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02:08:49

적의 적은 나의 친구

적의 적은 내 친구에서 넘어옴
1. 개요2. 예시3. 예외의 경우4. 대중매체 속 어록
4.1. 반대되는 어록
5. 관련 문서

1. 개요

The enemy of my enemy is my friend
If Hitler invaded Hell, I would make at least a favourable reference to the devil in the House of Commons.
만약 히틀러지옥침공한다면 나는 서민원에서 악마에 대한 지지 연설이라도 할 수 있다.
윈스턴 처칠[1]
말 그대로 A와 B가 대립하고 있을 때 C 역시 B와 적대 관계라면, A와 C는 면식이 없어도 공통의 적을 둔 관계이므로, B와 상대하거나 견제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동맹을 맺거나 친해지려는 경우를 의미한다. 음수 (적)와 음수 (적)를 곱하면 양수 (아군)가 된다는 논리이기도 하다.

여담이지만 정작 이 속담을 말한 페르시아 왕자는 신하들에게 배신당해 죽었다고 한다.

2. 예시

여기서 B는 작품이나 상황에 따라 그냥 공통적인 적일 수도 있고, A와 C를 비롯한 D, E, F… 등 다수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상대적인 혹은 절대적인 거악일 수도 있다. 사실 전자보다는 후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 특히 대중매체에서 사용될 경우 후자의 경우가 압도적으로 높다. 이는 그만큼 공동의 적으로 낙인찍힌 대상자가 그만큼 강하다는 걸 보증하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다만 상황에 따라서 A와 C가 새로운 갈등의 씨앗을 품으면 그냥 일시적인 동맹으로 끝나서 A vs B vs C의 삼파전으로 흘러가거나, 심하면 A나 C 중 하나가 서로에게 배신 당해서 B편으로 돌아서기도 한다. 혹은 B와의 싸움에서 승리한 후에 AC가 바로 적대관계가 되는 경우도 있다. 만약 A와 C가 A와 B, C와 B만큼의 적대관계는 아니더라도 적대관계였는데 B를 물리치기 위해 어쩔수 없이 동맹을 맺은 거라면 아예 B와 동시에 묻어버리려는 통수를 칠 수도 있다. 이는 애초에 이런 동맹관계는 철저히 본인의 이익만을 노리고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더 이상 취할 수 있는 이득이 없고 심지어 동맹이 나의 이득에 방해가 된다 생각이 들면 가차없이 내치는 게 현실이다. 한마디로 적의 적도 어쨌든 적일 수 있다.[2]

물론 B에게 당하나 C에게 통수맞으나 어차피 똑같은데 C에게 통수맞는 게 그래도 B에게 당하는 것보다 기분이 덜 나쁘다거나 하는 이유로 피해가 더 적다면 어쩔 수 없이 C에게 양보하는 식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고 실제로 이게 더 실리에 부합하는 경우가 많다. 또 한편 A와 C가 손을 잡고 B를 견제하는 데 성공했는데 A와 C는 서로 갈등을 겪거나 적대할 일이 없으면 뒤통수 치기나 배신 없이 좋게 헤어져서 각자 갈 길을 갈 수도 있고, 혹은 A와 C가 B를 견제하는 과정에서 A/C가 B와 관련 없는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협동하거나 한 쪽이 위기 상황에 빠졌을 때 다른 한 쪽이 구출해주는 식으로 서로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줬다면 B가 사라진 후에도 동맹 관계를 지속, 강화하는 식의 해피엔딩도 가능하기 때문에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기본적인 대립 심리관계이기 때문에 대중매체에서도 쓰이지만 현실에서도 굉장히 잦은 현상 중 하나이다. 삼국지동맹의 역전이 좋은 예. 한반도에서도 삼국이 서로 동맹과 배신을 일삼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또한 이런 국제적 스케일의 동맹과 배신뿐만 아니라 사실상 인생을 경험하면서 적을 만들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고, 적을 만들고 살아가다 보면 타인과 공동의 적을 공유하는 상황도 흔하게 마주할 수 있다 보니 일상생활에서 역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일상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게 되는 케이스가 바로 예체능 프로그램의 경쟁 구도. 기본적으로는 모든 출연자가 동등한 규율 아래 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가나 출연자들 간의 기본 능력 차이가 있기 때문에 능력치가 부족한 출연자들이 능력치가 좋은 출연자를 집중 견제하기 위해 동맹을 맺기도 하고, 볼 일이 끝나면 바로 배신을 때리기도 하는 등 본 클리셰에서 구상할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들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사회심리학자 셰리프(M.Sherif)가 1954년에 수행한 로버스 케이브(Robber's Cave) 공원 실험에서도 적의 적은 나의 친구라는 논리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우선 셰리프는 만 12세 소년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서 캠핑을 하게 하고, 위계서열과 질서가 갖추어질 때까지 기다린 다음, 우연을 가장하여 두 집단을 서로 접촉시켜 보았다. 사실 셰리프는 두 집단 사이에 반목을 조장하려고 이런저런 꼼수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격렬하게 분쟁이 발생해서 도리어 놀랄 정도였다고. 그런데 이렇게 박터지게 싸우던 와중에, 셰리프는 캠프 관계자를 시켜서 일부러 그 소년들을 교묘히 괴롭혀 보았다.[3] 이렇게 '공동의 적'이 생겨나자, 두 집단은 서로를 열심히 디스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쉽사리 손을 잡았다. 심지어는 연구 마지막에는 서로 화해하고 친구가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고.

3. 예외의 경우

물론 옛말에도 나와 있듯이, 나의 적의 적은 여전히 X같은 적일 뿐이다.
- 카렌 보우먼
같으면서도 다른 명언으로 친구의 친구는 내 친구가 아니다(Socii Mei Socius Meus Socius Non Est)가 있다. 로마법 대전에 실려 전해지는 고대 로마 법학자 울피아누스(Ulpianus)의 격언(D.17.2.20)으로 로마법의 맥락에서는 "나의 조합원의 조합원은 나의 조합원이 아니다."(의역: 나와 동업하는 사람과 동업관계인 사람이 나와도 동업관계인 것은 아니다)라는 뜻이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공동의 적이였던 독일일본이 지자, 곧 바로 미국소련냉전 준비에 들어간 것을 생각하면 이 말이 항상 맞지는 않는다. 둘 다 서로가 필요해서 동맹을 맺은 거지 서로를 친구처럼 여긴 적은 없기 때문이다.

TV 드라마 정도전에서 이인임이 "이 사람의 적이라고 해서 무조건 대감의 편이 되어주지 않습니다"라고 이 클리셰를 부정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러나 극중에서 이인임은 결국 이성계를 비롯한 무장들과 신진사대부들을 비롯한 문신들의 공공의 적이 되어 퇴장한다.

현대 사회는 세계적으로 소통이 이루어지면서 복잡하게 되었기 때문에 적의 적이라고 무조건 내 친구인 것도 아니고 적의 친구가 똑같이 내 친구일 수도 있다. 당장 대한민국을 예시로 들면 한국은 북한, 일본, 중국과 사이가 나쁘지만 그렇다고 그 서로 사이가 좋은 건 아니다. 마찬가지로 일본과 대한민국이 얼마나 서로 정쟁이 격화되어봤자 결국 미국,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순 없고 두 나라 모두 공통적으로 미국, 중국과 연결되어 있다. 이는 역사적 문제, 정치적 이해관계, 외교, 경제 문제 등등 여러 복합적인 문제가 꼬인 상태이기 때문에 생겼다.

4. 대중매체 속 어록

Makarov… you ever heard the old saying… "the enemy of my enemy is my friend"?
마카로프… 옛 말 중에… "적의 적은 나의 친구"라는 말은 들어본 적 없나?
프라이스 대위블라디미르 마카로프에게 셰퍼드 중장의 위치를 알려달라며 설득하는 대사.[4]
"전하, 전하의 영토 가장자리에 위치한 왕은 적입니다. 하지만, 전하의 영토와 그 왕의 영토 사이에 적국이 가로막고 있다면, 그 왕은 친구입니다."
아르타 샤스트라
"현재 CTTR은 잠정 휴전 중이다. 연구소에 죽은 놈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산 놈들끼리 싸울 필요는 없지."
테러리스트 적군파 지휘관 드레이크가 103특임대 소대장 서윤경 소위에게 한 대사.[5]
"적의 적을 친구로 만들어라."
영화 에일리언 VS 프레데터에서 주인공 알렉사 우즈가[6] 프레데터 하나에게 플라즈마 캐스터를 돌려주면서
"자고로 적의 적은 같은 편이라고 했어!"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 XY&Z에서 로켓단이 지우 일행이랑 플레어단 기지에서 만났을 때
"난 와 손을 잡는 게 아니라 이용할 뿐이야. 적의 적은 내 친구라잖아."
영화 스타트렉 다크니스에서 제임스 T. 커크스팍에게 자신의 작전을 설명하면서
"엄마를 죽인 건 프레디야!! 아버지는 날 지키기 위해 그걸 숨기신거야. 그 놈이 내 모든 걸 뺏어갔고, 우리의 과거가 전부 망쳐져 버렸다고!! 난 그놈 죽는 꼴 보기 전까진 절대로 안 갈꺼야!!"
영화 프레디 VS 제이슨 후반부에서 프레디와 제이슨이 현피 하고 있을때 로리가 자신들의 과거를 망친 프레디를 죽이기 위해 제이슨을 도와준다.

4.1. 반대되는 어록

물론 옛말에도 나와 있듯이, 나의 적의 적은 여전히 좆같은 적일 뿐이다.
카렌 보우먼
"자고로 그 말을 했던 왕자는 신하들에게 배신당해 죽었습니다."
영화 스타트렉 다크니스에서 상술한 커크의 대사를 바로 맞받아친 스팍의 대사다.
신영균: 젠장... 독립이 되면은 다 잘될 줄 알았는데, 이게 뭐야. 차라리 왜정 때가 더 좋았어, 우리끼리 박터지게 싸웠어도 그 때가 더 좋았다고!
문영철: 야 인마, 헛소리 좀 그만해. 일본놈들 밑에서 개처럼 사는 게, 어떻게 지금보다 좋냐.
신영균: 왜놈들보다 공산당이 더 무섭다, 그 말이야! 일정 때에는 왜놈들이 공산당을 무서워 하길래 그 공산당이 우리 편인 줄 알았는데...!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신영균이 개코의 장례를 치른 후 술자리에서 한탄하며.
Price, one day you're going to find that cuts both ways. Shepherd is using Site Hotel Bravo. You know where it is, I'll see you in hell.
프라이스. 그게 언젠간 반드시 양날의 검으로 돌아올 것이다. 셰퍼드가 호텔 브라보 지점을 점거 중이다. 어딘지 알고 있지? 그럼 지옥에서 보자.
콜 오브 듀티 : 모던 워페어 2 블라디미르 마카로프 상술한 프라이스 대위의 적의 적은 나의 친구다 라는 말에 이렇게 반박했다. 양날의 검이라고 단어선택은 확실히 잘 짚었지만 이 양반이 할 소린 아니다. 물론 그와 별개로 마카로프의 예언은 141에게나 본인에게나 100% 적중했다.
락다운: 경고했을 텐데, 지구인 애틴저 씨. 계약은 계약일 뿐이고, 계약은 지구인과 공통점이 있소.
파기될 수 있다는 것.
해럴드 애틴저: 지구에는 이런 말이 있다네, '적의 적은 내 친구다'.
락다운: 내게도 이런 말이 있지. 내 알 바 아니다.
실제로 락다운은 옵티머스 프라임 잡으로 온게 전부라서 지구인들을 멸망시킬 무기를 가지고있었지만 그냥 옵티머스만 잡고 지구를 떠나려했다. 또 다른 적은 아니지만 방관자인 특이한 포지션.

5. 관련 문서



[1] 바르바로사 작전이 개시되었을 때 보좌관 존 콜빌(John Colville)에게 남긴 말. Andrew Nagorski in The Greatest Battle (2007), Simon & Schuster에서 인용. 스탈린은 테헤란에서 처칠을 만났을 때 "하느님이 당신의 편이라고? 그가 보수당원인가? 악마는 나의 편이지. 그는 훌륭한 공산주의자야."라고 말한 바 있으며 테헤란 회담 뒤에는 "하지만 제가 스탈린을 잘못 알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라고도 말한 적 있다.[2] 미국이 레반트에서 벌인 전쟁이 이에 부합한다. 적의 적은 나의 친구가 아니라 또 다른 적이라 어떤 식으로 결말이 맺어져도 미국의 입장에서는 손해일 뿐이다.[3] 예를 들면 사전 예고 없이 두 캠핑장의 수도 공급을 끊어버린다든가, 진흙탕에 차를 처박아놓고 그 소년들을 시켜서 끌어내게 한다든가 하는(…) 진상 짓만 골라서 하게 했다.[4]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의 캠페인 중 The Enemy Of My Enemy (내 적의 원수)에서 등장하는 장면. 해당 미션 역시 본 문서의 제목과 거의 동일하다.[5] 웹툰 작가 펭귄쥬스넥슨에서 연재한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 SOS 웹툰의 13화에서 등장한 대사다.[6] 흑인 여배우 산나 라단이 연기했다.[7] 실라지 공국은 극 중 가상의 국가로, 마찬가지로 가상의 국가인 에루지아에서 독립하려는 국가다. 이 때 위의 대화를 하는 이들의 소속 국가는 에루지아와 전쟁 중이었던 국가인 가상 국가 오시아라서 이런 얘기가 나온 것.[8] 러시아는 소련에서 독립했던 중앙아시아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만 중국이 일대일로 등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다.[9] 러시아는 산유국이고 에너지 수출국가이기 때문에 고유가를 선호하고 중국은 산유국이지만 엄청난 수요 때문에 순수입국이여서 저유가를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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