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9 01:17:07

사해용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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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서유기에서3. 관련 항목

1. 개요

四海龍王

사룡(四龍)으로도 부른다. 중국의 전설에서 동서남북의 네 바다를 각각 지배한다는 용왕들. 이들은 성이 전부 오(敖)씨로 형제지간이다. 한국의 설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동서남북 각각의 바다에 수정궁이라 불리는 용궁에 머물며, 바다의 권속과 함께 비바람을 다스린다는, 용왕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이면서도 최고의 위치에 있는 용왕들. 도교 전설에 따르면 옥황상제에 의해 임명되어 천계에서 칙지가 내려오면 그에 맞추어 강우량을 조절한다고 한다. 이들 사형제의 이름과 왕호는 다음과 같다.
  • 동방청룡 광덕왕(廣德王) 오광(敖廣)
  • 남방적룡 광리왕(廣利王) 오흠(敖欽)
  • 서방백룡 광순왕(廣順王) 오윤(敖閏)
  • 북방흑룡 광택왕(廣澤王) 오순(敖順)

이들의 왕호는 후에 고전 소설 《서유기》에서 다른 명칭으로 바뀌어서 나타난다. 《서유기》에서 바뀐 왕호는 다음과 같다.
  • 동해 창녕덕왕(滄寧德王) 오광
  • 남해 적안홍성제왕(赤安洪聖濟王) 오흠
  • 서해 소청윤왕(素淸潤王) 오윤
  • 북해 완순택왕(浣旬澤王) 오순

이중에서 동해용왕 오광이 사형제 중 맏형으로 취급된다. 둘째는 오흠이고, 나머지 오윤과 오순의 순서는 작중에서는 불명. 등장이 가장 많은 용왕은 오광과 오순.[1] 오흠과 오윤은 손오공이 4형제를 한꺼번에 소환할 때나 같이 나오고 단독으론 나오지 않는다. 여담이지만 오순과 오윤은 왠지 바뀌어 나오는 경우가 있다.[2] 그냥 이름 말고 동서남북 직책 이름으로만 기억하는 게 편할 듯.

2. 서유기에서

《서유기》에서 손오공이 동해용왕 오광에게 와서는 대뜸 무기를 달라 하며 처음 나온다. 오광은 당연히 기가 막혔지만 깽판칠까봐 어쩔 수 없이 무기를 하나 내주려 하니, 하나같이 가볍다며 맘에 들지 않아한다. 그러던 중 여의봉을 보더니 마음에 들어했다. 오광은 여의봉은 과거 반고가 땅을 다질 때 썼던 거대한 몽둥이[3]지만 엄청난 무게와 크기 때문에 바다의 추로 삼고 있는 거라며 어떻게 무기로 쓸꺼냐 했는데, 그 때 왕비가 슬쩍 와서는 어차피 여의봉은 귀한 거긴 해도 쓸 데가 없는 애물단지였고, 본인이 무기로 쓰겠다는데 맘에 들면 가져가게 냅두자고 했다.

손오공은 이걸 번쩍 들더니 묵직한 게 마음에 든다고 하고, 이윽고 크기만 좀 더 작았으면 좋겠다 하니 바람결에 휘두르는 대로 크기까지 줄어들자 더더욱 마음에 들어한다. 근데 이제 좀 가나 했더니, 기왕 여기 온 김에, 이거랑 세트로 갑옷같은 것도 좀 줬으면 좋겠다며 안 나간다.(...)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줄 알아요[4] 오광은 어쩔 수 없이 사해의 자기 형제들을 불러 논의한다. 당연히 다들 손오공이 괘씸했지만 저 여의봉을 가볍게 휘두르는 괴력이 두려워서, 결국 남해 용왕 오흠은 봉시자금관(鳳翅紫金冠)이란 투구를, 북해 용왕 오순은 우실보운리(藕糸歩雲履)란 신발을, 서해 용왕 오윤(敖閏)은 쇄자황금갑(鎖子黄金甲)이란 갑옷을 넘겨준다. 보면 알겠지만 또 용왕들 이름이 엉망이다. 그리고 손오공이 고맙다는 인사 한 마디 툭 던지고 떠나자마자 바로 천계에 고발한다.

옥황상제는 용왕들의 보고를 받고, 또 명계에서도 손오공이 깽판을 쳐서 원숭이 족속들의 수명이 죄다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는 보고도 오자 분노해서 천병을 이끌고 손오공을 잡으려 하고, 이후 손오공은 천계에서 필마온, 반도원 복숭아 관리를 맡았다. 결국 다 때려치고 전쟁을 일으킨 끝에 석가여래에게 패하여 오행산에 봉인된다. 이 때 여의봉을 제외한 물건들은 오행산 밑에 깔려있는 동안 다 삭아서 없어졌다고 한다. 황금인데?[5]

그 뒤로 손오공이 삼장법사의 제자가 된 뒤로는 지원군으로 가끔 등장한다. 여전히 손오공에게 끌려다니는 신세긴 하지만... 특히 오윤은 아들 마앙태자와 함께 가장 많이 등장한다. 조카 타룡이 흑수하에 말썽을 부리고 코뿔소 3형제의 등장에 무지 시달리기도 하나, 활약도 가장 많다.

삼청관 도사 에피소드에서도 지원군으로 등장. 여기선 인간으로 둔갑한 세 마리의 요괴 도사가 나오는데, 도술 실력은 진짜라 기우제를 지내자 하늘에서 천명이 내려와 그거대로 비를 내리려고 사해용왕이 다 나타난다. 손오공은 용왕씩이나 돼서 요괴들 말이나 듣냐고 따지지만, 용왕들이 "저 도사들의 실력은 진짜배기라서 천명을 얻어낸 거다 보니 어쩔 수 없었소"라고 해명하자 "천명이면 어쩔 수 없지. 하지만 요괴를 퇴치하려는 일이니 잠깐 기다렸다가 내가 신호하면 그때 비를 내려주시오"라고 지시한다. 사실 비 내리는 시간조차도 천명이라 함부로 어기면 안 되는 일이지만[6] 상대는 옥황상제도 고개를 젓는 손오공이니(...) 그의 지시대로 비를 내려주고 모습까지 드러내 기우제 대결에서 삼장법사 일행이 완승하도록 돕는다.[7]
이후 다시 대결할 때 세 도사 중 양력대선이 펄펄 끓는 기름솥에 들어가 버티는 대결에서 기름이 펄펄 끓는데도 솥은 얼음장같이 차가운 걸 본 손오공이 주위를 살펴보니, 북해용왕이 멀찌감치 숨어있다 들켰다. 손오공이 그가 요괴를 돕는 줄 알고 당장 튀어나오라고 펄펄 뛰자 오해라면서, 양력대선이 스스로 기른 냉룡 한 마리를 주위에 두르고 있는 거라고 해명한다. 그리고 그가 냉룡을 데리고 돌아가 버려서 양력대선은 온도가 올라간 기름에 타죽어버린다.

새태세 에피소드에서는 손오공이 주자국 왕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비를 내리려고 동해용왕 오광을 부른다.[8] 하지만 손오공이 무턱대고 부른 거라 비를 내리는 데 필요한 신하들을 한 명도 안 데리고 와서 난감해하자, 손오공은 어차피 그렇게 거창할 필요 없이 약 먹을 정도의 비만 필요하다고 말했고 이에 오광은 그럼 침이라도 몇 번 뱉어 소나기를 내려보겠다고 대답해 문제 해결. 말로 하니 웃기지만 어디까지나 그 상서로운 용의 침이라 구름에서 몇 번 뱉은 것 만으로도 이슬비같이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잔에 담으니 향기로운 향이 넘쳐났다고 한다.

참고로 여기에서는 이들 사형제에게 누이도 있다고 나온다. 이 누이는 경하 용왕과 혼인하여 아홉 아들을 두었는데, 경하 용왕이 앞의 각주에서도 나오는 임의로 비 내리는 시간을 어긴 죄를 짓고 참수당해 죽자 오라비들 중 하나인 오순에게 의탁했다고. 이후 사형제의 누이인 경하 용왕비는 작중 시점에서 몇 년 전 병으로 사망했다고 하고, 아홉 아들 중 여덟 명은 각자 직책을 맡아 독립했지만 막내인 타룡이 외삼촌 빽을 믿고 망나니로 설치다가 삼장법사 일행과 격돌하게 된다. 서유기 에피소드가 늘 그렇듯 타룡은 삼장법사를 납치해 잡아먹으려 들었으나, 타룡의 배경을 알게 된 손오공이 오순을 찾아가 '조카놈 잘못 키웠으니 당신에게도 죄를 물어야겠다'며 따지자 대경실색한 오순은 그 녀석 잡아오라며 아들인 마앙 태자를 손오공과 함께 보냈다. 그렇게 마앙 태자가 출격했지만 뉘우칠 줄 모르고 사촌 형님에게도 버릇없이 굴던 타룡은 결국 호되게 혼이 나 끌려갔고, 손오공은 삼장법사를 구출해냈다는 결말.

3. 관련 항목



[1] 오순의 경우 그 아들인 마앙 태자 역시 손오공의 지원군으로 몇 번 나온다.[2] 첫 등장 때에는 서해용왕이 오윤, 북해용왕이 오순이었는데 홍해아 및 흑수하 에피소드에서는 북해용왕이 오윤, 서해용왕이 오순으로 나온다. 차지국 에피소드에서 기우제를 지낼 땐 마앙태자(서해용왕의 아들)까지 언급하면서 서해용왕이 오순이라는 뉘앙스로 나오는데 얼마 뒤 북해용왕을 호출할 땐 또 오순이다.[3] 혹은 강과 바다의 깊이를 잴 때 쓰던 측정 도구.[4] 판본에 따라서는 손오공이 "이거 좀 휘둘러 볼까?" 라고 하자 오광이 진정시킨 뒤 불렀다고도 하고 손오공에게 몇 대 맞고 손오공에게 맞고도 안 죽었나?[9] 불렀다는 버전도 있다.[5] 뭐 진지하게 따지자면, 완전히 금으로만 된 갑옷은 실용성이 없다. 그래서 예를 들어 황금 판때기를 엮은 가죽끈이 죄다 삭아 끊어졌거나 하면 말이 안되진 않는다. 천웨이동 서유기에선 그동안 산 밑에 깔려있다보니 걸레짝이 되었다고 하는데 이후 손오공이 백골정 일로 파문당해 화과산으로 갔을때는 새로 구한건지 고친건지 이 차림으로 저팔계를 맞이한다.[6] 바로 이 형제들의 매부인 경하 용왕이 점쟁이와의 내기에서 이기겠다고 비의 시간과 양을 함부로 어겼다가 참수당해 죽었다. 여담으로 이 경하 용왕 일이 나비효과가 되어 삼장법사가 불경을 구하러 가게 되는 계기가 된다.[7] 앞에서도 말했듯 도사들의 실력은 가짜가 아니라 기우제로 비를 부를 수는 있었지만 용왕을 불러낼 실력은 아니었으니, 용왕도 오라 가라 할 수 있는 손오공 앞에서는 하룻강아지였다.[8] 무근수, 즉 뿌리가 없는 물로 약을 삼켜야 하며, 뿌리가 없는 물이란 땅에 닿지 않은 빗물이라고 한다.



[9] 신하들이 맞았다고 전해지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