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요가 표기된 일본의 달력(2023년)[1] |
[ruby(六曜,ruby=ろくよ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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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육요(六曜, 로쿠요:)란 전근대 일본에서 사용하던 시간 주기 중 하나로, 날짜에 6개의 순환 주기를 배당한 체계이다. 당나라 때의 점법인 육임신과(六壬神課)로부터 기원한 것으로 보인다.[2] 본래 불교와는 무관한 개념이나 현재 쓰이고 있는 명칭에는 일본 불교의 영향이 약간 섞인 것처럼 보인다.오늘날 쓰이는 7개 요일 체계와 유사하나 차이점도 있다.
근대 메이지 유신 시기에 요일의 도입을 즈음하여 육요는 비과학적인 미신이라며 배제되었다.[3] 원리만 따지면 양력 달에도 적용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나 그렇게 변모하지는 않았다.[4] 현대까지도 과거의 방식대로 달력 등에 표기되어 날짜의 길흉을 따질 때 사용되곤 한다.
2. 체계
육요는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선승(先勝, 센쇼)
- 우인(友引, 토모비키)
- 선부(先負, 센부)
- 불멸(佛蔑, 부쓰메쓰): 대안과 달리 제일 흉한 날이다. 글자 때문에 부처가 죽은 날인 것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 대안(大安, 타이안): 대안이 결혼식 날짜 같은 것을 잡기 좋은 길일(吉日)로 여겨져 칠요의 일요일 급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현재 일본에서 육요를 표시한 달력 중에는 대안만 빨갛게 표시한 것들이 있다고 한다.
- 적구(赤口, 샷쿠)
동아시아에서 날짜에 붙였던 육십갑자인 일진(日辰)과는 달리 달마다 배당되는 개념으로[5][6] 1747년 이후의 방식에 따르면 아래와 같다. 전근대 일본에서 쓰이던 것이므로 이때의 달은 물론 음력 기준이다.[7]
- 1월 1일 / 7월 1일: 선승
- 2월 1일 / 8월 1일: 우인
- 3월 1일 / 9월 1일: 선부
- 4월 1일 / 10월 1일: 불멸
- 5월 1일 / 11월 1일: 대안
- 6월 1일 / 12월 1일: 적구
이에 따라 달과 날짜를 합한 숫자를 6으로 나누면 육요를 알 수 있다. 대안(0), 적구(1), 선승(2), 우인(3), 선부(4), 불멸(5)에 대응된다.
일본어 위키백과 문서의 예를 참고하자면 2018년 음력 8월 29일(양력 10월 8일)은 적구이지만 9월 1일이 되면 그 다음 육요는 다음 순번인 선승이 아니라 달이 바뀌었으므로 9월 1일에 해당하는 선부로 넘어간다.
3. 여담
- 칠요와는 曜라는 글자를 공유하고 있는 것 외에는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근대 동아시아에서 칠요는 어디까지나 천체를 가리키는 개념이었고 날짜 주기를 가리키는 개념은 아니었는데, 일본에서 서구의 요일을 들여오면서 칠요를 끌어온 것에 큰 이질감이 없었던 데에는 육요라는 관습이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
- 오늘날 일본에서는 칠요와의 혼동을 피하고자 六輝(육휘, 롯키), 宿曜(숙요, 스쿠요:)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 한국이나 중국에서는 이 개념을 사용하진 않으나, 음력으로 날짜를 따지는 명절들은 육요를 따지는 것이 가능하다. 한국 설날(음력 1월 1일)은 선승이고 추석(음력 8월 15일)은 불멸이다. 일본 명절 오봉은 과거 음력 7월 15일이었는데 선부에 해당한다.
4. 외부 링크
- 일본어 위키백과 육요 문서
[1] 1월 22일이 음력으로 1월 1일(설날)이고 아래 설명대로 先勝에 배당되어있다.[2] 육임신과 역시 칠요와 마찬가지로 천문학 개념과 관련된 점성술인 것으로 보인다. 대략적으로 황도 12궁과 연관이 있다고 한다.[3] 후쿠자와 유키치는 『개력변』(改暦辧)이라는 책에서 옛 달력은 윤달으로 인해 1년이 12~13개월로 불규칙해 비효율적이며, 육요와 같은 길흉을 따지느라 장례식장에서 시신이 썩어버리는 등의 해악이 크다고 비판했다. 현대 한국에서도 손 없는 날, 복단일(伏斷日), 삼재 등의 미신에 대한 적대감을 생각하면 후쿠자와 유키치가 이런 식으로 표현한 것이 영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4] 한 해에 붙는 육십갑자인 세차(歲次)는 본래 음력 해에 붙는 것이 관습이나 오늘날 한자문화권의 여러 국가에서는 양력 새해 첫날에 세차를 바꾸는 식으로 변모하고 있다.[5] 일진은 달이 바뀌든 말든 매일 다음 육십갑자로 바뀐다. 역사적으로 일진을 붙여온 이래 이 순환이 끊긴 적은 없다.[6] 어떤 해든 날짜가 같으면 똑같이 대응된다는 점은 세계력의 요일 대응과 유사하다.[7] 이 때문에 일진은 음력을 몰라도 파악이 가능하나 육요는 음력으로 무슨 달인지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