안골의 적진[1]에서 투항해온 자인데, 이때 내 배 위에 타고 있다가 굽어보며 말하기를
"저기 무늬가 있는 붉은 비단옷을 입은 자가, 안골 진영의 적장 마다시(馬多時)이다."
하였다. 나는 김돌손(金石孫)[2]을 시켜서 갈고리로 그 자를 뱃머리로 끌어올렸다. 그러자 준사가 보곤 펄쩍 뛰면서
"맞다. (얘가) 마다시(야)!"
하는 고로 즉시 목을 베었고 이에 적의 사기가 크게 꺾였다.
난중일기 정유년(1597년) 9월 16일
준사가 이때 가리킨 '마다시'라는 이름은 마타시로(又四郎)를 가리킨다는 게 정설. 다만 이때 마타시로라는 통칭으로 불린 사람이 둘 있고 둘 다 여기서 전사했기에 혼선이 좀 있다. 구루시마 미치후사라는 설이 유력하지만, 간 마사카게 아니냐는 설도 있다.

3. 대중매체

  • 창작물에서는 소설가 김경진 등이 명량 해전을 소설로 다룬 격류에서 처음 등장한다. 역사대로 이순신이 탄 대장선에서 싸우며 난중일기의 기록대로 적장 마다시를 발견해 이순신으로 하여금 목을 베게 만든다. 격류의 설정에서 준사는 백제 멸망 후 동아시아를 떠돈 해상세력의 마지막 후예로 설정되는데, 이후 김경진이 쓴 임진왜란 책에서의 명량해전에선 이 설정이 삭제됐다.
  • 불멸의 이순신에서 준사를 모티브로 한 신이치라는 이름으로 나왔다. 배우는 이원희가 연기했다.
  • 2014년에 개봉한 영화 명량에서 등장했는데, 일본인 배우인 오타니 료헤이가 연기했다. 스파이로 활약하면서 임준영에게 일본군의 기밀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3] 이후 조선군 진영으로 돌아와서 이순신의 대장선에 승선하여 싸우는데, 이순신의 전술에 말려서 자신의 함대가 개박살나는데 빡친 구루시마 미치후사가 이순신의 기함으로 건너와 이순신을 향해 닥돌하자, 준사가 그를 막아서며 구루지마의 배에 거하게 칼빵을 먹여준다. 결국 구루시마가 준사에게 "네놈은 열도 놈이냐, 조선 놈이냐?!!!"라고 고함치고 그를 밀쳐낸 뒤 이순신에게 돌격하지만 무수한 화살을 맞고 이순신의 칼에 참수당해 죽는다.
  • 2022년 7월 개봉 영화 한산: 용의 출현에도 등장했다. 배우 김성규가 분했으며, 세키부네 한 척의 함장으로 실제 역사와는 달리 사천 해전에서 포로로 잡히는데 이순신의 어깨에 부상을 입히는 전과를 올리기도 했다. 포로로 잡힌 다른 왜병들에게 도노(殿)이라 불리며 존경받는다. 조선말이 능숙해 심문 도중 이순신의 관심을 끌게 되고 이순신과 독대 자리에서 이 전쟁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한다. 이순신은 '의(義) 와 불의(不義)의 전쟁'이라는 답을 주고, 준사는 사천 해전에서 이순신의 어깨를 쏜 자가 본인임을 자백하며 그때 이순신은 부하를 구하기 위해 나섰지만, 본인의 상관은 부하를 방패막이로 이용했다고 하며 이순신에게 거두어주기를 청하자, 이순신이 이를 받아들이며 이중 첩자로 활약한다.[4] 조선 수군이 학익진 기동 훈련을 할 때 포로로 잡힌 다른 일본 수군 병사들을 지휘하여 학익진을 돌파하는 가상의 적군 역할을 하였다. 이후 와키자카 사효에의 기습으로 감옥에서 풀려나 와키자카 군에 합류하면서 배신하나 싶었지만 정보름을 탈출시켜 이순신에게 정보를 전하는 한편, 웅치 전투에 합류해 의병들과 함께 왜군에 맞서 싸운다. 여담으로 의병 한 명이 일본 특유의 촌마게 장식을 가리기 위해 준사에게 두건을 주자, 황박은 그런 거 필요 없다며 '의(義)'를 향한 마음가짐으로 충분하다고 만류하는데, 전작에서 피아식별을 위해 두건을 썼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왜군에게 '너는 어느 편이냐'는 일갈을 듣는데, 이 역시 바로 상술한 구루시마의 절규를 연상케 한다. 여러모로 전작과의 연결고리가 많은 캐릭터다. 영화 종반부 황박이 전사하고 준사도 죽을 위기에 몰리지만 황진의 구원군이 등장해 준사를 구하고 준사는 '의(義)' 자가 적힌 의병 깃발을 들고 돌격한다. 드라마적인 요소를 상당 부분 생략한 영화라 자세한 사정은 알 수 없지만 조선이 의로운 세력이고 일본은 불의라는 이순신의 설명을 바로 받아들이는 것을 보면 자신을 총알받이로 보내는 일본보다 자기 부하를 위해 싸우는 이순신의 말에 공감한 걸로 보이고 처음부터 전쟁에 회의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배우가 바뀌면서 설정이 어색한 부분이 살짝 나타났는데, 명량에서는 일본 배우가 연기해서 조선말을 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고, 조선인과 대화할 때도 통역을 거치는 것으로 나온다. 그런데 시기적으로 명량보다 과거의 일을 다룬 한산에서는 처음부터 조선말을 능숙하게 구사한다.
  • 2023년 12월 개봉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에도 등장했다. 배우는 한산과 동일하게 김성규가 출연했다. 초반에 자신에게 복수하려는 왜군에게 아들인 면이 죽은 것을 악몽으로 꾸고 깨어난 이순신이 고향으로 돌아갈 걸 권하나, 나중에 다 끝나면 고향에 돌아가겠다, 지휘하는 분들은 모르겠으나 일선에서 싸우는 병사들은 전쟁이 끝나야지만 고향에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거절한다. 이후 고니시를 탈출시키려 오는 시마즈 군이 도착하기 전에 격퇴하려고 조명연합수군이 떠날 때, 이순신이 여전히 연합수군이 고니시를 봉쇄하는 척 속이다 고니시 군이 낌새를 알아차리고 출항하면 괜히 싸우지 말고 알리라고 명을 받고, 이순신의 예상대로 고니시가 눈치 채고 출항하자 재빨리 후퇴해 이순신과 합류한다. 이후, 시마즈 군이 진린을 생포해 전투를 끝내려 들자 이순신의 명대로 재빨리 난입해 진린을 탈출시키는 데 성공하나, 그가 난입했을 때에는 명군이 너무 열세에 있었기에 살아서 돌아오라는 이순신의 명에도 불구하고 배에 남아 시마즈 요시히로와 왜병들을 상대한다. 중상 때문에 무릎을 꿇는 위기 속에서도 돛대가 부러지는 틈을 타 기습하는 등 치열하게 싸우나 시마즈 요시히로를 죽이는 데 실패하고, 이런 투혼에 시마즈는 "네놈은 조선인이냐? 열도인이냐?"라고 묻는데, 이에 "7년... 의를 향한 전쟁... 후회는 없다..."라고 답하고 목을 베인 그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 싸우다 바다에 투신자살한다. 적에게 목이 베여 수급이 되는 처참한 신세가 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물에 뛰어든 것으로, 의를 중시하는 준사에게 걸맞는 명예로운 최후였다.

[1] 안골포 해전일 수도 있고, 단지 안골포를 뜻한다고 볼 수도 있다.[2] 조선 수군의 무상(舞上)이자 사부(활 쏘는 병사). 한문으로 쓸 때는 金石孫이지만 읽을 때는 '김돌손'으로 읽는다.[3] 사실 스파이로서의 활약은 삭제된 영상에서 더 잘 드러난다.[4] 작중 설정을 따르면 준사는 도쿠이 미치유키의 부하인데, 그 동생이 바로 명량구루지마 미치후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