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01-25 18:47:11

칠요


1. 개요2. 동아시아에서3. 순서4. 여담


/ Seven Luminaries

1. 개요

전근대 천문학에서 다른 과 다른 움직임을 보여 특별하게 여겨진 7개의 천체(, ,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를 가리킨다. 칠정(七政)이라고도 했다.[1] 오늘날에는 모두 태양계에 속해있다.

현대 시간 체계 중 일주일의 기원이기도 하다. 바빌로니아에서는 각 시간을 이들 일곱 천체가 관할한다고 생각했고 7일을 한 주기로 묶어 사용했고[2] 이것이 유럽에 전해진 후 전세계에 퍼져 오늘날에 이른다.

현대 천문학 관점에서 이들 천체가 다른 항성들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간단한데, 지구에서 아주 가깝기 때문이다. 즉, 태양계 외의 천체들은 너무나 멀기 때문에 지구가 아무리 움직여봤자 멈춰있는 것처럼 보이지만[3] 이들 7개 천체는 지구와 매우 가까이 있어 움직임이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원리로 보자면 차 타고 갈 때 가까이 있는 건 훅훅 움직이지만 멀리 있는 산은 안 움직이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그런 면에서 이 개념은 현대 천문학에서는 태양계 개념과 이어진다고 할 수 있다. 태양계 내의 다른 행성천왕성, 해왕성과 (명왕성을 비롯한) 다른 태양계 내 왜행성들도 이러한 특성은 동일하게 지님에도 칠요에 들어가지 못한 이유는 단지 이들이 너무 멀거나 작아서 전근대 천체 관측 기술로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4]

지구를 중심으로 하는 천동설이 지배적이던 시기의 개념이기 때문에 지구는 여기에 들어가지 않는다.[5]

2. 동아시아에서

천문학 좀 한다는 문명 치고 해와 달, 그리고 육안관측이 가능한 다섯 행성을 중요시하지 않는 곳이 없었으므로 해와 달과 다섯 행성을 묶는 개념은 인도, 중국, 한반도까지 시간차를 두고 쭉쭉 전파되었다. 이 개념은 인도로 전해져 다시 밀교에서 수용했고, 불교가 중국으로 전해지면서 도교에서도 이런 인식을 수용, '칠요'(七曜)라고 불러 신격화했다.
按ずるに、日、月と五星と與に之を七政と稱す。更に羅、計を加へて以て九曜とす。
생각건대 해, 달, 오성(五星)을 칠정(七政)이라 한다. 여기에 라후, 케투를 더해 구요라 한다.
화한삼재도회 1권, 구요 항목
칠요 신앙에서 다시 태양의 황도상 궤도가 만났을 때 일어나는 일식월식에 대응되는 라후와 케투 두 가지를 덧붙여 '구요'(九曜)라고 부르기도 했다. 고려에서도 구요를 모시는 '구요당'이라는 건물이 있었다.

고려시대 역법 문헌 중에는 칠요력이라는 것도 있다.

다만 동아시아에서는 전근대에 날짜 표시가 아니라 별점을 치는 등 다른 용도로 쓰였고, 이를 서구에서처럼 시간 주기로 사용하게 된 것은 일본이 메이지 유신을 통해 요일제를 칠요로 번역하면서부터이다.

3. 순서

칠요를 구성하는 천체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배열할 수 있다.
  • 현대 천문학에서 모든 행성은 태양과의 거리를 기준으로 순서를 매길 수 있다. 일-수-금-월(지구)-화-목-토 순이다. 오늘날에 달은 지구위성임이 알려져있으므로 주로 행성만 놓고 근대에 발견된 천왕성, 해왕성을 합쳐 수금지화목토천해 식으로 외운다.[6]
  • 겉보기 등급으로 순서를 매기면 일-월-금-목-화-수-토 순이다. (영어 위키백과 고전 행성 문서 참조)[7] 화성은 지구와 가장 가까이 있는 (衝) 시기에는 목성보다 약간 더 밝아진다. 금성에도 자주 보이며 목성, 화성도 종종 낮에 관측이 가능하다.#
  • 일주일의 순서는 일-월-화-수-목-금-토이다.[8] 이 순서(해-달-화-수-목-금-토)도 바빌로니아에서 이미 만들어졌다는 주장도 있다. 일단 일찍이 고대 로마 시기에서부터는 이 순서였던 것으로 보인다.
  • 일, 월을 제외한 5개 행성은 동아시아 오행 개념에서는 상생/상극의 순서가 있는데 각각 목-화-토-금-수/목-토-수-화-금이다.

4. 여담

  • 7개 천체로 함께 묶이긴 했지만 전근대 천문학에서도 해와 달, 그리고 이 둘을 제외한 5개 행성은 어림풋이 구별하고 있었다. 일단 지구에서 보이는 겉보기 크기부터 해와 달은 둥그렇게 보일 만큼 커다랗지만 5개 행성은 회절이 일어나 모양()으로 보일 정도로 작아 확연히 차이가 난다.[9] 천구에서의 움직임도 확연히 다른데, 해는 지구의 공전 중심이고[10] 달은 지구가 공전 중심이므로 움직임이 비교적 단순하지만 행성은 태양을 중심으로 각기 다른 공전 속도를 지니고 있으므로 지구에서 관찰하기에 유독 움직임이 불규칙했다.
  • 유럽에서 칠요를 비롯한 천체들에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신 등 의 이름이 붙었다. 이 중 은 신 대응이 있긴 해도 이전부터 있었을 기초어휘가 더 자주 쓰이지만 5개 행성은 지금도 신 이름으로 불린다. 비너스(금성), 주피터(목성) 등이 그 예이다.
  • 동아시아에서 해와 달을 제외한 5개 행성은 5성(五星)으로도 묶였고, 일찍이 중국 전국시대 즈음부터 오행 사상과 결부되어 화성, 목성, 수성, 금성, 토성이라는 명칭이 생겨났다.[11] 이 행성 명칭들은 번역어가 아니므로 서구 명칭과 1:1 대응되지 않는 편이다. 화성-마르스, 토성-사투르누스처럼 잘 대응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있지만 목성유피테르는 아무 관련이 없다. 천왕성부터는 번역어이므로 1:1 대응이 된다.
    추측건대 일주일의 번역 역시 직역은 아니고 5개 행성의 전통적 오행 대응과 요일의 대응을 짜맞춘 것으로 생각되는데, 앞서 언급했듯 유피테르는 나무와 별 관련은 없지만 서구의 "유피테르 요일"(Dies Iovis)은 동아시아에서 "목요일"로 번역됐다.[12]
    다만 오랫동안 '~성' 류 명칭보다는 다른 명칭으로 더 자주 불렸던 것으로 보인다. 각각 鎭星(진성-토성), 歳星(세성-목성), 熒惑(형혹-화성), 太白(태백-금성), 辰星(진성-수성)이라는 명칭이 있었다. 화한삼재도회에서도 각 행성들을 후자의 명칭으로만 지칭하고 오행으로의 대응은 별칭 문단에서 짤막하게 다룰 뿐이다.
  • 영어로는 "고전 행성"(classical planets)이라고도 한다. 현대 천문학에 따르면 행성인 지구를 따라 공전하는 위성이고 태양은 다른 행성의 공전 중심이 되는 항성이지만 전근대 천동설의 관점에서는 7개 천체 모두 다른 항성과는 달리 불규칙한 움직임을 보이는 천체였으므로 행성으로 묶인다.[13]
    파일:Opus_Magnum_Lead.png 파일:Opus_Magnum_Tin.png 파일:Opus_Magnum_Iron.png 파일:Opus_Magnum_Quicksilver.png

    납-토성 주석-목성 철-화성 수은-수성

    파일:Opus_Magnum_Copper.png 파일:Opus_Magnum_Silver.png 파일:Opus_Magnum_Gold.png

    동-금성 은-달 금-해
  • 연금술에서는 이들 칠요를 금속 원소와도 연결지었다.[14][15] 수성-수은, 금성-구리, 화성-, 목성-주석, 토성-, 해-, 달- 식이다. 그래서 연금술에서 사용했던 금속 원소 기호는 각 행성의 기호와 동일하다.[16] 이 흔적은 영어로 수성과 수은을 모두 mercury라고 하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 오늘날에도 판타지 장르에서 은 태양에, 에 대응시키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17]
    지상-천상의 대응은 동아시아에서 오행을 5개 행성과 연관시킨 것과 비슷하다.
  • 전근대 천문학에서는 행성항성을 모두 로 간주하긴 했지만 동아시아에서 칠성(七星)은 주로 북두칠성을 가리켰다.
  • 일본에는 6개의 날짜 순환 체계인 육요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1] 한국 역법서 칠정산 역시 여기서 유래했다.[2] 황도 12궁도 1과 연결된다는 점이 유사하다. 다만 해의 궤적은 실제로 천구를 1년에 1바퀴씩 돌기는 한다.[3]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인 프록시마가 4.2광년 떨어져있는데, 태양과 지구의 거리(1AU)는 1광년의 1/63239에 지나지 않는다.[4] 천왕성은 1781년, 해왕성은 1846년 발견되었다. 다만 천왕성은 겉보기 밝기가 5.8등급으로 육안으로도 관측이 가능한 선(6등급)에 있기 때문에 인도에서는 전근대 시기에 이미 발견했으리라는 추측도 있다.[5] 이에 따라 아래 오행 대응이나 연금술의 금속 대응 등도 지구는 대응되는 것이 없다. 서구의 원소설에서 지구는 으로 이루어졌다고 여겼는데, 오행 대응에서 흙은 토성(로마 신화의 사투르누스, 연금술 대응으로는 )이기 때문에 차이를 보인다.[6] 명왕성은 2006년에 행성 기준에서 벗어나 왜행성이 됐는데 그 전엔 주로 해왕성 뒤에 '천해명' 식으로 다루었다. 그런데 명왕성은 특유의 희한한 궤도로 인해 1979~1999년 동안은 해왕성보다도 태양과 가까운 위치에 있었다.[7] 이 중 목성은 금성 다음으로 밝으면서도 12년이라는 제법 긴 공전 주기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동아시아에서 육십갑자식 연도 측정의 기준이 되었다. 공전 주기가 10년인 가상의 행성 태세를 상정하여 60년을 주기로 삼은 것이다. 목성의 이명이 '세성'(歲星)인 것은 이 이유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8] 그런데 다른 기준과는 달리 일주일은 순환하므로, 이 배열을 유지하여 순환하는 가운데 일요일이 첫 번째인지 월요일이 첫 번째인지는 문화권마다 다소 처리가 다르다. 일주일/시작 및 끝을 참조할 수 있다.[9] 다만 을 ★ 모양으로 묘사한 것은 서구권의 관습으로, 동아시아에서는 아주 작아서 사람 눈에는 별 모양처럼 보이는 천체들도 원형()으로 표시했다. 성조기에 빼곡히 박힌 ★ 모양을 보고 별 모양이 아니라 꽃 모양이라고 생각해서 화기(花旗)라고 불렀다.[10] 따라서 해-지구의 움직임만 보자면 해가 지구를 돈다는 천동설로도 간단하게 설명이 가능하다. 한편 후술할 행성들은 천동설로 설명하려면 주전원 등 매우 복잡한 설명이 필요했다.[11] 일본어 위키백과 금성 문서 참조[12] 따지자면 유피테르는 번개의 이미지이니 (번개 뇌) 같은 글자가 더 잘 어울리긴 할 것이다. 실제로 게르만어권에서는 유피테르를 마찬가지로 번개의 힘을 지닌 토르와 연결지었고 오늘날 목요일을 가리키는 Thursday(영어), Donnerstag가 되었다.[13] 현대 천문학으로 항성은 핵융합을 통해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이지만 과거에는 그런 사실을 몰랐고 행성/항성은 오로지 천구 상의 움직임으로 정의될 뿐이었다. 겉보기 밝기로만 보자면 행성이 (상술했듯 지구와 매우 가까워서) 시리우스 같은 어지간한 항성보다 더 밝기 때문에 "항성은 스스로 빛을 내고, 행성은 항성의 빛을 반사할 뿐이다"라는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웠을 것이다.[14] 위 이미지는 연금술을 소재로 한 게임 Opus Magnum에서 가져온 것이다. 연금술에서는 수은을 다른 금속 원소와는 다르게 3원질 중 하나로 특별 대우했기 때문에 해당 게임에서도 수은은 금속 변환을 가능케 하는 특별한 원소로 처리된다.[15] 그밖에도 연금술에서는 천상과 지상을 연결짓곤 했는데, 그 중 하나가 천상의 물질로 여겨진 에테르를 지상의 에탄올, (물질) 에테르 등과 결부시킨 것이다.[16] 현대 화학에서 원소 기호는 로마자 1~3자를 쓰는 것으로 바뀌었지만 행성 기호는 오늘날까지 여전히 쓰이고 있다.[17] 금은 특유의 내식성과 노란 빛깔 때문에 영원히 떠오르는 태양과 연결시키는 문명이 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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