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0 22:09:52

영혼기병 라젠카

영혼기병 라젠카 (1997~1998)
Lazenca, The Soul Frame
Soul Frame Lazenca
<nopad> 파일:attachment/lazenca_main.jpg
{{{#ff6633,#ff6633 {{{#!wiki style="margin: 0px -11px"
{{{#!folding 작품 정보 ▼
<colbgcolor=#330066,#330066> 장르 SF, 다크 판타지, 포스트 아포칼립스
거대로봇물(기갑)
기획 김성수
이동욱
감독 고성철
이호세
심창일
각본 김호진
캐릭터 디자인 김경덕
프로덕트 디자인 주영삼
아트 디렉터 안승희
편집 황경욱
장성준
사운드 수퍼바이저 이영빈
음악 감독 방용석
녹음 연출 이정호
프로듀서 이정호
이정규
이성진
애니메이션 제작지휘 전창록
애니메이션 제작 로또기획
서울무비
제작 투니버스
코코엔터프라이즈
방영 기간 1997. 11. 03. ~ 1998. 01. 26.
방송국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MBC / (월) 17:00
파일:투명.png 투니버스
한국 정식발매 투니버스 (VHS)
편당 러닝타임 24분
화수 13화
시청 등급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파일:12세 이상 시청가 아이콘.svg 12세 이상 시청가[1]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파일:15세 이상 시청가 아이콘.svg 15세 이상 시청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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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줄거리3. 특징
3.1.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에 미친 영향
4. 등장인물5. 등장 메카
5.1. 가이런5.2. 지오데카의 수문장
5.2.1. 루타5.2.2. 미루신
5.3. 기타
5.3.1. 젠타5.3.2. 아르마딜로5.3.3. 기계병
6. 주제가
6.1. OP6.2. ED6.3. 삽입곡
7. 회차 목록8. 해외 공개
8.1. 싱가포르8.2. 남아프리카 공화국8.3. 기타 국가
9. 평가 및 비판
9.1. 제작진의 무능과 아마추어리즘9.2. 적은 전투신9.3. 중구난방의 전개와 형편없는 캐릭터 묘사9.4. 메카닉 디자인 표절 의혹
10. 미디어 믹스
10.1. 코믹스10.2. 게임
11. 기타

[clearfix]

1. 개요

1997년 11월부터 1998년 1월에 MBC에서 매주 월요일에 방영한 한국의 TV 애니메이션. 투니버스와 코코 엔터프라이즈가 공동으로 기획하고 제작했다. 애니메이션 제작은 서울무비 등이 맡았다.

제작 발표 당시,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최대 제작비인 22억원이 투자되었으며[3] OST를 그룹 N.EX.T가 전담하고 OST 자체를 N.EX.T 정규앨범 4집으로 발매하거나 PC용 게임 제작을 발표하고 프라모델 시장에 진출한다는 선언을 하는 등, 활발한 미디어 믹스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상파 방송을 맡은 MBC는 방송을 앞두고 1개월에 걸쳐 꾸준히 소개를 하며 뉴스데스크에 기사를 내보내는 등의 홍보를 도왔으며, 이후 라젠카가 방영될 시간 밖에도, 토요일 오후 1시처럼 초등생이 하교한 후에 볼 수 있을 적절한 시간대에 방영했다. 진행은 VJ 박강혜[4]와 연기자 이민우씨가 맡았다. 케이블 방송을 맡은 투니버스 역시 대대적인 홍보에 참가하기도 했다.

2. 줄거리

22세기 초, 핵전쟁이 벌어져 지구는 황무지로 변해 버렸다. 그나마 살아남은 소수의 인류가 도시국가 형태인 세토스를 건설, 인류 부흥 계획을 진행 하던 도중 수만년 동안 맨틀층에 숨어 지내던 잠재 생명체 아트만과 접촉하게 되고 지구의 생존권을 놓고 충돌하게 된다.

아트만의 침공을 막기 위해 세토스의 병력이 모두 녹색 황야에 집중된 사이, 세토스의 치안담당관이자 세토스의 중요 기갑전력인 아르마딜로 부대와 공군을 지휘하던 모노스타 장군이 반란을 일으켜 세토스를 손에 넣는다. 하지만 모노스타의 반란을 예견한 세토스의 여왕 이지스는 짜라스트로 박사에게 리아의 탈출을 명령하고 리아는 탈출을 하게 된다.

모노스타에 의해 감옥에 갇혀 있던 소년 아틴은 모노스타가 상황실로 가기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탈옥에 성공한다. 탈옥에 성공한 아틴은 리아와 만나게 되고, 리아를 속여 고향으로 돌아가는데 성공하지만 고향은 이미 아트만에 의해 오염되었고 리아가 가진 피리인 플루오가 아틴과 공명, 고대의 영혼기병 중 하나인 가이런을 움직이는 데 성공한다.

가이런의 기동을 확인한 짜라스트로 박사는 고대 문명이 남긴 아트만의 기계병을 상대할 강력한 전력인 소울프레임 병기 가이런과 행성 환경 전환 시스템 지오데카가 특정 유전자에 반응한다는 가설이 맞아 떨어졌음을 알게 되고 아틴에게 지오데카의 탐색팀에 참여할 것을 권유하게 된다.

3. 특징

3.1.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에 미친 영향

《영혼기병 라젠카》는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에서도 미디어믹스가 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한 기념비적 작품이다.

N.EX.T가 전담한 OST와 1990년대 말, 한국 PC게임 시장에서 유행한 《뱀프x1/2》, 《다이어트 고고》, 《날아라 슈퍼보드》 등으로 대표되는 국산 원작의 게임화의 시발점이었단 점을 높게 평가받는다. 미디어 믹스는 초기에 프라모델 라인이 있었으나 파기되고 음반과 게임으로 변경되었다. 단, 완구는 출시되었다.

OST: N.EX.T의 정규 4집 'Lazenca - A Space Rock Opera'
게임: 패밀리 프로덕션이 제작, 애니메이션과 동명의 풀 3D 어드벤처 게임.

미디어 믹스의 일환인 게임은 망작 소리를 듣지만 N.EX.T4집은 지금도 넥스트 최고의 명반을 꼽을 경우 반드시 회자되는 명작.

방영 후 각 비디오당 2편씩 넣어서 7개의 비디오로 발매가 되었다.

모짜르트의 <마술피리>와 인도 신화를 모티브로 하여 포스트 아포칼립스적인 세계관을 그려내어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정작 의욕적인 시작과 제작 초기의 방대한 설정과 달리 제작 와중에 여러가지 혼선이 겹치면서 제대로 된 구성과 연출이 이루어지지 못해 아쉬운 완성도가 되었다. 그 결과 애니메이션 본편은 상업적으론 참패하여, 방영된 지 10여년이 지나도록 변변한 미디어로 발매되지 않았으며 초기에 서비스된 스트리밍 서비스도 투니버스의 방영 버전을 그대로 사용하여 제대로 된 발매는 되지 않았다. 그리고 투니버스는 이 작품 이후 2008년 《냉장고 나라 코코몽》 제작에 참여하기 전까지 오랫동안 국산 애니메이션 제작에 손을 뗐다. 다만, 《영혼기병 라젠카》의 실패는 제작사인 서울무비에 피드백되어, 《레스톨 특수구조대》나 《탱구와 울라숑》 같은 상업과 평가면에서 성공적인 작품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었고[5]로보트 태권 V》에서 이어지는 한국형 로봇물의 한 축으로 가치는 있다고 평가된다.

4. 등장인물

5. 등장 메카

5.1. 가이런

파일:attachment/가이런(라젠카).jpg
카로안 문명의 분열과 전쟁 중에 만들어진 전투용 SOUL FRAME. 1만7천년 전 카로안 대전 후 1차 부활한 아트만의 퇴치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수 유전자 인자형과 생체파를 가지고 있는 카로안 제국의 황실기사에 의해서만 조종된다. 〔가이런〕의 몸에는 특수 유전인자형과 생체파를 감별하는 조직체계가 있고 어깨엔 카로안 마지막 제국의 상징 문양[6]이 새겨져 있다. 카로안 문명이 몰락한 후 단 하나가 보존되다 21세기에 발굴된다.

초고대문명인 카로안의 인형병기. 본작의 주역기체로 카로안 대전 당시 지구측 카로안의 기체로 활약하였으며, 이 당시의 파일럿은 마라 공. 이후 카로안이 멸망한 후 지하에 묻혀 있었으나 핵전쟁 후 짜라스트로 박사에 의해 발견되고, 카로안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던 아틴과 플루오와 공명하여 활약하게 된다. 핵미사일을 맞아도 버틸 정도의 무시무시한 내구력을 지니고 있지만 파일럿은 죽는다고 한다. 무장은 연사가 가능한 총과 검기를 날리는 빔 샤벨, 가슴에 달려있는 유도 광자포다. 이 중 총의 후방에 빔 샤벨을 결합시켜서 위력이 상당히 높이기도 한다. 게임에선 빔 샤벨만 쓸 수 있으며 4단 풀 차지를 하면 검기를 날릴 수 있지만 3단 차지의 난무에 비해선 위력이 떨어진다. 모노스타 기체를 상대시엔 4단 풀 차지가 효과적이고 젠타와 싸울 땐 그냥 닥치고 패야 한다.

완구는 DX와 ST버전이 출시되었는데 ST버전은 저가인 만큼 퀄리티가 아쉬운 수준이고 DX는 상당히 괜찮게 잘 나온 편이다. 이 작품의 기체는 합체하는 기체가 아니라 단독형 기체이기 때문에 DX 용자 로봇들에 비해 비율이 좋다. 다만 DX와 ST 둘다 무장이 상당히 아쉬운 편인데 ST버전은 하늘색 플라스틱 통짜로 된 라이플에 폴암형 무장이 전부이고 가이런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주 무장인 빔 샤벨이 없다. 빔 샤벨은 DX에 들어있는데 이마저도 색분할도 안된 금맥기 통짜인데다가 굉장히 얇아서 빔 샤벨이라기 보다는 금색 회초리에 가깝다. 역시나 검은색 통짜인 라이플과 금맥기의 폴암이 수록되어있다.

방영 당시에도 PC통신에서 서바인의 짝퉁 아니냐는 얘기가 많이 나왔었다.[7] 아래는 방영 당시 공개된 제원.
- HEIGHT(높이) : 19.20m
- WEIGHT(중량) : 40.55t
- EQUIPPED(장비 창작 총 중량) : 46.90
무기류(ARMAMENYS)
- 우측(BEAM BLADE)
- 좌측(LAISER BEAM CANON)
- 30mm 파동포 - 흉부(CANON)
에너지원
- 카로안 기사 생체에너지 전환
- 대기중 원자 합성, 전자에너지
재질 : 반영구적, 금속질이면서도 유기질 성격을 동시에 지니며, 인체의 생체파와 뇌파를 몸체 전체가 감지할 수 있음.
엔진
- 초전도 유도 쉘 오버링 모터
- 속도(비행시)--418km/h
- 순간 최대속도--마하 1.08
조종시스템 : 인체의 생체에너지를 물리적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시스템 장착
(카로안 황실기사들의 특수한 생체에너지와 정신에너지가 가이런의 전자에너지와 결합될 때, 황실기사들의 유전자를 인식하여 그들에 의해서만 조종된다.)
문양 : 가이런 어째의 문양은 카로안 최후의 제국 "다무르"를 상징하던 신비스러운 날짐승, 〔가안〕의 그림

5.2. 지오데카의 수문장

〔지오데카〕를 수호하기 위해 카로안이 만든 영혼기사 SOUL FRAME. 정신 에너지가 강한 카로안 황실기사의 영혼을 추출, 인공지능회로 안에 주시하여 영원히 깃들게 했으며 작동능력이 영구히 유지된다. 이들은 환경전환 시스템 〔지오데카〕안에 진공상태로 보존되다 20세기 초 부활한 아트만의 공격으로 깨어나며 아틴 일행을 돕는다. 루타는 카로안의 제3제국의 상징이었던 들짐승 형태로 변신하고 미루신은 카로안의 제5제국의 상징이었던 날짐승 형태로 변신할 수 있으며 가이런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갖고 완전한 자이가 있어 스스로 움직인다.

본작의 서브기체로 가이런과 젠타와는 달리 카로안 황실기사의 영혼이 빙의된 병기. 임무는 지오데카를 수호하는 것이며, 종종 가이런을 돕기도 했지만, 파일럿이 없는 관계로 플루오가 루드라의 손에 넘어가자 가이런을 적으로 인식하고 공격하기도 했다. 둘 다 합체기가 있고 가변 상태에서도 쓸 수 있는데 합체기의 위력은 막강해서 가이런이나 젠타 모두 이것을 맞고 리타이어 한 적도 있다. 황실에서 제작했기에 황실기사를 돕는 의무는 있지만 황실기사라고 해서 아무나 주인으로 섬기지는 않는다. 그리고 황실기사의 영혼이 병들었을 때 영혼회로에 영혼을 가두고 정화시키는 일도 맡는다.

5.2.1. 루타

파일:attachment/루타(라젠카).jpg

초고대문명인 카로안의 인형병기. 3제국 젠트라의 황실기사 아란의 영혼이 깃들어있다. 인간형의 형태외에도 3제국을 상징하는 퓨마, 루잔의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는 가변형 기체다. 창을 이용한 근접전이 특기. 후반부에 플루오가 루드라의 손에 들어가면서 미루신과 함께 가이런과의 대결 중 합동기를 써서 가이런을 떨어뜨린다. 다만 루드라가 아트만에 지배당한 상태라 루드라를 완전히 인정하지 않아서 루드라의 젠타를 막다가 쓰러지고 아틴과 루드라가 싸울 때 아틴의 말을 듣고 미루신과 합동기를 써서 젠타를 무력화시킨다.
인간형(Human Style)
- HEIGHT(높이) : 22.65m
- WEIGHT(중량) : 54.21t
동물형(Animal Style)
- HEIGHT(높이) : 10.79m
- WEIGHT(중량) : 54.21t
무기류(ARMAMENYS)
- 창(HYPERLANCE) : 빔, 전기충격포 내장
- BODY ENERGY BEAM
- MAUSE UL GUN
출력 : 106,00kW
에너지원 : 초자연-측정불가
속도 : 마하 5

5.2.2. 미루신

파일:attachment/미루신(라젠카).jpg

루타와 마찬가지로 카로안의 인형병기. 5제국 태무르의 황실기사 자산의 영혼이 깃들어있으며, 인간형 외에도 5제국을 상징하는 쌍두 형태의 조류, 라신으로 변신할 수 있는 가변형 기체다. 루타가 창으로 승부를 보는 근접형 기체라면 미루신은 활로 원거리 공격을 하는 기체다. 후반부에 플루오가 루드라의 손에 들어가면서 루타와 함께 가이런과의 대결, 합동기를 써서 가이런을 떨어뜨린다. 다만 루드라가 아트만에 지배당한 상태라 루드라를 완전히 인정하지 않아서 루드라의 젠타를 막다가 쓰러지고 아틴과 루드라가 싸울 때 아틴의 말을 듣고 루타와 합동기를 써서 젠타를 무력화시킨다.
인간형(Human Style)
- HEIGHT(높이) : 24.50m
- WEIGHT(중량) : 57.75
동물형(Animal Style)
- HEIGHT(높이) : 7.45m
- WEIGHT(중량) : 57.75t
- SIDE LANGTH : 25.26m
출력 : 122,600kW
에너지원 : 초자연-측정불가
비행속도 : 마하 3.5
최대속도 : 0.48광속

5.3. 기타

5.3.1. 젠타

루드라의 전용 라젠카로 루드라가 부활하면서 함께 부활했다. 과거 마라공의 가이런을 상대로 수 차례 합을 나눈 기체. 화려한 디자인의 가이런과는 달리 비교적 수수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게임에선 웨이브를 무한정 날리다가 근접하면 베는데 체력에 비해서 베는 피해량이 적어서 무조건 근접하면 이길 수 있는 기체. 게임에선 가이런에 비해서 팔다리가 매우 부실하다.

5.3.2. 아르마딜로

세토스 군의 파워드 슈츠이며 모노스타의 군대의 주력 병기다. 게임에선 졸개 중 가장 위협적.

5.3.3. 기계병

원래는 인류가 핵전쟁으로 몰락하기 전에 사용된 1인승 보행병기이나 아트만에 지배를 받고 인간 측을 공격하는 적으로 나타난다. 가이런에게 썰렸던 다수의 기계병 부품을 모아서 아트만이 가이런을 공격하기도 한다.

6. 주제가

6.1. OP


▲ 오프닝 테마: "해에게서 소년에게"
노래 : N.EX.T (작사, 작곡, 편곡: 신해철/ 수록 앨범: N.EX.T 4집)

6.2. ED



▲ 엔딩 테마: "먼 훗날 언젠가"
노래 : N.EX.T (작사, 작곡, 편곡: 신해철/ 수록 앨범: N.EX.T 4집)

6.3. 삽입곡


Lazenca, Save Us (작사, 작곡, 편곡: 신해철/ 수록 앨범: N.EX.T 4집)

7. 회차 목록

<rowcolor=#ff6633,#ff6633> 회차 제목 방영일
제01화 대전의 시작 1997.11.03.
제02화 희망과 절망의 만남 1997.11.10.
제03화 녹색의 악몽 1997.11.17.
제04화 깨어나는 전설 1997.11.24.
제05화 반란의 최후 1997.12.01.
제06화 사라진 역사 1997.12.08.
제07화 모노스타의 역습 1997.12.15.
제08화 그림자 기사 1997.12.22.
제09화 죽음의 땅 1997.12.29.
제10화 지오메카는 어디에? 1998.01.05.
제11화 지하도시 1998.01.12.
제12화 기도기계 1998.01.19.
제13화 지오메카의 대결전 1998.01.26.

8. 해외 공개

8.1. 싱가포르

2000년 11월, 싱가포르의 Kids Central에서 영어 버전으로 방영되었다.

8.2. 남아프리카 공화국

또 2001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방영되었다. 이 때문에 위의 오프닝 영상에서 어린 시절 남아공에서 이걸 봤다는 외국 댓글들이 올라왔다.

8.3. 기타 국가

2001년경 다른 나라에서도 틀어준 걸로 보인다. 링크

이 영어 버전은 둘 다 2019년 시점에서는 모두 찾을 수 없다. 그나마 영어 더빙 버전 7화만 아주 조금 남아있다. 유튜브 등지에서는 한국 원판만 대다수 남아 있다.

9. 평가 및 비판

애니의 제작 당시 제작진들로부터 애니메이션이 실패할 수밖에 없던 부당한 사정이 여럿 공개된 바 있다. 최대 스폰서 손오공에서 완구를 판매할 목적으로 로봇들을 더 나오게 해달라느니 적들을 더 나오게 해달라느니 7세 이용가로 만들어야 한다느니 하며 개입을 일삼았다는 것이다. 거절하면 압박을 가한 탓에 준비해 놓은 탄탄한 스토리들과 작화들이 전부 휴지조각이 되었다는 것이 제작진의 하소연이었다. 이런 갑질에 압박을 받던 제작 초기에 제작자들 대부분이 나가버려 이도저도 아닌 비운의 애니메이션이 나와버렸다는 이야기다. 이런 뒷사정이 공개되면서 당시 네티즌들 사이에서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와 시장에 희생당한 작품이라는 옹호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후술하듯이 그렇게 단편적으로 이해하기에 상황은 다소 복잡하다.

사실 현 시점에서 평가할 때 이런 얘기들은 아마추어적이고 중2병을 심하게 앓던 제작진의 징징이자 철없는 자기합리화, 일종의 정신승리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당시 스폰서의 압박이 있었던 것 자체는 사실로 보이지만 남은 제작진들도 스폰서를 설득하고 타협한다거나 해서 원만한 해결을 하지 못하고 남을 탓하는 태도 또한 문제다. 한국 거대로봇물의 선배라면 당연 일본의 거대로봇물이라 할 수 있는데,[8] 일본에서도 만화영화 제작진과 스폰서의 마찰은 흔히 있는 일이었다. 세계적으로 거대 로봇물의 손꼽히는 거장이라 할 수 있는 토미노 요시유키조차[9] 최대한 스폰서와 불화를 만들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다. 이 정도의 거장도 작품 하나 뽑으면서 최대한 스폰서의 의견을 들어주려고 노력했을 정도라는 것이다.

토미노는 인터뷰에서 빈번하게 스폰서를 언급하고 스폰서의 요구가 작품에 핵심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강조한다. 다시 말해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자금을 대주고 제작환경을 지원해주는 스폰서의 작품 개입 요구에는 매우 커다란 당위성이 있다. 스폰서가 없으면 아예 애니메이션 자체가 제작이 불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애니메이션 감독과 프로듀서의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는 스폰서를 따오고 스폰서와 원만한 관계를 맺으며 설득하는 역량이다. 심지어 그 토미노 요시유키는 스폰서와의 불화가 가장 심했던 작품인 기동전사 V건담을 그럭저럭 볼만한 작품으로 뽑았다는 점 자체가 이미 창작자로서의 레벨이 다르다는 거다.[10]

애초에 거대로봇물 애니메이션에 완구 회사 스폰서가 붙는 것은 스폰서가 만드는 장난감의 판매량을 높여서 매출을 올리는 것이 주된 목적 중 하나이며, 그 관점에서 완구의 판매량과 작품성을 모두 잡아서 성공한 사례가 건담 시리즈이다. 실제로 건담의 경우 2022년까지도 프라모델 판매량으로 작품의 성공 척도를 잡고 있다. 영혼기병 라젠카의 제작 과정에서 스폰서인 손오공이 지나치게 개입했던 것일 수는 있으나, 그와 별개로 스폰서의 요구와 자신들의 작품에 대한 고집을 제대로 조율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작품성이 떨어지는 작품을 뽑은 것은 분명 제작진의 역량부족이라 할 수밖에 없다. [11]

당시 국내 애니메이션계 종사자들은 타켓 고객층이 누구인지, 어떻게 상품을 팔고 돈을 벌 것인지에 대한 이해가 전무했다. 로봇 애니메이션을 기획했으면 작품 내에서 로봇이 활약하여 시청자들이 프라모델이나 피규어에 지갑을 열도록 만들어야 한다. 당장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는 토미노의 건담 시리즈나 안노 히데아키의 에반게리온만 해도 제작비 회수를 위해 작중에서 로봇이 매우 인상적인 활약을 벌이도록 제작되었다. 작품 내에서 상업적인 시도를 한다고 해서 작품성이 저하되는 것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라젠카 제작팀은 그게 무슨 변절이나 배신이라도 되기나 하는 것마냥 식상하고 진부하다고 평가 절하했다. 라젠카 제작팀은 오히려 고집을 부려 로봇 애니에서 로봇의 활약을 줄이고 중반부가 다 되가도록 주역 메카를 내보내지도 않고 활약을 시키지도 않는 어처구니 없는 짓을 저질러댔다.

이들 대부분은 일본에서 죽여주는 그림체와 스타일을 보여준 공각기동대(극장판)AKIRA(1988)와 같은 '수준 높은' 성인 지향 애니메이션 제작을 꿈꿨고 너나할 거 없이 심오한 스토리와 설정에 집착했다.[12] 그러나 이런 건 90년대 말 서브컬쳐 시장이 미성숙했던 국내에선 도저히 불가능한 시도였다. 일본이면 모를까[13] 국내에선 그런 애니에 지갑을 열어줄 소비자층이 거의 없었다. 그럼 당연히 그런 작품은 제작을 하면 안 되는 것이다. 굳이 그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면 인디 영화처럼 저예산으로 자기 돈을 부어서 만든 뒤 인정받거나 망하는 걸 감수하거나 해야 한다.

그러나 라젠카 제작진은 거액의 제작비를 받아놓고선 시장분석도 하지 않고 아마추어적 자기만족에 급급했다. 프로가 스폰서에게 자금을 투자받았으면 최소한 본전을 뽑을 생각을 해야 하는 건 상식이다. 스폰서는 자선사업가가 아니고 스폰서에게 투자받은 제작자 역시 작품을 만들기로 했으면 적자를 회피해야 한다. 수많은 스태프가 달라붙는 애니메이션의 감독, 각본가쯤 됐으면 자기를 따르는 직원들 인건비라도 회수해야 하는 것이다. 그게 사회인으로서 최소한의 책임감이다. 그런데 이들은 만들어 봐야 봐줄 사람이 없고 시장에서 수요도 없는 기획에만 매달렸다. 애초에 이 애니메이션에 기대를 걸고 노력을 다한 사람들은 스태프들 뿐만이 아니었다. 제작비를 지원해준 스폰서 외에도[14] 그 꽉 막힌 공영 방송국인 문화방송마저 국산 애니 한번 띄워 보겠다고 특집 방송까지 편성하고 뉴스에도 내보내며 라젠카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런데 정작 제작진은 이 모두를 팽개치고 애니메이션이 망할 길만 골라서 가고 있었던 것이다.

하다못해 작품을 성인지향으로 잘 만들기라도 했으면 비운의 명작이라고 재평가라도 해줄 수 있을 것이다.[15] 그러나 이들은 로봇 애니에 대한 장르적 이해도와 애정도 극히 떨어졌고 기본적인 스토리텔링 실력도 저세상 수준이었다. 이들이 진부하다고 평가절하한 로봇애니적 요소들은 장르의 핵심이자 재미의 본질이다. 클리셰를 비트는 건 그 장르에 정통한 장인들만 할 수 있는 것이지 장르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얼치기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타노 이치로, 오오바리 마사미, 이즈부치 유타카 같이 밥 먹고 메카닉과 로봇만 그려온 거장들의 기술력과 이해도가 있어야 제대로 만들 수 있는 게 로봇물인데 라젠카 제작팀은 로봇물을 우습게 보고 무시를 일삼았다. 그러니 로봇물의 장르적 재미 뿐만 아니라 메카닉의 기동 및 전투 장면 같은 기술적 영역까지 퀄리티가 엉망일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이들은 작품이 유지되는 기반인 상업주의나 대중성과 담을 쌓으면서 쓸데없이 로봇물의 본질과 어긋난, 심오한 척 할 뿐 작위적이고 통찰이 부족한 1차원적 질 떨어지는 메시지를 주입하는데만 애를 썼다.[16] 남들이 다 하는 건 하기 싫고, 자신은 뭔가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걸 해야 한다는 것이 딱 영락없는 중2병이나 힙스터[17]의 행태다. 로봇이 호쾌하게 활약하는 전개를 만들어도 애니가 성공할 지 말지 확신할 수 없는 마당에 쓸데없는 헛짓거리에만 매달린 것이다. 애초에 그런 걸 하고 싶었으면 로봇 애니메이션을 기획해서도 안됐고 로봇을 많이 팔아야 회사가 살아남는 완구회사 스폰을 받아서도 안 됐다.

결론적으로 영혼기병 라젠카는 외부적 이유보다는 제작진 본인들의 실력 부족과 안일한 기획, 결정적으로 본인들의 실력과 준비 부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들을 대단한 예술가처럼 생각하며 중2병스러운 설정놀음만 하던 아마추어적인 태도 때문에 망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놓고는 작품이 망한 후 스폰서와 현실 탓을 하며 잘못을 인정조차 하지 않았다. 그나마 이 작품이 한국 애니메이션의 역사에 남긴 바가 없진 않으며, Lazenca, Save Us라는 아직까지도 기억되는 준수한 OST를 남겼다는 점 등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OST의 가사 그대로 스스로 불러온 재앙에 짓눌려 망한 셈이다.

즉, 영혼기병 라젠카는 뒤늦은 중2병에서 헤어나지 못한 제작진들이 본인들의 실력 부족과 개판 그 자체인 기획과 각본으로 말아먹었다는 것이 현 시점에서의 일반적 인식이다. 그래놓고선 스폰서가 부당한 개입을 했다느니 현실이 암울했다느니 하는 변명으로 일관했다는 것이 제작진의 읍소에 대한 현재의 평가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원더풀 데이즈도 원래는 라젠카의 극장판으로 예정되었다곤 하고 이 작품의 평가도 대중성과는 담을 쌓았다는 평을 듣기도 하나 제작에 있어 여러 사정이 겹친 탓도 있어서 최소한 다른 탓으로 책임을 돌리진 않았다는 점에선 재평가를 할만한 부분이다.

9.1. 제작진의 무능과 아마추어리즘

방송이 종료된 뒤 공개된 제작진의 제작 비화에서 제작진의 능력 부족을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의 탓으로 돌리는 바람에, 네티즌 사이에서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은 틀렸다는 식의 루머를 각인시키는 등, 파렴치한 짓을 벌여버렸다. 따라서 리젠카는 상업적으로도, 업계인으로서의 기본적인 프로 마인드도 글러먹었단 평가를 받는다.

아래에 소개될 제작 비화는 1998년 출간된 '한국 애니메이션은 없다'에 수록된 글이다. 그리고 동 시대 뉴타입 잡지에도 수록된 적 있는 글이다.[18]

대본 형식인 이유는 애초에 이 책의 공저자이자 해당 글을 쓴 사람이 이 작품의 각본가인 '김호진' 시나리오 라이터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아래에 쓰인 이야기는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가 아니고 그냥 재구성 형식으로 만들어진 '대본'일 뿐이다.
<96년 초>

#기획실

테이블을 중심으로 모여 앉은 staff들.

staff 1: 타깃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요?
staff 2: SF애니메이션이라면 13세 미만이 정설이죠.
staff 3: 이번엔 뒤집어 봅시다. 타깃의 연령도 올리고 캐릭터에도 파격적인 성격을 부여하는 겁니다.
staff 2: 모험이군,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요?
staff 1: 주제는?
staff 3: 당연히 휴머니즘이죠.
staff 4: (혼자 중얼거린다.)...진부함을 죄악시하는 분위기군.

<96년 봄>

#1. 접선 장소(역삼동의 R커피숍)

분주한 커피숍 구석자리에 마주앉은 L과 K두 사람.

L: (빨대로 콜라잔을 저으며)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습니다.
K: 좋은 소식은 뭐죠?
L: 대단한 스폰서가 투자에 참여하기로 했어요.
K: 나쁜 소식은?
L: 그 스폰서가 장난감 회사라는 겁니다.
K: (떨리는 손으로 커피 잔을 집어 든다.)...지금까지의 작업을 다 뒤엎으라는 이야기군.
L: 거대 로봇이 등장해야 합니다. 하나도 아니고 셋입니다.
K: ...(말없이 머리를 쥐어뜯는다.)

#2. 기획실

예외 없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 staff들.

staff 1: 로봇이 매회 등장해서 전투를 벌여야 한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staff 2: 로봇 애니가 따로 있나? 매 회 다른 로봇을 등장시켜 부숴버리면 그만이지.
staff 3: 다른 방법도 있을 겁니다.
staff 4: (독백.)...진부함으로 회귀(回歸)하는 분위기군.

<96년 봄>

#1. Y프로덕션 건물 복도.

종이컵을 손에 든 체 얼어붙은 두 사람.

직원1: 방금 우리 앞을 지나간 게 뭐지?
직원2: (몸서리치며) 글쎄... 유령이 아니었을까??

빠른 속도로 90도 PAN. 비척이며 걸어가는 K의 뒷모습.
천천히 C.U하면 K의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K: 한계야... 애니메이션은 정말 어려워...

#2. 기획실.

자욱한 담배연기 속의 실루엣들. 피로 탓인지 카랑카랑한 목소리들이 튀어나온다.

소리: 바꿉시다!
소리: 난 못 바꿔. 당신이 바꿔!!
소리: 내가 왜 바꿔!!
소리: 지... 진정들 하시죠...

<96년 가을>

#강남의 맥주집.

취한 듯 눈동자가 다소 풀려 있는 K와 L.

L: 슬슬 지치기 시작합니다.
K: 면역(免疫)세균이 부족해서 그래요.
L: 우리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죠?
K: 시체로 강을 매워 다리를 만드는 작업이죠. 언젠가 그 다리를 딛고 달려갈 한국 애니의 본진(本陣)을 위해.

<97년 봄>

#Y프로덕션.

E-전화벨 소리

K: (수화기를 집어 들며) 어떻게 됐어요?
L: (소리) 잘 됐어요. 결국 가 음악을 맡기로 했어요.
K: 의외군. 이유가 뭐래요?
L: 주인공 성격이 더러운 게 맘에 들었다는군요.
K: ...

<97년 가을>

#강남의 소주집

상당한 양의 소주병이 서 있는 테이블. 어지럽게 흩어진 안주.
Z.O 하면 어께를 늘어뜨린 체 앉아 있는 세 사람(K, L, A). 침통한 분위기.

K: 5시 10분이라고?
A: 5시 10분이라...
L: 5시 10분...

잠시 움직임 없이 앉아있는 세 사람. 갑자기 발작적으로 술을 따라 마시는 K.

K: 젠장, 5시 10분이란 말이지...
A: (K의 술병을 빼앗아 자기 잔에 부으며) 유치원 아이들은 볼 수 있겠군.
L: 4차 가죠. [19]
A: 대한민국 만셉니다. 방송국 만세구요.
K: 결국 20억 짜리 유아용 만화 잔치였군.
L: 어쨌거나 모든 staff가 열심히 했어요. 그거면 된 거 아닌가요?
K: (비틀거리며 일어난다.) 갑시다.
A: (역시 비틀거리면서) 어디로?
K: 강을 메우러.
L: 시체가 되자는 말씀이군.

힘없이 술집을 나서는 세 사람. F.O

이 제작비화가 공개되자 당시 수많은 이들이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을 비난하며 현실의 벽에 맞서 싸운 제작진을 옹호한 바 있다. 그러나 사실 이 대화에는 문제점이 매우 많다.[20] 단적으로 말해 라젠카는 OST 이외엔 어떤 성과도 의의도 없는 철저한 졸작이다. 그냥 못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이후 비판점에도 서술될 《영혼기병 라젠카》의 수많은 문제점은 환경 이전에 제작진의 역량 부족과 안이한 태도, 아마추어리즘이 1차적 원인이었다.

사실 국내 애니메이션 환경은 옛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시장 환경이 어려웠고, 아동용 애니 외엔 참고할 비교 사례가 많지 않고, 여전히 주 소비층의 연령대가 낮다. 하지만 제작진이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려는 의지와 능력이 적었던 것 역시 사실이다. 애니메이션 사업은 만화와 달리 항상 정부를 비롯한 여러 기업에서 큰 지원을 받아왔던 사업이다. 아예 맨땅에서 자본도 없이 헤딩해야 하는 다른 분야와는 처지가 달랐다는 것이다. 만화가건 소설가건 굶어가며 자기돈으로 버텨서 작품 내놓는 처지였는데, 라젠카 제작진이 속한 애니메이션 업계는 20억이나 되는 투자금을 얻어냈다. 20억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2020년대 기준으로 100억이 훌쩍 넘는 거액의 자금이었다고 봐야 한다. 다른 업계에 비하면 어려움이 있더라도 충분히 해볼만한 환경이었던 것이다.

거기에 상술된 제작비화에는 매니아용 애니를 지향했던 제작진들이 스폰서들에게 설득을 구하기 위해 과연 어떤 노력을 했었는지에 대해선 서술되어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자신들의 실패를 방송국, 스폰서,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 탓으로 돌렸다. 사실상 내부총질을 제작진들이 해버린 셈.

이처럼 라젠카 제작진이 끝없이 남탓을 하고 본인들이 추구하는 '고급 애니' 제작에 지나치게 아집을 부리는 이유는 상술된 제작 비화에서 드러난 마인드에서 추측해 볼 수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심오한 설정의 애니메이션 제작이 무슨 독립 운동이라도 되는 것마냥 절대적 당위성을 가진 무언가로 치부하고 있었다. 일본은 간지나는 공각기동대를 만드는데 한국은 한심한 아동용 애니나 만들고 있으니, 어떻게든 일본을 따라잡을 만한 심오한 주제의식의 대작을 만들어내야 하며 그건 한국 애니계가 반드시 이뤄내야할 과업이라는 식이다. [21] 제작 비화에 따르면 제작진은 자신들의 작업을 두고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의 혁명이 되어야 할 무언가이자 후세대가 보고 배울 뿌리가 되어야 한다며 지나치게 의미부여를 하고 있다. '시체로 강을 매워 한국 애니의 본진을 위한 다리를 만드는 작업'이라는 것이 본인들의 작업에 대한 스스로의 인식이다.

물론 이러한 인식은 완전히 본인들만의 정신승리일 뿐인데, 일단 현 시대에는 그 누구도 지루하고 재미 없는 졸작인 라젠카에서 의미와 교훈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라젠카 제작진의 마인드는 일종의 유아적 자의식 과잉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다. 제대로 일을 하고 관계자를 설득해도 모자랄 시간에 쓸데없이 현실을 비장하게 받아들이고 허구한날 기존 기획이 망가졌다며 신세한탄만 하고 있다. 자신이 운명적 비극의 주인공인양 망상하는 중2병적 소영웅주의 그 자체였던 것이다. 크리에이터 자체가 중2병적 세계관을 벗어나지 못해 거창하게 무게만 잡는 재미없고 지루한 양반들이니 창작물이 멀쩡하게 나올 리가 없는 노릇이다.
라젠카 제작진의 현실 인식이란, '애들 만화나 만드는 한국 애니계는 진부해 빠졌다', '자신들은 한국 애니계를 뒤흔들 휴머니즘적이자 입체적인 SF 대작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돈이나 대면 그만일 장난감 업자들이 애들용 저질 로봇물 제작을 강요하고 있으니 나라 잃은 김구 심정으로 한탄이 나온다'는 수준이다.

이런 정신나간 마인드로는 거액이 투자되고 온갖 관계자들과 방송국, 업체가 엮이는 상업 작품을 맡아 성공시키기가 힘들다. 라젠카 제작진에 비해 훨씬 재능이 뛰어나고 예술성과 개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박찬욱 감독도 항상 자기 작품의 상업성과 대중 접근성을 염려하고 제작자, 투자자와 의견을 조율하며 재미 전달에 신경을 쓴다. 심지어 가내수공업으로 앨범을 찍어 파는 인디 밴드도 라젠카 제작진보다는 객관적이고 냉철한 자기객관화를 통해 창작을 할 것이다.

그런데 라젠카 제작진은 괴이한 아집과 망상에 빠져 스폰서와 대중 그 누구도 요구하지 않았음에도 '심오한 메시지와 주제의식을 전달하는 고급 애니 제작이 아니면 다 때려치고 싶다', '한심한 애들 만화는 만화도 아니다' 라는 식의 트롤링으로 일관하고 있다.

프로라면 자기가 원하지 않는 프로젝트를 맡더라도 최선의 성과를 내야 하고 정 자기가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 같으면 프로젝트를 내려놓아야 한다. 그런데 라젠카 제작진은 하고 싶은 기획을 스폰서 탓에 못하게 됐다고 한탄만 할 뿐이며 하기 싫은 작업을 억지로 맡은 티를 숨기지 않는다. 거기에 스폰서와 방송국이 요구한 사항에는 관심도 없이 본인들의 취향만 고집하며 은근슬쩍 기존 기획의 잔재를 남기기 위해 내부 다툼이나 벌이고 있다.[22]

이들은 스폰서를 설득할 능력은 없었던 주제에 작품의 기획이 변경되었음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 바뀐 현실 아래서 잘 되기 위한 노력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존 기획에 고집을 부리며 끝까지 매달리다 작품의 방향성을 이도 저도 아닌 엉망으로 만들었으며 변경된 기획의 아동 지향적 측면에는 매우 건성으로 임하며 퀄리티를 개판으로 추락시켰다.

게다가 그런 와중에 '어쨌거나 모든 staff가 열심히 했어요. 그거면 된 거 아닌가요?' 라는 너무나도 아마추어스러운 발언까지 남발하고 있다. 대규모 상업 작품의 제작진은 열심히 하라고 있는 자리가 아니고 투자받은 만큼 수익을 내라고 있는 자리다. '열심히 했으니 아름답다' 는 식의 마인드는 초등학교 학예회에서나 겨우 통용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마인드로는 협업과 소통 능력이 크게 요구되는 대규모 상업작품을 도저히 할 수 없다. 집단 창작물의 제작은 온전한 자기 예술을 하는 영역이 아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고집하려면 혼자 소설을 써야지 남의 돈을 투자 받아선 안된다. 한 마디로 말해 일기장이나 써야 할 아마추어들이 자신들의 그릇에 비해 너무 중대한 책무를 맡았고, 또 허황된 목표를 추구했던 것이다.

'로봇 애니가 따로 있나? 매 회 다른 로봇을 등장시켜 부숴버리면 그만이지.'라는 발언에서, 당시 제작진이 얼마나 편협한 시각으로 거대 로봇물을 접했는지가 드러난다. 거대로봇물이 아동의 전유물이라는 시각 자체는 일본, 한국을 막론하고 일반적인 인식이었지만, 그 와중에 심도깊은 메시지를 삽입하며 주제의식을 키워주는 감독들은 정말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다.

대표적 사례가 마징가에서 등장하는 아수라 백작이다. 아수라 백작은 매번 마징가에게 져서 도망치고, 자기 편(브로켄 백작)도 까대는 등, 사고뭉치같은 포지션을 가지고 등장한다. 그럼에도 아수라 백작은 자기를 끝까지 믿어주고 보살펴 주던 닥터 헬에게 보은하고자 자살에 가까운 공격을 감행했다. 결과적으로는 실패했지만 본인의 목숨을 버리며 마징가 팀에게 엄청난 타격을 주었고, 이에 상관인 헬 박사도 아수라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다음화에서 복수전을 준비하는 전개가 나와 시청자들에게 큰 인상을 주었다. 이게 1970년대에 나온 연출이다.

무적초인 점보트에 등장한 인간폭탄의 공포라는 유명한 사례도 있다. 작중 등장하는 적성세력인 가이조쿠는 지구인을 납치해 인간폭탄으로 개조하고, 그 지구인이 가정으로 돌아가면 폭발하게 만드는 작전을 시행한다. 흡사 사람이 아닌 바퀴벌레를 구제하는 듯한 악마적인 공격이었으며, 주인공의 주변인물조차 여기 휩쓸려 사망하는 지옥같은 전개를 보여준다. 이것도 1970년대에 나온 연출이다. 마징가나 점보트나 앞서 거론한 연출 내용만 보면 '단순히 애들 보는 만화' 수준에서는 한참 벗어난 것이다.

사실 이러한 심도 깊은 메시지는 작품이 제대로 만들어졌을 때에나 다룰 수 있는 것이고, 작품 자체가 개판인 라젠카에서 소화하기엔 과분한 수준이다. 스토리텔링은 조진 주제에 개똥철학과 심오한 척 하는 메시지에만 집착하는 라젠카는 평론가 부기영화가 주장했던, '오직 자신없는 자들만이 결과물이 아닌 의도를 평가받고자 합니다. 그래서 결과물을 비판하면 마치 그 의도에 반대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죠. 그냥 못 만든 거예요!' 의 사례에 완벽하게 들어맞는다.

라젠카는 대중예술의 기본기인 재미 전달을 팽개친 채 메시지병, 예술병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라젠카는 아서 C, 클라크의 유년기의 끝 같은 걸작에서 다룬 주제의식을 빌려와 어떻게든 심도 깊은 메시지를 쑤셔넣으러 안간힘을 쓰는 편이다. 그러나 그 내용이 전혀 스토리텔링에 녹아나지 못했고 뜬금없고 작위적인 메시지 주입에만 그치고 있다. 게다가 유년기의 끝은 90년대 기준으로도 나온지 수십년 된 작품이다. 라젠카의 각본가가 해당 작품의 메시지에 감동받았건 어쨌건 그 주제의식을 그대로 가져오는 건 표절이며, 또한 변주와 재해석[23] 없이 재탕하는 건 게으르고 무능할 뿐더러 감각이 올드한 것이다. 이미 아서 C, 클라크를 필두로 선배 작가들이 그 주제로 어마어마하게 많은 실험을 했고, SF계에선 더이상 신선한 소재가 아닌데 이제 와서 그걸 똑같이 따라한들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이야기의 기본이 엉망인데 깊은 메시지가[24] 들어가기만 한다고 작품성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25] 그걸 재미있게 전달하는 것이 능력이고 재미 전달이 안 되는 작품은 세상에 나올 가치가 없다. 애니메이션이 심오한 메시지를 주입식으로 국어책마냥 줄줄 욀 바엔 그냥 신문에 기고문을 쓰는 것이 더 나은 것이다.

앞서 어떤 스태프가 '로봇 애니가 따로 있나? 매 회 다른 로봇을 등장시켜 부숴버리면 그만이지.'라는 발언을 했다고 했는데, 라젠카는 그것조차 못해서 망한 것이다. 그거라도 잘 했으면 주제가 빼고 아무도 모르는 만화영화 꼴은 나지 않았을 것이다.

애니메이션 제작 환경을 아는 사람이라면 '매화 다른 로봇을 등장시켜 부수면 그만이다.' 식으로 쉽게 언급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고작 1~2화에 투입해 부숴버릴 적군 로봇 하나 때문에 소요되는 노력이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일단 각기 다른 디자인부터 해야 하고, 왜 투입되는지에 대한 설정도 붙여줘야 하며, 시청자에게 긴박감을 줄 수 있는 스토리 라인도 짜야 한다. 매화 달라지는 적군 로봇을 작화가들이 소화할 수 있어야 하는데다,[26] 작감이 그걸 잘 보정해 줘야 한다. 하나같이 전혀 쉬운 일이 아닌데 너무 쉽게 말하는 것 부터가 황당한 것이다.

그런데 라젠카 제작진은 아동용 애니를 시종일관 무시하고 있다. 방영시간대가 아동들이 퇴교한 시간대인 오후 5시 10분으로 맞춰지자, 20억 들여 라젠카를 겨우 아동용 애니로나 만들었다고 한탄하는 대목에서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그런데 아동용 애니는 이들이 그토록 물고 빠는 고급 애니에 한참 떨어지는 저급한 문화인가? 그건 그저 편협한 제작진의 아집일 뿐이다. 이들과 비교도 안되게 우수한 크리에이터인 토미노 요시유키는 짱구는 못말려 애니메이션을 두고 대단히 우수한 엔터테인먼트라 감탄하며 라이벌로 삼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애니메이션의 정수를 파악한 업계의 거장도 아동용 애니를 무시하지 않는 마당에, 아동용 애니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했던 라젠카 제작진이 너무 오만했던 것이다.

애초에 아동용 애니라 해서 좋은 이야기가 되기 위한 핵심적 본질이 달라지는 게 아니다. 도라에몽이나 짱구는 못말려 같은 작품은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빼어난 스토리텔링 재능과 창작력이 요구된다. 피카소가 입체파 화가라 해서 정물화를 못 그리는 것이 아니듯, 아동용 작품을 잘 만드는 작가는 성인용 작품도 대체로 잘 만든다. 예를 들어 도라에몽 작가의 단편선을 보면 성인 지향의 심도 깊은 이야기도 높은 수준으로 구현하고 있다. 그런데 라젠카 제작진은 아동용 애니도 개판으로 만들고 이해하지도 못하는 주제에, 아동용 애니는 유치하다고 덮어두고 무시하기만 했다. 그러고선 본인들이 가진 능력과 분수에 안 맞는 보기에 멋있고 심오해 보이는 겉멋든 애니에만 집착했다.

아동용 애니를 경멸하는 제작진의 인식과 다르게, 2000년대에서 2010년대가 되기까지 성과를 이룬 유아 대상 애니메이션《뽀롱뽀롱 뽀로로》,《라바》,《꼬마버스 타요》는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크게 성공했다. 이 작품들이 애니메이션 제작 환경이 좋아서 성과를 이루었겠는가. 창작의 기본인 이야기가 훌륭하고 재미가 있었으며 캐릭터가 뛰어났기 때문이다. 거기에 기획을 잘하고 타겟 소비자를 잘 설정했으며 우수한 캐릭터 마케팅과 홍보로써 성공한 것이다.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에서도 능력이 출중하면 얼마든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이건 1990년대에도 마찬가지였다. 둘리나라 측에서 해당 작품에 참여한 서울무비에서 만든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도 라젠카와는 비교도 안되는 우수한 기획을 바탕으로 뛰어난 완성도로 제작되었고 큰 흥행을 거두었다. 그러나 라젠카 제작진은 이런 능력이 없었을 뿐이다.

물론 라젠카가 최초에 아동용으로 기획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위의 경우와 단순 비교는 어렵다.[27] 그러나 녹색전차 해모수, 레스톨 특수구조대처럼 동시대에 미래를 배경으로 하며 메카가 주요 소재로 제작된 다른 작품과 비교해도 라젠카의 평은 좋지 않았다. 해모수 역시 결코 평가나 흥행이 좋다고 말할 수 없지만, 해외수출에 성공한데다 후일에 당시 상황에선 무난했던 작품 정도로 재평가가 이루어진 편이다. 거기에 레스톨 특수구조대는 그야말로 한국 아동용 애니메이션계의 레전드 중 하나로 인정받는 작품인 걸 생각하면 그 당시 환경만을 탓할 순 없을 것이다.

만약 완구회사인 손오공에서 과하게 고나리짓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 제작 분위기가 침체되고 제작팀 일부가 퇴사하는 등 환경이 어려워진 것은 감안해줄 수 있긴 하다. 그러나 이후에 상업애니로써 사업을 개척한 《변신자동차 또봇》이 비록 아동용이라도 완구 생김새와 탄탄한 스토리로 로봇 애니계의 시장의 활로를 열어주었고, 후발주자로 나온 《바이클론즈》,《터닝메카드》 등의 사례가 있다. 해외사례로는 해즈브로타카라토미트랜스포머 시리즈만 봐도 아동용이지만 성인들도 만족할 수 있는 작품들이 다수 존재하며 탄탄한 세계관과 스토리 덕에 지금까지도 시리즈가 이어지는 케이스이다.

이 작품들 모두가 상업적으론 완구 판매량을 올려 크게 성공했고, 시청자들에게 큰 재미를 선사해 애니메이션 자체로도 성공한 애니메이션들이다. 스폰서의 압력이 있었더라도 제작진의 능력과 의지가 있었다면 얼마든지 이겨내고 좋은 작품을 만들 수가 있는 것이다. 라젠카 제작진들은 환경을 극복할 의지와 능력이 부족했다고 봐야 한다. 스폰서의 간섭으로 기획을 수정했다고 해서 그 결과물이 저질이 되어선 안된다. 그건 스폰서 탓을 하기 이전에 능력 부족일 뿐이다. 정 완구회사의 간섭이 싫었다면 다른 스폰서를 찾는 등의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

덤으로 완구회사의 스폰서를 받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초기 디자인의 강화복을 거대 로봇으로 대체했고, 지속적인 완구화 간섭을 옹고집 감독이 끝까지 참아가며 완결까지 제작하여 큰 성공한 작품이 있다. 바로 토미노 요시유키기동전사 건담이다. 스폰서의 요구와 거기 맞춘 타협이 오히려 새옹지마로 작용한, 결과적으로 리얼로봇 장르의 효시를 알리며 대성공을 거두게 된 완벽히 대비되는 사례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후 손오공은 산하 제작사인 초이락을 설립한 바가 있다.[28] 라젠카 제작진의 불통과 고집은 손오공 측이 자신들과 좀 더 대화가 통하는 상대를 만들 수 밖에 없던 간접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29] 한편으론 손오공측도 부당한 제작간섭을 읍소하며 자기 유리하게 허위로 왜곡한 저서까지 쓴 공저자이자 해당 각본가인 김호진 측을 당시에 끝내 고소하지 않은 게 특이하단 시각도 존재한다.

9.2. 적은 전투신

staff 1: 로봇이 매회 등장해서 전투를 벌여야 한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staff 2: 로봇 애니가 따로 있나? 매 회 다른 로봇을 등장시켜 부숴버리면 그만이지.
staff 3: 다른 방법도 있을 겁니다.
staff 4: (독백.)...진부함으로 회귀(回歸)하는 분위기군.

이는 "그걸 알면서 왜 안 하는 건데?"로 요약할 수 있다.

명색이 로봇 애니메이션인데도 1화부터 주인공 로봇이 제대로 등장하지 않았다.[30] 등장은 했는데 격납고에 선 채로 주인공이 뭔가 알 수 없는 독백을 하느라 시간을 다 잡아먹고, 애초에 출격조차 하질 않아 기본적으로 1~3화당 1전투라는 기본적인 법칙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아서 그야말로 어린이들이 로봇 만화에 가지고 있는 최소한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정말로 차라리 흔하고 진부하기라도 했으면 나았다. 그렇다고 그 진부에서 탈피했다는 결과물의 스토리가 아동에게도 성인에게도 전혀 어필... 아니 어필은커녕 날림으로 이해조차 어려운 수준이었다. 시청자가 보기에 제작진들이 뭘 하고 싶어 하는 건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눈을 사로잡을 만한 뛰어난 작화나 애니메이션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또 다른 문제는 주역기인 가이런이 제대로 싸우는 에피소드가 거의 없다는 것인데, 주인공인 아틴이 가이런에 탑승한 에피소드에서는 잠깐이나마 싸우는 듯하더니 아틴의 조종 미숙으로 공중으로 올라갔다가 그대로 추락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6화 중반부에 가이런이 아틴의 마음에 어느 정도 반응하면서 주무기인 광선검과 블래스터를 활용하여 처음으로 전투다운 전투를 하는 모습을 보여 기대를 모으기도 했으나 얼마 안 가 아트만(모노스타)의 거인병[31]에게 무력하게 당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실망을 안겼다.

해당 에피소드 말미에 나름 멋지게 등장한 루타와 미루신은 아틴이 정의로운 마음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가이런을 거인병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만 하고 직접적인 도움은 주지 않다가 나중에 변신해서 싸움에 나선다. 둘의 강함이 부각되기라도 했느냐면 그런 것도 아니어서, 루타는 부자연스러운 모션으로 창을 쥐고 덤벼들다가 주먹 한 방에 나가떨어지고 미루신은 공중에서 화살만 쏘아대다가 레이저에 맞고 추락한다. 결국 아틴이 광선검과 블래스터를 합쳐 공격하여 거인병을 일격에 날려 버렸다. 최종회에서 나온 아틴과 루드라의 전투에서 문제점이 더욱 심해지는데, 공중에서 심히 딱딱한 모션으로 몇 번 칼부림을 하다가 루드라가 루타와 미루신에게 봉인당하면서 끝나버린다. 이렇듯 로봇의 등장과 전투씬이 매우 적은 것은 물론이고, 그나마 있는 전투씬도 밋밋하고 허망하게 끝나버리니 시청자들한테 외면 받는 건 당연지사다.

무엇보다 본작의 방영 당시 기준으로 한국에서 거대로봇물 팬들은 눈이 낮은 편이라고 보기 힘들었다.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서 방영된 일본의 용자 시리즈는 대체로 전투씬 묘사가 영혼기병 라젠카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훌륭하며, 용자 시리즈 중에서 전투씬 묘사가 가장 밋밋하다는 평가를 받는 전설의 용자 다간, 용자지령 다그온조차도 영혼기병 라젠카에 비하면 전투씬 묘사에 대한 평가가 나은 편이다. 그리고 본작의 선배격 작품인 로보트 태권 V 시리즈는 표절 논란과 별개로 전투씬 묘사에 대한 평가는 현재까지도 좋은 편이며, 그에 따라 로보트 태권 V 시리즈를 추억하던 앞세대들은 같은 국산 거대로봇물이면서 전투씬 묘사는 로보트 태권 V 시리즈보다 훨씬 못한 영혼기병 라젠카를 좋게 평가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같은 시기에 방영된 한국 거대로봇물인 녹색전차 해모수도 비록 전투씬 묘사가 용자 시리즈 및 로보트 태권 V 시리즈보다는 못하지만 정도로만 따지면 영혼기병 라젠카만큼 심각한 편은 아니다[32]. 이렇게 비교대상이 되는 다른 거대로봇물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대체로 영혼기병 라젠카에 비하면 전투씬에 대한 평가가 좋은 편이다 보니 영혼기병 라젠카가 설 자리는 더더욱 없어지게 되었다.

9.3. 중구난방의 전개와 형편없는 캐릭터 묘사

원래는 등장 인물도 선악의 대립구도보다는 입체적 인물 구성에 복잡한 심리 묘사 등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것 역시 분명한 선악 대결 구도로 바꿔 달라는데... 그 변화의 수준이 이 작품의 애초 기획 의도 자체를 무산시키는 수준이었죠.

그러나 이런 제작진들의 불평과는 달리, 완성물은 여전히 제대로 된 선악 대립구도가 되어있지 않다. 스폰서가 명확한 선악구도를 요구해서 기획을 변경할 거라면 이야기 역시 아동 지향으로 쉽고 선명하게 전개되는 것이 타당하다. 변경할 거라면 아예 제대로 바꿔야 하고 바꾸지 않을 거라면 스폰서를 설득해서 원안을 관철했어야 한다.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중간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라젠카 제작진은 기존 기획을 폐기하는 와중에도 자기들이 하고 싶은 심오한 스토리를 완전히 놓지 못한 것인지, 주인공은 여전히 쿨병이 걸려 가오를 잡아대며 의미불명의 독백을 해 대고, 그 외의 인물들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캐릭터 묘사가 전혀 안 되며[33] 개성도 일관성도 없이 두루뭉술하기만 하다.

《라젠카》의 적 캐릭터들 역시 상당수가 적인지 아군인지 알 수 없는 놈들뿐으로 대부분의 이야기가 얘들이 세뇌가 풀렸다가 다시 되면서 적과 아군을 왔다갔다 하는 것이다. '사악한 기생생물'이라는 편리한 설정 덕분에 납치됐더니 아무 이유없이 악당이 되는 여왕이라던가, 적들간의 상하 관계도 분명하지 않고 어떤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는지도 제대로 알 수 없다. 이렇듯 상당수 인물들의 행동에 개연성이 결여되어있는 상황에서 깔끔한 전개는 기대할 수가 없었다.

사실 나온 결과물만 놓고 보면, 스폰서의 요구로 기획이 바뀌지 않았더라도 이들이 하고 싶었던 입체적 심리묘사가 잘 이뤄졌을지는 미지수다. 그런 걸 하고 싶은 것과 잘 구현해내는 것은 매우 다르다. 캐릭터와 스토리를 입체적으로 전개하기 위해선 작가의 필력 뿐만 아니라 수준 높은 인간 통찰이 요구된다. 그리고 그런 재능을 가진 작가는 기획이 아동용으로 수정되었다 한들 이 정도로 결과물을 말아먹진 않는다. 라젠카의 스토리, 캐릭터 구현 수준을 볼 때 스폰서가 아무 간섭을 하지 않았다해도, '어디서 본 건 있어 캐릭터가 심오한 척 폼은 잡는데 겉멋든 허세일 뿐 실체는 전혀 없는', '캐릭터 묘사는 왔다갔다하며 이해도 공감도 안 되는데 개성도 재미도 없이 지루한' 수준이 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34]

애초에 아동용 애니라고 해서 입체적 심리묘사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디즈니나 픽사의 장편, 국내 기준으로는 아기공룡 둘리만 봐도 어린이 입장에선 선악이 명확해 보이지만 어른의 시점에선 다르게 보이는 깊이감이 훌륭히 구현되고 있다. 라이온 킹의 악역 스카 정도로만 캐릭터를 그려내도 시청자들은 악역의 사정에 공감하고 고민하게 되며 악역의 매력에 집중한 팬픽이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라젠카의 각본가는 아동용 애니 수준에서도 가능한 캐릭터적 깊이감과 매력도 구현 못한 채 기획 변경으로 망했다고 읍소만 하고 있는 꼴이다. 애초에 주인공부터가 윙건담의 히이로 유이, 파이널 판타지 7의 클라우드를 베껴댄 마이너 카피 쿨병 캐릭터고, 고유한 캐릭터적 매력은 전혀 없이 무의미한 빈껍데기가 시종일관 투덜거리며 폼만 잡아대는 수준이다.

중2병 코드에서 냉소적이고 시니컬한 주인공이 각광받긴 하는데 사실 이런 캐릭터가 훨씬 만들기가 어렵다. 캐릭터가 줄곧 비협조적이거나 작중 사건에 무관심하면 시청자가 공감하기 힘들고 매력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런 주인공을 가지고는 작중 사건에 참여시키기가 어렵고 작중 사건에 동기 유발을 시키기도 애매하다. 냉소적 캐릭터가 명확한 동기 부여 없이 작중 사건에 개입하면 억지 숙제로 보일 뿐인 것이다. 이런 유형의 캐릭터는 설득력 있는 비하인드 스토리와 함께 극중에서 캐릭터의 동기와 성장 서사를 잘 묘사해서 시청자가 감정 이입할 수 있게 유도해야 한다.

물론 설정 상으론 캐릭터가 사고나 따돌림을 겪었다던지 해서 논리적으로 캐릭터가 비사회적으로 구는 게 말이 될 순 있다. 그러나 이론 상의 설정과 실제 극중에서의 묘사는 매우 다른 영역이다. 설정은 잘 짜여 있을지언정 정작 실제 작품에서 흥미와 매력이 안 느껴지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즉, 입체적이고 빛과 어둠을 동시에 가진 복잡한 캐릭터의 묘사는 라젠카 각본가의 실력으론 도저히 무리인 영역이었다. 시청자가 이입할 수 있는 입체적 캐릭터의 구현을 위해서는 일관성과 설득력, 결정적으로 매력과 성장을 표현해야 하는데 이 모두가 박살난 캐릭터들이 나왔다.

보통 중2병을 앓는 유형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본인은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고 순탄하게 잘 살아왔는데 인생에서 큰 상처를 받은 양 '크큭... 사람 따위 다 죽어 버리라죠.' 식의 냉소적인 말투를 쓰곤 하는 것인데 딱 그 정도의 결과물이 나온 것이다. 이런 건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이 일갈하듯 그저 컨셉이지 제대로 된 인간 묘사가 아니다.

라젠카 애니메이션 역시 마찬가지의 문제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어디서 베껴온 쿨병 걸린 주인공이 시청자는 전혀 공감을 못하는 가운데 틱틱거리기만 할 뿐이다. 이런 주인공으로 제작진이 원하는 시리어스한 전개를 해봐야 중학교 2학년이 쓴 설정범벅의 흑역사 소설 수준의 이야기만 나오기 십상이다.

9.4. 메카닉 디자인 표절 의혹

투니버스의 애니메이션 정보 프로그램 '만화특급 붐붐'에서는 본 작품을 소개하면서 가이런 디자인은 옛 한국의 장군 복장을 모티브로 했다고 언급한 바 있었다.

하지만 디자인이 공개된 후로 《성전사 단바인 OVA》의 등장 기체인 서바인과 《파이브 스타 스토리》의 모터헤드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상수 메카닉 디자이너는 저서 《한국 애니메이션은 없다》에서 논란이 된 서바인이 아닌 단바인의 이미지를 실어 가이런과 비교하면서 양자의 유사성은 동일한 미적 감각으로 인한 우연으로 보았지만, 모터헤드 쪽 다리 디자인은 두 말할 것 없는 표절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실제 표절의혹이 있던 것은 서바인이지 단바인이 아니었기에 돌직구인 척 하는 본질 흐리기로 비쳐질 소지가 충분했다.

그 밖에도 2004년 네이버 지식백과에 올라온 국산 애니메이션 라젠카(Lazenca) 비평에서는 가이런의 콕피트 디자인이 에반게리온과 유사하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메카닉 디자인은 아니지만 주인공 아틴 역시《신기동전기 건담 W》의 히이로 유이와 유사하다는 것을 지적했다.

다만 반박을 하지만 이런 식의 지적이면 되려 표절 아닌 것은 없다는 인식도 강하다.[35] 독특한 디자인으로 호평받은 제프티조차도 모터헤드와 모빌슈츠의 영향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굳이 체형도 스타일도 다른 기체들을 엮을 필요는 없다. [36]

종합하자면 라젠카의 메카닉 디자인 자체는 단바인으로부터 형성되는 판타지 세계관 갑주형 로봇의 영향을 받았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표절에 이른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있는 편이다. 어찌됐건 라젠카의 메카닉이 독창성이나 기존의 디자인을 재해석한 가치가 있다는 애기는 거의 없는 상황.

결정적으로 라젠카 메카닉에서 보이는 다리 후방의 뾰족한 뿔 형상은 빼박 모터헤드의 표절이라는 평가가 많다.

10. 미디어 믹스

10.1. 코믹스

대교에서 6권짜리의 필름북 만화책으로도 발매가 되었다.

10.2. 게임

패밀리 프로덕션이 제작, 애니메이션과 동명의 풀 3D 어드벤처 게임. 나온 시대를 감안하면 그래픽은 꽤 준수하지만 게임성은 망작 소리를 듣는다. 카메라 시점 등 게임의 전반적인 디자인은 그냥 바이오하자드의 아류작이다. 플레이타임은 매우 짧은 편이고 재미나 진행 편의성, 난이도를 놓고 보면 사실상 쿠소게에 가깝다. 거기에 애니 원작마냥 이 작품의 중심점중 하나인 가이런은 최종보스전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오랜 세월이 지나 엔틱게임월드의 모바일 게임 '우주의 기사'에 중장기병 발켄과 함께 라젠카가 참전, 가이런, 루타, 젠타 등의 메카들이 출연했다.

11. 기타

  • 최초 기획 당시 제목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징슈필 작품에서 따온 마술피리였다. 스토리상 중요 아이템인 플루오가 피리였던 것이다.[37] 이 당시는 소년소녀의 모험담으로 소울 프레임은 설정되지 않았다. 다만 이 당시 설정된 적측 로봇의 디자인은 라젠카에 적측 양산형으로 재활용되었다.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모티브가 된 작품은 아서 클라크의 SF소설 《유년기의 끝》. 마지막화에서 짜라스트로 박사가 "드디어 지구의 어린 시절이 끝났다"라는 대사를 함으로서 인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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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니버스가 제작에 참여했기 때문에 나름 애착을 가진 작품인 것 같다. 90년대 말 2000년초까지 방송이 종료 되고 애국가가 나오는 나서 방송종료와 방송사의 취지에 대해 설명하는 나레이션이 마지막으로 나오는 영상에서에서 라젠카의 3d 모델 등장할 정도다.


[1] MBC, 투니버스 방영[2] MTV 방영[3] 2019년 기준 물가를 감안하면 대략 200억 정도 들였다 보면 된다.[4] 1996년 KMTV 2기 VJ 출신으로 재치있는 말솜씨와 순발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1세대 비디오 저널리스트.[5] 다만 레스톨 특수구조대는 작품성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는 것과 달리 실제로는 제작에 참여했던 최종일 아이코닉스 대표의 말에 의하면 60% 가량 적자가 났다고 한 것으로 얘기한 걸 보면 상업적으로는 성공한 편은 아니었다. #[6] 사실 사신도현무다.# #[7] 메카 디자인만 두고 봤을 때는 기동전사 건담 0083가베라 테트라를 연상할 수 있겠다.[8] 한국 거대로봇물을 대표하는 로보트 태권 V만 해도 마징가의 표절이라는 주장이 끊임없이 이어지긴 하지만 표절의 정의에 대한 근원적 물음에 대해선 논쟁점이 존재한다..[9] 건담 시리즈, 용자 라이딘, 무적초인 점보트3, 무적강인 다이탄3, 전설거신 이데온 등의 감독. 심지어 라젠카의 표절대상으로 지목된 성전사 단바인도 이 사람이 감독을 맡았다.[10] 심지어 당시 토미노와 스폰서였던 반다이와의 불화는 라젠카 제작진들의 불화는 따위로 만들 정도로 관계가 험악하게 비틀어졌고, 토미노 본인은 우울증까지 앓았을 정도였다.[11] 반대로 OST를 맡아 명작으로 뽑아낸 신해철은 스폰서와 제대로 맞붙어 자기 의견을 관철해낸 바가 있다. 신해철이 말한 작곡 일화 중에는 자신이 거절했음에도 스폰서측에서 계속해서 생기발랄한 곡으로 만들어달라며 요구해와 화가 난 적이 있었다고 한다. 물론 스폰서측의 요구를 신해철이 전부 거절했고, 그 결과 제작된 애니는 실상 망했지만 OST는 여전히 명곡으로 남았다. 어떻게 보면 '마왕' 신해철 정도는 되니까 가능한 일화이기도 하다[12] 이같이 시장상황을 무시하고 '있어 보이는' 애니에만 집착하는 행태는 2000년대에도 원더풀 데이즈 등에서 똑같이 반복되었다. 물론 그 결과는 당연히 폭망이었다. 애들이 보기엔 현학적이고 재미가 없으며, 어른이 보기엔 매력 없는 평면적 캐릭터에 작위적이고 왔다갔다하는 개연성 없는 스토리, 메시지병에 걸려 스토리텔링을 지루하게 말아막는 패턴이 매번 똑같았다. 원더풀 데이즈는 최초엔 라젠카의 극장판으로 기획되었기도 하고 라젠카와 연관성이 꽤 큰 작품이다. 환경주의와 휴머니즘에 대해 창작자의 능력을 벗어난 심오한 이야기를 시도하다가 작품이 저세상으로 가버린 패턴까지 완전 동일하다.[13] 건담과 에반게리온을 만든 일본도, 권선징악적이고 어린이가 이해하기 쉬운 애니를 장기간 만든 끝에 소비자층이 성장하여 성인용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그 어느 나라도 시장의 초창기부터 매니아용 애니를 만들기는 어렵다.[14] 본작과는 다른 사례이지만, 철인사천왕의 제작을 위해 집까지 팔아가며 투자해 준 스폰서의 사례도 존재한다. 스폰서 역시 절실한 심정으로 투자한다는 이야기다.[15] 가이스터즈가 해당 사례에 속한다. 가이스터즈는 심도 깊은 이야기를 다룬 웰메이드 성인용 애니메이션으로서의 포텐셜이 있었으나, 작품의 성격을 이해 못한 MBC의 이상한 방영시간 배치 등 현실 여건의 어려움과 훼방을 많이 겪은 끝에 퀄리티가 크게 손상되었고 국내판의 조기종영후 나머지 2쿨은 일본 제작진이 오리지널로 끝낼수 밖에 없었다. 라젠카 제작팀이 호소한 현실 사정의 어려움으로 실패했다는 얘기는 가이스터즈 제작진이 주장했다면 크게 공감을 얻었을 것이다.[16] 공각기동대 극장판으로 철학적 주제의식을 심도 깊게 그려낸 오시이 마모루 감독도 유사하게 현학적인 애니를 만들다가 상업적으로 실패하거나 혹평을 받은 사례가 많다. 하드 SF적 성취나 철학적 통찰 측면에서 볼 때 한 없이 유치하고 투박한 라젠카에 비해 오시이 감독의 작품은 상당한 경지를 이루었음에도 현실이 그렇다. 본인 스스로의 세계관이 명확하고 철학적 고민을 많이 해왔던 감독에게도 어려운 영역인데 라젠카 제작팀이 지나치게 자신들의 능력에 대한 객관화가 안된 부분인 것이다.[17] 멀리 나아가선 훗날 21세기 이후에 등장한 홍대병의 원조로 해석되기도.[18] 다만 당시 이 책자도 문제가 있던 게 한국 애니가 이래서 문제다 비난하면서 정작 작품도 안본 채 대충 비디오 표지를 보고 1978년 한국 애니인 손오공과 별들의 전쟁에서 SF 서유기 스타징거의 요소들을 도배한 것만 이야기하며 애니 자체가 스타징거를 표절했다는 엉터리 정보를 썼다. 이래서 한국 애니는 안된다 뭐다 폄하했지만 정작 손오공과 별들의 전쟁은 스타징거와 연관이 없었다. 문제는 포스터에서 조고가 탄 비행선을 멋대로 그려 넣은 데다 여러 일본 애니 옷차림을 표절한 게 문제지만 정작 애니 자체에서는 이런 표절 사례는 전혀 없었다. 포스터가 문제이긴 해도 애니 자체가 표절이라는 건 터무니없는 음해였다. 애니를 확인도 안하고 기사를 쓴 것이다. 자세한 것은 서유기 항목을 참고할 것.[19] 당시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는 투자금을 거액으로 받아놓고 회식과 유흥에 흥청망청 써버리는 사례가 간혹 있었으며, 이현세 원작의 아마게돈 애니메이션 제작 때도 불거진 문제였다. 라젠카의 경우 애니가 다 완성되어 런칭되기 직전이니 회식을 거하게 할 수도 있단 것을 감안해줄 수 있긴 하다. 하지만 그럴지라도 제작진이 제대로 된 실무적 노력 없이 술만 빨아대며, 회의 때마다 신세한탄에 현실을 망각한 정신승리로 일관한다는 문제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다.[20] 정녕 사실이라고 해도 대화 시작부터 문제점이 있다. 13세 미만 SF 애니에서 벗어나겠다고 고집한 주제에 스폰서를 설득 못한 것과, 그 뒤 아동용으로 타깃을 낮춘 시점에서의 결과물이 완성도가 우수하다고는 빈말로도 해주기 어렵다.[21] 이러한 경향성은 그 당시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쿨타임 찼다 하면 덤벼들었던 수많은 청소년, 성인 지향 애니메이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시를 들자면 아마게돈(애니메이션), 건드레스, 아크, 엘리시움, 원더풀 데이즈 등이다. 특히 SF 대작의 비중이 유독 높은 편이며 실패 사례도 그쪽에 집중되어 있다. 비록 실패 사례가 거의 전부이긴 했으나 가이스터즈 처럼 아쉬운 가능성을 남긴 작품도 있으며 이런 시도로 축적된 경험이 이후 업계에 자양분이 된 점은 참작할 부분이 있다.[22] 집단 창작에서 최악의 마인드다. 애초에 투자자를 명확하게 설득했어야 마땅한 일. 정작 스폰서 앞에서는 OK 했다가 뒤에서 은근슬쩍 작품 방향을 돌리려 하는 건 작품의 방향성을 엉망으로 만들고 제작환경에 혼란만 가져올 뿐이다. 결정적으로 사회인으로서 신용이 없고 비겁할 뿐더러 일종의 투자금 먹튀에 가까운 행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23] 동시대의 애니메이션인 에반게리온만 해도 유년기의 끝과 연관된 아이디어를 꽤 신선하게 연출해낸 바 있다.[24] 사실 라젠카의 경우 감각이 올드한 작가가 혼자 심취해서 본인만 심도깊다고 생각하는 케이스에 가깝다.[25] 대표적 예시로 매트릭스 시리즈의 경우, SF에 지식이 없는 사람들의 입장에선 메시지가 심오하고 참신해서 흥행한 줄 아는 케이스가 많다. 그러나 하드 SF의 관점에서 보자면 매트릭스가 다룬 소재는 이미 SF에서는 진부하고 올드한 내용에 가깝다. 이미 선배 창작자들이 많이 써먹은 내용이지만 소재를 감각적으로 다루고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보여주어 연출로 성공한 것이지 매트릭스는 메시지 자체만으로 성공한 영화가 아니다.[26] 사실상 가장 큰 문제이다.[27] 한국에서 자체 제작한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이나 로봇 중심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 주목받은 사례는 보기 드물다. 이런 유형의 작품들은 모조리 실패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실패한 매니아 지향 작품들은 오락가락하는 기획으로 대상이 성인도 아동도 아닌 것이 대부분이었다. 즉 성인이 보기엔 치밀하지 않고 아동이 보기엔 지루한 작품이었다는 걸 상기할 필요가 있다. 대상층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동 대상의 애니메이션으로 방향을 틀었다면 국내가 아닌 해외 애니메이션에서 참고할 성공사례를 무수히 찾아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일본산 로봇물은 왜색논란을 막기 위해 가위질을 해서 내용연결이 안되거나, 아동에게 어필한다면서 작품 컨셉에 어울리는 오프닝곡을 동요스럽게 바꾸는 등 여러 제약이 있음에도 국내에서 크게 성공한 작품이 많다. 결국 국내에서도 먹힐 만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든 게 아니었다.[28] 다만 2021년 8월 24일 이후론 손오공과의 계약을 종료하고 자체적으로 유통하고 있다. 그래도 내외적으론 손오공과 밀접한 관련은 남아있긴 하다.[29] 물론 라젠카 제작과 초이락 설립은 20년이 넘는 세월의 차이가 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보긴 힘들다.[30] 사실 첫화에서 주역 로봇이 등장하거나 첫 합체를 시전하지 않는 애니들은 찾아보면 의외로 꽤 있는 편이다. 예시로 들자면 백수왕 고라이온(볼트론)의 경우 4화에서 처음으로 한 전례가 있고 마찬가지로 용자 엑스카이저, 전설의 용자 다간, 더 헤드마스터즈, 트랜스포머 카로봇, 용기폭발 뱅브레이번도 역시나 1화 엔딩부분부터 처음 등장하거나 첫 합체를 선보였다. 물론 (초반부 즉 1쿨에서 주역메카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이 작품의 전개와 비슷한 작품은 일본에도 있다. 초수기신 단쿠가, 초신 마스터포스, 마법기사 레이어스, 혹성로보 단가드A가 그 예로 이 작품들도 역시 3쿨 이상 분량의 애니이며 그나마도 애니로 나오니까 이 정도지, 특히 단가드 A의 경우는 항목보면 알겠지만 원작만화에서는 주인공 로봇이 맨 마지막에 나와버리는 황당함을 보여준다! 그것조차도 활약도 못하고 마지막에 멀뚱히 서 있는 장면 하나만 나왔다![31] 예고편에서 나온 명칭으로, 작중에서 거인병이라 불리지 않는다.[32] 심지어 해모수의 패트론 역시 완구회사가 로봇을 넣어달라고 해서 들어간 요소이다. 원작인 헤비메탈 해모수나 애니 녹색전차 해모수의 초기기획단계에선 로봇을 등장 시킬 계획은 없었다고 한다. 해모수나 라젠카나 똑같이 스폰서 요구로 로봇이 들어갔는데, 퀄리티 자체가 정반대이다.[33] 어떤 창작물이건 캐릭터는 구구절절한 설명이나 설정 없이도 그 캐릭터의 행동과 말투만으로 그 개성과 매력이 분명히 파악되어야 한다. 그게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크리에이터의 실력이다. 예를 들어 에반게리온의 경우, 전후사정을 전혀 모르고 중간부터 5분만 잘라서 본다 해도 주인공 신지가 어떤 인물인지, 아스카는 어떤 인물이고 매력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 수 있다.[34] 후세대에 라젠카와 몹시 유사한 기획의도로 제작되어 폭망한 원더풀 데이즈가 이 케이스에 매우 잘 들어맞는다.[35] 사실 표절이라기에는 상당히 모순인것이 이 애니메이션의 스폰서 부터가 손오공인걸 보면 알겠지만 로봇 장난감 팔아먹으려는 의도가 강하면 차라리 이왕 배낄 것이면 당시 피규어화가 없는 서바인보다 차라리 단바인 혹은 변신 기능이 있는 빌바인을 베껴서 완구 역시 프라모델을 그대로 카피하거나 프라모델 금형 구조를 크기만 불리고 완성품으로 완구를 찍는 것이 표절 소리는 들을지언정 회사 입장에선 가성비가 차라리 낫다. 애초에 굳이 미루신과 루타를 독자적인 변형구조의 디자인을 잘해놓고 변신 기믹조차 없는 라젠카 딱 하나만 표절하는 것 역시 디자이너 입장에서 가성비가 엄청나게 비효율적일 것이다.[36] 심지어 모터헤드조차 건담의 표절이라는 소리도 일본 본토에서 간혹 나오기도 한다, 참고로 모터헤드의 디자이너이자 파이브 스타 스토리의 원작자인 나가노 마모루기동전사 Z건담에서 메카닉 디자이너를 맡았다.[37] 짜라스트로나 모노스타토스 등의 이름에 모짜르트의 흔적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