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조왕신(竈王神)은 동아시아의 전통 설화에 등장하는 가택신 중 하나로, 부엌을 관장하는 신이자 부녀자들의 신이다. 조왕각시, 부뚜막신, 삼덕할망(제주)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집안의 재액을 막아주고 가업이 번창하게 해주는 일을 하며, 부엌에는 늘 불씨가 있으므로 불에 대한 부분도 맡고 있다. 음력 12월 23일에 승천하고, 설날 새벽에 지상에 내려와 제자리로 돌아간다고 한다.조왕신이 지켜보고 있으므로, 주부들은 불을 때며 악담을 하면 안되고, 부뚜막에 걸터앉거나 발을 디디면 안되며, 부엌을 깨끗이 해야 했다고 한다.
2. 한국의 조왕신
'''한국 신화의 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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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조왕신은 고대 한반도의 부뚜막신이 결합되어서 나타난 신격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시골 할머님들이 부뚜막 뒤쪽에 토대를 만들어 놓고 그 위에 조왕보시기(조왕중발, 조왕단지)를 두어, 거기에 매일 아침 깨끗한 물(정화수. 조왕물이라고도 함)을 길어다 채워놓고 치성을 드리는 데 그게 바로 조왕신을 모시는 것이다. 또한 밥을 지으면 첫 밥은 조왕신께 올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보통 주부의 모습으로 나타나며, 주부가 음식하는 것을 도와준다고. 웹툰 신과함께에서도 부엌을 관장하며 식사 준비를 담당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현대화된 탓에 전기밥솥에 들어가서(...) 밥을 한다. 웹툰 학원기이야담이나 한국 순정만화 Mana에서도 등장한다.
한국에서는 본래 여성신으로 묘사되었으나 후대에는 남성신으로 표현되었다. 스펀지에서는 처음부터 남성신으로 서양의 산타클로스와 많은 공통점이 있다고 방영했다. 집안의 최고신 자리를 놓고 성주신과 싸웠으나 지는 바람에 성주신과 사이가 나쁘다는 전승도 있는데, 이것이 모계사회에서 부계사회로 전환한 역사를 반영한다는 학설도 존재한다. 반대로 조왕신은 부엌을 담당하는 신인 만큼 주부이자 정실부인을 상징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화장실과 첩을 상징하는 정랑각시와 대립한다.
한국 불교에서는 좌우에 땔감의 신 담시력사와 요리의 신 조식취모를 거느린 부부신으로도 등장한다. 현대에도 많은 한국 절의 부엌에서는 벽에 성주신을 묘사한 탱화를 걸고 촛불을 켜거나 작은 젯상을 차려두곤 한다.
현대에는 양옥에서 많이 살면서 조왕신 신앙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조왕신이 싱크대에 머문다고 믿거나, 상술한 전기밥솥에 살거나 가스레인지 등에 머문다고 믿기도 하며 양옥에서는 흔히 부엌과 마루가 구분되지 않으므로 성주신과 합쳐져 '조왕성주신'이라는 하나의 신으로 믿기도 한다.
3. 중국의 조왕신
중국에서는 여성보다는 남성이나 부부의 모습으로 주로 나타난다. 조군, 사명조군, 조신야 등으로도 불리며 집안의 수호신 성격이 강한 한국과 달리, 중국에서 조왕신은 섣달 그믐에 하늘에 올라가, 한 해 동안 자신이 관리하는 집안의 사람들이 잘한 일과 잘못한 일을 옥황상제에게 알려바쳐 그 과보에 따라 수명이 줄어들거나 재액이 생기게 하거나, 반대로 좋은 일이 생긴다거나 수명이 늘어나게 한다거나 하는 사명신의 성격이 강하다.이런 연유로 중국에는 조왕신이 올라가는 때가 되면 부뚜막에 엿을 비롯한 끈적끈적하고 달콤한 음식을 바르는 관습이 있다. 조왕신이 하늘에 올라갔을 때 입이 엿으로 찰싹 붙어 옥황상제에게 제대로 보고를 하지 못하거나, 뇌물로 바치는 엿을 먹고 모른 체해달라는 뜻이다. 그야말로 돈으로 귀신도 부릴 수 있다는 대륙다운 사고방식이다.
여담이지만 조왕신은 '매미를 닮은 붉은 벌레'의 모습으로 지상에 나타난다. 다시 말해, 바퀴벌레의 모습으로 부뚜막에 강림한다는 것.
4. 일본의 가마도가미
일본에서는 가마도가미(竈神, かまどがみ)라고 부르며, 한국이나 중국과 마찬가지로 집안의 길흉화복을 관장하는 일을 맡고 있으며, 일본 전통 주거에서 부뚜막이 다다미방보다 상대적으로 어둡다 보니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관장하는 힘이 있다고 믿어지기도 했다. 성별은 남성과 여성이 공존한다. 오키나와의 류큐 신토에서는 히누칸(火の神, ヒヌカン)이라 부르며, 역시 집안의 안녕을 맡아보는 중요한 신이다.5. 조왕신의 역사와 변화
중국에서는 전국시대의 문헌인 <전국책>에 기록이 남아있어 기원전 5~3세기에 체계화된 조왕신 신앙이 나타난 것으로 보이며, 널리 퍼진것은 한나라 때부터로 한무제 때부터는 국가 제사행사 중에 조왕신에게 제사를 드리는 것도 들어있었다.우리나라에서 조왕신과 관련된 자료로 가장 오래된 것은 <삼국지> 위서 동이전 변진조, 즉 변한과 진한의 풍습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에서 "귀신에게 제사 지내는 방법은 다르나, 문의 서쪽에 모두들 조신(竈神, 조왕신)을 모신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이렇듯 불과 불을 다루는 부엌을 신성시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으로 보이는 신앙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의 헤스티아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후 불교와 더불어 중국의 조왕신 신앙이 들어오면서 한국의 전통 부뚜막신과 중국 조왕신은 동일시되어 둘이 섞이게 되었고, 자연히 그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도 조왕신이 조왕할아버지/조왕할머니 부부로 나타나거나, 소수지만 중국 조왕신처럼 조왕대감이라는 남성신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2000년대 이후 한국의 일반 가정에서는 조왕숭배를 찾기 힘들며, 무교에서 굿이나 독경 시 안택굿의 일부로 조왕청배를 하거나 조왕고사를 지내는 것 정도만 남아있다. 그나마 불교 사찰에서는 공양간에 조왕신을 모신 조왕탱화를 흔하게 볼 수 있다. 한국 사찰의 조왕신앙은 불교가 중국을 거쳐 들어오다 보니 중국 조왕신앙의 영향이 짙어 남성 조왕신을 그림으로 그려 조왕단이나 공양간 한켠에 걸어놓고 모시는 경우가 많으며, 좌우에 땔감의 신 담시력사와 요리의 신 조식취모를 거느리고 있다. 그러나 그 앞에 설치된 작은 단에 조왕단지를 따로 놓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